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사계절 만화가 열전 13
이창현 지음, 유희 그림 / 사계절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서 중독자라는 말이 참 매력적이다.

책을 늘 끼고 있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 짧은 문장처럼 멋지고, 닮아가고 싶은 말이 또 있을까?


독서 애호가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같은 맥락에서 독서 중독자라는 말은 조금은 B급스럽고, 조금은 병맛인..

그런 털털한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다.

고상하고 왠지 고전만 읽어댈 것 같고, 또는 작품에 대해 깊은 안목을 가진 것보다는 읽자마자 느껴지는 감성을 표현하고, 이론적인 감성보다는 오롯이 나의 감성, 나의 느낌이 우선시되는 중독자라는 말이 더 솔직한 표현이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도 몇 번은 궁금함일 도질 때가 있다.

대중들에게 언급되어 베스트셀러라고 소문이 났던 책이나. 아니면 무슨 무슨 상을 수상했던 유명한 책이라던가. 또는 여러 저명인사들의 추천을 받았다는 책을 기대감으로 읽었을 때 모두 만족한 것은 아니다.

때론 뭐 이런 책을 추천하나 싶기도 하고, 뭔 뜻으로 이런 책에 상을 줬을까라는 궁금함도 생긴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을 읽다 보면 독서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며, 대중의 판단과는 또 다른 판단 역시 공존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의 인물들은 서로의 별명밖에 모른다. 사회 부적응자로 보이는 인물들이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독서의 자신감은 대단하다.

이를테면 책날개에 어떤 글이 쓰여있는 지로 책을 질을 판단하는 팁이라던가.. (난 이 부분이 정말 맘에 들었다. 나도 이런 생각을 했으니까..)

책 제목과 목차는 원서와 대비해서 보면 좋다는 팁이라던가.. 서문을 읽고 책의 첫인상을 발견하는 팁이라던가..

그동안 무심코 읽고 말았던 부분에 대한 언급은 다시 한번 꼼꼼하게 책을 읽는 계기를 준다.


독서 중독자들은 베스트셀러에 냉담하다(어쩌다 읽은 책이 훗날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조차 불명예로 여길 정도.) p119


책 선택은 '나 자신'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일단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책부터! p120


독서 중독자들은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어 나간다. ('동시병행 독서법') p205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을 읽으면서 가끔 궁금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얻게 된다.

책은 오로지 나 자신이 보는 것이다. 고로 내 호기심을 충족시킨 책을 선택함은 당연하다.(베스트셀러?? 독자들 사이에서 추천되는?? 내가 궁금해하는 내용이 아니라면 과감히 버리자)

이 책도 읽고 싶고, 저 책도 읽고 싶다?? 또한 과감히 동시에 읽어나가자.. (이 방법은 내가 간혹 쓰는 방법인데...)

독서에는 정해진 룰은 없다. 나의 판단대로, 내 호기심을 총족 시켜줄,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읽기 편한 책부터 시작하면 좋겠다.


B급의 감성을 그린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이지만 내용은 그 깊이가 대단하다. 인용된 문장의 한 줄 역시 깊이 있는 독서자만이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관계로 옮겨 적기는 그렇다..)

웹툰을 별로 반기지 않는 독자라면 스토리가 어수선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뭐. 다 개개인의 감성 아닐까? 그 속에서 얻는 팁 몇 가지를 건진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하다고 본다.

독서에 대한 주관성이나 편협성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다.

전자책도 유행하고 음성책도 좋아들하지만 그래도 난 종이책이 좋다. 하나하나 줄을 그어서 볼 수도 있고, 읽다가 막힐 때면 책 귀퉁이를 접어두고 나중에 읽어도 좋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를 보면서 책의 실제를 보는 안목이 생긴다면 그것이 제일 좋은 중독자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나이 또래, 중년의 당신에게
장만주엔 지음, 정세경 옮김 / 페이지팩토리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년이 되었다.

어쩌다,, 어쩌다 이 시간이 다가왔을까.

말 그대로 어영부영하다 보니 시간은 훌쩍 지났고, 어느덧 나는 '중년'이라는 위치에 있지만 아직까지도 이 단어가 친숙하지는 않다.

내 입으로 나를 '중년'이라 말하고 싶지 않다.

그만큼 중년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는 삶의 진득함을 말하기도 하지만 어느 면으로 나이가 들었음, 고리타분함의 주체라는 선입견을 갖기 때문이다.

결코 위축될 나이가 아닌데도 말이다.

삶의 바쁨을 충분히 겪어왔고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삶을 계획하고 움직일 수 있는 것이 바로 중년인데 말이다.


이런 공감을 하고 있는 당신에게 당신에게 누군가 쓰다듬어 준다면, 중년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많고, 큰 인생의 계획표를 다시 정비할 수 있지 않을까?

<내 나이 또래, 중년의 당신에게>는 중년의 나이에 들어섰다는 이유만으로 축 처질 수 있는 독자들에게 친구처럼, 인생의 선배처럼, 때론 삶의 경험자처럼 중년에 대한 느낌을 전하고 있다.


50대인 저자 장만주엔은 40.50.60대 타이완 중년들에게 문학적 우상이라고 한다. 독특한 매력으로 큰 인기를 받고 있는 작가는 자신의 SNS에 올린 칼럼 21편을 엮어 이 에세이를 만들었단다. 수많은 중년들의 공감을 얻고 중년 독자들의 열띤 토론을 이끌어 냈던 글들이라고 하니, '중년'이라는 막연한 무게감에 축 처져있는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을까?

나도 중년이고 너도 중년인데 내가 너한테 어떤 얘기를 들려줄지.. 내가 알고 있는 다른 모습이 이야기가 있는지 궁금해진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인생의 후반전에 들어선

중년의 당신에게


우리는 중년이 되어서야

많은 것들을 미뤄왔음을 깨닫는다.

해야 할 일, 해야 할 말, 사랑하고 싶었던 사람.

모두 미뤄왔다.


이제 펜과 종이를 꺼내 인생 전반전 동안

미뤄왔던 것들을 일일이 기록해보라.


미뤄왔던 것들이 많을수록

남을 위해 희생한 것이 많았고

스스로 손해 본 것도 많았다는 뜻이다.


인생의 후반전에 들어선 지금,

우리는 더 이상 그렇게 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중년이라는 나이는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을 되짚어보는 여유를 갖게 하고, 스치는 시간 속의 담긴 깊이를 느끼게 하는 무엇이 있다. 어제는 무심히 지나쳤던 일상이 오늘은 의미를 지닌 그런 날이 눈에 들어오듯이 말이다.


'중년'이라는 단어는 그 의미가 정말 묵직하다. 오히려 삶의 최고인 노년보다 더 묵직함을 준다.

아직도 삶의 여정 중에 있고, 그 삶의 깊이를 다 알지 못하지만 그저 조금 더 앞서서 삶과 부대끼고 있다는, 중년의 위치에 있다는 것만으로 많은 것을 다 알 것 같다는 것,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 같은 긍정도 있지만 때론 무조건 모른척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도 작용한다.

조금 더 어른이다는 이유로, 삶의 원숙함을 알고 있다는 이유로 나의 꿈과 미래와 또는 사랑에 대해 자의반 타의 반으로 그저 무던하게 무덤덤하게 일부러 지나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꼭 쓸모 있는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다고 느끼며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당신의 가장 큰 쓰임새일 것이다. 중년이라면 사소한 일에서도 깨달음을 얻을 줄 알아야 한다.

중년이라는 나이 역시 여전히 꿈을 가지고 미래를 향해 움직이는 세대이다. 그저 청춘보다는 경험해온 삶을 딛고 신중하고 실패를 피할 수 있는 약간의 경험만 가진 그런 지나가는 세대일 뿐이다.

젊음보다는 원숙함과 완성됨을 행할 수 있고, 노년 세대보다는 그래도 더 많은 기회를 찾아볼 수 있는 그런 나이가 중년이다.


사람은 중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많은 것들을 미뤄 왔음을 깨닫는다. 꼭 해야 했던 일, 하고 싶었던 말, 사랑하고 싶었던 사람들 모두 미뤄왔다. 때로는 스스로 움츠러들어서, 혹은 남을 먼저 배려했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제 고작 인생의 절반을 산 중년은 더 많은 좋은 날과 비바람, 황혼을 겪어야 하며 쉽게 마침표를 찍어선 안 된다.

아마도 무의식중에 중년이라는 나이가 됨과 동시에 삶에 대해 너무 아는 척을 하고 있지 않는가 생각을 해본다. 아직도 해보고 싶은 일이 많은 독자라면 충분히 기회도 있고, 경험도 있음을 있지 말았으면 좋겠다.


중년의 시간은 생각보다 길다.

중년이라는 선에 올라서고 보니 첫 느낌은 막막했다.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그동안 귀동냥으로 들어온 중년에 대한 무거움 때문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중년이라는 단어를 먼저 업기보다는 조금 더 삶을 경험한 자라는 타이틀을 업고 세상을 본다면, 삶을 본다면 우리의 여정은 아직도 여전히 시작이라는 느낌도 갖게 된다.


<내 나이 또래, 중년의 당신에게>는 그런 책이다.

무의식중에 중년이라는 고리타분함으로 들어가려는 나를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

앞으로의 여정은 더 멋지고, 더 행복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음을, 충분히 찾아낼 수 있음을 기억하게 한다.

나이 들어 초라해지는 중년이 아닌, 원숙함과 자신감을 내보일 수 있는 것이 바로 중년이라는 것을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산의 마지막 공부 - 마음을 지켜낸다는 것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의 병'이란 말이 이젠 너무 익숙한 그런 시간에 살고 있다.

'마음의 병'을 겉으로 내보이고 서로 위로를 받으면서 고쳐가려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분노와 우울의 극단적 결과로 잔인한 사건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그런 시간에 살고 있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마음의 병은 분노로 표현된다. 마음을 지키지 못할 뿐 아니라 삶과 정신의 피폐까지 이어지는 그런 삶도 있다.

특정한 이도 아니고. 특정한 장소도 아닌 그저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이 간혹 보이는 현실이기도 하다.

빈틈없이 빡빡하고, 나도 모르게 경쟁의 시대로 등떠밀어지는 지독한 현실을 살아 갈수록, 언제부터인가 좋은 말보다는 짜증과 분노가 더 자주 나오는 나를 발견한다. 이것이 분명 마음이 다쳐서 표현하는 것중의 하나이겠지만 정작 본인은 마음이 다쳤다는 생각은 못할 경우가 많다.

먹고 살기 바쁜데 누가 마음까지 다독이냐..라는 생각이 앞서는것을 보면 이것조차, 즉 마음을 되돌아보는 것조차 사치라고 여기는 삶의 여유가 없는 탓일까?


누군가는 그런다. '마음을 다스리면 된다'고...

마음을 다치는 이들이 있지만, 마음을 다독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 양쪽의 선택길에서 나는 매번 결정을 주춤한다.

뭔가 어긋나는 느낌은 있는데, 해결을 하자니 그게 문제가 되는건가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고,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이건 뭔가 아닌데라는 두려움같은..느낌도 있다.


마음을 다스리는 일...

가장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자세이겠지만. 결코 쉽지는 않다.

머리로는 상황을 알면서도 깊이 박혀있는 마음의 상처를 결코 치유할 생각을 못한다. 아니 안한다.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굳이 내가 먼저 마음을 다스려야 하나?라는 원망의 마음이 우선시된다.

알고 있으면서 못하는 것, 안하는 것...아마 이 조차도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기 때문일것이다.


그래도 나는 늘 해결을 찾고 싶어한다.

마음의 혼란함으로 원망의 말이 더 많아지는 나로서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방법을 찾고 싶다.

마음을 왜 다치는지. 왜 단단하게 잡지 못하는지를 알면서도 쉽게 용납할 수 없는 나와 내 내면의 갈등은 끝이 없다.

<다산의 마지막 공부>를 읽으면서 늘 노심초사하는 이 좁은 마음을 조금이나마 다스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심경>

<다산의 마지막 공부>는 <심경>을 이야기한다.

다산 정약용, 퇴계 이황, 그리고 정조는 마지막까지 읽었다는 책이 <심경>이다.


중국 송 시대 학자인 진덕수가 편찬한 책으로 <심경>은 이름 그대로 ‘마음’에 대해 다룬 유교 경전이다. 중국 학자의 책이지만 오히려 조선의 선비들이 더 철저히 연구하고 이에 관한 저술을 더 많이 남겼다고 한다. 퇴계는 서른 무렵 이 책을 접한 다음 마지막 순간까지 매일 새벽마다 이 책을 읽었고, 다산 정약용은 방대한 학문체계를 정리하며 <심경>을 공부의 마지막 경지로 여겼다고 한다. 또한 조선의 국왕들은 <심경>을 통해 군주로서의 마음가짐을 잡는 책이었다고 하니 그 깊이가 정말 궁금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 책은 제목처럼 다산의 이야기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심경>에 대한 연구이다.

다산 정약용은 조선을 대표하는, 조선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인물이다. 그런 다산이 끝까지 놓지 않았던 것이 바로 <심경>이고, '유교 경전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심경>이기에 당대 학자가 그 속에서 찾았을 그 무엇을 독자들 역시 함께 찾아보는 묘미도 기대해본다.


퇴계와 다산을 비롯한 조선시대의 선비들은 학문의 마지막 과정으로 이 책, 즉 '마음'을 선택했을까?

학문을 연구하는 이들이 왜 마직막에는 마음에 중점을 두었을까?

마음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무엇일까.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얘기를 저자가 이렇게 말한다.


...(중략)... 잃어버렸다는 것은 곧 자아를 상실한 것과 같다. 마음은 곧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중략)...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그 누구도 상처받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마음을 잃고 상처를 받았기에 사람들은 작은 일에도 분노한다. 그리고 분노를 절제하지 못한다. 또한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찾고 있지만 가져도, 갖지 못해도 만족하지 못한다.

...(중략)... 무엇보다도 힘이 드는 것은 결코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결핍이다. 외로운 것이다... (중략)

저자는 정약용이 최악의 고난에 처했을 때 마음을 다스렸다는 <심경>에 주목을 했다. 마음을 잃어버린 시대에 정말 마음을 채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궁금했다고 한다.

나는 저자처럼 큰 그림이 아니더라도 살아가는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놓치고 있는 마음의 무게를 찾고 싶었다.

그것이 상처이든, 외로움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내 속이 든든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도 나에게는 눈엣가시로 보이고, 상처로 보이고 미움과 원망의 독설을 내뱉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상처라는 것은 오롯이 나만의 책임은 아니다.

나에게 상처를 주는 이는 오히려 나보다 더 좁은 세상의 삶밖에 모르기 때문에 그렇겠지라는 나에게 위로를 해본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었다.


약동 석천(若冬涉川) 당당함은 삼가고 반추하는 데에서 나온다.

거피취차(去彼 取此) 이상에 취하지 말고 일상에 몰두하라

전미개오(轉迷開梧) 껍질에 갇히지 말고 스스로의 중심을 세워라


나를 당당하게 여기고, 나를 직시하고, 나 자신을 믿는 것... 이렇게 해석해보면 될까?

[다산의 마지막 공부]를 순서대로 읽을 이유는 없겠다. 매번 번복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 마음에 따라 끌리는 구절부터 읽어가도 충분하다.

누구든 나만의 자존감이 있고 당당함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저런 삶의 시간을 보내면서 나의 당당함은 언제부터인가 소심함으로 바뀔 때가 있었고, 자신감 있던 삶은 위축된 모습으로 남겨질 때가 있다. 나는 분명 어른의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때론 아이들보다 더 유치함을 주장할 때가 있고, 나는 아니라고 하면서도 소심의 극치를 우길때도 많다.

나만의 소신대로 분명 잘 살고 있다고 큰소리 치지만, 매번 우왕자왕하는 마음속을 헤매는 것 역시 나이기 때문에 왜 이런 갈등속에서 매번 힘들어야 하는지 나 스스로를 보고 싶었다.

조금만 더... 의 중심이 단단하다면 삶의 어지러움 속에서 그래도 꿋꿋한 나의 중심을 더 다잡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말이다.


큰 것을 따르면 대인이 되고. 작은 것을 따르면 소인이 된다는 맹자의 가르침처럼 큰 것 즉, 마음이 시켜서 하는 것은 눈과 귀를 통해 보는 작은 것보다는 훨씬 큰 결과를 얻는다는 고전 속의 가르침을 이 책을 통해서 읽어보게 된다.


마음은 하늘이 준 기관의 가운데 빈 곳에 머무르면서 외관을 다스린다고 한다. 정약용은 마음을 수양하고 학문에 증진하는 것을 대체라 했고, 대체를 따르기 위한 방법으로는 경전, 즉 인문학 공부를 통해 덕을 이루는 것이라고 했다. 질문과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생각을 거듭하고 사람과 세상에 대한 통찰을 얻는 것. 이것은 삶의 의미를 깨닫고 바른 가치관을 확립하는 것이다.

공부와 생각을 통해 덕을 쌓는 것이야말로 제대로 중심을 잡아가는 어른의 모습이다. 많이 아는 것이 아닌 배운 것을 깊이 고민함으로써 작은 욕망과 세상의 유혹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어른이라고 한다

마음을 안다는 것은, 즉 마음을 공부한다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이 간단함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우리는 이 답을 너무 먼 곳에서 찾는 것 아닐까? 정리가 잘 된 글 속에서만 찾으려고 해서 그런 것 아닐까?

한동안 유심히 들었던 어느 스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깨닫게 된 것이 있다. 모든 것은 평범함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이고, 그 모든 것은 평범한 나에게서 일어나는 생각과 행동으로 인한 것이었다.

내가 느꼈던 이 결과가 대단한 것은 아니겠지만 [다산의 마지막 공부]를 읽으면서 같은 맥락이라는 느낌을 가져본다.


성현들이 남긴 글과 그들의 행적, 또는 그에 대한 토론이 이 책에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시대를 아우르는 성현들 역시 삶과 사람 그리고 마음에 대해 늘 고민하고, 그에 대한 실천을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겼다.

저자는 수많은 고전에서 마음과 관련된 이야기를 쉽게 풀어준다.


하늘이 사람들에게 준 것 중에 가장 공평한 것이 시간이다. 어떤 부유한 사람도, 최고의 권력을 가진 살마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없다. 아무리 비천한 사람도,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 시간 중에서 오직 우리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우리의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오늘, 현재뿐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으니 우리 것이라 할 수 없다. 미래 역시 아직 오지 않았다. 마치 외상처럼 당겨쓸 수도 없으니 역시 우리 것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오직 우리의 것인 오늘에 충실해야 한다. 바로 오늘, '내면의 성실함'을 채워가야 하는 것이다.

맞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그 속에서의 삶도 한정되어 있다.

그냥 이렇게 살아가도 무방하지만. 이왕 사는 삶 좀 더 생각을 깊이하고 마음을 다스리고 싶다는 독자들이라면, 그의 삶은 아주 평범함보다는 조금 더 깊이를 갖춘, 진득함을 가진 그런 삶의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이 책을 읽기 전 좁은 마음을 다스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했다.

어찌 보면 [다산의 마지막 공부]에 서술된 마음에 관한 이야기는 너무 당연시되는, 이를테면 이론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예시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왜 마음에 대해 언급을 하고, 성현들의 실천을 언급할까?

그렇다.

실천을 하기 위해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 그리고 머리고 읽고 마음으로 움직이는 과정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음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바로 나, 우리의 것이다. 그 마음을 붙잡는 것도 나 자신이며 잃어버리는 것도 바로 나인 것이다. 잃어버리기는 쉽지만 설사 잃었다고 해도 다시 찾아오면 된다. 옛 선비들이 했듯이 치열한 공부와 수양은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단지 마음을 두드리는 글을 잃으며 작은 깨우침을 하루하루 쌓아간다면,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있었던 마음이 나도 모르게 되돌아올 것이다

어떤 면으로 본다면 [다산의 마지막 공부]는 조금 어려운 책이다.

어려운 고전의 문장도 그렇고, 수많은 등장인물과 그들의 에피소드도 간략하게 언급되긴 하지만, 그 깊은 의미를 다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저자가 풀어놓는 덕에 알지 못했을 고전의 묘미와 그 생각을 접하게 된다.


사실 마음공부에 핵심은 우리가 어릴 때부터 배워왔던 모든 것과 동일하다. 너무 간단하고 당연한 결론을 유추하기 때문에 독자의 입장에서는 잠시 당황스럽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문장이 있다.

"마음은 내 것이지만 평생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라는 깨달음이다.

마음을 내 마음대로 좌지우지하고, 조절할 줄 알았다면 고민할 일이 있을까? 분노할 일이 있을까?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할 일이 있을까? 세상에 대한 두려움도 없이 늘 씩씩하고 자신만만하기만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우리를 직접 경험하고 살아간다.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삶, 조금 더 깊이가 있는 나의 삶을 찾기 위함이라면 [다산의 마지막 공부]를 편안하게 읽어보길 권한다.

결코 급하게 읽을 필요도 없고, 문득문득 떠오를 때 한 문장씩 읽어가는 재미도 충분한 그런 책이다.

고전이 어려운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 속의 깊은 의미를 다 이해하지 못함도 당연하다.

비록 눈에 보이는, 쉽게 알아듣는 문장만 보인다 하더라도 옆에 두고 잠시 손이 스칠 때 읽어보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


마음을 잡는 것.

마음을 알아가는 것

마음을 이해해주는 것

<심경>을 읽으면서 성현들은, 그리고 저자는 또 다른 결론을 얻었겠지만. 이 시점에서 나는 나의 마음을 들여다봤다는 것에 만족을 하고 싶다.

아니라고 감추고, 상처를 아닌 척 덮어두려던 마음에게 그래도 수고했다고. 지금 잘하고 있다고 나를, 나의 마음을 돌아봐주는 것.

이것이 지금 이 시간 [다산의 마지막 공부]를 읽고 난 후의 나의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삶이 그림을 만날 때 - 개정판
안경숙 지음 / 휴앤스토리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을 본다는 것.

그림을 느낀다는 것은 참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림에 대한 이해는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닐 텐데.. 왠지 그림에 따라오는 설명을 듣고, 읽고 그대로 생각해야만 하는 것이 정답인듯한..

그런 미련스러움을 당연히 받아들일 때도 있다.

어렵게 느껴지면 그림을 안 보면 되겠지만.. 참 묘한 것이 그림이 어렵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또 그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때면 들여다보고 싶어진다는 말이다.

 

어쩌다 접하는 명화를 보면 어떻게 느껴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것은 정해진 룰이 없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느낌, 생각, 감성이 정확하지만, 그림을 많이 접하지 않은 나로서는 이게 맞는 건가..라는 물음은 스스로에게 퍼붓고 있기도 하다.

그림을 감상한다는 것에는 정답이 없다.

연인의 그림을 보면서 사랑스러움을 떠올 리 수도 있고. 때론 그들이 과연 오랫동안 행복했습니다라는 결론을 이었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아니면 그림을 위해 일시적으로 포즈를 취한 모델일 수도 있겠다는 시비조의 생각이 떠오를 때도 있다.

보이는 그림은 하나지만, 그것을 느끼는 감성은 수십 가지로 존재하고 있을 텐데, 왜 답을 정해놓고 그 틀에 맞춰 그림 감상을 하려고만 했을까..

 

이런 의미를 생각하고 볼 때 <삶이 그림을 만날 때>는 내가 그림을 어떻게 대하고 어떤 느낌을 표현하는가에 대해 저자와 책 그리고 독자 간의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그림을 사랑해온 사람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그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림이란 연구해야 할 부담스럽고 묵직한 대상이 아니라 기쁠 때나 슬플 때 또는 힘들 때도 함께하는 삶의 동반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림 속에 담긴 희로애락을 통해 아픔을 치유하고 용기를 얻고 사랑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 이거다.

그림은 그것을 보고 나에게 느껴지는 희로애락의 느낌.. 오롯이 나만의 느낌..

이것이 중요한 것이다.

 

<삶이 그림을 만날 때>에는 80여 점의 명화가 있다.

그림을 보면서 그것을 통해 느끼는 저자의 생각을 독자들은 느릿하게 느낄 수 있다.

그림을 그림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 그림 속에 녹여진 삶의 이야기를 저자의 글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삶을 기억한다는 것, 삶을 다시 들여다본다는 것, 때론 타인의 삶을 느껴본 다는 것이 그림을 제대로 느끼는 방법이 아닐까.

저자가 말했듯이 연구를 위한 것이 아닌 희로애락이 담긴 삶의 동반자이다.

 

<삶이 그림을 만날 때>를 읽어가면서 잠시 쉬어가는 휴식의 의미를,  나와 그대와의 이야기를, 그리고 무심코 지나치던 주변 자연의 이야기를, 음악의 이야기와 진한 삶의 이야기가 있다.

기도하는 마음, 절망에 빠진 삶, 감사하는 삶의 이야기가 명화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단다.

 

그림을 잘 모르는이라고 해도 어쩌다 우연히 전시관에서 그림을 접할 때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그림을 뚫어져라 본다. 그림에 대한, 화가에 대한 사전적 정보가 없다고 해도 내 발길을 잡는 그림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오랫동안 바라본다.

그림이 주는 의미를 말로 설명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 그 그림에게서 느껴지는 느낌은 그림의 본성과 나의 본성이 이어지는 교감 같은 것이 아닐까?

 

그림을 잘 몰라서, 또는 전시회를 가는 것이 쑥스러워서 알고 싶은 그림 이야기를 멀리하던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권해보고 싶다.

또는 잘 모르는 그림이지만 그것을 그렸던 화가의 이야기가 궁금한 독자들 역시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어떤 화가의 그림이던지 그 모든 것은 삶 속에서 이루어졌던 이야기를 한 폭에 오롯이 담아낸, 삶의 압축일 수도 있는 이야기일 테니까,

어느 누군가의 삶일 수도 있는, 또는 지금 나의 삶의 모습을 투영한 것이 그림으로 표현되었을 테니까.

 

바쁨에 잠시 잊고 있던 삶의 진득한 모습을 그림 속에서 그리고 이 책 속에서 찾아가는 시간을 추천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왕초보 7일 완성 손글씨
유제이캘리(정유진) 지음 / 진서원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에는 글씨 쓸 일이 종종 있어서.. (뭐.. 거의 손글씨를 썼지만) 글씨체가 예쁘다는 얘기를 잘 들었었는데..
일하면서 늘 컴퓨터를 사용하고, 작은 메모나 기타 내용도 모두 컴퓨터를 이용해서 사용하다 보니까 글씨가 영 엉망이다.
글씨가 힘도 없고.. 미끄러진 듯, 술 마시고 취한 듯 이리 비뚤 저리 비뚤..
어느 곳에서 손글씨를 쓸 일이 생기면 첫 글자는 왜 이렇게 모양 빠지게 써지는지..
단어 한두 개의 필체로 가끔 민망할 때가 있다.

언젠가 유행하던 캘리그라피가 궁금하기도 했지만, 뭐. 일부러 시간까지 내서 그걸 배워야 하나라는 생각에 그저 잠깐의 관심만 두었었는데.. 이참에 아주 유익한 책 하나 발견했다

<왕초보 7일완성 손글씨>
초보라는 말도, 7일 완성이라는 말도 그리고 손글씨라는 말이 눈에 확 띄었다.
혼자서 충분히 연습할 수 있는 기회인데 내가 이걸 마다할 리가 있나..
열심히 따라 해봐야지..
그래도 기본은 있으니까(??) 잘 따라 하면 예쁜 글씨체를 다시 만나겠지

우선 글씨를 예쁘게 잘 쓰려면 자세가 중요하단다.
아.. 이런 이거 아주 기본인데..
매일 책상에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리다가.. 잠깐잠깐 글씨를 쓰는 나를 유심히 체크해보았다.
역시나.. 자세가 영 아니다..
연필 쥐는 법부터가 틀렸다..
아뿔싸.. 이런 기초적인 것부터 흐트러졌으니 글씨가 나올 리가 있나..

<왕초보 7일완성 손글씨>는  유제이 서체를 기본으로 한다.
하나하나 연습하는 칸이 있어서 정말 정말 오랜만에 글쓰기를 해본다.
참.. 새록새록 하다
칸에 맞춰서 옅은 밑그림을 따라 쓰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글을 쓰다 보면 좀 더 나만의 색을 가진 글씨체가 있었으면 한다.
다른 다른 필체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나만의 독특한 서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것에 대한 노하우를 <왕초보 7일완성 손글씨>에서 일러준다.
조금 더 길게 하던지.. 좌우의 방향이라든지.. 가로획과 세로획의 쓰임새 등을 따라 하다 보면 내 맘에 드는 아주 예쁜 서체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획의 모양에 따라 서체도 달라지지만 글자의 크기와 폭에 따라서도 예쁜 글씨, 개성 있는 글씨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
흘린듯한, 아님. 약간은 비껴쓴듯한 글씨도 나름의 개성을 충분히 보여주는 서체 연습으로 악필로 변하고 있는 내 서체에도
변화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숫자와 영문도 나름의 글씨체가 있다는 것을 이번에 연습을 하면서 습득을 했다.

 <왕초보 7일완성 손글씨>를 연습하면서 유제이 서체를 접한 것도, 연습 따라 하기도 참 재미있었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유제이 서체를 모방해서 내 글씨체에 약간의 멋을 덧입힌다면 어떨까?
미운 글씨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자획을 약간 길게 뺀다든지 모음의 크기를 다르게 한다든지 해서 나의 글씨체로 만들어가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무엇보다도 제대로 자세를 잡는 것은 꼭 기억해야 할 것 같다. 펜을 단단히 쥐고 글씨를 쓰는 것도 중요하다.
글씨체를 탓하기 전에 내가 제대로 잘 하고 있는지 자세부터 체크하고 글씨 연습을 하면 충분히 예쁜 나만의 서체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한자 한자 연습할수록 나도 유제 이서 체 비스름하게 나온다.. 히힛~ 기분 좋다..
사각사각 써지는 글씨가 참 좋다.. 음.. 무슨 멋진 문장을 써볼까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