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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경계를 허무는 두 자이니치의 망향가 - 재인한인 100년의 사진기록
서경식 외 지음 / 현실문화 / 2007년 2월
평점 :
사진집이라 다른 책에 비해 가격이 좀 나가서 선뜻 구입하기를 망설였던 <분단의 경계를 허무는 두 자이니치의 망향가 : 재일동포 100년의 사진기록>을 도서관에서 빌렸다. 글은 별로 많지 않고 대부분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조선인이 도일하기 시작한 초기의 사진들부터 해서 비교적 오래 되지 않은 사진들도 있다. 사진집의 특성상 모두 올컬러로 구성되어 있다. 재외동포재단에서 기획하고, 여러 저자가 함께 글을 쓴 책인데 서경식 선생님의 글도 있어서 참 마음에 들었다.
조만간 구입할 리스트에 올려뒀고,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던건 오사카에 있는 이카이노였는데 일종의 코리아타운 같은 곳인데 한국어와 일본어가 병기되어 있고 마치 명동을 보는 듯 하였다. 오사카에 재일한국인 거주지가 있는 이유는, 일제시대 혹은 그 이후에 제주도와 오사카를 연결하는 선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재일동포들 중에 제주도 출신이 많다고 한다.(오사카를 배경으로 한 재일문학에는 현월의 <그늘의 집>, <나쁜 소문>, 양석일의 <피와 뼈> 등이 있다.)
또한 이 책을 읽고 '재일교포'와 '재일동포'라는 단어의 중요한 차이점을 알수 있었다. 지금까지 나는 재일교포, 재일동포, 자이니치, 재일 디아스포라, 재일한국인, 재일조선인, 재일코리안 등의 용어를 별다른 의도 없이 혼용해 왔었다. 하지만 스스로 자발적으로 자기가 원해서 조국을 떠난 이들을 '교포'라고 부르고, 타의에 의해 강압적으로 조국을 떠난 이들은 '동포'라고 불러야 마땅하다고 한다. 우리가 재미교포를 재미동포라고 부르지 않듯이, 재일동포를 재일교포라고 불러서는 안된다고 한다. 재일동포들은 대부분 재미교포들처럼 자발적으로 스스로 떠나간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대부분 나라가 힘을 잃어버린 일제강점기 시기에 징병 또는 징용에 의해 강제적으로 고향 땅을 떠나 일본으로 끌려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재일동포 관련 책들을 읽고 리뷰를 쓰면서 재일교포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는데 앞으로는 모두 재일동포로 통일하고 원저자의 의도에 따라서 자이니치나 재일조선인 등을 혼용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