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월드비전 희망의 기록
최민석 지음, 유별남 사진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굶은 아이가 없는 세상'
이것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

 

얼마 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직원들의 부정행위 뉴스를 접하면서 수없이 드러나는 비리 중에서도 이건 아니다는 생각을 해본다. 형편이 나은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오직 하나, 나보다 조금은 힘들 사람들을 도우겠다라는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사람들이 다름 아닌 그 속에서 일하는 직원이라니..
어쩌다 사회가,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토록 파렴치한 인간으로 전락을 해버리나..라는 자괴감마저 든다.

 

하지만, 그래도 어느 한 곳에서는 나보다는 더 어려운 이들을 돕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도 힘없고 약한 어린이들을 돕는 사람들이 있다. 매체를 통해, 그리고 유명인들을 통해 알려진 월드비전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 역시 월드비전 홈페이지를 들락거리면서 후원에 대해 생각을 하는 중이다.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라면..아마도 꾸준히..라는 것에 대해 나 스스로 자신이 없어서라고 할까? 그리고 또 하나..우리 아이들의 적극적인 동참 아래 후원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 차일피일 미루는 모양새이다.
아무튼, 월드비전의 취지에 대해서는 조금은 알고 있지만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라는 책을 접하면서, 그리고 보도된 뉴스를 떠올리면서 이거 혹시 자신들의 일을 홍보하기 위한, 눈에 보이는~줄거리가 뻔한 이야기를 구구절절 늘어놓는 책이 아니냐는 생각도 잠시 든다. 이런...나 역시도 부정적 시선을 가진 속 좁은 그들중의 1인인가?
 잠시 부끄러움을 느낀다.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를 읽지 않았다면 아마도 누구를 돕는다는 자체를, 그리고 그런 단체를 한낱 못난 몇몇 사람들과 똑같이 취급할 뻔했다.  

'모든 어린이의 풍성한 삶'을 위하는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 홍보팀에 근무하는 직원이 막중한 임무를 띠고 세계 곳곳을 누비게 된다. 월드비전을 통해 아이들에게 후원하는 사람은 약 40만 명이라고 한다. 이 후원자들에게 그들이 낸 후원금이 어디서 어떻게 쓰이는가에 대해 실질적인 보고를 해야 할 의무가 있고 작가와 그와 동행한 사진작가는 열심히 곳곳을 누비고 기록으로 남겼다.

월드비전의 탄생은 6.25의 폐허 속에서 태어난 구호단체이다. 당시 한국의 어린이들이 전쟁의 고통으로 죽어가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도와주자는 취지로부터 시작되었다. 도움을 받던 한국이 이젠 도와주는 나라로 변모했다. 수많은 후원자에게 보여주어야 할 체계적이고 상세한 보고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작가의 진솔한 글과 폐허 속에서도 희망을 품는 아이들의 시선을 잡아낸 사진작가의 사진이 함께 어우러진 '월드비진 60주년 기념 취재에세이'이다.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는 그저 그동안 진행했던 구호사업에 대한 내용만 적어내려 가는 것은 아니다. 그곳에서 상상도 못할 열악한 환경을 만나고, 그곳에서 산다는 이유로 그저 담담하게 고통을 받고 사는 아이들을 만나고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는 해맑은 아이들의 눈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 눈에 맺힌 눈물을 보게 된다.

볼리비아, 보스니아, 네팔, 케냐, 에디오피아 등에서 만난 아이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그저 그 나라에서 태어나고, 그 환경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어른들이 상상도 못할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책을 읽어갈수록 가슴 먹먹함을 한가득 가지게 된다.

자신들의 운명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사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오히려 미안함을 느끼고,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깝고 미안해서 눈물짓는 다 큰 어른들(작가와 사진작가)을 위로하는 모습에서 독자들은 미안함을 또 느낀다.

비록 단체의 직원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그들의 삶을 파헤쳐보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직원의 객관성보다 더 값진 진정한 마음, 진실한 마음을 보여준다.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출장길에 사탕을 준비하고, 우리와 전혀 다른 그들의 문화를 그들 속에서 이해하려 하고, 후원받는 아이뿐 아니라 후원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전반적인 일을 하는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내전 지역에선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하는 상황도 있고, 배설물과 함께 섞인 물을 먹는 아이들 앞에서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의연한 모습을 보이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고, 기후도 다르고 음식도 다른 곳을 다니느라 피부병 등을 앓게 되는 상황도 무던하게 이겨내야 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월드비전이란 단체와 그들의 활동에 대한 제대로 된 신뢰를 하게 되고 그들이 보여주는 사명감에 대해 든든함을 느끼며 박수를 보내게 된다.

눈앞에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비상금을 선뜻 내주고 싶지만, 이들은 월드비전의 직원답게 냉정함으로 일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잠깐의 동정보다는 오래 시간 아이들이 자립하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후원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굳이 따로 말하지 않아도 현지 생활의 모습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이것이 진정한 후원임을 알게 될 것이다.

 

참 멋있다. 

세상의 밝음을 가져야 하는 의무를 가진 어린이들의 눈을 진정으로 들여다보는 작가가 멋있다.
그것을 고스란히 사진에 담아오는 사진작가가 멋있다.
그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게 오랜 시간 후원을 하는 그들이 멋있다.

세상은 그래도 아름답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말이 그 아이들에게 전달되기까지에는 수많은 사람이 수많은 노력과 수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한 사람의 독자들이 월드비전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아이들에게 관심을 두고, 또 그들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는 방법도 그 노력에 동참하는 일이 아닐지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책 속에 남겨진 아이들의 맑은 미소를 떠올려 본다.
어둡고 스산한 배경 속에서도 아이들의 미소는 그저 해맑기만 하다. 당장 먹을 것이 없어도 잠깐 느끼는 행복에 그토록 맑은 미소를 뿌려준다. 또 한 번 가슴 먹먹함을 느낀다.

'굶은 아이가 없는 세상'을 향한 월드비전의 희망이 계속되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