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라 길이 막혀 늦지나 않을까 염려하며 갔는데
다행히 그분보다 일찍 도착했다.

안스네스는 예정 시간에 정확히 맞추어 도착했다.

시디에 사인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먼저 상황(어디다 받는건지)을 알아보려고
여쭈었더니........
풍 0 최님께서 일러주시는데,
"몸에다 받는겁니다. 예를 들어 배꼽같은데...^^"
라고 말씀하셔가지고 순간 어찌나 당황스러웠던지...

이마에 사인을 해달라고 하기도 그렇고...
(평생 세수하며 살긴 틀린거..)
손바닦에 받자니 그 손으로 뭘 할 수가 없을 것 같고....
그렇다고 사인받자고 초면에 엉덩이를 내밀수는 없는 일.. 



 

 

 

 

 

 

눈치 없고 아직 어린 아들 녀석하고 함께 차를 타고가면서
어디다 사인을 받으까? 이야기를 나누긴 했는데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넘은 시디 알에다 받고 싶다고 하고...)

넘버2 님께서는 내지에다 받거나 혹은
시디 알에다 받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고
일러주셔서 또 고민했는데...

현장에가서 눈치를 보니
오신 분들께서 내지를 꺼내서 내밀고 있었다.
한 사람에 한 장만 받는 건 줄알고 또 한참을 고민했다.

 

 

 

 

 

    (30분정도의 사인회인지라 오신 분이 아주 많을 경우
그래야 될 것 같기도하고...)

사인을 어디다 받아야 할까....
또 시간에 늦지는 않을까...등등 고민을 하느라고
카메라를 가져간 다는 것이 그만
깜박하고 말았다.
풍0 최께서 사진 한장 다운 받는데 5000원 이라 그랬는데...(이거 농담^)
(다음 또 사인회 있으면 카메라를 잊지 않고 가져가야지...^^)

별 탈없이 무사히 사인회를 열게된 것 같았다.
사인 받은 시디로 들으니
더 기분이 더없이 좋다. 

     

 

 

 

 



 

 

 

 

 

 

 

 

 

 

 

안스네스는 놀웨이의 피아니스트이다. 놀웨이는 덴마크나 핀란드와 마찬가지로 역사적 조상들로 보아 그 이름도 악명이 높던 바이킹족이다. 바이킹족은 대단히 활동적이었고 전 세계를 누비지 않은 곳이 없을정도이다.  그래서 안스네스가 어떤 사람일까 더욱 궁금했던 것이다. 그런데 안스네스는 그러한 역사적 배경을 선입견으로 한 나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게 했다. 안스네스는 아주 차분하고 침착했으며, 나아가 팬들에게 어떻게 대해주어야 하는지를 체득한 그런 피아니스트였다. 흔히 피아니스트드나 보컬리스트들의 결벽에 대해서 가끔 들어본 적이 있다. 피아니스트의 생명은 손가락이라...그 손을 쓰는데 가히 신경질적인 면모까지 보여준다고 한다. 보컬리스트는 사인을 하면서 한마디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남다른 특징을 보여주는 예술가들의 입장은 어느정도 이해는 간다. 그들의 신체 일부가 곧 예술이며 직업이라는...그렇게 말한다면 신체가 예술이며 직업이 아닌 사람이 어디있을까만...여하튼 안스네스는 지극히 이국적인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지극히 한국적인 이미지를 주는 자상하고 친절한 사람이었다. 오죽했으면 나이 어린 아들 녀석은 사인을 받은지 몇년이 후른 후에 다시 내한한 안스네스의 연주를 보고 싶다고 했을까...결국 안스네스의 연주를 들으러 가고 말았다. 

안스네스의 첫 인상은 정말 친근한 사람 그 자체였고, 동네 아저씨같은 이미지를 주었다. 첫 인상의 깊은 이미지가 그를 자꾸만 그립게한다. 그리고 그의 연주를 듣도록 한다...안스네스는 아름다운 피아니스트라고 생각하는 이유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음반점에 자주 들르던 어느 때에, 어느 날 음반점의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질문이 하나 올라왔다. 질문의 글은 딸을 둔 어느 아버지가 쓴 내용으로 자신의 딸이 아버지에게 묻더라는 것이다. "왜 기차는 8시에 떠나는거에요?" 라고...그런데 막상 자신이 그동안 즐겨듣던 그 노래의 제목인 '기차는 8시에 떠나네'에 대한 질문에 대답을 할 수가 없더라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행여나 그 이유를 알고있는 사람이 있을까하여 게시판에 딸의 질문을 했던 것이다. 그 아버지도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 것은 대부분 '글쎄다...나도 그 이유는 잘 모르는데...' 라고 말할 수도 있는 질문을 딸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으로 글을 썼다는 점이다.  

나는 그 아버지의 그런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다. 그리하여 되지않는 대답을 게시판에 올려보기로 한 것이다. 물론 나의 대답은 전혀 근거가 없는 그런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시판에 답장을 달게된 것은 그 아버지가 딸에게 정답은 아니지만 대답을 해줄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아그네스 발차는 이 음반에서 '기차는 8시에 떠나네'를 정말 감동적으로 불러주었다. 고전음악의 애호가라면 이 음반을 빼놓았을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과신하는 것일까?? 이 노래는 그 애절함이 사무쳐 그 선율이 가슴에 남아 떠나가지 않을 정도이다. 모 티비의 '백야'라는 드라마를 아실 것이다. 그 주제곡이 바로 이 노래이다.   

그런 생각으로 시작한 나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안녕하세요 0 0 0 님?
아마도 0 0 0 의 막내는 장차 풍부한 학식을 겸비한 선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저도 그냥 어쩌다가 8시가 된거겠지....하고 생각하고 만 적이 있거든요 ㅋ
아니면 운율상 발음하기가 좋았을지도 몰라....하는...쿠더덩~

그리고 0 0 0 님도 궁금한 것이 많은 분 맞죠?
왜냐면....제가 그렇거든요..

친구의 행방을 묻는 경찰의 질문이나 돈의 행방을 묻는 아내의 질문은 " 기억이 나지 않는다 혹은 나는 아는 바가 없다!!!" 로 어찌 해볼 수 있다지만....

기차가 8시에 떠나는건 그렇다 치더라도, 왜 하필 8시에 떠나야 하는가......하는 아이들의 질문엔 정말 대책이 없습니다.
(아이의 질문이기 때문에 더욱 고민스러울 수 밖에 없는데요....)
7시에도 떠날 수 있고 9시에도 떠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겠어요?
더우기 오전8시냐 오후8시냐도 문제로군요, 갈수록 태산입니다..)

 조수미의 노래를 기억하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그녀가 부르는 기차는 8시에 떠나네는 좌측의 두 음반에 각각 소록되어 있습니다.

0 0 0 님의 막내둥이의 가상한 질문에 제가 감동하여 저도 이리저리 뒤져봤지만 결론은 말할 것도 없고 아예 감~도 안오는군요 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다음과 같은 말도 안되는 글을 드리는 이유는 “기차가 왜 8시에 떠나가?” 에 대답을 드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면 저는 그 대답을 알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

더불어 그 이유를 아시는 분이 계시면 아마도 알려주실거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8이 갖는 의미를 대신 막내에게 전해드렸으면 하는 마음에 인터넷 검색하여 얻은 지식과 제가 알고 있던 내용을 마구마구 섞어서 전해드리면 어떨까...하는 저의 생각에서입니다.

이 모든 저의 무례를 용서하시고 이해해주시면 다음에 뵐 때 차 한 잔 사드릴게요^


그리스인은 인도 유럽어족에 속하는 민족이라고 합니다.
인도에서부터 현재의 유럽 대부분이 이에 해당한다고 하는데요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어아까지 이 부류에 속한다고 하니...온갖 언어가 잡다하게 섞여 현재의 언어가 된 영어는 말할 것도 없다 하겠습니다.

잠시 인도로 돌아가보면,
인도에서 숫자 8 이 갖는 의미는 불교의 8정도이고, 팔정도는 열반에 이르기 위한 모든 실천을 포함하고 있는 8가지 올바른 길 이라고 합니다. (이는 인테넛 검색 결과입니다)

서양에서 즐겨 놀이하는 현재의 체스의(중국과 우리나라에서는 장기로 변모한) 원조 게임격인 인도의 "차투랑가charturanga" 라는 것이 있습니다. 4천년 전에 인도에서 시작 되었다는 이 게임 판의 줄 수는 8*8로 되어있고, 맨 아랫줄에는 양팀 모두 8개의 폰(말馬 8*8)을 포진하고 있습니다.

힌두는 8*8을 천계의 질서라고 여기고 있고, 사원과 만다라는 8*8의 상징을 토대로 건축을 한다고 하고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르메스 신학에는 그 아래에 8명의 신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인도 유럽어족과 중국은 관련성은 없어보이지만 문화적으로는 관련이 많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도에서 출발한 불교의 중국화가 그 대표적인 예일 듯 하군요. 중국인들이 8을 무척 선호하고 있다는 점은 많은 분들께서 아시고 계실것입니다. 오죽하면 베이징의 올림픽 날짜가 8월 8일이며 개막식은 또 8시로 정했을까요...또한 탑의 높이와 다리의 길이를 ***8로 끝내야 직성이 플리는 것이 중국인이기도 합니다.

동양의 인더스와 황하 문명이 유럽으로 전파된 것은 동양 문명이 발생 한지 1.000년 후 에나 있었던 일로, 크레타 섬을 통하여 전파되었으니 그리스가 가장 먼저 문명을 접수했음을 알 수 있겠습니다.
인도가 전세계에 끼친 영향은 생각 이상으로 광범위한데요 언어, 문화는 물론 수학등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볼수 있고, 흔히 알고 있는 아라비아 숫자도 인도에서 만들어진 것이며, 삼각형의 넓이에 대한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피타고라스가 인도에 방문했을 때 인도 애들도 가지고 놀던 공식 이라는 등의 예가 그러하겠습니다.

11월의 8시에 카테리니로 영원히 떠나가는 기차와 관련지을 내용을 저는 모르는지만 숫자 8 에는 기독교적으로 신생 혹은 재생의 뜻을 가지며, 대개 성수반은 다시 태어남의 상징으로 8각형이라고 하니, 가사 그대로 영원히 오지 못하지만 영원히 기억되기를 바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어떨까....생각합니다..물론 그들이 비록 헤어져야 하는 운명 앞에 서있지만 불멸의 사랑, 영원한 사랑을 기차가 8시에 떠나는 것으로 영원성을 상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뭐 그런^^ 

카테리니행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
가슴속에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남긴 채 앉아만 있네
가슴속에 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 속에 남으리
내 기억 속에 남으리
카테리니행 기차는 영원히 내게 남으리

함께 나눈 시간들은 밀물처럼 멀어지고
이제는 밤이 되어도 당신은 오지 못하리
당신은 오지 못하리
비밀을 품은 당신은 영원히 오지 못하리
기차는 멀리 떠나고 당신은 역에 홀로 남아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도움이 되지 못하는 글이라는 점을 알고는 있지만
막내에게 8에 담긴 몇가지 뜻이라도 전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몇자 적었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추신: 저는 비록 8시의 이유를 모르지만 아시는 분 계시면 꼭 좀 답을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왜냐면...0 0 0 님의 막내둥이와 제가 너무너무 궁금해 하기 때문입니다.. 알려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주의 : 그리스의 Katerini시에서는 죽은 세마리의 백조에서 조류 인플렌자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는 보도가 있어 주의 요함을 참고로 알려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또 다른 같은 내용의 그림으로는 ‘Selene and Endymion’이 있는데, ‘세바스티아노 리치’라는 분의 작품이라고 했다. 이 분의 작품에서는 여신이 직접 등장을 하고 있다. 셀레네는 자신의 자태를 유감없이 뽐내고 있는 것이다.   

  

 

 

 

 

 

 

 

 (좌) Sebastiano Ricci 作  Selene and Endymion    

(상) Nicolas Pussin  作  Diana and Endymion   

[위의 두 그림 각각 셀레네와 동일 인물인 다이아나를 모두 그려 넣고 있으며, 대부분의 그림들이 그러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트리오종의 그림을 다시 한 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큐피드는  달빛이 잘 비추어 들어오도록 나뭇 가지를 한쪽 옆으로 걷어 내고 있고, 양치기의 오른 쪽 가슴으로 내리 비치는 달빛은 햇빛이라 착각할 정도로 눈이 부신 광채를 뽐내고 있다.  물론 큐피드 발치 아래에서 누워있는 한 마리의 개는 엔디미온이 양치기 임을 상징하고 있을 것이다. 
  

 

 

 

결국 나는 다음과 같은 추측에 다다르게 된다.

 트리오종 역시 무척 고민했을 것이다. 달의 여신을 그려 넣을 것인가...아니면 생략한 상징적 표현을 자신의 미술적 기법으로 되살려 낼 것인가... 트리오종이 낭만주의 화풍을 살려 빛의 극적 효과를 살려내는데만 신경을 썼더라면 셀레네를 생략하지 않아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빛의 극적인 효과는 셀레네를 생략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다는 점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화가 트리오종은 과감한 선택을 했을 것이다. 바로 후자를 선택한 것이다.
주인공인 그녀, 셀레네를 그려 넣는 대신, 자신의 미술적인 기법을 이용하여 달빛을 상징화시킨다는 선택을 했을 것이다.
트리오종은 눈이 부시도록 신비스러운 달빛의 질감으로 그녀를 대신 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트리오종이 당시의 화풍을 살려 그려내는 것 이상의 큰 이미를 담고있다고 할 수 있다. 달빛의 극적 효과로 셀레네를 상징하기로 결정한 트리오종에게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양치기를 내리 비추고 있는 월광의 눈부시고 아름다운 질감을 다시한 번 더 느껴보시기 바란다. 바로 이 빛이야말로 셀레네와 동일한 것이다.

그 어떤 아름다움이 트리오종의 이 월광에 견 줄 수 있을까...
그리고는 더없는 감동이 밀려들어 온다.
트리오종은 자신만의 기법을 사용하여 아름다움을 빛으로 상징화 시키는 모험적인 선택을 했지만 충분히 전달하고도 남음이 있는 감동을 내개 주었다...
 
물론 이러한 나의 추측은 전혀 작가의 의도와 다를 수도 있지만 충분히 미스터리한 요소를 감추고 있는 트리오종의 생각을 이리저리 추측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여지를 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음반의 간단 소개

소야곡, 세레나데: “남자가 밤에 연인의 창 밑에서 부르는 노래”라는 의미의 세레나데는 serenade() serenata() Serenade()이탈리아어로 '저녁'을 뜻하는 'sera' '옥외에서'란 뜻이라고 한다. 'al sereno'에 그 어원을 둔 세레나데는 기악과 성악 모두에 적용되는 포괄적인 음악양식으로 18세기에는 소규모 오페라를 뜻했다. 기악에서의 세레나데는 18세기 중엽에 발달한 양식으로, '카사치오네', '디베르티멘토', '노투르노'등과 같은 것을 말한다고 하는데, 현악기나 관악기, 혹은 작은 앙상블(실내악 규모)을 위해 작곡되었으며, 여러 개의 악장이 있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모짜르트의 '작은 소야곡'(Eine kleine Nachtmusik)이 이 장르에선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그 밖에 19세기에 들어와 드보르자크, 엘가, 차이코프스키 등이 같은 제목으로 작곡한 '현을 위한 세레나데'또한 널리 사랑받는 작품들이라고 한다.   

 

3) 그림 속 이야기

위의 두 주인공을 등장 인물로 하고 있는 신화는 다음과 같이 시작하고 있다.

달의 여신인 셀레네는 문득 어느 날 밤, 천상의 거주 지역에서 아무도 모르게 땅으로 내려오게 된다. 그 곳은 다름 아닌 자신의 소유 중 하나인 Mount Latmus였다. 

그렇게 사뿐히 내려와 월광 아래 여유롭게 산책을 하다가 그만..... 한 순간 그녀는 그 자리에 전신이 얼어 붙은 듯 넋을 잃고 만다. 어느 나무 아래 쯤을 지나려는데... 글쎄 대리석 조각 하나가 아름다운 자신의 달빛을 반사시키며 감히 女神의 눈을 부시게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달의 신 셀레네를 달빛으로 매혹시키다니... 겁 상실...)  

 

 처음에 셀레네는 “에이,  대리석 조각상 이겠구만...” 하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니 분명 숨을 들이쉬고 내 뱉는 모습에서 호흡이 느껴지고 있었다. 대리석상이 숨을 쉴리는 없고....
이는 분명 사람의 형상이 아니던가!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어느 양치기 녀석이 태만의 극치를 달리며 자신의 소유지에서 허락도 없이 잠들어 있던 것이다...  

그런데... 겁 상실한 이 양치기가 이토록 아름다울 수가.....

양들은 방치한 상태로 돌보지 않아 이러저리 흩어져 있고, 언제 어디서 들짐승들에게 잡혀 먹힐지 모르는 상황이다... 
저런 저런.... 그렇게 걱정을 하며 좀 더 다가가 그녀는 엔디미온을 다시 한 번 자세히 살펴본다. 

순간 그녀는 차가웠던 자신의 심장에서는 따듯한 온기가 돌시 시작했으며, 가슴 또한 점점 세차게 뛰고 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밤만 아니었어도 그녀의 양 볼은 붉은 홍조로 가득했을 지도 모르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분명 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지극히 인간적인 감정이라는 것이었다. 인간적 감정에 면역되지 않아 그랬는지는 몰라도, 그렇게 그녀는 엔디미온의 눈부신 모습을 보고는 첫 눈에 반해버린다.

달의 여신이 다가와 자신의 이마에 키스를 하고 있는데도 이 녀석은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다.

이상스런 느낌에 양치기가 가만히 눈을 떠보니,

세상에나....

이토록 아름다운 여인이 또 어디에 있을까.... 눈만 껌벅거리다가 그대는 누구시냐고 한 마디 말을 건네기도 전에 양치기는 사랑의 포로가 되어버렸다...

 그녀도 양치기도 순식간에 서로를 알아보고는 깊은 사람에 빠져버렸던 것이었다.

양치기는 그녀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늙지 않고 영원히 그녀와 함께 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양치기는 달의 신에게 영원히 존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고 그녀 역시 바라는 바 이므로 그 부탁대로 죽지 않는 영원의 잠을 그에게 주었다고 한다. 

소년은 그 날부터 내내 잠만 잤다. 그리고 밤이 되면 여신은 내려와 엔디미온의 옆에서 누워 또한 잠을 잤다고 하는 그런 전설이다.

물론 그녀는 사냥, 동물 등의 神이기도 했기 때문에 소년의 양들을 잘 보살폈다고도 한다. 
 

 

4) 그림의 미스터리

(이 대목은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을 적은 것 뿐이니 그림과 관련한 다른 진실을 알고 계시거나 저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이 있으시다면 널리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이야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보고 있노라면 트리오종의 이 그림은 납득하기 어려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신화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분명 그린 그림인데...이야기와 일치하지 않는 요인을가진 그림이라는 점이 문제인 것이다.


그림과 신화의 이야기가 일치하지 않는 점이 쉽게 눈에 띄기 때문인데, 그 어디에도 그림의 주인공인 女神 셀레네는 정작 그려져 있지 않다는 점이 그것이다. 널부러져 잠든 양치기의 오른 편에서 야릇한 표정을 지으며 양치기의 몸을 가리고 있어야 할 나뭇잎들을 옆으로 걷어 치우고 있는 이는 날개가 있는 것으로 보아 틀림없이 ‘큐피드’일 것이다.

 지로데 트리오종은 청소년 쯤 되어 보이는 에로스를 그려 넣지만 주인공을 넣지 않은 그림으로 완성하고 만다. 물론 미완의 그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볼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나, 그림의 완성도로 볼 때 미완일리가 없다는 해석을 더 강하게 만드는 그림이라 할 수 있다.

 지로데 트리오종은 청소년 쯤 되어 보이는 에로스를 그려 넣지만 주인공을 넣지 않은 그림으로 완성하고 만다. 물론 미완의 그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볼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나, 그림의 완성도로 볼 때 미완일리가 없다는 해석을 더 강하게 만드는 그림이라 할 수 있다.

 두 가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던 장면이 바로 이 장면이다.

궁금증 한 가지는 큐피드를 그려 넣은 이유는 무엇일까...이다.

이점에 대해서는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다. 신화에 따른 등장 인물일수 있다는 것이고, 더불어 큐피드에게 한 가지 임무를 부여하기 위해서 인데, 셀레네가 양치기의 잠든 모습을 처음 바라보게 되는 순간, 아름답고 감동적이며, 황홀했던 장면을 우리에게 직접 전달하는 것이 그 임무인 것이다. 그 감동의 순간을 느껴야 하는 것은 셀레네가 아니라 관객인 바로 우리이기 때문이다.

그런 감동의 전달 매개체로 큐피드는 완벽한 캐릭터였을 것이다.

큐피드의 캐릭터는 짖궂을 뿐아니라, 장난 꾸러기에 호기심 덩어리이다. 마치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할 나이인 청소년으로 자란 큐피드야 말로 이 그림에서 해야 할 역할로는 제격이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큐피드의 등장은 그림의 주제가 ‘사랑’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꾸러기 큐피드로 하여금 나뭇잎을 걷어 내도록 그린 것은 양치기의 눈부신 몸매가 그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우리(감상자)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기 때문 일 것이다. 큐피드의 짖궂은 행동이 없었다면 나뭇잎에 가려진 양치기의 눈부신 아름다움을 우리는 과연 어떻게 감상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눈부신 누드를 과감하게 보여줄 마땅한 당사자가 바로 큐피드이니 어느 누가 트리오종을 탓 할 수 있겠는가..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정작 주인 공 중의 하나인 달의 여신 셀레네를 그려 넣지 않은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이 그림은 셀레네가 양치기에게 흠뻑 사랑에 빠지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 아니던가. 그런데 정작 그 주인공인 셀레네가 등장하지 않다니... 

 오해할 수 있는 여지는 그 옆의 인물이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인데, 그럴리는 없다. 분명 그 옆의 등장 인물은 큐피드이며, 큐피드가 평생 사랑한 대상은 프시케였다. 그 둘 사이에 다른 누군가가 끼어들 여지는 거의 없는 것이 신화의 스토리이다.

그렇다면 큐피드를 등장시켜 엔디미온의 아름다움을 관객에게 전달해주는 데는 성공 했지만 정작 아름다운 달의 여신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데는 실패한 것인가....

트리오종이 그 정도를 염두에 두지 않고 그림을 그렸을 리가 만무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토록 아름다운 달의 여신을 왜 그려 넣지 않아 마치 김빠지는 그림으로 전락시키고 만 것인가...

그리하여 나는 같은 주제의 다른 그림들을 찾아 나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음의 글은 1년도 더 된 어느 날, 어느 곳의 홈페이지에 음악과 관련하여 제가 섰던 글을 이곳의 페이퍼로 작성하는 것입니다.  

다음의 사진은 우리가 잘 알고있는 바흐선생님의 막내아들께서 작곡한 'Endimone'이라는 음반의 겉 표지가되는 원작입니다. 

 

 

 

 

 

 

 

 

 지로데 트리오종 作   The Sleep of Endymion 

 

몇 년 전 어느 날....
0 0 0 의 “새음반 소식”란의 입고 예정 음반을 살펴보던 나는 내내 시선을 이끄는 매력적인 이미지와 마주하게 된다. 그림이 시선을 끌었던 이유는 오래 전 읽은 적이 있는 어느 책에서 묘사 해 놓은 것과 똑같은 장면이지 않은가!

처음에는 “이것 참 신기하구나” 생각하며 자세히 들여다 보게되는 데, 그 그림은 다름 아닌 그리스 신화의 어느 내용을 한 장면의 그림으로 그려놓은 것이었다. 그림에 대해 잘 아는 바도 아니고, 그 장면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을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내 자신이 다만 뻘쭘 할 뿐이었다. 그리하여 “아...내가 그림에 너무 무지하구나” 하고 한탄을 하고 말았다.   


 음반 정보 

J. C. Bach -Endimione
Vasilijka Jezovsek (soprano) Diana
Ann Monoyios (soprano) Nike
Jorg Waschinski (male soprano) Amore
Jorg Hering (tenor) Endimione; Vokal Ensemble Köln
Cappella Coloniensis/ Bruno Weil
Deutsche Harmonia Mundi 05472 88525-2 (two discs, full price, 1 hour 46 minutes) 1999  


cf) 위 음반이 워낙 인기가 없는 음반인지라 검색이 되다가 안되다가 그럽니다. 분명히 처음에는 검색이 되었는데,  다시 알라딘 상품 넣기를 하려고하니 검색이 안되어 이미지로 대신합니다.

 

페이퍼 글의 구성과 순서    

1) 화가  

2) 그림 속 주인공   

3) 그림 속 이야기  

4) 그림의 미스터리

1) 화가, 트리오종

그림의 이름은 ‘ The Sleep of Endymion’ 이고, 프랑스의 지로데(Anne-Louis Girodet, 또는, 지로데 트리오종 Anne-Louis Girodet-Trioson, 1767~1824 )가 그렸으며,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이 지로데의 1791년 작품인 이 그림을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화가 지로데 트리오종은 낭만적 반항아(romantic Rebel) 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붓 끝에서 시작한 달빛은 정말로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어 깊은 인상을 주고 있다 (그는 많은 그림에서 저렇게 눈부신 달 빛과 햇 빛을 사용하고 있는데 모두 매우 아름답다). 트리오종은 자신만의 기법을 이 그림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림을 그린 후에 광택제를 칠 하는 방식이 아니라 혼합재의 질을 바꾸어 표면의 빛 반사에 대한 질적 변화를 일으키는 효과를 만들어 냈다고 한다. 이는 ‘지로데 트리오종’만의 독특한 기법이라고 한다. 그런 그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감탄을 금할 길이 없다.

2) 그림 속 주인공
① 셀레네(Selene):
티탄족(거인족)인 하이페리온(Hyperion)과 테이아(Theia)의 딸이자 태양의 神 ‘헬리오스(Helios)’와 새벽의 神 에오스(Eos)의 자매로, 달의 女神’일 뿐만 아니라 사냥, 야생 동물, 처녀성의 여신으로 그리스 신화의 아르테미스( Artemis)와 동일시 된다.

로마 신화에서는 다이아나( Diana)와 동일시되는 神인데, 그렇게 되면 제우스와 레토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아폴론과 남매지간이며 올림포스 12신의 두 번째 세대가 된다.
예로부터 달은 동식물의 번식이나 마술과 관계 있는 것으로 여겨져 헬레니즘시대에는 영혼의 거처로 생각되었다.

② 엔디미온(Emdymion):
엔디미온에 대한 주장들은 서로 상반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그는 양을 치는 목동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떤 이는 그리스의 펠로폰네소스에 있는 Elis 의 첫 번째 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불멸의 생명을 준 자는 셀레네가 아니라 제우스라는 상반되는 설도 있는 실정이다. 또한 그가 양을 치던 ‘Mount Latmus’는 흔히 그리스의 해안 부근인 Caria 로 알려져 있는 반면 어떤 이는 Troy의 어느 곳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들은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이야기 꾼들이 각기 이야기를 보태고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생겨난 혼란스러움이라 할 수 있다.  

 

(2)로 이어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