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흔들리지 않고 살 것인가 판미동 영성 클래식 시리즈
크리스 프렌티스 지음, 김지영 옮김 / 판미동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처음 책을 펼치자 약간은 낯선 느낌으로 다가온다. 서양인이 동양의 경전과 고전들에 관계하는 책을 읽어본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 것인가. 거꾸로 생각해보면, 국내의 많은 학자와 저술가들이 서양의 사상과 철학 그리고 종교에 관여하고 있지 않던가... 입장을 바꾸어보면 금새 전혀 그럴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어째 거나 서양인의 입장에서 불교와 역경을 언급하며 ‘마음’에 관한 책이라니...

 

 

 

가정 먼저 떠오른 사람은 다름 아닌 헤세였다. 헤세는 동양의 고전과 경전에 밝은 인물이었다. 그는 1919년 자신의 글을 통해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다. “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는 노자의 책에 적혀있다. 그 지혜를 유럽어로 번역하는 일은 현재 우리의 유일한 정신적 과제이다.” 라고 말이다. 또한 1931년 헤세는 “내가 25년 전부터 애지중지하면서 은혜를 입은 동양서적들이 있다. 이것들 중 여불위, 공자의 책은 언제든지 손에 잡을 수 있게 가까이 두고 있으며, 특히 「역경易經」같은 경우는 마치 신탁을 묻듯 종종 펼쳐보곤 한다.” 라고 쓰고 있다. 동양의 고전과 경전에 경도된 서양의 인물들은 알고 보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아인시타인과 라이프니츠는 그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이 책의 저자 프렌티스도 선불교의 사상과 노장 그리고 역경등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찾은 인물이라는 점이 특기할만하다 하겠다. 옮긴이는 이 책의 방점인 선(禪)에 대해 이렇게 쓰고 있다. “선(禪) 그 자체는 어떤 종교나 전통에 포함되지 않는 탐구의 과정이자 삶의 방식”이다 라고. 물론 이는 저자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글 쓴이도 이 글을 우리말로 옮긴이도 ‘선’의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고 여기는 바이다.

 

 

 

정통 불교의 전문가라는 누군가는 ‘선은 문.제.아.들의 반.란.’이라고 했다. 그 문제아들이 경전을 떠나 마음으로 들어갔고, 수행을 통해 자신들의 마음 안에서 부처를 발견하라는 것이 선불교이기 때문이다. 선불교 최고 경전은 단연 육조단경(六祖壇經)이다. 초조는 달마이고, 2조는 단비의 혜가, 6조가 혜능으로,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이라는 금강반야경의 구절을 듣고 출가하게 되었는데 원래는 나무꾼이었다고 한다.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는 ‘응당 머무는 바 없이하여 마음을 내라’라는 금강경의 말씀이라고 한다. 이렇게 출가한 혜능의 육조단경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하루는 생각하니 때가 바로 마땅히 법을 펼 때라. 더 숨어 있을 것이 아니므로 드디어 산에서 나와 광주 법성사에 이르렀다. 마침 인종법사가 열반경을 강의하는 중이었다. 그때, 바람이 불어 깃발이 펄럭이는 것을 보고 한 중이 말하기를, 바람이 움직인다, 하고 다른 한 중은 깃발이 움직인다, 하며 의논이 끊이지 않는다. 그때, 내가 나서서 말했다.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며, 깃발이 움직인 것도 아니라, 당신의 마음이 움직인 것이오. 그랬더니 모여 있던 대중이 모두가 놀랐다. 이윽고 인종이 나를 상석으로 맞아 깊은 뜻을 묻고 추궁하였다. 나의 대답이 말은 간략하고 이치는 합당하며 문자에 말미암지 않는 것을 보고 인종이 말했다. 행자님은 정말 비상한 분이십니다. 오래전부터 황매의 의법이 남쪽으로 내려왔다는 말을 듣고있사온데 행자님이 바로 그분이 아닙니까.

 

 

 

이 이야기의 바람을 타고 갔는지는 몰라도 서양으로 흘러들어간 모양이다. 대화의 ‘바람’은 외적인 요인이고 깃발은 우리 자신이다. 외부의 영향력에 흔들리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수행을 하는 것이 북종이라면, 혜능의 외부 영향력도 아니요 내 자신의 그에 대한 반응도 아닌 바로 우리 마음의 문제라는 남종인 것이다. 남종은 외부의 영향력을 받지 않기위해 수행을 할 것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근본적인 핵심을 안내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마음의 중심을 잡는 선을 깨우쳐 자신은 물론 아들의 병을 치료하고 있다. 하여 새로운 마음으로 선(禪)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읽으며 아쉬웠던 점은 약물에 중독된 아들을 그 약물 중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했는데 책에는 소개가 되어있지 않다. 그 과정과 내용이 적잖이 많기 때문이지 싶다. 그 방법은 따로 저술한 책을 소개하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시대를 더해가며 기술이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현대는 마음의 병을 가진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학 기술이 진보할 수록 인간의 마음은 더 깊이 병드는 그런 시대 말이다. 마음의 병은 몸을 병들게하여 사람을 더욱 괴롭게 한다. 이런 시대일 수록 마음을 바로 이순간의 중심이 되시를.... 더불어 한동안 또 그렇게 잊고 있었던 남종의 선禪과 6조 단경을 다시금 생각게하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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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5-06-12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읽으니 절에 가서 바람 느끼며 앉았다 오고 프네요

차트랑 2015-06-12 16:51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하늘 바람님, 날이 몹시 덥습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고 평안하세요~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하늘 바람님~

하늘바람 2015-06-12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트랑님 생각 늘 했답니다.
건강어떠신지 늘 궁금하고요

차트랑 2015-06-12 21:08   좋아요 1 | URL
저의 건강을 염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하늘 바람님
한때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고,
현재는 상당한 회복을 한 상태입니다
온전하지는 않지만 하던 일을 하고있구요
그리고 계속 좋아지고 있답니다.
염려해주시어 다시 한번 깊은 고마움을 전해드립니다
더불어 하늘바람님께서도 늘 건강하시고
가내 평안하십시요.
고맙습니다 하늘바람님


하늘바람 2015-06-13 0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트랑님
이제 많이 좋아지셨다고 하시니 마음이 조금 놓이네요.
무엇보다 중요한건 건강 같아요

차트랑 2015-06-13 10:5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가내 평안하세요

하늘바람 2015-06-13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차트랑님도요.
편안한 주말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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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참여하기

 

1. 기간: 6월 8일 ~6월 25일 / 당첨자 발표 : 6월 26일

2. 모집인원:  oo명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필수)
  -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4. 당첨되신 분은 도서 수령 후, 10일 이내에 '알라딘'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미서평시 추후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이벤트 기간은 변동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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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 가서 0.1% 최상위권이 되다!

(OR 고등학교에 가서 0.1%가 되는 공부 저력의 힘!)

 

 

 

 

한 문제를 건드리면 백 문제가 와르르쓰러지는 공부의 원리도미노 공부법

 

 

중학교까지만 공부 잘하는 아이 vs 고등학교부터 공부 잘하는 아이

 

'도미노'가 무엇인지는 우리 모두 알고 있다. 단 한 개의 도미노 조각을 손가락으로 툭 치는 순간 수백 개, 수천 개 때로는 수만 개의 도미노는 연쇄적으로 무너지며 폭발적 굉음을 낸다.

 

중학교 때까지 공부 잘하던 아이가 왜 고등학교에 와서는 공부를 잘 못하게 될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이 책은, 공부를 잘하는 것 또한 도미노가 쓰러지는 것과 똑같은 원리라고 설명한다. 올바른 습관을 형성하기만 하면 공부를 잘하게 되는 성공은 연이어 찾아온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단순히 중학교 때까지만 공부를 잘하는 아이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고등학교에 와서 최상위권으로 무섭게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공부 저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도미노 공부법'이대로만 하면 5등급 받던 학생도 SKY에 갈 수 있다고 달콤하게 말하지 않는다. 또 지속적인 인내를 요구하지도, 장시간에 걸친 집중력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대한민국 대표 국어 공부법 전문가인 저자는 오로지 단 한 가지 요구하는 것이 있다면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꼭 거쳐야 하는 필연적인 과정이 있다는 점을 믿어 달라는 것이다. 필연적 과정이란 바로 깊은 공부의 경험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혹시 내가(혹은 내 아이가) 중학교 때까지만 잘하는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불안감과 고등학교에서 잘하는 공부를 하고 싶다는 간절한 열망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공부 갈증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 마음속의 불안감을 극복하고, 간절한 열망을 실현시키는 방법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저자 소개 권종철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철학과 석사학위를 취득.

-2004~2010년까지 MEET/DEET 언어추론 분야와 2008~2010년까지 LEET 언어이해 분야에서 일타강사로 이름을 날림

-2008~2010년 동안 메가스터디 언어논리연구소 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비판적 사고 및 언어 논리 분야 전문출판사인 ()논비창의 대표이사로 재직중

-호랑이 통합논술 - 사고와 논술2007, 민음인

* 2008 통합 PSAT 언어논리2008, 논리와 비판

* I’m Lawschool LEET 언어이해2008, 메가로스쿨

* 권종철의 기출문제 심층분석2008~2011, 메가로스쿨

* 기출문제 관 점에서 본 EBS연계 언어의 재구성... 2012, 논비창

* 비판혁명2013, 논비창 등 다수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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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판미동 입니다.

출간 예정 도서 <어떻게 흔들리지 않고 살 것인가>의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중심에 머무르면 사방에서

닥쳐오는 위기에 대처할 수 있다.”


선禪, 내면의 중심을 잡는 최고의 공부

전 세계 20개국 독자들을 바꾼 ‘행복의 기술’


 『어떻게 흔들리지 않고 살 것인가』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갈수록 혼란스러워지는 이 시대에, 내면의 중심을 잡아 행복의 기술을 터득할 수 있게 도와주는 실용적인 지혜가 담긴 책이다. 약물중독치료센터의 소장이자 『역경(易經)』, 선(禪) 사상 등 이해하기 어려운 주제를 일상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석하는 학자인 크리스 프렌티스는, 불우했던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마약 중독자인 아들을 10년간 치유하는 등 직접 삶에서 겪은 고비에서 깨달은 ‘인과관계의 법칙’을 이 책에서 전한다. 그 깨달음을 현실에 적용시키기 위해, 특정한 종교나 전통이 아닌, 행복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삶의 방식이라는 관점에서 ‘선’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접근한다.


 선이란 ‘바로 지금 이 순간의 중심이 되는 상태’다. 이는 정신을 최대한 집중하여 마음을 차분하게 비우는 데에서 시작한다. 자신의 중심에서 벗어나 어떤 일을 걱정만 하고 있다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 휩쓸려가기 쉽다. 항상 중심에 머무르며 ‘맞이할 자세’를 취해야만 어느 방향에서 일이 들이닥쳐도 흔들리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상의 세계로 도피하거나 현실의 쾌락에 매몰되지 않고, 부박한 현실에서 존재의 중심을 굳건히 지켜나갈 때 느끼는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이다. 삶의 기반이 무너지고 고통에 취약해지기 쉬운 이 시대에 이 책은 내면의 중심을 잡는 무게추가 되어 줄 것이다.



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5월 27일 ~ 6월 2일 (당첨자 발표 : 6월 3일)

발송: 6월 4일


 

2. 모집인원 : 5명


3. 참여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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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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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서평시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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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7첩 반상 - 인류 최고 스승 7명이 말하는 삶의 맛
성소은 지음 / 판미동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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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가 많지 않음에도 내게 읽어나가기가 수월한 책은 아니었고, 또한 책이 도착하도 전에 가장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도마복음과 동경대전이었다. 사실을 말하자면 도마복음과 동경대전, 두 경전은 내게 낮선 것들이었다. 성경은 접해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나 진지하게 읽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것이 문제였고, 동경대전은 부끄럽게도 관련 도서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여 이번 기회에 관련 도서를 구입해 함께 읽었다.

 

이 책을 읽는 방법으로 내게 두 가지의 선택이 가능했다. 하나는 본 책을 먼저 읽은 후 초면의 도마복음과 동경대전을 따로이 읽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책을 접하기 전에 이 두 내용을 먼저 읽어보는 것이었다. 고민 끝에 후자를 선택하기로 하고, 먼저 「도마복음」을 읽었다. 이어서 「동학사상과 갑오농민혁명-신복룡, 선인」을 구입해 「경전 7첩 반상」과 함께 읽었고 아직 끝내지 못했다. 

 

책을 받아 펼치니 추천사가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저자는 기독교에서 시작하여 불교에 다가갔고, 나아가 또다른 경전들을 접했다. 이 모두가 자신의 서재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몸소 체험을 통한 것이라 한다. 따듯한 안방의 아랫목에서 글을 썼다 한들 독자인 내가 알게 무엇이고, 설사 안다 한들 어떠하리.., 그러나 저자는 머리공부만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과 마음으로 접했다고 한다.

 

추천사를 지나면 프롤로그를 만나게 된다. 나는 이런 프롤로그는 처음 읽어보았다. 내 독서의 바닥을 훤히 드러나 보이게 하는,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글이 담겨있었다. 예리한 날이 가슴을 파고들듯 아프게, 그리고 다시 아름답게 다가온 대목은 다음과 같다.

 

‘인문은 고통과 위기에서 피어난 꽃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두려움과 혼란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창조의 원동력이 아닌가. 지금 나의 삶이 위태롭고 아프다면 여태껏 잊고 살았던 ‘나’ 라고 하는 꽃망울이 터져 나오려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11쪽

 

나는 이토록 가슴을 울리는 프롤로그를 기억하지 못한다. 더불어 나의 독서가 그 얼마나 빈약한 것이었단 말인가... 경전에 들어가기도 전에 그만 저자의 정신에 경도되고 말았다.

 

7가지의 경전은 하나로 통한다, 바로 깨달음이다. 마치 자신을 낮춘 물이 흘러 큰 바다, 한 곳에 이르듯 말이다. 다만 그 표현이 다를 뿐이다. 깨달음이야말로 경전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는 것, 하여 스스로를 자유롭게 하는 것. 이 자유는 방종과는 절대적으로 구별되는 자유이다. 기독교에서의 깨들음은 ‘하늘나라’로 가는 것이요, 불교에서는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요가와 도덕경 역시 그러하다. 나를 아는 것이다. 탐욕과 욕망을 버리는 것, 나의 집착과 고통에서 자유로워지는 자유로움이다. 하여 우주에 닿는 것이다. 다만 각각의 경전들은 깨달음으로 가는 안내를 위해 각기 다른 방편을 사용했을 뿐이다.

 

인간이 깨달아야 한다는 것은 인간은 깨달음이 필요한 존재라는 의미이다. 지구상에 유일하게 깨달음이 있어야하는 존재가 바로 우리 인간인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만이 필요이상으로 욕망하고 탐욕 한다. 필요이상의 욕망과 탐욕은 나 자신은 물론 다른 모든 존재에게 유해하다. 그 다른 존재가, 다른 사람 다른 사회 그리고 다른 동물이든 식물이든 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모든 환경이든 말이다. 우리 사회가 늘 불균형으로 인해 아프고 병들어가는 이유이다.

 

'스스로 그러함’은 아무런 조건 없이, 그리고 아낌없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인간에게 내어준다. ‘스스로 그러함’은 본디 스스로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스스로 그러함’을 깨닫지 못하고 불교에서 말하는 탐진치(貪瞋癡)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탐진치’는 그칠 줄 모르는 탐욕, 끝없이 욕망하는 그 어리석음, 그 탐욕을 이루지 못할 때 오는 노여움이다. 한마디로 탐(貪)은 ‘스스로 그러함’의 대척점에 있는 인간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말이다.

 

깨달음은 나 자신에게는 물론 나 이외의, 우리 환경을 포함한 모든 존재에게 도움이 된다. 중용(中庸)의 표현을 빌자면, 만물을 생육하는(萬物育焉-만물육언) 존재가 되는 상태가 아닐까.

 

경전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도마복음이었다. 기독교의 경전으로 평소 알고 있던 기독교의 내용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는 느낌이 강했다. 이러한 편견은 기독교의 정신을 몰라도 너무나 몰랐던 나로 인한 것이었다. 하긴, 성경이 집에 있기는 하지만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으니 말이다. 도마복음은 우리에게 말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31쪽, 도마복음

진정한 자아를 아는 것이 곧 하느님을 아는 것이며, 자아와 신성은 동일하다.

24쪽, 도마복음

 

내게 도마복음의 가난이란, 탐을 버린 가난으로 이해된다. 저자의 표현을 빌자면 ‘세상을 굶는 것’이다. 저자의 이 말은 인간의 탐욕에서 벗어나는 깨달음의 의미로 파악된다. 저자의 말대로 하늘나라는 공(空), 비어있는 곳이니 말이다. 탐을 버린 가난은 정신의 풍요를 뜻하며 깨달음으로 가는 방편임을 예수께서는 알려주시지 않았던가... 번뇌를 끊어내는 금강경의 말씀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대목이다. 또한 우파니샤드는, “매일 덜어내며 가는 매 순간의 완성”이라고 가르치고, 도덕경은 “하루하루 없애간다”고 말한다. 도마복음의 가난이란 물질적 빈곤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불교와 힌두교, 그리고 유교의 가르침과 정신의 풍요로움, 깨달음으로 가는 상통하는 방편이었던 것이다.

 

매우 인상적인 또다른 부분은 ‘자아와 신성은 동일하다’고 말하는 도마복음이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말이다 싶은데, 그 말은 ‘네가 곧 부처니라’ 였다. 기독교의 경전이나 불교의 경전은 서로 같은 말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불성이 우리 안에 있으니 깨달으면 곧 우리는 부처가 된다. 도마복음은 말한다. ‘인간은 누구나 하느님의 씨앗을 품고 있다’ 라고. 도마복음은 그 씨앗의 싹이 트도록 해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고, 싹이 트는 순간 우리의 자아는 신성과 동일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신성을 가지게 되다니... 내게는 충격적인 도마복음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기독교와 불교는 거리가 너무나 먼, 결코 가까이 할 수 없는 영원한 상극의 그 어떤 것으로 인식해왔던 것은 크나큰 나의 편견이었음을 또 한 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바가바드 기타는 말한다,

요가’라는 말은 신에게 닿는 것 178쪽

인간의 본성인 아트만과 우주의 브라만은 하나 179쪽

 

동경대전은 말한다,

 

인내천(人乃天), 사람이 곧 하늘이다

사인여천(思人如天), 사람을 하늘님처럼 섬기라 209쪽

 

경전들은 인간이 도달 불가능한 그 무엇을 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이 두툼한 껍질을 벗어내고 맨 발로 걸어야 할 그 길을 안내하고 있다. 바로 깨달음이다. 당신은 나보다 더 행복하겠지만 나도 작지만 행복하노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로 가는 길이 이곳에 있다. 행복은 권리하고 말한다던지 추구의 대상이라고 말하기에는 왠지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마치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행복이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알고보면 행복은 본디 나의 것, 스스로 가지고 태어난 인간의 것인데 말이다. 인간은 본래 자신이었던 것을 잃어버린 후 오래도록 그것을 되찾지 못했다. 스스로의 깨달음은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바가바드 기타는 말한다.

 

경전들은 한입처럼 말한다. 인간 안에 신성이 있고, 네가 곧 부처이고, 아트만과 브라만은 하나이고, 사람이 곧 하늘이다 라고. 이 모두는 우리에게 한결같은 목소리로 깨달음을 전언하고 있다.

 

누군가는 말했다. 인간은 무지개를 보면 닿아보고 싶어 하고. 지평선을 보면 가보고 싶어진다고. 또 다른 누군가는 말했다. 인간은 맨 손을 쥐고 있어도 펴보고 싶어 한다고. 이는 인간의 본능이며 창조력의 원천이라고. 일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인간 탐욕의 원천이기도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 책은 경전의 의미를 전하며 그동안 가지고 있던 나의 편견을 산산이 깨트려준다. 그동안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문자와 사유(철학)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런 나의 생각은 틀렸다. 문자가 있고 사유가 있다 한들 동물보다 못한 짖을 해온 것이 인류의 역사였다. 이 책을 읽은 지금은 생각한다. 인간에게는 경전이 있고 깨달음이 있기 때문에 동물과 구별되는 존재라고. 인간은 경전을 존중해왔지만 동시에 늘 경전을 배반해왔다. 기독교의 사랑, 불교의 자비, 유교의 인은 모두 같은 말이다. 원수마저 사랑하라 했지만 우리는 그 원수를 지독하게도 미워했다. 인지상정이라지만 이것은 깨달음이 없을 때의 이야기다.

 

믿음을 종교라 말한다면 모든 믿음은 종교랄 수 있다. 유일신과 그 교리만을 종교라 한다면 유불도는 종교라 할 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유대와 기독교는 종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말하고자 본질은 종교에 관해서가 아니다. 종교를 초월하는, 스스로 그러한 인간의 자아로의 회귀이다. 흔히 말하는 종교라는 이름으로 이 경전들을 옭아매기에는 그 말씀이 너무나도 크고 위대하다. 그동안 갇혀있던 경전의 울타리를 걷어낼 때가 아닌가 한다. 우리가 자주 듣던 말, ‘진리’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그 진리로 가는 방편을 안내하는, 일종의 작은 깨달음을 주는 더없이 귀한 진리의 책이 되어줄 것이다. 이제 이곳에서 한 발 만 더 앞으로 나아가면, 경전의 세계로 뛰어들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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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판에서 새로이 살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40쪽, 아래 5줄, “더 큰 나라를 일구는 일깨움의...”에서 ‘나라를’은 ‘나를’의 오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문맥상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지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2. 저자는 본 책에서 다석 류영모를 6회 이상 언급하고 있다. 29쪽과 115쪽에서는 유영모, 104, 114, 115, 125 쪽에서는 류영모라고 쓰고 있다 (115쪽 상단에 류영모, 하단에 유영모 두 번 등장함). 누군가가 다석께서는 자신의 성을 ‘유’가 아닌 ‘류’로 불리기를 원했다고 말해준 적이 있다. 어째 거나 독자로서는 ‘유’이든 ‘류’이든 하나로 통일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책은 출판사가 서평 희망자에게  제공해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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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 사주명리학과 안티 오이디푸스
고미숙 지음 / 북드라망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 세월 그늘에 가려 그 어느 누구도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하지 않았던 명리학에 대중들이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시도한 저자에 우선은 찬사를 보내고 싶다.

 

과거 조선에서 글줄을 읽던 다수가 스스로 점을 치거나 생년월일로 좋고 그름을 알아보곤 했고, 조선 정부에서는 관상감에서 주최하는 음양과(陰陽科)를 통해 천문, 지리, 역수및 점산의 기술직을 뽑아섰다하고, 명리학은 명과학(命課學)이라하여 네사람을 뽑았고 교수는 종 6품이었다 한다.

 

성웅 이순신은 난중일기에서 적과 싸움을 치루기 전에 점을 쳤다고 쓰고 있다. 물론 잘 나올때까지 반복했을 것이다. 그 이름도 유명한 주희는 어느 날 목숨을 건 상소를 닦아 놓았는데 스승의 안위를 걱정한 나머지 제자들이 강력히 만류했다고 한다. 하여 역점을 해보고 결정하기로 한 모양이었다. 결과는 천산돈(天山遯-물러나 숨으라)이 나왔다고 한다. 하여 주희도 괘를 보고는 역린을 건드리는 일을 포기했다는 전설이 있다. 과거에는 명리든 역점이든 음양오행으로 알아보는 일종의 미래 예측법 이었던 것이다.

 

우리말에 ‘아이고 내 팔자야~’하는 말도 있는 것을 보면 과거 조상들은 그 팔자를 어느 정도는 수긍을 했던 모양이다. 여기서 팔자(八字)란 자신의 생년월일을 나타내는 천간과 지지를 말하는 것으로 모두 8글자인 탓이다. 그러나 요즘 같은 첨단 디지털 과학의 시대에 음과 양으로 자신의 운명을 알아보는 일이야말로 아주 낙후되고 고리타분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음양(陰陽)과 오행(五行) 알아두면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확실히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음양 오행은 비단 명리(命理)뿐 아니라 역점, 의학, 심지어 조선의 국시였던 성리학을 모두 관통하는 우주의 이치라고 한다. 특히 사상의학은 음양과 장부의 허실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는 분야이고 이에 관심이 많은 한의학자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명리가 대우를 잘 받지 못하는 것은 일종의 학문으로서 라기 보다는 미래를 단순히 점치는 점의 성격으로 이해하고 있고, 특히 명리 상담사가 나쁜 미래를 예측해줄 때, 기분이 상당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상담사의 말이 자꾸 떠올라 잘되던 일도 안되더라는 것이다. 

 

명리는 우리 말에 있는 것처럼 8글자인 것은 사실이나, 그 8글자가 다는 아니다. 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대운에서 또 다른 2 글자를 만난다. 그리고 매년 새로이 맞이하는 2 글자를 더하고 매달 맞이하는 2 글자를 또 더하면 모두 14글자가 운행하는 것이다. 여기에 일과 시간까지 합하면 총 18글자인 셈이다. 명리에서는 18글자의 음양 오행이 서로 운행하면서 형충파해합(刑沖破害合)을 연속하고 있는 것이다.

 

천간과 지지는 알다시피 빙글빙글 돌며 움직인다. 저자가 말하는 조커(용신)은 자신에게 꼭 필요한 글자이다. 그러나 그 글자가 한 바퀴를 회전하는 데는 천간에서 10년, 지지에서 12년을 기다려야 한다. 이 말은 유리한 때가 있으면 반드시 불리한 때도 있다는 뜻이다. 춘하추동은 한 사람의 8글자에도, 조커인 대운에도, 그리고 해와 달 그리고 시간에 모두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여 불리한 때가 돌아오는 시기를 미리 알고 그에 맞는 대처법을 찾아내는 것을 명리의 핵심이라고 보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사적인 경험상 유리한 때를 맞이한다는 말은 잘 들어맞지 않아도, 불리한 때를 맞이한다 하는 경우에는 상당히 맞아떨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즉, 좋은 일은 안 맞아도 불리한 일은 잘 맞아떨어지더라는 얘기다.

 

달도 차면 기울게 마련이고 오르막이 있으면 또 내리막도 있는 법이다. 불리한 시기가 찾아온다하여 기분이 상하기보다는 적절하게 대처한다고 여기고 슬기롭게 헤쳐나간다 마음먹으며, 그 시기가 지나면 또다시 유리한 때가 기다리고 있다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이 아쉬운 점은, 저자가 명리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한 것으로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8글자가 가지는 단순한 오행의 수준 만을 다루어 독자들에게 명리에 대한 오해의 여지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저자가 용신의 중요성을 밝히고 있는 것처럼 명리에서 용신은 절대적인 중요성을 갖는다. 그러나 그 용신을 잡는 일은 결코 수월한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 조차도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이다. 한마디로 용신을 잘못 잡으면 거꾸로 가는 것이다.

 

또한 저자가 밝혀둔 대로 음양오행의 상생상극이 존재한다. 그러나 형, 충, 파, 해, 합과 반합의 관계는 단순한 오행의 이해 그 이상의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는 내용들이다. 때로는 매우 불리하던 글자, 즉 용신의 반대인 글자가 되려 나를 이롭게하거나, 반대로 용신이 나를 해치는 변화를 맞이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점에 대해서는 언급이 너무 부족하여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오해의 여지를 주지 않았나 하는 큰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격국론은 명리의 정점이나 다름없는 부분이다. 대표적인 예가 종격(從格)이다. 종격은 말 그대로 네 기둥인 원국을 따라가는 형국이라는 의미이다. 8글자의 오행들이 어느 한쪽으로 쏠려있기 때문이다. 종격의 경우 그 쏠림현상이 지나쳐 대운이나 해운에서 도저히 균형점을  잡아 줄수가 없다. 하여  같은 오행의 글자가 대운과 해운에서 자신의 네 기둥을 따라가는 것이 되려 이롭다.  그러나 명리의 꽃이라 항 수 있는 격국론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하여 전체적으로 명리를 너무 가벼이 접근했다는 아쉬움을 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더더욱 아쉬운 것은 글을 전개해가는 저자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인문학적인 접근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고 너무 무겁게 접근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결코 가벼이 접근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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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5-03-21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에서 다섯번째 문단 `우리`가 아니라 `유리`아닌가요?^^

주역도 그렇고 명리도 그렇고,
결국은 `하늘`=`신`을 읽어내려한 것이었고, 거기서 뻗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명리를 가볍게 보고, 가벼이 접근했다는 것은,
바꾸어 말하면 인간의 삶을 그렇게 만만히 봤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간의 삶을 거기서 분리시켜 하늘=신을 읽어내려 하느냐,
아님, 하늘을 자연과 동격으로 놓고,
그 자연에 인간을 집어넣어 자연의 흐름으로 읽어내느냐, 하는 것이 ...
주역과 명리를 공부하는 사람들의 `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차트랑 2015-03-21 10:19   좋아요 0 | URL
어인 행차이시옵니까 양철나무꾼님?
반갑습니다~

말씀해주신 부분 그대로 오자입니다.
하여 교정했습니다
저자가 완전생략하고 넘어간 격국론에대해
너무 짧게 언급한 것 같아 이참에 약간 추가했습니다.

전반적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는 하지만
저자가 들떠있는 분위기라 아쉬웠습니다 ㅠ.ㅠ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양철나무꾼님!
늘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