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은 한 해의 마무리를 하며 식상하지만 입에 올리는 말이 '다사다난'이었다.그런데 2020년은 '다난'은 맞으나 '다사'는 '글쎄?'이다. 개인적으로도 그렇지만 세계인들에게 이번 해는 '코로나19'로 각인될 것 같다.코로나19가 모든 것을 잠식해버린 한 해다. 그러니 코로나19가 품고있다가 토해내는 모든 것들이 우리 사회의 문제들일 수밖에 없다.대립과 갈등,불안과 분노가 새로운 형태로 심화되어 나타났다. 우리 사회에 코로나19가 하나의 범주가 되자 불평등과 이기심이 더욱 선명한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나는 이 책으로 2020년을 마무리하기로 하였다. 몇 년전『엑소더스 』를 읽고 관심을 갖게되었던 저자인 경제학자 폴 콜리어가 2018년에 저술한 『자본주의의 미래 』이다.번역본 띠지에 있는 요란한 광고문구가 방해요소이기는 하나 -책띠지야 벗겨버리면 그만이니 다행이다. 공리주의를 비판하고 실용주의를 주장하며, 우리 사회에 도래할 자본주의의 미래를 '윤리적인 자본주의'로 비전 제시한다. 우리 사회에 대립과 균열이 점점 심해지고 불안과 분노가 심화되는 근본 원인이 폴 콜리어는 '지리와 교육과 윤리'의 분단에 있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지리,계급,세계의 분단에 대한 해결책으로 포용적 사회의 회복을 제안한다.이 책의 시작은 다음과 같다.

 

"깊은 균열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피륙을 갈가리 찢어놓고 있다.그러한 균열이 사람들에게 새로운 불안을 그리고 새로운 분노를,또한 우리의 정치에는 새로운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이러한 불안과 동요가 일어나는 양상을 살펴보면,그것의 사회적 기저에는 지리와 교육과 윤리가 자리하고 있다.한편으로 이것은 지방에 위치한 지역들이 대도시에 항거하는 양상으로 드러난다.이를테면 영국의 북잉글랜드와 런던이,후미진 내륙과 번화한 해안이 서로를 적대시한다.다른 한편으로는 교육수준이 비교적 낮은 저학력자들이 교육 수준이 비교적 높은 고학력자들에게 항거하는 양상으로 드러난다.그리고 또다른 한편으로는 ,고전을 면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이"날치기 건달"과 "지대 추구자들"에게 항거하는 양상으로 드러난다.이에 따라서 최근에는 노동 계급이 아니라.교육 수준이 낮고 어려움을 겪는 지방 사람들이 혁명적인 세력으로 등장했다.프랑스 대혁명 당시에는 역명 세력이 "귀족 바지가 없는 사람들(sans culottes)"이었지만,지금은 "멋지고 매력적인 데가 없는 사람들(sana cool)"이 혁명 세력으로 등장한 셈이다.그런데 이 사람들은 무엇에 분노하는 것일까?"

 

지금 우리 한반도에서 자칭 진보세력과 자칭타칭 보수 세력의 대결과 언쟁 형태를 보다보면 낯설지 않은(??)기괴함을 보게 된다. 한쪽은 근거고 검증이고 다 무시하고 자기편의적인 주장만 지르고 본다. 그러면 다른 한쪽은 상대편의 주장에 대한 비판에만 열을 올린다. 그러다보니 자기꼬리를 문 뱀의 형상이 되어버린다. 이제 양편을 구별할 수도 없을 뿐더러 그러고싶은 의욕도 사라진다. 그런데 그들은 진영에 상관없이 대개가 서울과 대도시에 사는 고학력자이자 자칭 윤리적 우월감에 취해있는 자들이다. 그들이 입을 열때마다 주장의 근거로 삼는 '국민이 원한다'는 말 속에 있는 '국민'은 자기 자신을 제외한, 자기보다 열세에 놓여있는 ,그래서 우월한 위치에 처한 자신이 은혜를 베풀어야 하는 무지몽매한 대상으로 전제되어 있다. "파란 녹이 낀 청동 거울 속"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고 참회하며 2020년을 마무리 하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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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이 궁금했던 저자가 오랜만에 모방송에서 공개class를 오늘부터 시작하고 있었다. 우연하게 소식을 접하고 시청한 강좌 제목은 <위기의 시대에 읽는 고전>이었다. 처음 제목을 보고 갸우뚱했었다. 내가 그간의 저자가 저술을 통해 보여준 성향을 잘못 파악하고 있지않은 한, '위기의 시대'라는 표현을 그렇게 쓸 것 같지 않았는데 싶었기때문이다. 1강에서 총10강으로 구성된 강의에 대한 개괄을 하면서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었다. 오늘 시청한 내용 중에 '고전이란 무엇인가'와 '고전은 어떻게 읽어야하는가'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기억에 남았다."고전은 굉장히 잘 만들어진 이야기이다","고전을 읽는 방법은 그저 읽는 것이다." 정도로 정리가 될 것 같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고전의 반열에 오르는 작품인 지 아닌 지는 잘 모르겠지만, 읽어보려고 부단히 애를 썼었다. 1998년에 전11권으로 완역본을 내놓은 국일출판사본을 붙잡고 숙제처럼 ,공부하듯이 끝까지 다 읽어보려고 애를 썼으나 ,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다 어느날 <갇힌 여인>이라는 제목에 끌려서 9권을 맥락없이 읽었다. 참 재밌었다. '그저 읽어'보니 읽을 수 있었다. 국일출판사본을 뒤로 하고 이제 몇 년을 기획하여 완역본을 내놓겠다 약속한 민음사본을 출간 때마다 구입하여 읽어보고 있다.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어쩌다보니 10권까지 구입하게 되었다. 그러니 어쩌겠나 다시 한번 '그저 읽어'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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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관심을 놓지않고 신간을 기다리는 저자 중에 이정철이 있다. 

그의 첫번째 책이 '대동법'이고 두번째 책이 '언제나 민생을 염려하노니'이다. 출간 순서대로.

그의 두번째 책에 대한 모 신문사의 백모 기자가 쓴 서평의 제목(질문)에서 가져온 문장으로 세번째 책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물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강구하여 내놓은 책이라고 저자가 밝히고 있다. 그리고 근래에 출간한 것이 '역사책에 없는 조선사'(공저)이다. 2010년-2013년-2016년-2020년. 2016년 저술 이후 저자가 앞으로 보일 향방이 궁금했다.그래서 신간소식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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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분야에서든 시대에 기록된 인물들의 생애를 읽어보는 일은 대단하다. 책장을 가득 채워주던 이 전기들을 비우고나니, 지난 세월이 일정 부분 잘려나간 기분이다. 기분탓이다.늘 기분이 문제다. 요즘 공간 정리,재생에 열을 올리다보니 가장 먼저 손을 대는 곳이 책장이다. 책들을 정리해 내놓는 일이 읽는일 만큼이나 에너지가 소모된다. 이제 이 책들에 관하여 내손에 남은

흔적은 정리노트 뿐이다. 어쩌면 또 그 노트들마저 정리할 때가 올 것이다. 어쩐지 무언가로 가득 차있던 지난 세월이 텅 비워지는 그런 느낌이다. 그래 기분탓이다. 내게 남은 건 훤한 공간이고 홀가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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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들이 있다 

 

 

보다 능숙하게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내면과 주변을 말끔히 정돈하고,

모든 사안에 대해 해결책과 모범 답안을 알고 있는 사람들.

 

누가 누구와 연관되어 있고, 누가누구와 한편인지,

목적은 무엇이고,어디로 향하는지 단번에 파악한다.

 

오로지 진실에만 인증 도장을 찍고,

불필요한 사실들을 문서세단기 속으로 던져버린다.

그리고 낯선 사람들은

지정된 서류철에 넣어 별도로 분류한다.

 

단 1초의 낭비도 없이

딱 필요한 만큼만 생각에 잠긴다.

왜냐하면 그 불필요한 1초 뒤에 의혹이 스며든다는 걸 알기에.

 

존재의 의무에서 해방되는 순간,

그들은 지정된 출구를 통해

자신의 터전에서 퇴장한다.

 

나는 이따금 그들을 질투한다,

ㅡ다행히 순간적인 감정이긴 하지만.

 

*** 돌이켜보면 내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한창 나이 때는 그들이 불편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들을 동경한다,'ㅡ다행히 순간적인 감정이긴 하지만'.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선집 『끝과 시작 』을 읽고 괜찮아서 이 시집도 읽어보았다. 만추 한가운데서 서성이다보니 자꾸만 시집들이 눈에 들어온다. 응축된 를 읽고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나한테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래선지 조금은 풀어진 이야기들을 담은 시들이 좋다. 이 시인의 시들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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