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뚱랑의 서재 (책읽는뚱람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175182</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Fri, 18 Sep 2026 23:46:52 +0900</lastBuildDate><image><title>책읽는뚱람</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461751821987052.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46175182</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책읽는뚱람</description></image><item><author>책읽는뚱람</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지도를 펼치는 순간, 미스터리가 시작된다. - [이상한 지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175182/17519474</link><pubDate>Wed, 16 Sep 2026 10:2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175182/1751947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0043&TPaperId=175194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65/82/coveroff/k12213004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0043&TPaperId=1751947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상한 지도</a><br/>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6년 08월<br/></td></tr></table><br/>『이상한 집』과 『이상한 그림』을 따라 읽어 온 우케쓰의 팬이라면 이번 신작 역시 기다렸을 것이다. 『이상한 집』에는 집의 평면도가, 『이상한 그림』에는 기묘한 그림들이 중요한 단서로 등장했다면, 이번 『이상한 지도』에서는 제목 그대로 ‘지도’가 이야기의 중심에 놓인다.<br>책 곳곳에는 지도와 표식, 메모를 비롯한 다양한 그림이 등장한다. 특히 이 책에서 지도는 단순히 내용을 보충하는 삽화에 머무르지 않는다.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이야기 속 단서와 연결하다 보면 처음에는 아무 의미 없어 보였던 장소와 표시가 조금씩 다른 의미를 갖기 시작한다. 이야기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독자 역시 직접 지도를 살피며 진실을 추적하게 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br>간혹 소설에 그림이나 사진이 많이 들어가면 이야기의 흐름이 끊기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오히려 시각 자료가 몰입을 돕는다. 글로만 설명했다면 머릿속에 그리기 어려웠을 지형과 공간의 관계를 바로 확인할 수 있고, 한 번 지나쳤던 지도를 다시 펼쳐 보며 새로운 단서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작가가 보여 주는 것과 감추는 것을 따라가며 퍼즐을 하나씩 맞추는 듯한 독서 경험이었다.<br>이야기는 취업 준비생 구리하라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말주변이 없어 면접에서 번번이 어려움을 겪던 그는 어느 날 여동생으로부터 아버지가 전할 이야기가 있으니 본가로 오라는 연락을 받는다.<br>아버지가 꺼낸 이야기는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집에 관한 것이었다. 일찍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게 외할머니 이야기를 거의 듣지 못했던 구리하라는 그 집에 특별한 애착도 없었기에 처분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다만 집을 정리하기 전에 한 번 가 보고 싶다고 말하고, 아버지와 함께 외할머니가 살았던 곳을 방문한다.<br>그곳에서 구리하라는 기묘한 지도를 발견한다. 처음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림에 불과했던 지도에는 이상한 표식과 단서가 숨어 있었고, 그는 점차 그 지도에 담긴 의미와 외할머니의 죽음 사이에 무언가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그렇게 한 장의 지도에서 시작된 의문은 외할머니가 남긴 비밀을 추적하는 이야기로 뻗어 나간다.<br>책을 펼친 뒤에는 거의 막힘없이 마지막까지 읽었다. 추리소설이나 괴담을 읽을 때는 머릿속으로 상황을 상상하는 재미가 크지만, 지형이나 건물의 구조가 복잡하게 등장하면 설명을 따라가기 어려울 때도 있다. 『이상한 지도』는 그런 부분을 시각 자료로 보완하면서도 정답을 바로 보여 주지는 않는다. 독자가 직접 지도 위의 길을 따라가고, 앞에서 본 장면을 다시 떠올리며 의미를 추측하게 만든다.<br>특히 처음 보았을 때는 대수롭지 않았던 정보가 뒤에서 새로운 사실과 연결되는 순간이 재미있었다. ‘왜 이런 지도를 그렸을까?’, ‘이 표시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고 자연스럽게 의심하다 보면 어느새 작가가 만들어 놓은 미스터리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게 된다. 지도 한 장이 이야기를 설명하는 도구이면서 동시에 독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장치가 된다는 점도 우케쓰 작품다운 매력이었다.<br>『이상한 집』과 『이상한 그림』을 모두 읽을 만큼 작가의 독특한 이야기 방식을 좋아하는데, 이번 작품도 기대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평범해 보이는 이미지 속에서 이상한 점 하나를 찾아내고, 그 작은 의문을 점점 커다란 비밀로 확장하는 방식은 여전히 흥미롭다.<br>무엇보다 『이상한 지도』는 단순히 ‘지도가 들어 있는 추리소설’이 아니었다. 독자가 지도를 직접 읽고 해석하는 과정 자체가 추리의 일부가 된다. 그래서 책을 읽었다기보다 작가가 만들어 놓은 지도 위를 직접 걸으며 사건을 따라간 듯한 기분이 남았다.<br>전작의 평면도와 그림을 들여다보며 숨겨진 단서를 찾는 재미를 좋아했다면, 이번에는 한 장의 지도에서 시작된 기묘한 미스터리를 따라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65/82/cover150/k12213004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658253</link></image></item><item><author>책읽는뚱람</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나만 힘들고 아플 것 같을 때 - [정신 나간 세상에서 아픈 사람들 -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정신과 의사의 생존 가이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175182/17516026</link><pubDate>Mon, 14 Sep 2026 17:1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175182/1751602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42130251&TPaperId=1751602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4/17/coveroff/k342130251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42130251&TPaperId=1751602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정신 나간 세상에서 아픈 사람들 -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정신과 의사의 생존 가이드</a><br/>조애나 치크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6년 08월<br/></td></tr></table><br/>세상은 시끄럽고 빠르게 변한다. 가끔은 그 속도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만 힘들고, 나만 지쳐 있고, 나만 뒤처진 것 같은 기분에 빠질 때도 있다. 끊이지 않는 뉴스에 고통받는 것도, 나를 둘러싼 부조리와 불합리함을 견디지 못하는 것도 나뿐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다 보면 결국 문제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게 된다. 내가 유난스러운 건 아닐까, 내가 조금 더 강해져야 하는 건 아닐까.그런 생각에 파묻혀 있을 때 『정신 나간 세상에서 아픈 사람들』을 만났다.이 책은 우리가 겪는 정신적 고통이 반드시 개인의 결함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오히려 망가진 환경에서 느끼는 불안과 우울, 분노와 슬픔은 위험을 감지하고 울리는 빨간불일 수 있다. 불평등과 차별, 끊임없는 경쟁, 휴식을 허락하지 않는 문화 속에서 살아가면서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않는 것이 과연 더 자연스러운 일일까.<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그래서 저자는 정신 건강을 개인의 영역에만 가두지 않는다. 몸과 마음을 돌보는 것에서 출발해 나와 타인의 관계를 살피고, 더 나아가 우리가 속한 공동체와 사회의 구조까지 바라본다. 개인의 병리학적 증상을 알아내고 약으로 해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렇게 병든 사회가 계속되면 병든 사람은 계속 늘어난다. 이런 시선은 정신적인 괴로움을 개인의 나약함이나 병리적인 증상으로 해석하는 것에서 벗어나게 해준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책은 모두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부분에서는 감정이 왜 발생하는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역사적 환경이 몸과 마음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를 살펴본다. 중반 이후에는 자기 연민과 감정 조절, 생각에 휩쓸리지 않는 방법, 행동을 변화시키는 방법처럼 당장 자신의 삶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마지막에는 다시 타인과의 관계와 공동체의 회복으로 시야를 넓힌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그중 2장과 마지막 10장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타인과 연결되고 공동체와 함께 치유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처음에는 솔직히 크게 와닿지 않았다. 타인을 돌보기는커녕 나 자신을 돌볼 힘조차 부족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람과 관계를 맺는 일도,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계속 관심을 가지는 것도 모두 피곤하게만 느껴졌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어쩌면 그래서 저자가 이 책을 반드시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때그때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찾아 읽는 것도 이 책을 활용하는 하나의 방법처럼 느껴졌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나에게는 특히 7장 ‘머릿속에서 빠져나오는 법’이 그랬다. 여러 번 다시 펼쳐 읽은 장이기도 하다. 나는 감정을 밖으로 쉽게 표출하는 편이 아니다. 불편한 일이 생기면 말하거나 행동하기보다 계속 머릿속에서 되짚으며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지나간 일도 반복해서 떠올리고, 생각은 흘러가지 못한 채 한곳에 고인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이 장을 읽으면서 생각에 계속 매달리는 것이 반드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아니라는 사실을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살펴보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곧바로 사실이라고 믿기보다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는 방법도 필요했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이 오히려 나를 더 깊은 생각 속으로 밀어 넣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한 부분이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책을 읽기 전에는 정신건강을 주로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증상을 발견하고 진단을 받은 뒤 적절한 치료를 통해 해결해 나가는 것이라고 여겼다. 물론 개인에게 필요한 치료와 도움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 책은 거기에서 질문을 한 단계 더 확장한다. 계속해서 사람을 병들게 하는 사회에서 아픈 개인만을 치료하면 충분한가?<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개인에서 시작해 타인과의 관계, 공동체의 회복까지 이야기하는 이 책의 주장을 모두 쉽게 받아들이지는 못했다. 여전히 나 하나를 돌보기도 힘든 순간에는 ‘함께 치유해야 한다’는 말이 버겁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고통이 있다는 사실에는 공감하게 되었다. 내가 느끼는 괴로움이 오롯이 나의 부족함 때문만은 아니며, 내가 살아가는 환경과 관계 역시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우울하거나 불안하고, 세상을 보며 화가 나는 감정을 무조건 제거해야 할 문제로만 여기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닐까. 때로는 그 감정이 내가 지금 무엇을 견디기 어려워하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알려주는 신호일 수도 있다.병든 사회가 계속된다면 아픈 사람도 계속 생겨날 것이다. 그렇기에 정신건강을 돌본다는 것은 단순히 개인이 세상에 더 잘 적응하도록 만드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고 싶은지를 고민하는 일과도 연결되어 있는지 모른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결국 이 책이 내게 남긴 것은 ‘어떻게 하면 덜 아플 수 있을까’라는 질문만은 아니었다.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바라보고, 나 자신을 지키면서도 타인과 함께 조금 덜 아픈 환경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아픈 사람에게 끊임없이 강해지라고 요구하기 전에, 먼저 그 사람을 아프게 만든 세상은 괜찮은지 물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4/17/cover150/k342130251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941783</link></image></item><item><author>책읽는뚱람</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과학은 정말 옳은 것인가? - [과학적으로 옳다는 착각 - 누가 왜 가짜 과학을 만들고 퍼뜨리고 악용하는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175182/17507349</link><pubDate>Thu, 10 Sep 2026 15: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175182/1750734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32130443&TPaperId=1750734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1/96/coveroff/k63213044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32130443&TPaperId=1750734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과학적으로 옳다는 착각 - 누가 왜 가짜 과학을 만들고 퍼뜨리고 악용하는가</a><br/>지바 사토시 지음, 김종현 옮김 / 부키 / 2026년 08월<br/></td></tr></table><br/>‘과학적으로 검증되었다’는 말은 곧 진실을 의미할까? 과학의 세계에서 옳다고 여겨지는 것은 오직 객관적인 논리와 증거만으로 만들어진 결과일까?<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며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에 놀랄 때가 많다. 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기술이 어느 순간 현실에 등장한다. 하지만 새로운 과학적 사실이나 연구 결과를 접할 때면 문득 ‘이게 정말 맞는 이야기일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특히 당장 체감하기 어렵거나 내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분야라면 무엇이 정확한 정보이고 무엇을 신뢰해야 하는지 판단하기가 더 어렵다. 그렇다면 새로운 과학 지식이 세상에 나왔을 때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그것의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할까?<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이 책은 우리가 과거에 ‘과학적으로 옳다’고 믿었던 주장들이 사실은 정치적 이해관계와 사회적 분위기, 문화적 가치관, 개인의 신념 등에 의해 왜곡될 수 있었음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백신 반대 운동과 리센코주의, 우생학, 진화론을 둘러싼 종교와 과학의 갈등 등 여러 사례를 따라가다 보면 과학적 사실이 어떻게 훼손되고 때로는 유사과학이 과학의 얼굴을 하고 등장하는지 알 수 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과학적 사실’과 그것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인간의 ‘가치 판단’이 생각보다 쉽게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과학은 객관적인 증거와 검증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그 연구를 수행하고 해석하고 사회에 전달하는 주체는 결국 인간이다. 무엇을 연구할 것인지 선택하는 일부터 어떤 결과를 중요하게 받아들일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까지 사회적 가치와 인간의 판단이 개입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내가 그 시대에 살았다면 과연 같은 오류를 피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 전체가 하나의 주장을 사실이라고 믿고 있을 때 혼자서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알아챌 수 있을까. 설령 의심한다고 해도 다수의 사람 앞에서 틀렸다고 말할 수 있을까. 과학의 역사를 돌아보면 새로운 이론이 받아들여지는 과정에도 지식만이 아니라 기존의 신념과 권위, 사회적 환경 등 수많은 요소가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특히 객관성과 이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길 것 같은 과학의 세계에서도 인간의 감정이나 신념, 권력이 과학의 방향을 왜곡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우생학처럼 당시에는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정당성을 얻었지만 훗날 심각한 오류와 폭력을 낳은 사례를 보면, ‘과학적’이라는 단어 자체가 언제나 옳음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이 문제는 과거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SNS와 동영상 플랫폼이 발달한 지금은 그럴듯한 전문 용어나 통계, 그래프 몇 개만으로도 잘못된 정보가 과학적 사실처럼 빠르게 퍼질 수 있다. 내가 믿고 싶은 주장만 골라 받아들이거나, 자신의 신념과 맞지 않는 연구 결과를 무조건 불신하는 태도 역시 과학을 왜곡하는 또 다른 방식일 수 있다. 정보가 많아졌다고 해서 우리가 진실에 더 가까워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저자는 결국 과학 자체를 의심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는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쉽게 확신하는 태도를 경계하라고 이야기한다. 과학을 바라보는 나 역시 가치 판단을 하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내가 무엇을 믿고 싶어 하는지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하나의 연구 결과를 절대적인 진실처럼 받아들이기보다 어떤 근거와 검증을 거쳤는지, 반론과 수정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지를 살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책을 읽고 나니 과학을 신뢰한다는 것과 과학을 무조건 믿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의 강점은 한 번 정해진 답을 끝까지 지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증거가 나타났을 때 기존의 결론을 수정하고 다시 검증할 수 있다는 데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과학적 사고란 무엇이든 의심하는 태도도, 권위 있는 말이라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도 아닐 것이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중요한 것은 ‘이것이 과학적으로 옳다’는 말을 들었을 때 한 번 더 질문해 보는 일이다. 무엇을 근거로 한 주장인지, 그 과정에 어떤 가치 판단이 개입되어 있는지, 반대되는 증거는 없는지를 살펴보는 것. 결국 거짓 과학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지식을 외우는 것만이 아니라, 내가 믿고 있는 ‘옳음’을 스스로 점검하는 태도인지도 모르겠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1/96/cover150/k63213044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919679</link></image></item><item><author>책읽는뚱람</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괴물의 얼굴은 계속 바뀐다 - [괴물의 탄생 - 우리가 찍은 낙인의 역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175182/17486064</link><pubDate>Tue, 01 Sep 2026 10: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175182/1748606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325073&TPaperId=1748606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24/68/coveroff/893232507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325073&TPaperId=1748606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괴물의 탄생 - 우리가 찍은 낙인의 역사</a><br/>수레카 데이비스 지음, 이영아 옮김 / 현암사 / 2026년 08월<br/></td></tr></table><br/>괴물이란 무엇일까? '괴물'이라고 하면 흔히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나 &lt;프랑켄슈타인&gt;에 등장하는 이질적인 존재를 떠올린다. 괴물은 인간과 확연히 구분되는 기괴하고 두려운 존재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인간이 괴물이라고 정의해 온 대상은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해왔다.&nbsp;<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이 책은 괴물의 역사를 따라가면서 우리가 무엇을 괴물로 정의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동시에 그 질문을 뒤집어 우리가 무엇을 인간으로 규정해 왔는지도 묻는다. 인종과 성별, 외모와 신체적 특징 등 인간이 만든 여러 기준은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만들었고, 그 경계 밖에 있는 존재에게는 '괴물'이라는 이름을 붙였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타인을 괴물로 규정하는 행위는 자신이 정상적인 인간이라는 안도감과 때로는 우월감까지 안겨 준다. 질병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다모증이 있는 여자아이를 괴물로 규정했고, 백반증이 있는 남자아이를 구경거리로 전시하기도 했다. 지금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그들은 그저 질병이나 신체적 특징을 가진 인간일 뿐이다. 결국 괴물은 반드시 기괴하거나 공포스러운 존재가 아니었다. 그 시대가 만들어 놓은 ‘정상성’의 범주에서 벗어난 존재가 괴물이 되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이러한 극단적인 ‘괴물 만들기’는 과거에만 존재했던 일일까. 책을 읽으며 오히려 지금도 형태만 달라졌을 뿐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타인의 취향과 가치관이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때로는 상대를 비하하고 깎아내림으로써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집단의 우월함을 드러낸다. 과거처럼 누군가를 실제 구경거리로 전시하지는 않더라도, 특정한 특징을 기준으로 사람을 범주 밖으로 밀어내는 일은 여전히 계속된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더 무서운 것은 ‘정상’의 기준이 결코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시대와 사회에 따라 그 경계가 달라진다면 지금은 정상의 범주 안에 있다고 믿는 나 역시 언젠가는 그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 결국 누군가를 괴물이라고 부르는 순간, 우리는 동시에 인간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결정하고 있는 셈이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책의 후반부에서 외계인과 기계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도 이러한 질문의 연장선으로 읽혔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신체 일부를 기계로 대체하는 일은 더 이상 낯선 상상만은 아니다. 그렇다면 신체의 많은 부분이 기계로 바뀐 사람은 여전히 인간일까? 어디까지를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과학기술이 인간의 가능성을 넓힐수록 오히려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은 더욱 복잡해진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괴물의 역사를 따라가면서 결국 괴물이 탄생하는 과정에는 차별과 혐오, 그리고 경계를 만드는 인간의 욕망이 자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낯선 존재를 이해하려 하기보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경계 밖으로 밀어내는 순간, 우리는 또 하나의 괴물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닐까.그래서 책을 읽은 뒤에는 ‘괴물이 누구인가’보다 다른 질문이 오래 남았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나는 누구를 괴물로 만들고 있는가.<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정상의 기준으로 누군가를 구분 짓고 있지는 않은가. 낯선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이 또 다른 혐오와 차별을 만들어 내고 있지는 않은가.<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시대가 변할 때마다 괴물의 얼굴은 계속 바뀐다. 어쩌면 변하지 않는 것은 괴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경계를 긋고 그 바깥에 누군가를 세우려는 인간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24/68/cover150/893232507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246807</link></image></item><item><author>책읽는뚱람</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한국 사회에 숨어 있는 신을 찾아서 - [숨은신 - 전래된 한국의 미의식]</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175182/17483210</link><pubDate>Mon, 31 Aug 2026 15: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175182/1748321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02130922&TPaperId=1748321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99/1/coveroff/k90213092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02130922&TPaperId=1748321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숨은신 - 전래된 한국의 미의식</a><br/>강병우 외 지음 / 히스테리안 / 2026년 07월<br/></td></tr></table><br/>샤머니즘, 오컬트, 무속, 신, 종교와 같은 소재들이 다양한 콘텐츠로 소비되면서, 한때 무겁게 여겨지거나 일부 사람들의 영역으로만 인식되던 세계가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신을 믿지 않는다는 사람이 타로를 보고, 새해가 되면 사주 풀이를 한다. 힘든 일이 반복되면 무당을 찾아가기도 하고, 누군가는 매주 절이나 성당, 교회를 찾는다.저마다 믿는 대상과 방식은 다르지만, 우리는 각자의 방법으로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나는 신이나 오컬트적인 세계를 믿는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어떤 대상을 믿고, 그 믿음에 따라 행동하는 모습에는 늘 호기심을 느낀다. 특히 한국에서는 종교뿐 아니라 무속과 민간 신앙, 오래된 풍습과 의례 등 삶의 여러 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신’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신은 어디에 존재하는 것일까?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신은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숨은 신』은 10명의 예술가와 연구자가 ‘신’이라는 한 글자에서 출발해 다섯 가지 서로 다른 의미와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종교나 무속의 신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3·1운동과 여성, 가족, 어린이 등의 이야기를 통해 신이 사라진 자리를 살펴보기도 하고, 한국 사회의 ‘한’이라는 정서와 슬픔, 애도의 방식까지 들여다본다.처음에는 ‘한국의 신’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무속이나 오컬트적인 이야기를 떠올렸다. 하지만 책이 보여주는 신의 모습은 예상보다 훨씬 넓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한국이라는 사회의 특수성 속에 숨어 있는 신의 흔적을 찾아가다 보면, 결국 신을 통해 한국 사회의 구조와 역사를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시간이 흐르면서 신의 자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과거에는 신의 영역에 속했던 것이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 역사와 사회, 예술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신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문화와 감정에도 오랜 시간 축적된 믿음과 역사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예상했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는 장도 많았다. 오히려 그래서 흥미로웠다. ‘신’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따라갔을 뿐인데 한국의 역사와 사회, 문화의 여러 이면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었다. 결코 쉬운 책은 아니다. 낯선 개념과 복잡한 사유 때문에 난해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고, 한 번 읽는 것만으로는 충분히 이해하기 어려운 글도 있었다.그럼에도 이런 복잡한 사유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내가 가지고 있던 몇몇 고정된 이미지를 깨뜨릴 수 있었다. 신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의 문제를 넘어, 인간은 무엇을 믿으며 살아왔고 그 믿음은 사회와 문화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어쩌면 『숨은 신』이 찾고 있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신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곳곳에 여전히 남아 있는 ‘믿음의 흔적’인지도 모르겠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99/1/cover150/k90213092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990110</link></image></item><item><author>책읽는뚱람</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기억을 바꾸면 나는 여전히 나일까 - [기억을 바꾸는 법 - 기억 조작의 최전선, 과거를 바꾸려는 한 신경과학자의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175182/17444621</link><pubDate>Tue, 11 Aug 2026 15: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175182/1744462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72130712&TPaperId=1744462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28/14/coveroff/k97213071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72130712&TPaperId=1744462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기억을 바꾸는 법 - 기억 조작의 최전선, 과거를 바꾸려는 한 신경과학자의 이야기</a><br/>스티브 라미레스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6년 07월<br/></td></tr></table><br/>AI의 발전과 함께 더욱 주목받는 분야는 뇌과학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과학 기술, 의학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음에도 여전히 인간의 뇌에 대해 밝혀진 것은 많지 않다. 우리의 기억은 어디에, 어떻게 저장되어 있을까? 이 비밀을 알아낸다면 언젠가는 기억을 지우거나 다른 사람에게 이식하는 일도 가능하지 않을까. 자연스럽게 SF적인 상상을 해보게 된다.<br>이 책의 소개를 처음 읽었을 때도 '이게 정말 현실에서 가능한 이야기 인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기억을 바꿀 수 있다니, 영화나 소설에서나 보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br>이 책은 신경과학자 스티브 라미레스가 동료 연구자 쉬 류와 함께 기억을 연구했던 여정을 담은 책이다. 두 사람은 2012년 쥐의 뇌에서 특정 기억과 관련된 신경세포를 찾아내고, 공포 기억을 인위적으로 되살리는 실험에 성공했다.&nbsp;<br>책의 1부에서는 이러한 연구가 가능하기까지 이어져 온 신경과학의 발전과 두 사람의 연구 과정을 다루고, 2부에서는 기억이 우리의 삶과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야기한다.<br>'신경과학, 기억, 연구'라는 키워드만 보고 정통 과학서를 예상했다면 조금 당황할 수도 있다.&nbsp; 과학 기술에 대한 설명만큼이나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연구 과정이 책 전반에 깊숙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료 과학자 쉬 류를 향한 신뢰와 존경, 두 사람의 우정이 인상 깊었는데 그들의 연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연구실의 에피소드를 따라 가다 보니 내가 대학원생이 된 듯한 묘한 간접 경험을 하는 재미도 있었다.&nbsp;<br>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이 책에서 ‘기억’은 단순한 연구 대상에 머물지 않는다. 기억은 우리가 누구인지 설명하는 일부이면서, 현재의 나를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저자 역시 가까운 사람의 죽음과 상실을 경험하며 자신의 기억을 다시 들여다본다. 과학자의 연구와 한 인간의 삶이 ‘기억’이라는 하나의 주제 안에서 만나는 지점이 이 책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br>신경과학의 힘으로 고통스러운 기억을 지우거나 다른 감정으로 바꿀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트라우마와 우울,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혀 온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매력적인 일일 것이다. 하지만 기억을 바꾼 뒤에도 나는 여전히 같은 사람일까?<br>책을 읽을수록 이런 질문이 반복해서 떠올랐다. 기억은 완벽하게 저장된 과거가 아니라 떠올릴 때마다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 흔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기억의 불완전함은 단순한 결함이 아니라 우리가 과거를 새롭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가능성일지도 모른다.<br>아픈 기억을 완전히 지우는 대신 새로운 감정을 덧입혀 조금 덜 아픈 기억으로 만들 수 있다면, 나도 기꺼이 내 기억을 바꾸고 싶을까.<br>아직은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28/14/cover150/k97213071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281406</link></image></item><item><author>책읽는뚱람</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여행의 이유 - [아직, 도쿄 - 개정증보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46175182/17430020</link><pubDate>Mon, 03 Aug 2026 14:1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46175182/1743002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0805&TPaperId=1743002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36/16/coveroff/k15213080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0805&TPaperId=1743002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직, 도쿄 - 개정증보판</a><br/>임진아 지음 / 유유히 / 2026년 07월<br/></td></tr></table><br/>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새로운 곳에 가 보고 싶어서이기도 했지만, 돌이켜 보면 무거운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기 위해 도피하듯 떠난 여행이 더 많았다. 평소라면 선택하지 않았던 순간들을 마주하는 것도 즐거웠고, 이방인이라는 자유 속에 몸을 던지는 것도 좋았다. 하지만 한편에는 늘 찜찜함과 묘한 불안이 남이 있었다. 현실로 돌아갈 날이 다가올수록 그 마음은 커졌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허무함이 나를 짓눌렀다.&nbsp;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하려는 효율성을 따지는 한국인의 여행 방식과도 어쩌면 맞닿아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내게 여행은 쉼표이면서도 느낌표이고, 동시에 말줄임표였다. 그러다 문득 다른 사람은 여행을 어떻게 기억하고 기록하는지 궁금해졌다. 내가 가 보지 못한 여행지의 풍경을 다른 사람의 시선을 통해 바라본다면, 여행 자체를 조금 더 오래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이 책을 펼쳤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일본에는 여러 번 다녀왔지만, 도쿄에는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다. 서울에 살면서 대도시가 주는 피로감에 자연스럽게 사람 많은 곳은 선택지에서 제외되었다. 내게 도쿄는 그저 '사람 많은 대도시'라는 인상만 있을 뿐인 이 곳을 저자는 어떻게 느꼈을까.&nbsp;이 책은 도쿄의 상점과 카페, 식당, 미술관, 박물관, 책방 등을 둘러보며 그곳에서의 시간을 기록한 여행기다. 2016년에 쓰인 책을 새롭게 개정했다. 마치 저자와 함께 걸으며 장소를 소개 받듯이 뚜벅뚜벅 걸어다니는 여행기는 빠르게 휙휙 넘어가는 것이 아닌, 시간을 들여 천천히 그 곳을 음미하게 한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저자의 솔직하고 생생한 기록은 쉽게 그 장소를 떠올리게 했다. 가 본 적도 없는 장소를 내 마음대로 상상하고 그 자리에 함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즐거웠다. 귀여운 일러스트를 보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이 곳에는 어떤 이야기가 얽혀있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겨났다. 상점에선 분명 이것저것 사느라 탕진했을 것 같고, 카페나 식당에선 나는 어떤 메뉴를 골랐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을 떠나기 전 소소한 설렘을 느낄 수 있었다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나라면 지나쳤을 장소들까지 저자의 시선을 통해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내부는 이런 분위기구나', '다음에 도쿄에 간다면 나도 한번 들러 볼까'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nbsp;즐거움만 가득찬 것이 완벽한 여행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슬프거나 울적할 때 그 공간이 주는 위로와 전환은 결코 여행을 망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었다. 유명한 장소를 많이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취향이 담긴 곳을 느껴보는 것. 그 공간이 내게 주는 느낌을 음미하는 것 또한 여행의 즐거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nbsp;유튜브와 숏폼으로 여행 정보를 빠르게 소비하는 시대지만, 텍스트와 그림으로 만난 도쿄는 오히려 더 오래 머물게 했다. 영상에서는 단 몇 분 비쳐졌을 일상이 이 책에서는 더 살아있고 내밀하게 장소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 안내서가 아니라, 한 사람이 사랑한 도시를 함께 걸어보는 경험으로 느껴졌다. 언젠가 도쿄에 가게 된다면, 이 책에서 만난 장소들을 하나씩 찾아가 보고 싶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36/16/cover150/k15213080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361645</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