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아이들을 화성에 보내겠습니까?"
첫아이인 당신 딸이 열 살이 되었을 때, 원대한 꿈을 가진 생면부지의 억만장자가 최초의 화성 영구 정착지에서 살아갈 사람들 중 한 명으로 그 아이를 선택했다고 상상해보라. (중략). 무조건 반대하기 전에 당신은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기로 한다. 그 임무에 어린이를 모집하는 이유는 어른보다 화성의 특이한 조건, 특히 작은 중력에 더 잘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5
당연히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지구로 돌아온다는 기약도 없이 어린이를 화성으로 보낸다는 이 계획은 완전히 미친 짓으로 보인다. 도대체 어느 부모가 이를 허락하겠는가? 이 계획을 추진하는 회사는 화성에 대한 우선권을 놓고 다른 회사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지도자들은 아동 발달에 관한 세부 내용은 전혀 모르고, 아동의 안전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심지어 회사는 부모의 승인을받았다는 증명도 요구하지 않았다. 어린이가 부모의 승인을 받았다는 칸에 체크만 하면, 그 어린이는 화성으로 날아갈 수 있다. - P17
새천년으로 넘어올 때, 미국 서해안의 테크 회사들은 급속하게 성장하는 인터넷을 이용해 세상을 확 바꾸어놓을 제품들을 만들었다. 기술 낙관주의가 널리 퍼지면서 이 제품들은 우리의 삶을 더 쉽고 더재미있고 더 생산적으로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되었다. - P17
하지만 기술 산업은 단지 어른의 삶만 변화시킨 것이 아니었다. 아동의 삶까지 변화시켰다. 1950년대 이래 아동과 청소년은 텔레비전을 많이 보아왔지만, 새로운 기술들은 이전의 그 어떤 것보다도 휴대하기 쉽고 개인화되고 매력적이었다. 부모들은 이 사실을 일찍부터 알아챘는데, 나는 2008년에 두 살짜리 아들이 내가 처음 산 아이폰의터치 앤드 스와이프 touch-and-swipe 방식 인터페이스에 통달했을 때 그것을 알아챘다. - P18
회사들은 자사 제품이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거의 혹은 전혀 하지 않았고, 그러한 영향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 어떤 데이터도 제공하지 않았다. 그 제품들이 아동과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증거가 점점 쌓이자, 회사들은 주로 부인과 애매모호한 설명과 홍보에 열중했다.³ - P18
주
머리말 "아이들을 화성에 보내겠습니까?"
3. 예컨대 프랜시스 하우건이 페이스북 파일에서 폭로한 내용에 대한 메타의 다음 반응을 보라. Zuckerberg, M. (2021, October 5). Facebook.www.facebook.com/zuck/posts/10113961365418581. 또한 인스타그램 사용이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정신 건강에 긍정적‘이라는 마크 저커버그의 주장에 대한 나의 반박도 참고하라. Fridman. L.(2022, June 4. Jonathan Haidt: The case against social media. Lex Fridman Pod-cast #291 (video), YouTube, www.youtube.com/watch?v=fOun-11L8Zw&ab_chan-_ncl=LexFridman, - P439
지금까지 테크 회사들에 가한 법적 제약은 어떤 것이 있을까? 미국에서 실행된 주요 제약은 1998년에 제정된 ‘아동 온라인 프라이버시 보호법 Children‘s Online Privacy Protection Act‘으로, 이것은 결국 대다수 나라도 채택한 규범의 기준이 되었다. 이 법에 따르면, 13세 미만 아동은 계정을 개설하면서 자신의 데이터와 일부 권리를 회사 측에 제공하겠다는 계약에 서명하려면 반드시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인터넷 성인‘의 유효 연령이 만 13세로 정해졌는데, 아동의 안전이나 정신 건강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이유들로 그렇게 되었다.⁵ - P19
5. 아동 온라인 프라이버시 보호법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다음을 참고하라. Jargon, J. (2019, June 18). How 13 became the internet‘s age of adulthood. WallStreet Journal. www.wsj.com/articles/how-13-became-the-internets-age-of-adulthood-11560850201. 2023년에 갑자기 양당 모두 소셜 미디어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는 데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특히 캘리포니아주와 유타주가 주목할 만한노력을 기울였으며, 미국 의회에서 여러 가지 법안이 통과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10장에서 다룬다. - P439
일부 회사는 담배와 전자담배 산업 회사들처럼 행동하는데, 자사제품을 중독성이 매우 강한 형태로 설계한 뒤 미성년자 대상 마케팅을 제한하는 법을 요리조리 피해가려고 한다. 이 회사들의 행태는 유연 가솔린 사용 금지에 저항한 석유 회사들의 행태에 비교할 수 있다. - P20
물론 오늘날의 거대 소셜 미디어 회사와 20세기 중엽의 거대 담배회사는 큰 차이가 있다. 소셜 미디어 회사는 어른에게 유용한 제품을 만들면서, 정보와 일자리, 친구, 사랑, 섹스를 찾는 일을 돕고, 쇼핑과 정치적 조직 활동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하고, 수천 가지 방법으로 삶을 더 편리하게 해준다. 대다수 사람은 담배 없는 세상에서살면 행복할 테지만, 소셜 미디어는 담배보다 훨씬 가치 있고 유용하며 심지어 많은 어른이 애호한다. - P20
하지만 미성년자에게도 똑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다. 뇌에서보상을 추구하는 부분은 일찍 발달하는 반면에, 전두피질(자기 통제와 만족 지연, 유혹에 대한 저항에 필수적 역할을 담당하는 부분)은 이십대중반이 되어야 완전히 발달하며, 사춘기 직전의 아동은 발달 과정에서 특히 취약한 시기에 있다. - P20
이 책은 밀레니얼 세대(1981~1995년에 태어난) 다음 세대인 1996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⁹ 이른바 Z세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들려준다. - P21
9. 퓨 연구 센터는 1997년을 Z세대가 태어난 첫해로 꼽지만, 나는 1997년은 조금 늦다고 생각한다. 2014년에 캠퍼스에 들어온 대학생들 사이에서 이미 새로운 행동들이 분명히 나타났다. Parker & Igielnik (2020)를 참고하라. 진 트윙이는 1995년을 1세대‘가시작된 첫해로 꼽았다. 나는 절충안을 취해 1996년을 Z 세대의 첫해로 선택했다. 물론각각의 세대를 구분하는 명확한 경계선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웰이가 2003년에 출판한 책 『제너레이션 세대란 무엇인가? Generations』에서 보여주었듯이 각각의 세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 P440
Z세대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돌려 흥미진진하고 중독성이 강하고 불안정하며, 그리고 (곧 보여주겠지만) 아동과 청소년에게 부적절한 대체 우주로 오라고 유혹하는 ‘포털‘을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면서 사춘기를 보내는 역사상 최초의 세대가 되었다. - P22
따라서 2세대는 급진적인 새로운 성장 방식, 즉 인류가 진화한 소규모 공동체의 현실 세계 상호 작용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에서 성장하는 방식을 시험하는 대상이다. 이것을 ‘아동기 대재편Great Rewiringof Childhood‘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이것은 마치 이들이 화성에서 성장하는 첫 세대가 된 것과 비슷하다. - P23
아동기 대재편을 초래한 근본 원인은 단지 아동의 일상과 마음에 큰영향을 미치는 기술 변화에만 있는 게 아니다. 여기에는 두 번째 원인도 있다. 아이를 과잉보호하고 현실 세계에서 아이의 자율성을 제약하려는 추세가 바로 그 원인인데, 이것은 좋은 의도에서 시작되었지만 결국은 파국적 결과를 낳은 변화였다. - P23
* 내가 이야기한 과잉보호와 기술 사용, 정신 건강 추세들은 영어권 국가들인 미국,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모두에서 대체로 비슷한 방식으로 거의 같은 시기에 일어났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훌륭한 증거가 있다(Rausch & Haidt, 2023, March 참고). 나는 서양의 선진국 대부분 혹은 전부에서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주의와 사회적 통합수준과 그 밖의 문화적 변수에 따라 차이는 있을 것이다. 나는 전 세계의 나머지 지역들에서 진행된 연구들을 수집하고 있으며, 그 나라들에서 일어나는 추세에 관한 글을 ‘애프터바벨After Babel 서브스택Substack(작가가 자신의 글을 게시하는 온라인 구독 기반 서비스 플랫폼)에 올릴 것이다.-원주 - P24
나는 1980년대를 ‘놀이 기반 아동기‘에서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로 전환이 시작된 시기로 간주하자고 제안하는데, 이 전환은 대다수청소년이 스마트폰을 소유한 2010년대 중반에 가서야 완료되었다. - P24
그래서 이 책에서는 연령대를 다음과 같이 분류하려고 한다.
아동: 0~12세. 청소년: 10~20세. 십대: 13~19세. •미성년: 18세 미만인 모든 사람. 나는 가끔 ‘아이kid‘라는 단어도 사용할 텐데, ‘미성년‘보다 덜 공식적이고 덜 전문적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 P25
아동과 청소년의 나이에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의도적이다. 10~12세 아이는 아동과 청소년 사이의 영역에 있으며, 그래서 흔히 ‘트윈tween‘이라고 부른다.(이 시기를 ‘초기 청소년기early adolescence‘라부르기도 한다.) - P25
이 책에서 내가 주장하려는 핵심은 1996년 이후에 태어난 아동이 불안 세대가 된 주요 원인이 이 두 가지 추세현실 세계의 과잉보호와 가상 세계의 과소 보호에 있다는 사실이다. - P26
여기서 몇 가지 용어를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후략).
1. 체화된 embodied 방식으로 일어난다. (후략). 2. 동기화된synchronous 방식으로 일어난다. (후략). 3. 주로 일대일 또는 일대다 방식의 의사소통으로 일어나며, 한순간에 단 한 가지 상호 작용만 일어난다. 4. 진입과 퇴출이 높은 공동체 내에서 일어난다. (후략). - P26
이와는 대조적으로 ‘가상 세계‘는 불과 지난 수십 년 동안 전형적으로 나타났던 다음 네 가지 특징을 지닌 관계와 사회적 상호 작용을가리킨다.
1. 비체화된disembodied 방식으로 일어난다. 이것은 몸이 필요 없고 오직 언어만 필요하다는 뜻이다. (후략). 2. 비동기화된 asynchronous 방식으로 일어나며 그 정도가 매우 심한데, 주로 텍스트 기반 게시물과 댓글을 통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영상 통화는 동기화된 방식으로 일어난다.) 3. 수많은 잠재적 청중을 상대로 방송을 하면서 일대다 의사소통이 아주 많이 일어난다. 다중 상호 작용이 병렬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다. 4. 진입과 퇴출 장벽이 낮은 공동체 내에서 일어난다. 그래서 기분이 나쁘면 상대방을 차단하거나 그냥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 공동체는 오래 지속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으며, 관계는 보통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 P27
*성별에 대한 주석이 약간 필요할 것 같다.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는 (평균적으로) 서로 다른플랫폼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며, 경험하는 정신 건강과 정신 질환의 패턴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 책에는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를 따로 구별해 추세와 과정을 다루는 내용이많다(특히 6장과 7장). Z세대 사이에서 논바이너리non-binary(남성과 여성 둘로만 분류하는 기존의 이분법적 성별 구분에서 벗어나는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논바이너리 젊은이의 정신 건강이 또래 남성과 여성보다 훨씬 나쁘다고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여럿 있다(Price-Feeney et al., 2020 참고). 이 집단에 대한 연구는 역사적으로도 그렇지만 현재도 드물다. 나는 기술이 논바이너리 젊은이에게 특별히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하는 연구들이 진행되길 기대한다. 이 책에서 제시한 연구들은 대부분 모든 청소년에게 적용된다. 예를 들면, 네 가지 기본적인 해악은 성 정체성에 상관없이 모든 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친다. - 원주 - P29
소셜 미디어 사용은 정신 질환을 초래하는 원인인데, 나는 그런 일이 일어나는 여러 가지 방식을 보여주는 경험적 증거를 제시할 것이다. 또 남자아이들이 조금만 다른 경로를 택하더라도 정신 건강이 어떻게 나빠질 수있는지 설명한다. 아동기 대재편이 어떻게 이륙 실패failure to launch‘ 비율을 증가시키는지 보여줄 것이다.(여기서 이륙launch‘이란 청소년기에서많은 책임이 따르는 성인기로 무사히 전환하는 것을 가리킨다.) - P30
나는 임상심리학자나 미디어 연구자가 아니라 사회심리학자이다. 하지만 청소년의 정신 건강 붕괴는 한 분야의 관점으로만 바라보아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긴급하고도 복잡한 주제이다. 나는 도덕성과 감정과 문화를 연구한다. - P31
나의 두 번째 책인 『바른 마음 The Righteous Mind』은 도덕성의 진화심리학적 기반에 대한 나 자신의 연구를 소개한다. 이 책은 공동의 의미와 목적을 느끼게 하는 도덕적 공동체에 소속되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왜 선량한 사람들이 정치와 종교때문에 분열되는지 그 이유를 탐구한다. - P32
하지만 나를 청소년의 정신 건강 연구로 직접 안내한 것은 세 번째 책이었다. 내 친구 그레그 루키아노프 Greg Lukianoff는 대학교 캠퍼스에서 뭔가가 매우 빠르게 변했다는 사실을 맨 처음 알아챈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학생들 사이에서 왜곡된 사고 패턴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서 그것을 알아챘다. - P32
우리의 생각은 일부만 옳았다. 일부 대학교 강좌와 학계의 새로운 추세¹⁴는 의도치 않게 정말로 인지 왜곡을 가르치고 있었다. 하지만 2017년에 이르자 많은 나라에서 모든 교육 수준과 사회 계층과 인종의 청소년 사이에서 우울증과 불안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 P33
14. 그 예로는 트리거 경고 trigger warning(어떤 소재나 주제에 대해 심리적 외상을 갖고 있는사람을 배려해 미리 경고하는 것), 안전한 공간, 혐오 범죄 대응팀의 증가를 들 수 있는데, 이것들은 모두 《애틀랜틱>에 발표한 논문에서 다루었다. - P440
아이폰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우울증이 심한 반면, 스포츠 팀이나 종교 공동체에서 활동하는 것처럼 대면 활동에 시간을 더많이 쓰는 사람이 가장 건강했다.¹⁵ 하지만 상관관계가 곧 인과관계의 증거는 아니라는 사실을 감안해, 우리는 부모들에게 지금까지 나온 연구를 바탕으로 극단적인 행동을 취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주었다. - P34
15. Twenge, Martin, & Campbell (2018). - P440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2023년)은 소셜 미디어가 청소년, 그중에서도 특히 사춘기 여자아이들에게 아주 해롭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연구뿐만 아니라 실험 연구까지-훨씬 더 많이 나왔다.¹⁶ - P34
16. A. Haidt (2023, February 22). - P440
수십 년 동안 우리는 어린이를 보호하는 방법들을 계속 찾아내는한편, 어른에게는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거의 다 하도록 허용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어른이 충동적 기분에 따라 언제라도 몰입할 수 있는 가상 세계를 만들어냈지만, 그 세계에서 아이들을 거의 무방비 상태로 방치했다. - P35
그 기본적인 개혁 네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고등학생이 되기 전에는 스마트폰 금지.
2. 16세가 되기 전에는 소셜 미디어 금지.
3. 학교에서 휴대폰 사용 금지.
4. 감독하지 않는 놀이와 독립적 행동을 더 많이 보장한다. - P36
「행복 가설」을 쓰면서 나는 옛날 사람들의 지혜와 이전 세대들의 발견을 매우 존중하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휴대폰 기반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본다면, 옛날의 현인들은 어떤 조언을 할까?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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