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운 녀자 - 나 만큼 우리를 사랑한 멋진 여자들의 따뜻한 인생 이야기 17
고미숙 외 지음, 우석훈 해제 / 씨네21북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문제로 떠들썩했던 MBC프로듀서 김보슬, 한진 중고업 노동자의 친구가 되어준 배우 김여진, 평일은 치과 의사로 주말에는 봉사로 서울이웃린치과 대표원장 홍수연, 민주노동당 대표 이정희, 인권활동가 류은숙, 변호사겸 인혁당 재건위 사건 담당의 이유정, '오보이프로젝트 대표이며 전 싸이더스 콘텐츠 본부장이었던 박성혜, '청년유니온' 위원장이며 보습학원 강사 김영경,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이며 전 청화대 홍보수석이었던 조기숙, '한경희생활과학' 대표 한경희, '동네부엌' 운영자 박미현, 민주당 국회의원 김진애, 여성운동가 박영숙, 여행작가 오소희, '콩세알N' 대표 임나은, '아름다운재단'상임이사 윤정숙, 고전평론가 고미숙. 이들 열입곱명의 여자들은 배운녀자들이다. 그리고 지금도 그녀들은 배우고 있다.
이 책은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배운녀자>. 처음 이 책의 제목을 접했을때 얼마나 배웠길래 당당히 배웠다고 말하면서 잘난체를 하고 있을까? 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배운만큼 얼마나 잘나가기에 돈을 얼마나 많이벌기에.. 라는 생각이 왜 먼저 들었는지 모르겠다. 얼마나 배워야 '나 배운녀자이다'. 라고 말할 수 있는것일까? 모두가 알만한 알아주는 대학 나오고 유학 다녀오고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에 다니거나 사자 직업 갖고 있는 그런사람이어야 배운녀자라고 말할 수 있는것일까? 어쩌면 난 그만큼 배우지 못했기때문에 그런 부정적인 생각을 먼저 했을지도 모르겠다.
여기 있는 17명의 여자들은 물론 많이 배웠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그런 잘난척하는 여자들이 아니었다. 그녀들은 자신이 살아오면서 삶에서 배웠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많이 알고 있는만큼 많은 안좋은 일들까지 알 수 밖에 없었던 그녀들이었다. 아무잘못도 없는데 유치장 신세를 졌는가 하면 약자의 편에 서서 한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도 한다. 때로는 부모들까지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들도 있고 자신이 배운 세상과 현실은 다름을 깨닫고 아파하기도한다. 정치인들과 변호사들이 말하는 정치 이야기는 솔직히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정치에 대해서는 나도 아는게 없어서 그들이 하는말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에는 조금 부족했던것 같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이 배운 이야기과 현실이 다름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여자 마흔에 미혼이고 딱히 직업이 없었던 전 싸이더스 콘테츠 본부장이었던 박성혜는 이야기한다.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소속감이 없다는것은 그 다른사람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꼭 어딘가 소속되어 있어야 하는건가? 지금 당장 명함이 없다고 그 사람이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삶이 없어지는것도 아닌데 우리는 꼭 어딘가에 소속된채 살아가야 하는가.. 를 생각 하게한다. 여자이기에 그들의 생각이 이해가고 또한 그들처럼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10문10답이라는 코너가 있는데 그중 어느 한질문. 그들의 대답중 많이 비슷했던 질문이 있었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말' 이었다. 모든 이들이 똑같은 말은 한건 아니지만 생각해보면 같은말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생각만 하지말고 하고 싶은걸 해보기. 그것이 실패할지라도 그 경험은 도움이 된다고. 젊었을때 많은걸 해봐야 그만큼 많은걸 알게 된다고 이야기해준다. 나도 그들에 비하면 아직 어리지만 나보다 어린 후배들을 보면 나도 그런 소리를 하곤한다. 여행이든 사랑이든 공부든 해보고 싶은거 하고 싶은거 해보는것. 어쩌면 젊기에 아직 용기낼 수 있고 실패해도 일어서기가 나이가 많을때보다 쉽다. 그들은 삶을 살아오면서 그것을 깨닫게 된것이다. 때로는 내가 지나왔기때문에 누군가에게 이야기 할 수 있는게 있다. 물론 그나이때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 그게 살아온 사람들의 연륜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배운녀자들은 그걸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그리고 좋은일이든 나쁜일이든 많이 알아야 우리는 그것의 옭고 그름을 판단 할 수 있다. 자신이 배운걸 배운것에서 그친다면 배운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그 배움이 언젠가는 자신에게도 다른사람에게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배움이든 우리는 분명 무언가를 깨닫게 될것이다. 배운녀자들을 통해 주저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는걸 또한번 깨닫게 된다. 그들은 자신의 상황이 어떻든간에 언제나 후회없는 삶을 살려고 도전하고 실행에 옮겼다. 여전히 배움을 놓치 않고 배워가는 여자들. 나도 그런 배운녀자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