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장 허무주의에 대한 두려움
마음을 생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에 대한 마지막 두려움은 그로인해 우리의 삶이 의미와 목적을 잃어 버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유전자를 통해 자신을 복제해 내는 기계에 불과하다면, 만약 우리의 기쁨과 만족이 언젠가 촛불처럼 꺼질 생화학적 사건에 불과하다면, 만약 인생이 더 높은 목적을 위해 창조되지 않았고 고상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지도 않는다면, 계속 살아갈 이유란 무엇인가? - P331
이 두려움에는 두 가지 형태, 즉 종교적 형태와 세속적 형태가 존재한다. 정교한 형태의 종교적 근심은 1996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교황청 과학원 회의에 보낸 「진리는 진리와 모순되지 않는다」에 명시되어있다.¹ - P331
11장 허무주의에 대한 두려움
1. 1996. 10. 22; L‘Osservatore Romano의 영어판, 1996. 10. 30. - P822
독립된 분야의 발견들이 "노력이나 조작 없이 진화론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황은 인간의 진화 과정 중에 한 차례 변화가 일어났는데, 그것은 과학이 관측할 수 없는 "존재론적 비약"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 P332
물론 아무리 무신론적인 과학자들조차도 냉담한 비도덕성*을 옹호하지는 않는다. 뇌는 평범한 물질로 구성된 신체 기관이지만, 그 물질이조직된 방식은 즐거움과 고통을 느낄 수 있는 감정적 유기체를 존재하게 한다.
*도덕에 어긋난다는 뜻의 ‘부도덕‘과는 달리 도덕과 무관하다는 뜻이다. - P333
생후 1년 6개월 된 아이는 자발적으로 장난감을 주고, 도움을 제공하고, 우울해 보이는 어른이나 다른 아이들을 위로한다.⁵ 어떤 문화에서든 사람들은 옳고 그름을 구분하고, 공정함을 따지고, 서로 돕고,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고, 잘못을 바로잡아야한다고 생각하고, 강간, 살인, 특정 형태의 폭력을 금지한다.⁶ 이 정상적인 감정의 존재는 우리가 정신병질자라 부르는 특별한 개인들을 통해더욱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 P335
5. Zahn-Wexler 21, 1992. 6. Brown, 1991.
어느 이론이 더 바람직하겠는가? 사고 실험을 통해 서로의 장점을비교해 보자. 만약 하느님이 인간에게 관대하고 친절하기보다는 이기적이고 잔인하게 살라고 명령했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일이겠는가? 종교에서 가치를 구하는 사람들은 이기적이고 잔인하게 사는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도덕 관념에 의지하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명령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이로써 우선권을 부여할 가치는 우리의 도덕 관념에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다.⁸ - P335
종교의 역사를 보면 하느님이 사람들에게 온갖 종류의 이기적 행동과 잔인한 행동을 명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미디안 사람들을 학살하고, 그 여인들을 유괴하고, 매춘부를 돌로 치고, 동성애자를 처형하고, 마녀를 태우고, 이교도와 불신자들을 살해하고, 신교도들을 창 밖으로 던지고, 죽어 가는 아이들에게 약을쓰지 못하게 하고, 낙태 시술 의사를 총으로 쏘고, 샐먼 루시디를 저격하고, 시장을 폭파하고, 고층 건물을 향해 비행기를 몰라고 명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히틀러도 자기가 하느님의 의지를 수행한다고 생각했다는사실을 상기해 보자.⁹ - P336
그러니 누가 영혼의 이론이 마음을 신체 기관으로 이해하는 이론보다 더 인간적이라고 말하겠는가? 줄기 세포를 연구하면 간염이나 파킨슨병의 치료법을 발견할 수도 있는데, 그것이 "존재론적 비약을 통해 "영혼"으로 성장할 세포 덩어리이므로 연구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종교 운동에서 어떤 존엄을 볼 수 있는가? - P336
수잔 스미스는어린 두 아들을 호수 바닥으로 던질 때 "우리 아이들은 가장 좋은 곳에서 살 자격이 있고 이제 그렇게 될 것"이라는 합리화로 자신의 양심을 속였다. - P337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이 주는 정서적 위안도 믿을 만한 것이 못 된다. 뇌가 죽을 때 우리의 존재가 끝난다면 삶은 목적을 상실하는가? 오히려 매 순간을 감각하며 사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소중한 선물이라는 깨달음보다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없을 것이다. - P337
왜 비종교적 사상가들은 생물학이 삶의 의미를 제거한다고 두려워하는가? 생물학이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들을 탈색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 P337
(전략) 옥시토신으로 유전적 투자를 보호하려는 이유에서라면, 부모의 숭고함과 희생이 땅에 떨어지는가? - P338
우리의 모든 동기가 이기적이라는 생각 때문에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은 앨비와 똑같은 혼란에 빠져 있다. 궁극인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의이유)과 근접인(‘지금 여기에서 어떻게 사는가?)을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두 의미는 아주 비슷해 보이기 때문에 혼동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 P339
유전자는 비유적 동기자기 자신을 복제하는 것ㅡ를 가지고 있으며, 유전자에 의해 설계된 유기체는 실제적 동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같은 동기가 아니다. 때로는 유전자의가장 이기적인 행위가 인간의 뇌에 이타적인 동기 진심에서 우러난, 무조건적인, 뼛속에서 우러나는 헌신성를 배선한다.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물려줄) 자식에 대한 사랑, (유전적으로 한 배를 탄) 충실한 배우자에 대한 사랑, (신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와 동지에 대한 사랑은 우리 인간의 경우(근접인의 차원)에서는 한계와 비난을 초월하지만, 유전자의 경우(궁극인의 차원)에서는 이기적 행동에 비유된다. - P339
왜 두 설명을 쉽게 혼동하는가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알 듯이 사람들은 때때로 이면의 동기를 가진다. 공적으로는 관대하지만 사적으로는 탐욕스럽고, 공적으로는 경건하지만 사적으로는냉소적이고, 공적으로는 플라토닉하지만 사적으로는 정욕에 사로잡힌다. - P339
유전자와 인간을 마음과 분리시켜 생각할 줄 아는 사람들도 우울함에 빠질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우리 경험의 여러 측면들은 뇌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에 따라 만들어진 허구이자 인공물이라고 가르친다. 빨강에 대한 경험과 초록에 대한 경험은 종류가 다르지만 그렇다고 이세계에 존재하는 광파의 종류가 다르지는 않다. - P340
이 개념을 유전자가 개인의 본질 또는 핵심이라는 보편적인 오해와 결합시키면 도킨스와 프로이트의 잡종이 탄생한다. 바로유전자의 비유적 동기는 개인의 깊고, 무의식적이고, 이면에 숨은 동기라는 개념이다. 그것은 오류이다. - P340
인간 본성에 대한 과학은 그와 똑같은 원리가 옳고 그름, 가치와 무익함. 미와 추, 성과 속에도 적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여겨진다. 그것들은 신경 활동의 산물이자, 우리가 두개골 내벽에 투사하는 영화이자, 뇌의 쾌감 중추들을 간지럽히는 방식으로서, 빨강과 초록의 차이만큼이나 객관적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 P340
그러나 우리의 뇌가 특정한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갖추어졌다고 해서그 생각의 대상이 허구인 것은 아니다. 우리의 정신적 기능들 다수는 이세계의 실질적 존재들과 맞물리도록 진화했다. - P341
많은 수학자와 철학자들이 찬성하는 플라톤 철학의 숫자 개념에 따르면 수나 형체 같은 실체들은 마음과는 독립된 채 존재한다고 한다. 3이란 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꾸며낸 것이 아니다. 그 수에는 우리가 발견하고 탐구할 수 있는 실제적 특성들이 있다. - P341
실제로 황금률은 여러 시대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다. 「레위기」와 「마하바라타」*의 기자들, 힐렐,** 예수, 공자, 로마 제국의스토아 학파 철학자들, 홉스, 루소, 로크 같은 사회 계약론자들, 정언명령을 제시한 칸트 같은 윤리 철학자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¹³ 우리의 도덕 관념은 무리 속에서 무로부터 날조되었다기보다는 윤리학의 고유 논리와 맞물리도록 진화했으리라 추정된다.
*고대 인도의 대서사시이다. **기원전 20~15년 이스라엘에서 활약했던 율법학자이다. - P342
그것이 인간의 사고 방식에 고유한 특성이라면 과연 얼마나 끔찍해질까? 우리는 인간의 조건에 대해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에 따라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두 가지를 더욱 자주 그리고 진지하게 숙고할수록, 그것은 마음을 더욱더 새롭고 강렬한 감탄과 경외로 채운다. 별이 총총한 하늘과마음 속의 도덕률이 그것이다." - P343
15장 신성한 체하는 동물
마음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 앞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가장 큰 두려움 중 하나는 그것이 도덕적 허무주의를 낳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우익 비판가들의 말처럼 만약 우리가 신에 의해 고귀한 목적으로 창조되지 않았다면, 또는 좌익 비판가들의 말처럼 우리가 이기적 유전자의 산물이라면, 과연 무엇이 우리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비도덕적 이기주의자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겠는가? - P417
사람들이 부도덕한 행동("살해는 나쁘다.")을 싫어하는 것("난 브로콜리가 싫어."), 유행에 뒤떨어진 것("스트라이프와 체크 무늬를 같이 입지 마라."), 경솔한 것("장거리 비행 때는 와인을 마시지 마라.")과 다르다고 느끼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사람들은 도덕적 규칙이 보편적이라고 느낀다. - P472
우리의 도덕 관념은 타인에 대한 공격을 부도덕한 행위를 예방하거나 처벌하는 한 방법으로 허가한다. 부도덕하다고 간주된 행동이 가령강간이나 살인처럼 어느 기준에서든 부도덕하다면 그리고 그 공격이 정당하게 집행되고 효과적인 예방책으로서의 기능을 한다면 문제가 없을것이다. 이 장의 요점은 인간의 도덕 관념이 정당한 의분의 표적이 될만한 행동들을 가려낼 수 있도록 보증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 P473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와 그의 동료들은 이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제시했다.² 대부분의 사람들은 즉시 줄리와 마크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단정했고, 그런 다음 그것이 왜 잘못된 행동인지에 대한 여러 가지 이유를 댔다. - P474
15장 신성한 체하는 동물
2. Haidt, Koller와 Dias, 1993. - P830
결국 많은 응답자들이 "모르겠다. 설명할 수 없다. 다만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인정한다. 하이트는 이 반응을 "도덕적 말막힘 (moral dumbfounding)"이라 부르고, 앞의 이야기처럼 불쾌하지만 아무에게도 피해가 없는 다른 각본들을 통해 이를 재차 확인한다. - P474
다수의 윤리학자들은 사생활의 중요성에 동의하는 성인들이 다른 지각 있는 사람을 해치지 않는 사적인 행위를 했다면 그것은 부도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의 행동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사회 정책과 관련된 보다 미묘한 주장을 펼치며 앞의행동들을 비판하면서도, 정말로 극악한 행동들과 비교하면 그 정도는사소한 위반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 밖의 모든 사람들에게는 그러한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 - P475
타인 비난(other-condemning) 감정경멸, 분노, 혐오은 사기꾼을 처벌하게 하는 작용을 하고, 타인 칭찬(other-praising) 감정감사, 고양시키는 감정, 도덕적 경외, 감동 은이타주의자에게 보상하는 기능을 한다. 타인 고통(other-suffering) 감정-동정, 공감, 연민은 어려운 수혜자를 도와 주는 기능을 하고, 자의식적(self-conscious) 감정죄의식, 수치, 당혹은 남을 속이지 않거나 속인 결과를 바로잡는 기능을 한다. - P475
자율성 - 공동체-신성의 3분법을 최초로 제시한 사람은 인류학자 리처드 슈웨더였다. 그는 비서구 전통에는, 도덕적 교화의 모든 증거를 간직하면서도 개인의 권리라는 서구적 개념은 발견되지 않는 신념과 가치관이 풍부하게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했다.⁵ - P476
상대주의자들은 도덕성의 세 영역을, 개인적 권리란 편협한 서구적관습일 뿐이고, 그에 따라 우리는 다른 문화권에서 발견되는 공동체와 신성의 윤리들도 그와 동등하게 타당한 대안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사실의 증거로 해석할지 모른다. - P477
몇몇 학자들은, 학생들이 다른 문화의 가치관을 비판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느끼기 때문에 왜 나치즘이 잘못되었는가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주목해 왔다.⁸ - P477
8. Cronk, 1999; Sommers, 1998; Wilson, 1993; C. Sommers, 1998, "Why Johnny can‘t tell rightfrom wrong," American Outlook, 1998. 여름, 45-47 - P830
사람들은 도덕성과 순결을 혼동하는데, 서양의 비종교인들도 예외는아니다. 1장에서 우리는 깨끗함과 더러움을 의미하는 많은 단어들이 또한 미덕과 죄악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보았다(순결한, 흠 없는, 더러운 등등). - P479
우리의 마음이 선과 깨끗함을 혼동하면 추악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인종 차별과 성차별은 종종 더러움의 원인을 피하려는 욕구로 표현된다. 인도에서 "불가촉" 천민을 멸시하고, 정통 유대교에서 월경 중인 여성들을 격리하고, 동성애자와의 일상적 접촉이 AIDS를 옮길까 두려워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흑인 차별 정책 하에 먹고 마시고 씻고 자는 공간을 분리하고, 독일에서 나치가 "인종 위" 법을 만든 것 등이그 예이다. 20세기 역사에 자주 출몰했던 문제 중 하나는, 어떻게 그렇게 수많은 보통 사람들이 전시에 잔학 행위를 저질렀는가 하는 것이다. - P479
도덕 관념은 공정함, 신분, 순수함이 독특하게 혼합된 결과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도덕적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할 때 있는 그대로의 감정에 의존하는 것은 의심스러운 방법이 될 수 있다. 「혐오의 지혜(The Wisdom of Repugnance)」라는 유력한 논문에서 리언 카스(현재 조지부시 정부의 생명윤리위원회 의장)는 복제에 관한 문제를 논할 때에는 도덕적 추론을 버리고 직감에 의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P480
불가촉 천민과 접촉할 때, 유색인과 같은 샘물에서 물을 마실 때, 유대인의 피가 아리안족의 피와 섞일 때, 동의(同) 성인* 간의 남색 행위를허용할 때가 그 예이다. 1978년까지만 해도 (카스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체외 수정 또는 "시험관 아기"라 불렸던 신기술에 몸서리를 쳤다. 그러나 현재 그것은 도덕적으로 일반화되었고, 수십만 명의 사람들에게 크나큰 행복을 선사하고 그들의 삶 자체를 지탱해 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 P481
합리적인 도덕적 입장과 근거 없는 본능적 감정이 다른 점은 전자의 경우 우리의 확신이 타당하다는 이유를 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왜고문과 살인과 강간이 잘못된 것인지 또는 왜 차별과 불평에 반대해야 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반면에 왜 동성애를 억압해야 하는지 또는 왜 인종을 차별해야 하는지를 입증할 때에는 부당하고 피상적인 근거를 억지로 만들어야 한다. - P481
도덕적 감정의 또 다른 특징은 스위치처럼 두 가지 상태로 전환될 수있다는 것이다. 도덕화와 비도덕화(amoralization)라 불리는 이 정신적 깜박임 현상은 최근 로진의 실험실에서 연구된 바 있다.¹³ - P481
13. Rozin, 1997; Rozin, Markwith Stoess, 1997. - P830
로진은 최근 들어 흡연도 도덕적 평가의 대상이 되었다고 지적한다. 담배를 피우는가 안 피우는가의 문제는 오랫동안 기호나 분별의 문제로취급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단지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는 이유로 담배를 즐기지 않거나 기피했다. 그러나 간접 흡연의 피해가 밝혀지면서 사람들은 이제 흡연을 부도덕한 행위로 취급하고 있다. - P482
한편 많은 행동들이 비도덕화를 거친 결과, (사람들 눈에) 도덕적 결점이 아니라 생활 방식의 차이로 비치게 되었다. 비도덕화를 거친 행동의 예로는 이혼, 사생(私生, 또는 서출(庶出), 직업을 가진 어머니, 마리화나, 동성애, 자위, 남색, 오럴 섹스, 무신론, 비서구 문화의 모든 관습등이 있다. 이와 동시에 많은 고통들이 죄악의 대가에서 불운의 결과로재평가되었다. 과거에 노숙자들은 "부랑자"나 "떠돌이"로 불렸다. 성적접촉에 의한 질병(sexually transmitted diseases)도 예전엔 "성병(venerealdiseases)"이라 불렸다. 오늘날 마약 중독을 치료하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마약 중독이 부도덕한 선택이 아니라 일종의 질환이라고 주장한다. - P483
최근 수십 년 동안 비도덕화를 거친 모든 행동들을 보상하기라도 하듯 우리는 새로운 행동들을 도덕화하는 운동을 열심히 전개하고 있다. 속물 같은 실업가와 극단적인 청교도는 사라지고 보모 국가*를 위해 노력하는 운동가와 외교 정책까지 고민하는 대학가**가 그 자리를 메웠지만, 과거나 현재나 도덕화의 심리는 똑같다.
* nanny state. 정부 기관이 시민을 과보호하고 나아가 생활을 통제하는 복지 국가를 말한다. ** 대학가의 운동 단체들이 정부의 외교 정책까지 간섭하는 것을 가리킨다. - P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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