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이미 다른 책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뭐가 다른 것인지 모르니 비교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내가 산 책은 나중에, 이미 읽어보기도 했고.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떠돌고 있다 - 공산주의라는 유령이다. 교황과 차르, 메테르니히‘와 기조, 프랑스의 급진파와 독일의 경찰등 낡은 유럽의 모든 세력들이 이 유령을 몰아내기 위해 신성동맹을 맺었다. - P27

이러한 사실로부터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결론이 도출된다.

1. 공산주의는 유럽의 모든 세력들로부터 이미 하나의 세력임을 인정받고 있다.

2. 지금이야말로 공산주의자들이 전 세계를 향해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견해와 목적과 취지를 발표하고, 공산주의라는 유령에대한 옛이야기에 당 자체의 선언으로 맞서야 할 최적의 시기이다. - P28

봉건사회의 몰락으로부터 싹을 틔웠던 현대 부르주아 사회는 계급 간의 반목을 없애버리지 못했다. 부르주아 사회는 단지 낡은 것들을 대치하는 새로운 계급, 새로운 억압의 조건 그리고 새로운 투쟁의 형태들을 확립했을 뿐이다. - P30

폐쇄적인 동업조합이 공산품을 독점했던 봉건적 공업 경영 방식으로는 더 이상 새로운 시장의 커져가는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었으므로, 매뉴팩처가 그 자리를 대체했다. 동업조합의 장인들은 세조에종사하는 중간계급에게 밀려났으며, 개별적인 동업조합 사이의 분업은 개별적인 작업장 간의 분업으로 사라져버렸다. - P31

부르주아 계급은 공업, 상업, 해운, 철도가 확장되는 규모와 함께 발전하여 자본을 증대시키며 중세 시대부터 세습돼오던 모든 계급을 뒷전으로 밀어내버렸다. - P31

부르주아 계급은 역사적으로 가장 혁명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 P32

부르주아 계급은 사람들이 경외심을 품고 우러러보던, 존중받아온 모든 직업들의 후광을 없애버렸다. 그들은 의사, 법률가, 성직자,
시인, 학자들을 자신들에게서 임금을 받는 노동자로 전락시켰다. - P33

부르주아 계급은 반동주의자들이 그토록 칭찬하는 중세 시대의 야만적인 힘의 과시가 어떻게 지극히 나태한 게으름으로 적절히 보완되어 실현될 수 있었는지를 들추어냈다. - P33

부르주아 계급은 생산도구의 변혁과 그에 따른 생산관계 그리고 전체 사회관계의 끊임없는 혁신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 P34

생산품 판매를 위한 끊임없는 시장 확대의 필요성은 부르주아 계급을 지구상의 모든 곳으로 내몰고 있다. 이들은 모든 곳에 다가가야 하고, 정착해야 하며, 모든 곳에서 관계를 확립해야만 한다. - P34

오래전부터 정립돼 있던 민족적 산업들은 이미 파괴되었거나 일상적으로 파괴되고 있는 중이다. 이 민족적 산업들은 더 이상 토착원료가 아닌 가장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가져온 원료를 가공하며,
국내뿐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지역에서 그 생산물이 소비되는 새로운 산업에 의해 쫓겨났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산업의 도입은 모든 문명국들의 사활이 걸린 문제가 되었다. - P35

부르주아 계급이 생산해낸 값싼 상품들은 모든 만리장성을 무너뜨리고 외국인에 대한 야만인들의 완고한 증오까지도 항복하게 만드는 엄청난 중포병 부대이다. - P36

부르주아 계급은 100년도 채 되지 않는 지배 기간 동안 과거의 모든 시대에 만들어냈던 것보다 더 단단하고 더 거대한 생산력을 창조해냈다.  - P37

생산과 교환 수단의 발전이 일정한 단계에 이르자, 봉건사회의 생산과 교환 조건들,
농업과 제조 산업의 봉건적 조직, 한마디로 말해 봉건적 자산 관계는 이미 발전된 생산력과 더 이상 조화를 이룰 수 없게 되었다. 그것들은 오히려 심각한 족쇄가 되었으므로 철저히 붕괴되어야만 했으며, 결국 그렇게 되고 말았다. - P37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한 것은 사회적 · 정치적 제도와 부르주아 계급의 경제적 · 정치적 지배를 동반한 자유경쟁이었다. - P38

 지난 수십 년 동안 공업과 상업의 역사는 현대적 생산조건, 즉 부르주아 계급의 존재와 지배의 조건이라 할 소유관계에대한 현대적 생산력의 반란의 역사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 P38

이것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되풀이되면서 매번 부르주아 사회전체의 존립을 더욱더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업공황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 P38

사회가 마음껏 운영하던 생산력은 더 이상 부르주아적 소유관계의 발전을 촉진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그와는 반대로 소유관계에 비해 생산력이 너무 강력해져 부르주아는 그것에 속박되며, 이러한 속박을 극복하자마자 부르주아 사회 전체는 혼란에 빠져들어 부르주아적 소유의 존립자체가 위험에 빠지게 된다. - P39

부르주아 계급, 즉 자본이 발전하는 것에 비례하여 현대의 노동자 계급인 프롤레타리아 계급도 똑같이 발전한다. - P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요코와 소스케에게 신경을쓰고 있는 것 같았다. 어느 한쪽이 당장이라도 자신을 범인이라고 밝히지 않을까 하고, 그리고 당사자들은 서로 상대방을 의심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 P297

"유카씨를 죽인 흉기의 출처가 확인되었습니다."
부하가 보고하러올때마다 일기예보라도 전하는 것처럼야자키 경감은 가벼운 말투로 수사상황을 설명했다.
"목욕탕 옆에 커다란 창고가 있는데, 그곳에 이치하라다카아키 씨가 예전에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오래된 등산도구가 있었습니다. 조사해 보니 최근에 누군가가 만진 흔적이 있고 등산용 나이프의 케이스도 하나가 비어 있더군요. 그게 흉기로 쓰인 나이프의 케이스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P298

그런데 조금 의외인 것은 경감이 그걸 근거로 내부 범행설을 거듭 강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일부러 입 밖으로 낼필요도 없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부 범행설에 계속 이의를 제기하던 나오유키조차 이후로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 P299

"죄송합니다. 잠깐 화장실에 다녀와도 될까요?" 나는 애원하는 눈빛으로 말했다.
젊은 형사가 야자키 경감을 보았다.
"제가 이 서류를 읽는 동안 잠시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야자키가 말했다. - P299

"화장실 정도는 괜찮지않습니까?" 나오유키가 나 대신 나서주었다. "우리는 죄수가 아닙니다."
야자키 경감은 부하가 가져온 서류를 손에 들고 아주 잠깐동안 생각하다 이내 허락했다. - P300

화장실을 나와 형사에게 물을 마시고 싶다고 했다. 형사는노골적으로 싫은 표정을 지었다.
"약을 먹어야 해서 그래요. 부탁드립니다."
"그럼 빨리 드십시오." 형사는 무뚝뚝하게 말했다.
주방으로 들어가 컵에 물을 담았다. 형사는 입구 근처에서있었다. 진통제를 가져오길 잘했다. 먼저 약을 먹었다. 그러면서 찬장 한쪽을 곁눈질했다. 바뀌지 않았다면 그 찬장에는타이머 스위치가 있을 것이다. - P300

야자키 경감은 조금 전 젊은 형사가 갖고 온 서류를 보고 있었는데, 나를 보디니 살짝 미소를 지으며 손으로어서 앉으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나는 원래 자리에 앉았다.
분위기가 이상한 긴박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 P301

"그리고・・・・・・." 경감은 다시 서류로 시선을 던졌다. "목욕탕 주변, 유카 씨의 방 주변, 모두가 식사를 했던 방에서도 머리카락을 채취했는데 그 결과.……"
그러곤 등을 꽂꽂이 펴고 선언하듯이 말했다.
"어제 유카 씨의 방에서 나온 수수께끼의 머리카락이 또발견되었습니다."
그 얘기에 "예엣?" 하고 거의 모든 사람의 입에서 놀라운탄성이 흘러나왔다. - P302

"그렇게 단정하는 건 약간 이른 것 같습니다." 야자키는 일부러 느릿한 어조로 말하는 것 같았다. "왜냐하면 그 머리카락은여러분이 함께 식사를 했던 방에서도 발견되었으니까요."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각오를 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곁눈질로 시계를 보았다. 12시 5분 전. - P303

"즉, 누군가의 머리카락만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사람의 머리카락은 모두 채취했습니다. 그런데 한눈에 봐도 주인을 알 수 있는 백발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빙둘러서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분은 바로 혼마 씨입니다." - P304

"나오유키 씨 말대로 우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혼마씨가 묵고 있는 방에서 발견된 검은 머리카락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게다가 그 머리카락이 문제의 머리카락과 모든 면에서 완전히 일치한다면 말입니다." - P304

"누군가기쿠요 부인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한건 아닐까요?"
어떤 사명감에서인지 나오유키는 계속 나를 변호했다.
"진짜 범인이 기쿠요 부인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하는게 아닙니까?"
"그건 무의미합니다. 머리카락을 조사하면 밝혀질 테니까."
경감은 나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 P305

내가 계속 뒷걸음질하자 뒤에 있던 형사 한 명이 내 팔을붙잡았다.
야자키 경감이 명령했다. "가발 벗겨!"
또 다른 형사가 내 머리로 팔을 뻗는 순간・・・・・・.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내 몸이 허공에 붕 떴다. - P306

나오유키가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이마에서 피가 흘렀다.
"어서들 일어나세요! 빨리 도망가지 않으면 화염에 휩싸일겁니다!"
그러자 쓰러져 있던 사람들이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단 한 사람, 소스케만이 축 늘어진 채 움직이지 않았다. - P307

"부인, 그쪽이 아닙니다!" 등 뒤에서 나오유키가 외쳤다.
"거기서! 도망갈 셈인가?" 야자키 경감의 목소리도 들렸다.
그러나 두 사람 다 쫓아오지는 않았다.
나는 화염 속을 걸어갔다. 무엇을 향해 걷고 있는지 나자신도 몰랐다. - P308

"나를 찾고 있었던 거야?" 내가 물었다.
상대방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내 쪽으로 다가왔다.
"나를 죽이려고? 내 말이 맞지?"
"응, 그래."
불길 속에서 지로가 대답했다. - P308

"보고 싶었어, 지로." 그렇게 말하고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니, 지로가 아니지. 당신의 진짜 이름은 히로미. 아지사와 히로미가 본명이겠지."
"그리고 당신의 본명은 기리유 에리코 히로미는 웃고 있는것 같았다. "이제야 겨우 알아차렸어.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
당신이 그렇게 변장을 했으니 알아볼 수 있어야지. 나나 되니까 알아챈 거라고." - P309

"덕분에 한시름 덜었어. 그 유서를 못 찾아서 난감했거든.
마호 씨가 도대체 어디다 숨겼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그런데그 유서에 정말로 모든 사실이 적혀 있는 거야?"
"내 자살이 거짓이었다는 점만 빼고."
"그렇군." 히로미가 희미하게 웃는 것 같았다. "이런, 나만질문을 한 것 같군. 나한테 물어볼 말 없어?" - P310

그 사건이 있던 날 밤, 사실 나는 자고 있지 않았다. 지로 -실은 사토나카 지로라고 사칭한 아지사와 히로미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곧 다카아키 씨와 대면한다는 생각을 하자 약간 흥분이 되었다. - P311

불을 끄자마자 그가 나를 꼭 껴안았다. 지로와 나는 이불위로 쓰러졌고, 나는 그의 입술을 찾았다. 하지만 그는 평소처럼 키스를 해주지 않았다. 내 몸 위에 올라탄 채로 갑자기 상반신을 일으켰다. - P312

그리고 나중에 정신이 들었을 때 나는 불길 속에 있었다.
옆에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나는 그게 지로가 아닐까생각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냉정하게 판단할 수가 없었다. 꿈과 현실이 뒤엉켰다. - P312

내가 알던 지로는 진짜 사토나카 지로가 아니었다. 어떤 착오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 이름을 사칭한 가짜가 내 앞에 나타났던 것이다. 그리고 그 가짜는 나를 이용해서 자신이 진짜가 되도록 일을 꾸몄다. 그리고 끝으로 진짜 사토나카 지로와나를 죽이려고 했다. - P313

하지만 일련의 범행을 분석해 보니 그 혼자 꾸민 일이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밤 회랑정에 묵었던 사람 중에 공범자가 없다면 그가 도망간 뒤 ‘A-1 ‘방의 유리창이 잠겨있을 리 없었다. - P313

 그걸 명확히 모르고는 완벽한 복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로의 정체가 아지사와 히로미이고, 현재 고문 변호사인 후루키의 비서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은 다카아키 씨의 장례식 때 알았다. - P313

이치하라 집안의 재산을 빼앗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고.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내가 그런 결단을 내린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어. 고바야시 마호, 이곳 지배인이 내 앞에 나타났거든. - P315

게다가 그 여자는 내가 사토나카 지로가 아니라는 것까지 눈치채고 있었어. 하지만 그걸 비난하진 않더군. 오히려 그 여자는 나에게 계속 아들 행세를 하라고했어. 대단한 여자야.
내가 다카아키의 재산을 전부 상속받으면 나를 자기 양자로 삼으려고 했거든." - P315

"출생의 진실? 그렇다면 그날 밤 사토나카 지로가 차로 친 노인이………."
"내 할아버지야." 그는 태연한 얼굴로 계속 말을 이었다. - P316

"괜찮은 작전이었어. 일석이조가 뭐야, 일석삼조, 사조였어."
"그러고 나서 당신은 어디에 있었어?"
"내 집에 다카아키가 당신 방에서 아들과 관련된 자료를 발견하면 나를 찾아오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했으니까." - P316

"나한테 일정한 직업이 없다는 걸 알고 나를 후루키 변호사에게 부탁하더군. 아무래도 자신이 얼마 살지 못한다는 걸 알았던 모양이야."
"다카아키 씨가 죽었을 땐 기뻤겠네." - P317

"신경이 쓰였던 건 유카를 죽이려고 했던 사람이 한명 더있다는 거였어. 그래서 어떻게든 그 사람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우려고 했는데, 그게 설마………." 그가 한숨을 쉬었다. "당신일 줄이야."
"내가 경찰에 붙잡히면 곤란할 거야." - P318

"왜 독극물을 사용하지 않았지?"
"글쎄, 이유야 많지만..……."
가나에가 ‘예쁘다‘고까지 표현했던 얼굴을 일그러뜨리며그가 말했다.
"가장 큰 이유는 당신을 볼 때마다 항상 목을 조르고 싶었거든." - P318

"이런, 곧 위험해지겠는걸."
히로미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불길이 이 방으로도 옮겨 붙기 시작했다. 그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손에는 어느 틈에 꺼냈는지 나이프가 쥐어져 있었다.
"그것으로 찌르면 불에 타죽은 것처럼 보이지 않을 텐데." - P319

강한 가솔린 냄새가 코를 찔렀다.
히로미의 얼굴이 공포에 질렸다.
"뭐 하는 거야?"
"같이 죽어."
나는 두 팔로 힘껏 히로미의 몸을 껴안았다. 그는 필사적으로 버둥거렸다. 그러나 나는 두 손을 놓지 않았다. 이 순간을위해 지금까지 죽지 않았으니까. - P3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첫 번째 사건이 내부인의 소행임을 나타내 주는 증거를 한가지 더 말씀드리죠. 어제 모든 분께 말씀드렸지만 연못 근처에서 범인의 것으로 짐작되는 발자국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기묘하게도 그 발자국에는 신발 바닥의 형태가 찍혀 있지않았습니다. 아무리 선명하지 않더라도 여간 이상한 게 아니죠. 그래서 감식반에 넘겨 조사를 했는데, 양말만 신은 상태였을 거라는 결론이 났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P288

경감은 코를 벌름거리며 말했다. "그렇게 되면 다음은 소거법입니다. 그 발자국은 연못의 양쪽 가장자리에 찍혀 있었습니다. 그걸로 봐서 범인은 유카 씨의 방에서 자기방으로돌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연못을 건너야만 하는 사람이라는걸 알 수 있습니다." - P289

"잠깐만요" 상황을 지켜보던 기요미가 눈썹을 치켜 올렸다. "두 사건의 범인이 동일인이라면, 저를 제외해도 되지 않나요? 엄마가 딸을 죽일 리 없잖아요."
그 말을 듣자마자 옆에 있던 요코가 올케인 기요미를 노려보았다. 소스케도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 P290

"심정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저도 기요미 씨를 의심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물리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P290

 "이 짧은 기간에 연이어 살인사건이 일어났고, 게다가 두 사건의 범인은 내부인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만약 범인이 각각 다르다면 이치가하라 집안은 살인마 집단이 되는 거죠." - P291

"비정상적이긴 하지만 단정할 수는 없지 않나요? 첫 번째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에 다른 범인에 의한 제2의 사건이 일어났다고도 생각할수 있잖아요."
요코가 그렇게 말하자 경감은 입술을 일그러뜨렸다. - P291

"딸이 죽고 이런 소리까지 듣게 됐는데,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요? 아아, 알겠어요. 역시 범인은 고모예요. 틀림없어요."
어깨를 붙들린 기요미는 슬리퍼를 신은 발로 요코를 차려고 했다. 슬리퍼가 날아가 요코의 정강이에 맞았다.
"왜 내가 그런 짓을 했다는 거죠?" 요코도 다시 일어났다.
"돈 때문이지 뭐겠어요?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잖아요‘ - P292

고바야시 마호 씨가 첫번째 사건과 어떤 형태로든 관련이 있는 건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범인일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그 이유는 방금 전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발자국 때문입니다. 종업원 숙소가 있는 본관은 연못을 건너지 않아도돌아갈 수 있으니까요."
경감은 발자국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 같았다. - P293

경감이 내 정체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이제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젊은 여자가 노파로 변장하고 있다는 것까지는 간파 못 한 것 같지만 혼마 기쿠요라는 인물에 대해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 P294

경감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만약 그 발자국이 꾸민 것이라면 범인이 가나에 씨든 다케히코 씨든 친부모에게 의심이 가는 것을 꺼려하지 않은 셈이 되는군요. 나오유키 씨라 해도 형제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셈이 되고요.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끽소리도 못한다는 건 바로 이런 상황을 말할 것이다. 소스케는 비지땀을 흘리며 입을 일자로 꾹 다문 채 그저 끙끙거리기만 했다. - P295

"나는 방금 당신에게 기회를 주었소."
경감이 그렇게 말한 뒤 옆에 있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러나 당신은 그것을 무시했어. 몇 시간 뒤에는 후회하게 될 거야. 우리 경찰은 마음만 먹으면 뭐든 알 수 있어. 단언하건대 당신의 침묵은 헛수고가 될 거야."
그리고 갑자기 표정을 누그러뜨렸다.
"잠시만 여기서 기다려주십시오. 곧 범인을 잡을 수 있을겁니다. 그때까지만 참아주시기 바랍니다." - P29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엇을 말하는가?

메시지를 구성하는 기호들이 나타날 확률에 따라 메시지가 담고 있는 정보량이결정된다.

왜 중요한가?

정보 시대를 이끈 방정식이다. 통신의 효율성에 한계를 설정해 공학자들이 실제로 존재하기에는 지나치게 효율성이 높은 부호를 찾는 것을 그만두게 했다. 전화기, CD, DVD, 인터넷과 같은 오늘날의 디지털 통신을 뒷받침한다.

어디로 이어졌는가?

CD에서 우주 탐사선까지 온갖 곳에 사용되는 효율적인 오류 탐지 부호들과 오류수정 부호들로 이어졌다. 통계학 연구, 인공 지능 개발, 암호 해독, 그리고 DNA염기 서열의 해독에도 적용되었다. - P420

. 보이저 1호는 명왕성으로갔을 수도 있다. (당시에 명왕성은 행성으로 여겨졌고, 이제는 그렇지 않지만여전히 흥미로운 존재다.) 그렇지만 다른 대안, 토성의 흥미로운 위성인 타이탄이 우선권을 점유했다. 두 탐사선 모두 대성공을 거뒀고, 보이저 1호는 이제 인간이 만든 물체 중에 가장 먼 곳, 지구에서 160억킬로미터나 떨어진 곳까지 가서 여전히 데이터를 보내고 있다. - P421

신호의 세기는 거리의 제곱에 비례해 약해진다. 그러므로 지구에서 받는 신호는 그것이 1.6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방출된 경우에비교하면 세기가 10^-20배이다. - P421

다른 하나는 고속 채널이다. 이것은 이진 부호로 초당 12만 자릿수들을 전송할 수 있고, 데이터의 오류를 탐지하며, 너무 잦지만 않다면 그 오류를 교정하도록 부호화되어 있다. 그 대신, 메시지들의 길이가 두 배 길어진다. - P422

 예를 들어 여러분이 인터넷을 이용해 청구서를 처리하고 돈을 지불하고 있다면 오류는 그냥 넘어갈 만한 것이 아니다. 20파운드를 지불하라는 청구서가200파운드를 지불하라는 청구서로 수신된다면 기분이 좋지 않으리라. - P422

 이런 맥락에서 ‘정보‘라는 용어는 더 이상 ‘노하우‘의 비공식적 용어가 아니라 측정 가능한 양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오류로부터 메시지를 보호하기 위해 메시지를 수정하는 부호들의 효율성에 근본적 한계를 설정한다. - P423

50년 사이에 참 많이도 달라졌다. 오늘날, 우리는 친구들과 온라인으로 정보를 교환한다. 친구들중에는 진짜 친구들도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SNS)들을 이용해 나비채집하듯 수집하는 가짜 친구들도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음악 CD나 영화 DVD를 사지 않는다. 우리는 인터넷으로 다운로드되는 정보를 산다. 그 정보 안에 음악과 영화가 담겨있다. 책 또한 같은 길을 걷고 있다. - P423

정보 혁명이 우리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거의 없다. 그리고 넓은 의미에서 혜택이 해악을 능가한다고 주장할만한 근거는 충분하다. 아무리 그 해악에 사생활의 상실,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세계 어디시든 내 은행 계좌에 접근해 돈을 빼돌릴 수있는 가능성, 그리고 은행이나 원자력 발전소를 무력하게 만들 수 있는 컴퓨터 바이러스가 포함되더라도 말이다. - P424

 그 기술자들 중에는 유명한 발명가 에디슨의 먼 사촌뻘인 클로드 섀넌(Claude Shannon)이 있었다. 섀넌은 학교에서 수학 과목을 가장 좋아했고 기계장치를 만드는 데 소질을 보였다. 벨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을 즈음에 그는 수학자이자 암호 해독자, 그리고 전기 기술자였다. - P424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그는 암호 및 통신과 관련된 일을 했고1945년에 벨을 위해 작성한 「암호 해독의 수학적 이론(A mathematicaltheory of cryptography)」이라는 기밀문서에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  - P425

가장 단순한 오류 탐지 부호는 같은 메시지를 두 번 보내는 것이다. 여러분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받았다고 하자.

같은 마사지 (massage)를 두 번
같은 메시지 (message)를 두 번 - P425

이때, 세 번 반복 전송하는 것이오류 수정 부호가 된다. 그런 부호들이 얼마나 효과적인가는 오류의 발생 가능성, 그리고 종류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만약 통신 채널에잡음이 아주 심하면, 세 메시지 모두가 너무 심하게 망가져서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 P426

현실에서 단순 반복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메시지들이 오류를드러내거나 수정하도록 부호화하는 더 효율적인 방법들이 존재한다.
섀넌은 효율성의 의미를 정확히 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그런 부호들은 원래 메시지를 더 긴 메시지로 대체한다. 즉 그 부호들이 메시지를 두 배 혹은 세 배로 만드는 것이다.  - P426

섀넌은 메시지가 얼마나 많은 정보를 담는가를 계량화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정보‘를 흐릿한 은유적 표현에서 과학적 개념으로 바꾸어 놓았다. - P4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던 록 은행이 국유화되고 은행 앞으로 긴 줄이 늘어선 지채 일 년이 되기도 전에, 전 세계 사람들은 또 다른 이유로 긴 줄을 섰다. 2007년 6월 29일, 애플Apple이 아이폰 iPhone을 출시한 것이다. 젊은 독자들은 아이폰이 가져온 변화를 이해 못할지도 모르겠다. 아이폰 출시 이전에도 스마트폰이 존재하기는했지만, 블랙베리 Blackberry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다. - P67

아이폰도 블랙베리와 마찬가지로 업무와 의사소통의 수단을 주머니 속에 넣는 것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폰은 한 단계 더 나아갔다. 그리고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아이폰이나스마트폰이 널리 사용되지 않았다면 버튼 하나로 우리를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우버Uber 같은 택시 호출 서비스도 없었을 것이다. - P67

핏빛Fitbit 같은 웨어러블 기술의 등장은 스마트폰 없이는 불가능했거나, 아니면 개발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회의장으로 걸어가면서 급히 서류를 편집하거나,
극장 좌석에 앉은 채 술을 주문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 P68

하지만 인류의 행복을 위한 이러한 장족의 진보조차 소셜네트워크social network의 등장이라는 또 다른 변화 앞에서는한없이 작게 느껴진다. - P68

하지만 이 네트워크는 이동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부피가 크고 배터리 수명이 짧은 컴퓨터라는 기기에 국한되어있었기 때문에 파급 범위에는 한계가 있었다.
스마트폰의 등장, 그리고 특히 학생과 청년층 인구의 광범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오늘날 페이스북은 보편성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게 되었다.  - P69

 주변인들에게 나의 일상생활에 대해 자랑하고 싶다면 페이스북이 제격이지만,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 정치에 대해 토론하거나 미국 대통령의 속내를 알고 싶다면 트위터 Twitter가 적당할 것이다. 또한, 친구나 유명인 또는 어느 쪽도 아닌 타인의 사진 수천 장을 보며 여러분 식단의 심미적 상태에 대해 낙담하고 싶다면 인스타그램이 안성맞춤이다. - P69

이를 나쁜 것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새로운 온라인 환경에서 우리의 사회적 본능(주위를 둘러보고, 본 것을 통해 학습하고, 타인과 나 자신을 비교하는 것)이 발현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사회적 정보와 상호작용에 대한 갈망은 우리를후퇴시키기도 하는 것이다. - P70

 과도한 경쟁과 규칙에 얽매인 비현실적인 생활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각종 의식 절차와 추문에 휩싸인 귀족들은 루이 14세를 견제할 겨를이 없었다. 태양왕 루이 14세 시대 이후 세상은 많이 변했지만, 이들의 궁정 생활은 우리에게도다소 친숙한 면이 있다. - P70

한편 2017년에서 2018년 사이, 영국과 미국에서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각각 85퍼센트와 77퍼센트였으며, 이는 2011년의 5퍼센트와 35퍼센트에서 상당히 상승한 수치다. - P71

예를 들어, 인간은 끊임없이 비교 대상을 찾으려는 본능을통제할 수 없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애슐리 윌랜스AshleyWhillans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보다 더욱 사회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일관성 있게 믿는다고 한다. 때문에 우리는 집단의 무리를 따라잡기 위해 (이들도 똑같은 걱정을하겠지만) 더 많은 친구와 더 높은 호감, 더 많은 연결 고리를 찾기 위해 허우적거린다는 것이다. - P71

사회적 정체성을 이용해 사람들을 조종하려는 시도는 전혀새로운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제2차 세계 대전과 그 후 냉전시기에는 양측의 선전물이 예술의 형태로 발전하며 상대의 의심을 더욱 부추겼다. - P72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이 사람들을 조종할 수 없다면, 이들이 어느 정도는 문제에 직면했다고 봐야 한다. 상품을판매하려는 자들에게 서비스 사용자의 관심을 파는 것이 소셜미디어 서비스가 의존하고 있는 사업 모델이기 때문이다. - P72

이러한 연구에서, 일상적인 행동의 영향력은 존재하긴 했으나 미미했다. 또한, 동일한 사람이 어떤 콘텐츠를 더 많이 공유했다고 해서 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가 더 높아진 것도 아니었다. 아마도 우리는 친구와 우리 사이의 유사성을 보여주는데까지만 기꺼이 반응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P74

하지만 투표를 했다고 밝힌 친구들의 얼굴을 보았을 때는 영향이 있었다.
투표 가능성이 0.39퍼센트 증가한 것이다. - P75

투표 독려 메시지를 보고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은 친구들에게자신이 선거에 참여했다는 것을 더욱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투표 완료! voted‘ 스티커를 게시하며 얼굴을 공유할 수 있었다. 이 스티커는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에게만 배부되었다. - P75

하지만 일반적인 사용자들에게 평균적으로 열 명 정도의 가까운 친구가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2010년 선거에서 이러한 개입으로 증가한 전국의 투표수가 34만 표에 이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P76

한편, 페이스북 연구자들은 공유라는 행태가 가진 부정적인측면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부정확한 정보의 확산이라는 한가지 중요한 사실에 대해 인지하게 되었다. - P77

연구자들은 허위 정보에서 진실을 가려내는 수고를 덜어내는 한편,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조사를 시작했다. 사용자가 특정 소문이 거짓임을 밝히는 스놉스(Snopes, 온라인 팩트 체크 사이트)의 링크를 페이스북에 공유했을 때, 해당 링크가 어떻게 퍼지는지 조사한 것이다. - P77

 반면, 공유 횟수가 많은 가지는 더 멀리 뻗어 나간다. 부수적인 공유를 통해서도 각각의 가지가 생성되는데, 이 가지들 또한 즉시 사라지거나 더멀리 확산될 수 있다. - P78

그 결과, 소문의 확산은 빠르게 진행되지만, 반박의 효과 또한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평균적으로 약 10분 안에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람들이 반박문을 읽게 되면, 이것은 소문의 확산을 막거나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진실이 승리하기를 바라는 이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 P79

그러나 페이스북 연구진이 조사한 소문 폭포의 물줄기 중에서는 단 15퍼센트만이 진실을 밝히려는 시도로 이어졌다. 나머지 소문은 진실 여부의 확인 없이 계속해서 퍼져나갔다.  - P79

페이스북이 사용료를 징수할 것이라는 내용의 밈, 또는 그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면 나쁜 목적으로 사용자의 데이터를사용하겠다는 밈 등의 거짓이 전반적인 진실에 해를 가하는 것은 아니다. - P80

하지만 거짓의 양과 이것이 확산되는 속도는 사회적 환경에서 배워나가는 우리의 능력을 갉아먹는다. - P80

유르착이 이야기한 것처럼 ‘과대 표준화ypernormalization‘
가 확립되면, 우리는 무언가의 대안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게 된다. - P81

과거에는 음모론자들의 영역으로 치부되었던 것이 최근 들어 간과하기 힘들 만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특히브렉시트 국민 투표와 2016 미국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거짓의 양이 걷잡을 수 없는 상태에 도달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 P82

미국과 영국의 정보국에서는 점점 더 많은 가짜 뉴스의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그리고 이 증거는 우리의 사회적 자아가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인터넷 기사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데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P82

보안국과 사법 당국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운영하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계정이 소셜 미디어 상의 허위 콘텐츠 양산에 책임이 있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가짜 뉴스를 게시하는 계정 대부분이 보유한 ‘실제‘ 팔로워 수는 극소수, 또는 0에 가깝다. - P83

 특정 시점이 지나면, 새로운 정보가 진실인지 거짓인지 구별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우리는 결국이 모든 것이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거짓이며, 믿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 P83

이러한 현상은 브렉시트 국민 투표 이후 더욱 두드러졌다.
EU 탈퇴 캠페인을 지지하고 있는 러시아 트롤들은 EU 잔류 캠페인을 깎아내리는 가짜 뉴스를 게시했고, EU를 탈퇴했을 때의 이익과 잔류했을 때의 불이익에 대해 과장하여 떠들어댔다. - P83

아래의 전단은 영국이 EU를 탈퇴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결과를 약술한 것으로, 영국의 각 가정으로 배포된 것이다. 많은 사람에게 이것은 영국의 공무원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행위로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언은 분명하고 객관적이었으며, EU 탈퇴 캠페인을 무력화시키는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 P85

사실에 기반을 둔 뉴스는 가짜 뉴스 뉴스의 출처는 다양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직관에 따라 어떤 것을 읽고 어떤 것을 믿을지 선택한다. 즉, 자신이 이미 믿고 있는 사실에 가장 잘 부합하는 뉴스를 고른다는 것이다. - P86

교수의 이론이 맞다면, 분석적 집단은 그들의 신념에 부합하는 가짜뉴스를 믿을가능성이 더 클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그의 예상과 달랐다. 그는 ‘뉴스에 대해 더 신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진짜 뉴스와 가짜뉴스를 더 쉽게구별했다. 심지어 뉴스 헤드라인이 그들의 이념과 부합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그러한 경우, 진짜 뉴스와 가짜뉴스의 구별이 더욱 용이했다. 즉, 사람들이 가짜 뉴스에 속는것은 동기에 기반한 추론 때문이 아니라 추론의 부재 때문이었다‘라고 말했다. - P87

만약 랜드 교수의 연구가(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황량한풍경에 한줄기 햇살을 드리우는 격이라면, 우리의 사회적 자아는 이미 아무런 방어막도 없이 남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우리의 행동을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우리가 보는 정보를 목적을 가지고 직접적으로 조작하는 행위가 만연하다는뜻이다. - P87

가령 ‘회사에서 보낸 하루‘라는 게시물보다 ‘바베이도스 Barbados에서 보낸 멋진 휴가 #blessed‘라는 제목의 사진이나 ‘승진했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우선시하며 사회적 비교에 대한 사용자들의 욕구를 이용하려 들 것이다. - P88

 2014년, 페이스북은 수많은 사용자와 논평자들을 대상으로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그리고 그 실험의 내용은 개인적 정보를 과도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플랫폼에서조차 가히 경악할 만한 수준이었다. - P88

 그 결과, 행복한 내용의 게시물을 본 집단의 경우 그들도 행복한 내용의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아주 큰 변화는 아니었지만, 자신들이 본 게시물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 연구가 대중에 알려지자 페이스북은 이러한 실험을 했다는 것, 혹은 사람들의 감정을조종하려 했다는 것을 이유로 크게 비난을 받았다.  - P89

이 데이터는 2015년 5천만 명의 페이스북 사용자들에게서 불법 수집된 것이었다. 이에 전직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직원 크리스토퍼 와일리 Christopher Wylie가 내부 고발자로 나섰는데, 그의 말을 빌리자면 이 데이터는 ‘우리가 그들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을 악용하고 그들 안에 있는 악마를 목표로 삼는데‘ 이용되었다. 목표는 분명했다. 잠재적인 트럼프 지지자들에게는 그들의 정체성과 공포를 이용한 광고를 보여주어 표심을얻고, 클린턴 지지자들에게는 투표 본능을 억누르는 광고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것은 지금까지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동원된 방법 중 가장 정교한 방법일 것이다. - P90

진들에게 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불법 수집된 데이터의 사용은 사회에 중요한 메시지를 남겼다. 사람들은 이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소셜 미디어의 힘이 너무 크고 통제하기 어려워진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그 주장을 무시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 P91

이제 페이스북은 ‘가짜 뉴스는 여러분의 친구가 아닙니다‘라는 광고를 실제로 내보낼 만큼 위협을 인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치인들과 각국 정부는 페이스북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페이스북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또 어떻게 하면 페이스북을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 P92

하지만 우리는 아직 은행을 규제할 방식을 마련하지 못했다. 플랫폼과 은행 사이에 차이점이 있다면, 은행이정치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이며 추적이 쉽다는 사실이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새롭게 부각된 사회적 자아가 민주적 제도의 기반을 약화시키고, 이미 진흙탕이 된 민주주의를 더욱 탁하게 만들고 있음을 확인했다. - P9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