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Ganesa님의 서재 (Ganesa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318159</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un, 05 Apr 2026 12:38:37 +0900</lastBuildDate><image><title>Ganesa</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463181591756803.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46318159</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Ganesa</description></image><item><author>Ganesa</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혼자의 시간으로 더 깊어지는 법에 관하여 - 혼자의 시간이 두려운 사람에게 - [혼자의 시간으로 더 깊어지는 법에 관하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192784</link><pubDate>Thu, 02 Apr 2026 18:3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19278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82038161&TPaperId=1719278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117/57/coveroff/k88203816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82038161&TPaperId=1719278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혼자의 시간으로 더 깊어지는 법에 관하여</a><br/>레누카 가브라니 지음, 최유경 옮김 / 퍼스트펭귄 / 2025년 03월<br/></td></tr></table><br/>사람들과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이상하게 공허할 때가 있다.&nbsp;메신저는 늘 울리고, SNS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흘러가는데도 정작 내 안은 조용히 비어 있는 느낌. 『혼자의 시간으로 더 깊어지는 법에 관하여』는 바로 그 공허함의 정체를 차분하게 짚어주는 책이었다.<br>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마음에 남은 것은 ‘외로움’과 ‘고독’은 다르다는 저자의 구분이었다. 우리는 흔히 혼자 있는 상태를 외롭다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외로움을 “내 안에 나를 찾을 수 없을 때 발생하는 감정”이라고 말한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혼자 있는 시간이 왜 때로는 불편하고 두려웠는지 선명하게 이해되었다. 혼자가 문제였던 것이 아니라, 정작 자기 자신과 충분히 만나지 못했던 것이다.<br>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세상이 붙여준 수많은 꼬리표에서 벗어나는 이야기였다.&nbsp;직업, 관계, 성취, 성격 같은 라벨들 속에서 우리는 쉽게 자신을 설명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이름표들의 합이 진짜 내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혼자의 시간 속에서만 비로소 “나는 어떤 사람인가”보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를 묻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 지점이 참 좋았다. 단순한 위로를 넘어, 스스로를 다시 정의할 수 있는 질문을 건네기 때문이다.<br>개인적으로 가장 실천해보고 싶은 조언은 매일 5분, 방해 없이 자신에게 몰입하는 시간이었다. 거창한 명상이나 루틴이 아니라 단 5분이라니 부담이 없다. 내가 무엇을 싫어하는지, 왜 그런지 적어보라는 방식도 인상적이었다. 좋아하는 것을 찾는 일보다 싫어하는 것을 분명히 아는 일이 오히려 자기 이해에 더 빠른 길일 수 있다는 점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br>또 하나 좋았던 점은 이 책이 고독을 관계의 반대편에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혼자의 시간은 관계를 피하기 위한 도피가 아니라, 더 건강한 관계를 위한 준비 과정에 가깝다. 자신과의 관계가 단단해야 타인과의 관계도 무너지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조용하지만 힘 있게 전해진다. 혼자 있는 시간을 잘 견디는 사람이 결국 사람 사이에서도 더 편안해질 수 있다는 역설이 오래 남았다.<br>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인간이 사회적 존재라는 측면,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가 자아 형성에 미치는 영향은 조금 더 깊게 다뤄졌다면 좋았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은 완벽한 이론보다 지금 당장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사유의 방향을 준다는 데 있다. 그래서 읽고 나면 단순히 “좋은 말이 많다”로 끝나지 않고, 오늘 하루 내 시간을 어떻게 써볼지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br>혼자 있는 시간이 자꾸 불안한 사람, 관계 속에서 오히려 자신을 잃어가는 기분이 드는 사람, 바쁜 일상 속에서 내 목소리가 희미해졌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br>혼자의 시간은 외로운 방랑이 아니라,&nbsp;나라는 세계로 들어가는 가장 조용하고도 용기 있는 입구라는 사실을 다시 알려준 책이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117/57/cover150/k88203816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1175767</link></image></item><item><author>Ganesa</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각성 - 위로 대신 기준을 남기는 책 - [각성]</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185661</link><pubDate>Tue, 31 Mar 2026 07: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18566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030504&TPaperId=1718566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64/32/coveroff/k41203050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030504&TPaperId=1718566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각성</a><br/>김요한 지음 / RISE(떠오름) / 2025년 07월<br/></td></tr></table><br/>자기계발서를 읽을 때 은연중에 기대하는 것이 있다.<br>지친 마음을 다독여주거나, 다시 시작할 용기를 북돋아주는 따뜻한 문장들이다. 그런데 김요한의 『각성』은 그런 기대를 단호하게 비껴간다. 이 책은 독자를 위로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의 태도와 습관을 정면으로 돌아보게 만든다. 읽는 동안 편안함보다 긴장감이 더 크게 느껴졌던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br>처음 책을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구조의 단단함이었다. 서문도 추천사도 길게 독자를 이끌어주는 장치도 없다. 100개의 짧은 글이 곧장 본론으로 들어간다. 각 글은 길지 않지만 압축된 밀도가 높다. 짧은 문장 하나가 긴 설명보다 오래 남는다.<br>특히 초반의 이 문장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태도를 잘 보여준다.<br>“깨달음은 크지 않았다. 사람을 줄이고, 말을 줄이고, 핑계를 줄였다. 줄이는&nbsp;건 버리는 게 아니었다. 밀도를 높이는 거였다.” (9쪽)<br>이 문장을 읽으며&nbsp;『각성』이 말하는 변화는 더하는 일이 아니라 덜어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은 관계, 더 많은 계획, 더 많은 다짐이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필요한 것들을 줄여 본질의 밀도를 높이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다.<br>책은 반복해서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br>“세상은 말로는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 사람이 바뀌는 건, 단 하나, 움직일 때다.” (62쪽)<br>이 문장은 익숙한 자기계발 문장처럼 보이지만, 책의 전체 맥락 안에서는 훨씬 더 날카롭게 다가온다. 우리는 늘 계획과 다짐의 언어 속에 머무르기 쉽다. 시작을 미루는 이유를 준비라는 말로 포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자기합리화를 허용하지 않는다. 결국 삶을 바꾸는 것은 생각의 양이 아니라 행동의 방향이라는 사실을 끝까지 밀어붙인다.<br>개인적으로 가장 오래 남은 부분은 ‘기준’에 대한 이야기였다.<br>“말과 관계는 지나가고, 다짐은 흐려지고, 감정은 식는다. 결국 남는 건 그 모든 것이 사라진 후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 하나의 기준이다.” (221쪽)<br>『각성』이라는 제목이 왜 붙었는지 이 문장에서 가장 분명하게 이해되었다.각성이란 거창한 깨달음의 순간이라기보다, 결국 흔들리지 않는 자기 기준을 발견하는 일에 가깝다. 외부의 위로나 타인의 인정이 아니라, 혼자 남았을 때도 유지되는 태도의 중심 말이다.<br>이 책을 읽고 난 뒤 가장 크게 남은 변화는 생각보다 단순했다.<br>말수가 줄고, 설명하려는 습관이 줄었다. 내가 반복하던 변명, 미루던 행동, 불필요하게 붙잡고 있던 관계들을 조용히 돌아보게 되었다. 위로받은 느낌은 아니지만, 오히려 머릿속이 정리되는 감각은 분명했다.<br>따뜻한 공감이나 다독임을 기대한다면 다소 차갑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삶이 흐트러졌다고 느끼는 시점, 혹은 스스로를 다시 붙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라면 이 책은 꽤 강한 자극이 된다. 편안하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덮고 난 뒤에는 이상하리만큼 생각이 또렷해진다.<br>어떤 책은 마음을 달래주고, 어떤 책은 방향을 보여준다.&nbsp;『각성』은 분명 후자에 속한다. 위로 대신 기준을 남기는 책이다. 그래서 필요할 때 다시 펼치게 되는 문장들이 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64/32/cover150/k41203050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8643292</link></image></item><item><author>Ganesa</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달리기 인류 - 달리기,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 - [달리기 인류 - 인류학의 퓰리처상 ‘마거릿 미드상’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177916</link><pubDate>Fri, 27 Mar 2026 21:1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17791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62030024&TPaperId=1717791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982/64/coveroff/k062030024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62030024&TPaperId=1717791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달리기 인류 - 인류학의 퓰리처상 ‘마거릿 미드상’ 수상작</a><br/>마이클 크롤리 지음, 정아영 옮김 / 서해문집 / 2025년 09월<br/></td></tr></table><br/>『달리기 인류』는&nbsp;달리기를 잘하는 법에 관한 책이 아니다. 달리기를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에 관한 책이다.<br>새벽 4시 40분, 알람 소리가 울린다. 해발 2500미터의 아디스아바바,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은 시각. 책은 이 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단순한 달리기 책의 도입부치고는 낯선 풍경이다. 그러나 이 한 줄이 책 전체의 분위기를 압축하고 있다.<br>저자 마이클 크롤리는 인류학자이자 마라토너다. 에티오피아 육상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현지에서 15개월을 선수들과 함께 뛰고, 먹고, 생활했다. 외부 관찰자로서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새벽 훈련에 참여하고 한솥밥을 먹으며 그 리듬에 몸을 맡겼다. 그 결과물이 이 책이다. 원제 'Out of the Thin Air'는 고산 지대의 지리적 환경을 가리키는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와 정신의 영역을 탐구하겠다는 선언처럼 읽힌다.<br>인류학자의 눈과 달리기 선수의 다리로 쓰인 이 책에는, 어떤 스포츠 과학 논문도 담아내지 못한 것들이 있다. 숫자로 측정되지 않는 것들 즉,&nbsp;믿음, 공동체, 고통에 대한 태도, 그리고 삶을 대하는 방식 등이 그것이다.&nbsp;<br>에티오피아 선수들의 강점으로 흔히 고산 지대 환경을 꼽는다. 해발 2500미터 이상의 고지대에서 단련된 심폐 기능이 세계 최강의 마라토너들을 만든다는 논리다. 저자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훈련 장소의 고도를 물었을 때 선수가 답한 수치는 실제와 달랐다. 저자는 곧 깨닫는다. 정확한 고도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그 환경에 대한 '믿음'이다. 선수들은 자신이 극한의 환경에서 훈련하고 있다는 확신 자체를 동력으로 삼는다. 과학적 수치보다 정신적 확신이 먼저인 것이다.<br>에티오피아에 머무는 내내 누구도 타고난 재능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들이 훈련을 부르는 말 '레메메드'는 본래 '적응'을 뜻한다. 선수들은 적응 과정을 잘 관리하는 사람이거나 그렇지 못한 사람, 둘 중 하나였다.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환경에서 꾸준히 적응해나간 결과라는 인식이 문화 전반에 깔려 있다.<br>에티오피아의 달리기는 개인 기록의 스포츠가 아니다. 앞사람의 발소리를 들으며 보폭을 맞추고, 그 군무 속에서 자신의 한계를 확장해나가는 과정이다.&nbsp;<br>"혼자 뛰는 건 그냥 건강을 위한 거예요.&nbsp;달라지고 싶으면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달려야 해요.&nbsp;자기 페이스가 아니라,&nbsp;다른 사람들 속도에 맞춰야 해요." (49쪽)<br>저자가 훈련 장소에 도착한 지 고작 5분 만에 훈련 일정이 잡혔다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그는 이렇게 간단할 줄은 몰랐다고 고백한다. 달리기는 원래 이렇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라는 듯이.<br>코치 메세렛은 반복해서 강조한다.<br>"뒤처지는데 익숙해지시면 안 돼요. 뒤처지는 것도 결국 훈련의 일부처럼 몸에 적응해버리거든요. '앞사람 발을 따라 뛰는 법'을 익혀야 해요." (95쪽)<br>저자는 이 경험이 달리기와 인류학의 교차점에 있다고 말한다. 둘 다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달리기는 몸을 움직이는 행위이자, 타인의 삶을 온몸으로 이해하는 방법이다. 한편으로 에티오피아 선수들에게 달리기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절실한 수단이기도 하다. 코치 메세렛의 말처럼, "1초면 100만 달러를 벌 수도 잃을 수도 있는 시간(121쪽)"이기 때문이다.<br>올림픽 마라톤 4위 출신 케니 무어는 달리기의 고통이 "뜨거운 레인지 상판에 손을 대었을 때의 고통과는 다르다"고 표현했다. 저자는 이 고통을 무력감, 견딜 수 없는 무게, 제어할 수 없는 두려움에 가깝다고 묘사한다. 멈춰야 할 것 같은 느낌, 하지만 멈추지 않는 것. 그것이 달리기다.<br>에티오피아 선수들은 고통을 피해야 할 장애물로 보지 않는다. 고통과 함께 머무는 법을 안다. 메세렛 코치가 강조하는&nbsp;조금 벅차지만 감당할 수 있고,&nbsp;정신은 온전히 집중된 상태인 '통제된 달리기'는 칙센트미하이가 말한 몰입(flow)과 일치한다. 자신이 노력할 수 있는 범위를 가늠하고 그 선 안에 머무는 것. 약간이라도 그 선을 넘으면 금세 큰 문제로 발전하고 다시 돌아오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고지대는 달리기를 단순한 체력 운동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명상적 행위로 만든다.<br>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개념은 '이딜'이다. 에티오피아 정교회의 신앙이 선수들의 훈련 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그 중심에 '이딜', 즉 '기회'라는 개념이 있다.<br>"이딜, 즉 '기회'를 만들어내는 최선의 방법은 도덕적으로 바르게 살고, 성실히 훈련하며, 무엇보다도 인내하는 태도였다. 모든 일은 결국 하나님 뜻대로 이루어진다고 믿는다는 건, 아무리 열심히 훈련하고 최선을 다한대도 지금은 자신의 때가 아닐 수 있음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였다. 훈련과 경기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달리기에 임하면 결국 모든 게 잘 풀릴 것이라는 이 믿음은 성공과 실패 앞에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299쪽)<br>기록 갱신과 순위 상승에 집착하는 현대 달리기 문화와 정반대처럼 보이는 이 철학은, 사실 수동적인 태도가 아니다. 옳은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되, 결과에 대한 집착으로 자신을 소진시키지 않는 지혜다. 에티오피아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꾸준히 강한 이유가 기술이나 신체 조건만이 아님을 이 개념이 잘 보여준다.<br>달리기를 하지 않아도 읽을 수 있다. 에티오피아 선수들의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읽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이야기로 돌아온다. 우리가 달리는 이유, 함께 달리는 이유,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이유. 이 책은 그 질문들에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답한다. 결국 이 책이 묻는 건 달리기가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982/64/cover150/k062030024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9826411</link></image></item><item><author>Ganesa</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사람을 사랑하는 일 - 사랑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 [사람을 사랑하는 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167734</link><pubDate>Mon, 23 Mar 2026 12:4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16773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32034869&TPaperId=1716773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969/7/coveroff/k43203486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32034869&TPaperId=1716773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사람을 사랑하는 일</a><br/>채수아 지음 / 모모북스 / 2025년 12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nbsp;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흔한 달콤한 로맨스나 완벽한 가족 화목을 노래하는 에세이가 아니다. 이 책은 오롯이 '사랑하는 쪽'에 서서 써 내려간 한 여성의 고백이자,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밝혔듯 '영혼의 자서전'과도 같다. 88편의 짧은 글 속에는 오랫동안 교직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1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시집살이를 견뎌온 한 사람의 삶의 무게가 조용히 녹아 있다.  &nbsp;  저자는 사랑의 아름다운 면만 부각하는 '힐링'에 매몰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랑이 동반하는 고통과 가혹한 의무의 지점들을 솔직하게 꺼내 놓는다.  &nbsp;  "어머님은 죽고 싶었지만, 죽지 않으셨다. 어머님은 도망가고 싶으셨지만, 가족을 끝까지 먹여 살리셨다." (18쪽)   &nbsp;  시어머니를 모시며 건강을 잃고 정든 교단마저 일찍 내려놓아야 했던 저자에게, 사랑은 화려한 수식어가 아닌 '그 자리를 지켜낸 삶' 그 자체였다. 이론이 아니라 뼈아픈 경험에서 길어 올린 문장들이기에 그 울림은 더욱 깊고 묵직하다.  &nbsp;  상처를 통과한 사람만이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저자가 포착하는 사랑의 장면들은 지극히 평범하다. 만원 전철에서 친절을 베푼 낯선 학생에게 읽던 책을 건네주는 찰나, 우는 아이의 이야기를 지나치지 않고 묵묵히 들어주는 시간, 사랑은 거대한 희생이 아니라, 이렇게 잠시 멈춰 서서 누군가를 '그냥 봐주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저자는 자신의 삶으로 증명한다.  &nbsp;  결국, 타인을 향하던 사랑의 시선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타인을 위해 헌신하다 텅 비어버린 자신을 직면할 때, 비로소 진짜 회복이 시작된다.  &nbsp;  "알겠다. 점점 알아진다. 그냥 좋은 마음으로 매 순간을 사는 거다. ... 지금 이 자리에서 사랑을 심는 거다. 사랑을 선택하는 거다." (262쪽)   &nbsp;  수십 년의 세월을 통과하며 지식이 아닌 '지혜'로 나아가는 저자의 고백은,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내야 할지 고민하는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nbsp;  책의 문장들은 유려하거나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소박하고 담담하다. 하지만 가르치려 들거나 설교하지 않고 그저 자신이 살아낸 것들을 담담하게 꺼내 놓기에, 마치 어머니가 차려주신 따뜻한 집밥처럼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린다. 무거운 고민이 있더라도 "오늘 하루만 잘 살자"는 다짐으로 씩씩하게 일어서는 저자의 태도가 오래도록 잔상으로 남는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969/7/cover150/k43203486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9690750</link></image></item><item><author>Ganesa</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근접한 세계 - 실패 이후에도 계속되는 삶, 그리고 윤리적 딜레마의 순간들 - [근접한 세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147278</link><pubDate>Fri, 13 Mar 2026 04: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14727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72136744&TPaperId=1714727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22/91/coveroff/k17213674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72136744&TPaperId=1714727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근접한 세계</a><br/>김연수.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6년 03월<br/></td></tr></table><br/>점이 세 개라면 선은 세 개, 점이 네 개라면 선은 여섯 개가 된다. 점이 하나 늘어날 때마다 연결의 가능성은 훨씬 더 크게 확장된다. 문학도 비슷하다. 서로 다른 작가의 세계가 만날 때 우리는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의미의 선을 발견하게 된다.  &nbsp;  이 책 『근접한 세계』는 바로 그런 “연결의 실험”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한국의 소설가 김연수와 일본의 소설가 히라노 게이치로가 공통의 주제인 ‘윤리적 딜레마’를 두고 각자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속에서 쓰인 두 편의 소설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읽다 보면 결국 같은 질문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nbsp;  무엇이 옳은가.&nbsp;그리고 옳다는 것을 알면서도 행동하지 못할 때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nbsp;  김연수 작가의 「우리들의 실패」가 정치와 사회적 사건 이후에 남겨진 인간의 삶을 탐구한다면, 히라노 게이치로 작가의 「결정적 순간」은 예술과 진실 사이에서 갈라지는 개인의 선택을 다룬다. 두 작품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같은 질문을 향해 수렴한다.  &nbsp;  1. 우리들의 실패 -&nbsp;개인의 실패인가, 시대의 실패인가  &nbsp;  사람의 삶에서 ‘실패’는 보통 개인의 선택과 책임으로 설명된다. 하지만 어떤 실패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와 사회가 함께 만들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nbsp;  김연수 작가의 단편 「우리들의 실패」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주인공 손동하는 대통령 탄핵 이후 벌어진 정치 스캔들에 연루된 인물이다. 설정만 보면 정치 르포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 소설의 관심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있지 않다. 작가가 탐색하는 것은 실패 이후에도 계속되는 삶과 기억의 방식이다.  &nbsp;  소설은 기자가 손동하를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인터뷰라는 방식은 겉보기에는 진실을 밝히기 위한 장치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인터뷰는 오히려 진실이 얼마나 불완전한가를 보여주는 장치가 된다.  &nbsp;  손동하는 자신의 과거를 설명하고 기자는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그의 말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어디까지 자기 합리화인지 독자는 쉽게 판단할 수 없다. 그 애매함이 바로 이 소설의 긴장을 만들어낸다.  &nbsp;  손동하가 말하는 ‘실패’는 단순히 일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nbsp;그는 마땅히 다른 삶을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후회를 안고 살아간다.&nbsp;손동하는 대의를 위해 희생했다고 믿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후회하는 인간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 감정이 한 사람 안에서 동시에 존재할 때 우리는 그를 쉽게 비난하거나 옹호할 수 없게 된다.  &nbsp;  소설 속에서 반복되는 인식이 하나 있다. 세상은 인간의 희망이나 후회에 크게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nbsp;  “세상 모든 것은 짚으로 만든 개일 뿐입니다. 잠시 존재하다가 그 쓰임이 다하면 버려지지요.” (49쪽)  &nbsp;  이 문장은 인간의 삶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얼마나 무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동시에 그 속에서도 선택의 책임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암시한다.&nbsp;  &nbsp;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제목이다.&nbsp;왜 ‘나의 실패’가 아니라 ‘우리들의 실패’일까.&nbsp;소설 속 인물들은 서로 다른 위치에 서 있지만 결국 하나의 현실 속에 연결되어 있다. 누군가의 선택은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어떤 사람의 생존은 또 다른 사람의 상실을 의미하기도 한다.  &nbsp;  “우리가 모두 연결돼 있는 한, 살아남았다는 말은 누군가에게는 죽었다는 말이 되는 것이겠죠.” (72쪽)  &nbsp;  이 문장은 소설의 핵심을 보여준다. 우리는 서로 연결된 세계 속에서 살아가며, 그 연결 속에서 누군가는 실패하고 누군가는 살아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실패를 완전히 개인의 문제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nbsp;  이 소설은 실패의 원인을 밝히기보다 실패 이후에도 계속되는 삶을 바라본다. 과거의 선택은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기억하고 이해하느냐에 따라 현재의 삶은 계속 흔들린다.&nbsp;그래서 「우리들의 실패」는 정치적 사건을 다루는 이야기이면서도 동시에 한 인간이 자신의 과거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nbsp;  2. 결정적 순간 -&nbsp;사진이 포착하는 윤리적 딜레마  &nbsp;  히라노 게이치로의 「결정적 순간」은 제목부터 흥미롭다. 사진에서 말하는 ‘결정적 순간’은 찰나의 장면을 포착하는 순간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그 순간은 한 사람의 세계를 완전히 뒤흔드는 진실의 발견을 의미한다.  &nbsp;  주인공 미즈마키 가스미는 큐레이터다. 그녀의 오랜 꿈은 거장 사진작가 사카키 미노루의 전시를 여는 것이다. 그러나 유고전을 준비하던 어느 날, 그녀는 그의 작업실에서 존재해서는 안 될 사진들을 발견하게 된다.  &nbsp;  그 순간 그녀의 앞에는 두 가지 선택이 놓인다.  &nbsp;  '진실을 밝히고 전시를 무너뜨릴 것인가' 아니면 '비밀을 덮고 예술적 업적을 지킬 것인가'  &nbsp;  단순해 보이는 이 질문이 이야기 전체를 압도한다.  &nbsp;  가스미가 처음 사진을 봤을 때 느낀 감정은 윤리적 판단이 아니라 생리적 혐오감이었다. 이후 그녀는 그 감정이 윤리적 거부감에서 비롯된 것인지 스스로 되묻는다.&nbsp;이 장면은 인간의 심리를 아주 정확하게 보여준다. 우리는 종종 먼저 감정을 느끼고, 나중에 그 감정을 정당화할 이유를 찾는다.  &nbsp;  가스미의 고민은 더 복잡하다. 그녀는 예술을 깊이 사랑하는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평생 존경해 온 예술가의 명성과 그 작품 뒤에 숨겨진 가능성 사이에서 그녀는 쉽게 선택할 수 없다.  &nbsp;  이 소설은 일기, 기사, SNS 기록 등 다양한 형식을 교차시키며 이야기를 구성한다. 하나의 사건을 여러 시점에서 바라보게 되면서 단일한 진실이라는 개념은 점점 흔들린다.&nbsp;독자는 어느 이야기가 진짜인지 확신할 수 없다. 결국 작가는 독자에게 판단을 맡긴다.&nbsp;소설에는 예술을 맹목적으로 옹호하는 인물도 등장한다. 예술가의 인격과 작품을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는 태도 역시 등장한다. 그러나 작가는 어느 쪽도 완전히 편안한 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nbsp;  이 소설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nbsp;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것을 드러낼 것인가, 아니면 외면할 것인가. 그 선택의 무게를 이 소설은 조용히 보여준다.  &nbsp;  3. 두 소설이 남긴 질문  &nbsp;  「우리들의 실패」가 정치와 사회 속에서 벌어지는 공동체의 실패를 다룬다면, 「결정적 순간」은 예술과 진실 사이에서 갈라지는 개인의 선택을 보여준다.  &nbsp;  주제도 배경도 다르지만 두 작품은 공통적으로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대신 독자에게 질문을 남긴다.  &nbsp;  무엇이 옳은가,&nbsp;그리고 우리는 그 옳음을 끝까지 믿을 수 있는가.  &nbsp;  『근접한 세계』는 분명한 결론을 주지 않는다. 대신 읽고 난 뒤에도 오래 남는 불편한 질문을 건넨다. 어쩌면 그것이 이 책이 의도한 효과일지도 모른다.  &nbsp;  우리는 누군가의 실패를 쉽게 이야기하지만, 그 실패가 사실은 우리가 속한 세계 전체의 실패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이전처럼 편안하게 판단할 수 없게 된다.&nbsp;그래서 이 책은 읽고 난 뒤에도 한동안 마음속에서 계속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nbsp;아마도 그 질문을 붙들고 살아가는 일 자체가, 우리가 실패하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노력일지도 모른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22/91/cover150/k17213674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229138</link></image></item><item><author>Ganesa</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다크 심리학 - 인간의 어두운 심리를 이해하기 위한 한 권의 경고서 - [다크 심리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133495</link><pubDate>Fri, 06 Mar 2026 11: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13349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42030204&TPaperId=1713349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44/27/coveroff/k74203020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42030204&TPaperId=1713349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다크 심리학</a><br/>다크 사이드 프로젝트 지음 / 어센딩 / 2025년 07월<br/></td></tr></table><br/>인간의 본성에 대한 논쟁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인간은 본래 선한 존재인가, 아니면 악한 존재인가. 동양에서는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이 대표적인 논쟁이고, 서양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이어져 왔다. 장 자크 루소는 인간이 본래 선하지만 사회가 인간을 타락시킨다고 보았고, 반대로 토마스 홉스는 인간이 욕망과 이익을 좇는 존재이기 때문에 강력한 통치와 질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br>하지만 현실 속 인간을 생각해 보면 이 두 가지 주장 중 어느 하나로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 인간은 선한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기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어떤 상황에서는 타인을 돕지만 또 어떤 상황에서는 타인을 이용하기도 한다.<br>개인적으로는 인간이 본질적으로 악하다고 보기보다는 유혹에 흔들리기 쉬운 존재라는 설명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인간은 언제든 욕망과 이익을 좇을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타인의 감정이나 상황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때때로 다른 사람의 의도나 심리적 조작에 피해를 입기도 한다.<br>『다크 심리학』은 바로 이런 인간의 어두운 심리를 다루는 책이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이 이 책은 단순한 심리학 교양서라기보다 인간의 심리 조작과 권력 관계를 다루는 다소 냉정한 책이다. 책의 서두에서 저자는 이 책을 ‘경고서이자 매뉴얼’이라고 설명한다. 상대의 교묘한 심리 기술을 알아차리고 스스로를 방어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한 책이라는 것이다. 동시에 원한다면 그 기술을 역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nbsp;이 설명만 보아도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이 단순히 흥미로운 심리 이야기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br>이 책에서 가장 먼저 소개되는 핵심 개념은 '다크 트라이어드(Dark Triad)'다. 말 그대로 인간의 어두운 성격을 설명하는 세 가지 성향을 뜻한다.<br>첫 번째는 마키아벨리즘이다. 이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성향을 의미한다. 권력과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조종하거나 이용하는 태도가 여기에 포함된다. <br>두 번째는 사이코패스다.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무시하는 반사회적 성격을 가진 사람을 가리킨다.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죄책감을 거의 느끼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br>세 번째는 나르시시즘이다. 지나친 자기애와 자기중심성을 의미하며,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여기고 타인을 도구처럼 대하는 경향을 보인다. <br>이 세 가지 성향은 모두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현실에서 어느 정도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오히려 사회적 성공을 거두는 사례도 많다는 것이다. 냉정하게 판단하고 타인의 감정보다 자신의 목표를 우선시하는 태도가 경쟁적인 환경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이 대목을 읽으며 인간 사회의 복잡한 구조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도덕과 실제 사회에서 작동하는 힘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한다.<br>책을 읽으면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의존 관계와 두려움에 대한 설명이었다.&nbsp;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하고 있거나 강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면 그 사람은 상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이 인간을 조종하는 가장 강력한 조건이라고 말한다.책에서는 의존 관계를 만드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의존할 대상을 정교하게 선택한다상대의 불안이나 두려움을 적절히 자극한다상대가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드러내지 않는다최소한의 호의와 지원을 제공한다 <br>이 과정은 매우 교묘하다. 상대에게 직접적으로 지배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움을 주는 것처럼 보이면서 서서히 의존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또한 저자는 두려움의 효과를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br>사람은 두려움이 깊어질수록 냉철한 판단보다 ‘포기’나 ‘양보’를 선택하게 된다. <br>이 문장을 읽으며 여러 사회적 관계가 떠올랐다. 회사나 조직, 혹은 개인 관계에서도 두려움과 의존이 결합될 때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자신의 판단을 내려놓는다.<br>책의 후반부에는 ‘삶의 무기가 되는 다크 심리 기술’이라는 제목으로 다양한 심리 원칙들이 정리되어 있다. 이 부분은 마치 짧은 심리 전략 모음처럼 구성되어 있어 읽는 재미가 있다.<br>그중 인상 깊었던 문장은 다음과 같다.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믿으며, 사실이 아닌 자신에게 필요한 확신을 믿는다. <br>이 문장은 인간이 얼마나 쉽게 편향된 판단을 하는지 보여준다. 우리는 객관적인 사실보다 자신이 믿고 싶은 이야기를 더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또 다른 구절도 흥미롭다.정보는 강제로 뺏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꺼내게 만드는 것이다. <br>이 말은 심리적 설득이나 대화 기술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원칙이다. 사람은 압박을 받을수록 방어적으로 변하지만, 스스로 말하고 있다고 느낄 때는 더 많은 정보를 드러낸다.<br>이런 내용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약간 불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이런 기술들이 현실에서 실제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심리를 이해하는 것이 타인의 조종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br>악을 이해하는 것이 지혜일지도 모른다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의미심장한 문장을 남긴다.지혜로운 악은 선을 닮은 악이 아니라, 악을 통제하는 힘이다. <br>처음에는 이 표현이 다소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말은 결국 악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것 같다.<br>인간은 완전히 선한 존재도 아니고 완전히 악한 존재도 아니다. 우리는 언제든 유혹에 흔들릴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이기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인간의 어두운 면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해하고 통제하려는 태도일지도 모른다.<br>철학자 니체의 말처럼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도 우리를 들여다본다.” 인간의 어두운 심리를 이해하는 과정 역시 비슷한 경험일 것이다. 불편하지만 동시에 인간이라는 존재를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이다.<br>『다크 심리학』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질문이 있다.“누가 게임의 규칙을 주도하는가?” <br>인간 관계나 사회적 경쟁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이 질문일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판을 만들고 규칙을 정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그 틀 안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br>이 책은 인간 심리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냉소적인 시선을 위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런 심리를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타인의 조종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어쩌면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빛과 어둠을 동시에 바라보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다크 심리학』은 인간의 어두운 심리를 통해 인간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흥미로운 책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44/27/cover150/k74203020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8442791</link></image></item><item><author>Ganesa</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떠난 것을 돌아오지 않는다 - 줄리언 반스의 품위 있는 작별 -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118348</link><pubDate>Fri, 27 Feb 2026 18: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11834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32135794&TPaperId=1711834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34/78/coveroff/k232135794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32135794&TPaperId=1711834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a><br/>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01월<br/></td></tr></table><br/>처음 이 책을 집어 든 것은 제목 때문이었다.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nbsp;어딘가 못 박는 것 같은 문장. 체념인지 선언인지 경고인지 알 수 없는 그 문장이, 책을 펼치기도 전에 한동안 눈앞에 맴돌았다.<br>줄리언 반스의 책은&nbsp;이 책이 처음이었다. 그러니 처음 마주한 그가 이미 스스로 '마지막'을 선언한 작가라는 사실이 조금 낯설었다. 소설이 시작되기 전, 작가가 직접 쓴 편지가 실려 있다. 그곳에서 그는 이 책이 '하이브리드'라고 밝힌다. 픽션과 논픽션, 자서전이 합쳐진 형식이라는 것이다. 읽다 보면 자서전적인 부분은 쉽게 눈에 띄었지만,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는 내게 좀처럼 선명하게 잡히지 않았다. 아마 그것이 의도였을 것이다.<br>소설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며칠 전 깜짝 놀랄 만한 가능성을 하나 발견했다. 아니, 더 나쁘다. 깜짝 놀랄 만한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13쪽)'가능성'에서 '사실'로 고쳐 쓰는 그 짧은 수정 하나가, 이 소설 전체의 방식을 미리 보여준다. 반스는 이 책 내내 그런 식으로 쓴다. 한 번 말하고, 다시 정정하고, 더 정확한 말을 찾아 한 발짝 더 들어간다. 편한 말 대신 불편한 진실을 고른다.<br>화자는 노년의 소설가 '줄리언'으로, 실제 작가와 거의 겹쳐 보이는 인물이다. 그는 젊은 시절 옥스퍼드에서 만난 두 친구, 스티븐과 진의 이야기를 불러온다. 오래전 깊이 사랑했지만 결혼하지 못하고 헤어진 두 사람은 노년에 다시 만나 관계를 회복한다. 겉으로 보면 '늦게 찾아온 사랑'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반스는 이 재회를 결코 낭만적으로 그리지 않는다.<br>화자는 스티븐과 진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그리고 결국 그 약속을 어긴다. 이 지점에서 소설은 본격적으로 기억과 진실의 간극을 파고들기 시작한다.<br>책 속에서 가장 오래 남는 문장 중 하나는 이것이다.<br>"삶이 픽션의 쓸 만한 재료가 되려면 천천히 썩어 퇴비가 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을 당시에는 내가 지금 듣는 게 픽션의 가능성으로 분해될지 되지 않을지 전혀 알지 못한다." (49쪽)<br>삶은 그대로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기억이라는 필터를 통과하고, 시간이라는 발효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서사가 된다. 반스는 그것을 '썩는다'는 말로 표현한다. 아름다운 비유가 아니다. 그러나 정확한 비유다.<br>이 소설이 단순히 한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넘어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스는 이야기를 하면서 동시에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방식 자체를 보여준다. 한 장면을 묘사하다가 돌연 "그런데 이게 정말 그랬을까?" 하고 의심을 끼워 넣는 식으로. 결국 이 책은 기억에 관한 소설이고, 기억의 불완전성에 관한 소설이다.<br>줄리언 반스가 오래전부터 '기억이 곧 나 자신이다'라는 주제를 반복해 왔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알았다. 그의 전작들을 읽지 않은 독자에게도 이 소설은 그 주제를 충분히 전달한다.<br>"모든 죽음은 2차 피해를 준다. 죽어가는 사람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반면, 슬픔에 시달리는 사람은 앞으로 긴 세월 동안 그 영향을 받게 된다." (94쪽)<br>이 문장 앞에서 잠시 멈췄다. 죽음은 당사자에게서 끝나지만, 남은 사람에게는 오랫동안 이어진다. 기억 속에서 죽은 사람은 계속 살아 있고, 그 기억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복잡한 의미를 띠어 간다. 떠난 사람은 돌아오지 않지만, 기억 속에서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제목은 슬프면서도 어딘가 위로처럼 읽히기도 한다.<br>화자는 친구들의 삶을 바라보며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오해하고 있었는지 깨닫는다. 그가 믿어왔던 진실은 부분적인 기억의 조합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 오해는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인간이 기억을 통해 자신을 구성하는 방식 자체의 한계를 보여준다.<br>노년에 다시 만난 스티븐과 진의 사랑은 아름답지만 동시에 잔인하다. 육체는 쇠퇴하고, 시간은 부족하고, 서로에 대한 감정은 처음부터 어긋나 있다. 반스는 두 사람이 다시 헤어진 이후 그 이유를 이렇게 정리한다.<br>"그의 비극은 사랑은 할 수 있지만 그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의 비극은 사랑은 할 수 없는데 그녀가 주고자 하는 것이 사랑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182쪽)<br>이보다 더 압축적으로 관계의 아이러니를 표현할 수 있을까. 우리는 사랑하지만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사랑하지는 않는다. 그 오차 속에서 관계는 틀어지고, 때로는 비극이 된다. 스티븐과 진의 이야기는 특수하지 않다. 그것이 바로 이 장면이 묵직하게 다가오는 이유다.<br><br>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퇴장 선언'이다. 반스는 이 책이 자신의 마지막 소설이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그리고 아주 차분하게 이야기한다.<br>"나 자신이 고른 시간에 마지막 책을 끝내고 입을 다무는 것에는 적어도 한 가지 유용한 결과가 있다. 뭔가를 쓰던 중간에 중단되지 않는다는 것. 이런 식으로 죽음에 선택권을 넘겨주지 않고 있는 셈이다." (252쪽)<br>죽음을 선택의 문제로 바꾸려는 이 태도가 인상적이다. 미완성으로 끊기는 대신, 스스로 끝을 정하겠다는 것. 조용하지만 단단한 선언이다.<br>소설의 후반부에는 제목과 얼핏 어긋나 보이는 문장이 등장한다. "떠나면 대개 도착에 이른다." 떠남과 돌아오지 않음, 그리고 도착이라는 세 단어가 교차하며 이 책의 의미를 다층적으로 쌓는다. 떠남은 죽음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젊음도 떠나고, 관계도 떠나고, 한 시절도 떠난다. 그리고 그것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기억과 문장과 이야기는 남는다.<br>마지막 문장은 이렇다.<br>"사실 당신이 없었다면 난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니 당신 팔에 잠깐 손을 얹었다가 — 아니 당신은 계속 구경하고 있어라 — 나는 살짝 사라지겠다. 아니 계속 구경하고 있어라." (263쪽)<br>'계속 구경하고 있어라.' 독자에게 건네는 이 마지막 말이 오래 남는다. 작가가 사라진 자리에서 독자는 계속 구경한다. 책 안의 이야기를, 책 밖의 세계를, 그리고 자신의 기억과 삶을. 반스는 그 자리를 조용히 비켜서며, 독자에게 계속 살아 있으라고 말하는 것처럼 읽힌다.<br>『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화려한 유작도, 극적인 고백도 아니다. 매우 일상적이고 담담하다. 하지만 그 담담함 속에는 오랜 시간 축적된 지혜와 체념, 그리고 유머가 공존한다. 삶이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이야기를 만들고 기억을 붙잡는 이유를 보여준다.<br>이 책을 덮고 나면 묘한 기분이 남는다. 슬프지만 장쾌하고, 담담하지만 오래 남는다. 그것은 아마도 한 작가가 독자에게 건네는 가장 품위 있는 작별이기 때문일 것이다. 줄리언 반스는 마지막까지 그답게, 유머와 사유와 문장으로 떠났다.<br>줄리언 반스의 전작들이 갑자기 읽고 싶어진다. 이런 작가를 이렇게 마지막 책으로 처음 만났다는 것이 아쉬우면서도, 어쩌면 이것이 가장 적절한 순서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떠남을 이야기하는 책으로 한 작가를 처음 만나는 것. 그래서 앞으로 읽어나갈 그의 책들이 이미 다른 무게를 갖게 되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34/78/cover150/k232135794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347845</link></image></item><item><author>Ganesa</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언어와 인용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 -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105536</link><pubDate>Sat, 21 Feb 2026 21:1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10553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032349&TPaperId=1710553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676/59/coveroff/s61213716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032349&TPaperId=1710553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제172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a><br/>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br/></td></tr></table><br/>처음 이 소설을 집어 들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아쿠타가와상을 받은 2001년생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 그리고 제목이 주는 묘한 호기심 때문이었다.<br>『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라는 문장은 너무 단정적이어서 오히려 의심을 부른다. 정말 괴테가 모든 것을 말했을까?<br>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일본 최고의 괴테 연구자인 국립대 교수 히로바 도이치가 어느 날 레스토랑의 홍차 티백에서 발견한 한 문장으로부터 시작된다.<br>“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 Goethe”<br>사랑은 모든 것을 혼란스럽게 만들지 않고 섞는다는 이 문장은 그럴듯하지만, 도이치의 방대한 괴테 전집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br>이때부터 이야기는 ‘명언의 출처를 찾는 과정’이라는 단순한 구조를 띠지만, 곧 훨씬 근본적인 질문으로 확장된다.<br>출처가 없는 말은 누구의 말인가?&nbsp;괴테가 말하지 않았더라도 괴테가 말했을 법한 말이라면 괴테의 말이 될 수 있는가?<br>이 소설에는 살인도 없고 극적인 반전도 없다.&nbsp;대신 도이치의 내면 독백, 가족과의 대화, 학자들 사이의 메일과 토론이 중심이 된다.<br>TV 프로그램 녹화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명언을 괴테의 말로 언급해버린 뒤 괴로워하는 장면이 가장 큰 사건일 정도다.&nbsp;그러나 이 잔잔한 서사가 오히려 묘한 긴장감을 만든다.<br>괴테, 니체, 보르헤스, 말라르메 등 수많은 인문학적 인용이 등장하지만, 그것들은 지식을 과시하기보다는 도이치를 옭아매는 ‘텍스트의 감옥’처럼 느껴진다.<br>특히 아내 아키코의 신앙적 시선, 딸 노리카의 젊은 감각은&nbsp;도이치의 괴테 중심 세계관과 대비되며 이 소설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br>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 깊은 개념은 도이치가 말하는 두 가지 세계관이다.잼적 세계관은 모든 것이 완전히 섞여 개별성이 사라진 상태를 뜻한다.&nbsp;질서와 경계가 무너지고 하나의 덩어리가 되는 세계다.&nbsp;반면 샐러드적 세계관은 각 재료가 자기 모습을 유지한 채 조화를 이루는 상태다.&nbsp;개별성과 전체가 동시에 살아 있는 세계다.<br>도이치가 집착하게 된 티백의 문장 속&nbsp;‘confuse(혼란스럽게 하다)’와 ‘mix(섞다)’라는 단어는 이 두 세계관을 정확히 요약한다.&nbsp;이 문장이야말로 자신의 이론을 상징한다고 느꼈기에 그는 미친 듯이 출처를 추적한다.&nbsp;하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학문의 확실함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 인식의 불안정함이다.<br>도이치의 동료인 시카리 노리후미 교수는 후반부에 인상적인 말을 남긴다.“학문이란 실패와 오류의 연속입니다. 실패와 오류야말로 다양성의 근간이지요.”그는 일부러 ‘실패’를 선택하며 자신의 신념을 행동으로 보여준다.이 장면은 괴테 명언의 출처 찾기보다 더 강하게 남았다.<br>정확함만을 추구하는 학문 세계에서 실패를 긍정하는 태도는 오히려 이 소설의 핵심 메시지처럼 느껴진다.<br>“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이 소설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떠오른 문장은 비트겐슈타인의 말이다.우리가 말할 수 있는 언어의 범위가 곧 우리가 이해하는 세계의 범위라는 생각이라는 말처럼&nbsp;『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라는 제목 역시 역설적으로 다가온다.괴테가 모든 것을 말했다기보다, 인간은 어떤 언어로도 다 말할 수 없는 세계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을 이 소설은 보여준다.&nbsp;우리가 믿는 지식, 인용, 명언, 체계는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nbsp;그리고 그 불완전함이야말로 인간 세계를 더 풍요롭게 만든다.<br>이 소설은 미스터리 형식을 빌려&nbsp;언어와 인용, 학문과 신념, 그리고 인간 인식의 한계를 조용히 묻는다.“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말은&nbsp;결국&nbsp;우리는 언제나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세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말로&nbsp;바뀌어 들린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676/59/cover150/s61213716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6765918</link></image></item><item><author>Ganesa</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프러젝트 헤일메리 - 혼자가 아닌 우주, 함께 살아남는 이야기 - [프로젝트 헤일메리 (영화 특별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098868</link><pubDate>Wed, 18 Feb 2026 14: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09886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137004&TPaperId=1709886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52/62/coveroff/8925588730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137004&TPaperId=1709886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프로젝트 헤일메리 (영화 특별판)</a><br/>앤디 위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02월<br/></td></tr></table><br/>『프로젝트 헤일메리』의 첫 문장은 이렇게 묻는다.<br>“2 더하기 2는 무엇입니까?”<br>욕설로 시작했던 『마션』이나 액션으로 시작했던 『아르테미스』와 달리, 이 소설은 다소 조용하게 문을 연다. 그러나 상황은 전혀 조용하지 않다. 주인공 라일랜드 그레이스는 기억을 잃은 채 우주선 안에서 홀로 깨어난다. 그리고 독자는 그가 기억을 되찾아가는 과정과 현재 벌어지는 사건을 동시에 따라가게 된다.<br>이 소설은 한 편의 과학 스릴러이면서 동시에 우정과 희생에 관한 이야기다.절망적인 작전, ‘헤일메리 프로젝트’<br>‘헤일메리(Hail Mary)’란 미식축구에서 성공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마지막 패스를 뜻하는 말이다.&nbsp;지구 멸망을 막기 위해 편도 연료만 싣고 우주로 떠나는 이 프로젝트의 이름으로 더없이 어울린다.<br>지구가 위기에 처한 이유는 ‘아스트로파지’라는 미지의 미생물 때문이다.&nbsp;이 생명체는 빛을 흡수해 질량으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그 결과 태양의 에너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nbsp;30년 안에 지구는 치명적인 빙하기에 들어설 위기다.&nbsp;인류는 마지막 선택으로 타우 세티라는 별로 탐사선을 보내 그 원인을 밝히려 한다.이것이 바로 ‘프로젝트 헤일메리’다.&nbsp;하지만 우주선에는 돌아올 연료가 없다.&nbsp;이 임무는 곧 죽음을 전제로 한 여행이다.&nbsp;주인공 라일랜드 그레이스는 원래 분자생물학자였지만 논문 논란으로 학계를 떠나 중학교 과학 교사가 된 인물이다.그가 이 임무에 탑승하게 된 배경은 소설 후반부에서 드러나는데, 그 과정은 꽤 아이러니하고 인간적이다.&nbsp;그는 끝까지 우주로 가는 것을 거부한다.&nbsp;인류를 위한 희생이라는 말 앞에서도 망설이고 도망치려 한다.&nbsp;이 점이 오히려 그를 더 현실적인 인물로 만든다.&nbsp;영웅이 아니라, 두려워하는 평범한 인간이 우주로 내몰린 것이다.<br>타우 세티에 도착한 그레이스는 정체불명의 우주선을 발견한다.&nbsp;그리고 그 안에서 외계 생명체와 마주친다.&nbsp;그레이스는 그를 ‘로키’라고 부른다.&nbsp;로키는 눈이 없고, 소리(음파)로 세상을 인식하는 존재다.&nbsp;그의 생물학과 물리 환경은 인간과 완전히 다르다. 암모니아 대기, 고온·고압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종족이다.<br>처음에는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다.&nbsp;그들은 노크 소리, 진동, 시계, 도형을 이용해 조금씩 의사소통을 만들어 간다.&nbsp;이 과정은 이 소설에서 가장 흥미롭고 따뜻한 부분이다.&nbsp;과학이 언어가 되고, 우정이 번역된다.<br>로키 역시 자신의 별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nbsp;그레이스와 로키는 각자의 지식을 나누며 아스트로파지의 천적이 되는 생명체 ‘타우메바’를 발견한다.&nbsp;이 소설의 매력은 문제 해결 과정이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이야기 자체라는 점이다.&nbsp;실험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 과정이 모험처럼 펼쳐진다.<br>그레이스는 생물학자, 로키는 공학자다.&nbsp;서로 전혀 다른 종족이지만, 협력하며 하나의 해답에 가까워진다.&nbsp;모든 해결책이 준비된 순간, 또 하나의 위기가 등장한다.&nbsp;그레이스는 타우메바의 뜻밖의 특성으로 인해 로키의 우주선이 위험해질 수 있음을 알게 된다.&nbsp;그리고 그는 중요한 선택을 한다.<br>이 선택은 이 소설을 단순한 SF 모험담이 아니라,&nbsp;윤리와 희생의 이야기로 바꾸는 결정적인 순간이다.그레이스는 더 이상 도망치는 인간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남는 존재가 된다.<br>『프로젝트 헤일메리』는 고독한 우주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따뜻한 우주 소설이다.&nbsp;『마션』의 마크 와트니가 혼자 살아남았다면, 그레이스는 누군가와 함께 살아남는다.&nbsp;이 소설의 중심에는 과학이 아니라 관계가 있다.<br>서로 다른 존재가 만들어낸 협력,&nbsp;생존보다 중요한 선택&nbsp;그래서 이 작품은 긴장감 넘치는 과학 소설이면서 동시에 성장소설처럼 읽힌다.&nbsp;『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영화로 제작되어 개봉을 앞두고 있다.&nbsp;『마션』을 재미있게 읽었던 독자라면 이 작품 역시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52/62/cover150/8925588730_3.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526244</link></image></item><item><author>Ganesa</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광합성 인간 - ﻿우리는 왜 밤에 더 피곤해졌을까 - [광합성 인간 - 낮과 밤이 바뀐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생체리듬과 빛의 과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095872</link><pubDate>Mon, 16 Feb 2026 15:0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09587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5967414&TPaperId=1709587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063/12/coveroff/896596741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5967414&TPaperId=1709587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광합성 인간 - 낮과 밤이 바뀐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생체리듬과 빛의 과학</a><br/>린 피플스 지음, 김초원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08월<br/></td></tr></table><br/>우리는 식물이 아니다.&nbsp;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제목은 묘하게 설득력을 가진다.&nbsp;『광합성 인간』이라는 제목은, 인간 역시 태양의 리듬 속에서 살아가도록 설계된 존재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만든다.<br>이 책의 저자 린 피플스는 과학 전문 기자답게, 현대인이 겪는 수면 문제와 피로, 우울, 집중력 저하의 원인을 ‘빛’과 ‘시간’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한다.<br>인류는 태양의 주기에 맞춰 진화해 왔지만, 인공조명과 스마트폰, 24시간 사회 속에서 그 리듬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nbsp;광합성의 반응식에는 빛 에너지가 빠질 수 없다.&nbsp;마찬가지로 인간의 몸 역시 빛을 기준으로 작동한다.&nbsp;우리는 직접 포도당을 만들어내지는 못하지만, 태양이 뜨고 지는 주기에 맞춰 호르몬과 체온, 수면과 각성이 조절되도록 만들어진 존재다.<br><br>저자는 우리 몸 안에 ‘중추 시계’가 존재한다고 말한다.&nbsp;이 시계는 하루 24시간을 주기로 작동하며, 낮에는 깨어 있고 밤에는 쉬도록 몸을 조율한다.<br>“생체시계는 끊임없이 시간 단서를 찾아 우리 몸의 내부 시계를 태양에 동기화하려 한다.” (8쪽)<br>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저자는 태양과 시계가 없는 공간, 즉 벙커에서 생활하는 실험을 한다.&nbsp;처음에는 기존 생활 리듬을 유지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낮과 밤의 감각이 완전히 흐트러진다.&nbsp;어느 순간 밤이라고 생각한 시간이 사실은 낮이 되는 식이다.&nbsp;이 실험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중요한 사실을 드러낸다.&nbsp;우리 몸의 시간은 사회가 만든 시계가 아니라 태양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nbsp;태양이라는 기준이 사라지면, 생체 시계도 방향을 잃는다.<br>문제는 현대의 삶이 이 생체 시계를 끊임없이 교란한다는 데 있다.실내 중심의 생활, 밤에도 밝은 조명, 스마트폰 화면, 24시간 켜진 도시의 불빛.<br>“우리는 인간이 만든 시간 개념에 익숙해지면서 태양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리듬과 점점 멀어졌다.” (40쪽)<br>저자는 불면증, 소화불량, 우울증, 집중력 저하 같은 현대인의 질병들이 단순한 개인 문제라기보다 환경 문제라고 말한다.&nbsp;<br>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밤의 밝기’에 대한 설명이다.밤하늘의 밝기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빛 공해는 몇 년마다 두 배씩 늘고 있다고 한다.<br>더 흥미로운 대목은 스마트폰에 대한 비유다.<br>“훗날 밤에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사람의 사진을 보면, 우리가 지금 담배 피우는 옛 사진을 보듯 보게 될 것이다.” (198쪽)<br>이 문장을 읽으며 뜨끔했다.<br>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보는 행위가 얼마나 일상적인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몸을 망가뜨리고 있는지를 떠올리게 된다.<br>책에서 가장 과학적으로 흥미로운 부분은 새로운 광수용체인 ipRGC에 대한 설명이다.&nbsp;우리는 그동안 눈이 ‘보는 기관’이라고만 생각해 왔다.&nbsp;그러나 ipRGC는 빛의 양과 성질을 감지해 뇌의 생체 시계에 직접 정보를 전달한다.<br>“시각 체계가 만든 3차원 공간에 일주기 체계는 ‘시간’이라는 네 번째 축을 더한다.” (119쪽)<br>즉 우리는 눈으로 세상을 볼 뿐 아니라, 눈으로 시간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밤에 스마트폰을 보는 행위는 단순히 눈을 피로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시간을 교란하는 행위인 셈이다.<br>이 책의 결론은 의외로 단순하다.“누구나 낮에는 더 많은 빛을, 밤에는 더 깊은 어둠을 추구해야 한다.” (146쪽)<br>저자가 자신이 실철하고 있는 생체 시계 회복 원칙은 세 가지다.아침에 빛을 보기 – 일어나자마자 햇빛을 쬐기밤에는 어둡게 하기 – 디지털 화면과 인공조명 줄이기밝을 때 먹기 – 해가 떠 있는 동안 식사하기해법은 과학적이면서도 원시적이다.<br>결국 우리는 다시 태양을 기준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다.&nbsp;생각해보면 인류 역사 대부분의 시간 동안 밤은 어두웠다.&nbsp;밤에도 밝은 조명 아래 사는 삶은 아주 최근의 발명품이다.&nbsp;그 대가를 우리는 피로와 불면으로 치르고 있는지도 모른다.<br>조금만 생활을 바꾸면 얻는 것이 크다면, 바꾸지 않을 이유는 없다.아침 햇빛을 조금 더 보고, 밤을 조금 더 어둡게 만드는 일.그 작은 선택이 편안한 잠과 활기찬 내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063/12/cover150/896596741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0631243</link></image></item><item><author>Ganesa</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금오신화 - [금오신화 (컬러 일러스트 수록 완역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084135</link><pubDate>Tue, 10 Feb 2026 21: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08413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62939295&TPaperId=1708413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573/54/coveroff/k96293929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62939295&TPaperId=1708413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금오신화 (컬러 일러스트 수록 완역본)</a><br/>김시습 지음, 한동훈 그림, 김풍기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03월<br/></td></tr></table><br/>『금오신화』는 한국 최초의 소설로 불린다.&nbsp;그러나 이 작품을 단순히 “최초”라는 역사적 의미로만 읽기에는, 그 안에 담긴 정서는 너무 깊고 쓸쓸하다.김시습이 이 작품을 쓰게 된 배경에는 계유정난이라는 비극적인 정치 사건이 있다.<br>단종의 폐위와 세조의 즉위, 그리고 이에 저항한 사육신과 생육신의 선택으로&nbsp;김시습 역시 세조의 즉위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세속을 떠나 방랑의 길에 오른 인물이다. 만약 단종이 폐위되지 않았다면, 『금오신화』는 태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따라서&nbsp;이 소설은 한 개인의 좌절과 시대의 상처가 만들어 낸 문학적 산물처럼 느껴진다.<br>『금오신화』에 실린 다섯 편의 이야기에는&nbsp;귀신,&nbsp;선녀,&nbsp;용왕,&nbsp;지옥의 왕 염라대왕까지&nbsp;모두 현실을 벗어난 존재들이 등장한다.&nbsp;그러나 이 환상적인 존재들은 단순한 기괴함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이루지 못한 욕망과 한을 대신 말해주는 상징처럼 보인다.&nbsp;특히 사랑 이야기에서 그 성격이 뚜렷하다.<br>1. 만복사저포기 – 죽어서야 만나는 사랑양생은 부처님과 내기를 걸어 배필을 얻는다.&nbsp;하지만 그가 만난 여인은 이미 죽은 존재였다.이 이야기는 장난처럼 시작되지만, 끝은 매우 쓸쓸하다.사랑은 이루어졌지만 오래 지속될 수 없고,&nbsp;양생은 결국 세속을 떠나 은둔자가 된다.이 이야기를 읽으며 사랑이 아니라 ‘상실’이 더 오래 남는다.<br>2. 이생규장전 – 살아 있는 사람보다 더 강한 귀신이생과 최씨 부인의 사랑 이야기는 『금오신화』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nbsp;특히 인상적인 점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오히려 최씨 부인이라는 느낌이다.&nbsp;이생은 아버지의 명으로 떠나고,&nbsp;최씨 부인은 끝까지 인연을 지키려 한다.&nbsp;죽어서조차 다시 돌아와 부부의 연을 이어가려는 모습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다.&nbsp;귀신이 된 여인이야말로 이 작품에서 가장 강한 의지를 가진 존재처럼 보인다.<br>3. 취유부벽정기 – 역사와 환상의 만남부벽정에서 만난 신비한 여인은 기자조선의 공주라고 자신을 밝힌다.&nbsp;이 대목에서 『금오신화』는 단순한 연애담을 넘어 역사 의식을 담는다.&nbsp;고조선과 기자조선이라는 전설적 시대를 불러오며,&nbsp;망한 나라의 슬픔과 개인의 비애가 겹쳐진다.&nbsp;이 작품에서 환상은 도피가 아니라, 오히려 현실을 더 선명하게 비추는 거울이 된다.<br>4. 남염부주지 – 사랑이 아닌 정치 이야기네 번째 작품은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nbsp;박생이 지옥 세계에서 염라대왕과 정치와 정의에 대해 토론하는 이야기다.&nbsp;여기에는 조선 시대 사대부의 이상 정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nbsp;현실에서는 펼칠 수 없었던 이상을 꿈속 세계에서 실현하려는 모습은&nbsp;김시습 자신의 좌절과 겹쳐 보인다.&nbsp;사랑 이야기가 빠진 대신, 현실 비판이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이다.<br>5. 용궁부연록 – 문학이 만들어낸 이상향한생이 용궁에 초대받아 잔치를 벌이는 이야기에서는&nbsp;현실에서는 누릴 수 없는 이상적 세계가 펼쳐진다.&nbsp;하지만 이 또한 오래 머무를 수 없다.&nbsp;꿈처럼 다녀온 용궁 이후, 한생은 속세를 떠난다.&nbsp;환상은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잠시 들렀다 돌아오는 장소일 뿐이다.<br>『금오신화』 해제에 실린 김시습의 묘비명은 오래 남는다.<br>백 년 뒤 내 무덤에 무얼 적으려거든꿈꾸다 죽은 늙은이라고 하라<br>이 문장은 『금오신화』 전체를 설명하는 한 문장처럼 느껴진다.&nbsp;이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꿈을 꾸다 사라진 존재들이다.&nbsp;사랑의 꿈, 정치의 꿈, 이상 세계의 꿈.&nbsp;현실이 감당할 수 없었기에, 꿈과 환상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br>『금오신화』는 단순한 고전 소설이 아니라&nbsp;한국 환상문학의 출발점이라고 할 만하다.&nbsp;귀신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인간 이야기이고,&nbsp;사랑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시대 비판이기도 하다.&nbsp;처음에는 한시가 많아 읽기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그러나 그 문장 속에는 한 시대를 살아낸 지식인의 고독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3573/54/cover150/k96293929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5735473</link></image></item><item><author>Ganesa</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저소비 생할 - 적게 써도 불행하지 않은 삶에 대하여 - [저소비 생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071574</link><pubDate>Wed, 04 Feb 2026 19: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07157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73229&TPaperId=170715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17/86/coveroff/892557322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73229&TPaperId=1707157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저소비 생활</a><br/>가제노타미 지음, 정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09월<br/></td></tr></table><br/>해마다 새해가 되면 최저임금 인상 소식과 함께 물가 상승 뉴스가 쏟아진다. 임금은 오르지만 쌀, 커피, 빵, 고기 등 생활에 필요한 식재료 가격도 함께 오른다. 희망찬 새해 인사와는 달리 현실은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시기에 읽게 된 책이 가제노타미의 『저소비 생활』이다.<br>이 책은 단순한 절약 노하우를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저자는 ‘적은 돈과 적은 물건으로 살아가는 삶’을 인내나 궁핍이 아니라, 본래의 나로 돌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타인의 시선과 유행에 휩쓸려 불필요한 소비를 반복하는 삶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것만 남기는 생활 방식이다.<br>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저자의 한 달 생활비 공개였다. 저자는 월세를 제외한 생활비로 약 15만 원 정도를 사용한다고 밝힌다. 현실적으로 그대로 따라 하기는 어렵지만, 생활비를 고정비와 변동비로 나누고 ‘생활비를 먼저 정한 뒤 나머지를 저축한다’는 방식은 충분히 참고할 만했다.&nbsp;저자는 이를 ‘생활비 선점 방식’이라고 부르며, 이 방법을 통해 저축 속도가 빨라지고 돈에 대한 불안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한다.<br>또한 저자는 저소비 생활을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가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학생 시절에는 나만의 기준으로 물건을 사고 생활했지만, 사회에 나와서는 남들과 비교하며 소비하게 된다는 지적이 공감되었다. SNS를 보고 충동적으로 산 물건과 정말 필요해서 산 물건을 떠올려 보면, 이 말이 틀리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br>절약을 근력 운동에 비유한 부분도 흥미로웠다. 절약은 단기간에 완성되는 기술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반복해야 몸에 배는 습관이라는 것이다. 특히 ‘보복 소비’가 절약을 망치는 가장 큰 적이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다이어트 중 치팅데이가 있는 것처럼, 소비에서도 한 번 무너지면 쉽게 과해지기 때문이다.<br>저자는 물건을 줄이기보다 ‘늘리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나를 사면 하나를 버리는 방식보다, 애초에 정말 필요한 것만 들이는 태도가 더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주장이다. 의식주를 선택하는 기준 역시 ‘비싸고 멋진 것’이 아니라 ‘내가 기분 좋아지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br>결국 이 책이 말하는 저소비 생활의 목적은 돈을 모으는 데 있지 않다. 돈을 덜 쓰면서도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삶, 그리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행복을 만드는 데 있다.&nbsp;행복은 돈의 크기가 아니라, 내가 그것을 어떻게 느끼느냐에 달려 있다는 저자의 말이 오래 남는다.<br>일본의 1인 가구 프리랜서라는 저자의 환경을 그대로 따라 할 수는 없지만, 소비를 돌아보고 삶의 기준을 점검하는 계기로는 충분히 의미 있는 책이었다. 고물가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꼭 필요한 것만 소비하는 삶’을 고민하는 사람은 읽어 볼 만한 책이다.   &nbsp;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17/86/cover150/892557322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1178617</link></image></item><item><author>Ganesa</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궤도  - [궤도 - 2024 부커상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063830</link><pubDate>Sun, 01 Feb 2026 10: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06383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030767&TPaperId=1706383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599/6/coveroff/k21203076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030767&TPaperId=1706383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궤도 - 2024 부커상 수상작</a><br/>서맨사 하비 지음, 송예슬 옮김 / 서해문집 / 2025년 06월<br/></td></tr></table><br/>서맨사 하비의 소설 『궤도』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무대로 여섯 명의 우주비행사가 보내는 하루를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사건 중심의 서사가 아니라,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와 인간 존재에 대한 사유를 시적인 문장으로 풀어낸 소설이다.<br>부커상 수상작이라는 이름에 이끌려 책을 집어 들었지만, 읽고 난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책은 소설이라기보다 우주에서 쓴 일기에 가깝다”는 느낌이었다. 큰 사건은 거의 없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한 문장 한 문장이 오래 남는다.<br>국제우주정거장은 지구를 90분마다 한 바퀴 돈다. 하루에 16번의 일출과 일몰을 경험한다. 소설 『궤도』 역시 총 1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여섯 명의 우주비행사들의 시선을 따라간다.<br>등장인물은 러시아, 일본, 영국, 이탈리아, 미국 출신으로 구성된 다국적 우주비행사들이다. 이들은 각자 다른 국적과 성격을 지녔지만, 우주라는 동일한 환경 속에서 같은 일상을 반복한다. 무중력 상태에서 운동을 하고, 실험을 수행하며, 식사를 하고, 창밖으로 지구를 내려다본다.<br>이 소설에는 전통적인 의미의 갈등이나 극적인 사건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가장 큰 사건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지구에 태풍이 몰아친다는 소식과, 일본인 우주비행사 치에가 어머니의 죽음을 전해 듣는 장면이다. 그러나 이조차도 격렬하게 묘사되기보다는 담담하고 조용한 언어로 기록된다.<br>『궤도』는 플롯 중심의 소설이라기보다 시에 가까운 작품이다. 문장들은 서사를 이끌기보다는 감각과 사유를 쌓아간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는 아름답지만 동시에 폭력과 불평등으로 가득한 장소로 비친다.<br>넬은 지구에 두고 온 가족을 떠올리며 인간의 삶을 생각하고, 피에트로는 기후 변화와 문명의 취약성을 관측하며 인류의 미래를 걱정한다. 치에는 자연의 풍경과 가족의 얼굴을 반복해서 떠올린다. 각 인물의 내면은 조용히 흘러가며 하나의 거대한 사유의 궤도를 형성한다.<br>이 소설의 시작과 끝 문장은 특히 인상 깊다.<br>“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돌다 보면 너무 함께이고 또 너무 혼자여서 생각과 내면의 신화조차 이따금 한데로 모인다.”<br>“짧은 순간에 모여 하나가 되고는, 다시 뒤죽박죽 흩어진다.”<br>처음 문장을 읽었을 때, 걸쭉한 욕설로 시작했던 앤디 위어의 『마션』이 떠올랐다. 같은 우주를 배경으로 하지만, 『마션』이 생존과 유머의 이야기라면 『궤도』는 사유와 침묵의 이야기였다.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마션』 쪽이 취향에 가까웠지만, 『궤도』만의 문학적 깊이 또한 분명 존재했다.<br>소설에서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우주비행사들이 서로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대목이었다.<br>“자신들이 아는 것을 알고, 보는 것을 보는, 그래서 아무것도 설명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br>국적도 성격도 다른 이들이지만, 같은 풍경을 보고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존재가 된다. 우주라는 극한 환경 속에서 그들은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 가족이 된다. 이 문장은 우주비행사들뿐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가족의 의미와도 닮아 있었다. 가족이란 결국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감정을 공유하며,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br>소설 초반에는 여섯 명의 인물을 “4명의 우주비행사와 2명의 우주비행사”로 구분해 소개한다. 이는 astronaut와 cosmonaut의 차이를 반영한 표현이다.Astronaut는 미국과 서구권에서 사용하는 용어이며, cosmonaut는 러시아에서 사용하는 용어다. 의미의 차이는 거의 없지만, 냉전 시대부터 이어진 정치적·문화적 자존심이 용어를 나누어 놓았다. 같은 우주를 향해 나아가면서도 이름은 다르게 불리는 현실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br>시적인 언어가 가득한『궤도』는 나에겐 쉽지 않은 소설이었다. 사건도 적고, 문장은 시적이며, 마지막 장을 넘겨도&nbsp;많은 여백을 남겼다. 그러나 이 작품은 우주라는 공간을 통해 인간 존재와 지구의 의미를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br>이 소설은 화려한 모험담이 아니라, 고요한 사유의 기록이다. 우주정거장에서 내려다본 지구는 아름답지만 동시에 불완전하고, 인간은 작지만 생각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br>『궤도』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가장 조용한 이야기이며, 가장 사색적인 소설이었다. 하루 16번의 일출과 일몰처럼, 이 책 또한 반복해서 곱씹을수록 다른 빛깔로 읽히는 소설이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599/6/cover150/k21203076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5990683</link></image></item><item><author>Ganesa</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가공범 - [가공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045208</link><pubDate>Sun, 25 Jan 2026 20: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318159/1704520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030698&TPaperId=1704520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786/80/coveroff/k472030698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030698&TPaperId=1704520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가공범</a><br/>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5년 07월<br/></td></tr></table><br/>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가공범』은 제목부터 독자를 함정에 빠뜨린다.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때 나는 ‘가공(加工)’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인위적으로 조작된 범죄, 혹은 새로운 형태의 범죄를 의미하는 이야기일 것이라 막연히 짐작했다. 그러나 소설을 읽어가며 알게 된 ‘가공범’의 진짜 의미는 ‘架空’, 즉 실체가 없는 범인이었다. 이 차이를 깨닫는 순간, 이 작품이 단순한 미스터리가 아니라 인간과 사회의 심리를 파고드는 이야기라는 사실이 선명해졌다.  &nbsp;  도쿄의 고급 주택가에서 현역 도의원 도도 야스유키와 전직 배우인 그의 아내 에리코가 화재 현장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다. 두 사람 모두 목이 졸린 흔적이 있었고, 방화로 위장된 살인사건이라는 정황이 드러난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인 만큼 경시청 형사 고다이 쓰토무와 지방 경찰서의 베테랑 형사 야마오 요스케가 한 조를 이루어 수사를 맡게 된다.  &nbsp;  수사는 피해자의 사라진 태블릿과 의문의 이메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범인을 자처하는 인물은 사건 현장의 내부 정보까지 알고 있으며, 피해자의 딸에게 금전을 요구한다. 경찰 내부와 연결된 흔적까지 드러나면서 사건은 점점 복잡해진다. 그리고 수사 과정에서 고다이는 함께 일하던 야마오 형사의 언행에서 미묘한 어긋남을 감지하게 된다.  &nbsp;  이 소설에서 흥미로운 점은 범인을 찾는 과정이 곧 ‘누가 진실을 감당할 수 있는가’를 묻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소설은 단순히 범죄의 트릭을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40여 년 전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과거를 드러낸다.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은 모두 한 사건의 진실을 각자의 방식으로 숨기고 왜곡해왔다.  &nbsp;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소설에서도 미스터리 소설의 클리셰를 비튼다. 범인이 드러난 뒤에도 이야기는 쉽게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이후부터가 진짜 질문의 시작이다. 왜 그는 범인이 되기를 선택했는가, 그리고 왜 경찰은 ‘가공의 범인’을 필요로 했는가라는 문제를 던진다.  &nbsp;  반면, 주인공 고다이 쓰토무는 기존의 히가시노 작품에 등장하는 천재형 탐정과는 다르다. 가가 형사나 유가와 교수처럼 번뜩이는 두뇌로 사건을 해결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발로 뛰며 기록을 확인하고 사람들의 말을 천천히 모아간다. 그의 수사는 느리지만 성실하고, 그 태도는 오히려 현실적인 형사의 모습에 가깝다. 이 점이 『가공범』을 더욱 묵직하게 만든다.  &nbsp;  특히 고다이가 탐문 수사 중 한 대사가 인상 깊었다. “살인사건이 일어났다고 해서 반드시 범인과 피해자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100쪽)”라는 말이었다. 이 문장은 『가공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사건의 원인은 단순한 개인적 원한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인 침묵과 은폐, 그리고 사회적 체면과 권력이 만들어낸 구조 속에 있었다.  &nbsp;  『가공범』은 범죄소설의 형식을 빌려 인간의 비겁함과 연약함을 보여준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언제나 정의로 이어지지 않는 세계에서, 사람들은 때로 ‘없는 범인’을 만들어 스스로를 보호한다. 그 선택은 누군가에게는 희생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구원이 된다.  &nbsp;  이 소설을 읽고 나면 범인이 누구였는가 보다 더 오래 남는 질문이 있다. 우리는 진실을 알고도 외면한 적이 없는가, 그리고 사회는 얼마나 자주 ‘가공의 범인’을 만들어 불편한 진실을 덮어왔는가 하는 질문이다. 『가공범』은 범인을 맞히는 재미보다, 범인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던 구조를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786/80/cover150/k472030698_3.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7868003</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