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우리 시대는 본질적으로 비극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시대를 비극적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큰 격변이 일어났고 우리는 폐허 가운데 서 있다. - P7
그녀는 클리퍼드 채털리와 1917년에 결혼했는데, 그가 휴가를 받아 한 달간 집에 돌아와 있을 때였다. 그들은 한달 동안 신혼 생활을 했다. 그런 다음 클리퍼드는 플랜더스¹로 돌아갔다. 그러고는 여섯 달 뒤에 다시 영국으로 후송되어 왔는데, 부상으로 몸이 바스러지다시피 한 상태였다. 그때 아내 콘스턴스는 스물세 살, 그는 스물아홉 살이었다.
1) 현재의 벨기에 서부, 네덜란드 남부, 프랑스 북부를 포함하며 북해에면하는 지방. 1차 세계대전 때 영국과 벨기에가 이곳을 지켰다. - P8
그는 정말로 절망에 빠지지는 않았다. 휠체어로 혼자 이동할 수 있었고, 소형 모터가 달린 환자용 바퀴 의자가 있어 그걸 몰고 정원을 천천히 돌아다닐 수도 있었으며 우울한 기분이 감도는 근사한 저택 영지의 임원(林苑)으로 갈수도 있었다. 그는 이 임원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겼지만, 겉으로는 별것 아닌 체했다. 너무나 심한 고통을 겪었기 때문에 그는 고통을 느끼는 감각이 어느 정도 없어졌다. - P9
그의 아내 콘스턴스는 혈색 좋고 시골 분위기가 나는 여자로 부드러운 갈색 머리칼에 몸이 튼튼했으며, 동작이 느린 듯했지만 발산되지 못한 활력을 가득 머금고 있었다. 커다랗고 파란 두 눈은 놀란 듯했고 목소리는 부드럽고상냥하여, 고향의 시골 마을에서 갓 올라온 사람처럼 보였다. 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 P10
힐더와 콘스턴스는 둘 다 열여덟 살이 되기 전에 이미시험 삼아 연애를 해본 경험이 있었다. 그들과 그토록 정열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힘차게 노래를 부르거나나무 밑에서 정말 자유롭게 같이 야영하며 지냈던 청년들은 당연히 사랑의 결합을 원했다. 두 처녀는 망설였다. 하지만 당시 그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많았고 사람들은그런 결합을 아주 중요하게 여겼다. - P11
그리하여 두 자매는 각각 가장 민감한 문제까지 속 깊은토론을 나누었던 청년들에게 자신을 선물로 주었다. 토론이나 논쟁 등은 정말 신나고 근사한 것이었지만 성행위나육체의 결합은 그저 일종의 원시적 퇴행으로 김빠지는 짓에 불과했다. - P12
남자란 욕구로 가득찬 어린아이와도 같았다. 여자는 그가 원하는 것을 주지않으면 안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아이처럼 심술 사나워져 골을 내고 날뛰면서 이제껏 아주 유쾌했던 관계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리기 십상이었다. - P13
두 자매 모두 연애 경험을 했을 무렵 전쟁이 났고, 그들은 서둘러 귀국했다. 두 사람 다 상대 남자와 먼저 말로써아주 가까워지지 않으면, 즉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깊은관심이 생겨나지 않으면 결코 사랑에 빠지는 일이 없었다. - P13
(전략). 그리고 이처럼 생기 넘치고 영혼을 일깨우는 토론으로친밀감이 고양된 끝에 성관계가 어느 정도 불가피하게 되면, 그때는 하는 수 없었다. 그것은 한 단원의 마감을 표시하는 것이었다. 또한 나름의 짜릿한 쾌감도 있었는데, 몸 안에서 묘하게 떨리는 전율과 자기를 주장하는 마지막경련은 자극적이었고, 마지막 한마디 말과도 같았으며, 한문단의 끝과 주제 전개의 일단락을 나타내려고 집어넣은 별표의 행렬과도 같았다. - P14
사랑을 겪었다는 것, 즉 육체적 경험을 한 흔적은 남자들에게도 역시 분명하게 나타났다. 남자건 여자건 할 것 없이 육체적 경험을 하고 나면 아주 미묘하면서도 틀림없는 변화가 신체에 일어난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여자는좀 더 활짝 피어나면서 살짝 둥그스름해지고 팔팔하게 모났던 것이 부드러워지며 표정은 수심기를 띠거나 아니면의기양양해진다. 남자는 훨씬 차분해지고 보다 내성적으로 - P16
몸속의 실제 성적 쾌감에 있어서 두 자매는 남성의 이상한 힘에 거의 압도되었다. 그러나 곧 그들은 정신을 차렸고 그 성적 쾌감을 하나의 감각으로 여겼으며 자유를 잃지않았다. 반면 남자들은 성 경험에 대해 고마워하면서 자신들의 영혼을 여자에게 넘겨주었다. - P16
클리퍼드 채털리는 코니보다 상류 계급이었다. 코니는부유한 지식인 계급이었지만 그는 귀족이었다. 명문 대가급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엿한 귀족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준남작이었으며 어머니는 자작의 딸이었다. - P18
그렇지만 클리퍼드 역시 반란자였다. 자기 계급조차도거역한 반란자였다. 반란자란 말은 너무 강한 표현일지도모른다. 아니, 너무 지나치게 강한 표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는 그저 인습이나 실재하는 모든 종류의 권위를혐오하며 이에 반발하는, 당시 유행하는 젊은이들의 일반적 행태에 휩쓸린 것뿐이었다. - P19
1916년에 허버트 채털리가 사망했다. 그래서 클리퍼드가집안의 상속자가 되었다. 이것에 대해서조차 그는 두려움을 느꼈다. 제프리 경의 아들로서 그리고 라그비의 자손으로서 자신이 지닌 중요성에 대한 의식은 워낙 타고날 때부터 박혀 있던 것이라 그것을 벗어던질 수는 없었다. - P21
제프리 경은 그따위 웃기는 생각을 용납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핼쑥하니 긴장된 얼굴로 자신의 생각에 깊이 사로잡힌 채 로이드 조지가 되었든 누가 되었든 어쨌거나나라와 자신의 지위를 구하겠다는 굳은 결의를 완고히 다지고 있었다. - P21
그리고 그는 클리퍼드가 결혼해서 상속자를 낳기를 바랐다. 클리퍼드는 자기 아버지가 구제 불능의 시대 착오자라고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 자신이 아버지보다 앞섰다고 할 구석이 어디 있단 말인가, 모든 것이 우스꽝스럽고특히 자신의 처지가 가장 우스꽝스러움을 움찔하며 느끼고있는 것 말고는? 싫든 좋든 그는 별 심각한 생각 없이 남작의 작위와 라그비 저택을 받아들였지 않은가. - P22
채털리 가의 자손들, 즉 두 형제와 그들의 누이는 모든친척들을 물리치고 이상하게도 라그비에 함께 틀어박혀 고립된 채 살았었다. 가족 간의 유대는 고립감으로 인해 강화되었는데, 귀족의 작위와 토지에도 불구하고, 혹은 오히려 그것들 때문에 자신들의 지위가 허약하고 무방비 상태에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 P22
그렇지만 클리퍼드는 코니와 결혼했고 한 달간 그녀와신혼 생활을 했다. (중략). 그와 코니두 사람은 그 문제를 제쳐두더라도 아주 사이가 좋았다. 코니는 성이나 남자의 ‘만족‘에 상관하지 않는 이러한 다정한 관계에 약간 흥분된 기쁨을 느꼈다. 어쨌든 클리퍼드는 다른 대다수의 남자들과는 달리 자기의 ‘만족‘을 채우려는 데만 열중하지 않았다. - P24
제2장
코니와 클리퍼드가 라그비에 돌아온 것은 1920년 가을이었다. 미스 채털리는 동생의 변절을 아직 혐오스럽게 여기고 있었던지라 그곳을 떠나 런던의 조그만 아파트에 들어가 살고 있었다. - P25
코니가 익숙하게 보아온 것은 켄싱턴 거리나 스코틀랜드의 구릉지대 또는 서식스 지방의 구릉 지대 등이었다. 그녀에겐 그것이 바로 영국의 모습이었다. 젊은이의 냉철한극기적 자세로 그녀는 석탄과 철의 고장인 중부 지방의, 영혼도 없고 흉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한눈에 파악하여 받아들였고 이후로는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둔 채 개의하지 않았다. - P26
클리퍼드는 런던보다 라그비가 더 마음에 드는 듯이 말했다. 이 지방에는 그 특유의 완고한 의지 같은 것이 있고사람들에겐 두둑한 배알이 있다는 것이었다. - P27
젊은 지주의 귀향을 맞는 환영회 같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잔치도 열리지 않았고 사람을 시켜 인사를 전한 경우도 없었으며 심지어 꽃 한 송이도 보내오지 않았다. 그저자동차로 어둡고 축축한 찻길을 따라 우중충한 나무들 사이를 뚫고 습기에 젖은 채 달려가다가, 축축한 잿빛 양들이 풀을 뜯어먹고 있는 영지의 임원 비탈진 곳으로 빠져나온 뒤 마침내 저택의 암갈색 정면이 드러나 보이는 언덕위에 이르렀고, 가정부 내외만이 마치 대지의 표면 위를 불안스럽게 떠도는 소작인들 모양으로 그곳을 서성거리고있다가 뭐라 더듬거리며 인사를 올릴 뿐이었다. - P28
마을 교구의 목사는 예순 살가량의 사람 좋은 노인으로직분에 충실한 자였는데, 마을의 이 말없는 ‘넌 내 일에 상관 마!‘ 주의에 의해 하나의 개인으로서는 아무 실체도없는 존재로 전락해 있었다. 광부의 아내들은 거의 모두가 감리교파 신자였다. - P29
코니가 접근하며 말을 걸었을 때 이를 대하는 광부 아낙네들의 그 이상하고 의심쩍어하는 겉치레 상냥함, 절반은 아첨기가 섞인 그들의 목소리 속에서 언제나 울려 나와코니의 귀에 들려오는 ‘어머나! 채털리 부인이 이렇게 나에게 이야기를 걸고 있으니 난 이제 대단한 사람인 셈이야!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내가 자기보다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지!‘라는 식의 묘하게 공격적인 투의 태도 등은 견딜 수 없는 것이었다. - P30
어쩔 수 없이 그들을 상대해야 할 때면 클리퍼드는 약간 거만하고 경멸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젠 더 이상 그런 사람들을 친절하게 대해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사실 그는 자기와 같은 계급이 아닌 사람은 누구든지 대체로 좀 깔보고 경멸하는 태도로 대했다. - P30
그러나 클리퍼드는 다리 불구가 된 탓에 사실 극도로 소심하고 자의식이 강했다. 그는 자신의 시중을 드는 하인들이외에는 누구와도 만나기를 꺼려했다. 휠체어나 환자용바퀴 의자에 앉아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 P31
그러나 그녀는 사실 클리퍼드에게 다른 사람들과의 인간적인 관계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광부들은 말하자면 그가 거느리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는 광부들을 사람이 아니라 사물로, 즉 생명체의일부가 아니라 탄광의 일부로, 자신과 더불어 사는 인간이아니라 거칠고 조야한 자연 현상으로 보았다. - P32
그렇지만 그에겐 야심이 있었다. 그는 단편 소설을 쓰는일에 열중했는데, 자기가 알았던 사람들에 대한 묘하고 아주 사적인 이야기들이었다. 날카로운 재치가 돋보이고 약간 짓궂기도 하지만 왠지 모르게 무의미한 것들이었다. 관찰력은 특이하고 비범했다. 하지만 접촉하여 닿는 것이, 실제 와 닿는 접촉이 아무것도 없었다. 모든 것이 인공적으로 만든 세상 위에서 일어나는 것 같았다. - P33
육체적인 면에서 보면 그들은 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코니는 물론 집안일을 감독해야 했다. 그러나 가정부는 제프리 경만도 여러 해 동안 섬겼던 사람이었고, 식사 시중을 드는 하녀는 쭈글쭈글하니 나이가 많고 더할 나위 없이정확하게 일을 수행하는-잔심부름꾼 하녀라고도 부를수 없고 심지어 여자라고도 부르기가 힘든-아낙네로 이집에서 일한 지가 사십 년이나 된 사람이었다. - P34
그냥 내버려 두는 것 말고 그녀가 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그래서 그녀는 그냥 내버려 두었다. - P35
비평가들이 칭찬했고 클리퍼드의 이름은 이제 거의 유명하다고 할 정도인 데다 돈까지 벌어들이고 있는데, 클리퍼드의 작품 속에는 아무것도 든게 없다니 아버지는 무슨 뜻으로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지? 그의 작품에 또 뭐가 더 있을 수 있단말인가? 이런 의문이 든 까닭은 코니가 젊은이의 기준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즉 현재의 순간에 있는 것이 전부였다. - P36
그는 나중에 코니와 이 ‘반처녀‘ 라는 것-절반은 처녀인 여자라는 그녀의 처지에 대해 좀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래도 그 이야기를 꺼낼 수가 없었다. 그와 코니는 그러기엔 너무 가까운 사이면서도 또한 그럴만큼 충분히 가깝지도 않았다. 그와 코니는 정신적으로는정말 깊이 하나가 되어 있다. - P37
코니가 라그비에 온지 이제 거의 이 년, 그녀를 필요로하는 클리퍼드와 그의 작품에만 정신을 쏟을 뿐 별로 특별할 것 없는 생활이었다. 특히 그의 작품에 더 몰두하는 생활이었다. 두 사람의 관심은 항상 함께 그의 작품 위로 쏟아져 흘렀다. - P38
그리고 이런 점에 있어서는, 공허 속에서일지언정 하나의 생활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나머지는 존재가 없는 삶이었다. 라그비가 있었고, 하인들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 유령 같을 뿐, 정말 존재하는 것들이 아니었다. - P38
클리퍼드는 친구, 정확하게 말하면 아는 사람이 상당히많았으며 그들을 라그비로 초대하곤 했다. 그는 비평가나작가를 비롯하여 자기 책을 칭찬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온갖 종류의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라그비에 초청받은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찬사를 바쳤다. 코니는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 P39
시간은 흘러갔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정말 일어난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정말 훌륭할 정도로 아무런접촉 없이 살았기 때문이다. 그녀와 클리퍼드는 자신들의생각과 그의 작품 속에 묻혀 살아갔다. 그녀는 손님을 맞아 접대해야 할 때도 많았다 집에는 늘 사람들이 끊이지않았다. 시계가 7시 반에서 8시 반을 가리키듯이 그렇게시간은 흘러갔다. - P40
제3강
하지만 코니는 점점 마음이 초초해지는 것을 느꼈다. 접촉이 없는 것에서부터 일종의 초조감이 광기처럼 그녀를사로잡았다. - P41
그것은 진정 초조감이었다. 그녀는 영지의 임원을 가로지르며 달려나가, 클리퍼드의 일 따위는 모두 팽개쳐 버리고 고사리 덤불 사이에 쭉 뻗어 엎드려 있곤 했다. - P41
그러나 숲은 진정한 피난처나 성역이 되지 못했다. 그녀와 그곳은 아무런 연결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곳은 그저그녀가 나머지 다른 것들로부터 도망쳐 있을 수 있는 장소에 불과했다. - P42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에게 다시금 충고했다. 애인 하나두는 게 어떻겠니, 코니야? 세상의 여러 재미도 좀 맛보도록 하려무나! - P42
클리퍼드가 이 서른 살의 젊은이를 집에 초대하려던 때는 이 젊은이의 경력에 있어서 불운한 시점이었다. 하지만클리퍼드는 망설이지 않았다. 마이클리스에겐 아직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관심 있는 독자로 남아 있을지 몰랐다. 게다가 지금 가망 없는 왕따가 된 처지인지라, 상류 사회의다른 모두가 그를 외면하여 내쫓는 이 괴로운 시기에 라그비에 와달라고 초대해 준 것이 그로서는 틀림없이 고맙기만 한 일일 것이다. - P43
코니는 유명해지고 싶어 하는 클리퍼드의 맹목적이고 강박적인 본능에 대해 약간 놀라워했다. 말하자면 그는 자신이 잘 알지도 못하고 불안해하며 두려워하기까지 하는, 그 형체 모를 넓은 세상에서 유명해지고자 했고 작가로서, 그것도 일급의 현대 작가로서 유명해지고자 했다. 나이 많고 원기 왕성하며 허세를 부리는 성공한 아버지 맬컴 경을 통해 코니는 예술가들도 자기선전을 해대며 자신의 상품을 잘 보이게 하려고 애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P44
런던 최일류 거리의 양복점, 모자점, 이발소, 구두점 등을 거쳐 단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이클리스는 분명 영국인이 아니었다. 정말이지 그는 절대 영국인이 아니었다. 납작하고 창백한 얼굴과 행동거지는 종류가 다른 것이었고, 불만스러워하는 표정도 종류가 달랐다. - P45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인을 데리고 그 멋들어진 차를 척 타고서 행차를 하였으니, 이 더블린의 잡종개는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그에게는 코니의 마음에 드는 뭔가가 있었다. 그는 스스로에게 허세를 부리지 않았다. 그는 자신에 대해아무런 환상도 품고 있지 않았다. - P46
"그렇지만 그 시작이란 것을 해야 하겠지요." 클리퍼드가 말했다. "아, 그렇지요! 안으로 뛰어들어야 하지요. 밖에 있으면아무것도 할 수가 없으니까요. 길을 뚫고 안으로 들어가야합니다. 일단 그렇게만 하면, 아무리 해도 어긋날 수가 없게 되지요." "그렇지만 당신은 희곡 말고 다른 수단으로 돈을 벌 수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까?" 클리퍼드가 물었다. - P47
"내 나이가 서른 살-그래요, 서른 살이지요!" 마이클리스는 날카롭고 돌연한 어조로 묘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공허한 듯하면서 의기양양하고, 또 씁쓸한 웃음이었다. - P48
"미국 여자하고는 어때요?" 클리퍼드가 말했다. "아, 미국 여자요!" 그는 공허한 웃음을 웃었다. "안 돼요. 난 그래서 하인에게 터키 같은 나라의 여자든지, 뭐동양인 가까운 여자를 하나 찾아보라고 부탁해 두기도 했답니다." 코니는 엄청난 성공의 표본인 이 묘하고 우울한 사람에대해 정말 놀라움을 느꼈다. 그는 미국에서만도 5만 달러의 수입을 올린다고들 했다. - P49
마이클리스는 자기가 코니에게 뭔가 강한 인상을 주었다는 것을 즉시 알아차렸다. - P50
코니의 거실은 저택 중앙부의 맨 위층인 3층에 있었다. 클리퍼드가 사용하는 방들은 물론 1층에 있었다. 마이클래스는 채털리 부인의 거실로 올라오라고 초청받았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다. 그는 아무 다른 생각 없이 하인의 뒤를 따라갔다. - P51
(전략). 이제 그녀와 마이클리스는 불이 지펴진 벽난로 양편에마주 보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 자신과 그의 부모와 형제 등에 대해서 물었다. 그녀에게 있어 다른 사람들은 항상 어딘가 놀라운 관심거리였으며, 동정심이 일깨워지는 순간 계급의식 따위는 깡그리 잊어버렸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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