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기별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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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김훈의 글은 현학적이다. 그래서 아내는 그의 글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의 글을 좋아한다. 어려운 표현 때문에 그의 글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글에는 언제나 진지한 고민이 있다. 그래서 나는 그의 글을 좋아한다.

[바다의 기별]을 읽다가 눈에 쏙 들어온 문장이 있다.

" 동어반복에 갇히면 우리는 거기서 평생 헤어나지를 못하고, 우리 인식의 영역을 넓혀나갈 길이 없는 것이죠. 이것이 말을 다루는 자가 말 앞에서 느끼는 고민입니다." 김훈 - 말과 사물 中에서

글이나 음악이나 영화나 예술과 관계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동어반복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시시껄렁한 블로그를 쓰는 나도 동어반복에 대해 고민을 했다.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해본 적이 없다. 그리 길지 않은 문장이지만 나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 주었다.

동어반복은 우리 삶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뛰어넘을 고민을 하지 못한다면 거기서 평생 헤어나지 못할테지.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거 같다. 저마다의 방법이 있을테니 누구의 방법이 최고인지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할 것 같다. 정답도 없는 것 같구. 중요한 것은 인식과 삶에서의 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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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생각의 출현 - 대칭, 대칭의 붕괴에서 의식까지
박문호 지음 / 휴머니스트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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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가을 후쿠오카 신이치의 [생물과 무생물 사이]를 읽었던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흔히 자연과학이라고 하면 매우 딱딱하고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책은 그런 나의 생각을 여지없이 깨뜨렸다.

박문호가 쓴 [뇌 생각의 출현]을 읽으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다. 물론 이 책은 [생물과 무생물 사이]보다 훨씬 어려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인문, 경제분야의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소화시킬 능력이 없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솔직히 내가 이 책의 내용가 가운데 1%라도 제대로 이해했는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복잡한 이론들 뒤에 숨겨진 의미들을 알려줌으로써 독자의 시선을 붙잡는다. 빅뱅에서 시작해서 세포들의 진화를 거쳐 뇌가 만들어지고 의식이 출현하기까지 자세한 설명 속에 나같은 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툭툭 던져 놓는다.

예를 들어 파페츠 회로라는 우리 뇌 속의 복잡한 구조를 통해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 왜 기억력이 좋은 지에 대해 생리학적으로 설명을 한다. 물론 나는 이 이론을 이해하거나 분석하고 판별한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탄탄한 검증시스템을 갖고 있는 과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론인 만큼 충분한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책이 쓰여진 배경에는 저자의 독서에 대한 생각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저자는 백북스라는 독서학습공동체를 이끌며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균형잡힌 독서를 요구한다. 자기계발 서적에만 목을 매는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의미있는 이야기다.

[뇌 생각의 출현] 곁에 두고 틈틈히 다시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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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챔피언 (특별보급판) - 세계시장을 제패한 숨은 1등 기업의 비밀
헤르만 지몬 지음, 이미옥 옮김, 유필화 감수 / 흐름출판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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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만 지몬의 [히든 챔피언]은 톰 피터스의 [초우량 기업의 조건]이나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처럼 성공하는 기업을 분석해 낸 책이다. 하지만 [히든 챔피언]은 기존의 경영학 책들과는 조금 다른 지점에서 기업의 성공을 이야기하고 있다. 기존의 책들이 누구나 아는 대기업의 성공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면 이 책은 숨겨진 챔피언들의 성공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다. 때문에 책 속에 언급하고 있는 기업들의 대부분 너무도 생소한 기업들이다.


저자가 이러한 책을 쓸 수 있었던 것에는 독일 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대기업 중심이 아닌 중소기업의 힘으로 운영되고 있는 독일 경제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히든 챔피언]이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와 비교되는 것은 방대한 데이터로부터 얻어진 결과들을 기술하고 있으며 경영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목표, 혁신, 고객, 직원(기업문화), 리더십, 자금조달, 전략 개발 등의 내용을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내용들이 엉성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잘 짜여진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것처럼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다.

독일처럼 수출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몇몇의 대기업에 경제구조 전반을 의지하는 우리에게 도움이 될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기억에 남는 한 줄:
"전략은 끊임없이 법칙을 찾는다. 어제의 성공 스토리를 연구하여 이를 모방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잘못된 길로 접어드는 것으로써 비록 히든 챔피언들을 기본으로 삼는다 해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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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너마저 - 1집 보편적인 노래
브로콜리 너마저 노래 / 루오바뮤직(Luova Music)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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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가수에게 정확한 음정과 박자는 중요하지 않다. 대중가수에게 생명은 음색이다. 이소라, W&Whale의 고래양, 러브홀릭의 지선이 내가 좋아하는 음색을 지닌 가수들이다. 그런 내 명단에 새롭게 한 명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브로콜리 너마저'의 계피가 그녀다.

'앵콜요청금지'나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에서 빛나는 그녀의 목소리는 평범한 인디밴드를 2008년 가장 빛나는 음반 가운데 하나를 만들어낸 밴드로 만들었다. 물론 그녀의 목소리만으로 브로콜리 너마저의 음악을 정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좋은 멜로디와 공감할 수 있는 가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노래가 되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브로콜리 너마저의 음악은 좋은 노래와 매력적인 목소리가 조화롭게 어울린 결과물이다.

브로콜리 너마저는 [보편적인 노래]라는 첫 정규음반을 만들고 갑자기 무기한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게다가 계피가 팀을 탈퇴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준비중인 [잔인한 사월]이라는 데모처럼 잔인한 4월이 되지 않도록 멋진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밴드의 음악감독인 덕원은 건재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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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2 정진홍의 인문경영 시리즈 2
정진홍 지음 / 21세기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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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의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끝없는 동어반복을 해대던 경영분야에는 새로운 피가 필요했고 인문학이 그 역할을 했다. 본격적인 '통섭'이 시작되었다.

일단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2]는 재미있는 책이다. 다양한 분야에 박식한 저자의 지식과 매끈한 글쓰기 덕분에 독자들은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정관정요]와 [갈리아 전쟁기]같은 고전에서 부터 [생각의 탄생]이나 [부의 미래]같은 최신 트렌드까지 전방위적으로 접근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인문학적 논의들이 어떤 부분에서 경영으로 연결되는지 잘 모르겠다. 물론 기업의 경영도 인생의 한 부분이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할 수 는 없다. 그렇더라도 책에 있는 인문학적 소양이 어떻게 경영에 연결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지는 않는다.

인문의 숲에 경영은 없지만 인생의 지혜는 있다.

기억에 남는 한 줄:
"이제는 메모리칩 10개만 있으면 책 220만 권의 내용을 담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220만 권을 호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것을 기뻐할 일이 아니라 문제는 단 한 두 권이라도 그 내용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내게 있는가 하는 것이다. 세상에 널려 흔하게 손에 잡히는 지식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그 지식을 나의 것으로 내면화하고 목록화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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