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테니슨은 만일 우리가 한 송이의 꽃을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가 누구이고 세상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도 그는 아무리 하찮은 사실이라도 우주의 역사와 무한한 인과론적 연결 관계와 연관되지 않은 것은 없다는 것을 의미했을 것이다. 또한 쇼펜하우어가 말했듯이 의지가 각각의 개인에게 고스란히 표현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는 세계는 각각의 모습 속에 고스란히 보일 수 있다고 말하고자 했을 것이다. 카발라주의자들은 인간이 소우주, 즉 우주의 상징적 거울이라고 이해했다. 만일 테니슨에 의하면, 모든 것이 그렇게 될 것이다. 모두, 심지어 참을 수 없는 자히르까지도 그렇게 될 것이다. (‘자히르’에서, 145~146 페이지)


  호랑이들의 몸에 적혀 있는 미스터리는 나와 함께 사라지게 될 것이다. 우주를 언뜻 보았던 사람, 우주의 불타는 설계도들을 보았던 사람은 한 사람과 그의 하찮은 행운이나 불행 따위를 생각할 수 없다. 비록 그 사람이 자기 자신일지라도 말이다. 그 사람은 바로 ‘그 자신’이었지만, 이제 그는 더 이상 그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 이제 그는 그 누구도 아닌데, 왜 또 다른 사람의 운명에 관심을 갖고, 왜 또 다른 사람의 국가에 관심을 보이겠는가. 그래서 나는 그 문구를 입 밖에 내지 않고, 그래서 어둠 속에 누워 세월이 나를 잊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신의 글’에서, 155~156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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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 (1899~1985). 예전부터 읽어보고 싶었던 아르헨티나의 작가이다. 민음사 간 <알레프>는 그의 단편소설 17편('알레프'란 제목의 소설이 제일 마지막이다)을 모은 것으로서, 원저는 1949년 처음 출간됐다.


죽지 않음, 죽음, 평행우주를 떠올리게 하는 세계관, 또는 순환론적 세계관, 인간이 결국 (신 앞에선) '하나'라는 생각 등등이 환상의 이야기처럼 펼쳐진다. 책의 절반 조금 못 미치게 읽었는데, (각주脚註의 설명을 보면) 실제 역사적 인물과 그가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들이 마구 섞여 등장한다.


영원보다는 난 순환에 더 마음이 끌린다. 우리 삶은 끝나는 것 같아도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니다. 우주적으로도 그렇다고 난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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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가 <탑건: 매버릭>으로, 36년 만에 해군 조종사로 돌아왔다. 세월은 흘렀지만, 여전히 우리 곁에 있는 그를, 그의 미소를 보며 내 얼굴에도 번지는 미소를 어쩔 수 없다.


<탑건: 매버릭>의 줄거리는 오락 영화 이상은 아니지만, 포기를 거부하고 예전 모습 그대로 사는 조종사 매버릭으로서의 그를 보는 것은 왠지 모를 짠함이 있다. 세월은 흘렀고 시대는 변했어도 여전히 '마지막'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분투하는 매버릭을 보며, 내 자세도 다잡는다. 


제작자인 제리 브룩하이머가 영화를 소개하며 "항공에 대한 연애 편지"라고 언급했는데, 그 말에 동의한다. 항공기 좋아하는 분들, 2시간을 그냥 즐기시길.


중년의 그대, 인생은 톰 크루즈--또는 피트 "매버릭" 미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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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6-20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톰 크투즈의 작품은 거의 영화관에 가서 본 듯 해요.
탑건도 당연 가서 봐야죠~~

blueyonder 2022-06-20 15:56   좋아요 1 | URL
저는 지난 토요일에 가서 봤습니다. 즐겁게 감상하시길... ^^

바람돌이 2022-06-21 0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로지 팬심으로 볼 영화!!! ㅎㅎ

blueyonder 2022-06-21 10:56   좋아요 0 | URL
오로지 팬심(+ 비행기)입니다! ^^
 














2022년 2월 9일, 신진서 9단이 흑번으로 양딩신 9단과 둔 제2국에서 승리하여 제26회 LG 배를 우승했다. 바둑은 중반 이후 난전으로 어지러워졌지만, 신진서 9단은 집중력과 자신감으로 승리를 거두며 세계 1인자의 위엄을 보여줬다. LG 배는 2번째 우승으로서, 현재까지 총 3회의 메이저 세계대회 개인전 우승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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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22-02-26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력이 강한 편은 아닙니다만, 저도 예전에는 바둑팬이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관심이 줄어서 바둑 소식을 일부러 찾는 경우가 적어졌습니다. 요즈음은 유튜브로도 바둑TV를 볼 수 있어서 짬이 생기면 프로기사 대국을 감상하는데 신진서 프로의 수읽기는 정말이지 굉장하더군요. 단순히 잘 둔다를 넘어서 이 업계 최강 실력자로서의 위엄과 기상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오래전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의 바둑을 보면서 느꼈던 ‘1인자의 포스‘를 신진서의 대국을 통해서 다시 접할 수 있어서 뜻깊고 반가웠습니다.

blueyonder 2022-02-26 16:41   좋아요 0 | URL
오늘은 신진서 9단이 농심배 세계바둑대회에서 일본 선수를 상대로 최종국에서 승리함으로써 한국을 우승시켰습니다. 22회 대회 5연승, 이번 23회 대회 4연승으로 농심배 9연승입니다. 중국 선수 상대로는 23연승 중이라고 합니다. 예전 전성기 이창호 9단의 강함이 느껴집니다. 매우 대견하고 자랑스럽네요.

2022-02-26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06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과 연말을 실감하게 하는 추운 날이지만 노래가 참 따듯합니다. 모두 따뜻한 겨울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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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24 1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폴킴! 노래 좋아 합니다!ㅎㅎ
블루 욘더님!
가족 모두 행복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 ℳ𝒶𝓇𝓇𝓎 𝒞𝓇𝒾𝓈𝓉𝓂𝒶𝓈 🎅🏻

(\ ∧♛∧ .+° °*.
(ヾ( *・ω・) °・ 🎁
`し( つ つ━✩* .+°
(/しーJ

blueyonder 2021-12-24 13:22   좋아요 1 | URL
scott 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선물 감사해요~~ ^^ 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