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완성된 밈, 노잼도시

하나의 문서 안에서 어떤 단어가 자주 등장하면 대체로 중요한 단어일 경우가 많다. 강조하고 싶을 때 우린 한 단어를 여러 번 얘기하지 않나. 그래서 텍스트 마이닝에서는 문서에 쓰인 단어의 빈도를 측정한다. 하지만 단순히 많이 등장한다고해서 중요한 단어는 아니다. - P74

 2015년에서 2021년 8월까지 ‘노잼 도시‘ 키워드를 포함한 5875개의 문서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한 단어는 ‘대전‘이었다. 모두 2만974회 쓰였다. - P74

‘대전‘이 ‘노잼 도시‘를 포함한 문서에서 가장 자주 등장한 단어이긴 하지만, 그건 단순 출현 빈도에 불과하다. 진짜대전이 중요한 단어인지를 TF-IDF 값을 통해 확인했다 - P74

2015년에 작성된 ‘노잼 도시‘ 블로그 텍스트에는 ‘게임‘과 ‘사람‘의 비중이 크고 ‘영화‘도 중요한 단어로 쓰인다.
‘독일‘이나 ‘호텔‘ 등도 눈에 띈다. ‘노잼 (띄고) 도시‘로 문서를 검색했기 때문에, 노잼인 게임과 노잼인 도시 베를린이 포함된 문서가 크롤링된 것이다. - P75

2019년부터는 달랐다. 블로그 유저들의 ‘노잼 도시‘ 포스팅에 큰 변화가 감지됐다. ‘대전‘이 블로그 텍스트의 가장무게감 있는 단어로 등장한 것이다.
2019년 ‘노잼 도시‘ 블로그 텍스트에서 ‘대전‘이 차지하는 무게감은 약 0.0172로 나타나는데, 이 값은 2위인 ‘사람‘ 0.0068의 두 배 이상 크다. - P75

블로그 유저들은 ‘노잼 도시‘ 키워드가 들어간 문서를쓰면서 2019년부터 대전을 가장 중요하고 무게감 있는 단어로 사용했다. 어딘가를 방문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경우가 많아, ‘여행‘과 ‘사진‘, ‘카페‘와 ‘커피‘ 등이 함께 쓰였지만,
‘대전‘의 의미는 다른 주요 단어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다. - P77

 토픽 모델링 Topic Modeling은 모래알처럼 흩어진 말에 숨어 있는 주제를 찾아내 준다. 기계 학습을 통해 연구자가 설정한 수만큼 주제를 뽑아내고, 그 주제를 형성하는데 기여한 주요 단어들을 주제에 맞춰 추려 낸다.
추려진 단어들을 보면 그 주제가 어떤 이야기인지 알 수 있다. - P77

2015년에서 2021년 8월까지 작성된 ‘노잼 도시‘ 블로그 텍스트에서 유사도coherence 검증을 통해 여덟 개의 토픽을도출했다. 5875개의 텍스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야기 주제는 여행이었다. 수집된 모든 문서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보이는 토픽5는 보편적인 여행 이야기다. - P77

뚜렷하게 드러난 주제를 보는 것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시간의 흐름에 따라 개별 토픽의 비중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다. 소위 토픽의 ‘흥망성쇠‘를 볼 수 있다. 2015년 이후 노잼도시에 대한 블로그 유저들의 토픽은 어떻게 뜨고 질까?  - P78

일반적인 여행 얘기는 2018년까지 ‘노잼 도시‘ 블로그텍스트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면서도 계속 그 점유 비율이 상승하던 주제였다. 2018년엔 정점을 찍었다. - P78

왜 2019년일까? 2019년은 대전시 출범 70주년을 맞는동시에, 광역시 승격 30주년이 되는 해였다. 대전시는 이를기념하기 위해 2019년을 대전 방문의 해로 정하고 선포식을열기도 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⁷⁶  서울 한복판에서 대전방문의 해를 선포함으로써 대전시는 언론의 조명을 얻어 냈을 뿐 아니라, 소셜 미디어 유저들의 관심도 끌었다. 아는 사람만 알던 ‘지인이 대전에 온다는데 어떡하지‘ 알고리즘은 이시기, 강력한 확산 동력을 가진 밈이 됐다. - P80

76_박장훈, <‘2019 대전 방문의 해‘ 서울서 선포>, KBS뉴스, 2018. 12. 10. - P160

 알고리즘을 통해 알려진 ‘노잼의 도시 대전‘이란 기호와 상징을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은 상호 교류하면서 소통한다. 게시물과 댓글로 소통하는 이들에게 ‘노잼의 도시 대전 방문 밈‘ 복제와 확산은 일종의 트렌디한 소통 방식이자 내용 그 자체다. - P80

밈의 복제와 확산이란 미디어 의례 참여를 이끄는 또 다른 동력은 일종의 감정, 특히 유머다. 이 밈에는 난처함과 부끄러움이 있다. ‘대전엔 자랑할 만한 게 없다는 걸 지인에게 들킬 것 같다‘는 식이다. 일종의 자기 비하적 유머가 밈에 섞여 있다. - P81

성심당빵과 칼국수만 먹고 떠나는 사람들

사람들은 노잼인 도시 대전을 놀리려고 의례에 참여한다. 밈의 감정과 유머를 공유하며 대전을 방문한다. 이후 새로운 정보를 덧붙여 게시하면서 이 놀이는 확대, 재생산된다. 이러한맥락에서 2019년 이후 대전은, 적어도 블로그의 세계에선,
‘노잼‘이라는 장소성을 획득했다. - P81

핵심어를 찾아내고 관계망을 도출하는 여러 방법을 사용했지만, 주로 페이지랭크 PageRank를 활용해 결과를 해석했다. 기본적으로 핵심어를 찾는 방법은 텍스트 안에서 ‘어떤 단어가 어떤 단어와 동시에 출현하는가‘를 보는 것이다. 함께 등장하는 단어들 사이에는 관계가 있다. - P82

2015년에서 2018년까지의 ‘노잼 도시‘ 블로그 텍스트는 영화와 게임을 중심으로 짜여 있다. 재미있고 혹은 재미없는 무언가를 얘기할 때, 블로그 유저들은 영화를 가장 많이 핵심적으로 언급했다. 어떤 대상을 얘기하더라도 결국 ‘영화‘
얘기를 했다고도 말할 수 있다. - P83

영화, 게임과 관련 있는 단어들이 영화와 게임을 둘러싼 그룹을 형성한다. 2017년 페이지랭크 결과를 시각적으로나타낸 그림을 보면, ‘게임‘과 ‘영화‘의 중심성이 동그라미 크기로 나타나 있고, 두 핵심어 주변엔 ‘시간‘ ‘보드‘ ‘주말‘ ‘작품‘ ‘개봉‘ 등의 관련한 단어들이 모여 모둠을 형성한 것을 볼 수 있다. - P83

‘대전‘은 2019년 이후 작성된 ‘노잼 도시‘ 블로그 텍스트에서 가장 큰 노드면서, 가장 많은 연결망을 가지고 있고,
활발한 매개자이며 또한 압도적으로 영향력이 큰 단어다. 많은 단어들이 ‘대전‘과 직접 연결돼 있고, 대전을 통해 서로 연결된다. - P84

사람들은 밈을 실천했다. 그 덕에 대전을 방문하기도했다. 대전이 난처하고 부끄럽고 웃기는 밈 덕을 본 것일까?
페이지랭크를 통한 주요 단어들의 연결망은 대전을 중심으로다른 단어들, 일명 관광지와 관광·문화 콘텐츠들이 대전과 그저 1:1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걸 드러낸다. - P85

지금까지의 ‘노잼 도시‘ 블로그 텍스트 분석 결과는,
2019년 대전 방문의 해 이후 대전이 ‘노잼도시‘라는 이미지,
즉 장소성을 소셜 미디어상에서 획득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이러한 소셜 미디어 장소성 ‘노잼도시‘는 ‘높은 휘발 가능성‘
과 ‘장소 상실의 위험‘을 내포한다. - P86

블로그 유저들의 말 속에서 엄청나게 큰 자리를 차지한
‘대전‘이란 단어, 그 중심은 마치 ‘아싸‘를 백 명 알고 있는,
분투하는 ‘인싸‘처럼 보인다. 그 크기의 ‘핵인싸‘라면, 단어들의 연결망 안에서 확실하고 강력한 중심성을 진짜 가졌다면.
자신을 둘러싼 하위 연결망들이, 모둠들이 활성화돼 있어야한다. - P86

대전의 여러 장소를 둘러보고, 사람들을 만나고, 예상하지 않았던 경험을 하고 도시에 대한 감정을 가지고 돌아가이를 기억하는 여행은 ‘예전 관광 스타일‘이 됐다. 소셜 미디어가 삶의 여러 경험 방법과 내용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 요즘엔, 소셜 미디어의 소통 방식처럼, 여행도 즉각적이고 표현적이며 빠르게 진행된다. - P87

 대표 상품 하나를 소비하면 다 산 것이나 다름없다. 대전의 어떤 것,
대전을 소비했다고 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어떤 것 하나만이 중요하다. - P88

 이런 행태를 일본의 문화 비평가아즈마 히로키 Azuma Hiroki는 ‘데이터베이스 소비‘라고 불렀다.
관념적 공간인 도시는 잘게 쪼개진 ‘모에Moe 요소‘로 쉽게 이해된다. - P88

. 모든 도시에는 다양한 공간이 만든 장면과 사람, 사건이 있다. 그러나 보고 싶은 것이 확실한 사람에게 이러한 도시의 다면성은 보이지 않는다.
이들은 해운대와 회 센터로 부산을, 성심당으로 대전을 기억한다. - P89

그래서 사실 성심당만 찾은 사람들은, 오히려 대전이란장소와 더 멀어진다. - P89

갈만한 곳이 없어서, 재미를 느낄 사건이 없어서 대전이 ‘노잼‘인 것은 아니다. 장소성에서 파생되는 다른 관계와체험, 감정 그리고 기억이 없을 때 대전은 노잼도시가 된다. - P89

4 여기는 왜 힙하지 않을까

어떤 재미가 있어야 ‘노잼‘이 되지 않는 걸까? 어떤 매력을 가져야 대전은 ‘노잼도시‘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어떠한 매력과 근사함을 생각하며 대전의 장소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했다. - P92

. 경제 호황의 시대엔 ‘X세대‘가 고도 성장이 멈춘 시절엔 ‘네티즌‘과 ‘얼리어답터,‘
그리고 저성장이 고착화된 요즘엔 ‘덕후‘와 ‘힙스터‘⁷⁹가 멋과 매력을 정의하고 주도한다. - P92

79 _ 윤여울, 〈한국 디자인문화에 나타난 취향의 변화와 특징: 1990년대~2010년대 신문기사를 중심으로>, 건국대학교 석사 학위 논문, 2018. - P161

 "고유한 개성과 감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최신 유행에 밝고 신선하다"로 정의되는
‘힙하다‘⁸⁰는 장소와 붙어 ‘힙플레이스‘가 됐고, ‘핫플레이스‘
는 "다른 장소와 차별화된 독특성을 지닌 지역이나 장소"⁸¹를 의미하게 됐다. - P92

80_네이버의 우리말샘은 ‘힙하다‘를 2017년에 처음 언급했다.

81_변미리, <서울의 핫플레이스 혹은 ‘뜨는 거리‘: 보보스적 예술과 허세 사이 그 어디쯤>, <서울의 인문학: 도시를 읽는 12가지 시선》, 창비, 2016. - P161

대전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인기 있는 곳은 어디인지 소셜 미디어 텍스트를 분석해 확인했다.⁸² 줄임말인 ‘힙플‘
과 ‘핫플‘이 문화적 기호로 활발히 사용되기 시작한 시기를2017년 전후로 보고, 2016년 1월 1일부터 생산된 블로그 텍스트를 대상으로 했다. - P93

힙과 핫은 카페에 있다

(전략). 2016년에서 2022년 8월까지 카페,‘ ‘사진‘ 그리고 ‘맛있는‘이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다. 텍스트 안에서 실질적으로 많은 쓰임새를 보여 주는 단어의 무게감TF-IDE을 비교했을 때도 ‘카페(0.0142)‘ ‘맛있는(0.0068)‘ ‘사진(0.0067)‘ 순이었다. - P93

 2019년에 단어의 중요도TF-IDF 100위 안에 처음 진입한 후, 2022년 8월까지 계속 순위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디저트의 대명사 ‘케일 또는 케이크‘는 2021년에 처음으로 중요도 순위 100위 안에 들었다.
사람들은 특정한 장소가 아닌 카페를 중요하게 언급하며 대전의 힙 또는 핫플레이스를 얘기했다. 이 외에도 카페와관련 깊은 단어들을 함께 주요어들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대전의 힙플레이스, 핫플레이스 얘기는 ‘카페‘ 얘기라고 말할수 있다. - P95

2019년부터는 대전의 핫하고 힙한 곳을 이야기할 때 소제동이 빠질 수 없는 동네가 된다. 2019년 갑자기 등장한 소제동은 등장 첫해에단어의 사용빈도에 근거한 무게감 차트에서 23위에 랭크됐고, 다음 해에는 18위로 상승세를 탔다. 소제동은 대전역 주변 ‘레트로한 감성‘으로 인테리어 한 카페 거리 조성이 관사촌 정비 계획과 맞물리면서 유명해진 곳이다. - P96

소제동도 2020년에는 18위까지 올랐지만, 2021년에는 28위로 다소 하락했고,
2022년 8월까지의 텍스트에서는 74위로 떨어졌다. 이러한 동네 상권의 흥망성쇠는 멋지고 매력적인 것을 찾는 소비행태가 이미 ‘노마디즘적 특성‘⁸³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 P96

83_ 고명지, <‘핫플레이스‘를 통해 알아본 청년세대의 소비문화>, <인문사회21》12(3), 2021, 645-660. - P161

 장소가 매력적일 때는 그 장소가 낯설 때다. 블로거들은 특유의 ‘노마드적 소비 경향‘을 보이며 낯선장소를 찾고, 그 장소에서 발견한 새로움을 누구보다 먼저 전시한다.
‘처음 생긴‘, ‘남들은 모르는,‘ ‘오픈 (런)‘ 등의 단어가자주 중요하게 쓰였고, 급기야 2021년엔 ‘신상‘이 주요어 100위 안에 처음 등장했다. - P97

사진이 되는 장소가 힙하다

대전의 힙 · 핫플레이스 이야기엔 대전시 관광공사가 선정한
‘대전 명소 10선‘과 같은 종류의 장소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 P97

인위적으로 잘 조성된 장소인 카페가 왜 그렇게 힙하고핫할까? 아마 도시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Ray Oldenburg "라면카페가 현대인에게 그 어느 때 보다 부쩍 요긴해졌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제1의 장소인 집은 좁고 (대도시라면 더욱 좁고), 제2의 장소인 일터는 한시라도 빨리 떠나고 싶다. - P98

‘카페‘와 함께 대전의 힙플레이스와 핫플레이스에 대한블로그 텍스트에서 아주 중요하면서도 빈번하게 쓰이는 단어는 ‘사진‘이다. 그 무게감으로 ‘사진‘은 ‘카페‘에서 사람들이무엇을 하는지, 카페 방문 목적이 그저 커피를 마시기 위함은 아니라는 걸 또렷하게 증명한다. - P98

소위 ‘인스타그램에 쓸 수 있는instagram-able‘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장소가 풍기는 느낌과 분위기가 중요하다. - P99

블로거들에게 예쁘고 감성 있는 사진의 중요성은 어쩌면 당연하다. 수십 줄의 글은 못 읽지만, 스크롤의 압박이 있어도 수십 장의 사진은 본다. - P99

왜 내가 본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의 장소 사진들은 그렇게 한결같이 예쁜 것일까? 문화센터 사진반 수강생들이 전시한 사진들처럼 금방 지루해지는 이유는 뭘까. - P100

정해진 아름다움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않는 사진은오래 바라볼 필요가 없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 너는 답만 해‘와 같은 트렌디한 장소 사진은 ‘이런 아름다움을 보라‘고 유도하거나 강요하는 것 같다. - P100

힙과 핫은 이미 서울에 있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은 대전 관광지 검색 순위를 여러 빅데이터를 활용해 알려 준다. 최근 5년 (2018~2022년) 내비게이션 데이터T-MAP를 분석해 사람들이 대전에서 검색한 장소가 어디인지 살펴보면, 역시 성심당이 압도적 1위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 P101

흥미로운 점은, 압도적인 검색량에도 불구하고, 대전의힙플레이스와 핫플레이스에 대한 블로그 텍스트에서 ‘성심당‘은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텍스트에서 중요하게 쓰이는 단어를 알려주는 TF-IDF 분석 결과에서도, 단어들 사이관계를 보는 중심성 분석에서도 단어 ‘성심당‘은 통합 Top100위에도, 연도별 Top 100위 안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성심당은 힙하지 않다. - P101

대전의 힙 · 핫플레이스에 대한 블로그 텍스트 마이닝결과 ‘성심당은 힙플이나 핫플이 아니었다‘고 하자. 대전 사는 사람들은 ‘그래?‘라며 놀랐지만, ‘맞아, 그렇지‘라며 바로 수긍했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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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던 비둘기 사건이 터졌을 때 조나단 노엘은 이미 나이 오십을 넘겼고, 지난 20여 년 동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세월을 뒤돌아보며 이제는 죽음이 아니고는 그 어떤 심각한 일도 결코 일어날 수가 없으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었다. - P5

 샤랭에서살았을 때, 1942년 7월쯤이었다고 생각되는 어느 여름날 오후 낚시를 갔다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였다. - P6

낚시를 갔다가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 당연히 어머니가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부엌으로곧장 갔으나, 어머니는 온데간데 없고, 의자의 등걸이에 덩그러니 걸려 있는 앞치마만 눈에 띌 뿐이었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났노라고 했다. - P6

조나단은 그 사건을 도대체 하나도 이해할 수가 없었으며,
그것은 그를 대단한 혼란 속에 빠뜨려 놓았다. 그리고며칠 후 이번에는 아버지마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 P6

50년대 초 조나단이 농사꾼으로 살아가는 것에어느 정도 재미를 붙일 무렵 ・아저씨는 그를 군대에 입대시켰고, 그는 3년 동안의 군복무 의무를 고분고분히 따랐다. 첫해에는 성가신 집단 생활과 병영 생활에 익숙해지는 것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였다. 둘째 해에는 배를 타고 인도차이나에 파견되었다. 그리고셋째 해에는 발과 다리에 맞은 총상과 아메바 성 이질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군 병원에서 보냈다.  - P7

 결혼 생활이 무엇인지 잘 상상이되지는 않았지만 마침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단조로운 평화를 맛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것이야말로 그가 늘 꿈꾸어 왔던 것이었다. 그렇지만 결혼 후 불과 4개월 만에 마리는 사내아이를 낳았고, 같은 해 가을에 튀니지 사람으로 마르세이유에서 온과일 장수와 눈이 맞아 줄행랑을 치고 말았다. - P8

파리에서 그는 큰 행운을 두 개나 잡았다. 세브르 가에 있는 어느 은행의 경비원으로 취직이 되었고, 플랑슈가에 있는 집 7층에 <코딱지만한〉 방 하나를 얻을수 있었다. - P8

 복도에는 회색 페인트 칠을 한 문마다 번호가붙여져 있는 작은 방들이 20여 개 있었는데, 그 중에제일 끝에 있고 번호가 24번인방이 조나단의 방이었다. 방은 길이가 3.4미터이고, 폭은 2.2미터이며, 높이가 2.5미터였다. - P9

 그는 다만 삶의 마땅찮은 불상사로부터 자기 자신을 보호할 수 있고, 어느 누구도 자기를 내쫒을 수 없는 그런 확실한 곳으로, 온전하게 자기 혼자만의 소유로 할 수 있는 것을 찾았다. - P10

조나단 노엘은 그 방을 옛날 돈으로 월세 5천 프랑씩 내기로 하고 들어가 그곳에서 날마다 아침이면 세브르 가에 있는 일터로 갔다가 저녁이면 빵과 소시지와 사과와 치즈를 사 갖고 돌아와서는 그것을 먹고, 자고 또 행복해 했다. - P10

물론 그동안 외부적인 변화가 있기는 하였다. 이를테면 방세가 변했고, 입주해 있는 사람들의 면면이 바뀌었다. - P10

많은 방들이 그냥 빈 채로 있거나, 아래층에서 살림집을 꾸미고 사는 다른 세대의 창고나 혹은 가끔씩 쓰는 손님용방으로 이용되곤 하였다. 조나단 노엘의 방인 24호실은 세월이 흐르면서 비교적 안락한 주거지로 변했다. - P11

침대 머리맡에는 선반을 하나 매달아서 17권도 넘는 책들을 꽂아놓았다. 포켓 의학 사전 세 권을 비롯하여 크로마뇽인과 청동기 시대의 주조 기술, 고대 이집트, 에트루리아인 그리고 프랑스 혁명을 다룬 몇 권의 아름다운 화보집, 범선에 관한 책 한 권, 여러 가지 깃발에 관한 책한권, 열대 지방에 사는 동물에 관한 책 한 권, 알렉상드르 뒤마 1세의 소설 책 두권, 생시몽의 회고록, 전골 요리책 한 권, 라루스 사전 한 권과 직무상의 권총사용 규정에 있어서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을 다룬 경비원을 위한 요점 정리 책자 한 권 등이 있었다. - P12

그렇게 물건을 많이 들여놓다 보니 방은 마치 너무많은 진주알을 품은 조개처럼 안쪽으로 빠듯해져 갔다. 그리고 그렇게 다각도의 절묘한 공간 활용은 그 방을 그냥 단순히 <코딱지만한> 방이라기보다는 배의 선실이나 고급 기차의 침대칸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 P12

그 작은 방은 저녁에 그가 돌아오면 그의 체온을 따스하게 해주었고, 포근하게 감싸 주었으며, 그가 필요로 할 때는 영혼과 실체로서 항상 그의 곁에 있어 주었고, 결코 그를 버리지않았다. - P13

자기가 사랑하는 것에 그는 충실하려고 노력하였고, 오히려 그것에 밀착하여 그것과 좀더 가깝게 자신을 묶어 매고자 계획하였다. 그 방을 아예 자기 것으로 구입함으로써 그것과 자신과의 관계를 영원히 깰래야 깰 수 없는관계로 만들 생각이었다. 집 소유주인 라살 부인과의계약도 이미 마쳤다. 방값은 새로 나온 돈으로 5만 5천 프랑을 내기로 했다. - P13

여기까지가 비둘기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1984년 8뭘 어느 금요일 아침까지의 상황이었다. - P14

(전략). 그래서 그날 아침 그는 - 2ㅣ이미 불과 몇 초 전에 문에 귀를 대고 밖의 동정을 살폈기 때문에 - •복도에 아무도 없다는 것과 화장실이 비어있다는 것 그리고 아직 모두 잠자리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왼쪽 손으로는 안전 자물쇠의 꼭지를 돌리고, 오른쪽 손으로는 용수철 자물쇠의 손잡이를 돌린 다음,
빗장을 열고, 문을 가볍게 밀며 활짝 열었다. - P15

. 문지방에서 불과 20센티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창문을 통해 들여온 아침 햇살의 창백한 역광을 받으며있었다. 납회색의 매끄러운 깃털을 한 그것은 황소 피처럼 붉은 복도의 타일 위에 빨간색이며 갈퀴 발톱을한 다리를 보이며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비둘기였다. - P16

그는 죽을 만큼 놀랐다. 그때의 순간을 나중에 그렇게 표현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 말은 사실상 옳지 않았다. 정작 그를 더욱 놀라게 했던 순간은 좀더 나중에 있었다. 그때야말로 그는 까무러치게 놀라 죽을 뻔했다. - P17

비둘기의 눈이 미처 다시 뜰 수도 없을 정도로 빠르게 그는 후닥닥 방문을 닫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안전 자물쇠의 꼭지를 돌리고 부들부들 떨며 비틀비틀침대까지로 가, 마구 방망이질 쳐대는 가슴을 부여잡고 털썩 주저앉았다. - P18

 나이 오십부터는 아주 사소한 계기만 생겨도 그런 험한 질병에 걸리게 된다는 생각과 자신이이미 그럴 만한 나이가 되었다는 자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침대에 모로 누운 다음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 어깻죽지 위까지 담요를 끌어올려 덮고 그가 언젠가 포켓용 의학 사전에서 전형적인 심장마비 증세라고 읽은 바 있는 경련을 일으킬 듯한 심한 통증과 가슴 부위 및 어깨 근처에 콕콕 찌르는 듯한 증세와 또는 의식이 서서히 꺼져 가는 현상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 P18

대신 그의 뇌리에는 완전히 뒤죽박죽이 된 공포의사념들이 무더기로 떠오르며 마치 한 무리의 까마귀떼들처럼 머리 속을 시끄럽게 소리치며 휘저었고, 또자기들끼리 엎치락뒤치락하기도 하였다.
<너는 이제 끝장이야!>라고 소리를 빽 지르는 것 같았다. - P19

그런 따위의 사특한 생각들이 그의 머리 속에서 꽥꽥 소리치며 외쳐댔고, 조나단은 너무나 당혹스럽고절망적인 나머지 유년 시절 이후 한 번도 하지 않은 행동을 했다. 절박한 심정으로 두 손을 모아 기도를 올리는 자세를 취한 것이다. - P21

그는 간절히 기도했다.
「오, 하느님, 하느님. 왜 저를 버리시나이까? 왜 제게이다지도 큰 벌을 내리시나이까? 하늘에 계신 아버지시여, 제발 저를 저 비둘기로부터 구해 주소서! 아멘!」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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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남자가 많은 건
다 이유가 있다니까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2010)은 청년들이 겪고 있는 취업에대한 애환을 잘 묘사한다. 주인공 손세진(정유미)은 다니던 회사가 부도나서 졸지에 백수 신세가 된다. 그리고 깡패가 이웃인 반지하 방으로 이사를 간다. 그녀는 재취업을 위해 눈물겹게 노력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오히려 지방대 출신, 그리고 여자라는 최악의 조건으로 ‘서울 안의 기업에 취업하기 얼마나 힘든지를 스스로 적나라하게 증명할 뿐이다. - P197

 여자들은 몸으로 체득한 억울함이 클수록 당연히 더 위축된다. 이는 고스란히 목표상실로 이어지고 ‘능력 자체가 떨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그 결과만을 놓고 세상은 또 차별을 시작한다. "이봐, 회사에 남자가 많은건 다 이유가 있다니까." - P198

차별을 합리화하는풍경

평가가 공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드러난‘ 객관적 결과가 어떻게
‘객관성‘을 보장받겠는가. 취업난을 다룬 시사 프로그램에서 이런 사례가 등장한다._주36 경희대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을 마친 여대생이 취업 면접 때마다 "여자가 왜 대학원까지?"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 P198

주36 <MBC 스페셜>, "취업난이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 2009. 10. 9. - P308

주로 남자들이 내뱉는 말이지만 ‘더 남자다워‘ 승진할 수 있었던 여자들 중에도 "나도 여자지만, 내 밑에는 남자가 왔으면 좋겠다!"면서 ‘어쩔 수 없음‘을 거들어주는 경우도 많다. 정말이지 이야기를 안 끄집어낸 것보다도 못한 결과다. - P199

누군가가 경험했다면서 올린 글을 보자._주37

여자들은 조별 과제에서 항상 뒷구멍에 앉아서 받아먹으려고만 하죠. 여자들끼리 구성된 조는 잘할까? 당신이 말하는 찍어 누르는 남자가 없는데 서로 안 하려고 한다. 그 집단의 특정 몇 명의 문제일까? 여자라는 동물 자체의 문제일까? 서로 뭉치지도 않고 뭐 좀 하려고 하면 약속이 있다. 바쁘다, 아프다. 다른 공부해야 한다는 등온갖 되도 않는 핑계를 대면서 빠져나가기 급급하다. 뭐가 될 리가없다. - P200

주37 저자가 블로그에 올린 글 "남자와 여자의 취업경쟁은 과연 공정할까?" (2011.
11.27.)에 대한 닉네임 ‘후‘의 댓글. - P308

남자는 사람 문제, 여자는 여자 문제

(중략). 따져봐야 할 것은 ‘같은 경우‘,
그러니까 남자가 ‘조모임에서 개판을 치는 무수한 경우‘를 왜 같은 이치로 해석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 P202

여자들을 상대로 ‘조 모임에서 남자들이 얼마나 황당했는지‘를 물으면 이러한 증언들은 그칠 줄 모른다. 그렇다면 ‘조모임‘의 문제는 남녀 간의 차이로 벌어지는 문제가 아닌 사람 간의 차이로 일어나는 문제이다. - P205

일반화의 오류를 저지를 수 있는 것조차 불평등한 상황에서 남자들이 조별 모임을 주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군대를 다녀온 복학생이 조장을 하고 회의 중에 성희롱 수준의 말들을 하는 건 예사다. - P205

결국 똑같은 잘못을 해도 남자라면 ‘사람 문제가 되고 여자라면 ‘여성 문제‘가 된다. 이 경험을 고스란히 안고 많은 이들이 사회로 진출했다. (중략). 이런 비상식스러운 차별적 시선에 여자들이 능력 발휘의한계를 느끼는 건 당연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렇게등장한다. - P206

나는 왜 여학생들을
더 좋아했을까?


‘교수님은 여자만 좋아함. 남자로서 심한 소외감을 느낀 한 학기‘

내 강의에 대한 누군가의 강의 평가 내용이었다. 피식 웃음이났다. 사실이니까. 그것도 강의 중에는 무척이나 ‘더‘ 좋아했다. - P190

나는 다 강의 잘되라고 여학생에게 질문을
‘더‘ 했을 뿐이지, ‘전화번호 교환‘을 원했던 것이 아니다. 그럼 저 상황조차 왜 그런지를 고민해보자.  - P190

강의 평가 몇 개를 더 살펴보니 이에 답할 수 있는 내용이 보인다.

선생님~ 저 다영이에요. 한 학기 동안 질문 너무 자주 하셔서 힘들어 죽을 뻔했어요. 이러면 앞에 앉기 곤란해요. - P191

왜 여학생들한테만 질문하세요?

물론 다영이는 여학생이다. 매번 앞자리에서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수업에 매우 집중한다. 이제 내가 ‘누구를 더 좋아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졌다. 나는 ‘여학생‘만을 좋아한 것이 아니다. ‘앞자리에서 수업을 열심히 듣는 아무개 학생‘에게 호감을 가졌을뿐이다. - P191

 또 단지 ‘학점만 따려고 들어온 대학생들에게는 강의에 집중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다. 그래서 뒷자리에서 다른 일을 한다. 밀린 과제를 한다거나, 주식시장의 근황을 노트북으로 살펴본다거나 하면서 말이다. - P191

 눈을 뜨고 있지만 정신은 잠든 이들에게 질문을 던질 순 없다. 이를 고려하면, 백여 명이 넘는 교양 강의에서는 나와 ‘지적 영감‘
을 교류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선택적으로 피드백이 갈 수밖에 없다. 당연히 내가 이름을 외우는 학생도 소수다. (준략). 그런데 그 ‘특정 학생‘은 왜 여자였을까? 답은 간단하다. 여학생들이 ‘스펙‘에 더 목말라하기 때문이다. - P192

남자들이 취업 잘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 잘 안 되는데,
여자들은 ‘더‘ 안 된다는 것이다. (중략). 10대 그룹에서 여성이 임원으로 승진할 확률이 0.07퍼센트이고 공기업의 경우는 (사실상
‘제로‘를 뜻하는) 0.002퍼센트다. - P193

. 20대 대기업의 여성 직원 비율은 14.5퍼센트에 불과하다. 근속 연수도 남성은 13.8년이지만 여성 9.2년이다._주34 - P194

주34 〈한겨레〉, "20대 대기업 여성직원 비율 14.5% 그쳐", 2014. 4. 13./〈연합뉴스〉,
"한국 ‘여성 유리천장 지수‘ OECD 최하위", 2015. 3. 7./<여성신문>, "공기업은여성 임원 ‘무덤‘인가", 2015. 5. 13./<경향신문>, "여성 대통령 3년, 여성 지위는 ‘뒷걸음", 2016. 3. 7./<MBN 뉴스>, "남녀 임금격차 36.6%・・・ 여성·청년단체
‘동일임금의 날‘ 제정 촉구", 2016. 5.24. - P308

다영이가 A+에 목숨을 거는 이유

 여대생들은 스펙에 목마르다. 학점 관리는 그중 하나다. 목마름은 애처로운 행동으로 나타난다. 은밀히(?) 교수를 따로 찾아와 강의 내용에 대해 질문하는 쪽도 여학생이 많다. 그만큼 공개적인 자료 공유를 꺼린다는말이다. 수업 노트를 안 빌려주는 쪽도 여학생이다. 앞자리에서남들보다 꼼꼼하게 노트 필기를 했으니 당연하다. 성적 장학금을받는 학생들 중 70퍼센트가 여자인 것은 당연한 결과 아니겠는가._주35 - P194

주35 <한겨레21>, 805호, "여학생은 ‘스펙‘에 목마르다", 2010. 4. 8. - P308

그런데 이렇게 너무 악착같이 살다 보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쉽게 무너진다. 이런 특징은 성적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때 여실히 드러난다. 아주 ‘즉각적이고 감각적이다. 보통 남학생들은 ‘이때만큼은‘ 예의가 바르다. - P195

항상 앞자리에 앉았던 다영이의 아버지는 삼겹살 가게를 20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 다영이는 지금껏 단 한번도 자신이 가게를 이어받는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아직 고등학생인 남동생은 수년 전부터 "정 안 되면 아버지 가게에서 일이라도 배워야지"라면서 ‘가업 계승‘을 전제하고 미래를 설계한다. -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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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날아가 버린 JFK

모든 음모론의 어머니


9/11 트루서, 오바마 내서, 큐어넌 트럼프 지지자 이전에 모든음모론의 모태가 된 사건은 1963년 11월 22일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이다. (중략).
이 위원회는 리 하비 오즈월드가 단독 암살범이라는 결론을 내린 889 페이지 분량의 종합 보고서를 작성했다.¹ - P199

8장 날아가 버린 JFK

1The Warren Commission Report: The Official Report on the Assassination of PresidentJohn F. Kennedy, PDF, September 27, 1964, GPO: US Government Bookstore, https://bit.ly/3gocb8w/. - P382

오즈월드가 케네디를 암살한 지 이틀 만에 암살당했기 때문에 재판은 열리지 않았고 1969년 뉴올리언스 지방 검사 짐 개리슨JimGarrison이 지역 사업가 클레이 쇼Clay Shaw를 공모자로 재판에 회부할 때까지 사건은 종결되었다. - P200

그가 생각하기에 가장 유력한 후보는 군산복합체와 결탁한 CIA였는데 왜냐하면 억지스러운 사후 판단의 입장에 선 개리슨의 추론에 따르면 케네디가 베트남에서 벗어나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JFK 암살 연구자인 미셸 가녜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60년대 개리슨의 이론에서 베트남은 눈에 띄는 존재가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데이비드 페리 DavidFerrie와 클레이 쇼가 연루된 가학적인 동성애 음모라고 주장하다가 FBI를 비난하기 시작했고 그 다음에는 카스트로를 살해하려는 CIA의 음모에 JFK가 동의했다는 것을 모른 채, JFK가 쿠바와 평화를 이루려고 했기 때문에 CIA가 JFK를 죽였다고 주장했습니다.")³ - P200

3 Michel Gagné, personal correspondence, September 23, 2021. - P382

대통령 암살을 둘러싸고 소용돌이치는 음모론이 첫날부터 불거졌지만 1970년대 초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정부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약화하면서 관심이 재점화되었다. - P200

하원 특별위원회는 250명의 조사관을 고용하고 550만 달러와 30개월의 시간을 들여 누가 진짜로 JFK를 죽였는지 밝혀내기 위해 노력했다. 12권의 방대한 보고서를 발표한 후 위원회는 오즈월드가 유죄이며 미국 정부 내 어떤 기관도 관여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⁶ - P201

6 US House of Representatives, Select Committee onAssassinations. - P383

버지니아대학교 정치센터의 래리 사바토Larry Sabato 소장은 당일의 경찰 무전 교신을 종합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댈러스 경찰의 딕타벨트 녹음에 따르면 딜리 플라자에서 3발이 아닌 4발이 발사되었다는 하원 암살조사위원회의 주요 결론은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우리 팀이 처음으로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했다"라고 결론지었다.⁷ - P201

7 Markus Schmidt, "Sabato: Audio Analysis Debunks Theory of Fourth Shot atJFK,"
Richmond Times-Dispatch, October 16, 2013, https://bit.ly/3dx7R5m/. - P383

 2019년 다큐멘터리, <진실만이 유일한 의뢰인: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공식 조사 Truth Is the OnlyClient: The Official Investigation of the Murder of John F. Kennedy> (제목은 얼 워런이 위원회 위원들에게 지시한 내용에서 따온 것)는 2시간 30분 가까이 되는긴 분량이지만 워런위원회의 종합 보고서와 후속 연구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영화도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리 하비 오즈월드의 단독 범행.¹⁰ 사건 종결.
그러나 대중의 마음속에서 여전히 사건은 종결되지 않았다.
1960년대 중반 이후 실시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딜리 플라자에 한 명 이상의 총격범이 있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 P202

10 Todd Kwait and Rob Stegman, directors, Truth Is the Only Client: The OfficialInvestigation of the Murder of John F. Kennedy, documentary film, BlueStar Media, EzzieFilms, 2019. - P383

2013년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1퍼센트가 음모가 있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¹⁴ 2016년 채프먼대학교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절반은 그들이 JFK 암살에 대해 아는 사실을 정부가 은폐하고 있다고 믿었다.¹⁵ - P203

14 Art Swift, "Majority in U.S. Still Believe JFK Killed in a Conspiracy: Mafia, FederalGovernment Top List of Potential Conspirators," Gallup News, November 15, 2013,
https://bit.ly/3eiSnki/.
15 The Voice of Wilkinson, "What Aren‘t They Telling Us? Chapman University Surveyof American Fears," October 11, 2016, https://bit.ly/3amYnY9/. - P383

JFK 암살 음모론은 너무나 널리 퍼져 있어서 이런 농담도 있을 정도다. 음모주의자가 죽어서 천국에 갔다. 잘 살아온 삶에 대한 보상으로 신이 어떤 질문에도 대답해 주겠다고 했다.


음모주의자: "누가 실제로 존 F. 케네디를 죽였나요?"
신:"리 하비 오즈월드. 자신의 카르카노 M91 소총을 사용하여 혼자 행동했지."
음모주의자: "신도 공범이라니!" - P203

이 책 전체를 다양한 음모론으로 채울 수 있을 정도로 JFK 암살 사건을 다루는 많은 자료가 출판되었다. 그리고 일단 그 토끼굴로 내려가면 문제가 분명해진다. 대부분 서로 모순되고, 음모를꾸민 조직은커녕 두 번째 저격범도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고독한 암살자 이론이 가장 유력한 설명이다. - P204

이 문제에 대한 내 생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뀌었다. (중략). 하지만 짐 개리슨의 클레이 쇼 재판을 바탕으로 한 올리버 스톤의 영화를 본후, 나는 이 이야기에 더 많은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심지어 대통령 암살을 위한 진짜 음모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영화의 힘이다. - P204

하지만 제럴드 포스너와 빈센트 부글리오시의 책을 읽은 후,
나는 내 선입견을 업데이트하고 2013년 암살 50주년을 맞아 가장 일반적인 음모론을 반박하는 <스켑틱>의 특별판을 편집하며 고독한 암살자 이론에 대한 신뢰를 다시 확립했다.²⁰ - P205

20 David Reitzes, "JFK Conspiracy Theories at 50: How the Skeptics Got It Wrong andWhy It Matters," Skeptic 18, no. 3 (2013), 36-51, https://bit.ly/3apHqfL/. - P384

리 하비 오즈월드는 1939년 뉴올리언스에서 태어나 1950년대에 미 해병대에 입대하여 소총 사격 훈련을 받았다. 올리버 스톤의 영화의 한 인물이 오즈월드가 "매기의 서랍을 쐈다", 즉 과녁을맞히지도 못했다고 말한 것과는 달리, 오즈월드는 소총 사격에서두 번째로 높은 등급을 받아 명사수로 인정받았다. - P205

정치적으로 오즈월드는 1959년 러시아로 망명하여 민스크의라디오 공장에서 2년간 일했고 마리나라는 러시아 여성과 결혼한공공연한 공산주의자였다. 소련에 환멸을 느낀 그는 1962년 친구들에게 카스트로의 공산주의 혁명에 동참하기 위해 쿠바로 가고싶다고 말한 직후 텍사스주 댈러스로 이주했다. - P206

댈러스에 있는 동안 오즈월드는 반공주의자이자 퇴역 장군인 에드윈 A. 워커 Edwin A. Walker를 만났는데 그는 한때 미국 대법관 얼워런이 학교 내 기도 금지와 소수자 인권 증진을 통해 미국을 파괴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비난했던 음모론자였다. 케네디를 암살하기 불과 8개월 전인 1963년 4월, 오즈월드는 워커 장군의집 밖약 100피트 지점에서 총격을 가해 그를 죽이려고 시도했다. 워커 장군은 팔뚝에 총알 파편을 맞았지만 목숨을 건졌다. - P206

오즈월드는 워커 장군을 죽이려고 시도한 후, 이 일을 아내 마리나에게 말했다. 아내 마리나에 따르면 오즈월드는 당시 부통령인(미래에는 대통령이 되는) 리처드 닉슨을 암살할 계획을 세웠지만마리나는 오즈월드가 그런 짓을 하지 못하게 화장실에 가두었다.
JFK 암살 이후 워런위원회는 워커 장군을 살해하려고 한 사람이 오즈월드라고 결론지었다.) - P207

(이 책의 중심 주제인 많은 실제 음모는 운, 우연, 우발성에 달려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 P208

이후 만리허-카르카노 소총을 사용한 실험, 특히 1979년 하원특별위원회 보고서에 언급된 실험에 따르면 오즈월드가 총을 쏘는 데 걸린 8초(일부 연구자들은 10초라고 주장한다) 안에 3발을 쉽게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 총알이 이미 장전된 상태에서 세 발을 쏘는 데는 3.3초밖에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저격범의 은신처에서 발견된 세 개의 탄피에는 오즈월드의 소총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이는 탄도 자국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 P208

. 음모주의자는 다른 사람 또는 여러 사람이 케네디를 저격했거나, 암살 지시를 모의했거나, 암살에 자금을 지원했거나, 딜리 플라자에서 총격범들을 조직했거나, 그 밖의 무언가를 했다고 주장한다. (오즈월드가 CIA, KGB, 마피아가 파놓은 함정에 걸려든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오즈월드에 대한 위의 사실을 떠올리며 ‘제정신이라면 이 정도 규모의 암살을 수행하기 위해 이렇게 불안정하고 미친 사람을 선택했을까?‘라고 자문해 보기만 하면 된다.) - P209

이에 대한 완벽한 사례는 바로 오즈월드를 쏘았던 잭 루비이다. 그는 특히 마피아에 연루되었다는 이유로 음모주의자가 주요용의자로 지목한 인물이다. 루비는 수사관들에게 오즈월드를 쏜이유를 정확히 말했다. "케네디 여사가 재판을 받기 위해 돌아와야 하는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서였다고. - P210

 빈센트 부글리오시는 오즈월드의 암살범에 대해 많은 사람이 말한 내용을 이렇게 요약했다. "FBI 요원들은 루비를 잘아는 100명 가까운 사람을 인터뷰했을 것이며, 워런위원회의 보고서에서 루비의 성질이나 적어도 그가 얼마나 ‘매우 감정적‘이었는지 언급하지 않은 인터뷰 대상자를 한 명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²⁴ - P210

24 Bugliosi, Reclaiming History, 1116. - P384

심리핫자 엘리자베스 로프터스 Elizabeth Loftus가 실험과 실제 사례에서 보여준 것처럼 사람의 기억은 간단한 암시만으로도 쉽게 조작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사고를 목격한 목격자가 ‘충돌한‘ 대신 ‘박살 난‘과 같은 형용사를 선택하면 목격자가 기억하는 자동차의 주행 속도 추정치가 달라진다.²⁵ - P211

26 Maryanne Garry, Charles G. Manning, Elizabeth F. Loftus, and Steven J. Sherman,
"Imagination Inflation: Imagining a Childhood Event Inflates Confidence That ItOccurred," Psychonomic Bulletin and Review 3, no. 2 (1996), 208-214. - P384

감정적으로 격앙된 사건은 기억을 더욱 왜곡하며 총알에 머리가 날아간 대통령의 암살 현장에 있었다는 것은 분명히 충격적인 사건이다. 그래서인지 딜리 플라자의 관중은 당시 상황에 대해서로 다른 설명을 했다.  - P211

그럼에도 목격자의 81퍼센트는 세 발의 총성을 들었다고 답한반면 5퍼센트만이 네 발의 총성을 들었다고 답했다.²⁸ 대부분의JFK 음모론은 네 발에 기댄다. - P212

28 Reitzes, "JFK Conspiracy Theories." - P384

가장 이상한 변칙은 루이 스티븐 위트Louie Steven Witt (일명 엄브렐러맨)였는데, 그는 케네디에 대한 정치적 항의의 표시로 우산을 들고 딜리 플라자에 갔다. 그가 이렇게 한 것은 JFK의 아버지 조지프 케네디가 우산을 자주 들고 다녔고 히틀러에게 유화 정책을 편인물로 역사에 남은 네빌 체임벌린 Neville Chamberlain 영국 총리의 지지자였다는 사실에서 연유한다. (중략). 음모주의자는 암살에서 엄브렐러맨의 역할에 집착해 왔지만 위트는 하원의 암살조사 특별위원회에서 "《기네스북》에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 있었고 잘못된일을 한 사람을 위한 카테고리가 있다면 근소한 차이의 2위도 없29이 내가 1위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²⁹ - P213

29 Errol Morris, "The Umbrella Man," New York Times, November 21, 2011, https://nyti.
ms/3y5CupA 또한. "Umbrella Man," The JFK 100, https://bit.ly/2REA4hS/ - P384

총알 충격의 ‘운동량과 운동 에너지의 전달‘에 대한 한 연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프루더] 필름에서 관찰된 케네디 대통령의 움직임은 물리적으로 행렬의 후방에서 발사된 고속 발사체의 충격과 일치하며 이는 순간적인 전방 충격력에 이어지는 지연된 후방 반동과 신경근의 힘으로 인한 결과"라고 설명한다.³⁰ - P215

30 Nicholas R. Nailli, "Gunshot-Wound Dynamics Model for John F. KennedyAssassination," Heliyon 4, no. 4 (April 30, 2018), https://bit.ly/3gaA3vM/. - P384

다음은 음모론을 부추기는 잘못된 정보의 또 다른 예이다. 음모주의자는 케네디와 코널리가 리무진에 완벽하게 나란히 앉았고좌석 높이도 같았기 때문에 텍사스 교과서 보관소 건물 6층에서발사된 총알이 케네디의 등에 들어가서 목을 빠져나와 우회전, 좌회전을 한 다음 코널리에게 들어가야 한다고 가정하는데 이는 분명히 불가능하다(그래서 ‘마법의 총알‘이라고도 불린다). - P216

그림 8.4. 상단: 부정확한 단일 총알 이론에 따르면 코널리 주지사는 정면을 바라보고케네디 대통령과 일직선상에 앉아 있다. 탄도도 정확하지 않은데 ‘마법 같은‘ 힘과 비틀림이 없었다면 코널리를 놓쳤을 극단적인 탄도 각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중간: 그 대신에 데일 마이어스의 분석에 따르면 코널리 주지사는 케네디의 왼쪽으로 몇 인치 떨어진 작은 보조 좌석에 앉아 있었다. ‘단일 총알‘이 발사되었을 때 코널리는 상체를 오른쪽으로 급격하게 움직였고 첫 번째 총성을 들었다. 하단: 케네디의 등 위쪽과 목을 통과한 후 코널리의 오른쪽 어깨를 맞히고 손목을 지나 다리를 관통한 이후의 속도와 회전 작용에 대한 표시가 있는 두 번째 총알의 경로, 출처: 로버트 그로든Robert Groden과해리슨 에드워드 리빙스톤Harrison Edward Livingstone의 책 《반역 High Treason》 (New York:Basic Books, 1998)에서 상단 및 중간 이미지를 팻 린스가 다시 그림. 제럴드 포스너의책 《사건 종결》(New York: Random House, 1993), 478-479쪽에서 하단 도표 및 총알이 두 개의 몸을 통과하는 장면을 표시한 캡션(팻린스가 다시 그림). - P217

음모주의자의 또 다른 주장은 파크랜드 메모리얼 병원에서 회수된 총알이 ‘깨끗한‘ 총알이었다는 것인데 그들에 따르면 이는너무도 멍청해서 총알을 조금도 망가뜨리지 않은 채 요원들이 총알을 그곳에 심어 놓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이다. (중략). 그림 8.5를 보면 총알이 마치 몸을 관통한 것처럼 납작한모양을 하고 있는데 실제로 두 개의 몸을 관통했다.³³ - P219

33 총알의 사진은 다음 논문에 나와있다. Reitzes, "JFK Conspiracy Theories." - P384

 313번 프레임에서 영상을 일시 정지하면(그림 8.6 참조) 두개골, 뇌, 혈액이 위쪽과 앞쪽 방향으로 튀어나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텍사스 교과서 보관소 건물의 6층에서 총이 발사된 것처럼 보인다(실제로 총이 발사되었다).³⁴
이 책의 앞부분에서 나는 패턴성, 즉 의미 있는 잡음과 의미 없는 잡음 모두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찾는 경향을 소개했다.³⁵ - P219

34 온라인에는 헤드샷을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속도가 느려진 향상된 버전의 자프루더필름이 많이 있다. 예를 들어 "John F. Kennedy Assassination-Zapruder Film (ImprovedQuality)," video, YouTube, 2013, https://bit.ly/3xiaCPR/ 참조.
35 Michael Shermer, The Believing Brain: From Ghosts and Gods to Politics and Conspiracies-how We Construct Beliefs and Reinforce Them as Truths (New York: Henry Holt, 2011), 59-86. - P384

 그림 8.7은 에이브러햄 자프루더와 반대편에 서 있던 메리 앤 무어먼 Mary Ann Moorman이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보여준다. 암살 음모주의자는 무어먼의 흐릿하고 거친 사진에서 여러 명의 총격범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주장한다. 여러분이 직접 찾아보라. 내가 본 건 패턴성뿐이다. - P219

 증거는 압도적으로 리 하비 오즈월드의 단독 범행에 의해 JFK가 날아가 버렸다는 결론을 가리키고 있다. 그런데도 이 명백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증거와 논리에도 불구하고 아주 많은 사람이 동의하지 않는다. - P222

 그렇다면 왜 고독한 암살자라는사실에 대해 회의론, 심지어 편집중까지 제기되는 것일까? 이 장을 마무리하면서 다룰 이 특정 음모론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네 가지 이유가 있고, 다음 장을 시작하면서 다루게 될 진짜 음모와 관련된 또 다른 세 가지 이유가 있다. - P222

1. 인지부조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인지 부조화는 음모론에서 특히 사건의 규모와 중대성 및 그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것 사이에 불일치가 있을 때, 즉 비례성 문제가 있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 P222

2. 명성과 인기 많은 살인 사건, 특히 맨슨 살인 사건을 재판한빈센트 부글리오시는 이러한 문제와 관련하여 케네디 살인 사건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 P223

3. 카멜롯Camelot 유명인이 사망하면 팬과 지지자는 그를 신화적인 존재로 격상시킨다 -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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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위대한 박식가 아리스토텔레스

정당한 정부는 공동체 전체의 선을 목표로 해야한다 - P44

아테네의 이방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소크라테스의 수제자인 플라톤의 수제자였다. 걸출한 스승들과는 달리 아리스토텔레스는 아테네 태생이 아니다. 그는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에 있는 스타키라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성인이 된 후부터는 거의 아테네에서 살았고, 이 중 20년은 플라톤이 세운 학당 아카데메이아의 일원으로 지냈다. - P45

 알렉산더 대왕 사망 후 반反마케도니아 정서가 아테네를 휩쓸자 아리스토텔레스가 표적이 된 것이다. 결국 아테네를떠나기로 한 그는 모국 유보이아섬으로 돌아가면서 ‘아테네 시민들이 다시 철학을 대상으로 죄를 짓게 두지 않겠다‘는 말을 남겼다. - P45

현실 세계로 향한 관심

아리스토텔레스는 단테가 ‘박식한 자들의 스승이라고 표현했듯역사상 가장 위대한 박식가였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저서 30편을보면 기상학에서 심리학과 정치학에 이르기까지 주제가 방대하다.
이 저서들은 모두 17세기까지 서양 고등교육의 중심이었다.  - P46

형식논리학

올바른 논증의 형식적 구조를 연구하는 학문. 변증법적 논리학 따위의 경험 내용에 관한 논리학에 대립되는 것으로,
경험이나 사실의 내용에는 관여함이 없이 오직 사유의 형식에만 관여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이래, 연역 추리를 중심으로 발전하여 전통적으로는 삼단논법을 중심으로 타당한 사유 형식 일반을다루었으며, 현대의 기호논리학에서는 이것을 기호의 수학적 연산 체계로 발전시켰다. - P46

정치가는 철학자가 되어선 안 된다

플라톤은 정치사상을 통틀어서 철학자가 국가를 다스려야 한다는 가장 직관적인 주장을 펼쳤다. 정치의 특징은 상반되는 의견간 충돌인데, 플라톤은 진정한 철학적 지식만이 이에 대한 판정을 내리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다. - P48

인간은 정치를 통해서만 잠재력을 실현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윤리학과 정치학을 선택을 내리는 경험에 바탕을 둔 실천과학으로 봤다. 그에게 정치학이란 윤리학의 한 갈래였다. 그는 저서 『니코마쿠스 윤리학에서 모든 결정과 선택은 어느 정도의 선을 목표로 삼는다고 말하지만, 이 주장은 실제로 악한 선택이 많으므로 반론이 제기된다. 이에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선택은 선택 주체에게 선하게 보이는 것을 추구한다고 다시 명확하게 설명한다. - P49

하지만 인간은 도덕적이고 지적인 탁월성을 향한 잠재력을 홀로 실현할 수 없다. 가족, 마을, 학교, 도시가 필요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에서 모든 공동체는 선을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지고, 정치란 모든 시민이 도덕적이고 지적인 덕을 이룰 수 있도록 사회생활을 조율하는 기법이라고 말한다. - P49

정치체제를 이해하는 방법은 그 구성 요소, 즉 시민을 분석하는것이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한다. 그의 관점에서 시민이란 직접 통치하고 통치받기 위해 공직을 기꺼이 맡을 의향이 있고 그럴 능력을 갖춘 사람이다. 이런 시각에 따르면 어린이와 노인은 완전한시민이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정치는 공동체가 직면한사안을 둘러싼 숙고와 논의, 의사 결정 과정에 모든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일이다. - P50

정치학계의 생물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동식물 유기체를 과 종으로 분류한 업적으로도 유명한데, 이런 명성에 걸맞게 그리스 헌법 158종을 수집하고 분류했다. 정치학계의 생물학자였던 셈이다. 그는 우선 정치체제를 올바른 체제와 타락한 체제로 나눴다. - P51

참주정

고대 아테네에서 귀족과 평민의 대립을이용하여 독재권을 행사한 참주에 의한 정치체제


과두정

소수의 사람이나 집단이 사회의 정치적·경제적 권력을 독점하고 행사하는정치 체제


중우정

이성보다 일시적 충동에 의하여 좌우되는 어리석은 대중이 주도하는 정치체제.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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