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6년만이다. 너무나도 즐겁고 신나게 [명태]와 [와그라노]를 들었던 때로부터. 그동안 난 결혼을 했고 이사를 했으며 직장을 옮겼다. 나의 이런 개인적인 변화만큼 [물수건]에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이런 것이 음악이 묵어가는 맛일까? 강산에 음악의 가장 큰 장점은 항상 일정 수준의 퀄리티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지금 껏 발매된 그의 음반들을 모두 구매했지만 - 음...라이브 앨범은 안 산 것 같다 ^^; 한번도 실망한 적이 없다. 아마도 그건 내가 나이들어가고 변해가는만큼 그의 음악도 숙성되어가고 묵어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음악을 처음 듣기 시작하던 시절의 '산울림'과 '동물원'은 이제는 기억이고 추억이다. 하지만 '강산에'의 음악은 나에게 있어서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다. 내가 나이 들어가는 것 만큼 그의 음악도 익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꼭 한번 사막에 가보리라 마음 먹고 있었는데 하나 더 추가해야 겠다. 정말로 깜짝 놀라게 될지 궁금하다.
머리가 지끈 아프다. 소설을 읽으며 자신을 글 속에 몰입시키면 한없이 꿀꿀한 느낌을 받을 것만 같아 무던히도 자신을 타자화 시키려 노력을 했더니 머리가 아프다. 꿀꿀한 젊음만이 의미있는 삶이라고 여겼던 20대의 어느날 이 소설을 만났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마도 나의 삶은 지금과 많이 달라져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 그 시절의 울적함은 하루끼만으로도 족하다. 이제는 세상에 적당히 길들여진 나에게 [뉴욕 삼부작]은 매우 불쾌한 경험일 수도 있다. 세상은 살기 좋은 곳이라고 인생은 꿈과 희망이 가득찬 것이라고 떠드는 나에게 매우 불쾌한 경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 나에게 다가온 정체모를 불안감에 대한 예방제로서의 효과를 생각해본다. 폴 오스터의 멋진 문체보다도 80년대 뉴요커들의 우울함 보다도 나에게 더 크게 다가온 메시지는 바로 그것이다. 어쩌면 삶은 좌우로 흔들리는 진자의 추처럼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열하일기의 재발견]은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대한 현대적 해석을 가미한 평서이다. 단, 다른 평서와 다른 점이 있다면 한 명에 의한 평이 아닌 다양한 필진에 의한 평이 수록되었다는 점이다. 또 열하일기 전체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글쓴 이가 임의로-사실 임의로 선택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선택한 [열하일기]의 일부분과 현대에서 이를 어떻게 바라 볼 수 있는지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사실 나는 우리 고전에 대해 약간의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일단 대부분 한문으로 만들어져 있고 언문본이 있다고 한들 현재의 글과는 너무도 달라서 마치 영어 원서를 읽는 것과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한문을 공부해야 한다는...^^ [열하일기의 재발견]은 이런 나에게 한국 고전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것과 그 속에서 현대적인 의미를 반추해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려주었다. - 특히 [환유기]에 대한 글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다만 책의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너무 다양한 필자가 글을 쓰다 보니 글의 논조와 형식이 너무 다양하여 산만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들에게 한국의 고전을 읽어볼 수 있는 용기를 주기에 이 만한 책이 없는 것 같다. 오늘 도서관에 [열하일기]를 빌리러 갈 예정이다.
인터넷 만화의 문법은 기존 출판만화의 문법과는 상당히 다르다. 일단 기존의 만화는 프레임을 만들고 그 안에서 여러가지 구도를 사용하는 반면 인터넷 만화는 스크롤이라는 특성을 반영해 별도의 프레임을 갖지 않고 표현을 한다. 때문에 인터넷 만화를 책을 출판할 경우 읽기가 상당히 불편할 거라 생각을 했다. 책을 받아본 결과 나의 생각이 매우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4컷 만화처럼 오히려 편안하게 읽을 수가 있었다. 탐구생활은 웹에 연재했던 내용을 출판한만큼 일부 내용은 이미 읽은 내용이긴 했지만 우리 마눌님이 너무나 좋아하는 관계로 책으로 구매하게 되었다. - 전체적으로 매우 만족스럽다. 중간중간 나오는 작가의 멋진 언어 유희는 이 책의 가장 큰 묘미이다. 필요에 따라 현실 생활에서도 열심히 사용해봐야 겠다.
트라이콘의 성공사례를 블렌차드의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는 책. [겅호],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열정으로 가슴 뛰게 하라]와 같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기대하고 책을 잡는다면 실망하기 쉽다. 기업의 경영을 위해 제시하는 4가지 내용과 사례는 사실 그다지 새롭지도 신선하지도 않다. 다만 경영 특히 인사관련 분야의 원칙에 대한 재확인은 나름 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