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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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설을 읽는 내내 주인공의 행동, 일상, 생각에서 도무지 발을 뺄 수가 없었다.

이토록 처절하게 자신을 방임하는 여자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매일 아침 기차를 타고 어딘가를 갔다가 정해진 시간에 돌아온다. 그런데 그 생활 자체가 불안불안하다. 의미가 없다.

레이첼의 삶이 이렇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생각했던 것이 언제인가 싶은 여자이다.

 

레이첼의 일상을 쫓아가는 독자의 눈은 자꾸만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고 싶다.

그럴 정도로 레이첼의 삶은 의미 없는, 그리고 스스로 바닥을 치는 인생을 살면서도 그것이 절망이라는 것조차 느끼지 못하는 레이첼의 무덤덤함과 현실 회피에 짜증이 난다.

 

과거의 레이첼은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인가 삶이 꼬였다. 남편과 이혼을 하였고, 친구에게 겨우 얹혀사는 삶이 되어버렸다. 알코올중독자가 되었고, 직장에서는 해고가 되었다.

자신을 일으키기 위한 도움도 생각하지 못하는 미련퉁이로 살아가고 있다.

 

그런 레이첼의 시선을 끄는 유일한 것이 기차 차장 밖으로 보이는 집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끔 등장해주는 배우(레이첼이 이렇게 여긴다)를 보면서 자기만의 스토리를 이어가는 정말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걸 온 더 트레인>에는 또 다른 두 여자 메건과 애나가 있다.

그들은 그들 나름의 삶을 살아간다. 때론 행복하게, 때론 무의미하게, 그리고 때론 아주 못된 비밀을 안고서 말이다.

메건이 실종되고, 매일 지나치던 기차에서 메건 부부를 바라보던 레이첼이 얼떨결에 그 사건의 중심이 되어 버렸다. 알코올중독자인 레이첼은 자신의 삶조차 좌지우지 못하는 넋을 놓고 사는 여자인데 실종사건에 휩쓸리게 되고, 독자들은 생각지도 않던 사건을 들여다보게 되고, 이 세 여자의 얽힌 인생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걸 온 더 트레인>은 수많은 평론가와 유수 매체들에게서 작품성과 대중성의 이상적인 결합을 보인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는 소설이다.

저자 폴라 호킨스를 서스펜스 스릴러의 대가 히치콕 감독에게 비유를 하고 있기도 하다.

 

사실 작품에 대한 극찬을 읽으면서 도대체 이 소설의 무엇이 그렇게 매력이 있는가를 생각을 하게 된다. 레이첼과 메건, 애나를 화자로 두고 시간차별로 그들의 삶을 보여주는 초반에는 약간의 지루함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그 순간에도 어떤 사건을 일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독자는 책을 읽어가면서도 눈치를 못 챈다.

그저 삶의 나른함 때문에 일탈을 하는 여자들의 삶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결코 정상적이지 않는 삶을 들여다봐야 하는 독자들의 마음이 불편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어떻게든 같은 시간 속을 살고 있었고, 그들도 모르는 그 사이에 사건을 서서히 진행이 되고 있었다.

물론 그 사건의 범인이 이 세 여자의 공통된 교집합인데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다.

독자들도 그 범인을 소설 마지막에 가서야 발견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 소설의 치밀함에 놀랄 뿐이다.

 

독자들이 극찬을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알코올중독자인 레이첼이다. 소설 속의 레이첼도 자신의 기억을 믿지 못한다. 술에 찌들어 살면서 술을 피하려는 생각조차 없다. 그녀는 자신이 어떤 사건의 목격자여서 그 장면을 기억을 하는 것인지. 자신의 공상 때문에 기억에 남은 것인지조차 구분하지 못한다.

온몸에 상처가 생겼는데도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녀가 아주 결정적인 목격자라는 것이다.

보일 듯 말 듯, 기억날 듯 말듯한 레이첼의 독백에 독자들은 인내의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도대체 이런 여자가 왜 주인공이 되었을까.

자신도 추스르지 못하는 이런 여자가 왜 사건의 중요한 실마리를 쥐고 있을까?

 

차라리 아예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의 도움을 받으면 동정 표라도 줄 텐데 레이첼은 그것도 아니다.

그래서  <걸 온 더 트레인>이 손에 쥐면 책을 덮지 못하는 것 같다.

이 여자가 어떤 말을 할지, 어떤 생각을 떠올릴지 독자는 빨리 결론을 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우연히 남의 삶을 엿보게 된 레이첼.

일정한 시간에만 움직이는 기차에 몸을 싣고 어디론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레이첼.

독자들은 모두 이런 레이첼을 내 속에 담아두고 있지 않을까?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만족하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한다.

쓸데없는 오지랖에 스스로를 깎아버리는 멍청함을 저지르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이 이런 결말을 보여줬으니까 독자들도 이런 점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라는 말은 정말 가식일 수밖에 없다.

 

삶은 내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남들처럼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었을 뿐이었고, 나와 내 옆에 있는 사람과 그 순간이 어긋났을 뿐이다.

소설은 계속적으로 독자들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나는 과연 레이첼보다 뭐가 나은지 물어보게 한다.

메건과 애나 역시 한 면으로 본다면 정말 인생을 가볍게 보는, 그렇게 몰고 가는 여자들이다. 하지만 또 다른 면으로 본다면 자신의 상처를 제대로 위로받지 못했고, 그것 때문에 삶의 방향을 제대로 짚어내질 못했다는 점을 눈여겨봤으면 좋겠다.

 

레이첼, 메건, 애나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잠시의 선택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독자들은 충분히 공감하게 된다.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지가 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인생을 보게 된다.

거짓으로 포장된 사람과 그것을 참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는 삶을 보게 된다.

 

결론은 없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결론은 인생에 대한 결론은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소설의 마지막을 읽어가면서 과연 우리는 레이첼이 그저 실패한 루저라고 말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누가 누구에게 실패라고 말할 수도 없고, 루저라고 말할 수도 없다.

 

이 책이 그렇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오랫동안 남는 감정이 그렇다는 말이다.

 

참 인생과 거짓 인생... 어떤 것이 먼저인가, 어떤 것이 참인가 거짓인가에 대해서 독자들은 오랜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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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인터뷰하다
김진세 지음 / 샘터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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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행복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나는 행복하다고 확고하게 대답할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딱히 불행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행복하다고 정답을 말할 자신이 없는 것이죠.

 

행복을 좀 더 내 손에 쥐어보기 위해서, 또는 나의 생각과 마음을 행복으로 가득 채우기 위해서 각각의 방법대로 노력도 하고, 찾아가기도 합니다만, 늘 자신에게 질문하는 것은

"행복하십니까?"입니다.

 

행복의 가장 근원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긍정'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이 '긍정'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 때문에 책도 읽고, 사람도 만나고, 때론 봉사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면서 그 속에서 나만의 긍정 포인트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 긍정의 포인트를 찾아가는, 말하자면 행복의 포인트를 찾고 있는, 늘 진행중인 시간을 살고,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내가 지금 찾아가고 있는 진행형의 행복 이야기가 얼마큼 소중한지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도 어쩔 수 없이 생깁니다.

다른 이들의 행복 찾기를 따라 하라는 것이라기보다는 다른 이들은 어떻게 행복을 찾고 있는지, 그리고 행복을 찾아가는 긍정의 힘을 어디에서 발휘하는지 보는 것도 나를 다지는 데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좋은 것은 배우라고 했습니다.

그런 의미로 <행복을 인터뷰하다>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행복, 긍정은 나의 삶도, 타인의 삶도, 그리고 나의 행복도, 타인의 행복도 모두 소중함을 또 느끼게 하는 책입니다.

 

<행복을 인터뷰하다>는 글 쓰는 정신과 의사이자. 행복을 연구하는 해피올로지스트라고 줄리는 김진세 박사가 그동안 만났던 사회 명사를 만나 '행복'을 주제로 인터뷰 한 내용이 담긴 책입니다.

인터뷰 대상이 사회 명사들이기 때문에 어쩌면 다른 면에서 보게 되는 것도 있습니다. 남들보다 좋은 직장,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 때론 시선을 모으고 있는 공인이라는 점 때문에 평범한 다른 이들보다 '행복'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는 것 아닌가라는 조금은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만, 그들이 가진 배경을 배제하고, 하나로 존재하는 인간의 모습에서 행복의 이야기와 긍정의 이야기를 읽어보길 권합니다.

 

행복이라는 것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누구나 행복의 힘, 긍정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내 속에 있는 반짝이는 것은 오로지 나로 인해서 발견되고, 겉으로 표출되고, 그 결과인 행복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행복은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닌, 오직 '나'만을 위한 것임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뮤지컬 배우 최정원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행복한 것'이라고 하면서 자신을 사랑합니다. 봉사와 감사라는 행동으로 나의 마음이 풍족하고 나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고 합니다.

아나운서 윤영미씨의 경우도 보통의 사람과 다르지 않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경력 때문에 무조건 승승장구했으리라 짐작을 하게 됩니다만, 어릴 적 형제들 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열정을 선택했고, 그 열정으로 탄탄한 경력과 지금의 위치에서 자신의 아우라를 마음껏 펼치는 방송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행복을 인터뷰하다>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가지지 못한, 또는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한 나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배우 정보석씨를 통해서 어떤 부모로 아이들과 긍정의 코드를 맞춰가야 할지 생각을 해봅니다.

나 역시 이젠 20대에 들어선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젠 다 키웠다고 생각을 하곤 하지만, 이 살벌한 경쟁 사회를 나가야 하는 청년세대인 아이들에게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성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것을 통해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행복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김미화 씨는 불행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넘어야 할 것은 내 마음속에 있는 큰산이라고 말합니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자신의 약점일 수도 있는 불안감을 잘 이용해서 꾸준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고 있습니다.

 

행복을 아는 사람들은 타인의 행복을 무조건 쫓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행복, 긍정의 포인트에 타인의 것을 조금 더 양념할 뿐입니다.

왜냐하면 삶은 오로지 나의 몫이고, 실천도 나의 몫이기 때문이죠.

 

<행복을 인터뷰하다>를 읽어가면서 소소한 일상에도 눈을 돌려보게 됩니다.

어제까지 무심결에 지나쳤던 풍경이, 사람이, 그리고 나에 대해 조금은 천천히, 그리고 조금은 오랫동안 보고자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행복은, 나를 제대로 안다는 것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행복을 인터뷰하다>에서 이야기한 사람들의 공통점 역시 자신을 알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를 알고, 그런 나에게서 긍정을 찾아내고, 그것으로 행복에 마음껏 취하는 것이죠.

 

이젠 '행복하십니까?'라는 말에 '행복합니다'라고 고민 없이 말할 것 같습니다.

불행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행복하다고 말하는 주춤함이 있었다면, 조금 더 나를 알아가고 내 속에 있는 긍정의 아이콘을 찾아보길 바랍니다.

 

항상 불행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쉽게 불행해질 일도 없습니다.

내 속에 있는 긍정을 찾아내면 아주 간단한 일입니다.

<행복을 인터뷰하다>를 읽고 내가 나에게 인터뷰를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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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독해져라 - 현실에 흔들리는 남녀관계를 위한 김진애 박사의 사랑 훈련법
김진애 지음 / 다산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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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간의 이야기, 사랑의 이야기는 끝이 없다.

인간이라는 이름을 갖고 이 세상에 발을 디디고 있는 순간까지는 남녀 간의 관계와 둘 사이에서 태어나는 사랑은 절대로 피할 수 없는 큰 화두임에 틀림없다. 

예나 지금이나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참 많다. 가슴이 설레는 이야기, 눈물 이야기도 있고, 때론 복수에 찬 섬뜩한 이야기도 존재한다.

 

사랑을 소재로 전하는 이야기가 수도 없이 많기 때문에 우리는 사랑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때론 사랑을 충분히 경험해봤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여전히, 꾸준히 진행형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 사랑이라는 것은 참 많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가 보다.

 

<사랑에 독해져라>

수많은 사랑 이야기 중에서도 가장 주체가 되는 남자와 여자, 여자와 남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진애님의 이력은 참 화려하다.

남자들이 판치는 분야에서 우뚝 선 도시건축가라는 타이틀을 시작으로 서울 공대의 살아있는 전설, MIT 의 도시계획 박사. 美 '타임'지 선정 '21세기 리더 100인' 중 유일한 한국인, 열정적인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저자의 첫 이미지는 아무래도 사랑 없이도 자신의 커리어를 분명하게 추구하는 그런 사람으로 보인다.

 

여기서 나의 편견이 도지는 것 같다.

일에서 승승장구하는 사람은 사랑이 없이도 살 수 있다..라는 편견 말이다.

마침 저자 역시 그런 의외의 반응을 받았다고 한다. 사랑에 대한 책을 쓴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이 그랬단다.(나만 편견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게 아니고만...^^)

 

사랑이 뭘까?

깊이 생각할 것 없이 아주 단순하게 답을 하자면 남녀관계를 말한다.

사랑이란 남성과 여성의 만남을 통해, 서로를 향한 호감으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로, 뇌의 어떤 물질이 생성되어서 어쩌고저쩌고...

쉽게 쉽게 하자..

사랑이란 남자 여자가 만나서 어쩌고저쩌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

사랑이란 남녀 관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말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사랑이란 설렘과 동시에 상처처럼 아픈 것도 있다. 또한 서로 간의 오해도 생기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배신도 하고 이별도 한다.

 

그런데 김진애 박사가 '사랑에 독해져야 한다'라고 한다.

사랑이라는 것은 보드랍게 만져주고, 다뤄야 하는 거 아닌가?

그래야 내 손에 고이고이 잡히는 것 아닌가?

 

이젠 독자들은 조금씩 성장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랑을 아름답게만, 순순하게만, 때론 열정적으로만, 이상적으로만 생각을 한다면 분명 성장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랑에 독해져라>는 사랑에 대한 어른의 성장을 촉진하는 책이라고 하면 너무 앞서갈까?

사실 그동안의 사랑 이야기는 너무나 감성적으로만 표현한 것이 많다.

사는 것과 사랑의 이야기가 별개라면 충분히 감성만 챙기는 사랑이 가능하겠지만, 어디 이게 현실처럼 되는 일인가?

사랑 때문에 잠을 뒤척이는 고민에 빠진 이들도 현실에서는 일에 매진해야 하고, 나름의 승승장구를 위해서 정신없이 뛰어야 하는 것이다.

나의 사랑이라고 온전히 믿고 있는 사람도 결정적인 순간을 할 때가 되면 전에 없던 냉정함이 앞서는 것도 현실이다.

절대적으로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고 단식투쟁을 했었다가도 전혀 엉뚱한 이유로 헤어지고 마는 경우도 허다하다.

사랑에 대해 온화한 표현도 있지만 실연, 이혼, 불륜, 집착, 질투, 의심, 의문, 불안, 갈등 등 사랑과 남녀관계에서 불거지는 불쾌한 감정과 결론도 동시에 존재한다.

 

사랑이란 남녀 간의 일이다.

남녀 간의 관계를 제대로 알아야만 나의 사랑을 확실하게, 확고하게 잡을 수 있다.

<사랑이 독해져라>를 어른의 성장을 위한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은 것도 이런 점 때문이다.

 

<사랑에 독해져라>는 현실적인 시각으로 남녀관계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랑을 하기 위한 조건은 남녀관계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하고, 내 사랑을 온전히 완성시키려면 상대방이 온전한 나의 짝이어야 함을 찾아내야 한다.

그래서 김진애 박사는 사랑도 훈련이 필요하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풋풋한 첫사랑을 지나 어른임을 자부하면서 시작하는 사랑의 순서는 결혼과 가정까지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나의 일과 상대방의 일도 무시할 수 없다. 서로 달리 살아온 오랜 시간을 어떻게 어울려 가는가에 따라 행복한 사랑이라고 할 수도 있고, 원수보다 못한 처절한 사랑이었다고 말하게 된다.

 

<사랑에 독해져라>는 상당히 실질적인 이야기이며,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사랑이라는 막연한 상상보다는 사랑=남녀관계라는 조건으로 시작하고, 그 사이에서 일어나게 되는 섹스, 스킨십. 돈, 살림. 말. 지혜. 시간. 공간에 대해 현실 그대로를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사랑한다고 한쪽 눈을 감을 것이 아니라 사랑한다면 두 눈 크게 뜨고 나와 가장 맞는 짝을 찾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어본다.

 

김진애 박사도 대학 1학년 때 눈이 맞아 이제껏 아웅다웅하면서 살아오고 있단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처음 만났을 때는 호기심이었다. 그 호기심과 뜨거운 혈기 때문에 결혼을 했었고, 아이가 태어나고 서로의 사랑이 식어봤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새로운 사랑으로 두런두런 정을 이야기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인생의 반을 살아간다고 사랑의 완성을 찾은 것은 아니다. 똑같은 사람이 어제도 있었고, 오늘도 있고, 내일도 있겠지만, 이 사람과의 삶은 어제도 새로웠고, 오늘도 새롭고 내일도 새로운 일이 일어날 것이다.

 

<사랑이 독해져라>는 사람을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알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두런두런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이런 이야기도 있고, 저런 이야기도 있다.

물론 각자의 인생이고 사랑이기에 공감하는 내용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각자의 삶에서 각자의 사랑을 만들어가는 것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지만, 이왕 시작한 사랑이라면 조금은 한 번쯤은 생각을 해보고, 객관적으로 고민도 해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아름다운 사랑도 있지만, 추악한 사랑도 있다. 사랑이 충족되지 않는 것을 다른것으로 표현하는 일도 허다하다. 남편과의 사랑이 충분하지 못해서 아이에게 올인하는 엄마나. 아내와의 사랑을 제대로 다져가기보다는 다른 곳에서 사랑을 찾는 남자, 때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집착이라는 병을 가지고 사는 사람과 그것이 범죄로 이어져도 그저 자신만의 사랑이 우선이라고 울부짖는 사람...

 

결국 이 모든것은 사랑, 남녀의 일에 대해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았던 미숙함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한 번도 해보지 않는 것을 따기 위해 자격증 시험 준비도 하고, 아직 생기지도 않은 미래를 위해 토익을 준비하고, 가보지 않는 대학을 위해 수능 공부를 하고, 좋은 성적을 위해 시험공부를 머리 쥐나도록 하면서 평생을 나와 함께 살아갈 사랑을 찾는 것에는 왜 공부를 하지 않을까?

나의 사랑과 너의 사랑이 맞춰지기 위해서는 이젠 사랑도 공부를 해야 한다.

<사랑에 독해져라>는 사랑에 대한 공부 이야기가 아니지만, 막연히 알고 있는 것과 하나하나 곰곰이, 깊게 짚어보고 가는 것은 엄연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공부라는 표현을 쓴다.

 

남녀관계에도 훈련이 필요하다.

<사랑에 독해져라>가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이다.

좀 더 나은 사랑을 위해서..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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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첫 문장 -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세계문학의 명장면
윤성근 지음 / MY(흐름출판)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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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를 즐기는 독서인들은 책을 고르는 자신만의 기준이 분명 있을 거다.

장르를 위주로 책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고, 좋아하는 작가를 우선으로 책을 고를 때도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그저 책이 좋아서, 책 읽기가 좋아서 두루두루 선택하는 일도 있다.

나 역시 아직은 독서와 글쓰기가 초보인지라 되도록이면 여러 분야의 책을, 그리고 여러 작가의 책을, 여러 장르의 책을 읽어보려고 하는 다독주의자이자. 이것이 책 선택에 있어서의 나의 습관이기도 하다.

그런데 나름의 단점도 있다. 나름의 기준을 갖고 책을 선택하지만, 또 다른 면으로 본다면 상당히 편식적인 독서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의 경우는 고전과 도무지 가까워질 틈이 없다는 것이다.

독서를 하는 사람으로서 고전은 당연히 거쳐야 하는 순서라는 것은 알지만, 어려운 문체나, 시대적 공감이 덜 가는 전개 등으로 그저 읽어야겠다..라는 마음만 앞선다.

그런데 생각의 시선을 조금만 다르게 본다면 책 읽기가 아주 재미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

‘처음’, ‘첫’, ‘시작’이라는 단어는 늘 사람을 설레게 한다. ‘첫사랑’, ‘첫 출근’, ‘입학 첫날’, … 무언가를 처음 시작하는 것은 묘한 설렘과 함께 긴장과 두려움을 동반한다. 첫 시작이 좋으면 왠지 기분이 좋아지고, 끝도 잘 맺을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첫 시작’에 신경을 쓰는지 모른다.

'첫' '처음'이라는 단어는 설렘을 연상시킨다.

책의 첫 페이지를 여는 설렘을 더욱 진하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사랑한 첫 문장>

​처음 만나는 책에서, 처음 눈에 들어오는 문장..

그리고 내 기억 속에 처음으로 남게 될 이야기의 시작..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에세이스트이자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운영하는, 무엇보다 스스로 활자중독자라고 말할 만큼 엄청난 독서량을 자랑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남다른 독서량을 가지고 있는 저자이다. 늘 책과 함께 하더니, 지금도 책 속에서 삶을 살고 있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해주는 책을 읽는 방법, 책을 선택하는 방법, 그리고 책 속에 담긴 속 이야기를 찾아가는 방법을 보게 되면 그동안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던 독자들이 조금이나마 쉽게 책을 접하고, 읽고, 책 속에 빠져드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을 듯싶다.

 

작가를 따라서, 장르를 따라서 책을 선택하는 독서인들을 보면 나는 왜 기준이 없을까?라는 생각도 해본 적이 있다. 책은 읽되, 기억에 남는 책이 없다고 해야 하나? 아직 책을 덜 읽어서 작가나 장르에 대해 온전히 올인할 기준이 없다고 해야 하나 나름의 고민(?)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내가 사랑한 첫 문장>을 읽으면서 이것은 전혀 생각할 필요가 없는, 이를테면 나에게 가장 맞는 책이라는 것은 각자 성향에 따라 달라짐을 확인하게 된다.

저자는 책의 첫 문장에 포인트를 둔다.

그렇다. 지금 이렇게 서평을 쓰고 있는 나 역시 첫문장, 첫 단어를 쓰기가 아직도 어렵다.

그런데 이것은 당연한 것이다.

저자는 책을 읽는 데 있어서 첫 문장을 가볍게 읽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책의 저자 윤성근은 소설가가 문장을 쓸 때 치밀하게 계산을 하고, 단어 하나하나에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첫 문장 증후군'인 저자는 작품의 문장 사이마다 심어둔 소설가의 의도를 찾기 위해 퍼즐을 맞추듯 원문도 찾아보고, 작가의 인생도 찾아본다.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자신이 침대 속에 한 마리의 커다란 해충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 등장하는 첫 문장이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 보니 자신이 벌레로 변했다. 배에 주름이 있고 다리가 여러 개 달린 징그러운 벌레의 모습을 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저자는 이 첫 문장에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충격을 받았고, 몇 시간만에 <변신>을 다 읽었다. 결코 재미있다고 할 수 없는(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징그러운,,, 활자로 읽더라도 상상만으로도 상당히 몸서리쳐지는 느낌을 갖는 소설이다) 이 소설을 통해서 책을 읽는 방법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책이라는 것이(여기서는 소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 재미가 있으면 몇 시간을 꼼짝하지 않고 읽더라도 그 시간이 아깝지 않다. 하지만 제목만으로, 책 소개만으로 선택했지만 결과는 너무도 지루한, 선택의 후회를 갖게 하는 책도 물론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저자가 말하는 <첫 문장>의 의미는 상당히 크다.

좋은 첫 문장은 분명 있다. 하지만 이것은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누구의 추천보다는 내 눈을 통해서 내 감성을 건들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첫 문장이다.

첫 문장을 통해서 소설의 감도 잡아보게 되고, 글을 쓴 작가와의 공감도 생각해보게 된다. 더구나 그 책의 재미가 쏠쏠하다면 작가가 글을 썼던 배경도 아울러 찾아보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처음은 바로 '첫 문장'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수많은 책을 읽어왔으면서도 저자처럼 '첫 문장'의 의미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책의 전체적인 느낌과 그 속의 뜻만 찾아내려고 분주했지, 차분하게 첫 문장을 읽어본 기억이 없다.

소설가는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왜 그런 말을 했는가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내가 사랑한 첫 문장>을 통해서 책을 솔직하게 읽는 방법을 공유하게 된다. 책 소개가 아닌 그 속에 담긴 작가가 남기고자 했던 의미를 찾아보는 시선을 터득하게 된다.

​어떻게 읽는 것이 좋다는 정답은 없다. 쓰는 자의 주관, 읽는 자의 주관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로 전개될 수도 있고, 각인되는 인물들도 다를 수 있다.

​단지 <내가 사랑한 첫 문장>을 읽으면서 그 각각의 의미와 표현을 보게 되는 재미가 있다.

나와 다른 이들의 생각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것이 책을 읽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독서란 재미가 있어야 한다. 오롯이 내 감정으로 읽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러면 좋은 책을 읽은 것이다. 이후의 책을 선택함에 있어서 나 역시 <첫 문장>을 좀 더 주의 깊게 읽어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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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7-30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늘 첫문장을 눈여겨 봅니다.
 
인생 독해 - 나의 언어로 세상을 읽다
유수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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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2030 멘토.

스타 강사 유수연을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입니다.

다른 강사들보다는 훨씬 젊은 나이 같아 보이지만, 그녀의 행보는 나름 도전적입니다.

자신의 전문분야를 책으로 열심히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것도 그렇고, 그녀의 강의를 타 강사보다는 더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그렇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좋은 스펙을 가져서 그런 성공의 길을 쟁취했는가 보다..라고 생각하게 됩니다만, 사실 유수연 저자의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왔음을 알게 됩니다.

 

 

무엇보다 그녀의 직업상 많은 청춘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의 고민을 좀 더 가까이 보게 됩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전히 “희망을 가지라”라는 말은 할 수 없지만 ‘그 대책 없는 한마디’라도 절실한 사람들에게 더는 비겁하게 침묵하지 않겠다고 밝힌다. 15년간 취업 전쟁이라는 혹독한 현실 앞에 놓인 학생들을 매일 보면서 요즘 2030 세대가 얼마나 무서워하고 외로워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빠른 사회적 성장 그래프 덕분에 청춘들은 어릴 적 시절부터 스펙 쌓기에 바쁩니다. 무엇이 먼저인가를 생각하기보다는 그 시간에 뭐라도 한 줄 남겨놔야 덜 불안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런 세대들에게 무조건 "희망을 가져라' 언젠가는 기회가 반드시 온다."라는 말을 이젠 잘 못하겠습니다.

사회가 그렇기 촉박하게 돌아가면서 마음의 여유를, 나에게 꼭 맞는 미래를 찾을 여유조차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수연.... 하면 우선 '독설'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이 '독설'이라는 어감이 밉지 않습니다.

이 시대의 독설이라는 것은 있는 것을 있는 대로 말하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정확하게 말해주는 것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렇기에 그녀가 이번에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인생 독해>는 어쩌면 있는 것 그대로, 없는 것은 없다고 인정하는 솔직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젠 스펙 쌓기에서 어떤 방향으로 판도가 바뀌어가는지 알아야 합니다.

'인문'입니다.

 

 

21세기의 기술은 인간이 보유한 지식 전체, 즉 물리학에서 인문학에 이르기까지 모두를 포함하고 또 필요로 한다. 우리는 더 이상 과학과 인문학의 분리를 허용할 수 없다. 앞으로 우리는 과학교육ㅇ르 받은 사람에게 그가 다시 휴머니스트가 되기를 요구할 것이다 -피터 드러커-

 

하다 하다 '인문학'까지 섭렵해야 하냐..라고 탄식하는 이들도 분명 있을 겁니다만, 모든 것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사람에게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과학적인 지식도, 수학적인 논리도 모두 사람의 바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죠.

이런 결론까지 도달한다면 마지막에 해야 할 일은 바로 독서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독서를 얼마나 잘해왔는가...라는 문제에 부딪힙니다.

책을 읽을 시간도 없었고, 책을 읽었다 하더라고 스펙에 관련된 것만 억지로 읽었기 때문에 어떤것을 내 인생에 맞춰야 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을 많이 읽을수록 남들보다 좀 더 나은 핵심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책은 나에게 맞게 읽어야 합니다.

사실 삶이라는 것이 결국 나의 문제입니다. 나의 성공을 위해서 스펙을 쌓으려고 동분서주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정작 나를 제대로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바쁜 생활에서 남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남들의 인생 성공을 좇아 하려고만 하지, 정작 나 자신과의 제대로 된 소통을 해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게 됩니다.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의 주인공 스크루지를 통해서 나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화두를 던집니다. 나의 과거와 제대로 된 소통을 하는 사람이 나 자신을 알게 되고, 아울러 타인의 생각과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책은 참 많이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책을 많이 읽자고 하니까 정말 쉽게 쉽게 읽히는 책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쉽게 읽히는 책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할 때도있습니다만,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처럼 침착하고 냉정함을 느낄 수 있는 책도 권합니다.

너무나 쉽게 해설이 된 책을 읽다 보면 독자들은 책과 교감하는 방법, 작가와 교감하는 방법을 찾을 생각조차 못하게 됩니다.

책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은 나 스스로 찾아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숨 쉬고 존재하는 것 자체가 의미이고,

우리의 메마른 일상들이 기록의 가치가 있음을

스스로 인정해주는 순간, 인간은 존엄한 존재가 된다.

 

우리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읽으면서 참 아름답고, 순수한 책이라는,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평을 내리곤 합니다. 그런데 저자는 다른 관점에서 이 이야기를 들여다봅니다.

어린 왕자가 꽃을 돌보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글 속에 등장하는 별을 세는 사업가와 가로등을 켜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물론 어린 왕자라는 동화를 통해서 어른들이 잊고 있던 인생의 의미를 찾는다는 주제도있습니다만 저자는 다른 등장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합니다.

수많은 시간을 들여서 자신이 해왔던 일에 대해, 최선을 다했던 일에 대해 부정을 해야만했을까..라는 생각에 반발을 했다고 합니다.

 

인생을 결국 나의 문제입니다.

결국 믿을 수 있는 건 내가 버텨온 오늘의 하루이고, 그 하루를 이어온 나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인생을 불확실한 그 무엇을 향해 달려가는 것입니다. 인생의 초반에 있는 청춘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기성세대의 축에 들어서는 저 역시 앞으로의 인생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더 큽니다.

물론 청춘들보다는 조금 더 두드려보고, 계산을 해보고 피할 것은 피하고, 따질 것은 따지겠지요.

하지만 여전히 내가 쥐고 있는 것은 나만의 필살기가 분명 있다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준비란 '맷집'을 키우고, 나만의 '통찰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하는데 비슷한 이야기이겠지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 여전히 그리고 꾸준히 부딪히며 훈련을 해가는 것, 그래야만 앞으로의 시간에 대해 두려움에 얼어붙지 않을 것입니다.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할 수 있는 것이 인생이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인 세상살이. 미리 겁먹지 말고 정면 돌파하여

한판 승부를 해볼 수 있다는 것이 인생을 살아볼 만한 이유이다.

 

 

대나무가 자랄 때 중간에 마디가 형성되는 시기는 유난히 더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마디가 있기 때문에 가늘지만 높이 올라가는 것이 대나무라고 합니다.

삶이란 그렇습니다. 남들에게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하지만 순간의 멈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높이 올라가고 있는 중이겠지요..

자존감이란.. 그렇게 나를 믿어주는 것입니다.

 

<인생 독해>는 무엇보다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상하게도 이 사회는 상대적인 것이 많습니다. 남들보다 더 나은 준비를 해야 하고, 남들보다 자격증 하나를 더 쟁취해야 하고, 남들보다 더 나은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참 서로서로 모질게 구는 일을 만들고 그 속에서 전전긍긍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존감..

<인생 독해>를 읽으면서 나의 자존감에 대해 생각을 해봅니다.

과연 나는 나를 정말 잘나게 생각하고 있는지 생각을 해봅니다. 남들 앞에서는 어떤 것도 다 이겨낼 수 있는듯하면서도 속마음은 두려움에 움츠리고 있는 때가 분명 있었거든요.

 

<인생 독해>에서 나온 많은 주인공들의 삶을 이쪽으로도 보고, 저쪽으로도 보았으면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그런 평균이 아닌, 나의 눈으로 내가 보는, 내가 공감하는 주인공의 또 다른 모습을 찾아보았으면 합니다.

그것을 찾아가고, 그들의 삶에서 나의 삶의 방향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이 좋은 독서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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