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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바꾼 17가지 방정식 - 위대한 방정식에 담긴 영감과 통찰 이언 스튜어트 3부작 3
이언 스튜어트 지음, 김지선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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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정식은 수학과 과학, 그리고 기술의 혈맥이다. 방정식이 없었다면 우리가 사는 세계의 모습은 지금과는 매우 달랐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방정식을 보면 더럭 겁부터 낸다.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이 『짧고 쉽게 쓴 시간의 역사(A Brief History of Time)』를 쓸 때, 출판사에서는 방정식 하나가 더 들어갈 때마다 책의 매출이 반으로 뚝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E = mc^2을 싣게 해 주었지만, 그 방정식이 없었다면 아마 1000만 부는 더 팔렸을 것이라고 투덜댔다고 한다. 나는 호킹 편이다. 방정식은 뒤편으로 밀어 두기에는 너무 중요하다. 그렇지만 출판사들이 틀렸다고 할 수도 없다. 방정식은 형식적이고 근엄하다. 복잡해 보이기도 하고, 방정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조차 방정식에 폭격을 당하면 흥미를 잃기도 한다. (11~12 페이지)


  방정식의 힘은 수학이라는 인간 정신의 집합적 창조와 물리적 외부 세계 사이의, 철학적으로 쉽지 않은 교신에 바탕을 둔다. 방정식은 바깥 세계에 있는 심오한 패턴들을 나타낸 모형이다. 방정식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방정식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읽는 법을 배우면, 우리 주변 세계의 중요한 특성들을 깨달을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다른 방식들로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기호보다 언어를 선호한다. 언어 역시 우리에게 주위 세계를 통제할 힘을 준다. 그렇지만 과학과 기술이 내린 결론에 따르면 언어는 애매하면서도 제한적인 면이 있어서 현실의 심오한 양상들과 소통할 수 있는 효과적 경로를 제공하지 못한다. 언어는 인간적인 가정들로 너무 많이 채색되어 있다. 언어만 가지고는 근본적인 통찰을 얻을 수 없다. (14~15 페이지)


  The power of equations lies in the philosophically difficult correspondence between mathematics, a collective creation of human minds, and an external physical reality. Equations model deep patterns in the outside world. By learning to value equations, and to read the stories they tell, we can uncover vital features of the world around us. In principle, there might be other ways to achieve the same result. Many people prefer words to symbols; language, too, gives us power over our surroundings. But the verdict of science and technology is that words are too imprecise, and too limited, to provide an effective route to the deeper aspects of reality. They are too coloured by human-level assumptions. Words alone can't provide the essential ins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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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20-02-25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번째 인용문에 나오는 ˝교신˝의 원문 단어는 ˝correspondence˝이다. ˝교신˝이 아니라 ˝대응˝이라고 번역해야 한다.
 


기억할 만한 또 다른 영화. 두 명배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영화를 보며 크리스찬 베일의 매력에 푹 빠졌다. 잘 쓰여진 각본에 멋진 연기와 연출. 아무 생각 없이 2시간 반이 훌쩍 지나간다. 나도 무엇인가에 저렇게 미쳐서 살고 싶다는 생각. 누군가는 옆에서 희생해야겠지...


사실을 기반으로 한 이 영화의 바탕이 되었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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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9-12-23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너무 좋았어요!! 크리스찬 베일의 역할이 참 좋았구요. 이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읽어보니 좋더군요. 맷 데이먼이 크리스찬 베일하고 꼭 이 영화를 찍고 싶었다더군요. 지금도 기억나는 영상이 몇 개 있는데 생각만해도 가슴이 따뜻해져요.

blueyonder 2019-12-23 21:05   좋아요 0 | URL
‘배트맨‘의 크리스찬 베일만 알았었는데, 이렇게 멋진 배우인지 몰랐어요. 찾아보니 예전에 <Empire of the Sun>에서 아역 배우로도 나왔더군요. 맷 데이먼은 원래부터 좋아했는데, 이번에 크리스찬 베일의 엄청난 팬이 됐습니다!

즐거운 성탄 보내시길~~

2019-12-23 2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4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12월 31일 개봉 예정인 영화 <미드웨이>. <인디펜던스 데이>의 롤란트 에머리히[*] 감독에 에드 스크라인, 루크 에반스, 우디 해럴슨, 맨디 무어 등이 나온다. 에머리히 감독이 평소 만들고 싶어했던 인생 프로젝트라던데, 태평양 전쟁의 시작인 진주만 기습, 둘리틀 공습, 그리고 미드웨이 해전을 138분의 러닝타임에 욱여넣느라 무리했다는 얘기도 있다. 평론가들의 평은 그저 그렇지만 관객들 평은 괜찮은 것 같다. CG가 엄청 많을 것 같은데, 작은 화면으로 보면 유치해 보이지만 큰 화면으로 보면 의외로 볼만할지 모르겠다. 


비슷한 주제를 다룬 영화로는 2001년 작 <진주만>이 있다(마이클 베이 감독, 벤 애플렉, 조쉬 하트넷, 케이트 베킨세일 등 출연). 이 영화는 진주만 기습 이전의 얘기인 영국 전투에서 진주만 기습을 거쳐 둘리틀 공습에서 끝이 난다. 전투 부분의 고증이 정확하지 않아 전쟁 영화로는 별로라고 생각한다.


진주만 기습은 여러모로 볼 때 일본의 전략적, 전술적 실패였다는 평을 받는다. 일본 해군은 진주만에서 미국 태평양 함대를 궤멸시키고 전쟁을 시작하고자 했지만, 미국 해군의 항모는 그림자도 못 본 채 전함만 파괴하고 진주만 기습을 끝낼 수밖에 없었다. 결국 6개월 후 미드웨이에서 그 항모들에 의해 일본 해군 항모부대가 궤멸적 타격을 입는다. 사실 미국 해군이 일본 해군을 미드웨이에서 물리치는 얘기는 영화보다 더 영화적인 측면이 있다. 자세한 얘기는 다음의 책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기발한 대책(기책)을 선호하는 일본인들의 성향에 대해서는 <시사인>의 굽시니스트 만화가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기습을 위해 미국에게 선전포고 문서를 건네고 30분 후에 공습이 시작되도록 계획했다는 일본. 결국 선전포고 문서는 공습 개시 1시간 후에 건네졌다.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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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을 찾아보다가 독일인인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미드웨이 해전이 그의 관심을 끌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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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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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도올 스타일이 잘 안 맞는다고 느꼈는데, 끝까지 읽고 난 지금 많이 배웠다는 생각이 든다. 불교 용어를 잘 모르니 좀 어렵기도 했다. 용어와 그의 스타일에 익숙해지면 읽는 재미도 있다. 불교에 대해 잘 모르는 초심자가 읽어도 괜찮을 것 같고, 많이 접해본 사람은 조금은 색다른 시각을 만날 수 있으리라 짐작해 본다. 


책은 도올이 반야심경을 만나게 된 계기-그의 젊은 시절-부터 시작해서 조선 불교 및 선사들 이야기, 초기 불교 역사를 거쳐 책의 절반이 지나서야 본론인 반야심경 이야기에 들어간다. 도올만큼 재가 많은 사람이 흔치는 않으리라. 또한 그만큼 일반 대중들과 소통을 갈구하는 지식인도 많지 않으리라. 이 책은 그의 이러한 면모를 잘 보여준다.


<반야심경>은 <반야바라밀다심경>의 줄임말로서, "반야"는 "지혜", "바라밀다paramita"는 "극치, 완성"을 뜻한다(187 페이지). 반야심경에는 우리가 많이 들어 알고 있는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의 구절도 나오고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보리사바하"의 구절도 나온다. 반야심경의 제일 마지막인 이 문구의 산스크리트어 원래 발음은 "가떼가떼 빠라가떼 빠라상가떼 보드히 스바하gate gate paragate parasamgate bodhi svaha"로서 뜻은 "건너간 자여, 건너간 자여! 피안에 건너간 자여! 피안에 완전히 도달한 자여! 깨달음이여! 평안하소서!"라고 한다(238 페이지). 이 부분에 대해 도올은 다음과 같이 해설한다.


  이 주문은 종교적 주술로서 해석되면 곤란합니다. 여기 숨은 주어는 당연히 관세음보살입니다. 건너간 자, 지혜의 완성에 도달한 자는 관세음보살입니다. 관세음보살이 누구입니까? 나는 이 텍스트의 첫머리에서 이 <심경>을 읽고 있는 바로 여러분 자신이라고 설파했습니다. 이 <심경>은 궁극적으로 내가 나에게 설파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관세음보살이 누구입니까? "나"가 누구입니까? 이 나는 바로 보살혁명, 새로운 반야혁명의 주체세력입니다. 보리 사바하! "깨달음이여! 평안하소서!"라는 뜻은 보살혁명의 주체세력들에게 바치는 헌사eulogy입니다. 여러분! 여러분들은 이 주문을 외우면서 바로 여러분들의 시공간 속에서 새로운 보살혁명을 만들어 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반야"의 궁극적 의미이겠지요. (238페이지)


"보살"은 "보리살타Bodhisattva"의 준말로서 "보리"는 지혜, 깨달음, "살타"는 본질, 실체, 마음 등의 뜻을 갖는다. 결국 보리살타는 "깨달음을 지향하는 사람", "그 본질이 깨달음인 사람"을 의미한다(162 페이지). 여기서 "혁명"이라는 말이 나온 것은, 출가한 비구 중심의 소승 불교에서 벗어나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음을 대승 불교가 주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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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번역된 과학서적을 읽을 때마다 잘못된 번역으로 인한 당혹함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오역의 최종 책임은 번역가가 지겠지만, 편집자도 상당한 부분의 책임을 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책의 내용이 꽤 전문적이면 전문가의 감수를 거치게 될 텐데, 문제는 감수 없이 내도 될 거라고 생각했던 책에서조차 번역가와 편집자가 기본적인 실수를 한다는 데 있다. 지금 읽고 있는 이언 스튜어트의 <세계를 바꾼 17가지 방정식>도 그렇다. 다루는 주제와 내용은 매우 유익하다. '세상을 바꾼' 중요한 방정식에 대해 역사적 사실과 의의를 매우 흥미롭게 설명한다. 하지만 수학과 물리 용어 등에서 가끔 얼토당토 않은 실수가 보인다. 사실 이런 실수는 이공계 대학생 정도만 돼도 깨달을 수 있는 것들이다. 이러한 실수가 발생하는 데서 여전히 문과와 이과의 벽을 실감할 수밖에 없고, 그 벽을 뛰어넘기 위해 신경을 좀 더 쓸 성의의 부족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이 책에는 대학 수리과학과 교수의 추천사가 앞에 붙어 있다. 이러저러한 의의와 재미를 들어 이 책을 추천한다. 하지만 '과연 추천자가 이 책을 정말로 읽고 추천했는가'라는 질문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진정 이 책을 정독했다면 눈에 띄는 분명한 오류를 지적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항상 원칙을 얘기하는데, 추천은 책을 읽고 하는 것이 원칙일 것이다. 물론 세상 사는 데에 있어 원칙을 어길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가능하면 원칙대로 하는 것이 후회를 덜 남기는 방법이고, 세상을 좀 더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이 꼬리를 물어, 원칙 하면 떠오르는 분이 문재인 대통령이다. 그가 원칙주의자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종종 대통령이 추천하는 책이라고 화제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대통령이 읽지도 않고 대충 훑어본 후 추천했다는 생각은 추호도 들지 않는다. 


어제 일본과 과거사에서 비롯된 분쟁의 변곡점이라고 할만한 사건이 있었다. 우리가 GSOMIA 종료와 WTO 제소를 유보하기로 한 것이다. 이것을 우리의 굴복이라고 할 이도 있겠지만, 우리 정부는 원칙을 지킨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끝까지 '일본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면 기꺼이 협력하겠다'고 했었다. 일방적으로 대화를 거부한 것은 일본이었다. 하지만 일본이 수출 규제 관련하여 대화를 하겠다니, 그로 인해 시작됐던 2가지 사항의 진행을 유보시킨 것이다. 여기에 어떠한 원칙의 훼손은 없다. 일본의 태도에 변화가 없는 한 우리는 2가지를 예정대로 진행시킨다는 것이었고, 일본의 태도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압력으로 인한 것이든 어쨌든) 일본의 태도 변화가 일어났다. 유보는 협상하는 동안만 하기로 한 것이니 우리는 명분도 쌓고 이제 일본에 공을 넘긴 것이다. 난 이 정부의 논리적이고 원칙적인 대응을 지지한다.


우리가 이렇게 품위 있는 정부, 원칙 있는 정부를 갖게 된 것은 대통령의 공의 크다. 요즘과 같이 선동 정치가 판을 치는 세계에서 문 대통령의 존재는 매우 귀중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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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관심 있는 중간 부분부터 읽고 있는데, 눈에 띄는 2개의 오류를 다음에 기록해 놓는다.


삼각 함수의 모든 일반 공식들이 이 급수들의 결과이므로, 그 공식들 역시 자동으로 딸려간다. '사인의 파생물은 코사인이다.'와 같은 미적분의 기본적 사실들도 그렇다. (145 페이지)


'파생물'의 원어는 'derivative'일 것이다. derivative는 미분하여 얻게 되는 또 다른 함수인 '도함수'를 뜻한다. '사인을 미분하면 코사인이 된다'는 것은 고등학교 이과생 정도면 아는 사실이다.


... 우리는 막대 절반에서는 u(x, 0) = 1이지만 다른 절반에서는 -1인 초기 열 분포 상태가 필요하다. 이런 상태는 비연속적이다. 이를 공학 용어로 말하면 구형파(square wave)라고 한다. (250 페이지)


'square wave'는 '사각파'이다. 이것이 어떻게 '구형파'로 번역이 됐는지 이해가 안 된다. 공대생 누구에게 물어봐도 알만한 사실이다. 한편, '비연속적'이라는 말보다는 '불연속적'이라는 말이 맞다. '불연속 함수'라고 하지 '비연속 함수'라고 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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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19-11-23 19: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 ‘square wave‘를 다음 사전에서 찾아보니 ‘구형파‘라고 나오네요. 사전이 잘못됐습니다. ㅠ 구형이면 보통 ‘공球 모양‘을 떠올리지요. ‘구형파‘에서 ‘구‘가 곱자 구矩라네요. 헛웃음이 나옵니다. 전혀 쓰지 않는 죽은 말입니다.

2020-06-02 2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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