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사람은 단순하게 생각합니다 - 복잡한 주식을 이기는 단순한 투자 책
한주주(한아름) 지음 / 헤리티지북스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후 330분이 지나면 한국 주식시장이 문을 닫는다. 장내시장이 끝이 나고 장외시장이 열리긴 하지만 공식적으로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개장시간은 오후 330분까지이다. 주식투자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히는 것은 하루하루의 성적표가 시장이 종료하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저평가된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여 오랜 기간 보유하다 보면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하루하루 큰 변동성을 지니고 성적표가 바로바로 발생하는 주식시장에서 흔들림이 없이 지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이 주식투자는 기술보다 멘탈의 싸움이라고 하는 것 같다.


경제의 기본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저자가 쓴 돈 버는 사람은 단순하게 생각합니다에서 말하는 메시지는 제목처럼 단순하다. 주식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멘탈 지키기라는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내리는 주식의 가격을 보고 있으면 절로 진이 다 빠진다. 게다가 주식시장이라는 것이 나의 예측대로 흘러가는 법은 전혀 없다. 오죽하면 남해회사의 거품 사태를 격은 아이작 뉴턴이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계산하지 못 하겠다라는 말을 남겼을까?


이 책을 변동성이 높은 주식시장에서 장황하는 투자자들을 위한 돈과 멘탈을 잃지 않는 가이드북이라고 소개한 저자는 이 책이 먼저 주식 투자의 인지적 오류를 다루고, 주식 투자가 가시밭길로 돌변하는 과정을 다룬다. 그리고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는 주식사장 속에서 투자 방향을 수립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또한 반복되는 실패를 초래하는 투자 마인드를 살피고 끝으로 투자세계에서 다시 일어서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는 것으로 이루어 져있다고 밝히고 있다


세계 초일류 기업의 주식 몇 개만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저자는 다음과 같은 유용한 조언을 한다.


투자 종목은 철저히 개인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다. 정보를 탐색하고 스스로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해보면서 종복을 선별해나가야 한다. 자신이 정말 좋아서 택한 기업이 아니라면 약간의 하락장에도 주식을 내던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72쪽)


투자의 수익과 손실을 오롯이 본인이 감당해야 하는 것은 주식 투자를 하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이다. 하지만 아직도 생필품은 그램 단위까지 비교하고 몇 시간씩 손품, 발품을 팔면서 지인의 말만 듣고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자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아마 전자는 소비이고 후자는 투자라고 생각을 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이 판단하지 않고 하는 투자는 쉽게 소비가 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투자는 단순하고 우직하게 반복하는 것이다. 지루하고 따분할 수 있다. 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자신이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서다

주식에서 필요한 것은 시간, 그뿐이다. (254쪽)


많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시간 즉 복리의 효과를 믿으라고... 하지만 역시 쉽지 않은 문제다. 특히 내가 투자한 종목 외에 투자하려고 했었던 종목이 지금 더 수익률이 높으면 투자의 지루함은 더 견디기 힘든 것이 사람이다. 하지만 주식 투자에서 대게 크게 성공한 이들은 보면 우직하고 단순하게 반복한 이들이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이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먼저 종목을 단순하게 결정하기 위해서 나는 되도록 적은 수의 종목을 채택한다.

그리고 사고파는 타이밍을 단순하게 결정하기 위해 나는 모든 예측을 거부한다. (252-253쪽)


최근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만들어져 큰 인기를 얻은 만화 슬램덩크에서 주인공 강백호는 들어가지 않는 자유투를 어떻게든 넣기 위해 다른 선수들과 달리 아래에서 위로 던지는 슛폼으로 자유투를 던진다. 농구라는 스포츠는 림에 골을 많이 넣는 팀이 이긴다는 단순한 룰을 위해 형식을 던지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인상적으로 본 대목이기도 한 이 장면이다.


농구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 골을 많이 넣듯이 주식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의 가장 큰 목적은 수익을 내서 돈을 벌기 위함이다. 그렇게 위해 가치투자나 모멘텀투자, 트레이딩 등 많은 기법이 고안되고 적용 중이다. 그렇기에 저자가 말하는 세계 제일의 종목에 단순하고 우직하게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자신만의 투자법이 정립이 되지 않았다면 저자의 방법을 고려해도 좋을 듯 보인다. 적어도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덜 휘둘릴 수 있는 투자법이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 이맘때 즘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을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다. 특히 전직 마술사 가미오 다케시의 활약이 돋보여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대표하는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의 유가와 마나부나 가가형사 시리즈의 가가 교이치로 혹은 메스커레이드 시리즈의 형사 닛타와 호텔리어 야마기시를 이은 또 다른 주인공이 탄생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로 다케시가 돌아왔다. 이번에는 전작과 다르게 자신의 본 무대인 트랩핸드라는 바와 함께...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는 전작과 다르게 세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 맨션의 여자, 위기의 여자, 환상의 여자로 여자가 에피소드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각각 그 여자는 다른 인물이다. 그러니까 세 개의 에피소드는 독립적이지만 등장인물은 다른 에피소드에도 등장하며 이야기의 개연성을 더해 준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건이 도쿄의 외진 골목에서 다케시가 운영하는 간판 없는 바인 트랩 핸드에서 해결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전작인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보다 몰입도가 떨어졌다. 전작과 다르게 사건이 단편인 것도 있지만 미스터리가 너무 쉽게 풀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는 전직 마술사인 다케시를 주인공으로 하여 미스터리를 해결함과 동시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나 녹나무의 파수꾼과 같은 잔잔한 감동적인 스토리를 보여주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각각의 에피소드의 미스터리가 싱겁게까지 풀려버려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재미가 반감되면서 감동적인 스토리도 덩달아 반감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럼에도 앞으로 전직 마술사답게 바의 이름도 함정의 손인 트랩핸드를 운영하는 다케시의 행보가 궁금해지긴 한다. 특히 맨션의 여자 편에서 하는 문제는 그 남아도는 돈이 어떻게 하면 아한테까지 흘러오게 하느냐, 인데.”(29쪽)라는 혼잣말과 임기응변으로 적지 않은 정보를 얻어내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다음번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책표지도 인상적이었지만 독특한 페이지 구성이나 마술을 부리는 모습의 삽화가 눈에 띄는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안전가옥 오리지널 8
천선란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이 사랑으로 넣은 금빛 눈동자, 희고 창백한 피부. 검붉은 입술과 곧고 아름다운 육체. 그래서 한번 보면 잊을 수 없고, 눈을 감아도 자꾸만 생각나는 존재. 한번 뱀파이어를 알아보면 그다음부터는 수만 명 속에서도 뱀파이어를 찾을 수 있게 되는, 그런 존재. (270쪽)

 

천선란 작가의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의 후반부에 나오는 뱀파이어의 묘사이다. 오래된 영화이긴 하지만 이 대목을 읽자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뱀파이어와 인터뷰가 생각이 났다. 영화나 드라마상의 다양한 뱀파이어가 등장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두 사람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는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소설이다. 하지만 소설 속 뱀파이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뱀파이어와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먼저 인간의 피를 섭취하는 것부터가 조금 달랐다.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중 한 명으로 뱀파이어를 퇴치하는 일을 하는 완다에 따르면 큰 사고가 발생하는 곳에서 실종되는 이들은 뱀파이어에 의한 실종일 확률이 높고 다른 방법으로 사람들의 외로움을 파고들어 그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게끔 만든다는 것이다.

 

소설은 재개발구역의 철마재활병원에서의 투신자살 사건을 형사 수연이 조사를 하면서 시작된다. 7층에서의 투신이었지만 사건현장에 피가 거의 없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수연은 우연히 사건현장을 돌아보는 완다를 만나서 이 사건이 뱀파이어와 관련이 있다는 황당한 소리를 듣는다. 위에서 이 소설의 뱀파이어의 특징으로 사람들의 외로움을 파고든다고 했다. 다음은 외로움을 파고드는 뱀파이어에 대해서 완다가 수연에게 하는 설명이다.

 

외로움과 고독 끝에 몰린 사람들은 울지 않거든. 잊었다고 해야 할지 소용없는 걸 안다고 해야 할지. 영혼 없는 눈동자로 허공만 바라보며 하루를 까먹지. 슬플 때 눈물이 난다는 거, 그래서 울 수 있다는 거, 그 나름대로 살아 있다는 의미야. 의욕을 잃은 사람들은 울지 않거든, 운다고 속이 시원해지는 것도 아니니까. 그렇게 울지 않으면 몸속 수분이 밖으로 빠져 나가지를 못해. 그 수분 때문에 피가 아주 묽어지는 거지. 잘 숙성된 적포도주처럼. 그들은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후각이 발달해서 그 고독한 피의 향을 맡을 수 있어. (118쪽)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에는 세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먼저 형사 수연으로 어릴 적부터 외로움이 익숙하게 살아온 그녀는 초등학교 앞의 가게를 하는 할머니에게 요구르트를 매번 얻어먹고 마음으로 터놓은 유일한 할머니가 경찰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경찰에 된 케이스이다. 자녀가 이민을 간 할머니는 철마재활병원에 입원을 하고 있고 그곳을 이제는 수연이 자주 방문을 한다.


다음으로 프랑스로 입양이 된 완다로 그곳에서 이방인으로 혼자 지내다 릴리라는 뱀파이어를 알게 된다. 하지만 다른 뱀파이어에게 양부를 잃은 그녀는 아제 한국으로 돌아와 번역 일을 하면서 협약을 어긴 뱀파이어의 뒤를 쫒는다


마지막으로 철마재활병원의 간호사로 일고 있는 난주이다. 난주는 가족에게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 착한 딸로 자란 것이었지만 그것이 도리어 부모가 난주에게 짐이 되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주인공인 세 사람 모두 지독하게 외로움과 관련이 있다.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는 분명 뱀파이어가 등장하고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소설이다. 그런데도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되 뇌이게 되는 것은 외로움이다. 그 외로움이 뱀파이어를 부르고 사건을 일어나게 하는 원인이 되니까. 그래서 뱀파이어를 구원자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의도가 무엇이든 외로움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고 찾아오는 이들이니까.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미스터리로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만드는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슬픈 중국 : 대륙의 자유인들 1976-현재 슬픈 중국 3부작 3
송재윤 지음 / 까치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은 날카로운 이빨도 두꺼운 피부도 큰 덩치도 가지지 못하지만 진화를 거듭해오면서 상태계의 최대 포식자로 군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협동이 가장 중요한데 나보다 큰 적을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여럿이서 힘을 합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나와 힘을 합치는 이의 능력이 아니라 상대를 얼마만큼 믿을 수 있느냐이다. 한 순간 생사가 오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등 뒤를 맡긴다는 것은 어지간한 믿음이 아니고서는 쉽지 않은 일이기에 내가 속한 무리와 다른 무리를 본다면 손을 먼저 내미는 것 보다는 적대를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지금도 우리와는 다른 인종, 종교, 신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적대를 하는 집단이 적지 않다. 대륙과 해양의 경계선이 반도에 자리 잡은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도 대륙 및 해양의 세력과 때로는 뭉치고 때로는 적대하면서 오랜 기간 살아오고 있다.

 

나와 다른 집단을 상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아마 우리 집단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한다. 그래야 어느 점에서 협력을 하고 어느 점에서는 대립을 할지 기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장 영향을 많이 주고받는 중국과 일본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수 있다. 송재윤 교수의 슬픈 중국시리즈는 청나라가 몰락하고 지금의 중국이 되기까지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슬픈 중국 3 : 대륙의 자유인들의 마오쩌둥이 사망한 1976년부터 현재 시진핑 주석까지 다루고 있다. 중국 역사 관련으로는 춘추전국시대나 위촉오의 삼국지 시대만 읽어온 나에게는 어려운 내용이었지만 그럼에도 지금의 시진핑 주석과 관련된 내용은 관련 뉴스에서 접한 적이 있기에 조금은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슬픈 중국 3 : 대륙의 자유인들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마오쩌둥 사후 대륙에서도 톈안먼 사태를 필두로 민주화 관련 사건과 관련 인사가 적지 않게 있었다. 그 역사를 400페이지 남짓한 작은 책에 담기에는 무리가 있기에 저자는 사마천의 사기 열전과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 역사적인 큰 흐름을 설명한 다음 그 흐름의 키를 잡고 있는 인물들의 일대기를 소개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화궈펑, 후핑, 옌자치, 팡리즈 등 마오쩌둥, 덩사오핑, 후친타오 등 중국 주석만 겨우 알고 있는 나에겐 낯선 이름이 대게 등장하였다.

 

특히 9장 옌자치의 빛, 우상을 깨다편이 인상적이었다. 이론물리학을 정공하고 철학의 길에 들어선 옌자치는 과학적 방법으로 마르크스-레닌의 사회주의 이론을 반박한다. 마르크스 주의가 과학적 진리가 아님을 주장한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의 논문은 출판조차 하지 못한다. 그것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1979년 그가 제출한 법안이다. 바로 간부 및 영도자 직무의 종신제 폐지를 골자로 한 법안이었는데 2018년 시진핑 주석이 최고 지도자 임기제한 규정을 삭제하기 전까지 중국 헌법에 명시되어 있었다고 한다.

 

다음으로 일당 독재에서 일인 지배로 변모한 지금의 중국 지도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다음은 저자가 중국현대사 수업에 가끔 내는 퀴즈 중 일부로 소개된 문제이다.


1. 마르크스와 레닌이 가장 중시했던 단어는?

세계평화 경제상장 자유와 인권 계급투쟁

2. 현재 중국공산당이 가장 중시하는 단어는?

계급투쟁 평등사회 인민 해방 화해

3. 다음 중 중국 헌법에 명시된 공민의 기본권이 아닌 것은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거주 및 이전의 자유 파업의 권리 (346-347쪽)

 

저자는 1번을 제외하고는 정답률이 그리 높지 않다고 말한다. 정답은 1번이 , 2번이 , 3번이 , 이다. 2번의 답인 화해는 현대 중국어에서 화목해순(和睦諧順)의 상태를 의미한다. 세상 모든 것이 화목하게 조화를 이룬 상태라는 것이다. 마르크스와 레닌의 사회주의를 바탕으로 세워진 중국 공산당은 무산계급과 빈곤층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사회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에 앞장서야하는데 화목하고 조화로운 세상을 강조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3번의 오답인 표현과 종교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주장한다는 것은 중국 주요 인사들의 트윗이나 유튜브 영상이 삭제되고 종교의 박해를 받고 있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보고 있기에 쉽게 믿을 수 없는 답이었기도 하였다. 게다가 저자는 중국 헌법의 전문에 인용된 사상을 지적하며 변질된 중국 공산단의 이념에 대해 비판도 거세게 하고 있다.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마르크스주의, 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실용주의, 장쩌민의 세가 지 대표 사상, 후진타오의 과학발전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사상까지 모조리 합친 모순된 이면의 다방, 상충되는 사상의 나열인 뿐이다. 마르크스에서 시진핑까지를 한 줄로 관통하는 철학적 원리는 무엇일까? 다다익선인가? 중국공산당이 직면한 이념적 절대 한계이자 철학의 빈곤이 아닐 수 없다. (365쪽)

 

마지막으로 중국의 현대사 보다 더 인상적으로 본 부분이 제5 노예들아, 일어나라!”이다. 중국 정부가 대만과의 관계에서 늘 주장하는 하나 된 중국이라는 이념에서 지금도 박해를 받고 있는 티베트와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1720년 청나라에 복속되었으나 19세기 후반부터 실질적인 독립을 유지하고 있던 독립적인 불교국인 티베트는 1951년 중국공산당에 점령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2013년 백서에서 티베트인들은 중국공산당의 영도력 덕분에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중국공산당이 티베트에 도로를 깔고, 도시를 거설하고, 통신망을 설치하고, 야간 비행을 하 수 있는 공항을 건설하고, 전력망을 확충하는 등 경제성장의 기초를 놓았다. 또한 낙후된 농촌과 목초지에 식량, 숙소 및 교육의 기회를 제고하고, 45세 이상 주민에게 무상 의료 보험을 보장했다. (387쪽)

 

그들의 주장이 한반도에 철도를 깔고 신문물을 전파하여 조선의 근대화에 앞장섰다는 일본의 주장과 비슷하다고 느끼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대규모의 경제 개발을 앞세워 티베트의 고유문화를 없애버리려 적지 않은 승려들을 잡아가는 중국에 맞서 티베트인들은 그들만의 저항을 하는 것도 소개가 되어 있다. 불교의 가르침에 따라 타인에 대한 비폭력을 실천하면서도 가장 강력하게 저항의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통째로 바치는 소신공양 즉 분신을 선택한다. 2009년부터 2022년까지 티베트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159명이 분신을 선택했다고 한다.

 

다음으로 어쩌면 티베트의 상황보다 더 심각하게 다가온 위구르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신장의 경찰 파일로 알려진 신장 위구르 족의 실상은 지금껏 위성사진 및 공개된 정부 문서나 목격자 증언을 토대로 밝혀진 것보다 훨씬 참혹했다. 경찰 파일에 따르면 수염을 기르고, 히잡을 쓰고, 경전을 공부하는 일 등으로 사회적 극단주의자라는 혐의아래 중국 정부의 신장 직업 기능 교육 센터라는 이름의 구금소, 강제수용소 등으로 끌려갔다. 그리고 20개의 캠프에 억류된 목격자들에 따르면 매해 대략 28세의 청년 중 2.5~5% 정도가 자취를 감춘다고 한다. 그리고 2017년의 자료에 따르면 항저우 시의 제1인민병원에서 간 이식 수술의 건수가 90% 증가하고, 신장 이식은 200% 증가했다고 한다. 사라진 위구르 족 청년과 증가된 이식 수술의 건수의 인과관계의 추측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미국과 더불어 세계경제의 한 축인 G2의 일원으로 초강국을 꿈꾸고 있는 중국이지만 밖으로 보이는 것만큼 적지 않은 문제점도 볼 수 있는 슬픈 중국 3 : 대륙의 자유인들이었다. 세계 역사를 살펴보면 근현대로 넘어가는 중요한 사건으로 시민혁명을 볼 수 있다. 왕정을 붕괴시키고 시민들로 다시 권력을 가져오는 혁명을 유렵 여러 나라가 겪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비록 우리의 조선은 그러한 과정을 겪기 전에 외세의 침략을 받긴 했으나 대한민국은 군부 독재정권을 시민의 힘으로 전복시킨 경험이 있다. 이와는 다르게 청이라는 세계를 호령한 황제 중심의 국가를 국민의 힘으로 종식시킨 중국이 다시금 일인지배의 나라로 돌아가는 것만으로도 슬픈 중국이라는 제목이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자 2023-12-02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 문학동네 청소년 51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열다섯 살이면 중학교 2학년쯤 되는 나이다. 대내외적으로 중2병이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을 만큼 질풍노도의 시기이기도 하다. 그만큼 예민하고 부서지기도 쉽지만 그만큼 단단해지기도 쉬운 나이이기도 하다. 이꽃님 작가의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은 열다섯 같은 반 친구의 은재, 형수, 우영, 지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것도 행운, 타이밍이라 불리는 아주 묘한 이의 눈을 통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야기는 형수와 우영이 반에서 다크나이트라고 불리는 자발적 아웃사이더 은재가 방충망을 뜯고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것이 아버지의 폭력을 피하려고 하는 방편임을 알게 되고 은재가 상습적인 폭력에 시달리는 것을 알게 된 두 친구는 고민에 빠진다. 어찌보면 간단한 이야기이다. 폭력에 시달리는 동급생, 이에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주인공, 그렇지만 도와주는 것은 힘들고 모른 척하는 것은 쉽다. 이것을 다음과 같이 간단히 정리하고 있다.

 

열다섯 살이 되는 동안 녀석들이 배운 거라고는 비겁해지는 방법, 불의를 보고 눈감는 방법, 보고도 못 본척하는 방법 같은 것들뿐이지 않은가. (23쪽)

 

한편 우영도 어머니의 학대에 시달리고 있다. 아들의 성공을 자신의 성공으로 생각하는 엄마로 인하여 지속적인 언어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우영은 엄마와의 행복한 기억으로 겨우 참아내고 있는 중이었다. 은재가 시달리고 있는 폭력이 가볍다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우영이 시달리는 폭력이 가볍게 다뤄지고 있는 점은 조금 아쉽기도 하였다. 자신의 딸이니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은재의 아빠의 생각을 가진 어른보다 아들의 성공이 자신의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우영의 엄마의 생각을 가진 부모가 더 많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야기는 은재가 축구를 시작하면서 친구들을 만나고 축구부 감독인 형수의 아버지의 도움으로 은재를 어둠에서 구해내면서 이야기가 끝이 난다. 도중에 우영은 반장인 지유의 도움으로 점차 자신감을 가지면서 성장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소설의 말미에 나오는 구절이다.

 

나는 안다.

인생은 뭔가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은 순간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걸.

인생이 당신을 구해 줄 거라고?

개소리 말라지. 인생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당신의 인생은 당신이 구해야만 한다. (181쪽)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럼에도 우영과 은재가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결심을 한 것은 친구들이 곁에서 손을 내밀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친구가 없었다면 그들은 결코 그곳에서 빠져나오려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인생을 지독하게 만드는 것도 인간이고, 그 인생에 손을 내미는 것 또한 언제나 인간이라는 말이 수긍이 간다.

 

매년 1119일은 아동학대 예방의 날이다. 지금도 적지 않게 자행되고 있는 아동학대를 예방하기에는 특정 하루를 기념하는 것보다 1년 내내 예방에 힘써야 함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예방의 날까지 지정하는 것은 더욱더 어둠속으로 숨는 학대를 당하는 아동, 청소년들을 좀 더 밝은 곳을 이끌기 위한 최소한의 관심인 것 같다. 흔히 아동과 청소년은 사회의 손길이 필요한 약자로 그려진다. 그렇기에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의 주인공들은 그들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 낸 점에서 우울하지만은 않은 이야기였다. 성년이 되는 데는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이미 어른이 된 그들의 이야기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