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과정의 논문 원고를 교정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몇일 째 논문과 씨름하느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워낙 가까운 사람이 부탁한 일이라 몰라라 할 수도 없는 처지여서 그러마하고는 덥석 논문을 받아들인 것이 그만...이거 장난아니게 골치아픈 일이다. 읽고 있던 책도 동작 그만, 일요일인 오늘도 논문을 펼쳐들고 있었다.

 

그런데...

옆에서 뉴스를 보던 안사람이 뜬금없이 '휘트니휘스턴이 죽었다네요??'라고 경악하듯이 말을 전해온다.

이런??  그 사람이 죽을 나이가 아닌데요??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응수했다.

 

나이가 아마 비슷하지요?

그러게.... 휘트니 휘스턴은 나와는 동갑인데...

 

동갑이라고 휘트니휘스턴과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냐 하면 절대로 그럴일은 없다. 그저 나는 그녀의 얼굴과 노래를 알지만 그녀는 나을 알지 못한다... 이것이 무명인과 유명인의 차이점이다.

 

갑작스럽게 그녀의 사망소식을 들으니 세월의 무상함이 밀려온다. 아니 유명세의 허망함이 함께 전해온다. 뉴스를 검색해보니 그동안 많은 마음고생을 해온 듯 하다. 어찌어찌하다가 약물 사용자가 되었다는 소식도 함께 써있다. 그동안 그 어떤 심리적인 고생을 해온 것일까...내가 알리는 없지만 안타까운 마음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녀가 보디가드라는 영화에 출연하여 노래를 부르며 팬들을 열광시키던 해에 나는 안사람과 그 영화를 함께봤다. 영화를 자주 보지 않지데 그 영화는 어쩌다가 보게된 것이다. 마이클 잭슨이 Beat it 으로 세계를, 그리고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을 때 나는 팝을 거의 모르면서 지냈다. 팝보다는 고전음악에 심취하고 있었던 때문이다. 팝을 좋아하지 않아서 듣지 않은 것이 아니라 고전음악을 듣다보니 팝을 들을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휘트니휘스턴의 보디가드를 보고나서는 그녀의 노래를 즐겨 듣게되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매우 색다르게 느껴졌던 탓이다. 흑인들만이 낼 수 있는 쏘울의 창법을 팝에 반영시켜 울리는 음감은 그야말로 혼을 쏙 빼고도 남음이 있었던 것이다. 음역이 풍부하다는 정도의 말로는 그녀의 노래를 평가할 수가 없으며 여전히 팝에 대해 아는 바가 없는 사람으로 그저 안타까움만이 남을 뿐이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그래미상을 6회 수상했고, 누적 음반 판매량이 1억 7천 만 장이란다. 그 구매자들 중에 나도 끼어있는 것이겠지... 그리고 7개의 곡을 빌보드 싱글차트에 올려놓은 역사를 쓴 사람이라고 써있다. 그러던 그녀가 음주와 약물에 의지하여 생활을 한 것이다. 물론 의지를 가지고 이겨보려고 애쓴 흔적들이 역력하다.

 

참으로 아까운 인재가 이른 나이에 세상과 결별을 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아직 믿어지지 않는다. 그녀의 갑작스런 사망소식에 애도하는 마음으로 그녀의 노래를 한 곡 다시 들어볼 뿐이다.

 

 

저승이 있다면 그때는 그대의 얼굴을 마주하며 노래를 다시 들을 수 있으리...

안녕히... 휘트니 휘스턴, 

그대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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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2-12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이런...
얼마 전 tv에서 그녀의 처참한 몰골을 약간은 비아냥거리는 걸 봤는데
너무한다 싶었습니다. 그것도 엄밀히 말하면 사생활인데...
그런데 그녀의 삶이 안타깝긴 했습니다. 그래도 언젠간 재기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말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2-02-12 15: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2 1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재는재로 2012-02-12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수로서는 좋아하지만 그녀의 삶은 별로 남편 잘못만나 망한 케이스 그래도 아쉬운 그녀의
노래를 좋아했는데 더이상 들을수 없다니 ..

차트랑 2012-02-12 18:08   좋아요 0 | URL
때 이른 나이에 숨을 거둔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재는재로님

sggw4 2012-02-12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블로그를 통해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네요..
믿기지가 않습니다.. 사망원인이 궁금하네요.

2012-02-12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3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3 0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3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3 2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2-02-13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트니 휴스튼이 죽었다니 믿어지지 않네요,,,ㅠ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차트랑 2012-02-13 18:35   좋아요 0 | URL
ㅠ.ㅠ

마녀고양이 2012-02-13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트니 휴스턴의 보디가드 주제곡을 잊지 못 합니다.
들을 때마다 가슴이 울리잖아요, 그 곡은.

약물로 인한 죽음이라 추정된다니, 더욱 안타까와요...
제가 좋아하는 배우 중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라고 있는데, 그 사람도 10년 가까이 약물로 재활센터와 감옥을 들락날락했지요. 요즘 셜록 홈즈와 아이언 맨을 보면, 재기에 성공한거 같아서 기뻤거든요. 오늘 뉴스에, 신기생뎐을 감독한 손문권 PD가 자살했다고 하네요. 임성한 작가의 남편이고, 두사람이 콤비로 많은 드라마를 만들었었는데 말이죠.

직접적인 자살이나, 약물이나 중독 등의 간접적인 자살이나... ㅠㅠ

차트랑 2012-02-13 18:39   좋아요 0 | URL
어구...
마음 아픈 소식들이 연달아 들려오는군요.

오, 그 눈이 참 이쁜 배우가 바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였군요??
아이언 맨을 보면서 그 사람 참 눈빛이 좋다~ 했었거든요.
그토록 매력적인 눈을 가진 그도 고생을 많아했나보군요 ㅠ.ㅠ
재기에 완전 성공하기를 빕니다~

순오기 2012-02-14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가 아닌 그녀의 삶에서는 보디가드가 없었나 봅니다. 안타까워~~~~~ ㅠㅠ
아~ 보디가드의 감동이 되살아납니다~~~~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안녕 휘트니 휴스턴~~~~~~~ 안녕 안녕 안녕~~~~~~~~~

좋은날 2012-02-15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아까운 사람이예요. 마약으로 시들어갈땐 안타깝고 재기했을땐 정말 기뻤는데..
이젠 울면서 듣게되는 그녀의 노래예요.

차트랑 2012-02-16 18:14   좋아요 0 | URL
저의 서재를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날님~
 

 올해는 대선이 있는 해로 정치계는 물론 국민들께서 그 어느 해보다 정치에 참여하며 관심을 가져야 할 그런 해이다. 한 번의 선택이 국민들에게는 5년이라는 세월을 두고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생각하면 대선은 분명 보통일은 아니다. 첨예한 관심과 촉각을 특히 더 세워야 하는 국민들도 계시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경우야 어떠하든 직접적인 영향력을 피해갈 수 있는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그러한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정치인의 금전적인 유포행위에 대한 폭로가 있었고, 대한 민국은 금전과 관계하고 있는 정치적 사건로 뜨겁게 달아올라있다. 더구나 국민들이 쉽게 납득하기 힘든 정치인이 구속된 작금의 상황에랴...

 

정치의 본질은 현재나 과거나 크게 다를바가 없어서 '위정'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많은 역사적 사건과 선조들이 떠오른다. 그 중 '다산'이라는 인물은 조선 후기라는 역동적인 변화기를 살다 갔기에 더더욱 주목을 끈다. (얼마 전 어느 알라디너의 페이퍼를 읽어보니 여유당 탄생 250주년이라고 한다.)

 

'다산'은 정치란 무엇인가, 백성을 위한 정치란 어떠한 것인가를 몸소 보여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인물이었다. 정조의 ‘민본’과 ‘개혁’이라는 정치이념을 잘 이해하고 그 필요성을 절감했던 사람 중의 하나가 바로 여유당이었던 것이다.  물론 정조 대왕이 급서하면서 그동안 정조가 일궈놓았던 개혁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정순왕후가 정조의 모든 개혁들을 정조의 개혁 그 이전 상태로 되 돌려놨기 때문이다. 강한 조선이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순간을 맞이했지만.... 그러나 분명 다산은 위정자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위정자들에게 여유당의 말씀을 읽어보기를 촉구하며 여유당의 글과 생각에서 그 해답을 찾아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다산'이 정약용선생님의 호이지만, 다산선생님의 거룩한 정신을 생각하면 감히 호를 부를 용기가 나지않아 이제부터는 당호인 '여유당'으로 대신합니다)  

 

 

 

여유당의 애민정신

 

 

'다산의 풍경'은 여유당의 '시집'입니다. 

 

여유당은 정조의 명령으로 전국을 암행하는 과정에서 백성들의 삶을 그 어느 관료보다 더 잘 이해했다.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고자 했던 정조의 정치철학과 여유당의 애민정신이 맞아떨어지는 순간이었다. 백성들을 공포속으로 몰아넣던 천연두의 치료법을 위한 '마과회통'과 공정한 재판을 위한 주의사항과 규범등을 기록한 '흠흠신서', 그리고 널리 알려진 '경세유표', '목민심서'등은 여유당의 애민정신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저술들이다.

 

 이러한 여유당은 강진에 유배생활을 하던 도중  ‘애절양(哀絶陽)’이라는 한편의 詩를 남긴다. 이 시는 여유당께서 살아가던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드러냄과 동시에 백성들을 그 얼마나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았는지를 잘 알 수 있게한다. 본디 여유당은 漢詩로 이 글을 남겼으나 편의상 한글로 옮겨본다.

 

 

애절양 (哀絶陽)


갈밭머리 젊은 여인 울음도 서러워

현문향해 울부짖다 하늘 보고 호소하네.

군인 남편 못 돌아오는 것은 있을 법도 한 일이나

예로부터 男絶陽은 들어보지 못했노라.

 

시아버지 죽어서 이미 상복을 입었고

갓난아인 배냇물도 안 말랐는데

三代의 이름이 군적에 실리다니...


달려가 억울함을 호소하려니

범같은 문지기 버티어 있고

이정(理正)이 호통하여 단 벌 소만 끌려갔네.


남편 문득 칼을 갈아 방안으로 뛰어들자

붉은 피 자리에 낭자하구나...

스스로 한탄하네

“아이 낳은 죄로구나”


중략...

자식 낳고 사는 것은 하늘이 내린 이치이건만

하늘 땅이 어울려 아들되고 딸 되는 것

말, 돼지 거세함도 가엾다 이르거늘

하물며 뒤를 잇는 사람에 있어서랴....


부자들은 한평생 풍악이나 즐기면서

한 알 쌀, 한 치 삼베도 바치는 일 없으니

다 같은 백성인데 이다지도 불공정하단 말인가

객창에서 거듭거듭 시구편만 읊조리게 된다..

 

 

 

 

여유당께서 이러한 한시를 남기게 된 것은 조선 정부의 정치제도와 깊은 관련이 있다. 다음은 애절양이라는 시를 짖게된 역사적 배경이다.  

 

 

조선의 군역제도

 

'조선의 숨은 왕'은 조선의 정치 현실을 적나나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책 중 하나입니다.

 

조선의 백성들을 가장 괴롭히고 있었던 것은 삼정이라는 것이었다. 흔히 국사 교과서에 ‘삼정이 문란했다’라고 써있는 바로 그것이다. ‘삼정’이란 ‘전세, 군정, 환곡’ 이 세 가지를 이름이다. 애절양은 삼정 중 군정과 관련이 있는 시인 것이다.

 당시 조선은 남자가 16세가 되면서부터 60세까지 군역의 의무를 지게되어 있었다. 군인들은 ‘오위’라고 하는 다섯 군대 중에서 한곳에 소속되어 복무해야 했다. 그러나 군대에 가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었을까. 임진왜란이 일어나 군사를 모집해보니 대부분 노약자들 뿐이었다.

 좋은 예로 선조는 임진 왜란이 일어나자 ‘이일’장군을 남쪽으로 급파한다. 이일 장군이 왜의 거센 예봉을 꺽어 주게되면 ‘신립’장군으로 하여금 그 후미를 지원하겠다는 전략이었던 것이다. 명을 받은 이일 장군이 3일 동안 모집한 군사들은 모두 100명이 채 되지 못했고 결국 이일 장군은 홀홀 단신으로 남쪽으로 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왜는 당시 6만여명의 침략 선발대를 3조로 나누어 조선에 파병한 상태였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는 우리 역사에 기록되어 있는 어처구니 없는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이일장군은 상주에서 패배하고 만다.


 이러한 이유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을 수 있겠으나 조선의 군사적 실상이 이러한 상황이 었으므로 조선은 훈련도감을 설치하여, 오군영을 만들고 직업군인으로 대처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직업군인들에게 지급할 봉록 예산이 필요해졌다. 하여 군대에 가지 않는 남성들에게 두당 2필의 군포를 대신 거두었다.


삼정의 문란

조선 후기의 역사 현장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 군정에 해당하는 군포가 조선의 백성들에게는 대재앙 중 하나가 되었다. 양반들은 군역의 의무가 없었으므로 군포를 내지 않았다. 조선은 국방비를 양민만을 대상으로 징수했다. 군적에 해당하는 모든 양민의 장정들이 군포를 징수해야 했으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5-6필 혹은 7-8필을 내야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것 만으로도 빈곤했던 조선의 백성들에게는 대단히 고통스런 세금이었다. 상황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정부는 죽은 사람에게도 군포를 징수하는가 하면(백골징포) 군적에 해당하는 어린 아이에게도 군포를 강제 징수(황구첨정)했던 것이다.


군포를 감당하지 못하는 가족은 야반도주하여 산속 깊숙한 곳이나 외딴 섬으로 도망을 해야했다. 이를 ‘유망’이라 한다. 한 가족이 유망하면 그 친척에게 그 책임을 물었다. 이를 ‘동징’이라 했다. 결국 친인척이 모두 유망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른다. 친척이 모두 유망을 하면 친척이 아닌 이웃에게 그 책임을 물었다. 이를 역사는 ‘인징’이라고 말한다. 급기야 온 동네의 모든 사람들이 한꺼번에 유망하는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여행을 하다보면 매우 외딴 곳, 산속 깊은 곳이나 고독하기 이를 데 없는 외딴 섬에 외롭게 자리잡고 살아가는 분들을 만나게 된다. 왜 이런 곳에 이렇게 사시게 된 것일까...궁금해해본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조선의 군정을 살펴보면 이해가 가실지도 모른다... 동징과 황구첨정과 인징을 피해 멀리 멀리 달아났던 것이다. 삼정이 그 얼마나 문란했었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겠다.



애절양

다산의 마음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산문집입니다.

 

애절양은 <양물을 자른 일을 슬퍼한다>는 뜻의 시이다. 여유당은 어느 양민 하나가 자신의 양물을 잘랐다는 슬픈 소식을 접하고 시를 쓰게된다. 이 시는 당시에 삼정이 백성들에게 그 얼마나 가혹한 형벌이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공개적으로 그 횡포를 적나나하게 고발한 작품이라 하겠다.


여유당은 이 시를 짓고나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이것은 계해년(1803년) 가을 내가 강진에 있으면서 지은 시이다. 노전에 사는 한 백성이 아이를 낳은 지 사흘 만에 군포에 등록되고 마을 이정(理正)이 소를 빼앗아가니 그 사람이 칼을 뽑아 자신의 생식기를 스스로 베면서 하는 말이, '내가 이것 때문에 곤액을 당한다.‘ 하였다. 그 아내가 생식기를 관가에 가지고가니 피가 아직 뚝뚝 떨어지는데, 슬피울며 하소연하였으나 문지기가 막아버렸다. 내가 듣고 이 시를 지었다.”


어느 양민에게 관아에서 죽은 아비와 갓난 아들의 군포를 내놓으라하자, 그는 관청으로 달려가 “제 아비는 죽은지 오래되었고 아들은 갓 태어나 군포를 질 의무가 없는데도 군포를 세필이나 내놓으라하니 억울하옵니다.”라고 하소연을 하려한다. 그러나 호랑이 보다 더 무서운 문지기들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울며불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런데 이정(理正-조선 최 말단 지방행정조직의 책임자)이란 놈이 백성의 억울함을 알아주지는 못할 망정 있던 한 마리의 소를 군포대신하여 끌고 가버렸다.

 

그는 억울함과 분함을 이기지 못하고 “아이를 낳은 것이 나의 죄다.”라고 말하면서 죄의 근원이라며 자신의 양물을 잘라버린 것이다.

 이러한 슬픔과 억울함을 이기지 못한 그의 아내는 바들바들 떨며 남편의 양물을 들고 관청으로 달려가 호소해보았으나 문지기가 막아서는 바람에 이 또한 소용이 없었다. 곤장을 죽기 직전까지 맞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알아야 하는 것인가? 힘없는 백성의 아내로 살아가는 조선 여인네의 가슴에 이토록 피멍이들도록 해야했단 말인가. 억울함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남편이 스스로 자른 양물을 바들바들 떨며 자신의 손에 들고 관가로 갈 수 밖에 없었던 가엾디 가없은 조선 여인의 마음을 그 누가 헤아릴 수 있단 말인가..이 어찌 슬프디 슬픈 한스러움이 아니겠는가...오직 하늘을 향해 토해낼 아픔이려니...

 

당시 조선의 백성들이 소를 가지고 있던 비율은 대략 100분의 1이었다. 100가구 중 한 가구 정도가 소를 기르고 있었고 농사를 짓는 데 활용했다고 한다. 그만큼 소는 귀했고 유용한 농사의 수단이었다. 세 필의 군포를 강제 징수하는 것도 억울한 판에 농사지을 소마저 빼앗아가니 그 백성의 심정이 오죽했으랴...

 

이러한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여유당은 그저 시구편만 읊조릴 뿐이라고 말한다. 시구편은  시경(詩經)에 수록된 詩 편의 이름이다. 시구편에는 통치자가 백성을 두루두루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시구새, 즉 뻐꾸기에 비유해서 읊은 시편이라고 한다. 이렇게 시구편을 반복해서 읋조릴 수 밖에 없는 자신의 무기력함에 여유당은 또 그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이는 하나의 사건을 고발한 詩이지만 가히 그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짐작하게 한다.


 

여유당, 현대의 위정자들에게 정치 방향의 표본을 제시하다.

 

다산이 그랬던 것 처럼 국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하여 여유당은 지배층 중심의 조선사회 시스템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그의 애민 정신은 경세유표와 목민심서등에 잘 드러나 있다. 그를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인물로 평가하는 것은 개혁과 개방을 통하여 백성들을 편안케 함과 동시에 부국하고 강병한 국가로 조선을 개혁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는 토지제도는 물론 세제, 군제, 관제 및 신분제까지도 개혁하고 특히 백성들이 가난을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여유당의 사상은 오늘 날 대한 민국이라는 나라가 잎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정의 원칙은 바로 ‘애민’에 있다. 애민을 하기위해서는 백성 중심의 정치가 선행되어야 하고, 국가 제반의 경제적 정치적 작동 원리가 국민을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오늘 날의 정치는 표를 중심으로 하는 정치인 듯 보인다. ‘표’는 곧 ‘집권’을 뜻한다. 요즘 한참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돈 봉투 사건은 이를 잘 증명해주는 좋은 사례라 하겠다. 정당이 정당한 방법으로,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앞세워 표를 얻으려하지 않고, 술수와 잔재주를 사용하려 한다.


 정치는 신뢰를 바탕으로 행해져야 한다. 국민이 신뢰할 수 없는 정치는 죽은 정치이다. 국민에게 위정자들이 기꺼이 국민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믿도록해야 한다. 그 믿음은 얄팍한 술수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일시적인 포풀리즘에서 오는 것도 아니다. 지속적이고도 듬직한 신뢰에서 온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올해는 또한 우리 국민들이 대선을 치루어야 하는 해이다. 국민은 진정한 애민정신과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원한다. 조선의 지배층처럼 군역의 의무도 없고, 세금의 의무도 없으면서 백성들의 삶을 더욱 고단하게하는 그런 사회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책임지며 모두가 함께 노력하는 단결된 정치력과 위정자들이 모범을 보이며 손짓하는 그런 시대를 갈망한다. 정약용 선생께서 절양했다는 소식을 듣고 반복해서 읊조릴 수 밖에 없었던 그 시구편, ‘통치자는 두루두루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는 시구편에 써있는 대로 진정으로 국민을 사랑하는 그런 정치인이 대선에서 승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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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2-04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조건 추천하고 읽었습니다.
몇초 후에 다시 추천하시겠습니까? 하면 여지 없이 또 눌렀을텐데...ㅋ
얼마 전에 정민 교수의 책 '삶을 바꾼 만남' 강연회를 다녀 온적이 있었는데
과연 다산은 대단한 사람이란 생각을 했어요.
강연도 물론 탁월했구요.
소개해 주신 책만으로도 공부가 될 것 같아요.
언젠가 저도 다산을 연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끈!(물론 생각만.ㅋ)
다신의 또 다른 호가 여유당이었군요.
그런데 님의 글 제목이 참!^^

2012-02-06 0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4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4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2-02-06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다가 소름이 쫘악 끼쳤네요...
애절양이 그런 의미가 있는줄 몰랐네요. 그져, 슬픈 소쩍새 생각만 했답니다.
(대체 소쩍새는 어디서 떠오른 이미지인지 모르겠어요.. ^^)

요즘 대단들하더군요, 하루가 멀다하고 공약을 펴내고 쇄신책을 펴내는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 중입니다. ^^

차트랑 2012-02-07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구구...어쩌죠?
조선의 민초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면서도...ㅠ.ㅠ

그저 애절양과 같이 억울한 일들이
현대에는 발생하지 않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라로 2012-02-07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산의 마음]을 읽었는데 정말 너무 좋아서 막 끌어 안고 그랬어요,,
그런 책 또 아시면 소개해 주세요,,다산 책이 아니라도요,,^^

차트랑 2012-02-08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신의 마음을 읽으셨다니...
감동의 물결입니다요ㅠ.ㅠ

또한 '막 끌어 안으실 수 있는 책'이라고 말씀하시니
세한도가 떠오릅니다.
물론 다산의 마음과는 다른 느낌으로 끌어안으실 테지만요

박철상님께서 지으신 책으로
알라딘 가격 8800원입니다.
비싸지 않은 책이라 좋구요...
내용으로 본 가치는 매길수가 없었답니다.

제게 독서 노트를 쓰도록 결정타를 먹인 책이기도 합니다.
나비님께서는 워낙 독서를 많이 하시는 분인지라
이미 읽어보셨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그러나 행여 미독이시라면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혹시 마음에 안드시면
이 책은 제가 반품 받겠습니다^^
 

돌이켜 보면 우주와 관련한 지식을 별로 없지만 우주와 그 물리학에 관심을 가진지는 꽤 오래된 듯 하다.  그래서 늘 '우주'와 관련된 용어의 책들은 눈여겨 보는 편에 속한다.

 

올해도 여지없이 우주에 관련한 책들을 검색하고 있는데...시선을 확~ 끄는 도서가 포착된다. 다름 아닌 '멀티 유니버스'라는 책이다.

  원제는 보이는 그대로 'THE HIDDEN REALITY' 이다. '평행우주'라는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는 '멀티'라는 개념이 우주에 적용된 것은 생각보다 오래전의 이야기이다.

 

원제를 한글의 새로운 타이틀로 출간한 것은 흔히 있는 관례로 불편할 것은 전혀 없다하겠다. 그러나 이 책이 '멀티'라는 용어와 관련한 책이라면 제목은 멀티 유니버스(Multi-Universe)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왜냐면 Uni-라는 용어는 '하나' 혹은 '통합'이라는 사전적인 의미를 담고 있으며, 과거 서구 과학계의 사고로는 우주를 '단일한, 즉 Uni'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그럴 듯한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우리가 알고있다고 생각하는 단일의 '우주(Universe)' 외에도 다른 우주가 또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생겨났다. 과학자들이 이렇게 주장하기 까지에는 그 어떤 실험의 결과를 가지고 있다고한다. 실험은 상대적으로 매우 간단하다. 집에서 어린이들과 직접 실험해보아도 확인 가능할 정도로...

 

실험과정의 첫 번째 실험

1. 하나의 판대기에 한 가운데에 장방형의 구멍을 낸다.

2. 그 구멍으로 빛을 통과 시킨다.

3. 빛이 통과하면서 만들어 낸 그림자를 장방형의 틀과 비교해본다.

    (비교의 방법은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자로 정확하게 두가지를 잰 후 비교한다던가, 아니면 판대기를 장방형으로 자를 때 종이를 덪대고 잘라내면 같은 모양의 종이를 얻을 수 있다)

 

이 실험의 결과는 장방형의 판대기와 빛이 통과 한 후의 그림자로 나타나는 모양이 정확하게 일치 한다는 것이다.

 

실험과정의 두 번째 실험

더불어 실험은 약간 더 진행되어야 한다.

4. 이번에는 똑 같은 장방형의 판대기를 2개 준비한다.

5. 두개의 판대기 중앙에 같은 방법으로 구멍을 낸다.

6. 두개의 판대기를 일정한 거리에 나란히 그리고 정확하게 위치시킨다.

7. 그 두 판때기에 빛을 전달한다.

8. 이번에도 두개의 같은 틀을 동시에 통과한 빛을 확인한다.

 

과학자들의 이 실험의 결과는 이전의 실험결과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주었다. 첫번째 실험에서는 틀의 모양과 그림자의 모양이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차적으로 확인했다. 이 실험의 목적은 빛이 평행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간간한 실험이기도 하다. 실험의 핵심은 두번 째에 있었다. 두 번째의 실험에서는 두개의 틀을 통과하고 난 후의 그림자가 보여주는 빛은 원래 틀의 모양과 달랐던 것이다. 이 설험은 빛이 휘어지는 현상을 직접 확인해주는 실험이었다.

 

빛이 휘어지는 현상은 블랙홀 부근에서 발생한다는 것이 기존의 입장이었다. 워낙 강력한 인력을 가진 블랙홀이 자신의 주변에 있는 빛을 자신에게로 끌어당기는 것이다. 그러나 직선운동을 하던 빛은 자신의 관성을 잃어버리고 싶어하지 않고 버틴다. 그렇게 상대적인 두 힘이 상호 작용한 결과 빛을 휘어지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블랙홀의 주변을 지나고 있지 않는 빛은 휘어질 수 있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과 그 해답이 바로 과학자들이 우주에 '멀티'라는 용어를 관련시키게 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위의 두 번 째 실험에서 확인 했듯이 두개의 동일한 틀을 지나면서 빛은 자신이 휘어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었다. 블랙홀의 인력이 아니어도 말이다.

 

'평행 우주'는 우주에 관련한 매우 유익한 도서이다

 

그렇다면 두개의 똑같은 틀을 지나는 빛이 휘어지는 것과 'Multi'라는 용어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이 글을 읽은 분들께서는 빛을 두개의 틀에 통과 시키는 실험에서 이미 그 의도를 추측했을지도 모른다.

빛이 블랙홀 주변을 지나지 않으면서도 휘어지는 것을 목도하는 실험이 두개의 틀을 지나는 실험인 것이다. 즉, 블랙홀의 힘이 아니라도 '같은 두개의 물체를 지나는 빛은 휘어진다'는 결론에 도달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두개의 같은 우주(Universe)를 지날 때 빛은 휘어진다'는 것을 증명해낸 실험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위의 실험은 생각 이상으로 간단한 실험이지만, 논문으로 발표할 당시 학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리하여 우주가 하나가 아닌 여러 개가 있을 수 있다는데 동의하는 학자들이 많아진 상태이다. 책으로도 여러개의 우주에 관련한 시적들이 심심찮게 출간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멀티버스에 관련한 영화를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이론적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은 Multi-Universe가 아니라 Multiverse가 되어야 타당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인 것이다. 물론 번역서를 쓴 분도 이 점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Multiverse는 우리에게 여전히 친숙한 용어가 아니며, Universe를 우리말로는 '우주'라는 의미로 통용해왔다는 점에서 다우주(多宇宙)라는 의미로는 Multi-Universe라는 표현은 성립되는 듯 보인다. 그러니 고민 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가 표현하는 우주(宇宙)는 집우(宇)와 집주(宙)의 개념이다. 즉, 이 우주를 우리가 살고있는 넓은 집이라는 광의의 개념어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만 같다. (천자문에서는 하늘 천, 땅지 다음 집우와 집주를 다루었다.)  우리가 사용하는 '우주'라는 언어적 의미에는 Uni, 즉 '하나' 혹은 '통합'의 개념을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될 것이라 보는 이유이다. 그러므로 'Multi와 Uni'를 결합시킨 영어의 표현이 가질 수 밖에 없는 언어적 딜레마를 최소한 제거해 주었어야하는 것은 아닐까...이 책이 독자들에게 주고자하는 내용을 전달함에 있어 '멀티 유니버스'는 이러한 언어적 모순을 가진 표현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한 연유로 현재의 표지어는 적당하지 않다고 본다.

 

영화 The One을 아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허무맹랑한 영화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허무 맹랑한 이 영화는 Multiverse 이론 하나만은 잘 번영한 영화이다. 나머지가 별 볼 것이 없어 시나리오와 이론의 빈약함을 절감하게 하는 그저 액션영화가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그 허무 맹랑한 이야기는 대략 다음과 같다. 그러니까...감독은 이 영화에서 우주를 123개나 등장시킨다. 우주가 많다는 이론을 주었더니 뻥을 좀 더해서 이렇게나 많은 우주를 등장시킨거다. 그 123개의 우주에는 각각 '나와 똑같은 나'가 있는 것이다. 즉, 그 모두는 '나'의 복제품이냐 하면 절대로 복제품이 아닌 '진짜 나'이다. 그 '진짜 나'가 다른 우주에 있는 또 하나의 '진짜 나'를 죽이면 나의 힘은 그만큼 증가한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 적용되는 순간이다. 그러니까 122개의 우주에 있는 '진짜 나'를 모두 제거하면 '나'는 122배로 강력한 힘을가진 자가 된다. 즉, 우주를 지배할 수 있는 그야말로 'The One'이 되는 것이다. 이런 야심을 품고 우주를 돌아다니면서 나를 죽이는 나가 있다. 주인공 나는 살인자 나가 나를 죽일 때마다 힘이 그만큼 솟아남을 느낀다. 죽이지 않는 나마저도 힘이 함께 솟아니는 것이다. 왜냐면 같은 나이니까 당연한 말씀이다.

 

결론은 안봐도 뻔하다. '주인공 나'가 '악당 나'를 물리친다는 것이다. 내가 나를 물리치다니...헐~ 그러나 멀티버스의 이론으로라면야 불가능할 것이 없는 이야기이다. 믿거나 말거나~^^ 

 

아, 우주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다음의 책은 필독서이다.

  

 

 

 

 

 

 

 

코스모스는 최소한 우주관련한 전설적인 책일 것입니다. 두권의 책이 똑같아 보이지만 하나는 보급판이고 하나는 고가판입니다. 내용은 같아서 저렴한 책을 선택하면 한권의 책을 더 구입할 수 있는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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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2-06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행 우주도 그렇고, 차원 이야기도 그렇고
저는 물리학자들의 창의력에 정말 크게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그분들이 진정한 천재구나 싶어져요. 어떤 현상을 발견하면 그것을 해석하기 위하여 온갖 가설을 다 내놓고 실험하기 시작하잖아요. 또는 어떤 때는 수치를 맞추기 위해서도 그러더군요. 수치가 맞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비어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저는 읽으면서 개념 따라가기도 벅찬데 말입니다.

차트랑 2012-02-07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고양이님,
저의 서재를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평소 써주신 좋은 페이퍼를 잘 읽고 있습니다.
 

'얼후'는 영문 표기로 'Urhu', 한글 표기로는 '이호(二胡)'라고 부릅니다. '얼후'는 그 모양이 우리 나라의 '해금'과 아주 비슷하고 활로 연주한다는 점에서도 같습니다. 그러나 차이점도 있어서 우리의 해금은 2줄로된 '명주실'을 사용하는 반면 열후는 2줄짜리 '쇠줄'을 사용합니다.  명주실을 사용하는 해금과 쇠줄을 사용하는 얼후의 소리가 다른 점은 바로 이러한 차이 때문인데요 얼후는 해금보다 약간 소리가 낮으며 부드러움에서 좀더 섬세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얼후(이호, 二胡)라는 악기의 이름으로 보아 얼후는 중국의 북방에서 전파되어 온 악기라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호(胡)라는 말은 오랑캐를 뜻하는 한자이기 때문입니다. 중국과 조선은 북방의 유목민들을 오랑캐라 했습니다. 말을 타면서도 얼후를 연주했을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는데 이는 매우  흥미로운 상상인 듯 합니다.   

 

 

 

 

Jia Peng Fang 은 58년 생으로 중국 중앙민속악단의 얼후 수석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부터 얼후 연주가들은 서구적 작곡을 연주하곤 합니다. 은히 '뉴에이지'의 영역에 뛰어들었다고나 할까요. 현대적인 곡을 연주해내고는 있지만, 얼후의 소리는 악기의 고풍스러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여전히 매력적인 얼후만의 소리를 재연해내고 있습니다.

 

 

 

 

 

 

 

 

 

 

알라딘에는 위와 같은 지아펑팡의 연주곡들 외에도 다수 있습니다, 맨 왼쪽의 음반은 River라는 타이틀을 가진 2000년 발매되었습니다. 그리고 중앙은 같은 음반을 2009년에 재발매를 한 음반이고 수록곡은 동일합니다.  위의 영상물로 포스팅한 곡은 바로 RIVER 입니다.

맨 오른쪽은 최근 새로운 표제로 음반을 출시한 음반입니다. 최근 발매반인 만큼 지아펑팡의 야심작이라 할만하며 상당히 실험적이면서도 범주를 초월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음반이라 합니다. 그만큼 높이 평가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끝가지 들어보셔도 좋습니다  얼후라는 악기는 아래와 같이 생겼습니다. 활을 잡는데는 상당한 시간을 요한다고 합니다. 제대로 잡으려면 기본 3년...뻥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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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12-01-28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0년 반은 품절로 표시되어있는데 아마도 절판이지 싶습니다.
새로 발매된 가운데 음반 river는 그 가격이 무려...입니다.
행여 river 의 손실되지 않은 소리 파일을 들으시고싶은 분 계시면....
이메일을 사용해주십시요 ㅠ.ㅠ

stella.K 2012-01-29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해금이나 얼후 연주를 좋아합니다.
구성지고, 슬프고, 때론 애잔하기까지한.
그런데 얼후가 저렇게 생겼군요.
제가 볼 땐 3년 뻥은 아니지 싶은데요...^^

차트랑 2012-01-30 15:00   좋아요 0 | URL
네, 소리가 참 좋은 악기입니다.
현대의 신디사이저와도 잘 어울린다 싶습니다.
방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스텔라님~

진주 2012-01-30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부분은 마치 노르웨이 출신 수사나 룬뎅의 연주곡과 같은 분위기네요.
당신 곁의 소중한 사람--이었나?
얼후란 애가 생긴 것과 달리 비올라와 얼추 비스무레한 음색도 낼 줄 아는군요~널라워라~ 도대체 워똫게 붙잡고 연주해야할지..감도 안 잡히는 애군요.해금처럼? 하핫^^;;
암튼 전형적인 뉴에이지 패턴이군요.
김수철도 국악 악기로 뉴에이지 곡들 많이 했죠..

들으러 오라고 해서 왔는데 음악을 좋아하시나봐요.
조만간 저도 제가 좋아하는 곡 올리고 싶은데
잘 될려나 모르겠어요^^

차트랑 2012-01-30 15:08   좋아요 0 | URL
지아펑팡과 룬뎅의 활약상을 보면
우리 악기에서도 필요에따라 방향을 잡을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고전과 현대의 조화롭고 창조적인 퓨전이라고나 할까요...

김수철의 음악 세상은 때로 놀랍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제가 적절하게 설명을 전해드렸는지
모르겠지만 음악 포스팅해주시면 놀러가겠습니다~ ㅋ
방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주님~

북극곰 2012-01-30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용히 눈으로만 귀로만 보고듣고 다니다가 딱 걸렸네요. ㅎㅎ
먼저 찾아와주셔서 감사해요. 게다가 도움의 손길까지! ^^
저는 이상스레 월요일에 젤 좋아요.
주말에 너무 무절제하고 지저분하게 무너져있다 와서 그런가 봐요. 흐흐.

좋은 한 주 보내세요.

차트랑 2012-01-30 15:09   좋아요 0 | URL
출근을 안하시면 월요일이 제일 좋고요
출근을 하시면 놀토가 좋습니다^

제가 알려드린 방법이 효과가 있어야 할텐데요 ㅠ.ㅠ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북극곰님~

2012-01-30 1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30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2-01-31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후라는 악기는 처음 들었지만, 너무 편안하네요.
네, 저도 해금 연주 좋아합니다. 사실 바이올린이나 첼로도요.

예전, 앨런 포우의 <어셔 저택의 몰락>에서 자신은 신경이 너무 예민하여 바이올린 곡만 들을 수 있다고 어셔 가의 유일한 후손이 말합니다. 저는 그게 이해가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공기 중 떨리는 선율의 섬세함이 좋아집니다. 피아노 없이 얼후만으로 연주된 곡도 참 좋을거 같네요...

차트랑 2012-02-02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후만으로 된 연주가 있는데, 포스팅하려고 하니 제가 찾는 곡이 없습니다요 ㅠ.ㅠ

순오기 2012-02-02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감상은 차트랑공님 서재에서~ ^^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차트랑 2012-02-02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순오기님~
 

 그 어느 악기보다 더, 그 어느 소리보다 더 아름다운 소리가 있다면 바로 인간의 노래 소리는 아닐런지... 피아노의 소리를 지극히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인간이 내는 그 소리보다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에게 인간의 목소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독일의 라인강을 배경으로 한 처녀요정 로렐라이는 인간의 노래 소리가 그 얼마나 매력적일 수 있는가를 공감하지 않는다면 이루어 질 수 없는 전설일 것이다.


위의 이야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역시 그 편견에 근거하여 스스로에게 증명하곤 하는 노래가 있으니 바로 캉틀루브의 노래를 부른 다브라스의 목소리이다.


오베르뉴의 노래

오베르뉴는 어디일까...프랑스 관광청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봤다. '프랑스 중남부에 위치하고 있고 3,000만년 전 화산 활동으로 생겨난 곳으로 푸르른 산이나 협곡이 아름답다'고 써있다. 특이 이곳 오베르뉴지방은  오래도록 고립된 곳인지라 자연 그대로의 상태가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노래가 만들어졌던 당시의 오베르뉴는 워낙 시골인데다가  캉틀루브가 1924년 오베르뉴 지방의 민요를 편곡하여 발표했다고 한다. 노래를 통해서 오배르뉴의 아름다운 자연을 그저 짐작만 해볼 뿐이다. 이 노래는 목동들을 위한 노래이고 가사는 그곳의 방언이라고 한다.


음반의 내지를 살펴보면 오베르뉴의 노래는 ‘개울을 건너는 목동들, 개울 건너의 아가씨에게 전하는 말, 숲속의 연인들, 포도주 예찬, 별들도 숨겨주지 못하는 실연의 아픔’을 묘사했음을 알 수가 있고 우리는 노래들 듣는 모두는 그 순간 목동이 된다. 또한 ‘개울 건너 서로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목동과 아가씨들의 정경은 정말 아름다운 노래와 음악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음반의 내지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오베르뉴의 목동들 사이에 흐르는 것은 단순한 개울이 아니다. 노래에 등장하는 개울은 사실은 강이다. 화산의 폭발로 협곡이 깊은 산악지대로 그들 앞에 놓은 것은 사실은 건널 수 없는 강인 것이다. 이쪽 편의 목동들은 저쪽 편의 목동들과 서로 마주 바라보며 그들의 이야기를 나누다 해가 지면 헤어지곤 했다. 그렇게 공감대를 형성한 목동들은 서로 사랑에 빠지곤 했다. (당시 목동은 남자들만이 아니었다. 여자 목동들도 있었던 것이다)


서로 사랑에 빠져버렸지만 건널 수 없는 강이 그들 사이를 가로 막고 있다. 서로 사랑하고 있지만 그들은 서로의 손을 마주 잡을 수 없는 처지에 있다. 이러한 남녀 목동들의 아련하고 안타까우며 애달픈 마음을 이 노래에 담았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수월해질 것 같다.



다브라스 

다브라스의 소리를 들을 때면 언제나 늘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는 분명 사람의 목소리이다..." 악기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그  행위를 연주라 한다... 노래를 하는 사람도 자신의 노래 행위를 또한 연주라 한다... 동감이다...


   이 모든 내용들은 사실 다브라스의 노래를 듣는 순간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일이 되어버린다. 왜냐면 다브라스는 그 모든 것을 잊어버리게 하기 때문이다. 다브라스은 그 푸르름을 고스란히 자신의 육성으로 담아내고 있다. 청아하다는 말로는 너무나 아쉬움을 남길 뿐이다. 다브라스의 청명한 높고 푸르른 아름다움을 말로는 형용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나는 목동이 된다. 푸르른 꿈을 꾸는 목동.... 어쩌면 고려의 비취색이라면 다브라스의 음색을 조금이나마 설명할 수 있을까....


청아하다는 말도, 푸르르다는 말도, 청명하다는 말도, 정갈하다는 말도...그 어느 말도 그녀의 노래를 설명해줄 수는 없다. 


 알퐁스 도데의 '별'이라면.......  


"잘 있거라 목동아... 조심히 가셔요, 아가씨...."   --- 소나기에 강물이 불어 흠뻑 젖은 아가씨가 돌아옵니다... 그리고 우리는 둘이 아무런 말없이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저게 무얼까...천국으로 들어가는 영혼이지요..저렇게 많은 별들은 처음봐...참으로 아름답구나, 넌 저 별들의 이름을 잘 알테지... 아무렴요, 아가씨...온갖 별 들중에서요 아가씨..제일 아름다운 별은 목동의 별입니다. 7년 만에 한 번 씩 만나 결혼을 하는 예쁜 마글론일입니다.. 어머, 별들도 결혼을 하니..그럼요 아가씨, 


저 숱한 별들 중에서 가장 가냘프고 가장 빛나는 별님 하나가 그만 길을 잃고 내 어깨에 내려 앉아 고이 잠들었노라고... 


 


아니, 오르페우스의 노래라면 어쩌면....


 오르페우스의 노래를 부르자 탄탈로스는 물을 마시려고 하지 않았고, 익시온은 비명을 지르지 않았으며, 뱃사공 카론은 돌아가려고 하지 않았다. 케르베로스는 꼬리를 다리사이로 말아 넣었으며, 시지프스의 바윗 덩어리는 가던 길을 멈추어 시지프스로 하여금 걸터앉아 쉬게 하였다...


 이와같은 표현은 바로 다브라스의 노래에 해당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또한 다브라스의 노래는 천국으로 들어가는 영혼일지도 모른다. 나를 천국으로 안내하는 영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 그 아름다움을 형용할 수 없는 노래...


아....물론 이 민요가 노래만 좋은 것이 아니다. 노래가 한없이 이쁘다보니 악기는 미처 떠오르지 않았다. 관악과 현악은 노래의 뒤편으로 한 걸음 물러나 있다. 분명 노래가 앞서고 있는 곡이다. 그러나 이러한 배치는 마치 목동을 가까이 조명하고 거리를 두고 있는 배경을 보여주는 구도처럼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현악의 연주는 더욱 또렷하다. 아니 완벽한 배경을 만들어 그 목동들과 정경을 한없이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마치 하늘의 별들처럼...오보와 클라리넷은 냇가의 물이 흐르고 새들이 하늘을 날아가는 정경을 고스란히 담고있고 목동들이 강건너 아가씨들에게, 아가씨들이 개울 건너 목등들에게 무슨 말을 전하려는지도 느낄 수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멀리서 들려오는 양떼들의 음성이 또한 악기를 통해 전해온다. 


분명 구도는 목동들이 가지고 있지만, 나머지의 배경과 효과는 절묘한 분위로 시골의 모습을 한폭의 그림을 보여주듯 나를 감동시킨다... 바로 앞에서 손에 잡힐 듯한 정경....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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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2-01-26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밤에 듣고 있자니 아름다움이 느껴지네요.
이 노래에 대한 설명도 잘 읽었습니다.
양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지루한 일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새삼 하면서 들으니
올려주신 글이 더 의미가 있네요.

차트랑 2012-01-26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도 양치기 하는 일이 지루할 것 같아요 ㅠ.ㅠ
대신 독서를 하면 그 지루함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방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나비님

낭만인생 2012-01-26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을 즐기는 편은 아니라 잘 모르는데.. 아름다운 서정노래인 듯하여 꼭 들어 보고 싶네요. 알퐁스 도데의 별 같은 느낌이라나...

차트랑 2012-01-26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 역시 아름다운 서정노래가 무척 마음에 듭니다.
편안하게 들어도 좋은 노래인 듯 합니다

방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낭만인생님~

마녀고양이 2012-01-28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인간 목소리, 정화된 인간 목소리도 참 아름답습니다.
또한 인간인 우리에게, 무엇보다 안정감과 친밀감을 느끼게 하고 그로 인해
편안함을 주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페이퍼를 읽으며 문득
뱃속에 있던 시절, 간간히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가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보네요~ ^^

차트랑 2012-01-28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마녀고양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