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쌘뽐 - 한국어로 읽는 태국동화 ㅣ 엄마나라 동화책
수켓싹 완와짜 지음, 수파바디 감수 / 아시안허브 / 2017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에서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나라는 아마 태국일 것이다. 아마 가장 많이 이름이 알려져 있을 것이다. 태국은 특이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같은 나라들이 전 세계에 식민지를 생성하던 제국주의의 시대에 동남아시아 나라들이 모두 영국 아니면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었지만 태국은 어느 나라의 식민지가 되지 않았다. 국력이 강해서가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지의 경계선이 되어 아무도 침범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떻게 보면 운이 좋은 것일지도 있지만 반대로 보면 태국의 외교력이 뛰어났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른 곳에서는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지가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태국은 외교력이 뛰어났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태국의 전래동화를 읽어보았다. 그 책의 제목은 <쌘뽐>이다. ‘쌘뽐’이라는 단어는 처음 봐서 아무것도 짐작이 가지 않는다. 일단 그래도 추측을 해보기로 했다. 처음 보는 단어라는 것이라면 이름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왜냐하면 모든 태국 단어가 한국어로 번역되지만 이름만큼은 비슷한 발음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표지를 보았다. 표지에는 피부에 이상한 것들이 나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아마 이 사람의 이름이 쌘뽐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럼 이 정도로 하고 책을 읽어보기로 하였다.
옛날 옛날에 란나라는 나라를 다스리는 왕이 있었다. 란나의 왕은 침략을 받아 군대와 함께 도망을 가 새로운 국가 뜨라이뜨릉을 건립하였다. 그 후 왕은 4대에 이어 뜨라이뜨릉을 다스렸다. 란나 4세의 딸은 그 나라에서 외모가 가장 뛰어난 공주였다. 공주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극진한 사랑과 보호를 받으며 자랐다. 그러던 어느 날 신의 영감을 받은 공주는 가지를 먹고 싶은 생각이 들어 큰 가지를 가져 오라고 궁녀에게 시켰다. 한편 뜨라이뜨릉에는 쌘뽐이라는 가난하고 온몸이 종양으로 덮인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가까이 접촉하기 꺼릴 정도로 못 생겼다고 한다. 쌘뽐은 가지를 길러 팔아 생계를 이어갔는데 쌘뽐이 기르던 가지는 소변을 물 대신 주었기 때문에 다른 곳의 가지보다 영양이 좋아 크기가 컸다. 궁녀가 쌘뽐의 밭에서 나는 큰 가지들을 보고 사려고 다가갔다. 쌘뽐은 자기 밭에서 키운 가지 중 가장 예쁜 것을 몇 개 골라 돈을 받지 않고 궁녀에게 주었다. 궁녀는 궁으로 돌아가 그 가지를 공주에게 주었다. 공주는 맛있게 가지를 먹었고 임신을 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아들을 낳았지만 아버지는 아무도 몰랐다. 왕은 손자의 친아버지를 밝히기 위해 모든 남자들에게 음식을 하나씩 준비하도록 한 뒤 광장으로 불러 모았다. 여러 남자들이 맛있는 음식들을 가지고 왔지만 쌘뽐은 가난하여 식은 밥 한 덩어리만을 가지고 왔다. 남자들이 왕의 손자에게 음식을 바쳤지만 손자는 아무 음식도 받지 않았다. 쌘뽐의 차례가 되자 손자가 걸어와서 식은 밥을 가지고 갔다. 왕은 결과를 보자마자 화를 냈다. 왕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여 공주와 쌘뽐 그리고 손자까지 자신의 땅에서 쫓아냈다. 하지만 쌘뽐은 덕이 많은 사람이었다. 세 사람 모두 전생에 많은 선행을 했기 때문에 제석신은 선한 쌘뽐 가족의 어려움을 그냥 보고만 있지 않았다. 제석신은 내려와 쌘뽐에게 북을 건네주며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소원을 말하고 북을 치면 그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하였다. 쌘뽐은 첫 번째 소원으로 자신의 신체에 종양이 사라지기를 빌었고 두 번째는 자신이 새로운 도시에서 아내와 함께 살 수 있기를 세 번째로는 아들의 명예가 널리 퍼지도록 금으로 만든 요람을 달라고 빌었다. 북을 두드리자 그 세 가지 소원이 모두 이루어졌고 새로 설립된 도시에서 행복하게 살았다. 시간이 흘러 쌘뽐의 아들은 아유타야를 건국한 왕이 되었고 왕의 이름은 금으로 만든 요람을 뜻하는 우텅이라고 전해진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 항상 행복하게 살려면 복이 많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전생은 불교에서 나온 이야기겠지만 전생을 배제하더라도 현실에서 여러 선행들을 하며 살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야기에서 나오는 외모로 인한 사람의 차별에 대해서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쌘뽐도 못생겼지만 착하고 덕이 많은 사람이라고 판정 났듯이 아무리 못생겨도 착한 사람은 많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