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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씨의 맛
조경수 외 지음 / 상상공방(동양문고)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출간 즉시 독일 아마존 소설 부문 1위!
비평가들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독자의 총애를 받은 베스트셀러!
이 소설은 독일의 젊은 여성 작가 카타리나 하게나의 데뷔작으로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사과의 맛은 달콤하다. 사과씨의 맛은?? 알려고 하지도 않고 당연히 버리는 것이 습관이다. 혹여나 실수로 사과씨를 씹어보았다면 쓴맛에 찡그리게 된다. 그렇다..인생이란 달콤함이 있지만 그 안에 있는 새로운 사과를 만들어 내는 씨를 버릴때가 많다. 또한 달콤한 인생속에는 쓰디쓴 인생이 같이 어울어져 있다는 것을 작가는 표현하고 싶었나보다.
3대에 걸친 한 집안 여성들의 마법 같은 사랑, 죽음, 망각의 이야기라..집안 대대로 이어 내려온 로맨스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아니다. 3대의 이야기지만 각자 나름의 인생과 사랑과 슬픔을 담고 있는 이야기이다. 3대인 이리스 베르거가 할머니의 집을 상속받으면서 사랑의 비밀 이야기를 알게 되는 내용이다.
3대 할머니와 엄마와 이모 세대 그리고 손녀의 세대는 각기 마음속의 사랑을 한다. 집안 분위기상 열정적인 사랑을 하지는 못한다. 그것은 할아버지에 대한 도전이었으니까..
이런 집안의 손녀는 유언으로 남겨진 할머니의 집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면서 주변 인물들에 대한 사랑을 하나하나 알게 된다. 외할머니 베르타와 열여섯 살에 세상을 떠난 이모할머니 안나의 이야기, 베르타의 세 딸들 크리스타, 잉가, 하리에트의 이야기, 크리스타의 딸 이리스와 하리에트의 딸 로스마리 그리고 친구 마리의 이야기.그리고 그이 동생 막스까지...
사랑은 우연일 뿐이다. 책 속의 한 구절이 이렇듯 말한다. '사건들은 우연히 일어났을 뿐이고, 때때로 서로 맞아떨어졌을 뿐이다.' 그렇다. 사랑과 그에 따른 이별과 함께 논하게 되는 인생은 우연히 일어났을 뿐이고 그것이 우연히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슬픔은 더욱 깊은 슬픔이 되고 기쁨은 아주 환한 기쁨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리스는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어딘가 퍼즐이 맞지 않던 어린 시절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채워가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 있는 할머니와 이모와 사촌의 슬픔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누굴 탓할 것이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우연히 엮어진 일이었지만 그 시간..그 주인공은 마음속에 오직 그때 뿐이었다는 것을..
책속의 여인들은 후회함이 없다. 공통된 점이다. 그것이 숨겨질 비밀이고 가슴 칠 아픔이라 할지라도 책속의 여인들은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일어난 일에 대해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것이다.
해피앤딩이다..당연히 해피앤딩이 되어야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에 대한 보답일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아마도 이리스는 숨겨진 이야기 알게되면서 그들이 말못하고 가슴속에 묻었을 그 무엇에 대한 가슴 짠함을 알았을 것이다. 이리스가 느끼게 될 그 짠함과 그에 따른 가슴 벅참이 대신 느껴지는 듯하다.
사랑은 무거움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열정적이어야 하지만 묵직하게 그리고 깊은 사랑은 절대로 후회할 일이 없다는것..그렇기 때문에 남아 있는 이모들과 엄마와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리스의 사랑과 삶은 어떤 변화에도 후회하지 않고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