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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참 행복하다 - 10년의 시골 라이프
조중의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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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삶을 얼마나 행복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서로 다른 남남이 만나 가정을 이루고, 부부와 똑같은 2세를 키우고, 그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 만족감, 그리고 포근함을 행복이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늘 부대껴 사는 도시의 삶을 잠깐 벗어나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을 코끝에 맡고 오면 왠지 더 많은 그리움이 남음을 느낀다.

시골..

이 단어만으로도 불편하지만,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소박함과, 가식이 없는 정직함과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듯한 영원함을 느끼게 된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는 시골의 정취를 잘 모른다. 결혼하고 나서야, 시골의 풍경을 경험하였다. 외양간에 있던 소의 선한 눈, 집안 잔치가 온 동네잔치인 것, 시골 장터에서는 느꼈던 넉넉한 인심, 짚과 흙과 나무가 섞인 냄새...시골길을 달리면서 새들의 날갯짓이 한가롭게 보이던 적도 있고,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먼 저수지를 바라보는 시간도 가져보았다.

완전한 도시인이었던 나였지만 시골 공기를 마시고 온 다음이면 몸이 가뿐해짐과 얼굴빛이 건강해짐을 느꼈다. 그리고 어느 시간부터인가 시골에서 느끼는 시간의 여유로움, 삶의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싶다는 소망을 하게 된다.

하지만, 도시의 생활을 던지고, 시골의 삶으로 완전히 돌아서기란 좀처럼 용기가 나지 않는다. 언젠가는 시골에서의 삶을 해보고싶다는 생각뿐이다. 조그만 텃밭을 가꾸고, 마당에 개 한 마리 풀어놓고, 아침이면 이슬 머금은 하늘을 바라보는 시작을 하고, 별이 쏟아지는 밤을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터라 책이 궁금하다.

 

『사는 게 참 행복하다』는 독자들에게 소박한 시골의 정취를, 그리고 자연이 주는 여유의 삶을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는 생활의반은 복잡한 도시에서 생활 하고, 하루의 반은 시간의 넉넉함을 느끼게 하는 시골에서 생활 한다. 저자는 해가 뜨면 도시의 직장으로 출근하고 퇴근을 하면서 한적하고 조용한 시골의 집으로 되돌아온다. 완전한 도시인도 아니면서 완전한 시골인도 아닌 삶은 어쩌면 지금 도시인들이 생각하는 귀농의 한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뭐하러 그리 번거로운 생활을 할까라는 반문을 하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저자는 참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었기에 그 번거로움을 자처했다고 여기고 싶다.

 

저자는 생활의 반을 지내는 시골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온종일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는 바쁜 생활을 하고 나서, 그가 쉴 곳은 나무 향이 그득한, 흙내음이 그득한 시골의 작은 보금자리로 돌아온다. 밤을 맞이하는 시골의 풍경 속에서 편안하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새벽안개 그득한 시골의 작은집에서 또 다른 하루를 맞이한다. 

그의 눈에 비친 시골은 복잡한 도시를 잠시 놓을 수 있는 시간의 여유를 주는 곳이다. 그리고 그가 달려왔던 '바쁨'이라는 시간을 '느림'이란 시간으로 느끼게 하는 곳이다. 그리고 잊고 있던 휴식에 대한, 삶을 되돌아보는 잠시의 틈을 갖게 하는 곳이다.

꼬부랑 할머니의 느릿한 걸음, 주인을 쫓아내고 의자를 차지한 길고양이의 한적한 낮잠, 떠난 아내를 기다리며 향나무를 가꾸는 남자, 이웃에 사는 똘배나무 집 노인, 가끔 저자를 찾아오는 고라니, 그리고 마당 한가득 자리 잡은 수국, 복자기 단풍나무, 폐쇄된 기차역...도시의 시선이었다면 눈여겨보지 않았을 장면을 저자는 천천히 여유의 시간으로 둘러본다.

독자는 저자의 시선을 통해 시골에서 느낄 수 있는 정감과 이웃이야기와 가슴 아픈 사연과 어렴풋이 떠오르는 미소를 선물로 받게 된다.

 

『사는 게 참 행복하다』는 언뜻 귀농 이야기로 생각하겠지만, 이 책은 소박한 시골 냄새를 말해주는 책이다.

여유롭게 넓은 곳에서 시작하는 전원생활이 아닌 그저 시골의 한 마을에서, 작은 집에서, 낮은 울타리에서 겪어가는 시골의 소박함..그것을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시끌벅적한 곳을 벗어나 고요함이 가득한 그곳에 있으면서 지금 가진 여유를 고마워할 때를 나도 느낄 수 있을까?

이런 상상을 하게 만드는 것이 『사는 게 참 행복하다』가 전해주는 메시지이다.

 

남편과 내가 꿈꾸는 시골 살림이 바로 이런 것이었다. 목표를 향해 달려온 시간만큼 나의 인생을 다독이고 상을 주는 그런 것, 그 상을 시골에서 풍기는 구수한 나무 타는 냄새 같은 그런 것이다.

『사는 게 참 행복하다』는 시골의 소소한 생활에서 느끼는 행복감을 맛보게 한다. 그동안 무심히 흘려보냈던 것을 감사히 여기게 한다.

저자가 어떤 생각으로 도시와 시골 생활을 병행하고 있는지, 왜 완전한 시골 사람으로 동화되지 않고 있는지는 나중에 생각해도 된다. 부진런히 일하고 저녁에 얻게 되는 한적한 시골의 그 맛을 느끼면 되는 것이다.

도시와 시골의 경계를 드나들기 때문에 시골이 주는 소박함이 더 가슴에 와닿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반은 도시인의 시선을 갖고 있기에 시골의 삶이 더 나아지는 방향도 따끔하게 말해줄 수 있는것  아닐까?

비록 시골에 완전히 동화되는 모습이 아니라 독자로써는 조금 아쉬운 면을 받겠지만, 저자는 나름의 시골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있다. 시골이라는 곳이 도시인들이 휴식이라는 이름으로 와서 고기 냄새 풍기고 시끌벅적하게 하는 곳이 아님을 지적한다.

그렇다. 시골에 살면 시골에 맞는 정서를 갖추어야 한다. 화장실의 사용이 다르면 그대로 맞춰 살아야 한다. 여럿이 모여 막걸리 한잔이라도 해야 한다면 그것에 맞추어야 한다. 그것이 시골의 정서이기 때문이다.

 

시골길을 달리면서 은은하게 퍼지는 흙향기를 맡고 싶을 때, 사람의 인적도 없이 바람 소리 속에서 머물고 싶을 때, 가진 것이 넉넉하지 않아도 그저 마음만으로 통함을 느끼고 싶을 때 『사는 게 참 행복하다』를 통해 행복함이 어떤 것인가를 되새겨보면 어떨까? 소박한 자연의 내음을 느낄 수 있는 행복함을 사는 동안 느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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