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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미식가 - 외로울 때 꺼내먹는 한 끼 에세이
윤시윤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2월
평점 :
이 책은 미식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레시피가 있는 책도 맛집이 담겨있는 책도 아니다.
일본만화 <고독한 미식가>처럼 혼자 맛집을 찾아다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면 절대 읽어서는 안되는 책이다.
처음엔 그런 책인줄 알았다. 그래서 프롤로그에서 경고를 해준다.
친절한 느낌으로 책을 읽어가보기로 했다.
이 책은 방송예능작가의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와 생각들을 쓴 에세이다.
그런데 왜 <외로운 미식가>였을까? 읽다보니 인생을 맛으로 표현해서 그런것 같다.
우리는 가끔 인생을 맛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생에는 다양한 맛이 존재한다.
쓴맛, 단맛, 신맛, 달콤한 맛, 짭쪼름한맛, 씁쓸한 맛 등 비슷한 듯 조금씩 다른 맛들이 존재한다.
그런 인생의 맛들을 알려주기 위해서 책 제목이 <외로운 미식가>가 아니었나 싶다.
혼자인 사람도,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외로운 순간이 찾아온다.
같이 있는데도 혼자인 것처럼 외로울 때가 있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아무리 가족이라고 해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해도 내가 될 수는 없는거니깐..
그리고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도 없고 나를 이해해달라고 말 할 수도 없는거니깐..
그냥 살아가면서 상대의 그대로를 이해하고 살아가는 거니깐..
그래서 그 인생의 맛이 외로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예능작가의 글이라서 그런지 공감가는 말들, 공감가는 주제들이 참 많다.
그것이 사랑에 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인생에 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런데 사랑이야기가 나올때 왜 그렇게 사람들은 그렇
무튼.. 짧은 글인데도 참 찬찬히 생각하겠끔 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했던 생각들.. 별 것 아닌 일도 별것처럼 되버리기도 하는 일들.
'외로운맛, 야식'이라는 부제가 있다.
야근 후 누군가에게 '너무 힘들다'라고 말하고 싶은데 전화할 곳이 마땅치 않을때..
가족에게 전화하면 걱정할 것 같고 친구들에게 전화해도 늦은밤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누군가는 아이 보느라 정신없고 또 누군가는 신혼의 달콤함을 즐길 수 있고..
이렇게 많은 생각들이 오가느라 결국 전화를 거는 곳은 족발집..
그곳에서 외로움을 배달해본다.
언제나 반갑게 받아주는 전화..
늦은 밤 맛있게 족발을 먹지만 결국 그 외로움은 나의 살이 되어 곁에 남아준다.
떨어지라는데도 외로울까봐 안 떨어지는 건지...
어쩌면 그 맛이 참 외로운 맛일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감정들을 숨기며 살아간다.
어른이 되면 참아야하는 일들도 많아진다.
나 자신을 관리하기 위해서 먹고 싶은 것을 참을때도 있고 억울한 상황에서도 내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야할때도 있다.
너무 많은 참아야 하는 순간들이 인생에는 참 많다.
쓴맛들이 있는가하면 생애 첫경험의 달콤한 맛들도 있다.
인생에 있어서 내가 겪는 첫경험들. 처음 학교를 가고 처음 사랑을 하고 처음 무언가를 배우고..
많은 첫경험이 내게 주는 기쁨. 그리고 그 달콤함..
그 첫경험으로 인해 또 수많은 맛들이 지나가겠지만 처음이라는 그 달콤함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이렇게 인생의 많은 맛들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그래서 외롭다. 혼자여서 외로운게 아니라 결국 그 인생의 맛은 각자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외로울 수밖에 없다.
그래도 앞으로 살아갈 많은 날들에 또 많은 맛들이 있기때문에 살만하다.
어쩌면 아직 맛보지 않은 맛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인생이 외롭지만 기대되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