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니까 동심원 19
안오일 지음, 강나래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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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는 짧은 시어 속에 담긴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참 예쁜 글의 하나입니다.

말 한마디, 단어 한마디, 그리고 표현 한마디에 아이들의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는 것이 동시죠.

 

안오일 시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이 동시집에 리트머스 종이처럼 아이들의 마음을 잘 흡수한 동시들을 가득 담으려고 했어요.

붉은색이면 붉은색, 푸른색이면 푸른색, 정확하게 거짓 없이 아이들의 고민과 꿈과 상상을 담으려고 했지요.

나는 어린이들에게 어떤 색깔이 나오든 그건 당당한 자기만의 색깔이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이라고 살짝 귀엣말을 해 주고 싶어요. (시인의 말 중에서)


<사랑하니까>는 45편의 詩를 3부로 나누어서 예쁜 일러스트와 함께 자그마한 모습으로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은 언제나 늘 똑같습니다.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하고, 좋으면 좋다고 말하죠. 하지만 때론 가슴속에 있는 슬픔을 작은 가슴으로 꼭꼭 누르고 있기도 합니다.

 


세탁기

 

다그닥다그닥 터걱. 드드드드 텅텅

터질 것처럼 울어 대는 세탁기

수평이 맞지 않아서라고 한다

 

기울어진 곳에 받침대를 놓으니

그제야 위이이이잉

얌전하게 돌아간다

 

형에게만 늘 기울어져 있는 엄마

수평적이지 않아 불어터진 내 불만은

들리지 않나요?


가슴이 뜨끔한 엄마들이 계시죠?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하면서도 엄마는 알게 모르게 큰아이와 작은 아이에 대한 사랑 표현이 똑같지 않았나 봅니다. 물론 엄마의 사랑은 똑같죠. 하지만 형은 형이라서 챙겨줬던 것이 작은 아이에게는 참 불만이었나 봅니다.

어린 가슴에 얼마나 속상했을까요?

저도 우리 작은 아이를 슬그머니 바라보게 됩니다.

혹시 이 엄마가 너에게 기울어진 세탁기처럼 보여지는 것 아닐까...라는 반성과 함께 말입니다.

 


우리 엄마는

 

엄마 얘기 나오면

제일 먼저 나서며

우리 엄마는,

우리 엄마는,

하며 자랑하는

 

엄마 얘기 나오면

마지막까지 남아서

우리 엄마는,

우리 엄마는,

하며 자랑하는

 

수영이의 웃는 얼굴 보는

내 마음 아파요

 

사실은

아빠랑 동생이랑

셋이서만 산다는 걸

나는 알거든요



말할 수 없어요

 

나는 만날 선생님께 야단맞는다

준비물을 안 챙겨 온다고

 

하지만 난 말할 수 없어요

말 안 통한다고

글 못 읽는다고

떠나면 어떡해요

베트남에서 온 새엄마

 

차라리 야단맞을래요

또다시 엄마 없는 것보단

나으니까요


정말 슬픔을 가진 어린 친구들이 많습니다. 사회가 변화하면서 가족 간의 관계나 구성에 대한 변화가 참 많아요. 조손 부모도 이젠 당연시되는 사회이고, 한부모 가정도 당연시된 그런 사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 엄마도 낯설지 않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이해한다고 해도 그 속에 아무것도 모르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우리 조금만 시야를 넓히고, 마음을 넓혀서 가슴속에 슬픔을 가지고 있는 어린 친구들을 보듬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어른으로 참 미안하고 또 미안한 마음이 드는, 나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산다고 말하는 이 시간이 참 미안해지는 동시입니다.

 

<사랑하니까>는 아이들의 마음을 표현해주는 동시가 많습니다.

안오일 작가는 청소년 시집 <그래도 괜찮아>를 읽고 알게 되었는데요~청소년의 고민과 방황,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시를 통해 독자들과 청소년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시를 보여주었답니다.

그런 안오일 작가가 이번에는 어린이들의 시선을 그려낸 시집을 독자들에게 선물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동심을 함께 느껴보고 아이들의 상상력을 함께 느껴보는 좋은 시를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리고 내 곁에 있는 내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하고 싶은 어른으로 다시 한번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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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지키는 개 별을 지키는 개 1
무라카미 다카시 지음 / 비로소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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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렇게 얇은 만화책이 진한 감정을 전해주기는 정말 오랜만입니다.

일본은 만화를 즐겨 읽죠. 그래서 그런가. 만화의 내용이 생각보다 참 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해바라기가 가득한 꽃밭 한가운데 귀여운 미소를 담고 있는 강아지 한 마리가 독자들에게 따뜻한 눈빛을 전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소녀 미쿠는 강아지 한 마리를 집에 데리고 옵니다. 따뜻한 물로 깨끗하게 목욕도 하고 고소한 우유도 마셨습니다. 포근한 타월에 싸여 살포시 잠이 든 주인공은 해피라는 강아지입니다.

가끔 놀아주고 가끔 맛있는 간식을 주는 미쿠와 매일 밥을 주는 엄마와 그리고 매일 산책을 시켜주는 아빠는 해피의 가족입니다.

그렇게 그렇게 세월이 지났습니다. 해피도 컸고, 미쿠도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아빠와 엄마는 나이가 들었습니다.

어느날 아빠는 혼자가 되었습니다. 해피는 이유를 모릅니다. 어느날 갑자기 엄마와 미쿠는 집에서 짐과 함께 없어졌습니다. 아빠는 늘 하던 것처럼 해피를 데리고 산책하러 나갑니다. 이번에는 차로 드라이브를 한다는 것이 평소와 조금 다르기는 합니다.

 

<별을 지키는 개>는 갑자기 모든 것을 잃어버린 중년의 남자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그는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표현이 서투르다거나, 무심해 보이는 것은 아마 그의 성격 자체가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가족은 그에게 더 많은 정을 원했던 것일까요?

 

산림도로 옆의 방치된 차량 안에서 남성으로 보이는 유체가 발견됩니다. 감정 결과 사후 1년에서 1년 반이 되었습니다. 그 옆에는 개의 사체가 있습니다. 그런데 개는 사후 3개월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남자가 죽은 뒤에도 개가 그 옆을 지켰다는 말인가요? 왜 남아 있었을까요? 그 오랜 세월을 어떻게 살았을까요? 죽은 남자의 옆에서 그 개는 누구를 기다리고 있었을까요?

죽은 이들의 장례 절차를 위해 사회복지사가 등장합니다. 사회복지사도 개를 키웠습니다. 외로움에 키웠던 개였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개는 관심에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고, 그가 장례를 치루어 줘야하는 남자와 개의 죽음 앞에서 잊혔던 자신의 강아지가 떠오릅니다.

<별을 지키는 개>는 개의 시점에서 정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그들이 지나온 여행의 흔적을 되돌아보는 사회복지사의 이야기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마음이 뭉클하고 코끝이 찡해짐이 오래 남았습니다.

만화 속에서 행복한 얼굴로 주인인 아빠를 바라보는 해피를 지금 눈앞에 당장이라도 보일 듯합니다.

 

개가 마치 별을 가지고 싶은 것처럼 계속해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모습에서 유래된 말이 <별을 지키는 개>입니다. 손에 들어오지 않는 것을 갈구하는 사람을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빠와 해피는 가졌습니다. 하늘을 쳐다보세요. 별을 가진 아빠와 해피가 보일 겁니다. 둘은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 겁니다. 노란 해바라기가 가득한 세상을 웃으면서 바라보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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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인격이다 - 품격을 높이는 우리말 예절
조항범 지음 / 예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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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길은 갈 탓, 말은 할 탓'

'혀 밑에 죽을 말이 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

 

다 말과 관련된 속담이다.

늘 하는 말이지만, 그 말 한마디에 인생이 바뀌고, 사람의 됨됨이가 보인다.

말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토록 중요하면서 잘 해야 한다.

그런데 뜻밖에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어떤 경우에 어떤 말을 써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말이 인격이다>라는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혹시 실수한 적이 없나..라는 조심성을 가져본다.

 

저자는 현직 교수이다.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누구보다 제대로 된 말을 실천하고 가르치려는 책임감이 남들보다 좀 더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말이 인격이다>는 1부 상사가 차마 지적하지 못하는 우리말 예절에는 우리말의 높임법, 호칭법, 인사법 등에서 좀 까다롭고 애매하여 자주 틀리는 예를 소개하고 있다. 2부 직장 상사도 모르는 우리말 표현에서는 표현의 오용 예를 중심으로 올바른 말하기를 이야기한다. 3부 승진하려면 꼭 알아두어야 할 상황 표현에서는 말하기의 기법과 요령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됨됨이를 파악하게 된다. 겉모습과 달리 막말을 함부로 하거나, 욕을 하거나, 상스러운 말을 쓰는 사람을 보면 우리는 그 사람의 인격을 자연스레 반으로 낮춰버린다. 그만큼 말이라는 것이 품격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참..., 저자의 표현이 부담스럽다.

교수라는 직분도 그렇고, 연세가 있는 분이라는 것을 고려한다해도 뭐랄까... 동네에서 가장 깐깐한 할아버지의 그런 모습이라고 할까? 여러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책에서까지 그런 느낌을 보여준다는 점이 좀 껄끄럽다.

 


조심해야 할 것은, 요즘 유행하는 "들어가세요"라는 말은 써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도대체 어디로 들어가라는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전화기가 거실에 있는 것을 가정하고 전화를 끊은 뒤 방안으로 들어가라는 것인지, 아니면 '들어가서 자라'는 것인지 도무지 이 말의 출처를 알 수가 없다. 명령조이니 기분이 나쁘고 상스러우니 듣기 거북하기까지 한다.


 어법에 어긋나는 표현인가보다. 하지만 이 말이 명령조였던가? 네~~들어가세요~~라고 마무리하는 말이라 좀 애교스러운 듯, 조심하는 듯 말하지 않나? 이 말이 상스럽다고 표현하기 전에 왜 이런 말을 유행처럼 쓰는지 출처를 연구해서 말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일단 학생들이 교수를 그렇게 어렵게 여기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오히려 스스럼없이 지내려 한다. 그러니 술을 권할 때 "약주 한잔 올리겠습니다."와 같은 높임말은 기대하기 어렵다. 특이하게도 요즘 학생들은 술을 같이 들자고 수시로 잔을 부딪친다. 이른바 '쨍'을 하고 얼른 마시자는 것이다. 얼떨결에 따라 마시기는 하지만 어딘지 개운치가 않다.


종종 인터넷에 떠도는 무개념녀의 시리즈가 떠오른다. 물론 이는 아주 잘못된 것이다. 제대로 배우지 못한, 다시 말해 가정교육에서부터 제대로 가르침을 받지 못한 결과이다. 얼떨결에 따라 마시는 경우가 생긴다면 당연히 따끔하게 가르쳐야 한다. 저자는 이련 경우에 호되게 야단을 치고 나니 졸업하는 날까지 서운함을 표현한 학생이 있었는가보다. 그런 사람은 그릇이 그거밖에 안 되는 사람이다. 그래도 변하지 말고 가르쳐야 한다. 어딘지 개운치 않은 술자리에 교수라는 직함으로 앉아계시려면 제대로 가르쳐 주시던지, 아니면 요즘 사람들 표현대로 세대차이 없게끔 화통하게 함께 즐겨주시든지 하면 좋을 텐데.

 


중.고등학교에서 어른에게는 "안녕하십니까?" "안녕히 계십시오"로 인사를 하고 어른들에게는 '수고하다.'라는 말을 써서는 안 된다는 교육을 받았을 터인데, 어찌 이 지경인지 의아스럽기만 하다.


어찌 된 일인지 중.고등학교의 선생이 제대로 가르쳐준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없다. 집합 시간에 늦었다고 수십 차례 뺨을 때리는 선생이 있고, 아이들 앞에서 속옷 차림으로 변신해서 정직함을 가르치려고 하는 선생님이 있단다. 나 역시도 학부형의 한 사람으로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선생님들의 의식구조도 참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 공부에 관해, 성적에 관해 가르쳐줄지는 몰라도 제대로 된 인성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몇일까 꼽아보고 싶다.

 

<말이 인격이다>를 읽으면 왜 문장마다 이렇게 반박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차라리 잘못된 말 표현에 (X)를 하고 옳은 표현에 (O)를 하는 형식으로 했으면 읽기나 편하지, 너무 몰아세운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독자들이 제대로 알아야 하는 말이 있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이 너무 강해서 제대로 배워야 하는 말이 머리에 각인되기 전에 불편함이 먼저 앞선다.

책을 읽다가 접었다. 잠시 쉼을 가지고 다시 읽는다. 아무런 감정의 변화가 없을 때, 무덤덤하게 읽어내려가야 하는 책이 <말이 인격이다> 같아서 독자의 입장으로 씁쓸하다.

 

저자의 서문에 이렇게 씌여 있다.

 


이 책은 나의 반성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동안 말과 관련하여 내가 저지른 실수, 아니면 주변 사람들이 저지른 실수 등을 거울삼아 더 이상 그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스스로의 경계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아울러 이 책은 나의 반성문이자, 대학을 졸업하고 막 사회로 나가는 제자들에게 하는 나의 거듭된 잔소리이기도 하다, 말이 말하는 사람의 됨됨이를 잘 보여주고, 그 말이 살아가는 데 큰 경쟁력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말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사회로 나가는 제자들이 너무 안쓰럽고 걱정이 되어 이 책을 쓰는 것이다. 말하기의 조심스러움을 깨달아 험난한 직장 생활에 대비하고, 또 말의 수준을 끌어 올려 질 높은 삶을 구가하라는 간절한 바람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독설로 표현되더라도 제대로 말하는 인격을 갖추게 해주고 싶은 저자의 마음은 알겠지만, 표현도 또 하나의 인격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책은 재미있어야 한다. 독자의 흥미를 이끌어야 한다. 그래야 모르는 것도 책을 통해 배우게 되고, 틀린 부분도 책을 통해서 배우게 되는 것을 책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이 아닐까? 좋은 의미로 책이 쓰였겠지만, 표현에서 독자들의 반발심이 생기게 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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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우체부 - 나는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
권종상 지음 / 예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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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 비가 올 듯 말 듯한 날씨에 책장 앞을 어슬렁거린다.

책만 챙겨놓고 읽지 않은 책 몇 권이 나의 선택을 기다린다.

왠지...손길이 가지 않는 책들이 있다. 그건 언제라도 내가 선택해서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책장 한 켠에 차곡차곡 쌓아두는 곳에 둔다.

내 숙제이기 때문에..

오늘은 그 자리에서 한 권을 뺐다.

<시애틀 우체부>

 

정말 오늘처럼 비가 올 듯 말 듯한 날씨에 가장 잘 어울리는 책이다. 물론 진한 향의 커피가 완전히 나를 이 책을 짚어 들도록 꼬셨다.

 

시애틀..

비와 커피의 도시..

그리고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라는 영화..

 

이런 이미지를 가진 독자는 <시애틀 우체부>에 후한 점수를 줄 것이다. 읽는 내내 긍정적인~그리로 한편으로는 따뜻한 시선으로 책 여정을 따라갈 것이다. 뭐 그렇다고 괜한 점수를 준다고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날씨와 기분과 커피가 어울려서 읽게 되었다는 잠시의 변명을 해보고 싶었을 뿐이다.

 

<시애틀 우체부>

이 책의 저자 권종상씨는 TV 프로에도 소개되었다고 한다. 물론 나는 못 봤지만, <지구촌 네트워크 한국인>이라는 방송에 소개되었다고 하니 지구촌에서 우뚝 자리 잡은 한국인의 열정은 기본적인 베이스로 깔린다.

부제 '나는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렇다. 저자는 저 먼 나라의 도시 시애틀에서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고 자신의 자리를 확고하게 자리 잡은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결론은 이것이다. 그런데 왜 <시애틀 우체부>라는 책까지 내면서 소개를 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성공'이라는 잣대를 물질적이냐, 인간적이냐에 따라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람에게 남는 것은 열나게 달리기를 해서 얻어내는 물질의 풍요가 더 나은 것일까? 비록 가진 것은 조금이지만 타인에게 얻어낸 깊은 신뢰감이 더 좋은 것일까?

인생의 질, 삶의 질, 그리고 인간이 어울려 가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가치를 생각하는 독자라면 <시애틀 우체부>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저자의 이력을 보자.

그는 갑작스럽게 이민 결정을 하고 시애틀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이방인으로서 그 사회 일원이 되기란 쉽지 않다. 모든 이민자가 똑같이 겪는 우여곡절이 이어진다. 그는 10년간 한인사회 주간지와 방송국의 기자로 활동한다. 뭐. 이런 이력이라면 어느 정도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는 우체부의 길을 선택한다.

 


저는, 감히 제가 미국 생활에서 성공했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미국엘 왔고, 이들은 '성공'이라는 가치를 좇아왔습니다. 미국에 온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십중팔구 자신의 꿈이 '성공'이라고 말하더군요. 그리고 그 성공은 대부분 물질적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들에게 성공은 '많은 것을 가지는 것'이지요 (중략)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미국 생활에서의 성공은 '그 사회에 녹아드는 것'입니다. 내가 그 커뮤니티의 일부가 되는 것이죠.(p27)


'성공'이란 잣대를 권종상씨는 다르게 가지고 있었다. 그가 원하는 성공이란, 그가 바라는 성공이란 바로 사람, 인간을 말하는 것이다.

<시애틀 우체부>는 그가 우체부를 하면서 만나게 되는 미국 사회의 평범한 일상을 그려내고 있다. 너무나 개인주의적인 미국 사회에서 마음을 통한다는 것은 아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들은 선을 정해놓고 그 선을 넘지도 않고, 넘어오는 것도 싫어한다. 그것이 우리 한국인의 '정情''는 매치가 안되는 부분이다.

그런 미국인들에게 한국인의 정을 끌어내는 일을 권종상씨가 했다.

 

<시애틀 우체부>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사람 속에서 사람의 소식을 전하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래도 우리는 역시 '사람'을 믿고, '사람'에 의지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p88)


그 먼 나라 미국땅에서도 저자가 보여준 것은 사람에 대한 믿음, 그리고 그 믿음때문에 가슴이 꽉 차는 느낌, 그리고 그 느낌은 바로 삶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잔잔한 여운으로 들려준다. 움직임이 불편한 할머니에게 보여준 잠깐의 배려는 할머니의 수호천사가 될 만큼 큰 감동을 주는 행동이었고, 진실한 마음으로 나누는 와인 이야기는 그에 담긴 또 다른 철학을 배우게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동생의 전사 통지를 전해주면서 함께 슬픔을 느끼고 이웃을 달래주는 것도 삶의 진정한 모습이다.

 

<시애틀 우체부>는 사람의 이야기도 전해주지만, 각각의 삶의 향기를 더욱 진하게 하는 커피 이야기도 전해준다. 간편한 믹스 커피의 맛도 좋지만, 커피를 갈고 한 방울씩 떨어지면서 퍼지는 커피 향은 정말 포기할 수 없는 향긋함의 하나이다. 커피의 도시 시애틀을 커피와 와인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멋지게 들려준다.

 

뿌연 안개인 듯, 저무는 저녁노을 속인 듯, 시애틀의 한 거리에서 사람의 정을 전하는 우체부가 표지에 있다.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사람의 향을 느끼게 하는 그런 에세이를 오늘 같이 비 오는 오후에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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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규 선생님의 만화 고려왕조실록 1 박영규 선생님의 만화 고려왕조실록 1
박영규 글, 코믹 팜 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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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시대는 삼국시대와 조선 시대에 비해 더 낯설게 느껴지는 역사기간이다. 이는 삼국 시대를 늘 먼저 배우고, 조선 시대는 현대와 가깝고 연관성이 있다는 생각 때문에 더 많이 공부하는 잘못된 역사를 공부하는 방법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삼국 시대나 조선 시대는 왕을 중심으로 국가를 지배하였다는 일관성의 역사가 있지만, 고려는 왕이 중심이 되어 나라를 이끌었다가 무신들이 중심이 되었다고 또한 원나라의 지배를 받기도 하였고 이에 독립하여 새로운 국가를 세우려고 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은 시련과 변화를 거친 시대이다. 이런 역사의 복잡함은 후대가 역사를 공부하기에 난해하다고 느끼게 되는 안타까움을 남겨주고 있다.

고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원나라의 지배를 받는 100년간의 역사를 이해해야 하는 것이 덤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당시 고려와 원나라와의 관계, 원나라의 풍속과 역사까지 알아야 고려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고려의 역사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부분이 나타나기도 한다.

 

<만화 고려왕조실록 1>은 제1대 태조, 제2대 혜종, 제3대 정종, 제4대 광종의 시대를 설명하고 있다.

신라 말기의 혼란 속에 태어난 왕건은 후고구려의 왕건에게 신임을 얻는 승승장구의 길을 걷는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포악해지는 궁예를 내몰고 통일 국가 고려를 건국하게 된다. 왕건의 장남인 제2대 혜종은 호족들과 형제들의 세력에 눌려 제대로 왕권을 행사하지 못한 채 젊은 나이에 병사한다. 제3대 정종 역시 고구려의 옛 땅을 회복하려는 신념을 가지고 나라를 다스리려 하지만 백성들과 호족들의 반발로 뜻을 이루지 못한다. 그 뒤를 이어 치밀하고 대범한 성격으로 실리적인 정치를 펼친 제4대 광종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역사는 당연히 어렵다.

이는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고 지금과는 전혀 다른 문화와 생활 방식을 현대의 시각으로 해석하려는 이유 때문이다. 더구나 고려의 역사는 조선이나 삼국시대의 역사보다 더 어려운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래도 대한민국이라는 지금의 위치를 지키게 되기까지 시간 속에 녹여진 역사이기 때문에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

이 어려운 고려사를 좀 더 쉬운 방법으로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다.

바로 <만화 고려왕조실록>이다. 같은 시리즈인 <만화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아이들에게 정확한 역사를 재미있게도 들려줄 수 있다라는 생각을 했던 터라 <만화 고려왕조실록>에도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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