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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자존감 공부 - 천 번을 미안해도 나는 엄마다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 엄마의 자존감 공부

2017년 11월 25일
프롤로그에 "2017년 11월 김미경" 이라고 적힌 따끈따끈한 책을 받았다.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언니의 독설"이란 김미경 샘의 책들은 이전에도 읽었지만
이렇게 신간으로 바로 읽은 것은 처음이였던 것 같다.
예전에는 [파랑새]나 그외 다른 강연들에서 직접 강연을 찾아가 듣곤 하였는데,
요즘 워킹맘으로 두 아이를 키우며 지내다 보니
그 저녁시간 잠시 짬을 내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이렇게 책으로나마 김미경 샘을 독차지 하며
둘이 오봇하게 만날 수 있게 되니 엄청 반갑고 책장을 넘기면서 신이 났다.


아이들이 어떻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강의를 다닐 때마다 나는 부모들에게 묻는다.
백이면 백 명 모두가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대답한다.

그러면 나는 '"아이들이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라고 묻는데,
이 질문에서부터 대답이 길어진다.
표현은 조금씩 다르지만 내가 만난 부모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이렇다.

"일단 좋은 직장을 가져야 하고, 그러려면 좋은 대학을 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 지금은 공부를 열심히 해야죠."

나는 분명히 "행복"에서 시작했는데,
"공부"라는 이상한 결론으로 끝난다.
결국 공부를 잘해야 행복해진다는 스토리다.

   — 프롤로그 中


나 역시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고 가정을 꾸려보니,
 공부가 전부인 것이 아님을 절실히 깨달았다.
그 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우리 삶에 있음을,
공부를 잘하지 않더라도
행복하게 잘 사는 친구들을 많이 보게 된다.

그러나 그걸 알면서도 효준이가(첫째 아들) 한글 배우는 속도가 느리면 애가 타고
매일 영어 학원을 다니는데도 쉬운 영어 단어 하나 제대로 못읽으며 답답해하고 속 상해 한다.

 

자존감이야말로 '스스로 나를 지키고 키워가는 힘'이다.
우리 모두는 태어날 때부터 이런 자존감을 갖고 있으며,
몸이 커나가는 만큼 자존감도 함께 커나가야 한다.
몸이 크려면 영양분이 필요하듯,
자존감도 부모의 사랑과 믿음이라는 양분을 먹고 자란다.
...중략...
나를 낳아준 사람, 어릴 때는 세상의 전부와 다를 바 없는 부모에게서
인정받지 못하고 사람받지 못한 상처는
삶 자체를 무기력하게 만들어버린다.
나를 지키는 힘이 없으니 사소한 일에도 흔들리고,
나를 키우는 힘이 없으니
하고 싶은 게  생겨도 도전하지 못한다.
    — 엄마의 자존감 공부 中


무거운 배를 움켜 잡고 잠 못이루던 더운 여름 날들이 지나고
힘들고 끝날 것 같지 않았던 모유수유와 밤중수유도 지나고
아이가 엄마를 알아보며 웃음 지어만 주면
모든 피곤이 사르르 없어져 버리고 바보처럼 웃었다.

어린 시절에는 비록 내 몸이 피곤해도 아이의 작은 행동, 말 한마디에도 칭찬과 뽀뽀가 쏟아졌는데,
두 아들의 엄마로 바뀌여서인가
학부모가 되어서인가
어느덧 칭찬과 뽀뽀가 인색한 엄마가 되어버린 것 같아
내 지난 날을 뒤돌아 보게 된다.

 

공부 실력은 공부만 잘하게 하지만
자존감은 모든 것을 잘하게 한다.
    — 엄마의 자존감 공부 中


나 소위 말하는 명문대를 나온 것은 아니지만,
감사하게도 부모님으로부터 자존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잘 배운 것 같다.
모든 것을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일을 도전하고, 그것을 끈기있게 끌고 가는 힘도 가지고 있다.

내 아이에게도 이런 자존감을 배로 상승시켜 전달해 주고 싶다.


아이가 기쁠 때 위에서 세 배 더 기뻐하고,
아이가 지하로 뚝 떨어졌을 때도
뜨겁게 위로하며 밑에서 끝까지 받쳐주는 사람.
세상에 그런 사람이 누가 또 있을까.
이런 무조건적인 사랑과 믿음을
 끈질기게 줄 수 있는 사람은 부모 밖에 없다.
   — 엄마의 자존감 공부 中


이 말을 마음에 새기고 명심하고 싶어서 적어 보았다.
효준이와 민준이가 기쁠때, 그리고 지하로 떨어질때,
난 이 말을 기억하며 그들 곁에 있을 것이다.

이제 내년이면 첫째 효준이가 9살 2학년에 올라간다.
본인의 생각을 얘기하는 자아가 생긴 것은 벌써 오래전 일이고,
이제는 어떤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거나 논쟁을 벌이는 일들도 종종 생겨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교육은 어떻게 시켜야하나, 여자친구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까지는 숙제하라면 잘 하는데, 나중에는 안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슬슬 걱정들이 몰려온다.

한 없이 작고 귀여운 아이로 남아있기를 바라는건 부모의 잘못된 바람인걸 알기에..
그리고 아쉽다고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사춘기 엄마 준비를 이제 해 볼 생각이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아이들 마음을
가장 병들게 하는 게 무엇일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절대 줘서는 안 될 가장 위험한 감정.
나는 그게 바로 '최책감'이라고 생각한다.
   — 엄마의 자존감 공부 中


정말이지
워킹맘으로 일하다보면, 죄책감이라는 감정이 아무때나 찾아온다.
그래서 워킹맘 선배들이 이렇게 얘기해 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감사하고 힘이 된다.
이런 죄책감을 아이에게 미안한 감정으로 전달해 지게 하고 싶지 않다.
엄마가 힘들어도 당당하게 사회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두 아들에게 보여 주며 너희들도 따라 오라고 하고 싶다.


살다 보면 자녀들 누구나 힘든 고비를 지나게 된다.
운명적으로 그 시기가 왔을 때
엄마는 기꺼아 아이들이 밟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땅이 돼줘야 한다.
   — 엄마의 자존감 공부 中


9살로 넘어가는 효준이는 밤에는 문 열어놓으라고 내 침대서 같이 자겠다고 하고
낮에는 문닫고 동생 못들어오게 혼자 놀겠다고 하니 이 시의 중간 단계구나 싶어서 웃음이 난다.
하루 종일 문을 잠그고 있는 날이 오더라도 섭섭해 말아야지.
난 내 할일을 해야지...


고작 9살을 맞는 아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며
무거운 짐을 지우지 않게 하리라. 생각해본다.
크고 작은 실패들을 함께 도닥이며 앞으로 나가는 법을 가르치고 싶다.

내가 오십 넘게 살면서 가만히 보니
이게 어떤 법칙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름하여 운수 총량의 법칙.
사람이 평생 쓰는 운의 양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을 텐데 어렸을 때 상을 너무 타면
미래에 가져가야 할 운까지 다 써버리는 건 아닐까?

..중략..

그래서 지금 우리 애가 평균 이하인 것 같아서 속상한 엄마,
속 썩는 아이들 때문에 힘든 부모가 있다면
이런 얘기를 해주고 싶다.
아이가 나중에 잘되려고
자기 운을 아끼고 있다고 믿어보라고.
지금 늦자란 만큼 나중에
휠씬 더 단단하고 깊은 뿌리를 갖게 될 거라고.

어쩌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나중에 아껴운 운을 쓸 기회가 왔을 때
그 운을 담을 수 있는 아이의 그릇을 단단하게 키우는 것이다.
   — 엄마의 자존감 공부 中


난 한없이 부족하고 모자란 엄마이다.
매일 같이 아이들에게 화를 내지 않고 사랑으로 대하기로 마음을 먹고 퇴근을 하지만,
고단한 몸과 마음에 아이들이 조금만 말을 듣지 않으면 그 다짐들이 무너져 버리고 만다.

하지만, 김미경 샘과 같은 육아 선배들의 조언을 듣다 보면,
다시 기운을 내고 일어설 힘이 생긴다.

오늘 더 열심히 일하고
내 아이들을 사랑하고 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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