데카메론 프로젝트 - 팬데믹 시대를 건너는 29개의 이야기
빅터 라발 외 지음, 정해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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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는 3 페이지만에 단편 하나가 끝나기도 한다. 다가오는 의미와 느껴지는 재미는 장편소설 하나 분량인데 거참 신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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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메론 프로젝트 - 팬데믹 시대를 건너는 29개의 이야기
빅터 라발 외 지음, 정해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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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셜 지원 도서입니다.






<데카메론 프로젝트>를 만나 미국이 새삼 다인종 국가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29명의 작가진 중 미국 작가가 가장 많았는데 출신이 엄청 다양했던 것이다. 캐나다 태생의 미국 작가부터 시작해 중국, 네이티브 아메리칸, 유고슬라비아, 에티오피아, 타이완, 나이지리아, 모로코, 아이티 출신 등의 미국 작가들이 글을 썼다. 미국 밖의 작가들에게도 협조를 구했다. 영국, 이스라엘,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이탈리아, 모잠비크, 브라질 작가에 더해 이란 난민 출신 작가도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자 덩달아 코로나 시대에 읽어야 할 고전이 주목 받았다. 제일 화제가 된 건 페스트였지만 조반니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을 찾는 독자들도 많았다. 흑사병으로 초토화된 피렌체의 젊은이들이 들려주는 100가지의 이야기에 다들 위안을 받고 싶었던 모양이다. 소설가 리브카 갈첸은 <데카메론>을 읽고 이에 관한 리뷰로 독자들을 돕고 싶다고 뉴욕타임스에 연락한다. 잡지사의 직원들은 이 같은 구상을 마음에 들어했고 한 발 나아가 격리 중에 쓰여진 단편 소설들로 2020 신 데카메론을 만들기로 한다. 마거릿 애트우드와 빅터 라발, 리즈 무어와 레일라 슬리마니, 그리고 위에서 말한 여러 작가들이 흥미진진한 구상을 보내왔고 그렇게 이 책이 편찬되었다. 코로나가 전세계적 질병이기에 가능했던 프로젝트, 책은 좋지만 참 슬픈 일이다.




1. 빨간 가방을 든 여인_레이철 쿠시너




바이러스로 인해 초대받은 작가들이 성에 갇힌다. 각자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주는 것으로 시간으로 떼우기로 한 그들. 노르웨이에서 온 작가가 그의 아내와 함께 이야기를 시작한다. 요한이라는 남자가 있다. 아름다운 여자에게 외면받는 일을 뭐 대단한 핍박이라도 받은 것처럼 구는 부류로 데이트를 해준 다소 매력없는 여인들에게 분풀이 하던 이 찌질이가 프라하로 가는 비행기를 탄다. 서유럽에서는 연애가 수월하리라 믿으며. 입국심사원의 저지로 출입국 관리소에서 길이 막혀 겁먹은 그의 앞에 빨간 가방을 든 여인이 나타난다. 유고슬라비아 출산이라는 그녀는 요한과는 달리 대담하고 섹시해서 순식간에 요한을 매료시킨다. 몇 년 후 돈을 좀 모은 요한이 그 때의 여인을 찾아나선다. 매춘을 하는 그녀와 그녀를 구매하는 그. 만남이 성사되고 둘은 동거를 시작하지만 요한은 자신이 사랑했던 그녀와 같이 살고 있는 그녀가 존재론적으로는 동일할지언정 의미론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며 이별을 결정한다. 찌질이 아니랄까봐 헤어지는 방법도 얼마나 좀스러운지 고향에 다녀오라며 여자를 보내놓고 메모 한 장 남겨 놓고 집을 떠난다. 내가 사랑한 그 여자는 어디에 있는가. 실존적 위기에 빠진 채로 요한은 호텔 바에 앉아 김빠진 맥주와 함께 우울해진다. 이걸로 이야기는 끝! , 여기서 퀴즈다. 이들의 이야기에는 규칙이 있었다. 반드시 해피엔딩 일 것. 싸구려 술집에서 혼자 김빠진 맥주를 마시는 남자의 이야기가 어떻게 히패엔딩이라는걸까? 그 답변에 심장이 쿵!! 설렘이 폭발했다.



2. 참을성 없는 그리젤다_ 마거릿 애트우드



전염병으로 위기에 처한 지구인을 돕기 위해 문어 외계인이 방문했다. 그는 지원 프로그램의 일종으로 사람들을 모아놓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대 지구의 이야기인데 제목은 참을성 없는 그리젤다다. (조반니의 데카메론 마지막 이야기의 주인공이란다.) 참을성 없는 그리젤다와 참을성 있는 그리젤다는 쌍둥이 자매다. 어느 날 집 앞을 지나가던 공작이 참있양을 보고 말한다. "말 잘 듣게 생겼군. 결혼하지." 참있양의 결혼생활은 지옥이다. 폭행 당하고 모욕받고 그와중에 애도 계속 낳고. 공작의 부엌에 심부름꾼으로 위장취업한 참없양이 참다참다 공작의 목을 따고 쌍둥이는 증거인멸을 위해 공작을 먹어 치운다. 의심하며 방문한 조사관과 손님까지 싹 다 먹어치운다. 문어 외계인의 이야기를 듣던 지구인들 속에서 "지랄 염병"이라는 외침이 들려오고 서로 다른 문화가 교차하는 이 화해로운 분위기 속에 지구인의 훌쩍임마저 줄어들자 임무의 성공을 직감한 외계인은 문 밑으로 쓱 빠져나간다. 전염병이 끝날 때까지 지구를 돌며 지구인을 위로해야지! (나는 둘리 세대라 이야기가 자꾸만 꼴뚜기 왕자 목소리로 들렸다. 잔인하지만 웃겼다는 그런 얘기다 ㅎㅎ)





3. 바깥_ 에트가르 케레트



“120일간의 격리 생활이 끝난 뒤, 당신이 생계를 위해 익숙하게 하던 일을 정확히 떠올리는 것이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_데카메론 프로젝트, 바깥, p121

120, 4개월이나 지속된 통행금지가 해제되고 난 뒤 다시 일상에 적응하는 일이 두렵게 느껴진다. 어디로 가야할지 무슨 일을 해야할지 도통 모르겠다. 실내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단 말이다. 일하러 가지도 않았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쇼핑을 하거나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거나 하다 못해 요가원에 가는 일도 벌써 몇 달을 멈췄다. 이제 와 다시 어떻게 그 일들을 시작한담. ""는 멘붕에 빠져 거리를 걷는다. 그러다 그를 본다. 인출기 근처에 앉아 구걸하는 남자. 방금전까지만 해도 고동치던 심장이, 현실에 발 딛지 못할 것 같은 공허함으로 숨가쁘던 폐가 순식간에 안정 된다. 능숙하게 시선을 피하고 재빠르게 그를 지나치는 요령을 발휘하는 당신, 걱정마시라. 당신의 몸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다. 이스라엘 작가들의 특징인가. 에트가르 케레트, 요아브 블룸, 다비드 그로스만, 심각한 상황에서도 참 시니컬 하고 웃긴다. <바깥>이 맘에 들었던 독자라면 <좋았던 7>도 읽어볼 것!




29개의 이야기 속에서 지구 상의 다양한 인물들을 만난다. "2미터, 2미터 간격을 유지하세요!"(p255) 문맹인 당신은 코로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때문에 거리두기를 시행하려는 도둑의 외침이 어리둥절하다. 코로나로 인해 당신은 과분한 여인과 교제하게 됐을 수도 있다. 당신은 격리 조치 해지에 실망하며 코로나 2차 파동을 기다린다. 코로나로 인해 엄마의 탈옥을 성공시킬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당신은 거리낌없이 사람을 죽일지도 모른다. 어차피 여기저기서 픽픽 사람이 쓰러져가는데에야 쓰레기 같은 종자 하나쯤, 이건 도덕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솔직히 속이 후련했잖아? 당신은 물을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걸핏하면 열이 오르지만 팬데믹 시대의 열은 의미가 달라서 당신은 아이의 곁에서 한잠도 이루지 못한 채 밤새 안절부절 한다. 담벼락이 높다고 전염병이 피해갈 리 없어서 감방 안에서 당신은 코로나에 걸린다. 독방과 치료소의 차이는 도대체 뭘까? 당신은 네 번째 결혼식을 치르는 동생의 집에 방문했다가 코로나로 옴짝달싹 못하게 발이 묶여 괴로워하는 중일 수도 있고 코로나의 자가 격리 속에서 유년 시절에 겪은 폭격과 두려움을 떠올릴 수도 있다. 마스크를 잊은 당신은 쏟아지는 눈초리 속에서 안절부절 못할 때도 있었을 것이다. 휴지 파동은 혹시 기억나시는지? 깨끗한 엉덩이가 우리를 구하지는 못할지라도 휴지는 포기 못하지. 책을 읽는 일은 나와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이라고, 타인을 통해 나를 만나는 동시에 타인을 통해 세계를 경유하는 일이라고 어느 작가님이 말씀하셨다. 현 시대에 그 말이 꼭 들어맞는 책 중 한 권이 바로 <데카메론 프로젝트>이다. 만나보자.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들의 이야기도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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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정세랑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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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만 쓰던 정세랑 작가의 에세이를 만나 마냥 신났다.
내가 외계인이면 우주에서도 알라딘 주문 들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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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턴 록
그레이엄 그린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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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들이 다 그렇듯 익숙해서 평이하게 느껴지는 함정이 있다.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알게 된다. 순한 맛 뒤에 탁 치고 올라오는 얼얼하게 매운 맛이 장난 없다는 걸. 독자 멘탈 찢어버리는 결말. 죽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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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는 24시
김초엽 외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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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북스 지원 도서입니다.





김초엽, 배명훈, 편혜영, 장강명, 김금희, 박상영, 김중혁. 대한민국 문학계의 오늘을 책임지는 젊은 작가들이 다 모였다. "스타 작가 7인과 게임회사의 문학실험"이라 일컬어지는 소설집 <놀이터는 24>가 그 주인공이다. 엔씨소프트의 브랜딩 캠페인의 일환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라는데 이리 보고 저리 봐도 게임덕후 보다 문학덕후들에게 더 신나는 일이다. "즐거움"이라는 키워드로 일곱 작가가 꾸려놓은 놀이터라니!! 거기에 초판은 사인본!!!! 놀이터를 즐겨주세요(김초엽), 너는 너를 구해!(배명훈), 즐겁고 신나는 나날 보내시기를(편혜영), 일은 놀이처럼 놀이도 놀이처럼(장강명), 우리가 기억하는 '첫눈'으로 함께 걸어요(김금희), 함께 놀아요(박상영), 당신이 지금 어디에 있든 어떤 상황이든 춤추는 건 잊지 말아요(김중혁). 사인을 각 놀이터를 가리키는 안내문이라 생각하며 페이지를 연다. 어디 한번 신나게 놀아볼까나?



😍글로버리의 봄 : 김초엽



언젠가 한날한시에 모든 놀이터가 문을 닫는 상상을 하면서. 저 바깥에서 승객들이 지루함에 몸서리를 칠 때 그것을 보며 까르륵 웃는 모습을 그리면서. 우리의 규칙이 글로버리를 지해하는 꿈을 꾸면서. 그날은 아무도 죽지 않고 아무도 파괴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우리는 그럭저럭 즐거울 것이다”.(p26)

판타지 소설에서 종종 만나는 소재다. 게임 속 캐릭터에게 자아가 있고 그가 총을 맞고 칼에 찔리고 죽고 되살아날 때마다 고통을 느끼더라 하는. 소재가 게임이 아니라 소설인 경우에도 비슷하게 적용 가능하겠다. 공간 설계자들의 파라다이스, 즐거움의 도시 "글로버리".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130층의 인공 구조물 속에서 설계자들은 개성 넘치는 놀이터로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일종의 가상세계인데 지금 가장 인기있는 세계는 수사 미스터리를 중심으로 한 나인 레인. 살해의 현장이 잔인할 수록, 블록(등장인물)의 죽음이 끔찍할수록 여행자들은 열광하고 세계는 더욱 인기를 얻는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블록이 고통을 느낀단다. 설계자의 손아귀, 여행자들의 쾌락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싶단다. 설계자로 글로버리를 찾았던 봄은 블록인 줄도 모르고 파틴과 우정을 쌓고 파틴의 죽음, 재생을 연이어 목격하며 세계의 진실 그리고 자신의 불가해함을 마주한다. 소프트한 SF + 약간의 반전있는 추리물이다. 즐거움을 위해 자극적인 소재만을 찾는 게이머 어쩌면 독자를 향하는 외침일까?



🤩수요 곡선의 수호자 : 배명훈


나는 그거면 됐으니까 너는 너를 구해.”(p76)


그러니까 '마음껏'은 마음의 끝에 닿을 때까지 가라는 말이야. 알겠니, 마사로? 원 없이 펑펑 쓰고 와야 해.”(p82)


, 돈 쓰고 싶다.”(p83)


“'나 이거 뭔지 알아.' 마사로는 내면의 우주로 퍼져 나가는 강렬한 기쁨을 마음으로 어루만졌다. 마음의 끝을 향해 뻗어 나가는 형언할 수 없이 활홀한 즐거움. '이건 돈이야.' 칠 년 반 만에 지불 수단이 갱신되어 있었다. '천국이 보인다니 참 인간적인 결말이네.'”(p84)



소비 요정님이 요기 계셨넹❤❤❤ 수요 곡선의 수호자, 일명 돈 쓰는 기계로 태어난 마사로. 과잉 생산을 상쇄하기 위해 오늘도 과소비에 여념이 없다. 댄서도 부르고 미술품도 매입하고 여행도 다니고 행복하게, 맑게, 자신있게 펑펑펑 돈을 써대는 마사로를 질투했음일까. 누군가의 음모로 수심 70미터 아래 해저 도시에서 마사로는 의식이 끊긴다. 영영 깨어나지 못할 줄만 알았는데 정혜쌍수 돈오점수의 경지에 올라 막 해탈에 이르려 하는 인간 "유희"(이름도 어쩜)가 자기 대신 집안일을 처리해줄 기계를 찾아 마사로를 꺼내게 되고 순간 찌릿찌릿 정신을 차린 마사로는 유희에게 소비요정으로써 과거에 벌였던 일들을 들려준다. 나 옛날에 돈 좀 썼다? 하는 그런 얘기에 우와우와 감탄하는 새 해저 도시의 껍데기에 구멍이 나고 (약간의 과장을 더해) 마사로는 해저 2만리에 수몰된다. 이대로 마사로는 끝인가요 박사님?? 모두가 불가능을 얘기할 때 빵빵하게 지불 수단이 갱신된 마사로는 지상으로 떠올라 다시금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는다. "바코드, QR코드, 홀로그램 신용카드"를 장착한 소비전사 마사로가 지구를 지킬 것이니! 마사로 그 김에 나도 좀 구해주면 안될까?

진짜! 엄청! 사랑스러웠던 단편. 돈돈돈 하는 이야기가 어쩜 이렇게 예쁘지?읽고 나면 마음이 마구마구 해피해진다. 배명훈 작가님의 <빙글빙글 우주군>도 재미나서 사방팔방 강추했는데 단편에도 강하셨구나. 나 이제 배명훈 작가님 팬, 신간 소식 들리면 재빠르게 서점 출동이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은 단편이라는 거? 마사로 못 보내겠다. 이렇게 귀여운 애를 어떻게 그냥 보내. 마사로 그 후 이야기나 그 전 이야기나 기타등등 이야기로 장편 써주셨으면.

(+ "다시" 가서 세상을 구하라니.... 이거 솔직히 예고편 아니냐구요 ㅋㅋㅋ)

(+식집사 생활 중이라 마사로 이름 부를 때마다 돌 "마사"가 떠올라 키득키득. 화분의 통풍과 흙마름을 돕는 마사랑 마사로는 역할도 비슷하다.)


마사로, 다시 가서 세상을 구해.” (p86)


🤣일은 놀이처럼, 놀이는...... : 장강명



넘어가자... 하지만 넘어가자.”_일은 놀이처럼 놀이는.... 에서 계속 반복되는 구절


카이스트의 한 연구팀에서 엠씨스퀘어 비스무리한 헤어 밴드를 개발한다. 이 헤어밴드는 톡소플라스마(뭔지는 책으로 확인하자😂)에 감염된 쥐 내지는 동물, 확장되어 인간에게 어떤 특수한 집중력을 부여한다. 주인공이자 작가인 "장강명"은 한창 우울증 및 슬럼프에 빠져있었으므로, 게다가 한국인으로는 드물게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된 인간이었기에 긴가민가 하면서도 헤어 밴드의 성능을 테스트 한다. 그리고 경험한다. 마술 같은 에너지에 힘입은 두 번의 마감 완료를!!! 내용은 둘째 치고 문장이 술술 써진다는 사실에 감격한 그는 눈물을 뚝뚝 떨굴만큼 감격하는데 운수가 대통하려니 마감만 겨우 맞춰 넣은 소설이 상도 타고 좋은 평도 듣고 난리가 났다. 이대로 장강명은 헤어 밴드 앞에 무릎을 꿇고 말것인가!! 마감 끝에 찾아오는 자기 비하, 헤어 밴드의 도움 없이 글을 쓰고 싶다는 자주독립(?)의 열망, 열정을 상쇄하는 의지박약(?)의 콜라보가 심각한데 웃기고 살짝 뻘쭘하다 ㅋㅋ 다시는 헤어 밴드를 착용하지 않겠다는 장강명의 결심은 새로운 마감 앞에 지켜질까? 팬들은 얼른 빨리 페이지를 열어 확인하도록. 우리 모두 장강명의 비밀을 목격해야 한다!!!

착각하면 안된다. 이건 에세이가 아니라 SF 소설이다...... 소설인가?......소설 맞겠지?.............. 모르겠다. 이 부분은 빨리 넘어가자.





생각하기 싫어하는 사람일수록 의미가 드러나야 좋은 이야기라고 여긴다.

(우리가 가는 곳, 편혜영, p89)



나는 아무래도 생각하기 싫어하는 독자인가 보다. 제일 좋았던 단편들은 읽는 그 순간부터 재밌어!! 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위의 세 단편이었으니 말이다. 세 편이 다 장르적 기운이 물씬 풍겼다는 것도 공통점인 듯 하다. 그렇다고 나머지 소설들이 재미가 없었던 건 아니니 오해하지 말 것. 저마다의 개성으로 똘똘 뭉친 단편들을 읽으며 보낸 즐거운 시간, 김중혁 작가님의 인사에 맞춰 우쭐우쭐 춤을 추며 책을 덮는다. (참고로 사인과는 달리 <춤추는 건 잊지 마>는 배경이 꽤 참담한 소설이다. 난민과 난민을 가로막는 철조망, 이를 지키는 초소 경계원 송서우, 송서우를 둘러싼 의문의 나무들의 이야기라서 좀 어렵다. 나만 어려웠다면..... 괜찮아. 나는 자주 부끄러운 독자니까 떳떳하게 읽어나가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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