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 - 운명의 지도를 바꾸는 힘, 지리적 상상력 아우름 6
김이재 지음 / 샘터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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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어떤 과목 시간이 지루하게 지나갔나.. 생각을 해본다면 대부분 '지리'를 꼽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조금 관심을 가지고 지리 과목에 대해 들여다본다면 무척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많은 학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지리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외울 것이 많았던(예를 들어 지역적 기후라던지, 특산품이라던지 지형의 발달 등등을 열심히 외웠었죠) 것만 기억하게 되지만 좀 더 넓은 관점으로 볼 때 문화지리학이라던가 인문지리학까지 아울러 볼 수 있습니다.


간혹 읽게 되는 여행서를 보면 지역의 관광을 알려주는 여행서도 있지만, 문화를 따라서 움직이는 로드 북이라던가, 문학적 의미를 둔다거나 힐링을 위한 감성적인 여행서적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틀어 문화지리학이라 일컬어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샘터의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의 여섯 번째 이야기로 나온 <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 이 책이 문화지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운명의 지도를 바꾸는 힘, 지리적 상상력'이라는 부제에서 느낄 수 있듯이 지리를 통해서 인생과 운명 또는 상상력을 동원한 멋진 삶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 않을까 짐작을 하게 됩니다.


이 책의 저자는 문화지리학자입니다. 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하면서 음식, 패션, 관광, 스포츠, 현대미술, 후각의 세계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새로운 연구에 도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느꼈던 넓은 세상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줍니다.


<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에 등장하는 지리적 상상력은 의외로 상당히 평범한 곳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해리 포터'시리즈로 일약 유명한 작자의 대열에 자리 잡은 조앤 K. 롤링의 이야기를 볼까요? 그녀가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카페에서 글쓰기 작업을 했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지요. 그녀가 작가를 꿈꾸면서 런던에서 생활을 하지만 높은 물가는 결코 쉽지 않죠. 그래서 그녀는 포르투갈로 갑니다. 저렴한 생활비도 괜찮은 여건이었지만 어머니와의 갈등을 피할 수 있어서도 좋았고 그곳에서 영어 교사를 직업으로 일도 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사랑하는 사람도 만났지만 이후에는 아주 극도로 포르투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싫어할 정도의 결과를 낳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그녀가 세계 사람들의 상상력을 이끌어내는 '해리포터'의 무대가 포르투갈의 여러 곳과 비슷하다는 것을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환경연구가이자 침팬지 연구가로 유명한 제인 구달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합니다. 남들은 위험하고 척박하다고 멀리하는 아프리카의 대륙에서 그것도 침팬지의 영역에서 그녀가 이루어내는 기적은 많은 소식통을 통해서 알게 되는데요.. 이처럼 남들은 전혀 생각지도 않고 무심히 보내는 공간과 지리적 배경이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스며드느냐에 따라 큰 결과를 내게 됩니다.


<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에서는 오프라 윈프리, 프란치스코 교황, 버락 오바마 마윈, 안젤리나 졸리, 김수미, 김연아, 강수지. 무라카미 하루키 등등 각각의 분야에서 가장 전문인으로 각인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들이 살았던 상황의 이야기도 있겠지만 그들이 머물렀던 곳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느끼는가를 주목하면서 일독하면 좋겠습니다.


"나에게는 온통 불리한 조건뿐입니다. 뭘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고 답답합니다"라고 우리의 다음 세대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저자는 어떻게 말할까요?

"행복을 느끼는 장소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우선 웅크리지 말고 밖으로 나가 다양한 장소를 체험하세요. 내가 좋아하는 곳, 나와 맞는 공간을 찾을세요.."라고 말이죠.


사실 요즘 세대들은 나만의 공간이 없습니다. 한 곳만 바라보고 살아가게끔 기성세대가 그렇게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할 공간이 없습니다.

제대로 쉼을 누릴 줄도 모르고, 제대로 놀 줄도 모릅니다. 준비도 안된 상태에 세상의 전쟁터 같은 소굴로 밀어붙이기만 하죠.

그래서 희망도 없다고 말을 할지도 모릅니다.

희망이 없다고 다음 세대를 탓하기 전에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는 무엇을 원하면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틈을 벌려줘야 하지 않을까요?


한 곳의 길만 따라가라고 등을 떠밀었다면, 이제는 그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찾아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요?

<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를 읽으면서 세상에는 수많은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고집하던 것에서 시선을 조금 돌려볼까 합니다.

저 역시도 기성세대처럼 변하는 세대라 큰 모험을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만, 다음 세대에게 길을 가르쳐주면서 저도 조금은 변화를 가져보는, 시선의 변화를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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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을 생각한다
모리카와 아키라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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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창업이던, 장년들의 퇴직 후 창업이던, 이젠 나만의 사업을 한다는 말이 그리 새삼스럽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어떤 사업을 시작하느냐를 시작으로 사업이 잘 되게끔 어떻게 운영해야 하느냐에 대한 관심도 무척 많아집니다.

계획대로 되는 사업이라면, 비즈니스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모든 일이 내 생각대로 되지는 않죠.

어떤 경영을 하느냐에 대해 궁금함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에게 추천할 도서가 있습니다.


요즘 광고까지 하고 있는 메신저 프로그램인 'LINE'아시죠?

그 LINE의 前 CEO가 직접 부딪히고 익히게 된 경영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심플을 생각한다>입니다.

'경영'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직원이 일하고 싶은 회사, 뛰어난 인재를 내 사람으로 만드는 방법, 나의 사업 브랜드 인지도를 알리는 방법, 이런 것을 위한 경영의 전략 등등..어떤 것이든 모두 중요한 주제입니다.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죠.

 

하지만 여기서 분명히 짚어봐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경영이든, 회사든 최종의 목표는 대박 상품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든, 이미지 상품이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내야하고 그것이 대박상품이 되어야 그로인해 경영자도 종업원도 모두 이익의 대가를 받게 됩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계속 제공하는 것, 단순하지만 이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비즈니스의 본질이지요.


이 비즈니스를 잘 이끌기 위해서 경영이라는 단어로 모든것을 아우르게 되는데요.

<심플을 생각한다>는 경영의 단순함데 대한 최대치의 이득과 효율성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단순하지만 전략적인 경영방법인것이죠. 이 책에서는 비즈니스의 최대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경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자잘한 부분들을 과감히 버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위해서는 무엇보다 창의적인 업무 환경으로 변모해야 합니다.


<심플을 생각한다>의 경영자였던 저자의 이력 중의 하나가 바로 'LINE'입니다.

초고속으로 변하는 인터넷 환경에 적응하기란 독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더 급변하는 변화무쌍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변화에 맞춰 변화를 시도했던 'LINE'의 경영방법을 벤치마킹하는 하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가장 중점적인 주제는 우리가 기존에 고수하는 경영방침과 상반되는 것도 있습니다.


비즈니스는 '싸움'이 아니다

경영은 '관리'가 아니다

'전문가'가 되지 않는다

'성공'은 버린다

'높은 사람'은 필요없다

비즈니스에 '정'은 필요 없다

'경영이념'은 명문화하지 않는다

'비전'은 필요 없다

'계획'은 필요 없다

'사무직'은 필요 없다

'규칙'은 필요 없다

'정보 공유'는 하지 않는다

'차별화'는 노리지 않는다

고객은 '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심플을 생각하다>에 있는 주제입니다.

우리가 이제껏 실천하려 했던 방법과는 많이 다릅니다. 초고속 인터넷 시대에 부응해서 변화하는 것인가보다라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이게 무슨 베짱인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무언가 있으니까 저자가 주장하는 것이겠지요?


안정된 회사에 소속이 되었다면 삶의 목표 중에서 약간은 안정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벌어먹고 살기가 안정이 되어야 그다음에 또 다른 계획에 도전하는 게 삶의 순서라고 여기고 있죠.

그렇기 위해서는 회사의 규칙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고, 사내의 높은 사람이나 경영 관리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때론 나의 생각과 다르다고 해도 회사의 경영이념에 따라 나의 생각을 접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경영방침에 맞게, 회사의 목표를 향해 이끌려면 전문가를 바라게 되고, 관리를 하는 관리자도 있어야 하고 업무별로 구분된 부서도 있어야 합니다. 회사가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회사에 관련된, 업무에 관련된 정보 공유는 당연한 것이겠지요.

또한 고객들의 호응을 받으려면 타사와의 경쟁도 전투적으로 할 필요도 있고, 타사와의 차별함도 고객에게 어필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요즘입니다.

이런 평소의 생각을 되짚어보게 하는 책이 <심플을 생각한다>입니다.

'이거 이래도 돼?'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기도 합니다.


비즈니스란 한마디로 말하자면 원하는 사람과 제공하는 사람의 생태계입니다. 원하는 사람의 니즈 포인트를 제대로 짚어내려는 사람은 오감의 모든 감각을 동원해야겠지요. 사람을 틀에서 관리하려 하면 혁신의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입니다. 경영은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혁신을 향해 능력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업이란 이윤이 남아야 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독자적인, 독보적인 경영은 없습니다. 고객들이 돈을 지불할 때는 그만큼의 가치를 느꼈을 때 지불하게 되는 것이죠. 돈을 생각하기보다는 가치를 생각하는 경영을 운영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심플을 생각한다>의 저자 모리카와 아키라는 인지도가 적었던 한 게임 회사를 업계 1위로 만들어 낸 저력을 이 책에서 독자들에게 들려줍니다.  여전히 조직 사회에 몸담고 있는 독자라면 <심플을 생각한다>의 심플한 경영법을 적극 활용해도 좋을 듯합니다. 좀 더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타이틀만 생각하기 이전에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심플함을 행동으로 할 수 있는 것도 혁신의 하나이지 않을까 합니다. 어차피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면, 그러기 위해서 회사의 일원으로 활동을 해야 한다면 좀 더 심플한 업무를 이용한 비즈니스 상식을 공유하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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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5.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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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를 꾸준히 읽게 된것도 2년정도가 된 것 같습니다.

이웃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때론 같이 감동할때도 있고, 때론 지금의 내 삶에 대한 행복을 다시 느끼게 되는 시간을 가지게도 되는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2015년도의 마지막 맺음달 이야기를 읽어보게 됩니다.

 

반짝이는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기 위한 천문대를 다들 아시지요? 천문학에 관련된 기관에서 만들어서 운영하겠거니..생각을 했었는데 그 속에는 별을 좋아하고 별을 찾아 다니던 일명 '별 박사' 이태형 소장의 이야기가 참 인상깊었습니다. 지금은 가족 여행지로 손꼽히고 아이들의 체험장소로 제일 먼저 떠올리는 천문대가 이태형 소장의 노력에 의해 세워졌다고 하니 한사람의 끝없는 노력에 대한 큰 결과물에는 제가 다 뿌듯함이 생깁니다.

 

샘터에서 가장 즐겨읽는 코너가 바로 '행복일기'입니다.

내 이야기이기도 하고, 이웃의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열심히 살아가는 것도 정답이겠지만, 세월이 다 흐른후에 나의 젊은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보다는 잠깐이라도 숨을 돌리는 여유를 가졌으면 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셀프 인테리어의 재능을 또다른 이들에게 전하고 있는 제이쓴의 이야기도 참 따뜻합니다.

 

<내 인생의 한 사람>에서 보게 되는 저자가 만난 노스님의 이야기는 오래전 저자와 똑같은 시련으로 힘들었던 그때가 떠올랐습니다. 불자가 아니었지만 무작정 길을 나섰고, 우연히 들린 곳이 아산 근처에 있는 개심사라는 산사였지요.

지금도 그 개심사를 올라가는 돌계단이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일에 지쳐, 세상에 지쳐 남편과 나는 아이 둘을 데리고 아무 말 없이 그 계단을 올라가서 또 여전히 아무 말 없이 산사에서 산 아래를 내려다보았었지요.

우연히 들렸던 곳에서 만난 보살님은 우리 아이에게 탐스러운 과일 하나를 쥐어주시고 얼마나 따뜻한 미소를 지으셨는지 모릅니다.

'아유.. 동자가 참 맑다, 참 곱다'라는 말 한마디에 아이들을 바라보았고, 별다른 말이 없어도 우리 부부는 마음이 넉넉해져서 내려왔던 기억이 납니다.

 

세월이 흘러 <샘터>의 이웃 이야기를 들을 때면 비슷하게 살아온 나의 지난날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샘터>가 뜨거움은 아니지만 잔잔함을 전해주는, 나도 모르는 미소를 떠올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덧 2015년을 맺음 할 때가 되었습니다. 늘 한결같은 <샘터>같은 시간을 보냈었나..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작년에 맺음달을 맞이할 때가 다르고, 올해 맺음달을 맞이하는 마음이 다릅니다.

아마도 시간의 연륜이 하나 더 쌓였기 때문이겠지요.

늘 똑같은 말이겠지만, 끝과 시작은 동시에 옵니다. 1년의 맺음을 차분히 정리를 하는 맺음달 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삶의 샘이 솟는 그런 샘터를 새로운 해에 시작하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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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임의 바다
팀 보울러 지음, 서민아 옮김 / 놀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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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소설의 대표적인 작가로 알려진 팀 보울러의 신작 <속삭임의 바다>를 읽어보게 된다.

바다로 둘러싸인 모라 섬에 사는 헤티라는 소녀의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바다로 둘러싸이고 본토와의 왕래도 거의 없는 모라 섬사람들은 용감한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폐쇄적인 면도 다분히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 섬에 사는 헤티라는 소녀는 다른 이들과는 조금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이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다던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헤티의 능력 덕분에 때론 마을 사람들과 잘 동화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모라 섬은 주어진 척박한 환경 탓에 섬사람들을 이끄는 누군가의 지혜가 필요하다. 지금 모라의 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은 퍼 노인이다. 퍼 노인은 모라 섬의 자랑이라는 큰 배를 만들 때 함께 했던 과거 시간의 증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퍼 노인은 자신만의 고집을 주장할 뿐이다.

또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을 지독히도 싫어한다. 모라 섬의 자랑이 마치 자신이 이룩한 거대한 업적인 것 마냥 내세우지만 그 속에 있는 진실을 아는 사람들과는 매번 부딪히게 된다.

특히 헤티와는 아주 상극이다.

 

어느 날 폭풍우가 몰아치고 모라 섬이 가진 바깥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통로인 유일한 배가 부서져 버린다. 사람들은 극도로 긴장과 공포를 느끼게 된다. 설상가상 의문의 노파 하나가 그 지독한 폭풍우를 뚫고 모라 섬에 나타난다.

오래전부터 신비한 미래를 예상하던 헤티와 헤티를 지독히도 배척하는 퍼 노인 사이에 그 노파는 사건의 발단이 되어버린다.

 

마치 자신을 찾아온듯한 노파를 보호하려는 헤티와 모라의 자랑이 부서짐과 동시에 나타난 노파를 악의 시작이라고 매도하는 퍼 노인의 기싸움이 시작되었다.

 

<속삭임의 바다>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작은 섬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의 삶은 용감하지만 때론 폐쇄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헤티가 퍼 노인과 그 일행 등과 매번 부딪히는 장면은 읽는 내내 거북함이 먼저 든다.

헤티가 다른 이들과 분명 구분되는 능력이 있다고는 하지만 바닷가에서 주워온 바다 유리를 통해 보게 되는 형상이 자신만의 상상인지, 진짜로 미래에 대한 예언을 말하는 것인지 애매한 느낌이 든다.

 

더구나 일찍 바다에게 부모를 잃고 할머니와 살아가는 헤티는 너무도 고집이 세다. 사건이 발생하고 그 단도리를 해가는 할머니를 통해서 지혜롭게 해결하기보다는 자기의 고집을 꺽지 않는 모습은 독자들이 보기에 지겨워지기도 한다.

폭풍우 속에서 나타난 할머니와 헤티가 과연 어떤 관계인지, 다른 이들에게는 마음을 열지 않으면서 헤티에게는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독자들에게 귀띔조차 없다.

 

그저 헤티는 스스로 할머니를 가장 잘 돌볼 수 있음을 주장할 뿐이고, 오랜 세월을 살아온 자신의 할머니와 다른 어른들의 호의는 성가시게 여기는 모습으로만 보인다.

탐을 비롯해 맥키 아저씨 등이 헤티를 진심으로 염려하고 때론 헤티의 의견을 동조하고 있지만, 헤티는 그들에게 고마움을 제대로 표현하기보다는 자신이 생각하고 계획한 것이 늘 먼저여야 하는 상당히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이다.

 

어느 날 갑자기 헤티는 자기의 작은 배에 노파를 싣고 모라 섬을 빠져나온다. 할머니에게 쪽지를 남겨놨다는 것이 전부이다. 어떤 내용인지에 대해서는 독백도 설명도 없다. 그저 헤티가 마음먹은 것을 다음날 아침 다시 한번 마음을 굳게 먹었고 실천한다라고 소설은 이어진다.

 

폭풍우 속에서 나타난 할머니의 유일한 단서인 하가섬을 향해 헤티는 항해를 한다. 공교롭게도 헤티가 할머니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곳 하가를 향해 가는 것도 폭풍우를 뚫고 간다는 설정은 헤티와 노파 사이에 분명 무엇이 있음을 알려주는 복선이라면 복선일까?

 

모라 섬에서 퍼 노인과 날을 세우는데 한참을 설명하고 거의 회복 불가능한 노파를 간호하는 데 너무도 열성적인 헤티의 모습을 표현하는데 오랜 공을 들였다.

헤티와 노파의 연관성을 듣는 소설의 후반부에서는 너무도 쉽게 풀리는 결말 탓에 맥이 빠진다고 할까?
헤티를 찾아서 모라 섬을 떠나온 모라 섬사람들의 등장에 어리둥절하게 된다. 그렇게 배를 만들 수 있었다면, 모라 섬에서 서로 의견 충돌을 보이기 전에 다음 일을 진행했어야 맞지 않을까?

똥고집의 한 소녀가 기력이 다한 노파와 함께 없어진 후에야 부랴부랴 배를 만들고, 이 두 사람을 찾아 이 섬 저 섬으로 다녔다는 설정은 너무 만화적인 설정 같다.

 

<속삭임의 바다>라고 노파가 말한다. 그런데 그게 무엇인지 독자들은 눈치를 챌까?

팀 보울러라는 명성에 너무 기대를 했던 것일까? 쉽게 풀리는 결말에 좀 실망스럽다.

성장소설이라고 하지만 어른들과 계속 날을 세우는 헤티의 모습은 우리의 정서와는 좀 맞지 않는 부분이다.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던 사춘기 소년 탐의 마음에 과연 미안함이 진짜 얼마나 있었는지 되물어보고 싶기도 하다.

 

모라 섬의 폭풍전야의 설명과 긴박했던 상황의 설명은 SF의 으슥한, 어두침침한, 또는 무슨 일인가 벌어질 듯한 긴장감을 표현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배경의 상황과 등장인물과는 동떨어졌다는 느낌이 든다.

 

저자의 다른 작품을 일독한 적이 없는 터라 저자의 색깔을 감을 잡을 수는 없지만, <속삭임의 바다>를 읽으면서 상당히 상상을 즐기는 몽상가적 성향이라고 할까?

재미있게 읽는 독자들도 분명 있겠다. 하지만 나 역시 똑같이 재미있으라는 법은 없으니까.

읽기는 읽었는데 '왜?'라는 느낌이 드는 소설? 이렇게라도 결론을 내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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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지르지 않고 아이 키우기 - 화내고 야단치는 부모에서 아이와 함께 커가는 부모로
핼 에드워드 렁켈 지음, 김양미 옮김 / 샘터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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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를 키우면서 늘 생각하는 것이 다른 부모들보다는 대화가 더 많이 통하고, 아이들과 교감도 충분한 그런 부모가 되려고 한다. 아이를 훈육할 때는 '무섭다'보다는 '엄하게' 키우려고 노력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이들보다는 어른이지만 부모로서는 역시 초보라는 점이다.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거나, 사춘기의 시기를 맞이할 때 그런 변화를 보는 부모 역시 처음이라는 점이다.

이론으로는 아이들의 변화를 알고 있다고 하지만. 아이들의 감정 표현이나 행동은 수만 가지의 경우에 따라 다르고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 결코 똑같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된다.

나름대로 부모 노릇을 제대로 하기 위해 노력을 한다고 하지만 그 상황을 실질적으로 처음 겪게 되는 부모이기 때문에 때론 이성보다는 감정이 먼저 앞서는 경우가 어쩔 수 없이 생기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부모의 감정 표현에 아이들이 절대 이해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반항을 하느라 이해를 안 하는 것이 아니고 아이들의 눈에는 부모가 감정에 치우쳐서 그런 방향으로 표현하는 부모의 모습을 각인할 때도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아이들과 대화를 우선적으로 하겠다고 마음을 먹지만, 상황에 따라 아이들에게 윽박지르고, 소리를 지르고, 때론 아이를 혼내는 것인지 자신의 감정 표현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는 상황을 만들곤 한다.

아이들이 어지간히 컸기 때문에 교육이나 육아에 대해 조금은 여유가 있다고 자부했던 나였지만, <소리 지르지 않고 아이 키우기>를 읽어가면서 이는 아이들이 커도(아이들이 완전한 독립체로 살아가는 성인이 되기까지는...) 아이들의 성장에 맞게 어른도, 부모도 함께 성장해야 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아이들이 성장할 때 어른도, 특히 부모도 성장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아이들과의 교감, 아이들의 교육, 그리고 좀 더 발전적인 의미로 부모의 확고한 교육관 등에 대한 교육서, 육아서는 수도 없이 많고, 계속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소리 지르지 않고 아이 키우기>가 개중에서 깊게 인식되는 점은,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라는 것보다는 부모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는, 아이들이 언제든지 신뢰하고 믿음을 가지게 되는 그런 감정 조절에 대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것에만 포인트를 주는 것이 기존의 양육서라고 한다면 <소리 지르지 않고 아이 키우기>는 부모의 감정을 스스로 되짚어보고, 들여다보게 하는 시선의 변화를 가지게 한다는 점이다.

 

성인 남녀가 가정을 이루고 둘 사이의 자녀를 낳아 키우는 것 이것은 어느 누구도 해본 적이 없는 처음 하는 일이고, 처음 겪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준비를 해야 하고, 상황에 따라 변화에 따라 그 양육의 방법이 변화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이들의 장래에 대해서도, 어른인 부모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도 수많은 계획을 세우고 상황에 맞게 수정을 하면서 인생을 다져간다.

그런데 유독 양육에 관해서는 변화를 가지려는 포인트를 잘 찾지 못한다.

 

먼저 언급했듯이 <소리 지르지 않고 아이 키우기>를 통해서 부모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양육이라는 인생의 숙제 앞에서 성장하는 부모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소리 지르지 않고 아이 키우기>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 내가 행복해야 가족이 행복하다는 말이 판에 박힌 말이라고 가볍게 여기기보다는 그 흔한 말이지만 그 속에 숨어있는 참뜻이 <소리 지르지 않고 아이 키우기>의 양육방법의 하나임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소리 지르지 않고 아이 키우기>를 위해서는 아이와 부모 모두 자신의 공간에 대한 의미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전한다. 아이들의 방이라고 정해졌다면 아이들의 사적인 공간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그에 맞게 부모가 움직여야 하고, 부모 역시 오로지 나를 위한 공간을 가지고 그 속에서 마음도 쉬고, 편안하게 있을 그런 곳이 필요함을 깨달아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의 부모가 된다는 것이 상당한 의미가 있다.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서, 아이들의 탄탄한 미래를 위해서 부모는 수많은 고민과 선택 앞에서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다. 아이를 낳아 한 명의 어른으로 성장시킨다는 것은 내가 살아온 인생과 또 다른 두려움이 생기게 된다.

나의 인생이야 내가 선택했기 때문에 내가 책임진다고 하지만. 아이의 기반을 선택하는 상황에서는 부모보다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부모의 바람이 강하기 때문에 간혹 강압적으로 선택을 강요하고, 아이들이 어리다는 이유로 대신 추진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그 선택을 얼마나 버거워하고 힘들어하는지에 대해서는 잠시 지나가는 과정이라는 에둘러서 표현을 하면서 말이다.

 

<소리 지르지 않고 아이 키우기>는 아이들의 위한 양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무엇보단 아이들의 교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부모들이라면, 또는 나름 아이들과 열심히 대화를 한다고 하는데 여전히 아이들과의 관계가 미적지근한 부모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아이들이 무엇을 잘못했다는 것을 말하기 이전에 그 아이들과 소통을 못하는, 교감을 못하는 당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빨리 깨닫길 바란다.

그렇다고 문제라고 해서 아주 심각한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한다면 당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고 있지 못한 당신의 지금 상황을 객관적으로 이성적으로 바라보자는 이야기이다.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양육에 대해 변화를 가지고 싶은 부모라면 당신은 이미 시작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그 변화를 아이들에게 먼저 적용하기보다는, 부모 자신에게 먼저 적용한다는 점을 잊지 말길 바란다.

<소리 지르지 않고 아이 키우기>에서 가장 먼저 언급한 점이 아이들이 원하는 '쿨'한, 그리고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부모가 되는 방향이었다.

 

사실 <소리 지르지 않고 아이 키우기>를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아이들에게 조언하고, 훈육을 할 때 아이들의 입장에서가 아닌, 오로지 나의 시선으로만 아이들을 판단하고 결론을 미리 정해놓았다는 생각에 미안함이 먼저 든다.

아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다고 분명 표현을 했었는데 먼저 살아온 인생의 선배라는 우월감에 나의 감정이 먼저였고, 나의 생각이 먼저였음을 아이들에게 은근히 주지시켰던 듯하다.

 

이 책의 가장 큰 주제인 양육의 핵심은 아이가 아니라 부모에게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겠다.

좋은 부모란, 훌륭한 부모란 바로 이런 감정을 잘 다스리고 항상 아이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부모임을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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