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 사회평론 / 2010년 1월
평점 :
저 인사가 '함께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OK 하실 분은 얼마나 될까... 나는 NO!
다수의 사람들이 대기업 삼성의 진실을 용기있게 파헤쳤다고 찬사를 보내마지 않는다. 어떤이는 글로벌 삼성의 수치라고 생각하고, 어떤이는 양심의 선언이라고도 말한다. 저자의 폭로를 그 무엇이라 생각해도 좋다. 삼성이 비리가 많았고 권력과 타협했으며 부패한 기업이라는 것도 좋다. 그 무엇이든 다 좋다. 그러나 저자에게 끈임없는 의문이 든다... 왜 그는 그렇게 추악하고 더러운 삼성의 거대 기업의 밥을 먹으며 삼성의 더러운 짖거리를 해주는 견공 노릇을 7년씩이나 해온 것일까...
그 렇게 양심적이고 세상의 추악한 모습에는 치를 떨며 참을 수 없는 강직한 사람이었다면 왜 그는 7년씩이나 섬성이라는 주인이 주는 밥을 받아먹으며 그 주인에게 7년씩이나 견마지로(犬馬之勞)의 충성을 한 것일까... 그리고는, 그렇게 7년간의 충성을 바친 삼성을 되돌아 사납게 물어뜯는 이유는 무엇일까...그럴줄은 모르고 입사를 하고보니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이 권력과 영합하여 세상의 온갖 더러운 짖을 다하는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러한 천인공노할 사실들을 온 세상에 알려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는 일이 없어야겠다 생각하여 만 천하에 모든 것을 폭로하노라고 말한다면...그저 웃음이 나올 뿐이다.
그것이 진심이라면 그는 삼성에 7년씩이나 몸을 담았을 필요가 없었다. 자신이 삼성의 비리 담당 고문으로 채용이 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데 7년씩이나 걸릴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그토록 양심적이며 정의에 불타오르는 울분을 억누르지 못하는 인물이었다면...과연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렸을까...만 천하에 폭로하는 그의 양심에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이유가 그것이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방법에는 두가지가 있다. 불의라는 것을 알았다면 애초에 발을 들여 놓지 말던가, 아니면 처음엔 몰랐지만 나중에라도 알았다면 그 순간 바로 양심 선언을 했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정녕 정의로운 일이며 양심이 있는 자가 할 일인 것이다. 마음껏 녹을 먹고나서 되돌아서서는 비리를 폭로하는 것은 배신 행위에 불과한 짖이다. 책에 의하면 삼성은 조직 폭력집단을 능가하는 그 무엇을 가진 더러운 기업이다. 그는 이를 잘 알고서도 삼성에서 녹을 먹었다. 조직 폭력 집단에서도 신뢰가 필요한 것이다. 배신은 어쩔 수 없이 배신일 뿐이다.
양심선언과 배신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양심선언은 스스로의 가치관과 상대의 가치관이 다르다고 판단되고 상대방에 의하여 부당한 요구를 받을 때, 그에 항거하는 하나의 저항권이다. 그리고 그 집단에 일시적으로 동조하여 행동하지만 그것을 즐기지 않는 양심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는 온갖 수많은 것들을 즐겼다. 자신은 절대로 즐기지 않았노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삼성에 몸담고 있었던 7년은 그가 분명 즐거워했다는 것을 방증해주기에 충분한 기간이다. 그리고 자신이 팽된다고 느끼는 순간 배신감에 사로잡혀 폭로를 하게된 것이다. 배신이란 이럴 때 사용하는 용어이다. 이것이 어찌 양심 선언의 성립에 전제가 되어주는 상황이란 말인가...
배신에대하여 똑같은 배신으로 앙갚음하는 것을 양심선언이라는 포장지로 둘둘말아서 책으로 엮은 것이 아니라면 이를 달리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것일까...개인적으로 나는 그와 같은 사람은 믿을 수가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신뢰는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하는 것이다. 상호 신뢰는 그것이 조직 폭력배끼리의 신뢰이든, 현자들 끼리의 신뢰이든 그 자체로 지켜야하는 것이다. 나쁜 짖을 함께 해놓고 불리한 상황에서 자신만 빠져나가는 사람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독자는 과연 몇이나 될까...나와 나쁜 짖을 함께한 친구가 나를 배신하고 자기만 쏙 빠져나가면서 양심선언이라는 것을 해버린다고 생각해보시라...그런 친구가 있다면 독자들은 그 배신에 아마도 치를 떨고 말것이다...
삼성은 마치 비리 덩어리이고 너무나 추악한 집단이며 자신은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삼성의 더러운 모습을 만 천하에 고발한 용기있는 지성인으로 생각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함께 온갖 나쁜 짖은 다해놓고 자신만 살아보겠다고 꽁무니를 뺀 인사이고 신뢰라고는 한푼어치도 없는 정말 믿음을 줄 수 없는 인사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할술 더떠서 그는 그 배신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수익을 잘도 챙기고 있다. 배신의 책으로 돈벌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정말 더 나쁜 배신이다. 흔히 배신자는 스스로 자책하게 마련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배신을 하기는 하지만 배신을 했다는 스스로의 자책에 괴로워하는 것이 정상이다. 이렇듯 돈벌이까지 나서다니...
그는 삼성을 위해 스스로의 손에 그 더러운 피를 기꺼이 뭍힌 인물이다. 그것도 빤히 알면서 말이다. 그리고는 그 댓가로 삼성이라는 주인이 주는 달콤한 밥그릇을 챙기며 즐겼다. 7년이라는 기나긴 시간동안 말이다... 그리고는 폭로를 한 것이다...
나는 결코 삼성이 잘했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신뢰라고는 한 푼어치도 없는 인사의 배신이란 저런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는 점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개인적으로 저런 인사와 그 어떤 일을 기꺼이 함께 하고싶은 독자가 있다면 서평의 별를 마음껏 눌러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