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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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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쉽게 읽혔지만 읽는 내내 불쾌한 감정을 떨칠 수 없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처음부터 끝까지 '남성'의 관점에서 쓰여졌기 때문이기도 한데, 이 책에서 남자와 여자를 바라보는 관점을 키워드로 정리해 보자면 남자-기득권, 보수, 힘, 성적 우위, 여성의 성을 소비, 사회를 움직이는 주요 세력이며 여자-된장, 무뇌, 충동적, 진보, 성적 착취의 대상, 명품, 허세로 나타낼 수 있다. 

  '독'하게 쓰여졌으니 불쾌한 건 불쾌한 거고, 하나의 음모론으로 239쪽 짜리 소설을 써냈으니 대단한 건 대단한 거다. 3인칭 시점의 서술과 인터뷰 녹취록 등이 번갈아 등장하며 소설이 진행되는데, 가독성이 굉장하다. 처음 작가가 팀-알렙을 통해 내세운 음모론에만 동의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후루룩 읽을 수 있다. 작가가 내세운 음모가 무엇인가 하니, 나라를 움직일 만큼 재력과 정치력이 대단한 노인 한 사람이 지금의 이 시국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바, 팀-알렙을 고용하여 눈에 거슬리는 가시들을 하나하나 차례로 (음모가 드러나지 않게) 소멸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인물 구도 자체도 철저히 사용자와 돈을 받고 이를 행하는 고용인으로 나뉘어 있다. (고용인이 언제나 그렇듯, 쓸모가 없어지면 용도폐기되고 만다.)


  그런데 이 음모를 수행하기 위해 팀-알렙이 수행한 이런저런 일들이 과연 진짜 그럴 수 있을까 생각하면 작가의 상상이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댓글로 여론을 조작하는 것. 실제로 있어 왔던 일이고 지금도 인터넷 상에서 행해지는 일들이다. 그런데 소설에서 그 대상들은 (노인의 눈에가시) 멍청하기 짝이 없다. 여자들이 주로 모인 진보 성향의 카페들이 팀-알렙의 조작으로 사라지는 건 그렇다 치자. 그런데 진보 성향의 언론이, 한 기자가 잘못 쓴 기사로 인해 좌지우지 되는 건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 게 아닌가 싶었다. 게다가 기자가 그 기사를 쓰도록 하는 게 노인과 팀-알렙의 계획이었음을 나는 이야기의 중반부터 짐작할 수 있었고, 그렇게 끝나지만 않기를 빌었지만 이야기는 그렇게 맥없이 끝나버리고 만다.


  어떻게 보면 보수는 어떤 공격에도 당하지 않을 만큼 늘 공고해지기만 하니까, 진보라는 세력이 얼마나 허당이고 누군가의 음모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게 당연할 수 있다. 또 이걸 현실에 대한 반어라고 읽으라면 그렇게 읽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10대와 20대가, 팀-알렙에 속한 인물 하나하나가, 이 사건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임상진이라는 인물이 그렇게 속없는 표면적 인물들이기만 하니까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고민과 고뇌란 없고 음모를 위한 음모를 수행하기 위해 꼭두각시처럼 세워져 있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음모를 수행하고 또 음모를 다루는 사람이 좀 더 깊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지금처럼 결말이 날 수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도 많이 남았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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