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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의 길
서광원 지음 / 흐름출판 / 2016년 3월
평점 :
1인 창업, 무점포 창업이 이젠 낯설지 않는 단어가 되었다.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이젠 옛말이 된 것처럼,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면서 자신의 세계를 꾸려가는 방법 중의 하나가 사업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업이라는 것이 결코 꿈에서 그리는 그런 멋진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다 알고 있는 터라 사업에 대한 이야기는 어쩌면 읽어보질 않아도 다 알고 있는 듯, 또는 다 들여다보질 않아도 뭔가 갑갑하고 복잡해지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사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평범한 사람보다는 조금 더 먼저 도전을 하고, 조금 더 많은 관계를 이어가고, 유능한 사람을 쓰고, 경쟁에서 이겨나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경쟁 속에서 우위를 선점하게 된다면 사장이라는 타이틀은 화려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모습이 된다. 하지만 가장 높은 꼭대기에서 만끽하는 풍족함의 이면에는 온몸을 휘둘러 쳐대는 태풍을 혼자서 맞아야 하고, 이런 어려움 속에서 누구에게도 의지를 할 수가 없는, 홀로 외롭게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이라는 것이 안팎의 경제 상황에 따라 휘둘릴 수밖에 없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바로 사람이다.
사업을 운영하고, 조직을 이끌어간다는, 즉 경영이라는 것은 사람을 쓰는 것이다. 결국 사람의 문제라는 점이다. 수치나 이론만 가지고 경영을 한다고 결과에 대한 답이 정확할 수도 있지만, 사람을 움직인다는 것은 감정이 관계된, 이해관계가 먼저인 과제이다. 전혀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큰 문제의 해결과 책임은 조직의 수장인 사장의 몫이다.
회사의 존재 이유는 최종적으로 이익이다. 이익 창출을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와 수많은 관계의 흐름 가운데에서 사장은 자신의 직관력과 용기를 바탕으로 사업을 이끌게 된다.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무언가를 창출해야 하고, 원청의 요구에 맞는 스펙을 만들어야만 한다. 갑의 요구에 맞는 보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제품의 개발, 시장성의 확보, 또는 가격의 변동, 금융의 흐름까지 파악을 해야 한다. '갑'보다는 앞서지도 말고 뒤처지지도 말아야 하는 딱 반 발짝의 간격을 유지해야만 수많은 경쟁에서 버틸 수 있다.
이런 동시다발적인 업무 형태는 결코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이다. 유능한 인재도 필요하고 부지런한 인재도 필요하다. 때론 과감하게 행동하는 인재도 필요하다. 그래서 결국 사장은 조직을 이끄는 가장 우선순위를 사람에게 두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한마음이 되어 함께 움직여야만 조직은 살아남고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사장의 고민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다 아는 정답인데 이 사람을 이끄는 것이, 그들과 한마음이 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수익을 올리고 조직원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대가가 있다면 그래도 낫다. 경제적인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업의 특성 한 매번 좋은 결과만 얻을 수는 없다. 경영악화가 되고, 사람들이 떠나고, 그렇다고 벌려놓은 사업을 마음대로 접을 수도 없다.
사장은 자신의 무능력을 탓하는 자괴감에 빠질 때도 있다. 홀로 고군분투하다가 주변의 누구에게라도 하소연할라치면 아무도 없다. 오로지 사장 자신만 존재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사장의 길>은 그 많은 관계 속에서도 외로울 수밖에 없는 사장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조직을 잘 이끌어야 하고, 그 속에 있는 인원들을 살펴야 하고, 머리로는 차가운 이성의 촉을 늘 움직여야 하는 자리가 바로 사장이다.
이 책이 이런 사장들의 희로애락을 들려준다.
<사장의 길>은 사장의 입장에서 경영을 잘하기 위한 조언은 아니다. 사업이란 내 맘대로는 아니지만 내가 꿈꾸던 것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나만의 세상이다. 하지만 그나만의 세상을 움직여주는 것은 회사라는 울타리와 그 속에 발을 담그고 있는 조직원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본이 되는 사람을 쓰는 이야기,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장은 외롭다. 사장은 고독하다.
자신의 꿈을 좇아 시작하고 달리고 있지만. 그리고 조직원을 다독이면서 함께 가고 있지만, 최종의 목표를 만든 것은 사장이고, 그것을 향한 좌표를 찍는 것, 마무리를 제대로 하는 것, 그리고 가장 큰 책임과 결정은 오로지 사장 자신뿐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외롭더라도 혼자 가야 하는 것이 사장이라는 위치의 무게이다.
리더는 고독을 나누는 게 아니다. 아니 나눌 수도 없다. 직원들의 회식을 주도했다가도 알아서 빠져 줘야 한다. 식사도 혼자 해야 한다.
논어가 말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어야 한다.
리더가 조직과 같이 있어야 하는 건 조직을 이끌고 가기 위해서이지, 리더가 무리 속에 있기 위해서가 아니다. 몰려다니기 위해서는 더더욱 아니다. 리더는 항상 조직과 같이 있어야 하고, 조직을 이끌어가야 하지만, 조직과 섞여서는 안 된다.(본문 중에서)
그렇다고 사업을 시작한 이상 혼자만 그 길을 갈 수는 없다. 사람을 이끌어가 가되. 사람과 가깝지 않으면서 조직원 모두에게 최대한의 만족감을 주면서 이끌어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장의 길>을 읽어보면 대기업의 총수를 비롯해서 중소기업을 끌고 가는 사장뿐 아니라 소규모의 사업을 하는 모든 사장들의 고뇌와 인간적인 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리고 회사라는 울타리의 이야기로만 여기기에는 사람의 모든 이해관계를 다시 되짚어보는 기회도 된다.
사업의 본질은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사업은 곧 장사다. 물건을 잘 만들고 잘 팔고 그리고 제값을 제때 받아서 나의 이익을 남기고 내 회사를 위해 뛰어준 직원들의 이익을 남겨야 한다.
돈을 벌리는 것에서 좋은 사장, 나쁜 사장이 생기고, 좋은 회사 나쁜 회사가 생기는 것이다.
이런 이익관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열심히만 하면 사업이 잘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하는 것, 다시 말해 제대로 열심히 하는 것을 늘 체크해야만 성공하는 사업의 기초가 된다. 그리고 이것을 고뇌하고 이끌고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바로 오너의 할 일이자. 몫이다.
더 열심히 한다고 더 좋은 결과가 100%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를 강조하기보다는 어디로 가야 더 많은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방향성에 대한 안목과 촉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 바로 사장이다.
수많은 경쟁력 속에서, 그것도 독점으로 차지할 수 없는 경제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조직원을 잘 이끌고 제대로 된 방향으로 제대로 된 결정으로 인한 수익창출이 우선이 되어야 함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누구보다 '먼저' 누구보다 '주는'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때로는 모든 것을 직원들에게 맡기고 일을 하지 않아야 하는 용기도 있어야 한다.
불확실성 속으로도 뛰어들어야 하고, 타이밍을 잘 잡기 위해 지루하고 속이 타는 기다림도 해야 한다.
사장의 위치는 어느 누구든, 어느 시점이든 늘 도전을 받아야 하는 자리이다. 정정당당하게 멋있게 도전을 해오는 이도 있을 것이고, 겉과 속이 다르게 전혀 다른 모습으로 공격하는 이도 분명 있다.
이 모든 것의 결정은 오로지 사장 혼자만의 선택이지만, 그 선택에 따른 진행은 찬반을 논하는 인원 모두를 끌고 가야 하는 것이 사장이다.
그뿐인가. 최종의 목표를 위해 내 살을 베어내듯, 사람을 밀어내야 할 때가 있고, 흑심을 숨기고 있는 사람들을 솎아내 아 하는 것도 사장의 몫이다.
참. 어렵다.
그런데 이 어려운 것을 알면서도 몇십 년을 회사를 운영하는 이들도 분명 있다. 속이 썩는 일도 분명 있겠지만. 오랜 시간 사람과 조직을 이끄는 이들에게는 분명 다른 무엇인가 있기 때문이다.
독자는 <사장의 길>에서 그 포인트를 읽게 된다.
사장의 노력을, 사장의 마인드를 보게 된다.
창업 중이거나 사업 중인 오너들이 참고를 할만한 책이다. 주변의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도 도움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책을 통해서 조용히 되짚어보는 것이 오히려 단단함을 만들지 않을까 싶다.
책에서도 느끼겠지만, 사장이란 외로움이 절절해야 하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의 도움이 아닌, 나만의 노력으로 내 사업과 내 사람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시원스럽게 이어지는 글맥이 수월하게 읽힌다. 딱딱한 사업 구상에서 잠시 벗어나 사람을 이끌어야 하는 팁을 이 책에서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