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도입부.

우정에 대해
우리가 알고 싶은 모든 것 - P7

이 책을 살펴보고 읽고 소장하고 곁에 둔 분들은 아마도 친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은 분들, 혹은 인간관계의 과학적 실체가 궁금한분들일 것이다. 친구관계에서 사소한 문제를 겪고 있을 수도 있고,
친구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가 안 돼 화가 많이 나 있거나 심각하게 절교를 고민하는 분일 수도 있겠다. - P7

 우리는 왜 친구를 사귀며 우정이 필요한지,
우리는 누구와 친구가 되는지, 우정은 어떻게 형성되며 언제 균열이생기는지, 그야말로 우리가 우정에 대해 알고 싶은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있다. 당신은 아주 훌륭한 선택을 한 것이다. - P8

하지만 동화에서처럼 우정은 다른 동물들에게 흔히 보이는 현상이 아니며, 서로 다른 종들 간엔 더욱 그렇다. 사회적 동물 중에는 서로 무리 지어 다니거나 깊은 유대를 보이는 종도 있긴 하지만, 세심히 살펴보면 대개 혈연관계를 맺고 있거나 먹이를 구하기 위해 전략적 협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P8

다시 말해, 인간의 우정과는 양상이 매우 다르다. 무리 지어 다니는 인간들과 비슷해 보이는데 뭐가 다르냐고? 인간들의 친구는 대개 생존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너무 냉정했나?). - P9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생존이나 경제적 이득과 상관없이, 그저 ‘관계‘ 그 자체가 좋아서 곁에 두고 교류하게 되는 사람들을 우리는 ‘친구‘라 부른다. 도대체 왜 우리는 그들과함께 인생을 살아가는가? 이 책에는 그 답이 있다. - P9

로빈 던바는 친구를 이렇게 정의한다. 공항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기 위해 앉아 있다가 우연히 만났을 때 그냥 보내지 않고 옆에 앉히고 싶은 사람, 혹은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낸다면 ‘받을 사람 리스트‘
에 꼭 포함시키고 싶은 사람 말이다.  - P9

 따라서 우리는 우정을 통해 나를 이해하고 내 삶의 지향점을 이해하게 된다. 미국의 록가수 짐 모리슨의말처럼, 친구는 우리가 우리 스스로가 될 수 있는 완전한 자유를 주는 사람이다. - P10

던바는 이 책에서 숱한 연구 결과들을 소개하며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일깨워준다. 진심 어린 우정이 우리의 건강과 행복에얼마나 크게 기여하는지 조목조목 일러준다. 실제로 고독이란 것도그저 외롭고 심심한 것이 아니라, 오랜 진화 과정을 통해 발달한 감정으로서 내 삶과 사회적 관계에 있어 뭔가 잘못됐다고 알려주는 사회적 신호라고 경고한다. - P10

세상을 살아가면서 배워야 할 중요한 공부는 ‘타인과 적절한 관계를 맺는 법‘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고 누구와 함께 살아가야 할지, 어떤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야 할지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P10

그런데 로빈 던바의 《프렌즈》는 좀 더 각별하다. 우선 최근 학자들은 인간관계 중에서도 ‘우정‘이라 불릴 만한 관계에 대해 특별히 학문적으로 주목했다. - P11

 나의 특질이고스란히 반영되고, 아무나와 맺지 않고 매우 선별해서 정하며, 한번관계를 형성하면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고, 상호 호혜적인 특징을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구체적인 이익/이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지하기 위해 애쓰며, 행복과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우정이야말로 그 자체로 매우 독특한 현상이다.  - P12

덧붙이자면, 사회과학을 탐구하는 학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디지털 시대를 맞아 사회과학의 연구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걸 직감할 것이다. 네트워크 과학retwork science, 복잡계 물리학 complexsystem research, 머신러닝 machine learning 같은 방법을 이용해 이른바 ‘계산사회과학computational social science‘이라 불리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 지 20여 년이 지났다. - P13

추측컨대, 앞으로 인공지능, 그중에서도 머신러닝이나 자연어 처리 분석법은 온라인 데이터로 파악된 인간관계만으로 우리가 누구와 친구가 될지, 이 우정이 얼마나 오래갈지 정교하게 예측해주는 날이 조만간 올 것 같다. - P13

 우리는 우정에대해 훨씬 심층적이고 구체적인 생물학적 증거들을 수집할 수 있게된 것이다. 특히 우정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뇌 기능인 공감empathy, 타인에 대한 인지적 이해 (마음 이론Theory of mind), 제삼자의 입장되어보기 (정신화mentalising) 같은 기능이 뇌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탐구할 수 있게 됐다. - P14

덧붙여, 경제적 요건, 가족 관계, 인간관계 같은 사회적 요인들이질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해온 사회의학이  글로벌 데이터의 수집, 코호트 집단에 대한 분석, 오래 축적된 장기적 연구 등으로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우정이 얼마나 우리의 건강과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낸 것도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 P14

던바 교수는 당시 우리 연구를 매우 흥미로워하면서 가십 연구의대가답게 통찰력 있는 질문들을 쏟아냈다. 그가 던진 질문들은 우리의 후속 연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지금도 너무나 고마워하고있다. - P15

로빈 던바는 오랫동안 영장류를 관찰하고 연구해온 동물행동학자로서, 동물과 인간의 사회적 행동의 진화적 기원을 밝히는 데 힘을 쏟아왔다. 그의 연구가 독창적인 이유는 영장류 연구를 토대로 다른 대형 유인원들과 인간을 비교하고, 더 나아가 ‘사회적 뇌 가설 socialbrain hypothesis‘이라는 대담한 가설을 제시해, 인간과 영장류들의 사회성을 설명하는 이론적 틀을 제공했다는 점이다. - P16

특히 그는 인간의 뇌가 사회적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발달해왔으며, 따라서 뇌의 크기와 용량으로 인간관계의 규모를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 숫자가 바로 ‘150명 ‘이며, 이를 우리는 ‘던바의 수Dumbar‘s Number‘라고 부른다. 특히 이 책에서 던바는 던바의 수를 비롯해 우정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그것이 인간 사회에 갖는 의미를 총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그의 학문적 여정을 집대성한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 P16

당시 우리가 만났을 때, 던바 교수는 지도학생이 얻은 ‘레스토랑에서 벌어지는 숱한 뒷담화와 가십‘들을 녹음해 그 안에 담긴 어휘 분석의 결과를 흥분된 어조로 내게 설명해주었다. - P16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나는 《프렌즈》를 통해 그가 최근에 얻은 우정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을 반가운 마음으로 읽고 있다. - P17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사용하면서 인간의 친구관계도 보다 가늘지만 폭넓어졌다는 인상을 갖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여전히 대화하고 친교를 나누는 친구의 수는 150~250명 사이라는 것이다. - P17

 이 분야를 직접 연구해온 학자답게 우정에 대한 최신 연구 논문들의 의미를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는 점도 이 책의 미덕이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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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리는 다른, 그러니까 하위 99.9%와 상위 0.1%간의 간극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소리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지혜로워질 수 있고, 얼마나 뛰어날 수있을까요? 수년 전 EBS에서 <학교란 무엇인가>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전국 상위 0.1% 고등학생의 비밀을 밝히고자 했습니다. 여기에 비하인드 스토리가 존재합니다. 당시 제작진은 학생들의IQ, 기억력, 연산력, 부모님의 학력과 소득, 사는 지역, 특목고 여부등 많은 것을 비교하였는데 특별한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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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도 추악한 짐승이다. 연고자 없는 노인에게 기생하는 습성이 있어, 그들의 죽음을 인위적으로 앞당겼고, 사후에는 재산을 가로채왔지. 지금까지 최소 세번은 그랬다는 걸 알고 있다. 세 번째 범행 후 ‘어쩌면 저 부부…………‘ 하고주위에서 숙덕거리자 냉큼 모습을 감추고 계속 숨어 지냈지만 이 덴스케가 놓칠줄알고? 당신 두 사람도 목숨으로 갚도록‘ - P328

"어디에서 소리가 나는 건가?"
"고용주의 지시로 CD-ROM에 녹음한 음악을 컴퓨터로들었습니다." - P328

‘통보는 이상이다. 당신들의 죄목에 대해 간결하게 정리했는데, 실태는 전부 파악하고 있어. 어떻게 비밀을 알아냈느냐고? 인터넷의 바다에서 수집했지. 소문만 찾아낸 게 아니라 확실히 검증도 했고 증거도 있다. 컴퓨터 세계의 패자인 내게는 뛰어난 지식과 기술뿐만 아니라 압도적인 재력이있기 때문에 가능했지. 각자의 죄를 더욱 상세히 알고 싶다면 본인에게 물어보도록 저승길 선물로‘ - P329

구로세와 모바라 쓰토무가 방에서 나가려는 순간, 이변이 생겼다. 이시무라가 윗몸을 좌우로 흔드나 싶더니 무너지듯바닥에 쓰러진 것이다. - P329

‘그런 줄도 모르고 들떠 있던 당신들 초대 메일에 적어놓은 대로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 아닌가? 이곳은 강한 자의자의적 행동이 어디까지나 용인되는 울트라 자유주의 국가.
인생에 승리한 당신들이 아주 좋아하는 자업자득의 세계.
(후략)‘ - P330

경련이 멈춘 이시무라는 꼼짝도 하지 않았고, 남보다 무거운 침묵이 한동안 다이닝을 지배했다. - P331

"저기에 독이 들어 있었던 거예요. 이시무라 선생님, 커피를 한모금 마시자마자 몸부림치기 시작했어요."
그 말을 듣고 커피를 시킨 사람들이 겁을 집어먹었지만신체적 이상을 호소하지는 않았다. - P331

"설탕 종지에 독이 들어 있었다면 수상한 건 주방에서 저걸 가져온 당신 부부야. 어떻게생각해봐도 그렇잖아. 당신부부도 우리처럼 비난받았지만 그건 우리를 방심하게 만들기 위한 위장이고, 덴스케의 수하일지도 모르지." - P332

"아닙니다. 여러분이 음료를 다 마시고 자리를 떠난 뒤, 저설탕 종지가 테이블 위에 그냥 방치된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독을 넣은 거겠지요." - P332

"뻔하지 않습니까, 구로세 씨, 덴스케라는 작자가 조용히나타나 넣은 거지요. 우리를 몰살하겠다고 자기 입으로 선언했잖습니까."
"여기에 덴스케가 있다고?"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희를 한 명씩 죽일 작정이니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게 분명합니다." - P333

"선생님 시신은 나중에 방으로 옮겨서 안치하겠습니다.
여러분, 괜찮다면 저를 따라오세요. 함께 행동하는 게 좋습니다." - P333

"역시 이런 것이었군." 후타쓰기가 혀를 찼다. "오지 못한동생도 이 섬에 있는 것처럼 말했으니 덴스케 본인이 마이크 앞에 앉아서 말하는 건 아닐 줄 알았어." - P333

"칫, 덴스케의 컴퓨터를 여기저기 만지고 말았어. 범인이지문을 남길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겠지만 경찰이 화를 내겠군." - P334

"아니, 그 방법밖에 없지만 이 상태에서 경찰을 부르면 그들도 아까 그 메시지 내용을 알게 됩니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를 마구잡이로 비난한 그 메시지 말이에요. 당신도 심한 소리를 들었는데, 괜찮다는 말이지요?" - P334

"저희 부부에 관한 고발은 근거 없는 날조입니다. 부디 경찰에 연락해주십시오."
단호히 말했지만 그 이마에는 비지땀이 맺혀 있어 격렬한동요가 눈에 보였다.
"좋습니다. 그럼 제가 걸도록 하지요." - P335

"그럼 저희는 이 섬에 갇힌 겁니까? 저희를 태워준 배를어떻게든 다시 부를 수 없을까요?" - P336

"그래요. 하지만 어려울 거예요. 여기 올 때 선장인지 사공인지, 그 아저씨가 그랬잖아요. ‘저 섬 근처에는 묘한 해류가있어서 평소 접근하는 배가 없다‘고요. 저는 라운지 창문으로 쭉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정말 한 척도 지나가지 않았어요." - P336

"끔찍한 얘기지만……… 그 기묘한 메시지는 저희를 한꺼번에 죽이지 않고 한 명씩 죽이겠다고 했어요. 설탕 종지에독을 타면 모두 줄줄이 죽을 수도 있을 텐데요. 범인의 의도에 반하지 않나요?" - P337

"어쨌거나 뭐에 독이 들어 있을지 알 길이 없으니 돌아갈배편이 올 때까지 먹거나 마실 수 없겠어요." - P338

"독은 이시무라 씨가 드신 커피에만 들어 있었습니다. 아마도 설탕에 섞어놓았겠지요. 얼마든지 독을 탈 수 있었을텐데 다른 요리와 음료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진공 포장된 식자재와 캔, 누가 조작한 흔적이 없는 병 음료만 사용하면 괜찮지 않을까요?" - P338

"주방이 사람으로 넘쳐도 불편할 테고, 오히려 사각지대가 생길 것 같군. 매번 희망자를 포함해 네 명 정도가 요리하도록 합시다. 하루야마 씨,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군요." - P339

"저희 부부를 의심하는 거겠죠. 아까도 ‘덴스케의 수하일지도 모른다‘고 하셨고." - P339

"최근까지는 지방관광여관에서 일했습니다.저희 둘 다조리사 자격증이 있어서 일자리를 못 구해서 어려운 적은 없었습니다. - P340

"여기에는 언제 왔나?"
"그저께입니다. 이틀에 걸쳐 여러분을 맞이할 준비를 했습니다."
"흐음, 고용주와는 전혀 접촉하지 않았나?"
"전혀 접촉하지 않았습니다." - P340

"허튼소리예요." 
모델은 바로 반박하며 가녀린 어깨로 씩씩거렸다.
"당신은 모르는 바다, 정말인가?"
"예. 부모를 닮아 덤벙거리긴 하지만 술을 마시고 차를 몰아 사람을 치는 짓은 하지 않아요." - P341

후타쓰기는 팔짱을 끼고 항변했다.
"제 명예도 더럽혔어요. 그것만으로도 용서할 수 없습니다. 덴스케는 인터넷으로 막대한 재산을 축적했다는데, 기적적으로 운이 좋았던 것뿐이지 현명하지는 못하군요. 아까 말한 것처럼 정말 그런 계획을 세웠다면 무방비한 저희를차례로 죽이면 될텐데. 같잖은 사형선고를 하면 저희는 경계할 테고 자기는 불리해질 뿐이잖아요." - P342

"당연히 없었지. 즉효성 독극물이 몸에 퍼졌는데, 맥도 멈췄고 동공도 풀려 있었어. 삼킨 것을 토해내게 할 단계는 이미 지나버렸고 심장 마사지를 해도 소용없었을 거야." - P343

"그런 방도 있어요? 모바라 씨, 이곳은 원래 어떤 시설입니까?"
우도의 질문에 남자는 "글쎄요" 하고 자신 없게 대답했다.
"IT 계열 회사가 연수원을 겸한 휴양시설로 세웠는데 실적이 악화되어 포기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사실 여부는 모르겠습니다." - P343

"그‘라고 하는 걸 보니 역시 남자인가?" 후타쓰기가 물었다.
"남자 말씨를 써서 그렇게 믿었을 뿐, 여성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P344

수색해보자는 제안은 아니었다. 모두들 얼굴에 지친 기색이 완연해 위험한 수색을 할 체력도 기력도 없어 보였다. 구로세는 망설이지 않고 결단했다. - P344

"속도 편하네." 에노키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저는 무서워서 잠이 오지 않을 것 같네요. 밤새 깨어 있을지도 몰라
"라운지에 모여서 이야기나 나누며 밤이라도 새자고요?
그런 짓을 하면 내일은 뻗어버릴 거요. 체력을 보존하기 위해서도 방에서 쉬어야 해요." - P345

"그저께 이곳에 도착하고서 종업원으로서 시설 상태를 파악해두려고 건물 안을 구석구석 돌아보았어요. 호기심도 거들어서 자세히 봤는데 누가 숨어 있었던 것 같지는 않아요.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인기척도 전혀 느끼지 못했거든요. 백 퍼센트 장담할 수는 없지만 범인은 건물 안에없을 겁니다. 괜찮다면 제말을 믿고 마음을 편히 가지세요." - P345

‘도어체인을 걸어두면 괜찮을거야. 덴스케가 만능열쇠가지고 있다 해도 들어오지 못 해. 방에 숨어있는 게 제일안전해.‘ - P346

이리하여 그들 여덟 명이 해적섬에서 보내는 첫째 날이끝났다.
둘째 날 아침이 찾아왔을 때 그들은 일곱 명으로 줄어 있었다. - P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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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게 내리는 비라서 ‘가랑비‘입니다. 가랑비보다 더 가늘게 내리는 비는 ‘이슬비‘라고 해요. 똑같이 가늘게 내리는 비이지만, 바람이 없는 날 드문드문 조용히 내리는 비는 ‘보슬비‘입니다. ‘실비‘는 "실처럼 내리는 "예요. 가늘구나 하고 느끼는 마음은 사람마다 다를 테니, 누군가는 가랑비라말해도 누군가한테는 실비일 수 있어요. 가늘게 내리는 느낌을 살려서 ‘실오라기비‘나 ‘실오리비‘처럼 새롭게 이름을 붙여도 됩니다. - P17

보슬비 : 바람이 없는 날 드문드문 조용히 가늘게 내리는 비 - P17

마음에 짐이 될 것이 하나도 없을 때에 ‘가볍다‘고 합니다. 짐이 될 것이없으니 마음이 탁 트여 좋다고 할 만합니다. 따로 몸이나 마음에 지니려 하지 않을 때에 ‘단출하다‘고 합니다. 둘레나 흐름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입니다. 몸이나 마음을 써서 보살피거나 지켜야 하지 않을 때에 ‘홀가분하다‘고해요. 얽매이던 곳에서 벗어나거나 얽매던 것을 내려놓을 때에 홀가분한 느낌이 돼요. ‘가볍다‘는 ‘거볍다‘라는 큰말이 있고, ‘가뿐하다‘나 ‘가붓하다‘처럼 꼴을 달리하면서 여러모로 씁니다. - P18

단출하다
1. 함께 지내거나 어울리는 사람이 많지 않다
2. 일이나 차림새가 산뜻하거나 쉽다 - P19

살짝 거든다는 뜻으로 ‘곁들다‘를 쓰는 셈입니다. "일손을 곁들다"라 하면 가볍게 일손에 보탬이 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가난한 이웃을 돕다"처럼 쓸 수는 있어도 "가난한 이웃을 거들다" "가난한 이웃을 곁들다"처럼은 쓸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는 사이에 들어와서 어느 만큼 일손을 덜 때에 ‘거들다 곁들다‘입니다. ‘돕다‘는 일손을 덜 뿐 아니라 크게 보탬이 되기도 하고, 아예 뒷바라지를 하는 자리에까지 씁니다. - P27

돕다

3. 한결 좋아지게 하거나, 안 좋던 모습을나아지게 하다
4. ‘갈 길을 빨리 가도록 하여‘를 나타내는 말
5. 힘이 되어 주다 (모자라는 곳을 채우는힘이 되어 주다)6. 일이 잘되도록 힘을 더하다
7. 뒤를 밀어주다 (뒤에서 힘이 되어 주다) - P27

요새는 ‘거저‘와 ‘그냥‘을 쓰는 분이 줄고, 으레 ‘공(空)짜‘를 써요. 가게에서나 광고를 할 때에나 으레 ‘공짜‘를 써요. 이러면서 한국말이 자꾸 밀립니다. 이 낱말은 어느 자리에서나 ‘기저‘나 ‘그냥‘으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기저 준다"고 할 적에는 돌려받을 생각이 없거나 주는 만큼 무엇을 해 주기를안 바란다는 느낌입니다. "그냥 준다"고 할 적에는 돈이나 값을 치를 생각이없이 준다는 느낌입니다. "거저 준다"는 주는 쪽에서 선물로 주는 셈이요,
"그냥 준다"는 주는 쪽에서 스스럼없거나 홀가분하게 주는 셈입니다. - P28

거저
1. 돌려받거나 무언가 해 주기를 바라지 않고
2. 아무 힘이나 돈을 안 들이고
3. 아무것도 없는 빈손으로
4. 아무 일도 하지 않고 - P28

‘간수하다‘는 얼마쯤 잘 두어 안 없어지게 하는 자리에 쓰는 말이고, ‘간직하다‘는 오래도록 잘 두어 안 없어지게 하는 자리에 쓰는 말입니다. 그리고
‘간수하다‘는 꼭 가까이에 안 두어도 되지만, ‘간직하다‘는 꼭 가까이에 두고서 안 없어지게 한다는 자리에 씁니다. ‘건사하다‘는 ‘간수하다 간직하다‘
와는 달리, 한동안 잘 둘 때와 오랫동안 잘두는 자리에 모두 쓸수 있어요. - P29

건사하다
1. 나한테 있는 것을 잘 두다
2. 어떤 물건이나 사람을 잘 맡아서 다루다
3. 잘 돌보거나 다스리거나 가꾸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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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는 60세였던 1881년 폐기종으로 사망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양심상 모든 장애를 제거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라고 믿는 한 무리의 ‘비범한 사람들이 나타났다. - P29

 레닌으로 대표되는 볼셰비키 혁명가들이었다. - P29

러시아의 반대편에서는 히틀러가 본질적으로 똑같은 일을 저질렀다. 그는 "독일의 아들딸과 손자들이 다시는 전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세상을 만들기 위한 최후의 전쟁"을 일으켰다. - P29

스탈린과 히틀러 같은 ‘비범한 사람들‘이 ‘인류를 구원하려는 신념‘
에 입각해 ‘모든 종류의 폭력을 사용할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구축했던 사회체제를 가리켜 우리는 ‘전체주의‘라고 한다. 이 체제는 인간의 생명과 권리를 학살하고 억압하는 ‘제도화된 악‘이었다. - P30

 인류는 20세기의 전체주의 경험을 통해 나쁜 수단으로는 결코 좋은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 P30

 전체주의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는 나치의 마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던 독일 출신 정치학자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의 『전체주의의 기원』과『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추천한다.

•각주 중 - P30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라고 믿었던 ‘비범한 사람들‘을 배경으로 놓으면 ‘평범한 사람‘인 두나는 더욱 빛난다. - P30

 라스꼴리니꼬프는 두냐의 약혼자 루쥔을 처음 본 순간, 그가 누이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는 속물 중의 속물임을 곧바로 알아채고 두냐에게서 손을 떼라고 요구한다. 루쥔은 자기와만나는 자리에 절대 오빠를 부르지 말라고 위협하지만, 두나는 이야기를 다 들어본 다음 오빠와 약혼자 중에 한 사람을 선택하겠노라고 말한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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