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가 예뻐서 한눈에 끌렸다. 「올드 뉴욕」이라, 올드한 건 좋아하지 않는데. 첫 만남에서 이정도의 생각을 했다. 책을 든 감상은, 역시나 표지가 예쁘다는 거였고, 뒷표지의 글씨가 큼직해서 시원시원하게 읽혔다.

전부 단편소설들이지만 꽤 내용이 긴 편이고, 여운도 길게 남는 편이다. 주인공이 이해됐다가도 몰상식한 사람이라고 여겨지는 부분들도 있다. 이런 주인공은 이렇게 행동한다는 식으로 편견을 가진 건 아니지만, 등장인물들의 예측불가능한 행동들이 놀랍다. 철저히 관찰자적인 시선이라 그런지, 아니면 이럴까 저럴까 하는 수사여구들 때문에 헷갈리는지 모르겠다.

맨 첫번째 장에서 루이스는 무책임한 인물로 그려진다. 루이스 가족은 고아가 된 베아트릭스를 가두면서 외모가 평범해 걱정이 없을 것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루이스는 여행에서 아버지의 큰 돈을 쏟아 자신이 사랑하는 베아트릭스를 닮은 성모그림을 잔뜩 사왔다. 유명 거장들의 그림이 아니라 쓸데없는 데 돈을 탕진해왔음을 안 아버지는 유서를 고치고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다. 그림만 물려받은 루이스는 입장료를 받는 갤러리를 열지만 사람들의 혹평은 계속되고, 그의 안목은 빛을 보지 못한다. 아주 오래 뒤에는 그 그림들이 대단한 가치를 지녔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시간이 아주 오래 흐른 뒤였다.

루이스가 옳았다고 소설은 끝나지만, 내 시각에서는 루이스가 너무 자기만 생각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큰 돈을 지원받았다면 아버지의 뜻을 조금은 따라 주었어야 맞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돈이 없어서 동생들의 도움을 받는 처지면서도 고집을 꺾지 않으려고 했을 때는 민폐쟁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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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꽃처럼 아름답다
강민주(감성미인) 지음 / SISO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꽃처럼 아름답다는 제목처럼 예쁜 표지에 꽃이 그려져 있었다. 파란색에 흰색을 섞어 만든 하늘색의 바탕도 마음에 든다. 게다가 내지가 풀컬러책이고 간간히 나오는 캘리그라피도 감성을 자극한다.

그런데 책에 비해 내용이 많지않아서 조금 아쉽다. 캘리그라피도 종종 들어가 있기에 캘리그라피 문구를 위주로 쓰였나, 하면 문장이 좋진 않고, 에세이라 하기엔 추상적인 글들이 많았다. 전반적으로 인스타같은 SNS용 책이랄까. 사진에 들어있는 감성도 그렇고, 감성인스타 몇개를 뽑아 덧붙인 글 같다. 꾸민 모습으로 풀세팅하고 찍은 사진이나, 이상한 이름이 아닌데도(이전 이름은 나와있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개명을 했다는 데서 그냥 예쁜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 비친다.

크게 감흥이 와닿지 않아 좋은말 하루 하나씩 보는 느낌이다. 예전엔 명언을 따라쓰기도 하고 명언 모음집을 찾기도 했는데, 확 와닿는 느낌이 없는 가벼운 느낌이라 밍밍한 맛이다. 작가만이 말할 수 있는 말이 별로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장장 293 페이진데 내용도 적어서 직사각형에 자간을 정상으로 줄인다면, 22쪽부터 본론이 시작한다는 점을 봤을때 반으로 줄일 수 있는 책이라 내용이 부실해보인다. 지나친 엔터 사용도 감성보다는 쓸 말이 없어서인것 같다. 차라리 캘리그라피를 더 지면에 할애했다면 덜 아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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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뉴욕
이디스 워튼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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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예뻐서 한눈에 끌렸다. 「올드 뉴욕」이라, 올드한 건 좋아하지 않는데. 첫 만남에서 이정도의 생각을 했다. 책을 든 감상은, 역시나 표지가 예쁘다는 거였고, 뒷표지의 글씨가 큼직해서 시원시원하게 읽혔다.

전부 단편소설들이지만 꽤 내용이 긴 편이고, 여운도 길게 남는 편이다. 주인공이 이해됐다가도 몰상식한 사람이라고 여겨지는 부분들도 있다. 이런 주인공은 이렇게 행동한다는 식으로 편견을 가진 건 아니지만, 등장인물들의 예측불가능한 행동들이 놀랍다. 철저히 관찰자적인 시선이라 그런지, 아니면 이럴까 저럴까 하는 수사여구들 때문에 헷갈리는지 모르겠다.

맨 첫번째 장에서 루이스는 무책임한 인물로 그려진다. 루이스 가족은 고아가 된 베아트릭스를 가두면서 외모가 평범해 걱정이 없을 것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루이스는 여행에서 아버지의 큰 돈을 쏟아 자신이 사랑하는 베아트릭스를 닮은 성모그림을 잔뜩 사왔다. 유명 거장들의 그림이 아니라 쓸데없는 데 돈을 탕진해왔음을 안 아버지는 유서를 고치고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다. 그림만 물려받은 루이스는 입장료를 받는 갤러리를 열지만 사람들의 혹평은 계속되고, 그의 안목은 빛을 보지 못한다. 아주 오래 뒤에는 그 그림들이 대단한 가치를 지녔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시간이 아주 오래 흐른 뒤였다.

루이스가 옳았다고 소설은 끝나지만, 내 시각에서는 루이스가 너무 자기만 생각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큰 돈을 지원받았다면 아버지의 뜻을 조금은 따라 주었어야 맞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돈이 없어서 동생들의 도움을 받는 처지면서도 고집을 꺾지 않으려고 했을 때는 민폐쟁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나머지 단편들도 너무 스포일러성 글이 될것 같아 상세히 쓰지는 못하겠지만, 이 주인공이 민폐같으면서도 왜 이런 생각을 하게되는지를 잘 그려놔서 이해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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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와 아파트 가격이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해 사실 좀 놀랐다. 머리로야 알고 있지만 현실에 대입하기 어렵고, 부동산이 막연하다는 두려움이 있었는데 소설 속 영희는 적극적으로 공부한다. 나중에 보니 국정브리핑이나 한국은행에서 참고로 한 자료가 많았다. 정부 이야기가 많더라니, 싶은 부분이었다. 경제서라고 하기에는 가볍고, 소설이나 르포라고 하기엔 경제 이야기인데 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는 듯하다. 책이 크고 가벼워서 시원시원했지만, 너무 얇아서 뒷글씨가 비치는 점은 별로였다.


이제까지는 가격이 떨어질 때 사고, 많이 올라가면 고점에서 파는 게 투자의 답이 아닌가 했었다. 그런데 책에서는 철저하게 돈을 벌면서 자기계발하고, 부동산을 비롯해 정부 정책에도 밝은 엄마가 조언을 해준다. 사실 저점인지 고점인지도 주변 환경과 가격변동 추이를 잘 알고 있어야 하는데 나는 소설 속 영희에 비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나, 싶다. 책 내용에서는 대통령 임기별 정책이나 세계경제와도 맞물린 이야기를 해주는데, 사회나 정치쪽도 소흘히 생각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단을 다른 계획때문에 아파트를 2년 내에 살 계획은 없지만, 그래서 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시지가니 역전세니 간신히 뜻만 아는 정도인데 이 책에서는 쉽게, 이유까지 풀어준다. 최근 댸통령들과 그들의 정책과 관련된 설명을 읽을 때는, 정말 공부가 절실하다는 생각을 했다.

정치, 사회와 아파트 가격이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해 사실 좀 놀랐다. 머리로야 알고 있지만 현실에 대입하기 어렵고, 부동산이 막연하다는 두려움이 있었는데 소설 속 영희는 적극적으로 공부한다. 나중에 보니 국정브리핑이나 한국은행에서 참고로 한 자료가 많았다. 정부 이야기가 많더라니, 싶은 부분이었다. 경제서라고 하기에는 가볍고, 소설이나 르포라고 하기엔 경제 이야기인데 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는 듯하다. 책이 크고 가벼워서 시원시원했지만, 너무 얇아서 뒷글씨가 비치는 점은 별로였다.


이제까지는 가격이 떨어질 때 사고, 많이 올라가면 고점에서 파는 게 투자의 답이 아닌가 했었다. 그런데 책에서는 철저하게 돈을 벌면서 자기계발하고, 부동산을 비롯해 정부 정책에도 밝은 엄마가 조언을 해준다. 사실 저점인지 고점인지도 주변 환경과 가격변동 추이를 잘 알고 있어야 하는데 나는 소설 속 영희에 비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나, 싶다. 책 내용에서는 대통령 임기별 정책이나 세계경제와도 맞물린 이야기를 해주는데, 사회나 정치쪽도 소흘히 생각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단은 다른 계획때문에 아파트를 2년 내에 살 계획은 없지만, 그래서 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시지가니 역전세니 간신히 뜻만 아는 정도인데 이 책에서는 쉽게, 이유까지 풀어준다. 최근 댸통령들과 그들의 정책과 관련된 설명을 읽을 때는, 정말 공부가 절실하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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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20-01-01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어요~
 

하지만 언어의 막힘, 더 이상 할 수 없음, 그러니까 영원히 글쓰기가 중단될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이 이미 평생 존재해 오지 않았던가? 글쓰기뿐만 아니라 사랑하기, 배우기, 관심 두기와 같은 그가 행하는 다른 모든 일, 무릇 그에게 요구되는 모든 일은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는 것인가? 그에게는 직업의 문제가 존재의 문제에 대한 비유가 아니던가? 그리고눈에 띄는 예들이 그의 상태를, 즉 작가로서의 나가아니라 오히려 나로서의 작가를 보여 주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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