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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코딱지 코지 ㅣ 웅진 우리그림책 95
허정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평점 :
아이들이 코딱지를 알게 되면서 자꾸만 코에 손이 가는건 지저분하다고 이야기를 해도 소용이 없네요. 손가락이 쏙 들어갈만큼의 작고 동그란 구멍이 두개나 있으니 콧구멍을 후비는 재미와 꼬딱지를 떼어 내는 순간의 쾌감을 잊을 수 없는거겠죠.
그래서인지 코딱지 시리즈 책을 처음 보여줬을때 "아, 더러워!" 라고 말하면서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재미있어서 깔깔대며 보던 아이들의 모습이 기억나네요.
이번에 보게 된 <나는야 코딱지 코지>는 서영이의 왼쪽 콧구멍 깊숙한 곳에 살고 있는 코지의 이야기에요.
코지는 매일 똑같은 콧속 생활이 지루해져 코털 숲 탐험을 떠나게 되요. 콧구멍을 타고 들어오는 맛있는 냄새에 군침을 삼키고 있는데 갑자기 서영이의 손가락이 불쑥 들어와 이리저리 콧구멍을 휘저었고, 코지는 도망을 다니다 서영이의 손가락에 붙어 온 코딱지 코비와 만나게 되었어요.
코비에게서 바깥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코지는 밖으로 나가려고 마음을 먹고 서영이의 손가락이 다시 오기를 기다려요.
목욕을 하고 옷을 멋지게 차려입고 선글라스도 끼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지만 손가락은 오지 않았고, 코비는 그런 코지를 돕기로 해요. 코털을 힘껏 잡아당기고, 콧속 이곳저곳을 간질렀지만 재채기만 나오고, 콧물이 나와 콧물 바다가 되었어요.
과연 코지는 바깥 세상을 탐험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흔히 지저분하다고 생각하는 코딱지를 클레이로 귀엽게 표현하고, 콧구멍 속의 코털 숲을 다양한 색들의 싱싱한 풀들로 표현하고 있다니 매 장면마다 눈을 뗄 수가 없네요.
또 지루함에 온몸을 배배 꼬고, 맛있는 냄새에 콧구멍을 벌렁거리고, 무섭고 겁에 질리고, 서영이의 손가락을 기다리며 설레하는 모습까지 매우 다양한 표정들이 클레이로 만들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생동감있고 익살스럽게 표현하고 있어 그림을 보는 재미가 매우 큰 책이에요.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로 흘러가는, 사고의 루틴을 뒤흔드는, 그래서 더 상상력을 유도하는 그림책이라 우리 아이들이 더욱 즐겁게 볼 수 있었던 책이었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