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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장막* 서편의 유럽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에서 문학 전통은 여전히 지배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 (옮긴이 주) 철의 장막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블록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 블록을 가르는 상징적인 경계를 지칭하는 말로, 그 서쪽은 자본주의 블록에 속한 유럽을 의미한다. - P19
신중하게 선별된 문학 전통에기초한 교육에는 몇 가지 분명한 장점이 있다. 전체 인구 중 5~10퍼센트에 해당하는 교양 있는 사람들과 그 밖의 사람들 사이의 구분은 신사 숙녀의 대화에서 거의 자동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 P19
이론적으로만 따지면, 언어와 그리스·로마 문학 위주의 교과 과정을 갖춘 특별한 학교에서 8년 내지 9년 동안 열심히 공부하는 것으로 그 비용을 지불하면 되는 것이다. - P20
지난 한 세기 동안 이러한 교육 방식에 대한 비판이 가끔씩 제기되곤 했다. 교과 과정에서 물리과학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고 그러한 주장은 보통 고전어 대신 현대어를 가르치자는 요구와 결합되었다. - P20
과학에 대한 비과학자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 방법 개선책에는 거의, 어쩌면 조금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 P21
미국에서는 유럽식 문학 전통을 기초로 한 교육이 거의100년 전에 사라졌다. 더 정확히는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해야 할 것이다. - P21
그러나 오늘날 미국과 유럽의 학교에서 얻은 경험은 과학 공부를 문학이나 예술, 음악 공부와 같은 기반 위에 올려놓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 주었다. - P22
학교나 대학에서 한 과학 공부와 문학 공부가 학생의 머리에 똑같은 종류의 잔여물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분명하다. (중략). 물론, 자연과학에서 사례를 뽑을 필요는 없다. - P23
이는 서구 문화가 과학을 소화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루이 14세시대에 과학 아카데미가 세워졌을 당시에는, 교양 있는 사람이 과학의 새로운 발견과 새로운 이론에 접근하기가 오늘늘보다 훨씬 쉬웠다. - P23
오늘날에도 비슷한 방식의 시도는 적지 않았지만, 극복해야 할 장애물은 해가 갈수록 커져 갔다. 화려한 탁상 실험은 더 이상 과거처럼 교양 있는 청중을 깜짝 놀라게 하거나 즐겁게 해 주지 못한다. 대규모 공학은 거의 매일 그것을 능가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 P24
과학과 공학을 훈련받은 뒤 과학의 진보에 관한 전반적인 동향을 파악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훌륭한 잡지가 몇몇 나와 있으며, 가끔 유용한 책이 출판되기도 한다. - P25
지난 10~15년 동안 미국 대학에서는 교과 과정 내 물리과학과 생명과학의 자리에 대한 관심이 점점 증가했다 - P25
지구 중심의 아리스토텔레스적 우주에서 코페르니쿠스적 우주로의 변화가 서구 문화에 미친영향은 누구나 알고 있다. 쿤 교수는 과학사의 한 사건을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천문학 분야 자체와는 동떨어진 학자들의 태도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가 다시 그것에 영향을 준 일련의 연결된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 P27
그보다 나는 이 책이 제시한 과학에 대한 접근이, 미국 문화에서 과학 전통이 문학 전통과 나란히 설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접근이라는 확신을 표명하고자 한다. - P28
내가크게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그는 과학이 우리 시대의 문화에 동화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브라이언트 코넌트 - P28
1장. 고대의 2구체 우주
코페르니쿠스와 근대적 정신코페르니쿠스 혁명은 사상의 혁명, 즉 우주에 대한 관념과 인간과 우주의 관계에 대한 관념에서 일어난 변화였다. - P3
1543년,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Nicolaus Copernicus)는 천문학 이론의 정확성과 단순성을 증가시키기 위해 종전까지 지구에 부여되었던 많은 천문학적 기능들을 태양에 넘겨주자고 제안했다. 그의 제안 전까지 지구는 별과 행성의 운동에 대한 천문학자들의 계산에서 고정된 중심이었다. - P3
그러나 천문학의 혁신은 그 혁명의 유일한 의미가 아니다. - P4
17세기 동안, 코페르니쿠스 천문학과 다른 과학들 사이의 화해 과정은 현재 과학혁명으로 알려진 전반적인 지적 격동의 주요한 원인이었다. - P4
이 책은 코페르니쿠스 혁명의 이러한 완전히 분리되지않는 세 가지 - 천문학적, 과학적, 철학적 의미 모두를 다-룬다. - P5
코페르니쿠스 혁명은 그것의 과학적, 역사적 귀결 덕분에 과학사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매력적인 사건에 속한다. 그러나 이 혁명은 그 특정한 분야를 초월하는 또 하나의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 P7
과학의 근본 개념들이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것은 과학을 부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각각의 새로운 과학 이론은 선행 이론에 의해 제공된 지식의 단단한 핵심을보존하고 거기에 무언가를 덧붙인다. - P8
과학은 오래된 이론을 새로운 이론으로 대체하면서 진보한다. - P8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은 여러 면에서 전형적인 과학 이론이기 때문에, 그 역사는 과학적 개념들이 발달하고 선행개념을 대체하는 과정을 일부 보여 줄 수 있다. 그러나 과학외부에 미친 영향을 놓고 볼 때,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은 전형적이지 않다. - P9
원시 우주론 속의 하늘
이 책의 대부분은 천문학적 관찰과 이론들이 고대와 근대초의 우주론적 사고, 즉 우주의 구조에 대한 인간의 이해 방식에 미친 영향을 다룰 것이다. - P10
원시 우주론에서, 하늘은 단지 땅의 경계를 제공하기 위해 개략적으로만 그려진다. 그곳은 신비스런 인물들로 채워져 그들에 의해 움직이고, 그들의 영적 서열은 보통 당면한 지상의 환경으로부터의 거리와 함께 올라간다. - P11
이집트와 비슷한 우주론의 단편들은 인도와 바빌로니아처럼 기록이 남아 있는 모든 고대 문명에서 발견될 수 있다. 현대의 인류학자들이 조사한 현대 원시 사회들에서도 다른원시 우주론들이 나타난다. - P13
우주론에 의해 충족되는 심리적 요구는 상대적으로 균일하지만, 이러한 요구를 충족해 줄 수 있었던 우주론은 사회마다 또는 문명마다 엄청나게 달랐다. - P13
적어도 최근 세기에 우리는 더 기계적인 설명을 고집해 왔다. 더더욱 중요하게, 지금 우리는 우주론이 자연의 행동에 대한 많은 세부적인 관찰들을 설명할 수있어야만 그에 만족할 것이다. 원시 우주론들은 자연이 작동하는 개략적인 스케치에 불과해서, 그 작동의 극히 일부분만이 우주론에 통합되어 있다. - P14
우주론이 심리적으로 만족스러운 세계관뿐 아니라 매일의 일출 위치 변화와 같은 관측 현상에 대한 설명도 제공해야한다는 요구는 우주론적 사고의 힘을 엄청나게 증가시켰다. - P14
그것은 현대인으로 하여금 우주론의 건설을 천문학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에게 위임하도록 했는데, 그들은 현대 우주론이 믿을 만한 것이 되기 위해 만족해야 하는 수많은 상세한 관찰들을 알고 있다. - P15
(전략). 그것들은 다음과 같은 천문학자의 질문들에 아무런 답도 제공하지 못한다. 은하수, 태양, 행성 목성은 얼마나 멀리 있는가? 이러한 빛의 점들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후략). - P16
태양의 겉보기 운동
기원전 1000년 이전부터(아마도 훨씬 전부터), 바빌로니아인들과 이집트인들은 태양의 운동에 대한 체계적인 관측을 시작했다. (중략), 그러한 막대를 그노몬(gnomon)이라 불렀다. - P17
기원전 첫 천년동안, 바빌로니아인, 이집트인, 그리스인, 로마인들은 태양일(solar day)을 더 작은 간격으로 잘게 나누기 위해 원시적인 지상 시계, 특히 물시계를 사용했는데, 이로부터 우리의 현대적 시간 단위인 시, 분, 초가 유래했다.*
* 천문학적인 목적에서 별들은 태양보다 더 편리한 시계를 제공한다. 그러나 별에 의해 정해지는 시간 척도에 따르면, 겉보기 태양일의 길이는계절에 따라 거의 1분 가까이 달라진다. 고대의 천문학자들은 겉보기태양 시간의 이러한 작지만 중요한 불규칙성을 알고 있었지만, 여기서는 이를 무시할 것이다. 이러한 변동의 원인과 그것이 시간 척도의 정의에 미치는 영향은 상세 부록의 1절에서 다룬다. - P19
지점(solstices)과 분점(equinoxes)의 현대적 이름들이가리키듯이, 지평선을 따라 일출이 앞뒤로 오락가락하는운동은 계절의 주기에 대응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고대인들은 태양이 계절을 지배한다고 믿었다. - P21
태양의 일간 운동이 하루를 정의해 주듯이, 계절 순환의길이-춘분과 다음 춘분 사이의 간격-는 기본적인 달력의 단위인 1년을 정의해 준다. 그러나 1년은 하루보다 측정하기 훨씬 더 어려운 단위였기 때문에, 유용한 장기 달력에 대한 요구는 천문학자들에게 지속적인 문제를 야기했으며, 16세기에 불거진 그 문제는 코페르니쿠스 혁명에서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 - P22
그러나 계절의 순환에 필요한 날은 정수가 아니다. 365일로 이루어진 1년 또한 너무 짧았고, 40년 후 이집트 달력은 계절과 10일이나 어긋나게 되었다. - P23
위에서 논의한 모든 관찰은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천문학자에게 보였을 태양의 모습을 근사적으로 보여 준다. - P24
이집트의 최남단 지역에서 그노몬의 그림자가 보여 주는 연간 운동은 그림 3에 그려진것과 같다. 남쪽으로 더 멀리 또는 북쪽으로 더 멀리 여행한다면 태양의 운동에 관한 또 다른 변칙적인 관찰들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고대에 관찰되지 않았다. - P25
별
별들의 운동은 태양보다 훨씬 단순하고 더 규칙적이다. 그러나 그 규칙성은 그렇게 쉽게 인식되기 어려운데, 왜냐하면 밤하늘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를 위해서는 반복되는 연구에서 별이 하늘 어디에 보이든 각각의 별을 골라내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P26
현대 천문학자들이 사용하는 대다수 별자리들의 이름은고대의 신화 속 등장인물을 따서 지어졌다. 어떤 것은 바빌로니아의 쐐기문자 점토판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데, 그 몇몇은 기원전 3000년경에 만들어졌다. - P27
아마도 고대의 양치기나 길잡이는 매시간 하늘을 쳐다보며 정말로 그에게 익숙한 신화 속 등장인물들을 ‘보았을 수도 있다. 가끔 우리가 구름이나 나무의 윤곽에서 사람 얼굴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 - P28
그림 5는 별의 운동에 대한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을 보여 주고 있다. 하늘을 수놓은 별자리들과 별들이 하늘을 함께 도는 동안, 북극성은 정말 거의 움직이지 않은 채로 있다. - P30
북반구의 중위도 지역에서 천극은 정북 방향의 지평선에서 대략 45° 위에 있다(극의 고도는 관찰자의 위도와 정확히 같으며, 이는 위도를 측정하는 한 방법이 된다). 따라서 극에서 45° (또는 관찰자의 위치에서 극의 고도) 안에 있는 별들은 지평선 아래로 절대 떨어지지 않으며 맑은 밤이면 어떤 시간에도 볼 수 있다. - P33
(전략). 그 별들은 밤 내내 항상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별들은 극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그 일주권의 점점 더 적은 부분이 지평선 위에 남게 되며, 그 경로의 볼 수 있는 부분을 원의 일부로 인식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 P35
정동과 정서에서 뜨고 지는 별들은 여전히 지평선의 같은 지점에서 나타나고 사라지지만, 남쪽으로 갈수록 그 별들은 지평선에 더욱더 수직에 가까운 선을 따라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며, 최대 고도에 도달한 별은 더욱더 관찰자의 머리 바로 위에 있게 된다. - P37
움직이는 별로서의 태양
별과 천극은 매시간 그리고 매일 밤 같은 상대적 위치를 유지하기 때문에, 하늘의 지도, 즉 별자리 지도 위에서 영구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 P38
그러나 별자리 지도는 별처럼 항상적인 상대 위치를 유지하는 천체의 위치를 찾는 것 외에도 다른 용도가 있다. 별자리 지도는 달이나 혜성, 행성처럼 별들 사이에서 그 위치가 천천히 변하는 천체의 운행을 묘사하는 데도 사용할 수있다. - P41
그림 9는 한 달 동안 계속해서 저녁마다 관찰되는 태양의 위치를별자리 지도상에서 보여 주고 있다. 태양은 잇따른 두 번의 관찰 동안 지도의 같은 위치에 있진 않지만, 멀리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 P42
만약 태양의 위치를 날마다 표시해서 저녁마다 계속되는 위치를 표시한 그 점들을 연결하면, 1년 뒤에 [처음의 점괘 다시 만나는 부드러운 곡선이 만들어진다. 이것은 황도라 불리는 곡선으로, 그림 8의 별자리 지도상에서는 점선으로 그려져 있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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