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리 종활 사진관
아시자와 요 지음, 이영미 옮김 / 엘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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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8일>

* 아마리 종활 사진관 by 아시자와 요 - 소중한 사람에 대한 삶과 사랑이 기록되는 곳

*평점 : ★★★★반


나를 가리키는 숫자가 3의 후반을 달리고, 어느덧 4를 달게 되면서 죽음에 대해서 이제는 조금씩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의 죽음에 대해서는 아직은 바닷가 저 멀리에 있는 등대와 같으나, 어느새 70을 넘어선 내 소중한 엄마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 엄마의 나이도 나이지만, 8년 넘도록 병원에 계시니 더욱 그러하다.

은연중에 소중한 이와의 이별을 가슴에 그리고, 머리에 담아두고 있지만, 그것이 현실이 되지 말기를 바라고 있는 매일이다.

이런 생각으로, 이런 이유로 이 책을 집은 것은 아니었다.

일상에서의 작은 기적이 생기는 이야기가 담긴 소설일까?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만날 수 있는 일상의 판타지를 만날까 싶은 거였다.

그렇게 깊은 생각없이 읽게 된 「아마리 종활 사진관」..


(P. 16) 인생의 마지막에 많은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인데, 납득이 안 되는 사진이면 슬프잖아요.


하나는 할머니를 장례를 치른 후 할머니가 영정사진을 찍었던 '종활 사진관'을 찾는다.

할머니의 유언장에 엄마의 이름만 빠진 것에 충격을 받은 엄마를 위해 할머니의 발자취를 찾은 거였다.

아마리 사진관의 유메코와 도톤보리 그리고, 아마리와 유언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할머니가 엄마에게 남긴 봉투 하나를 받는다.

엄마 이름으로 남겨진 봉투.. 거기에 붙어있는 가치가 어마한 우표 한 개..

하나의 할버니는 유언마저도 퀴즈로 준비한 것이었다.

그렇게 할머니의 뒤를 따라 오게 된 사진관, 하나는 사진관의 헤어메이크업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취직한다.

삶 속에서 죽음을 만나는 곳, 사랑과 이별이 맞닿아 있는 사진관에서 네 가지의 미스터리하고도 기적같은 이야기, 우리 평범함 가족들의 이야기을 만난다.


(P. 150) 오해가 풀렸다고 떠난 가족이 되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멈춰 있던 시간은 다시 움직이게 할 수 있을지 모른다.

(P. 204) 똑같다. 내가 나를 용서할 수 없다. 어떻게 용서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정말로 용서받길 원하는 사람과 이제 두 번 다시 아무런 이야기도 나눌 수 없기 때문이다.


책 제목에 나온 '종활'이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몰라 검색을 해보니 '일본인들의 죽음 준비' 즉,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하기 위한 다양한 준비 활동'이란다.

아.... 이런 것도 있구나.

책을 읽기 전에는 그 뜻을 알고서도 그다지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누구나 죽음은 자신과는 먼 단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 싶다.

자꾸 삶과 죽음을 연결지어 생각하게 된다.

또, 소중한 사람의 떠남에 대해서도 남아있는 이들의 슬픔에 대해서도..

소중한 사람이어서 너무 가까운 내 가족이어서 남들에게보다 더 함부로 대하고 상처를 주는 일이 더 많다.

사랑하는 만큼 미움도 커지고, 서운함도 커지는 사이인 미묘한 관계의 '가족'이란 이름을 가진 작은 사회.

이들과 헤어지는 것에 대해 우리는 조금 더 깊이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나 역시 책을 덮으며 아니 책을 읽어 내려가며 자꾸만 엄마 생각이 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소중한 내 엄마와 죽음을 연결짓는다는 것은 마치 죄를 짓는 것 같고, 무척이나 정없는 사람같고, 마치 기다리는 사람인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만나야하는 이별이고, 슬픔이고, 눈물일 것이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 모습이 좀 더 좋은 모습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욕심이 아님을 느낀다.

고인을 회상하는 실마리가 된다는 '영정사진'...

'영정사진'을 미리 준비한다는 것이 현재 우리 정서상 맞지는 않다.

그럼에도 이 책을 보며 나는 생각한다.

나중에 엄마가 돌아가시면 우리 엄마는 어떤 사진으로 영정사진을 하지?

조금 더 좋은 모습이셨을 때 준비해놓을걸...하는 후회마저 들게 되었다.

엄마 역시 지금 병원에 있는 모습이 남아있는 이들에게 보여지는 마지막 모습은 아닐거라는 것을 알기에, 더욱 마음이 심란해진다.

엄마 당신마저도 지금의 모습이 당신 마음에 들지 않아 사진에 담기기 싫어하는 마음을 알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 책, 생각지도 않게 감동이다.

곱씹을 때마다 책의 구석구석마다 내 소중한 사람에 대한 애틋함이 생각나게 하고, 놓치고 지나가는 것들에 대해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한다.

'종활'.. 너무나도 가슴 아프게 하는 단어이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 이별하는 순간을 소중하게 기억하게 해 줄 수 있는 가치있는 단어이다.

소중한 사람이 있는 모든 이들이 내가 느꼈던 그런 감정을 이 책에서 느낄 수 있기를 바라본다.


<소중한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남겨줄 최고의 선물!>

<언제까지나 당신을 기억하게 해줄 '진정한 모습'이 담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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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시공 청소년 문학
최이랑 지음 / 시공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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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7일>

* 1분 by 최은영 - 살아남은 자들을 위한 이야기

* 평점 : ★★★★★


도서관의 서가를 둘러보다 눈에 띈 책 한 권.

제목도 너무나도 심플한 "1분".

심플한 제목처럼 표지도 그러하다.

회색빛이 나는 표지에 하얀색의 제목과 청소년문학이라 적혀있는 이 책.

두께도 얇아 부담없어 보여 집었고, 가볍고 쉬운 문장들로 짧은 시간에 다 읽어내렸다.

아이들이 보기에 어렵지 않은 문장이어서 좋았고,

두께도 부담되지 않아서 좋았고,

아이들의 이야기여서 아이들에겐 공감가는 이야기일 것 같아서 좋았고,

그렇게 좋고, 좋고, 좋았으나.......

내용이 주는 무게는 무거웠다.

읽는 내내 2014년의 사건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고,

그들을 이해한다면서 도대체 어떤 것을 이해하고 있었을까, 어떤 것에 공감하고 있었을까.. 생각하게 되어 더욱 슬펐고,

결국은 나역시 그 자신이 아니기에 안도하고 있었을거란 생각까지 들어 마음 쓰리게 스크래치가 났다.


오래 전 삼풍백화점의 붕괴사건을 모티브로 이루어진 이야기.

고등학교 1학년인 유수와 서연, 보미와 소혜는 단짝친구이면서 '써버'라는 그룹의 열성팬이다.

팬클럽 회원만을 위한 팬미팅 콘서트를 가기 위해 광풍클릭으로 표를 구한 유수와 서연 그리고 보미는 맨 앞에서 보기 위해 일찍 출발한다.

공연시간보다 일찍 간 서진타운은 냉방이 되지 않아 실내가 후덥지근했고, 화장실의 수도꼭지는 꽉 잠기지 않았으며, 지하철이 지나가는 것같은 가벼운 진동이 느껴졌지만 신경쓰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공연 입장이 되고, 서두른 덕분에 펜스근처 자리를 잡은 3명의 아이들.

갑자기 배가 아픈 유수, 앞자리를 놓칠 것에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화장실로 향한다.

유수는 귀가 찢어질듯한 굉음과 갑자기 밀려나오는 사람들에 밀렸고,거센 바람에 하늘을 날아 밖으로 떨어진다.

1분도 안 되는 그 시간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밖으로 날아간 유수, 그리고 친구들은...


책의 모티브는 붕괴사건이었으나 나는 세월호를 떠올렸고,

유수를 보면서 세월호에서 희생된 아이들이 아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남은 이들을 떠올렸다.

그랬다.

이 이야기는 그 경계에서 남겨져버린 그들의 이야기였다.

희생된 이들만큼이나 그들 역시 잔인한 일이었을 사건.

어쩌면 그들에게는 세상에 지낸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벅찰 수도 있을거라는..

그들에게는 그들이 의도하지 않은 자책감과 죄의식이 가득일 것인데..

그 지옥같은 현실에서 살아남은 것에 대해 절망하는 그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아무도 남아있는 그들을 돌아보지 않았다.

그들이 어떤 마음일지, 그들이 어떻게 지낼 수 있을지..

눈으로 보이는 곳의 치유와 보이지 않는 부분의 치유는 원활하게 이루어졌는지, 아니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아남은 그들에게도 우리는 무신경하면 아니되었었다.

너희 잘못이 아니라고..

너희는 살아서 너무 소중한 존재라고..

너희를 앞에 두고, 그만 하라느니 지난 과거라느니.. 그런 가슴에 박히는 말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견디게 해서 미안하다고..

그런 인정머리 없는 어른들과 다르다고 하면서 내가 아니어서 다행이야..라는 생각을 했었던 못난 어른이었다고..


(P.196) 유수는 그날의 일이 잊혀져 가는 게 눈물나도록 아프고 서러웠다. 그날, 거기에 간 사람이 바로 자신들일 수도 있는데.

그날, 거기에서 죽어 간 사람이 자신들의 가족일 수도 있는데. 사람들은 눈을 감고 귀를 막고 다른 얘기만 떠들어 댔다.

-- (중략) --

아무리 아우성을 쳐도 사람들은 모르쇠로 일관하려 했다. 그들은 언제까지 과거에 묻혀 살 거냐고, 빨리 털고 일어나 일상으로 돌아가야 이 나라가 산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P. 120) - 세상에 혼자는 없어. 마지막이라 생각되는 그 순간에도 너를 걱정해주는 한 사람, 진짜 네 편이 가까이에 있을 거야.

차근차근 주위를 살펴봐.

(P. 138) 무섭고 힘들다고 무조건 모르는 척하려고 했던 거. 생각할수록 머리가 깨질 듯 아파서 어렴풋이도 생각하지 않으려 했던 거. 심지어는 내 머릿속에서 그날의 기억을 똑 잘라 내고 싶어 했던 거. 깡그리 잊으려 발버둥 쳤던 거. 다 미안하다.

텔레비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그날의 이야기를 이제라도 해야 할 것 같아. 한 사람이라도 제대로 알 수 있게끔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끄집어내야 할 것 같아.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인 것 같아. 갑작스럽게 딴 세상으로 떠나 버린 너를 위해서라도 말이야.


재난과 같은 사고와 그 이후의 현 사회의 현실에서의 시선을 아이들의 관점으로 쳐다보고 생각하는 이야기여서 주제는 너무나도 슬프고 마음 무거워진다.

하지만, 아이들의 감정을 충분히 알아주고, 아이들과 공감이 될 수 있는 그러한 책이기에 아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더불어 그때 그 사고의 아이들에게도 손에 쥐어주고 싶어지는 책이다.

그들의 마음을 이렇게 위로해주는 책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다행이다.

그런 재난에 대해 희생당한 이들을 잊으면 안 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해주는 책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참, 이 책의 저자는 "최은영" 동화작가이다.

최은영 작가라 하면 단편소설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그 작가라 생각하기 쉽지만, 그 분과 다름을 짚고 넘어간다.

이 책의 저자는 동화작가이며, 저서로는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 <빨간 꽃>, <수요일의 눈물>등등 어린이 도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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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미 배드 미 미드나잇 스릴러
알리 랜드 지음, 공민희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2018년 1월 15일>

*굿 미 배드 미 by  알리 랜드 - 책을 읽으면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위로 여덟 계단, 그리고...

* 평점 : ★★★★반


'나무의 철학' 출판사의 미드나잇 스릴러시리즈 '굿 미 배드 미'

4백 페이지가 넘는 부담스러운 두께의 책이나, 망설임없이 손에 들었다.

12월에 같은 시리즈인 '마지막 패리시부인'을 너무 재미있게 본 영향이다.

새벽 2시에 읽기 시작했는데, 멈출 수가 없었다.

15살의 소녀가 겪은 일이 어떤 일인지 정확히 알아야 했다.

그것이 내가 가진 이중적인 면이라 해도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 했다.

사건의 진상이 나올 듯 나올 듯 애를 태웠다.

50쪽만 읽고 자다던, 100쪽까지만 읽고 자야겠다는, 나도 모르게 깜박 졸다 일어나 다시 읽기를 이어가는.. 출근하려고 일어나는 남편의 기상 시간과 함께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사건은 알게 되었고, 날은 새버렸고....

책 뒷표지에 적힌 책평에 이토록 공감된 책도 드물었고, 나역시 그 평가들에 깊은 동의를 했다.

"첫 장부터 주의를 집중시키며 마지막까지 불안을 내려놓지 못하게 한다." - 가디언

"책에 초강력 접착제를 잔뜩 발라놓은 듯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 선데이 익스프레스

특히나, 이 두 문장에는 더더욱..


15살의 애니는 아홉 명의 어린아이를 살해한 엄마를 경찰에 신고한다. 체포된 엄마의 재판에 증인으로 서게 된 애니는 재판전까지 임시 보호 가정에서 말리라는 이름으로 머물게 된다.

마이크 아저씨의 애정어린 관심과 그의 가정에 소속되고 싶은 말리지만, 피비는 말리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며 괴롭히고, 자신의 아버지에게 받는 관심을 질투한다.

말리는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했고, 엄마와 지냈던 과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며 불안하기만 했다.

아홉 명의 아이들을 죽인 엄마의 재판..

말리네 집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걸까?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었던 말리, 고통속에 갇힌 아이를 살리고 싶었던 말리..


 이야기의 진행에 맞춰 검정색의 페이지에 사건의 진실이 살금살금 수면 위로 올라온다.

위로 여덟 계단, 그리고 또 네 계단

문은 오른쪽에 있다.

라고 시작하는 진실...


위로 여덟 계단, 그리고 또 네 계단

문은 오른쪽에 있다.

'네가 누군지 받아들여, 애니!'

'너도 거기 있었잖아, 애니!'

애니, 애니, 애니....

책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

잔인하고 무서운 게임을 하는 놀이방이 맞은 편에 있는 계단 있는 그 곳이 얼마나 소름끼치게 무서울지...

나의 집에 계단이 없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읽으면서 불안하고, 그러면서도 미친듯한 가독성..

아직 어린 15살 소녀의 머릿속에서 미친듯 돌아가는 상황적응력과 판단력, 진실은 말했으나 약간의 말은 간직하는,

자신을 사랑한다 믿는 새로운 가족을 갖고 싶은 소녀의 소름 돋는 이야기..

착한 나, 나쁜 나.. 어떤 것이 진짜일까?

선과 악 중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

자신의 만족을 위해 엄마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한 아직은 미성숙한 여자아이..

말리는 엄마에게서 벗어나려고 했으나, 미워하면서도 사랑하는 엄마의 존재이며, 그건 바로 자신의 모습이었음을.. 알리가 없다.

더불어 아이에게 양육환경이 얼마나 영향을 많이 끼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부모의 행동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스캔되어 나온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이들에게 하는 말, 행동.. 

항상 조심해야겠다고, 항상 진실되어야겠다고..

내 부정적인 감정을 아이들에게 그대로 내보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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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패리시 부인 미드나잇 스릴러
리브 콘스탄틴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2017년 12월 20일>

* 마지막 패리시 부인 by 리브 콘스탄틴 - 나쁜 여자와 다 가진 여자의 심리게임

* 평점 : ★★★★


분위기가 19금을 연상케 하는 책이다.

제목도, 표지도..

야시시한 분위기가 풍기는 이 책에서 어떤 내용을 접할지 몰라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인데도 집어들기에 망설임이 없었다.

강렬한 첫 이미지 + 결말이 궁금하여 자꾸만 책을 넘기게 되는 흥미진진함이 가득한 책이다.

1부 앰버

앰버 패터슨은 자신이 패리시 부인이 되기를 꿈꾼다.

섹시하고, 멋지고, 돈이 많은 잭슨 패리시의 부인이 되기를 말이다.

앰버는 그렇게 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은 세운다.

잭슨이 좋아하는 장르를 공부하고, 패리시 부인의 지인이 되기 위해 부인의 죽은 여동생과 같은 병으로 죽은 여동생을 만들어낸다.

병원입원기록을 가지고 있고, 자로 잰 듯한 정확함, 흐트러짐 없는 생활, 사치스런 생활을 하는 대프니를 보며 자신이 누릴 수 없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

대프니의 가장 친한 친구, 친자매같은 관계를 만든 앰버는 잭슨 회사의 비서로 들어가고...

그의 눈에 들기 위해 치열하게 일을 꾸민다.

잭슨이 자신에게 올 수 있게 최선을 다하는 앰버.. 그렇게 그녀는 패리시 부인을 꿈꾼다.

그녀는 과거에 어떤 일을 저질렀을까?

2부 대프니 

동생의 병으로 힘든 이들을 위해 재단을 만들어 돕고자 한 대프니는 투자를 도와줄 수 있는 잭슨을 만나게 된다.

그녀의 힘든 부분들을 백마 탄 왕자처럼 나타나 해결해주는 잭슨에게 마음을 뺏기고, 둘은 빠른 결혼을 하게 된다.

행복한 결혼을 했다고 느꼈던 잭슨과의 결혼생활은 점점 힘들어지고, 아이를 가지고 협박을 하는 그가 사이코패스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모든 것을 조종당하는 그녀에게 앰버는 편하고 믿고 싶은 친구가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과거를 알게 되고 잭슨을 노려 자신에게 다가온 것을 알게 된 대프니..

그녀는 앰버를 이용하여 자유를 얻기로 계획한다..

그녀는 어떻게 될까?

(P.467) 그녀가 무슨 짓을 했기에 이런 상황을 감당해야 할까? 삶은 정말 불공평했다. 앰버는 모두 자신을 쓰레기처럼 보던 끔찍한 동네에서 탈출하려고 열심히 노력했다.그래서 인근에서 가장 부유하고 뭐든 가장 좋은 것에 둘러싸인 잭슨 패리시 부인이 되었다.

그런데도 계속 멸시를 당했고 쓰레기 취급을 받았다.

그녀는 자신에게 합당한 삶을 원할 뿐이었다.이 삶이 합당하다고는 생각지 못했다.

1부의 앰버 패터슨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녀의 뻔뻔함에 화가 났다.

허영이 차고 넘쳤으며, 피해망상증까지 깊었고, 모든 것을 자기 합리화 시키는 것이 사람을 들었다놨다 했다.

몇 페이지 넘기고 화를 가라앉히고, 또 보다가 속으로 욕 한 바가지 해주고..

이렇게 못된 나쁜 여자는 당분간 보질 못할 것 같다.

앰버의 빤히 보이는 계획과 거짓말에 넘어가는 잭슨을 보며 '속물같은 남자같으니..... 바보같은 남자같으니....'....라며 혀를 끌끌 차며 1부를 읽었는데, 바보같은 남자가 아닌 변태적인 나쁜 놈이라는 것을 2부에서 알게 된 이후 책읽기에 가속이 붙었다.

나쁜 여자와 나쁜 남자의 크로스란,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기에 이 둘의 관계가 궁금해져 책을 놓을 수가 없게 되버리는..

정말 짜릿한 스릴러소설이다.

앰버의 이야기를 읽다가 문득 '묻지마 폭력' 기사가 생각이 났다.

묻지마 폭행이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타킷이 되어 있는 것처럼 의도치 않았는데, 나의 살아가는 모습으로 그 누군가의 목표물이 될 수도 있다, 라는..

누군가의 손이 내 목으로 뻗어오고 있는데, 전혀 알 수 없다는 것.

자신과 상관없는 삶으로 들어가는 것을 전혀 죄책감 갖지 않으며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는 사이코패스가 사회 여기저기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두려워진다.


모든 이들에게 완벽한 커플로 보였던 잭슨과 대프니,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암흑인 줄 세상모르고 제 발로 걸어들어가는 앰버..

그들의 이야기는 3부로 나누어져 있고, 이야기마다 느끼는 감정이 판이하게 다르다.

1부, 2부, 3부를 읽으며 변화되는 감정선을 느끼며 읽으면 재미가 업이 될 것이다.

독자의 잠정선을 따라가도 재미있지만, 등장인물들의 감정과 모습의 이중성에 중점을 두고 읽어도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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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끄네 집 (양장) - 고양이 히끄와 아부지의 제주 생활기
이신아 지음 / 야옹서가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2017년 12월 16일>

* 히끄네집 by 이신아 - 히끄네집으로 초대합니다!

* 평점 : ★★★★


어렸을 때부터 동물이 좋았다.

21살때부터 불과 몇 년전까지 미니핀을 키우기도 했다.

오래오래 장수를 한 강아지였지만, 주인의 무책임으로 보살핌을 받지 못한 놈이었다.

노견이 된 그 넘을 그렇게 보내고, 반려동물을 키울 자격이 없음을 깊이 깨달았다.

그 후로는 길에서 만나는 개를 불러세운다.

이제는 길고양이들도 부른다.

그렇게 아는 척을 하며 다닌다. 살갑게 다가오는 놈은 쓰다듬어주고, 위태위태하게 도로를 지나다니는 놈은 위험하다고 조심하라고 소리쳐주고, 집없이 헤매는 것같이 보이는 놈은 마트로 달려가 소세지라도 사가지고 와서 주는..

그렇게 길에서 보이는 그 작은 생명들을 자격이 없어 살피지는 못하고 아는 체가 어찌 하고 있는 나다.

강아지, 성견, 고양이.. 부르는 데는 가리지 않지만, 개가 더 좋은 건 사실이다.


최근들어 고양이 책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어도, 특별히 읽어본 책은 없었다.

온라인 서점에서 자주 보이던 책이 도서관의 신간서가에 꽂혀 있어 빼보니 하얀 고양이가 표지모델이다.

음식을 바라보는 그 고양이 이야기를 앉을 자리가 없어 도서관 한 켠에 서서 읽기 시작했다.

길냥이에게 '히끄'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찾아올 때마다 챙겨주기 시작한 저자.

게스트하우스의 스탭으로 머물러 있는 제주도에 히끄를 가족으로 맞이하고 난 후 정착을 한다.

히끄와 살면서 그 전과 바뀐 일상들을 잔잔히 풀어낸다.

 

(P.39) 5년 전 제주에 처음 여행 왔을 때 가진 거라곤 배낭 하나뿐이었다. 배낭 하나 메고 여기 왔듯이, 언제든 그때처럼 다시 떠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살림 하나를 들일 때도 신중하게 고민했다. 짐을 늘리고 인연을 만드는 건 '언제든 떠날 사람'으로 사는 데 방해가 될 뿐이었다. 그런 내가 히끄를 키우기로 한 건 나름대로 중요한 결단이었다.

(P.93) 고양이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무엇을 먹는가가 중요하다. 사실 사료는 사람이 편하자고 개발한 음식일 뿐, 시간과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자연식을 만들어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손은 좀 가지만, 내가 먹을 음식과 히끄의 밥을 함께 만들어 나눠 먹는 시간이 참 좋다. 어떤 고급 식당 부럽지 않은 우리만의 만찬이니까.

(P.77) 하루에 한두 명만 묵을 수 있는 독채 민박이라 수입은 빤하지만, 적게 벌고 적게 쓰면 그뿐이다. 약속 없는 날이면 온종일 집에 있으면서 히끄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 그것이 민박집 주인으로 사는 삶의 가장 큰 장점이다.

(P. ) 우리가 나란히 서서 본 구름이 매일 달랐던 것처럼, 똑같아 보이는 일상도 나날이 미묘하게 다른 빛깔로 채워지고 있을 것이다. 그 소중한 순간을 붙잡아두고 싶어서 매일 하늘을 찍는다.

(P.99) 히끄를 키우면서 다마고치가 자주 생각났다. 고양이도 매일 밥을 주고, 화장실 청소를 하고, 장난감으로 놀아줘야 하는데 모두 중요한 일이어서 한 가지도 미룰 수 없다. 다마고치 속의 동물처럼 모든 생명체는 주변 환경에 따라 변화한다.

그래서 히끄가 아프면 '내가 뭘 소홀히 했을까?'하는 자책감이 먼저 든다. 대부분의 시간을 히끄와 집에 함께 있는 만큼, 더 세심하게 살피고 잘 키워야 한다는 강박도 있다. 이건 집사의 숙명이지 싶다.

(P.171) 나는 비혼주의자가 아니다. 오히려 행복한 가정을 꾸미는 게 오랜 꿈이었다. 하지만 집안과 집안이 만나는 결혼이 아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결혼을 하고 싶어서 신중할 뿐이다.


'히끄네집'의 키포인트는 해시태그이지 싶다.

히끄아부지의 센스가 돋보이는... 사진아래 달린 그 해시태그를 보며 마음속으로 참 많이 웃었다.

해시태그 읽는 재미에 책장이 훌훌 넘어간다.

- 롤렉스부럽지않은 / 아니조금부러운 / 냥렉스 / 토끼풀목걸이를한소년 / 도도해진표정 / 시선은45도유지

- 가!가라냥 / 우린이루어질수없다냥 / 날잊고새출발하라냥 /  힝_어떻게사랑이변하냐개 / 호삼무룩 / 단호박히끄


오후에 남편이 퇴근을 하면 시댁을 가야 하는 일정이 있어 책반납할 겸 들른 도서관이어서 조금만 읽다 가자.. 싶었다.

한 장 두 장 넘기다 보니 히끄아부지와 히끄의 일상을 알아가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잠깜만 서서 읽자던 것이 30분이 넘어가니, 들고 있던 가방을 내려놓는다. 1시간이 지나니 슬슬 빈자리를 찾아간다.

자리에 자리잡고 히끄네집을 다 보고야 말았다.

뒤로 갈수록 히끄는 사랑스러운 히끄무레한 고양이였다. 어찌나 표정이 다양한지..

저 모습에 언제나 떠날 준비를 하던 주인공은 그를 가족으로서 받아들였을거다.

히끄와 스스로 고양이집사라 자칭하는 히끄아부지를 보며 다시 깨닫는다.

생명의 귀함을, 좀 더 나은 우리가 같이 살아가야 하는 생명가진 모든 것들을 위해 어떠한 마음으로 대해야 할지...

그들의 생명이 짧을지 길지는 그 누구도 모르지만, 그들 역시 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자격이 있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하루가 멀다하고 동물학대, 아동학대등등.. 잔인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인간이 함부로 할 수 있는 생명은 단 하나도 없다.

나보다 약한 존재를 괴롭히거나 학대하는 것은 살아있는 생명을 가졌다고 할 수 없다.

길에 내몰린 작은 생명으로 힘을 얻고 중심을 잡았다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보며 세상은 서로와 서로에게 -사람이 사람에게, 동물이 사람에게- 알게, 혹은 알지 못하는 사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이 서로에게 의지하며 따뜻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사회라 믿는다.

히끄와 히끄아부지의 서로 의지하며 사는 모습이 이 추운 겨울, 호주머니의 작은 핫팩처럼 다가온다.

이 온기가 동네방네 스며들어라...

마지막 문장에서까지 작은 고양이 '히끄'에 대한 정성과 진심이 넘칠만큼 가득한 '히끄네집'이다.

 '나와 함께여서 오늘도 행복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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