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에서 저자는 "나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기독교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혹은 단지 기독교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있든, 기독교로부터 거리를 유지하며 그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도록 돕고 싶다"라고 밝히고 있다. 나는 늘 종교에 호기심을 갖고 있는 쪽에 속하는데, 방대한 이 저서는 그야말로 경탄할 만했다.  기독교에 대한 공부와 신앙의 문제는 별개의 것이니, 이 책을 읽는다하여 신앙심에 어떤 영향을 준다기보다 저자의 의도대로 객관성을 탑재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은 자신의 신앙심을 유지하고 돈독하게 하는데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해본다.

한 권의 책인데, 번역본은 3권으로 분권되어 있다. 기독교 역사의 시작을 예수의 탄생이나 성경으로 시작하지 않고 그리스의 문화로 시작한다.그 점이 정말 흥미롭고 유익했기에 끝까지 책을 놓치지 않고 읽고 또 읽을 수 있었다.

그 부분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이렇다.

 

"교회사로서 이 책의 전체 구조는 기존의 것들과 다르다. 기독교 신앙을 구성하는 일군의 신앙들 속에는 이중적 조상들로 인한 불안이 존재한다. 기독교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의 원초적이고 혁신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훨씬 더 오래 된 두 가지 문화적 원천들,즉 그리스와 이스라엘을 담고 잇다.따라서 이야기는 예수님보다 천 년 이상 먼저 그리스인들과 유대인들 사이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 두 인종은 자신들이 세계사에서 대단히 특권적인 위치를 차지한다고 비슷하게 생각했다.예술,철학,과학에서 그들의 탁월한 문화적 성취 때문에 고대 그리스인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했다.더욱 놀라운 것은 유대인들이 지속적인 불행 속에서도 자신들의 운명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대신 그런 경험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의 하나님을 단지 전능하신 분이 아니라, 그에 대한 그들의 반응에 사랑과 분노 속에 깊은 관심을 가지시는 분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그들은 그렇게 대단히 인격적인 신인 동시에 온 인류를 위한 하나님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그분은 플라톤의 철학에 나온 최고의 신, 즉 완벽해서 결코 변하지 않으며, 감정(이것 또한 변화를 의미한다)에 사로잡히지 않는 분과 매우 달랐다.제1세대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 엘리트 문화 속에 살던 유대인들이었다.그들은 이렇게 서로 화해할 수 없는 하나님에 대한 두 가지 생각들을 적절히 결합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하지만 끝나지 않는 질문에 대해 만족스런 해답을 얻지는 못했다. "서론 ,p.41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일은 내내 즐거웠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접할 때는 더욱 그랬다.

 

"처음부터 급진적인 변화와 변형이 그  이야기의 일부였고, 그 이후 수천 년의 시간들은 더 많은 예들을 제공해주었다.로마제국과 긴장 및 대립의 3세기를 보낸 후, 이 반문화적 분파는 안정된 정부기관으로 변형되었고, 그 정부가 붕괴되었을 때 서방 세계에서 그리스 ㅡ 로마문명을 보존했다.19세기 미국에서 소수의 그리스도인들이 자신만의 새로운 경전(말일성도예수그리스도교회<모르몬교>의 토대)을 소유한 변방의 종교를 하나 만들었다.모르몬들의 괄목할만한 성장은 정교회,로마카톨릭교회,혹은 개신교회의 것만큼 근대 기독교 이야기의 중요한 부분이다.전통적 기됵교가 모르몬들을 기독교의 일부로 인정하길 단호하게 거부할지라도 말이다.중앙아프리카의 킴방구파들이나 한국인 문선명이 만든 통일교처럼 변형된 기독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런 변형들은 늘 예측할 수 없는 것이었다.한국에서 대단히 성공한 한 장로교회(개혁교회)가 유럽의 개혁주의 개신교인들에게 16세기 유럽의 종교개혁자 존 칼빈에게 충성하는 방법을 강의한다. 동시에 이 한국교회는 반칼빈적인 감리교에서 빌려온 찬송들을 대단히 중시한다.심지어 더 많은 한국 그리스도인들은 대단히 애국자들이다. 동시에 미국 중서부 개신교 교회의 건축양식을 그대로 모방한 교회에서 예배 드린다." ㅡ 서론, p.51

 

 동아시아에서 불경의 번역문제만큼이나 흥미로운 것이 기독교 역사에서 언어의 문제를 다룬 부분이다.'라틴어를 사용하는 사람,그리어를 사용하는 사람,그리고 동양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 이야기....예를 들어, 제3장의 시작은 '복음'이라는 단어에 대한 설명이다.

 

 "(...)그 단어는 좋은 소식'(evanggelion)이라는 그리스어로서 시작되었다.중요하게도,첫 라틴 그리스도인들은 그들 자신의 언어에서 정확한 동의어를 찾이 못했고,단순히 그 단어를 불분명하게 라틴식의 억양으로,에반겔리움(evangelium)이라 발음하였다.현대의 많은 언어가 라틴어로부터 다시 차용하였는데, 영어에서는 '전도자'(evangelist)와 '복음주의적'(evangelical)등이 그 예이다. 지중해 공동체로부터 멀리 떨어진 영국에서, 우리가 암흑시대라 잘못 부르는 시기에, 앵글로 색슨 신학자들은 초기 기족교의 라틴어권 사람들보다 모험적이었다.그들은 원래 그리스어 어원의 의미('좋은 소식')를 생각하여, 그들 자신의 용어인 Godspell을 찾았는데, 이것은 다시 Gospel이라는 단어로 정착되었다." p.143-144

 

3권 분량의 책 내용을 임의로 발췌하여 기록하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싶지만,끝으로 한 문장만 더 기록해보기로 한다. 내가 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정말 행운이었고, 크나큰 즐거움이었고 ,더불어 일종의 지적 성취감까지 덤으로 얻게 되었다. 

 

"바울의 많은 메시지의 독립된 영감은 예루살렘 지도자들과는 긴장을 가져올 수밖에 없었는데,사실 사도행전의 완화된 구절에서조차 암시적으로 격렬한 논쟁이 있었다.바울이 갈라디아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바울이 예수의 제자이며 12제자 가운데 하나인 베드로를 포함한 그의 경쟁자들을 모순적이고 위선적이라고 비난할 때 그 맹렬한 구문은 그 논쟁의 심각성을 나타낸다.150년 동안 그리스도 왕국의 복음을 비유대인들게 설교할 때, 어느 정도까지 유대 전통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가?깊은 상징의 문제가 있었다.회심자들은 할례, 모세율법에 대한 엄격한 준수,그리고 (실제로 비유대 세계에서 파는 모든 고기를 포함하는)이방제의와 관련된 불결한 음식을 삼가는 등의 유대인 생활의 특징을 받아들여야 하는가?바울은 그리스도인들이 공식적으로 우상에게 바쳐졌다고 아는 경우 그 음식만 먹지 말라고 했을 것이며, 그와는 다르게 시장에서 파는 상품이나 비신자들의 식탁음식에 관하여 큰 소란을 피우지는 않았을 것이다." ㅡp.185~186

 

*** 이 책들을 보내는 것이 못내 아쉽지만, 이젠 정말 정리해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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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롤스의 <<정의론>>을 읽은 사람에겐 이 책이 롤스 도덕관의 형성 과정을 볼 수 있는 참조도서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존 롤스의 사상을 파악하는데 좋은 참고도서로 작용할 것 같다. 어떤 경우이든 옮긴이의 해설을 먼저 읽고 본문을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는 강의 개요서를 읽고보면 책의 구성과 핵심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존 롤스의 사상도 어려운데 , 그가 강의한 도덕 철학사를 읽고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기억하고자 부록으로 실린 그의 강의 개요서를 발췌 기록해 본다. 이에 준해서 책을 읽고 정리하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강의 개요:도덕 철학의 문제

 

하버드대학교 교과목 편람에서 이 교과는 칸트의 도덕철학에 대한 연구로 기술되어 있습니다.흄과 라이프니츠에 대한 논의도 곁들이고 있으며,시간이 될 경우 칸트에 대한 헤겔의 비판도 결들입니다.아래 제시된 강의 주제에 대한 개요는 이런 교과 설명 ㅡ 이 교과 설명에 제시된 것보다 더 많은 논의가 흄에 포함되어 있지만 ㅡ 을 반영합니다.상황이 허락할 경우, 도덕철학에 대한 다른 접근법에 대한 몇몇 논의가 이뤄지고, 이론가들의 다른 관점, 즉 당대의 역사 · 문화적 배경을 고려한 그들의 철학적 반성에 따라, 도덕철학의 문제가 어떻게 제기되는 것으로 보일지에 대한 몇몇 논의가 이뤄집니다.중요한 역사적 저작들을 읽는 것은 도덕철학에 대한 한 가지 접근 방식에 지나지 않지만 거기서 얼마간 유익함을 얻길 바랍니다.

 

A.흄

1.『논고 』:자연 신앙주의와 이성과 정념

2.숙고에 대한 그리고 이성의 역할에 대한 흄의 설명

3.인위적 덕인 정의에 대한 그리고 공감의 역할에 대한 흄의 설명

4.합리주의자들에 대한 비판:클라크와 키드워스

5.도덕적 판단에 대한 비판:현명한 관찰자

 

B.칸트:도덕법칙

6.『정초 』:서문과 1부의 논증

7.정언명령:첫 번째(자연법칙) 정식

8.두  번째(인간성을 목적 자체로 대우함)정식

9.세 번째(보편적 입법) 정식:정식들 간의 관계

10.목적의 나라와 자연 질서 그리고 다른 난점들

 

C.라이프니츠

11.형이상학적 완전주의와 라이프니츠의 진리론

12.자유롭고 합리적인 실체인 영혼

13.『변신론 』과 의지의 자유에 대한 관점

 

D.칸트:이성의 사실

14.옳음의 우선성과 좋음에 대한 일련의 관점들

15.도덕적 구성주의와 합당성과 합리성

16.이성의 사실:텍스트 해석

 

E.칸트:변호로서의 철학

17.자유의 법칙인 도덕법칙

18.『종교 』1권의 도덕 심리학과 자유의지

19.실천적 관점과 이성의 통일성

 

F.헤겔

20.칸트에 대한 헤겔의 공식적 비판들:무엇인지 그리고 얼마나 심각한지

21.헤겔의 윤리적 삶(인륜성)개념과 자유 개념

22.칸트적 자유주의에 대한 헤겔의 암시적 비판:무엇인지

 

(...)

 

강의는 대개 텍스트에 대한 검토와 , 텍스트가 표현하는 이론에 대한 강력하고도 합당하게 정확한 해석을 제시하려는 시도로 이뤄집니다.(...)  ㅡp.559~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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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제학 - 왜 경제적 인센티브는 선한 시민을 대체할 수 없는가
새뮤얼 보울스 지음, 최정규 외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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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읽은 책 중에 가장 흥미로웠다. 현재 세계의 상황에 비추어 매우 유용하며 유의미한 내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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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색과 회색으로 페인트칠을 한 그 집에서는 장 샤르코가로 면한 작은 베란다가 있었고 다른 쪽에는 길까지 툭 튀어나온 창이 있고 맨 위층에는 다락방이 있는 3층 건물이 있었다.자갈이 깔린 정원,아무렇게나 내버려둔 울타리,흰페인트칠이 군데군데 벗겨진 나무로 된 대문 위에 맹트는 검은색 물감으로 서툴게 '슬픈 빌라'라고 써놓았다(이것은 맹트가 나에게만 해준 얘기다).

사실 그 별장에서는 유쾌한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전혀.나는 처음에는 '슬픈'이라는 수식어가 그 집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슬픈'이라는 말 속에서 감미롭고도 투명한 그 어떤 것을 꿰뚫어볼 수 있게 되자 맹트의 생각이 옳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왜냐하면 그 작은 별장의 문턱을 넘어섰을 때, 나는 왠일인지 말갛게 떠오르는 서러움 같은 것에 사로잡히고 말았으니까.그토록 적막하고 평온한 그 집 안으로 들어가면 공기마저 훨씬 가벼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런 속을 사람들은 붕 떠서 헤엄쳐 다닌다.p.223

 

나는 이본느에게서 아무렇게나 되는 대로 살아가려는 자세를 발견하고 놀랐다.그러나 모든 것에 대해 방임하는 나의 태도는 사실은, 움직임에 대한 공포,흘러 사라져버릴까봐,바뀌어버릴까봐,모든 것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소망 때문이었다.한쪽이 벌써 무너져내리고 있는 불안한 모래 위를 더 이상 걷지 않으려는,어딘가에 나를 정착시키고 돌처럼 굳게 뿌리를 내려보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다.하지만 그녀의 내면세계는 어떨까?나는 그녀가 단순히 게으르기 때문에 그러리라고 생각했다.마치 해초처럼.p.225-226

 

... 그녀는 나에게 앙드레 모루아의 <<영국 역사>>를 몇 페이지 읽어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내가 그 책을 읽을 때마다 ,독일산 개는 거실로 통하는 문턱에 앉아서 심각한 눈으로 나를 열심히 바라보았다.이본느는 타월로 된 실내복을 입고 비스듬히 핝아 눈썹을 가볍게 찡그리며 듣고 있었다.나는 왜 자신의 생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는 그녀가 이 역사 얘기를 즐기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어느 날인가 지나가는 말처럼 그 이유를 묻자 그녀는 단지"이 책은 참 좋은 작품이야.""앙드레 모루아는 정말 위대한 작가야"라는 등의 애매한 대답만을 했을 뿐이다.마침내 그녀가 <<영국 역사>>를 에르미타주 호텔로의 홀에서 찾아내었는데, 나는 그녀에게 이 책은 일종의 부적 같은 것, 아니면 적어도 마스코트 역할을 하고 잇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그녀는 이따금"잠깐, 조금만 더 천천히 읽어줘"라고 말하거나 아니면 어떤 구절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설명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마치 영국 역사를 암기하려는 사람같았다.p.94

 

******

파트릭 모디아노의 작품을 읽는 일은 토마스 만의 작품을 읽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언제나 '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기억의 재구성.그렇다고 뚜렷하게 자아를 찾아 답을 내놓지도 않는다. 니체,마르셀 푸르스트, 제임스 조이스가 다 섞여있는 것 같이 어렵다. <<슬픈 빌라>>에서 이본느가 앙드레 모루아 책을 좋아하는 모습이 마치 마를린 먼로가 제임스 조이스의 책을 끼고 살았다는 에피소드가 재구성된 느낌이 들 정도다. 책의 원제는 ' villa Tri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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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컷 만화를 영상으로 만든 독특한 애니메이션인데, 20여 년 전에 발표된 작품이다. 매회 이야기마다 유명한 하이쿠를 삽입하여 보여주는데 절묘하다. 바쇼의 하이쿠를 이렇게 담아놓다니 정말 멋지다.

보는 내내 배꼽을 잡고 웃다가 지나간 세월이 속상하여 눈물이 나기도 하다가...그야말로 그렇게 웃플 수가 없다.

 

그래, 세상일에 너무 따따부따 하지말고 살자!  다들 사정이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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