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눈 코끼리-더 넓은 아프리카를 향한...

<초록 눈 코끼리>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초록 눈 코끼리 ㅣ 푸른숲 어린이 문학 21
강정연 지음, 백대승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0년 8월

"코끼리의 고향은 어디일까요?"
"동물원~~이요~!!!"
 
아마 어린이들은 코끼리의 고향을 이렇게 대답하고, 드넓은 아프리카를 주름잡은 코끼리는 그저 TV에 비치는 자연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으로만 여길지도 모르겠다.
푸른 초원에서 가족과 함께 여유롭게 살아가는 코끼리의 모습과 철창으로 만들어진 우리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공연이 전부인 코끼리가 같은 형제라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동화 『초록눈 코끼리』이다.
 
동물원의 인기스타 범벅이는 유라시아에서 가장 큰 슈퍼코끼리이다. 또한, 범벅이는 다른 코끼리들과는 달리 천일둥이 이다. 그래서 특별한 재능이 또 있는 걸까??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다. 범벅이의 말을 알아듣는 사람이 없어서 그게 아쉽기는 하지만..
 
어느날 범벅이의 조련사 콧수염의 아들 환희를 만나면서 둘의 특별한 인연은 시작된다.
인간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동물원에서 슈퍼스타로 대접을 받던 범벅이는 알 수 없는 꿈을 자꾸 꾸면서 아프리카 코끼리의 존재와 그 위대함을 알아간다.
 
코끼리는 그 커다란 덩치에 비해 사람들에게 선함을 보여준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들도 엄마 품에서 코끼리를 바라보면서 코끼리를 향해 팔을 뻗는 모습을 보여준다. 공포심을 느끼는 것도 없다. 그 큰 덩치에서 위압감을 느끼지도 않는 모양이다.
작가는 이런 모습에서 코끼리가 보여주는 선한 기운을 포착하고 그것을 이야기 속에 녹여 놓았다.
그렇게 선한 동물이, 그리고 모든 동물 중에서 가장 덩치가 큰 동물인 코끼리가 어떻게 사람들에게 잡혀서 좁은 우리 속을 고향 삼아 살고 사람들에게 쇼를 보여주면서 살아가게 되었을까. 바로 작가가 독자들에게 묻는 말이다. 그리고 독자들이 이해하고 제대로 알아야 하는 숙제이다.
 
『초록눈 코끼리』는 오랜 세월 사람들에게 억압받고 있는 코끼리들의 지도자를 등장시키고, 지도자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때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적이었다고 생각되었던 인간들이었지만 범벅이가 태초의 고향인 아프리카를 향해 나아가는 도움을 주고, 연결 고리를 찾아주는 역할에 또 다른 끈끈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모습도 보여준다.
 
코끼리 범벅이가 자유를 향해 움직이는 행동과 생각은 울타리 안에 갇혀 있는 모든 동물의 생각을 대신 말하고 있다. 비록 사람들의 손에 잡혀 좁은 철창 속에서 사람들에게 재미를 제공하는 이빨 빠지고, 발톱이 다 빠져버린 듯한 모습의 동물들이지만 그들은 여전히 자유를 그리워하고, 푸른 숲 속을 그리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절절하게 전하고 있는 동화책이다.
 
이제껏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동물들의 길들임은 한순간에 바뀔 수는 없지만, 인간들이 왜 동물을 보호해야 하는지, 말 못하는 짐승들이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행복을 느끼는 공간이 어떤 것인지 어린이 독자들이 함께 읽고 성장한다면 지금보다 동물과 인간이 서로 공존하는 그런 공간을, 그런 시간을 충분히 만들어 내지 않을까라는 교훈을 주는 동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