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들이 있다 

 

 

보다 능숙하게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내면과 주변을 말끔히 정돈하고,

모든 사안에 대해 해결책과 모범 답안을 알고 있는 사람들.

 

누가 누구와 연관되어 있고, 누가누구와 한편인지,

목적은 무엇이고,어디로 향하는지 단번에 파악한다.

 

오로지 진실에만 인증 도장을 찍고,

불필요한 사실들을 문서세단기 속으로 던져버린다.

그리고 낯선 사람들은

지정된 서류철에 넣어 별도로 분류한다.

 

단 1초의 낭비도 없이

딱 필요한 만큼만 생각에 잠긴다.

왜냐하면 그 불필요한 1초 뒤에 의혹이 스며든다는 걸 알기에.

 

존재의 의무에서 해방되는 순간,

그들은 지정된 출구를 통해

자신의 터전에서 퇴장한다.

 

나는 이따금 그들을 질투한다,

ㅡ다행히 순간적인 감정이긴 하지만.

 

*** 돌이켜보면 내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한창 나이 때는 그들이 불편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들을 동경한다,'ㅡ다행히 순간적인 감정이긴 하지만'.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선집 『끝과 시작 』을 읽고 괜찮아서 이 시집도 읽어보았다. 만추 한가운데서 서성이다보니 자꾸만 시집들이 눈에 들어온다. 응축된 를 읽고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나한테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래선지 조금은 풀어진 이야기들을 담은 시들이 좋다. 이 시인의 시들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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