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두 개 소설의 첫 만남 33
이희영 지음, 양양 그림 / 창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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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먼저 방학을 맞아 엄마의 <쿠키 한 개> 매장에서 일하게 된 '나'의 시선을 따라 전개된다. '나'는 친구들에게 쿠키를 나누어 주고서도 가게 홍보냐는 차가운 말을 들었고, 어린이 손님에게 호의를 베풀고 나서도 이 호의를 의심하는 부모에게 수모를 당하기도 한다. 이런저런 슬픔이 쌓여 갈 즈음, '나'는 꿈에서 어떤 손이 소년을 가리키며 "쟤는 쟤야."라고 하는 것을 보게 된다. "쟤"가 누군지는 의외의 곳에서 해결된다. 그 소년을 가게에서 직접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쿠키 두 개를 황급히 집어 계산하고 사라지는 소년에 대한 궁금증은 커져만 간다. 그러던 중 소년은 어느 날 녹차 쿠키를 찾고, 말차 쿠키 두 개를 계산하고 매장에서 이를 먹고 가겠다고 하다가 눈물을 흘린다. '나'는 왠지 모르게 소년을 위로하다가 함께 울고 만다. 


이후에는 소년의 시선에서의 서술이 이어진다. 소년은 친하게 지내던 친구 L과의 이별 이후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상실감이나 공허함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묵묵히 일상을 살아갈 뿐이다. 부모님은 이사를 계획했고, 아무도 L을 모르는 도시에서 지내던 중 마주한 <쿠키 한 개> 매장 앞에서 소년은 모든 초조함을 잊는다. 왠지 모르지만 그 가게의 쿠키를 먹으면 '고소하고 바삭하게 부서지는 끝에 조금의 슬픔과 그리움의 맛(69p)'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다시 '나'와 소년이 만난 시점으로 돌아와서, 둘은 왜 우는지도 모르는 채 함께 울며 말차 쿠키를 나눠 먹는다. '씁쓸한 맛 뒤에 오는 달콤함(72p)'이라는 말차 쿠키의 맛 묘사가 이 장면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왠지 모르지만, 아무도 모르게 눌러 왔던 슬픔을 씁쓸함이라고 한다면, 이를 나눈 후에는 조금 가벼워지지 않을까. 둘은 각자의 슬픔을 공유하며 좀더 가벼워지고, 후련함을 느낀다. 


꿈이라는 소재를 차용하여 둘을 알아보고 이어지게 한 것은 어떻게 보면 환상처럼 여겨진다.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존재를 만나기란 어쩌면 그처럼 쉽지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를 꿈에서 봤다'고 말을 걸었던 용기 덕분에 둘은 가까워질 수 있었고, 소년의 울음을 모른 체하지 않았던 덕분에 서로는 서로를 힘이 되어 줄 존재로 인식했을 것이다. 홀로 힘들어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슬픔을 읽어 주고 함께 나누어 줄 존재를 찾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한다. 의외의 곳에, 마음을 나눌 의외의 사람이 있다는 것, 그러니 희망을 가지라는 것. 씁쓸할지라도 언젠가는 달콤할 말차 쿠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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