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원하는 아이 - 제12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 웅진책마을 110
위해준 지음, 하루치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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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 초 매년 제출하는 가정실태조사서에 학생의 진로와 부모님이 생각하는 진로의 칸이 항상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그 작은 칸에 대부분 직업을 적겠지만 아이는 진로도 정하지 못한 상황에 부모님의 의견에 등떠밀려 적혀지기도 할 것이다. 그 작은 칸을 채워넣을 때마다 직업 대신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나에게 있는 강점을 찾아내어 그것의 힘을 키우고 가치있게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아이가 가진 장점이나 강점보다는 조금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바쁜 경우가 많다. 동화 속 무대인 새미래정신성형연구소는 그러한 부모들의 바람에 부흥하여 만들어진 곳이다. 멋진 이름대신 들어온 순서로 물건 취급 당하며 아이들에게 붙여진 번호부터가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재희라는 예쁜 이름이 아닌 B5-33호.
부모의 손에 이끌려 들어온 아이들 틈에서 성형되기를 거부한 주인공은 새로운 실험대상이 되면서 자신의 지금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 맞는 것인지, 부모님의 의견에 따라 성형을 할 것인지 내적 갈등을 하다 결국엔 친구들과 함께 연구소를 탈출하며 자신의 원래 모습대로 살아가는 길을 택한다.

글을 읽는 내내 우리 아이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마음껏 누리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고, 나 역시 모두가 원하는 아이로 만들기 위해 아이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았는지 깊이 반성해 보았다. 모두가 원하는 아이가 아닌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아이가 될 수 있도록 내적 힘을 키울 수 있는 부모의 모습 또한 이 시대에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원하는 아이>는 몰개성시대로 일컬어지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요구하는 성격과 외모로 재단되는 상황을 잘 풍자했고 앞으로 급변할 시대에 자라날 다음 세대들에게 구태의연한 인간상을 심어주지 않도록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자신이 원하는 인격체로 자라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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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넘긴 페이지 사탕의 맛
메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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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사탕의 맛, 사랑방 사탕이다.
<오늘 넘긴 페이지>는 알록달록 예쁜 색깔 구슬같은 사탕들이 가득 든 사랑방사탕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사랑방 사탕의 색깔도 맛이 다르듯 한 가족이어도 성격이 제각각인 남매의 이야기와 찰떡이었다.

세자매 중 둘째인 주인공 유진은 유독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언니를 동경하고 닮아가려 애쓴다. 하지만 둘째지만 막내로서 숙명처럼 여겨진 언니의 잔심부름, 언니가 먼저라는 당연한 권리?가 존재하는 서열에서 벗어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까지 둘째의 설움 또한 공감이 갔다. 그런 설움에서 벗어나고자 철저한 계획하에 태어난 막내. 자매 셋은 티격태격 싸우면서 자라지만 그 속에서 서로의 성장을 격려하고 바라봐주는 따뜻한 가족애가 미소짓게 한다.

삼남매인 우리 남매에게도 사랑방 사탕은 특별했다. 맏이인 나는 동생들이 좋아하는 색 사탕을 입에 넣어주며 대장노릇을 했더랬다. 우리 셋은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다람쥐마냥 볼 안에 사탕을 이리저리 굴리며 골목길을 누비며 놀았었다. 다 먹은 사탕통은 할머니가 반짓고리로, 동전통으로 쎃던 그 때가 생각난다. 지금은 셋 모두 성장하여 전국 곳곳에 흩어져 오늘의 삶에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

'우리가 같은 페이지에 있던 시간을 지나, 그 다음... 나만의 기록으로 채워 갈 새로운 페이지로!'

이제 가족의 품을 떠나 자신만의 방식대로 그들만의 길로 가보기로 한 유진 지매의 앞날을 응원한다.
오늘 넘긴 페이지가 후회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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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라울 나무자람새 그림책 6
앙젤리크 빌뇌브 지음, 마르타 오르젤 그림, 정순 옮김 / 나무말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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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시사회에서 감성적인 PPT장인 이진숙선생님의 (매번 감탄하는) 그림책 이야기에 폭~ 빠져 있다가 만난 <내 이름은... 라울>

이진숙선생님 말씀 중에 이름은 소망을 담아 짓고, 그렇게 되라는 의미로 이름을 부른다는 말씀에 공감하고 또 공감했다. 이 세상에 태어난 두 아이의 이름을 지을 때에도 잘 자랄 수 있게 작명소에 가서 몇개의 이름을 가지고 와서 아이의 얼굴에 대고 수십번 읊고 난 후 제일 좋은 이름으로 결정했더랬다. 나의 소망이 그 아이들에게 잘 전달되길 바라며..

그 소망과 더불어 우리의 이름은 정체성, 자존감, 관계 속에서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셨다. 꿀시사회 이후로 이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보다는 타인이 더 많이 부르는 내 이름. 나는 내 이름의 뜻대로 살고 있는지, 그렇게 살아가기 위해 나는 무엇을 했는지, 고민했는지... 나는 나답게 살고 있는지, 공동체 속에서 좋은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 고뇌 끝에 만나게 된 <내 이름은... 라울>
표지에서 알 수 없는 표정의 라울, 눈썹은 웃고 있는듯 화난듯. 하지만 미소짓고 있는 라울의 얼굴표정이 흥미롭다. 표지에서는 모든 것을 깨달은 표정같기도 하다.

친구들이 라울~ 부르면 온몸에 소름이 돋고 기분이 나빠지며 못생겼다고 느껴지기까지.. 게다가 어디론가 확 사라지고 싶다는 라울.

친구 자코트는 라울이라는 이름은 세상의 모든 호수에서, 모든 숲에서, 모든 산에서, 모든 동굴에서.. 그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이름이라며 왜 그런지 아냐고 묻는다.

"내가 그 이름을 부르면, 언제든지 내가 올 테니까."

하며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짓고 꼭 안는다.

라울은 자신의 이름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 자신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있지 않을까 싶다. 어린 시절 소설 속에, 위인의 이름과 같아서 이름이 불려지기 싫어했었다. 대학교 때까지만 해도 짖궂은 남자아이들이 이름을 가지고 놀리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에 나와서 내 이름이 흔하지 않고 예쁘다고 한 누군가의 칭찬에 이름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그들이 불러주는 내 이름이 어쩐지 멋져보이기까지 했다. 자코트가 라울에게 그랬듯 말이다. 콤플렉스를 떨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법을 깨달은 것이다.

그 후 아이들과 지내며 나를 둘러싼 수많은 관계 속에서 나의 이름은 더 가치있게 느껴졌다. 누군가의 스승으로 말이다. 스승과 제자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직업을 갖게 된 것도 큰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인이 된 제자들과 아직도 연락하며 그들의 이름을 기억한다는 것, 그들이 내 이름 석자를 기억해준다는 것. 그것이 이름을 불러주면 서로에게 달려가게 되고 꼭 안이주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의 엄마로, 자식으로, 친구로, 동료로, 스승으로, 불리는 수많은 관계 속에 모두의 이름이 빛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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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가루 웅진 우리그림책 87
이명하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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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귀여운 달토끼라니!
상현달, 반달, 보름달, 하현달이 달에 살고 있는 옥토끼의 수고로움으로 만들어지는 상상 자체가 귀엽고 기발하다. 그리고 그 옛날 떡방아 찧던 옥토끼가 시대적 흐름을 타고 알람시계에 맞춰 일어나고 냉장고에 당근으로 만든 음식들이 가득하며 달 크레이터에 비닐하우스나 농구코트같은 시설까지 갖춘 집에서 살고 있다는 설정까지 옥토끼의 집도 눈을 사로 잡는다.

그리고 2029년 4월 11일 이스라엘의 무인 달 탐사선 베레시트가 달 표면 착륙을 시도하던 중 달에 추락했는데 그 우주선에 실어갔던 생존능력 강한 곰벌레를 이렇게 요긴하게 쓸 줄이야... 작가님의 '그냥 그렇다고요'의 깨알 유머까지 너무나 귀여운 그림책이다. 곰벌레가 끌고 간 달가루를 지구에 뿌려 눈이 내리는 낭만적인 스토리 설정 어쩔겁니까.
또 한 가지 곳곳에 보이는 사랑스러운 달토끼의 모습을 찾는 재미까지 갖춘 기발한 그림책이다. 달 표면, 달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 뒷면지 토끼와 거북이의 토끼친구까지 곳곳에 묻어난 유머코드가 미소짓게 한다.

달토끼는 아침 7시에 기상해서 안경을 끼고 당근주스에 당근을 먹고 모아둔 달가루를 체크한 후 삽과 곡괭이를 챙겨 로보와 함께 출근한다. 달에 옥토끼가 사는 것은 그대로지만 떡방아찧는 그 시절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토끼가 캔 달가루를 로보가 정성스럽게 모으고 토끼가 캔 달가루가 많아질수록 달은 그믐달이 된다. 그후 감자만한 조각들을 심어주고 달뽀복을 들으며 달조각이 자라면서 반달을 거쳐 보름달이 되는 과정을 그려낸 상상력에 감탄했다.

게다가 곰벌레가 귀찮은 존재가 아닌 필요한 존재로 함께 살아가도록 공생하는 방법을 깨달은 토끼의 모습에서, 눈가루가 지구에 내리는 눈으로 바뀌며 지구 사람들의 행복까지 책임지는 토끼의 낭만적인 모습까지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우리가 지금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삶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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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그림책 수업 - 한 해의 주제 수업을 고민하는 교사들을 위한
그림책사랑교사모임 지음 / 교육과실천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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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그림책 수업>을 읽고 학급에서 그림책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를 받은 기분이었다.
월별, 계절별, 주제별로 학급에서 일년내내 그림책 잔치를 벌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가득하다. 게다가 교과연계와 각 학년군별 알맞은 그림책 활동도 세심하게 챙겨주어 전학년에서 그림책을 수준에 맞게 즐길 수 있다.
아이들과 만나 재밌는 그림책 많이 보고 얼른 활동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부 달마다 만나는 주제 수업'에서는 3월부터 학생들과의 관계중심 그림책 및 활동, 계절과 학교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행사와 연결지은 그림책과 활동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다. 당장 3월 첫날 아이들과 만나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그림책부터 찾아본다. 그림책 <나는요,>를 읽고 세상의 수많은 나를 동물에 빗대어 표현하고 자신을 동물의 특징을 이용해 소개해 보는 활동이 소개되어 있다. 그림책 <중요한 사실>을 읽고 자신의 손을 그린 후 손가락끝 부분에 자신을 나타내는 단어와 설명을 쓰고 손바닥 가운데에 자신의 중요한 사실을 써서 친구들과 공유하는 활동이다. 나를 알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의미있게 보낼 수 있겠다.

'2부 범교과 주제 수업'에서는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범교과 주제를 그림책을 통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재미있고 의미있는 활동을 수록해 놓았다. 그 중 올해 본격적으로 진행해 보려고 생각중인 환경교육에 눈길이 갔다. 그림책 <연필>, <다 같은 나무인줄 알았어>
를 읽고 나무와 관련하여 우리 주변에서 나무로 만들어진 다양한 물건들을 살펴보고 그 물건들의 고향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재활용 종이를 활용하여 원래 나무의 모습을 생각하며 그려본다. 연필 나무를 모아 숲을 만들고 가랜드에 실천 내용을 쓰고 게시함으로써 우리의 삶과 연결하여 구체적인 활동을 통해 진심으로 깨닫고 실천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선생님들의 결과물이 감동적이었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거의 모든 교육활동에 엄선된 그림책으로 대입하여 활동할 수 있도록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디어들로 꽉 차 있는 <초등 그림책 수업>은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과 그림책을 매개로 소통하고 사랑과 관심을 나누는 수업을 꿈꾸는 모든 선생님들께 꼭 필요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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