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만화, 최근에는 보기 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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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한 소설 《캐치-22 (Catch-22,
전쟁의 광기와 지나친 관료주의에 대한 미국의 풍자 소설)》의 주인공존 요사리안John Yossarian은 독일인들이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이는 개인적인 원한과는 무관하다.
단지 미국과 독일이 전쟁 중인 상황에서 사리안이 미국인이라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그는 그 사실을 믿지 않는다. 오히려
‘그렇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무엇인가?‘라고 반문한다. 요사리안은 자신을 죽이려 하는 독일인들이 자신에게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을 품고 있는 이들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 P25

일상적인 차원에서, 우리는 친구에게 주말을 어떻게 보냈는지 묻는 것과 같은 대화를 순수한 개인적 교류로 여긴다. 반면,
축구 경기에서 서로 다른 팀을 응원하는 두 팬 사이의 상호 작용은 순전한 집단적 교류(서로 다른 두 개의 경쟁 그룹 일원 사이의교류의 예로 여긴다. 전자의 경우, 교류의 초점은 대화를 나누는 두 당사자에 있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개인이 아닌 그들이응원하는 팀의 사회 정체성(social identity, 사회적 집단에 소속되었다는 지각에 기반한 자기 개념의 일부)에 그 초점이 있다. - P26

폴란드계 유대인 헨리 타즈펠Henri Tajfel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프랑스군 소속이었다. 그는 포로수용소에서 살아돌아왔지만, 그의 가족은 모두 이미 나치의 희생양이 되어있었다. 수용소에 갇혀 있는 동안, 그는 독일 군인들에게 자신이 폴란드인이라는 사실을 숨겼다. - P28

우리는 우리가 속한 사회적 집단과 타인이 속한 사회적 집단에 대한 신념 (또는 고정 관념), 그리고 속해 있는 집단이 경쟁집단보다 더 우월하기를 바라는 선천적인 기질 등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간다. 우리는 우리 집단이 더 우월하다고 믿거나, 혹은그러기를 바람으로써 우리 집단을 타 집단보다 더 선호하기도한다. 즉, 타 집단을 차별하는 것이다. - P29

명백한 차별은 상대적으로 식별이 쉽고, 차별이 발생하는 곳에 제재를 가하기도 쉽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명백하게 차별이라고 규정하기 힘든 형태의 차별이 나타나고 있다. - P29

 이력서 중 일부에는 전형적인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이름을, 또 다른 일부에는 전형적인 백인의 이름을 적었다. 이 이력서들은 채용을 원하는 회사로 약 5천 회에걸쳐 발송되었다. 그 결과, 백인 이름이 적힌 이력서가 흑인 이름이 적힌 이력서보다 50퍼센트가량 더 많은 응답을 받았다.
수치는 지원자의 성별, 또는 지원 직종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 P30

연구자들은 고용주가 채용하려는 사람에서부터 에어비앤비Airbnb 의 호스트가 자신의 아파트에 머물도록 허용하는 사람까지, 모든 면에서 여성이나 소수 민족 출신자와 같은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 미묘한 차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P30

그리고 선택한 화가에 따라 이들을 두 집단으로구분했다. ‘최소 집단 실험minimal group experiments‘ 으로 알려진 이 실험은 두 화가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과 같은 사소한 일에서조차 사회 정체성을 발전시킬 수 있으며, 내집단 편향-group bias과 상대에 대한 불신이 뒤따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P31

야영을 시작할 때 실험 참가자들은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사회적 거리가 가까운 상태였다. 나이와 성별이 같고, 모두 하위중산층, 신교도 가정 출신의 아이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새로운 사회 정체성은 2주가 채 되지 않아 갈등으로 이어졌고 이를해결하려는 참가자들의 노력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 P32

이는 적절한 상황을 주었을 때 우리가 얼마나 빨리 새로운 사회적 집단을 형성할 수 있는지를 비롯하여 집단의 유대가 얼마나 견고해질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배구팀에 합류할 때, 우리는 팀 동료들과 자신을 빠르게 동일시한다. - P32

이러한 집단 정체성은 하나의 결과물 완성을 위해 노력하거나 배구 경기 우승을 위해 구성원들이 협력하는 등의 모습으로 해당 집단의 결속력을 더욱 강하게 하지만, 타 집단에 대항하도록 하기도 한다. 실제로 그러할 경우, 특히 힘의 불균형이 존재하는 경우라면 깃발을 태우는 행위로 번진 청소년들의 사례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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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70kg이 넘는 새끼를 낳는 동물은 코끼리와 고래밖에 없다.
그런데 대통령의 몸무게는 75kg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모친은 코끼리 아니면 고래임이 분명하다."

-스테판 서머슨

다른 특별한 경우에 공리의 응용 가능성을 놓고 논쟁을 벌일 수는 있다. 수학이론을 현실세계에 적용할 때에는 "이 세계는 공리에서 말한 대로 작동하는가?"라는 질문을 당연히 제기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질문은 이론의 일부가 아니어서, 실험을 통해 답을 찾는 수밖에 없다. 이와마찬가지로 군론을 수학의 다른 분야에 적용하려면, 적용대상이 군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군이 아니라면 당연히 군론을 적용할 수 없다.
그러나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군론에 문제가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군론의 공리는 참인가?"라는 질문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절대적인기준에서 볼 때 공리는 참이 아니지만 적용대상에 따라 참일 수도 아닐수도 있다. - P191

유클리드가 제시했던 주요 공리는 다음과 같다.

(1) 임의의 두 점은 하나의 직선 위에 놓여 있다.
(2) 두 개의 직선은 한 점에서 만난다.
(3) 길이가 유한한 임의의 직선은 원하는 만큼 길게 늘일 수 있다.
(4) 영화의 곁을 중심으로 임의의 반지름을 갖는 원을 정의할 수 있다.
(5) 모든 지각은 동일하다.
(6) 하나의 직선과 그 위에 있지 않은 한 점이 주어졌을 때, 이 짐을지나면서 원래의 직선과 평행한 직선은 하나밖에 없다.
(유클리드의 서술을 현대식 수학 언어로 번역한 것임) - P192

영국의 수학자이자 분석가였던 고드프리 해럴드 하디 Godfrey HaroldHardy는 어느 날 저녁식사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꺼냈다가, 한 회의론자로부터 "2+2=5라는 가정하에 맥태거트McTaggart 가 교황임을 증명하라."는 주문을 받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는2+2=4임을 이미 알고 있으므로 당신이 제시한 가정에 따르면 54 이며, 양변에서 3을 빼면 2 = 1이다. 그런데 맥태거트와 교황은 두 사람(2)이므로, 결국 둘은 한 사람(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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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는 학생 전원이 일단 동아리에 소속되는 것이 의무다.
마유는 아무 생각도 없이 연극부의 유령부원이 되는 길을 선택한것이리라. 참고로 나는 아마추어 무선부다. 부원은 두 명이지만 부부장이란 직함을 맡고 있다. 당연한 일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동아리는 1년 동안 변경이 금지되어 있어서 마유가 아마추어 무선부원이 되려면 넉 달은 기다려야 된다. 그 제약이 없었다면 마유는 이미 무선부 부장을 쫓아내고 나와 둘만의 동아리란 상태로몰고 갔을 것이다. 활동 내용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 P37

"마짱은, 미 군만 있으면 다른 놈은 다 필요 없으니까 안심해도돼."
열기와 윤기, 요염함이 내포된 음성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토로하는 마유 내 복부를, 그녀의 두 손이 짜부라뜨릴 듯 세게 옥죄어왔다.
폐쇄의 극을 달리는 사고, 인간으로서는 쇠퇴적이고, 퇴폐적이고, 부정당해야 마땅한 것일지도.
그러나 마짱에게 그것이 유일무이하고 확고한 답이라면 그것도나름 괜찮지 않을까? - P39

신발을 정리한 뒤 마유의 가방을 집어 들어 거실로 들어간다실내는 생물이 생활을 영위하는 데에 적절하지 못한 온도로 가라앉아 있어 숨 쉬는 것조차 망설여졌다. 문을 닫고, 밀실로 만든뒤, 난방기 전원을 켠다. 그리고 몸이 한 곳에 머무르기를 거부하는 한기에 굴하지 않겠노라 하며 소파에 엉덩이를 내려놓는다. - P40

마유의 백자 같은 오른쪽 어깨에는 빨간 줄이 대군을 이루며 쭉쭉 내달리고 있다. 쥐어뜯긴 것처럼 피부의 일부는 함몰되고, 거기서 배어나온 혈액이 물과 뒤섞여 어깨를 선홍색으로 가공하고있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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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4

생명이 무엇인지는 누구도 모른다

캐리 멀리스
Kary B. Mullis - P263

캐리 멀리스 교수님은 PCR polymerase chain reaction (중합효소 연쇄반응) 기법을 개발하셨습니다. PCR 덕분에 우리는 DNA를 복사‘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다수의 아이들은 설탕을 먹고 싶어서 주방에서 설탕을 가져가는데, 교수님은 질산칼륨과 설탕을 혼합해서 자체 제작한 로켓의 연료로 사용하시곤 했다고요. - P265

교수님이 처음에 그런 방식으로 과학에 접근하셨을 때 혹시 어머니께서 걱정스러워하지는 않으셨나요? - P265

나는 설탕과 질산칼륨을 혼합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았습니다. 로켓의 연료로 쓸수 있죠. 어머니는 눈에 상처를 입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어요. "알았어요, 엄마, 다치지않게 조심할게요." - P266

나는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와 더 가까웠습니다. 아버지는 주중에 출장을 많이 다니셨거든요. 친구들은 모두 우리 어머니를 좋아했고 어머니도 친구들이 우리 집에 놀러 오는 걸 좋아하셨어요.
다정한 분이었죠. - P266

고등학교에서 처음으로 유기화학 실험을 해보았죠. 선생님이 허락해주셔서 오후에 화학 실험실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실험실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우리가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선생님도 기뻐하셨어요. 여름 동안에는 어느 가게에서 일했는데, 그때 동료였던 맥스가 내가 화학물질의 구조와 이름을 잘 아는 걸 보고 곧바로 내 재능을 알아보았습니다. 우리는 친구가 되었어요. - P267

네, 버클리에서요. 분자생물학 강의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분자생물학이 한창 성장하고 있었는데,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생물학적인 측면이 약했습니다. - P268

그래서 분자생물학 대신 천체물리학 강의를 수강하기로 결심하셨습니다. 1968년에 처음으로 《네이처》에 과학 논문을 발표하셨지요! - P268

천체물리학이 아닌 다른 분야를 택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천체물리학이 매우 흥미로운 분야라고 생각했지만, 생화학자가되면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습니다. 천체물리학자는 훨씬 더 학술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천체물리학에서는 실험을 거의 하지 않으니까요. - P269

(분자생물학 강의를 수강하지 않고도) 분자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허가해준 박사위원회의 구성원 중에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도널드 글레이저 Donald Glaser도 있었습니다. 그분은 생명공학 기업인 시터스사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했는데,
교수님이 나중에 이 회사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 P269

 당시에 코실랜드와 주고받은 서신을 보면 이런 말이 적혀 있습니다. "이 논문을 실어주셔야 합니다. 정말 엄청난 발견을 해냈습니다." 코실랜드는 이렇게 답장했죠. "게재할 다른 논문들이 많습니다." - P269

심사위원 중에 천체물리학을 잘 아는 분이 있기를 바랐습니다.
비록 생화학과와 분자생물학과에서 물리학의 전문 지식도 갖춘사람을 찾기는 어려웠지만요. 다행히 글레이저 교수님은 물리학개념들을 이해했고 내가 <네이처>에 천체물리학 관련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습니다. - P270

서핑하러 가셨고, 마치 본인이 캐리 멀리스가 아닌 척하셔서 언론을 떼어내셨군요!


가장 좋아하는 서핑 장소에서 서핑을 마치고 물에서 나올 때쯤에는 언론이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냈습니다. 아마도 이웃들에게 내가 아침에 어디로 서핑을 하러 가는지 물어본 것 같습니다. 정말 즐겁고 재미있는 하루였지요. - P271

당시에 나는 노벨상을 받게 해준 PCR이 생화학 분야에 어마어마한 변화를 일으킬 걸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빠른 속도로 PCR 기법이 보급될줄은몰랐지만요. 아마도 간단하게 실시할 수 있는 기술이었기 때문에 널리 전파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 P271

PCR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견 중 하나입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 세상을 바꾸어놓았습니다.

PCR은 어디서나 쓰입니다. 《네이처》에는 PCR 기법을 활용한논문이 항상 실립니다. 이제는 모두가 당연하게 사용하는 기술이 되었죠. - P272

새로운 책을 집필해볼까 싶은 생각은 드네요. 하지만 내 경우를 보면 인생에서 분명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예전처럼 두뇌 회전이 빠르지 않고 총기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는것입니다. - P273

조언을 하자면,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말해주고싶습니다. 만약 지금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길로방향을 바꿔도 된다고요. 과학 관련 회의에 참석할 때는 포스터발표 시간이 있다면 포스터 옆에 서 있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보내면서 발표 주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보길 바랍니다. 발표내용에 관해 기꺼이 설명해줄 사람은 항상 있습니다. - P273

나는 경계를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이상해서 관심을갖지 않은 분야도 없었고, 너무 복잡해서 더 알고 싶지 않은 분야도 없었습니다. 다양한 것들을 결합해서 PCR을 생각해냈습니다. 경계가 없다는 것은 내가 대인관계 측면에서 다소 별난 부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 면은 나라는 사람의 일부입니다.  - P274

한번은 바로 직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우리 집에 오셨죠. 할아버지와 최소 한두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실제로 할아버지가 임종을 앞두고 계신 상황이라는 것은 몰랐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형에게 전화해 우리 집에서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누었다고 말했죠. 그랬더니 형이 할아버지는 전날 돌아가셨다고 말했습니다. - P275

 내 생각에는 그 누구도, 심지어 에르빈 슈뢰딩거라 하더라도 생명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을 겁니다. - P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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