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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날이면 나는 점 보러 간다 - 답답하고 어수선한 마음 달래주는 점의 위로
이지형 지음 / 예담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한때는 날을 잡아 점(占)집으로 가던 때가 있다.
생각지도 않던 큰일을 겪으면서 위로받고 싶은 마음으로 가는 날도 있고, 앞으로의 할 일에 응원을 얻고자 가는 날도 있다.
주변에서 혹시 응원을 받지 못할까, 위로를 받지 못할까라는 막연한 바램을 점집에서 한바탕 풀어내고 위로를 받는다는 느낌을 가득 안고 어깨의 짐을 덜어낸 홀가분함을 안고 나설 때도 있다.
<바람 부는 날이면 점 보러 간다>
아직도 종교처럼 추앙을 받지 못하고 약간은 무시 받는 占.
이 점에 대한 책이어서 상당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직도 궁금한 나의 인생에 대해 이 책은 어떤 풀이를 해줄까?
인생이란 고달픔에서 얼마나 많은 위안을 풀어줄까?
한 권의 책 속에서 점에 대한 이야기와 이 점 이야기를 시작으로 심리 치유에 관한 이야기까지 풀어보게 된다.
오래전부터 아줌마의 전유물이라고 여기던, 미신으로만 여기던 점이 조금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연말연시에 보게 되는 토정비결이나 인터넷 사주풀이며 젊은이들이 재미삼아 즐겨 찾는 사주 카페, 그리고 타로점 등 점에 대한 생각들이 개방적인 모습으로, 젊은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를 감지해서 독자들에게 내놓는 책인가라는 첫번째 호기심이 발동하고, 두번째는 점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듯한 저자의 이력이 호기심을 발동시킨다.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과 미학을 공부했다. 占과는 전혀 다른 분야의 인물 같다. 모 신문사에서 8년간 기자 생활을 하고, 모기업체에서 근무하고 지금은 종합편성채널에서 담당 데스크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이런 이력과 동시에 명리 연구가로도 활동했다.
사람은 정말 나약한 존재이다.
사람들이 종교에 매달리는 이유는 나란 존재가 정말 약하고 미약한 존재라는 것을 무의식중에 알기 때문에 어디엔가(여기서는 보이지 않는 존재를 의미한다) 매달리고, 자기 스스로 자신에게 위안을 주고 싶은 무의식의 표현이 아닐까 한다.
점 역시 또 다른 의미의 종교가 아닐까.
뭐 굳이 종교까지 운운하지 않더라도 인간의 나약한 이면이 기댈 수 있는 하나의 기둥, 또는 믿음을 주고 싶은 때론 믿음을 얻고 싶은 하나의 위안이 점이다.
점집을 찾는 이유는 바로 인생 때문이다.
고달픈 인생은 잘 펴진 인생으로 만들고 싶다는 바램, 우여곡절이 많은 인생은 평탄하게 변화시키고 싶다는 바램, 그리고 지금의 평안한 인생을 더 견고하게 다지고 싶은 마음을 빌기 위해 점집을 찾는다.
인생이 무엇일까?
이 인생에 대해 <바람 부는 날이면 나는 점 보러 간다>에서 명쾌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어떤 사람이 공자에게 물었다
"인생을 한 글자로 정리하면 무엇입니까?" 인류가 낳은 대표적인 성인의 한 사람이라는 공자는 이 질문에 어떻게 답했을까. 어떤 일에 있어서든 섣부른 대응을 경계했던 공자는 이번에도 곰곰이 오랫동안 생각한 뒤 조용하게 대답했다. 요구받은 대로 단 한 글자였다.
"난難!"
'어려운 난難'이 그가 선택한 한 글자였다. 인생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누구보다도 인생에 대해 깊이 숙고했을 성인의 인생에 대한 입장은 단 한 마디 "인생은 어렵다"는 것이었다.
성인에게도 어려운 것이 삶이요, 인생이다. 어렵지 않은 인생은 없다는 것이다. |
이 책에는 인생의 굴곡을 주역, 사주, 오행에 곁들여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더구나 점집이라고 차려놓고 당사자와의 대화만이 아닌 저자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인생의 모습을 바라보았기 때문에 어쩌면 독자들의 마음을 콕 짚어보는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주역을 기본으로 하지만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하는 사주를 기본으로 인생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로 시작하는 천간天干과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로 시작하는 지지地支를 조합한 60갑자를 사주라고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보이는 사주 풀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주=삶의 굴곡"이라는 단순한 이치를 바탕으로 이야기한다.
사주四株는 말 그대로 4개의 기둥이다. 태어난 연, 월, 일, 시를 것은 역시 굴곡이다. 굴곡이 있어야만 인생을 배우게 되는 것말한다. 그리고 물, 불, 나무, 쇠, 흙의 오행의 한줄기에 내가 태어난다. 즉 내가 태어난 인생의 첫 순간을 말한다. 그 날짜에 그 시간에 태어난 나의 운명은 그 순간부터 정해졌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것은 역시 굴곡이다. 굴곡이 있어야만 인생을 배우게 되고 인생의 달인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단순한 공식을 기본으로 한다.
사주는 삶의 굴곡을 말한다. 삶의 굴곡이란 즉 인생을 말한다.
이렇듯 간단하지만 깊은 의미가 있는 사주와 오행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결혼운, 재물운, 관직운, 내가 가진 사주의 숨은 비밀을 캐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인생을 어려울 難이라고 공자도 말했다.
그 어려움을 한번 헤쳐나가고 또 한 번 견뎌내는 것이 인생이고 그 과정에서 답답함도 겪을 테고, 어수선함도 겪을 것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이런 마음을 위로받고자 기댈 수 있는 것이 점이고 사주일 때가 있다. 사람의 사주를 바탕으로 점괘를 뽑긴 하지만 결국 모든 인생의 집합소처럼 이런 경험도 이야기하고, 저런 경험도 들여다보게 된다.
스산한 바람이 부는 날, 마음마저 스산함을 느낄 때 점 보러 간다.
인생의 스산함을 <바람 부는 날이면 나는 점보러 간다>에서 함께 이야기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