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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바이크 ㅣ 독고독락
이경주 지음, 화원 그림 / 사계절 / 2024년 11월
평점 :
주인공 무한은 할아버지의 부탁으로 유품인 GS-27의 전원을 항상 켜 놓고 지낸다. 자립청소년인 무한에게 유품에서 나는 소리는 그저 음소거를 해야 할 대상으로만 여겨진다. 하지만 GS-27은 무한이 고양이에게 불러주던 노래를 우주로 보냈고, 그 신호를 따라 외계인 휴 빌이 무한의 집에 도달하게 된다. 하지만 무한은 놀라워하지도 않는다. 그에게 더 신경쓰이는 것은 당장 내일의 생활이다. 외계인보다 반티 값 3만원이 더 걱정되는 삶이 무한을 짓누른다.
생명체가 사라진 자쉬드 행성에서 떠나온 휴 빌은 자신의 행성에서 활용했던 컨트롤 기술을 가지고 무한을 돕는다. 무한은 투숙객이 한 명 늘어 생활비가 많이 들겠다고 걱정했지만 어느새 그런 걱정보다 휴 빌과 함께하는 삶에 익숙해지게 된다. 무한은 GS-27의 촉매를 건네 휴 빌이 비행선을 고치도록 돕고, 휴 빌은 변수를 가지고 있기에 제거 대상이 되었던 생명체가 역으로 자쉬드 행성을 살렸음을 깨닫고 자쉬드에 무한을 데려간다.
꿈처럼 여겨지는 외계인과의 만남과 작별 이후에도 무한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무한은 예전엔 '어제와 같은 오늘이 더 좋은 거(28p)'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어제와 다른 오늘이길 바란다((92p)'고 생각하게 되었다. 빨간불이 들어오지 않는 도로를 달리며 무한은 자신이 결코 혼자가 아님을 깨닫는다. 무한한 파란불은 무한의 앞길을 누군가 보살펴 주고 있다는, 우주를 건너온 신호일지도 모른다. 작가가 하고 싶은 말도 같을 것이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 그러니 너무 외로워할 필요도 없다는 것. 어딘가에 당신의 빨간불을 꺼 줄 누군가는 꼭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