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믿음 쿠폰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34
신지영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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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이 내 아이에게 가장 많이 가르쳐주는 교훈이 무엇일까요?

빨리 성공하는 방법? 공부를 잘하는 방법? 이런 것도 가르쳐주지만 가장 먼저 꼽는 순서는 바로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대하는 인성이 좋은 아이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사이좋게 놀고, 거짓말을 하면 안 되고, 약속은 지켜야 하고, 질서도 지켜야 하고..늘 잔소리처럼 하는 말이지만 이 잔소리는 우리 아이들이 커서 아주아주 멋진 어른으로, 속이 넓은 어른으로 그리고 남을 이해하는 속 깊은 어른으로 자라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친구들이 모두 '엄친아'는 아닐 겁니다. 개구쟁이도 있고, 늘 말썽만 피우는 얄미운 아이들도 있죠. 때론 소심해서 절대로 남한테 눈의 안 띄려고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과 늘 함께 생활하는 동안 과연 어떤 것을 어떻게 배우고 있을까요?

 

<안믿음 쿠폰>은 네버엔딩스토리에서 나온 단편집입니다. 신지영 작가의 첫 '동화집'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아이의 시선에 맞춰 예쁜 동화를 만들었답니다. 더구나 첫 동화집이라고 하니까 얼마나 신선한 이야기들이 많을지 기대를 해봅니다.

 

타이틀인 <안믿음 쿠폰>은 원래 이름이 '최믿음'이 '안믿음'으로 불리는 까닭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별명만으로도 감을 잡을 수 있겠죠? 얼마나 믿음을 주지 않았으면 친구들이 '안믿음'이라고 부를까요? <안믿음 쿠폰>이란 동화와 함께 모두 6편의 단편 동화를 묶었습니다.

 

두부공장을 운영하느라 늘 바쁜 엄마와 아빠를 대신해서 동생을 돌보는 기준이(야단법석 가출 소동), 준오는 그린맨을 봤다고 터무니없는 뻥을 칩니다. 아닌 것이 분명한데 아이들은 준오의 말을 믿어버리네요. 태민이는 준오의 거짓말을 밝히려고 합니다만 준오가 멋진 그린맨을 도와주는 것을 보고 똑같은 뻥쟁이가 될 수밖에 없답니다(그린맨의 찢어진 슈퍼타이즈), 성연이의 새엄마는 멀리 몽골에서 왔습니다. 난 아직도 새엄마라는 존재를 받아들이기가 어려운데 아빠는 전혀 그렇지 않은가 봐요. 어째 웃음이 더 많이 늘어났습니다. 괜한 섭섭함에 새엄마한테 짜증을 내는데요, 짜증 내는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초원을 찾아서)  친구는 차별하지 말라고 가르쳐주신 엄마가 오히려 내 친구를 차별합니다. 아빠 없는 아이라는 이유로 나의 가장 친한 친구와 놀지 말래요. 저는 속상하고 화가 나서 엄마의 말을 안 듣는 문제아로 변하려고 합니다.(우주 최강 문제아) 거짓말은 절대 안 되는 일이죠. 그런데 친구들과 지내다 보면 자존심 상하기 싫어서 거짓말을 하게 되는데요, 아 글쎄 어느 날 우연히 만난 할아버지 때문에 거짓말을 할 수가 없답니다. 거짓말을 하면 그냥 손들고 벌을 서면 되는데 왜 춤을 추게 만드냐구요.(춤추는 거짓말)  난 우리 엄마를 봤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우리 엄마와 똑같은 아줌마를 봤습니다. 엄마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자꾸 그 아줌마를 만나기 위해 아줌마네 집 담에 낙서를 해버립니다.(담벼락에 그린 마음)

 

우리 친구들의 마음이 매일매일 웃고, 기쁘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슬픈 일도 있고, 창피한 일도 있고, 때론 부모님 때문에 속상하고 섭섭해서 우는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어른이 되기 위한 준비랍니다.

어른들은 우리의 이런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매일 공부하고, 반듯하게만 생활하라고 합니다.

 

<안믿음 쿠폰>은 아이들이 동화 속의 주인공과 똑같은 마음이 되어 우울함을 함께 벗어날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단편입니다. 아이들과 똑같이 생활하고, 똑같은 학교 친구들과 만나는 동화 속 배경은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 바로 그것이거든요.

<안믿음 쿠폰>을 통해 아이들이 더 넓은 세상을 위해 더 큰마음을 가지는 지혜를 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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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잎 대소동 자연그림책 보물창고 7
조너선 에메트 글,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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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가을바람이 선뜻 다가옵니다.

자연의 변화를 우리 부모들은 그저 담담하게 지나가겠지만, 자연의 이치를 깨닫는 우리 유아들에게는 장면 하나하나, 자연 하나하나가 무척 흥미롭고 신기로운 세상 일겁니다. 가을 하늘이 더 파랗게 보이는 이유를, 푸르던 나무가 왜 알록달록한 단풍잎으로 옷을 입는가를 그리고 왜 가을이면 나무의 색이 더 진해 보이는가를 아이들은 무척 궁금하기만 할 것입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자연 그림책을 선물하고 싶어집니다.

깔끔한 색채는 물론이거니와 아이들의 정서에 눈높이를 맞춘 짧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담아낸 그림책을 선호하게 됩니다.

보물창고 자연 그림책 시리즈 중의 하나인 <가랑잎 대소동>은 청설모 남매 쭈르와 쪼르가 가랑잎이 떨어지는 떡갈나무 아래서 벌이는 유쾌한 소동을 그리고 있어서 아이들이 동물에 대한 자연 상식과 계절에 대한 자연 지식을 두루두루 배울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나무는 겨울을 날 준비를 합니다. 늘 나무의 푸르름 속에서 신나게 생활하던 청설모 남매는 나무의 변화를 보고 놀라고 말죠. 아마도 나무가 아파서 나뭇잎의 색이 변하고 떨어지려는 가봅니다. 놀란 청설모들은 떨어진 나뭇잎을 다시 나무에 달아보려고 하지만 자꾸만 떨어집니다. 시무룩해지는 남매들에게 청설모 엄마는 왜 나무가 나뭇잎을 떨어뜨리고 있는지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가랑잎 대소동>은 우선 가을의 색채가 물씬 풍기는 그림이 한가득 펼쳐집니다.

 

 

 

나무의 울긋불긋한 단풍색이 정말 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나뭇잎이 마치 직접 붙어있는 듯한 그림이라 아이들의 시선에는 상당히 실제와 같은 느낌을 받게 합니다. 책소개를 살펴보니 배경과 캐릭터, 사물들의 그림을 오려 붙여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콜라주 기법이 활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랑잎의 움직임과 청설모의 움직임이 평명적인 그림과는 좀 다른 느낌으로 느껴지나 봅니다.

이제 곧 낙엽이 사각사각 밟히는 시간이 오겠죠. 아아의 손을 잡고 그 낙엽속에서 청설모처럼 가을의 변화를 함께 느껴보는 것도 좋은 자연공부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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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담은 잔소리 통조림 1218 보물창고 4
마크 젤먼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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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잔소리를 하는 엄마인가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아니면 나는 절대로 아이들에게 잔소리하는 엄마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나요?

 

잠시 생각을 과거로 돌려보죠. 내가 자라는 동안 나의 부모님은 얼마나 많은 잔소리를 했는지 기억합니까?

그때는 그렇게 듣기 싫었던 말들이 내가 성장하고 어른이 되면서 얼마나 진실하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말이었는지 세월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됩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도 부모님과 똑같은 마음일 겁니다. 그리고 똑같은 인생이란 길을 걸어가고 있죠.

지금의 아이들이나, 부모님의 어릴 때나, 부모님의 부모가 또 어렸을 때, 늘 똑같은 마음은 바로 잔소리가 싫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절대로 내 아이들이 어긋날 길로 가는 것을 보고 있지는 않죠. 그리고 인생을 다지는 데 꼭 필요한 교훈을 더 알려주려고 하죠. 그러다 보니 좋은 말이 잔소리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 다시 말하죠. 좋은 말을 열심히 해주는데 그걸 아이들은 잔소리로 받아들이죠.

 

<철학을 담은 잔소리 통조림>은 우리 부모님, 부모님의 그 부모님부터 전해 내려오고, 또 내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잔소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잔소리 속에 숨은 교훈을 이야기하는 책이랍니다.

보물창고 1218시리즈의 한 권인데요, 보물창고 1218시리즈는 1218세대를 위한 지식과 지혜가 가득한 곳간으로 삶과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려는 책들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사춘기로 접어든 청소년기부터 아직 서툴지만, 인생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 흥미로운 책이라 생각됩니다.

<철학은 담은 잔소리 통조림>에는 30여 가지의 잔소리가 있습니다.

'늘 깨끗한 속옷을 입어라' '채소를 먹어라' '신발끈을 제대로 매라' '음식을 남기지 말고 다 먹어라' '숙제해라' '사람을 때리지 마라' '늦으면 전화해라' '똑바로 서라' 등등...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잔소리를 하면 다 알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알아서 할 테니까 엄마 잔소리 그만 하라고 반박을 할 때도 있습니다.

 

단순한 잔소리뿐일까요?

<철학을 담은 잔소리 통조림>을 읽는 아이들은 부모님, 또는 어른들에게 듣는 잔소리에 포함된 깊은 철학에 대해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잔소리에 무슨 철학이냐고 반문하겠지만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왜 이런 잔소리를 듣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그런 뜻으로 이야기하는지 살펴보는 여유를 가져볼까요?

 

'늘 깨끗한 속옷을 입어라' 알고 있는 말입니다. 어제 입은 속옷인데 운동도 안 했고 오늘은 집에 온종일 있었기 때문에 많이 더러워지지도 않았다고 속옷을 내일 갈아입겠다고 핑계를 댈지도 모릅니다. 내 눈으로 봐서 세균이 득실대는 것 같지도 않으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속옷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일이 거의 없거든요. 그렇다면 왜 이런 잔소리를 계속할까요? 

 


부모님이 깨끗한 속옷을 입으라고 잔소리하는 큰 이유는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부분도 보이는 부분만큼이나 좋아야 한다.'는 사실을 가르치지 위함이다. 우리는 모두 겉모습을 좋아 보이게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진짜 어려운 것은 눈에 안 보이는 속을 보기 좋게 하는 것이다. (p17)


'숙제해라' 이 잔소리에 숨은 철학은 무엇일까요? 선생님이 주신 과제라서? 선생님과의 약속이라서? 아니면 학생의 의무라서?

어떤 결론을 내려주고 있는지 보겠습니다.

 


(중략) 학교에 다닐 때 숙제를 잘해가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사회에 나갔을 때 일을 더 잘한다. (중략) 이런 사람들은 숙제의 큰 교훈인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대비하라.'는 것을 배운 사람들이다. 이 교훈을 깨우쳐 주기 위해 부모님이 늘 숙제를 하라고 우리를 들볶는 것이다. (p73)


<철학을 담은 잔소리 통조림>은 누구나 들게 되는, 듣고 있는 잔소리입니다. 그리고 늘 하게 되는 잔소리입니다. 저자 마크 젤먼은 이 흔한 잔소리 속에 들어 있는 깊이 있는 지혜를 콕 짚어서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듣기 싫다고 하는 잔소리에 어떤 철학이 있는지 저자는 이야기해줍니다.

 

<철학을 담은 잔소리 통조림>은 우리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느낌이 드는 책입니다. 엄마들이 차마 설명해주지 못한 잔소리의 의미를, 엄마가 잔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깊은 뜻을 반영해서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있는 책입니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른이 되는 성장의 의미도 있지만, 더 나은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 지혜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많이 배우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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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승리자들 - 콜럼버스에서 마릴린 먼로까지 거꾸로 보는 인간 승리의 역사
볼프 슈나이더 지음, 박종대 옮김 / 을유문화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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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참 어렵게 여겼던 적이 있다. 언제부터인가 유행하는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삼은 팩션 장르는 은근한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역사의 사실이라는 소재와 그 위에 덧붙여진 창의적인 전개 덕분에 역사를 어렵게 부분도 재미와 흥미로 새롭게 알게 되는 부분도 있다. 이런 계기로 나 역시 역사에 대해 좀 더 관심을 둔 경우라 할 수 있다. 어찌보면 역사라는 것이 참 매력적이기도 하다. 물론 역사를 두루두루 제대로 알기는 꾸준히 공부하고, 책을 접해야 하는 지속성이 우선이어야 하지만 사건과 인물에 대한 관심을두다 보면 그에 연관된 또 다른 역사까지 궁금해질수도 있다. 그렇게 그렇게 연관성을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사실을 배우게 되고, 또 흐릿하던 역사에 대해 제대로 짚어보는 계기가 되는 것이 아마 그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전에 역사에 대해 이렇게 구구절절 이야기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그것은 바로 이런 역사의 또다른 이면을 들여다보는 것 역시 아주 짭쪼롬한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만들어진 승리자들>에 대한 책 소개를 읽으면서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바로 역사의 이면을 볼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유발되었다.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라는 공식 때문에 독자들이 접하는 역사란 대부분 승자의 긍정적인 면만 보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역사의 기록을 남기기까지 수많은 사람의 고통도 승리자의 웃음 뒤에 숨겨졌을 테고, 역사의 승리자들이 행했던 추악한 면이나 독재적인 면 역시 잠시 승리의 뒤에 숨겨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런 승리자들이 만들어졌댄다. 이게 무슨 도발적인 표현인고? 승리자가 기록한것이 역사인데 이 승리자들이 만들어졌댄다. 호기심이 생긴다.
'콜럼버스에서 마릴린 먼로까지 거꾸로 보는 인간 승리의 역사' 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승리자들이 남긴 위대한 사건이나 결과보다는 그것을 위해 희생된 또 다른 부분에 대한 이야기, 그것을 위해 숨겨졌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승리 뒤에 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된다.
 
저자 볼프 슈나이더는 '독일어의 교황'으로 불리는 현대 독일을 대표하는 언론인이다. 2차 세계대전 참전, AP 통신사 기자, 워싱턴 특파원, 그리고 편집장과 편집국장, 언론사의 사장까지 역임한 그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그가 풀어놓는 이 책의 전개는 어느 정도 신뢰를 하고 싶어진다. 특히 그의 주요 저술 분야가 '언어'와 '문화사'라고 하니, 700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이야기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 깊이 있는 내용을 전하지 않을까? 
 
이 책은 "역사를 비틀어 버린 천재와 공상가, 범죄자들은 무엇으로 유명해졌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모차르트 같은 천재, 히틀러 같은 범죄자, 마르크스 같은 공상가, 콜럼버스 같은 모험가까지 문학과 예술, 정치와 전쟁, 과학과 사상 등에서 족적을 남겼다고 평가받는 인류사의 거인들의 면면을 뒤집어 본 환상적인 파노라마이자 좀 더 솔직한 승리자의 문화사이다. 칭기즈 칸이나 알렉산드로스 대왕처럼 환경과 우연으로 극히 운이 좋았던 '위대하지 않은 유명인'에서 넬슨이나 니체처럼 질병과 광기로 혹독한 대가를 치른 '위대한 유명인'까지 추적하며, 명성 뒤에 가려진 인물의 이중성을 고발하고 그 역사적 명암을 재구성했다.
 

이 책은 세 종류의 인간을 다룬다. 위대한 유명인과 위대하지 않은 유명인, 그리고 유명하지는 않지만 위대한 인물이 그들이다.
역사적 사건을 두고 역사에 남을 만한 인물이라고만 생각하는데 위대한 인물과 그렇지 않은 인물, 유명한 인물과 그렇지 않은 인물로 구분한다?
어떤 인물이 위대한 인물로 분류되고, 어떤 인물이 유명하지만 위대하지 않다는 것일까? 위대하지 않으면서 유명하다? 어떤 기준일까?
 
사실 대부분의 독자는 역사의 기록에 남은 인물은 당연히 위대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위대한 그 무엇을 남겨주었기 때문에,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든 입지를 굳혔기 때문에 그들은 수많은 역사 속에서 하나의 포인트로 남는 것 아닐까라는 단순하게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과연 그들이 진짜로 위대한가?, 역사에 남은 그 포인트를 제대로 찾아낸 사람들인가? 역사의 한 선을 그을만한 배포가 있는 사람들인가? 진짜로 그들 혼자서 그 위대한 역사의 사건을 만들어냈을까? 이렇게 되물어볼 수도 있다.
그들이 만약 그 자리에 없었다면, 그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상황에 얽히지 않았다면 과연 역사에 좋은 쪽이던 그렇지 않던 이름을 남길 수 있었을까?
 
(중략) 음악가의 아들로 태어나 잘츠부르크에서 성장하는 행운을 잡은 모차르트가 한 명 있다면, 비슷한 재능을 가졌지만, 콜레라로 죽거나, 음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곳에서 태어나 그 재능을 발휘해 볼 기회도 잡지 못하고 죽어 가야 했던 미지의 모차르트는 수백 명이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게오르크 뷔히너의 아내가 남편의 요절에 충격을 받고 그의 모든 작품을 없애려던 계획을 실제로 행동으로 옮겼다면 우리가 뷔히너라는 작가를 알 수나 있었을까? 또한 단테 알리기에리의 모국어가 불가리아어였더라면 우리가 그의 작품을 어떻게 접했을 것이고, 그레타 가르보가 만일 영화관이 생기기 전에 죽었다면 그녀의 이름이 어떻게 세상을 알려질 수 있었을까? -'1.누가 어떤 인간들에게 '천재'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것일까?' 중에서-

 

(중략) 그러니까 기독교인이 유다를 악마에 들린 인간으로 여긴다고 하더라도 유다의 역할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다시 말해서 인류의 구원을 위해 당신의 아들을 희생시키는 것이 신의 뜻이었다면 유다와 빌라도, 바리새인, 사두개인, 형리들 모두 예수의 순교와 구원의 역사를 위해 꼭 필요한 인물들이 아니었을까? 그들은 기독교 신의 도구가 아니었을까? -'11.유다는 배신자인가, 우군인가, 처형자인가?' 중에서- 

 

역사를 보이는 그대로만 익혔던 독자들은 저자가 던지는 질문에 또 다른 역사의 이면을 보는 시야를 가질지도 모르겠다. '역사란 일단 믿는 것. 왜? 전해오는 것이니까'라는 무의식의 세계가 조금은 '다시 되돌아봐야 하는 과거'라는 시점으로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만들어진 승리자들>은 어느 정도 역사적 상식을 기반으로 가진 뒤에 다시 읽어봐야 할 듯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에는 어렵다.
독자들이 제대로 알고 있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는 쏙쏙 귀에 들어오겠지만, 그 외 언급한(이를테면 독자들이 관심이 없는 인물이나, 모르는, 그리고 저자의 설득력 있는 비유를 하는데 등장하는)인물에 대해서는 상당한 지루함도 있기 때문이다.
 
(중략) 예를 들어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는 옹졸하고 독선적이고 인색하고, 불뚝 성질을 부리는 시골 오르간 연주자였다. 심지어 고트홀트 에프라임 레싱Gotthold Ephraim lessing은 바흐를 가리켜 "아주 나쁜 이웃"이라고까지 했다.  (p15:신은 천재에게 모든 것을 주지 않았다는 역설적인 설명을 하는 부분, 이를테면 머리가 좋은 사람에게 착한 마음씨와 상냥한 성품까지 얹어 주지는 않았다고 저자가 말하는 부분이다)

요한 제바스타인 바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 요한 세바스찬 바흐 맞다. (간혹 관심을 두지 않는 인물이라면 이름이 헷갈리기도 한다.) 바흐에 대해 언급했다는 고트홀트 에프라임 레싱이 누구인가? 바로 독일의 극작가이자 비평가라고 한다. (어느 순간 불쑥 나오는 이 인물 때문에 사전을 뒤지면 또 찾아봐야 했다.)

 

(중략) 미켈란젤로는 말년의 한 시에서 "나의 기쁨은 멜랑콜리"라고 썼고, 플로베르는 친구 이반 투르게네프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끝없는 멜랑콜리 속에서 뒹굴고 있네." 또 "나는 너무 슬퍼서 죽어 버릴 것 같네"라고도 했다. (중략) 가우스는 30대 초반에 이렇게 썼다. "이렇게 사는 것보다 차라리 죽는 게 더 낫겠어." 그릴파르처가 자서전에서 가장 즐겨 쓴 말은 비참하다와 역겹다라는 말이었다. (p180:위인들 중에서 다른 어떤 인간 집단보다 조울증 환자와 우울증 환자, 괴짜들이 많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미켈란젤로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을 그려낸 천재화가라는 점은 그나마 알고 있어서 다행이다. 플로베르는 '귀스타브 플로베르' <마담 보봐리>를 쓴 프랑스 작가를 말하는건가? 이반 투르게네프는 러시아 고전 작가 가운데 가장 서구적인 작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가우스는 수학자 가우스일테고, 프란츠 그릴파르처  19세기 오스트리아의 극작가이다.

 

일단 <만들어진 승리자들>은 이렇게 광범위한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것을 감안하고 읽어야 한다. 모르는 인물에 대해서는 인터넷을 뒤져 대강의 인물 파악이라도 하면서 읽었다.

<만들어진 승리자들>을 읽어갈수록 역사적 사실과 인물, 사건, 그리고 그들의 생애까지 그 방대한 양의 정보와 참고문헌을 자료로 제시한 저자의 역량이 대단함은 인정하게 된다. 한 인물에 대해 비교문헌과 인물에 대한 부적정 견해를 가진 정보까지 그 많은 양을 알고 정리하였는지 감탄하게 된다.

 

저자는 위인, 천재, 성공, 명성에 관한 연구서와 여러 역사 인물을 동시에 다룬 역사서, 전기, 기념 논문, 공연과 박물관의 자료 등 방대한 문헌을 추적하여 역사 속에 묻여 있던 사실들을 생생하게 재발견해낸다.

현대적인 화장술과 성형수술의 성공적인 수혜자 가르보와 마릴린 먼로, 에디슨보다 25년 전에 이미 발명된 전구 이야기, 자신이 신대륙을 발견했다고 믿지 않은 아메리카의 세 번째 발견자 콜럼버스, 널리 알려진 최초의 벤츠 삼륜차보다 백여 년 전에 이미 발명된 자동차의 역사, 전기 작가들도 인정한 지독한 전쟁 애호가 처칠, 주변 사람들의 주머니에 있는 돈을 마치 제 돈인 양 꺼내 쓴 뻔뻔이 마르크스, 도박 빚을 갚기 위해서 밤낮으로 작품 활동에 몰입한 도스토옙스키, 독재자들을 옹호했다는 이유로 노벨 문학상을 받지 못한 보르헤스 등 인간 승리의 문화사는 상식의 궤를 벗어나 독자에게 새로운 관점을 보여 준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인물들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한다.

 

<만들어진 승리자들>은 700페이지의 아주 두꺼운 책이다. 사실 독서력이 좋은 사람들도 한번에 읽기는 좀 부담스러운 면도 있을 법하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가 참 어려웠다. 두툼한 책 두께도 부담이거니와 등장하는 인물을 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글을 읽는 맥을 쉽게 놓칠 수도 있다. <만들어진 승리자들>은 내가 알지 못했던 역사 속의 인물들에 대해 인간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또한, 그들이 진짜로 역사에 남아야 하는 인물인지, 당시의 상황에서 역사적 인물로 지지를 받았는지 등등, 시대적 배경에 대해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되는 시간도 된다.

독자로서 아쉬운 부분이라면 이 많은 인물을 간략하고 일목요연한 순서로 전개를 해줬으면 얼마나 고마웠을까 싶다. A라는 인물을 이야기하면 B와 C의 인용문까지 겹쳐지는 전개는 내 경우에는 하나하나 적어보고 정리하면서 읽어야했다.
 
역사적으로 발자취를 남긴 인물의 명성은 과연 그들의 위대함에 비례한 것일까? 이는 우리가 보고싶은, 그리고 가지고 싶은 욕망에 대한 대변인의 모습을 얼마나 잘 표현했는가에 표를 던지는 것 아닐까?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수많은 목적과 결론을 하나의 인물에 쏟아붓고, 그를 보통의 인간보다 한 수 위의 사람, 때론 신격화로 만들고 숭배하려는 것은 인간의 또 다른 욕망이 아닐까?
 
이 책에는 정말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사상적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존재조차 모른 사람의 이야기도 나온다. 저자가 언급하는 인물에 대한 기준에 대한 반박은 나 혼자 한다. 이 책을 쓴 저자 역시 자신의 주관에 따라 인물들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언급하는 정보과 기존에 독자들이 알고 있던 사실, 그리고 기타등등에서 접하는 정보를 취합해서 결론을 내리는 것은 바로 독자의 몫이다.
 
<만들어진 승리자들>은 인간의 욕망에 따라 어떤 역사적 결론을 내게 되는지에 대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시각을 변화할 수 있으면 일단은 성공한 것 아닐까? 뭐. 어떤 식으로든 말이다. 다시 말하자면 내가 알던 기존의 역사와 인물에 대해 반전의 충격이 있다고 해도 또다른 사실과 또 다른 모습의 인물을 보게 되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느낌이다. <만들어진 승리자들>을 읽고 남는 처음 느낌이다. 저자가 내세우는 주장에 대해 반론이나, 언급된 인물에 대한 아쉬운 이야기는 그 다음이라고 하고싶다. 일단 읽어보자. 역사위에 서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독서이고, 그 이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독서라는 점만 우선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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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가지 마음 공부법 - 우학스님의 365일 지혜명상집
우학 지음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원합니다.

그런데 정작 행복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합니다. 행복은 그 무엇이 되거나 그 무엇을 가져야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성취에서 비롯된 일시적인 만족감일 뿐 참된 행복은 아닙니다. 참된 행복은 밖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회복하는 것입니다. 우학스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욕심 때문에 번뇌를 가지게 된다고 했습니다. 모든 문제는 나로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고난이 있을 때 현명하게 대처하는 지혜는 바로 나로부터 시작합니다. 외부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속에 있는 지혜를 잘 꺼내쓰고, 적절하게 사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뿐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지혜입니다.

그렇다면 이 지혜는 어떻게 내공을 쌓아야 할까요?

<하루 한 가지 마음공부법> 이 책을 통해 우학스님이 독자의 지혜 내공을 더 깊이 있게 다져줄 것입니다.

 

우학스님이 누구이신가요? 현재 한국불교대학 大관음사에서 회주의 소임을 맡고 있는 스님은 특유의 쉽고도 재미있고 알찬 강의로 불교의 대중화에 앞장선 결과, 이미 20만 명이 넘는 불자와 일반인의 동참을 이끌어 낸 분이랍니다. 무엇보다 1백만 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 『저거는 맨날 고기 묵고』의 저자이기도 하시네요. 『저거는 맨날 고기 묵고』는 책 소개만 본 적이 있는데 이 참에 읽어봐야겠습니다.  

 

우학스님의 365일 지혜 명상집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하루 한 가지 마음공부법>은 법문을 나열한 것이 아닙니다. 그 법문을 화두 삼아 그 의미를 골똘히 생각해 보고, 또 수많은 불자의 마음공부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고, 스스로 수행생활에 접목시켜 점검한 끝에 목소리를 내본 것이라 스님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내용과 표현상 참신한 것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며, 그런 만큼 독자들의 마음공부에 좀 더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리라 여긴다고 스님은 말씀합니다.

 

6일 이런 마음의 공부를 해봅니다.

용서하지 못하는 것도 스스로를 가두는 짓이다. 힘들게 했던 사람을 용서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참다운 불사佛事다. 이렇게 관대한 마음을 품지 못하는 한, 아무리 크고 웅장한 불탑佛塔을 지어 부처님을 기린다해도 그것이 불사는커녕 마사魔事가 되고 마는 것이다.

용서라는 말은 쉽지만, 마음으로부터 용서하기는 참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용서를 하지 않고 계속 미움을 지니고 사는 것 역시 더더욱 힘든 일입니다. 용서란 상대방을 편하게 하기보다는 내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25일 마음의 공부는 이렇습니다.

간절한 마음에서 비롯된 에너지는 두루 닿지 않는 곳이 없다. 따라서 간절함이 없는 기도는 울림이 없다.

진정 간절한 마음, 진심으로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원하면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지금 너무 아픈 병에 지친 사람이라도, 지금의 생활이 윤택하지 않더라도, 때론 내가 계획한 목표가 저 멀리 있다 하더라도 간절히, 진심으로 원하면 그 복은 자신에게 되돌아옵니다.

 

60일 마음공부입니다.

한번 맺어진 인연은 흔적과 잔상을 남겨 나중에 또 다른 인연이 맺어지게 한다. 다시 말해, 나중에 반드시 앞서와 비슷한 인연을 재창출하려는 에너지가 있다. 그래서 인연이라는 굴레, 만남이라는 굴레가 소중하고도 무서운 것이다.

사실 요즘은 인연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잠깐의 인연도 수만 겁의 연이 닿아 나타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부부의 인연, 친구의 인연, 동료의 인연 등등 안 보면 말겠다는 단정의 말보다는 그 인연을 소중하게 다져가는 것도 지혜의 하나입니다.

 

<하루 한 가지 마음공부법>을 통해 하루 한가지씩 화두 삼아 마음의 공부를 꾸준히 해야겠습니다. '번뇌와 망상'이 주는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나를 다스린다는 것, 그것은 나의 마음을 얼마나 다스릴 수 있는가, 그 다스림을 위해 어떤 지혜를 담아야 하는가를 이 책에서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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