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urchill (Paperback, Reprint)
Johnson, Paul / Penguin Group USA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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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저자의 처칠에 대한 흠모의 글. 영국을 패배에서 구한 위대한 정치가라는 평이 흘러 넘친다. 처칠이 없었다면 영국은 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했을까. 한 인물이 역사에서 맡은 역할이 그렇게 큰가. 히틀러를 생각하면 그렇기도 하다. 처칠에 대한 찬사가 우리의 이순신 장군에 비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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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위와 탄핵의 여파에서 탄생했던 문재인 정부의 임기 끝이 다가오고 있다. 5년 전 이 책을 보며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과 비정상적인 일들의 정상화에 대한 기대로 했던 선택이, 지금까지 내가 한 정치적 선택 중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취임식도 없었던 취임 후, 청와대 들어가며 환영 나온 시민들에게 머리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나,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이 점심 후 커피 잔을 들고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는 모습이 왜 그리 한줄기 신선한 공기 같았던지.


5년 전과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지금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었던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도 세상은 완전히 달라졌지만, 정치적으로도 정권교체 여론이 유지 여론보다 더 높게 나오고 있다고 계속 보도되었다. 남북평화 흐름으로 80% 넘게 지지율이 나왔던 적도 있었고 이 여파로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여당이 대승했었던 때와 비교해 보면 격세지감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19대 대선에서 41%의 득표율로 당선되었으니, 당선될 때에도 문 대통령이 아닌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던 사람이 더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음에도 마지막 5년차 지지율이 41~42%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5년 전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했던 시민들이 아직도 그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고, 이것만으로도 나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문재인 정부가 기대보다 못했던 부분도 있다. 아쉬운 점이 없을 수 없다. 특히 부동산이 그렇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부분도 많다. 외교에서, 국방에서 우리나라의 위상과 실력이 정말 많이 올라갔음을 느낀다. 하지만 선거는 못한 부분을 공격하는 것이고, 그러한 채찍을 맞으며 여당은 반성하며 대책을 내놓고 다시 여론을 얻으려 노력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 야당의 수준에 매우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제대로 된 정책적 대안의 제시 없이 무조건 여당이 못했다고 한다. 모든 것이 구호 수준이다. 더욱이 지금의 제1야당 후보는 현 정부에 몸담고 있었던 사람으로서 현 정부를 심판하자고 한다. 논리가 매우 궁색할 수밖에 없다. 야당 지지자들도 논리가 궁색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오직 한 마음, 정권교체 외에는 다른 목적이 없어 보인다. 정권교체 후가 보이지 않는다. 교체하면 뭐가 달라지나? 여가부 해체? 생각나는 것이 이것밖에 없다. 그리고는 옛얼굴들이 다시 활개치겠지.


내일 대선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야당 대통령 후보의 수준을 박제해 놓기 위해 다음의 기사를 링크해 놓는다.


“與, 지지층 이탈 막으려고 집값 올려”

“확진자 수십만명 발표하여 투표 못하게”


한 줄기, 그래도 희망을 가져본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비틀거리면서도 앞으로 나가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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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 후보에 대한 걱정 링크:

윤석열의 막말과 어퍼컷…뒷감당을 어떻게 하려는 걸까 [성한용 칼럼]

공정의 ‘아이콘’ 윤석열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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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기의 달이 뜨면>을 조금 읽었다(4장까지). 책 자체의 가독성은 괜찮은데 번역이 가끔 이상하다. 처음 원문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한 부분은 1장에서 처칠이 영국 국왕의 부름을 받아 차를 타고 가는 장면이다. 처칠은 첫 번째 차에, 그의 경호원 톰슨은 두 번째 차에 타고 길을 달리고 있다. 그리고 다음의 구절이 나온다.


"나는 올드맨Old Man을 뒷자리에 모신 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벅찬 자부심을 가지고 차를 몰았다." 톰슨은 그렇게 썼다. (26 페이지)


올드맨은 처칠을 의미할 터인데 톰슨의 뒷자리에 앉아 있다니? 조금 전에 첫 번째 차에 타고 있다고 했는데? 원문을 찾아봤다.


"I drove behind the Old Man with indescribable pride," he wrote. (원서 12 페이지)


원문은 분명 톰슨이 처칠 뒤에서 운전하여 쫓아가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왜 이런 오류를 범했을까.


이후 원문과 대충 비교해 보기 시작했는데 가끔 오역이 보인다. 다음에 예를 나열한다.


  그래서 좀 알아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해보자'라고 말하는 것과 실제로 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을 나는 작업을 시작하기 무섭게 절감해야 했다. (9 페이지)


원문: I decided to find out, and quickly came to realize that it is one thing to say "Carry on," quite another to do it. (원서 XIII 페이지)


"Carry on"은 2차 대전 당시 영국의 구호 중 하나이다. "Keep Calm and Carry On"이 원래 문구이다. 아마 돌아다니는 빨간색 포스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자"의 의미인데, 이 "Carry on"이 들어간 문구를, 알아보겠다고 '마음 먹은 것'을 실제로 해보니 어려웠다는 식으로 번역했다. 저자가 원래 의미하는 바는 "하던 일을 계속하자"라고 구호를 외치는 것과 실제로 그렇게 생활하는 것은 정말로 다른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저자 자신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당시 영국 국민에 대한 얘기이다.


흐릿한 불빛 속에서 톰슨 경위는 처칠의 빰에 흐르는 눈물을 보았다. (30 페이지)


원문: In the fading light, Inspector Thompson saw tears begin to slip down Churchill's cheeks. (원서 14 페이지)


여기서 light는 불빛이 아니라 햇빛이다. 문맥을 보면 차에서 내려 실외에서 얘기하는 것이다. 국왕을 만나고 해군성으로 와서 이제 날이 어두워지는 것이다. 이 장면을 갑자기 실내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바꾸어 버렸다.


미국은 전쟁을 대하는 처칠의 생각과 그로 인한 최종적인 결과를 중대하게 보았다. (45 페이지)


원문: America loomed large in Churchill's thinking about the war and its ultimate outcome. (원서 24페이지)


"전쟁과 그 궁극적 결과에 대한 처칠의 생각에서 미국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정도가 올바른 번역일 것이다. 이후의 본문은 처칠이 처음부터 미국을 끌어들일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일화를 얘기해 주고 있다. 


"우리가 지지 않는다는 말씀이세요?" 랜돌프가 물었다. "그러니까 그 망할 놈들을 무찌를 수 있다고요?"

  그러자 처칠은 면도기를 세면대에 내던지고 얼굴을 돌려 아들을 마주보며 고함을 쳤다. "당연히 우리가 이기지." (46 페이지)


원문: "Do you mean that we can avoid defeat?" Randolph asked. "Or beat the bastards?"

  At this, Churchill threw his razor into the basin and whirled to face his son. "Of course I mean we beat them," he snapped. (원서 24~25 페이지)


조금 미묘하지만, 처칠의 아들 랜돌프는 패배를 피하는 것과 독일을 무찌르는 것 중 어느 것을 의미하느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는 'or'가 앞의 질문을 부연하는 것이 아니라, 둘 중의 하나를 의미한다. 당시에는 파죽지세의 독일을 무찌르는 것을 다들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독일이 대륙을 차지하는 것을 용인하고 강화 등을 통해 독일의 패권을 인정하는 것이 '패배를 피한다'의 의미이다. 사실 이것이 히틀러가 영국전투를 통해 얻으려고 했던 바라는 이야기도 있다. 도버 해협을 건너 영국을 실제로 침공할 생각은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처칠은 (미국을 끌여들여) 독일을 무찌른다고, 둘 중 후자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신임 총리에 대한 의구심, 특히 그의 주량에 대한 의구심은 회의가 있기 훨씬 전부터 심어진 것이었다. (47 페이지)


원문: Doubts about the new prime minister, in particular his consumption of alcohol, had been sown well before the meeting, however. (원서 25 페이지)


"주량에 대한 의구심"은 이상한 번역이다. 처칠의 "주량"이 얼마나 되는지 미국이 궁금하게 생각했다는 것인가? "음주 습관" 정도가 나을 것 같다.


  화이트홀 전체의 전기 사용량이 급증했다. 조용했던 통로들이 깨어났다. (49 페이지)


원문: A new electricity surged through Whitehall. Subdued corridors awoke. (원서 27 페이지)


비유적 표현을 실제적 의미로 번역했다. "A new electricity surged through Whitehall."은 "새로운 활기가 화이트홀에 넘쳐 흘렀다." 정도의 의미이다. 실제로 전기 사용량이 급증했다는 것은 아니다. 장의 제목인 "Galvanized"를 "감전 효과"라고 번역한 것도 눈에 띤다. "galvanize"는 "활기를 불어 넣다"의 의미이다. galvanize가 전기와 관계가 있는 단어이니 '감전 효과' 정도는 역자의 선택이라고 용인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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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2-21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서를 사서 이렇게 읽고 비교해 주시는 거 넘 좋아요!!! 블루얀더님 영어 실력이 대단하시군요!!! 저는 읽기만 잘(?)하지 한국어로 번역이 어렵던데요,, 더구나 제 한국어 실력이 변변찮아서 더 그런... 이런 페이퍼 더 자주 올려주세요!!^^

blueyonder 2022-02-21 12:37   좋아요 1 | URL
편집자가 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책은 결국 출판사와 편집자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신경을 더 써주면 좋겠네요.
국제화가 되면서 국내에도 영어 잘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네이티브 정도는 아니지만 읽을 수 있는 수준은 됩니다. 가끔 의미를 모르겠는 문장도 나오지만요. ^^;
요즘 애들은 더 잘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책을 안 읽어서 그렇지... 그래서 앞으로 우리말 번역도 더 좋아지리라는 희망을 갖습니다. ^^
라로 님,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라로 2022-02-21 13:21   좋아요 1 | URL
블루얀더님 넘 겸손하세요!! 요즘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교육을 받아서 더 잘 하는 것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간호사라 주변에 필리핀 간호사들이 많은데 어려서부터 영어를 생활화해서 그런가 타갈로와 영어에 아주 뛰어나요,, 그런 거 보면 저는 구시대라 많이 부러워요,, 그리고 어린 한국 간호사들 보면 영어를 아주 잘해요,, 저는 그들을 아주 많이 부러워하고요,, 영어책 보다 보면 가끔 아니라 자주 모르겠는 문장 투성입니다요.^^;;

blueyonder 2022-02-21 15:54   좋아요 1 | URL
저도 문법으로 영어를 배운 구시대인입니다. ㅠ 언어는 정말 어려서부터 배우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발음이 다르지요.
타고난 시대를 어쩔 수는 없는 것 같고요, 그냥 주어진 대로, 생긴 대로 살자고 마음 먹고 있습니다.
 















연휴에, 사놓고 읽지 않은 책들 중 어느 것을 볼까 들쳐보던 와중에 갑자기 마음이 꽂힌 책이다. 머리말만 읽었는데, 원래 단순히 생각했던, 과학자들이 어떻게 히틀러와 그의 전쟁 노력에 '복무'했는가에만 관한 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책은 독일 과학자들 뿐만 아니라 연합군의 전쟁 노력에 종사했던 과학자들까지 아울러서, '과학자들은 과학만 하고, 과학의 결실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는 정치가에게 맡겨 놓으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에 파문을 던져 놓는 듯이 보인다.


표지에 <이코노미스트>지에 실렸던 평인 "충격을 야기하며 중요한disturbing and important"이란 말이 있는데, 과학자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찾아보니, 2008년 출간됐던 번역판은 이미 절판됐고 현재는 중고서점이나 도서관에서만 찾을 수 있다. 중요한 책이 별 관심을 못 받고 사라진 것 같아 아쉽다.


최근 출간된 <폭격기의 달이 뜨면The Splendid and the Vile>이란 책도 읽어보고 싶은데, 신간과 사놓고 읽지 않은 책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영원한 숙제이다. 올해는 <히틀러의 과학자들>과 같은, 구간舊刊이지만 중요한 책들을 좀 더 읽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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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2-03 15: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폭격기의 달이 뜨면The Splendid and the Vile>은 번역이 독창적이란 느낌이 들어서 그런가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히틀러의 과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나 다른 책에서 종종 봤지만, 본격적으로 다룬 것은 읽은 적이 없어서 그런가 흥미가 생기네요. 절판이라니 영문본을 봐야겠지만.^^;;

blueyonder 2022-02-03 18:29   좋아요 0 | URL
<폭격기의 달이 뜨면>은 번안한 영화제목처럼 사람의 마음을 끄는 면이 있습니다. 그러니 잘 지었다고 해야겠지요? ^^ <히틀러의 과학자들>이 별 관심을 못 받고 사라진 것을 보면 역시 마케팅이 중요하네요.
 
Unbroken (Movie Tie-In Edition): A World War II Story of Survival, Resilience, and Redemption (Paperback)
Hillenbrand, Laura / Random House Trade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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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미국 대표 육상 선수로 베를린 올림픽에 참석했던 루이 잠페리니의 태평양 전쟁 참전기와 그 후유증을 극복하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안젤리나 졸리의 감독으로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2014년 말 개봉). 잠페리니의 삶은 그만큼 극적이다. 


1943년 5월, 그의 폭격기는 다른 실종 폭격기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기체 결함으로 태평양 한 가운데서 추락한다. 그는 추락에서 살아남지만 47일 동안 태평양을 표류하다 결국 마셜 제도의 일본군에게 발견되어 포로가 된다. 이후, 그는 일본 본토의 포로 수용소에 수감되어, 육체적, 정신적 학대를 받는다. 저자는 담담하게, 그러나 준엄하게 일본군들의 학대를 고발하고 있다.


1945년, 2발의 원폭 투하 후, 일본은 결국 무조건 항복을 받아들이고, 포로들은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되어 고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이들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저자는 전쟁의 상흔이 이들의 정신을 어떻게 피폐하게 만드는지 보여준다. 잠페리니는 전쟁이 끝나고 수 년 후에야 종교적 깨달음으로 결국 상흔을 극복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전쟁이 어떻게 인간성을 파괴하는지, 일본군이 당시 얼마나 비인간적으로 포로를 대했는지 알 수 있다. 일본군이 티니안 섬에서 조선인 노무자 5,000명을 학살한 얘기도 나온다. 본토의 전쟁포로들도 1945년 8월 22일 모두 학살될 예정이었다. 전쟁은 8월 15일 끝났다.


방대한 증언과 기록을 종합하여 흥미진진하고 때로는 고통스러운 얘기를 만들어낸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책은 2010년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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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1-31 2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강제로 끌려가 많이 죽었음에도 아니라고 우기는 일본과 국힘당놈들!! 대단하죠

blueyonder 2022-02-01 10:57   좋아요 0 | URL
그래도 일본에 양심을 지키는 국민들이 있었고 지금도 있다는 사실에 희망을 갖습니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선 그나마 있던 양심적 소수가 더 줄어드는 것 같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