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의 인생독법
조용헌 지음 / 불광출판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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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님의 책은 좀 읽었다.

아니 빼놓지 않고 찾아 읽은 것 같다.

공부하듯 읽지는 않았지만, 설렁설렁 곶감 빼어먹듯 읽은 것 같다.

그러다보니 이젠 좀 식상한다.

무슨 얘길 하려는질 알겠고,

그가 하는 얘기가 무슨 뜻인지 참고자료를 보지 않아도 알겠다.

그걸 1년반 동안 '농민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모은 것이라는데서 근원을 찾는다.

서문을 보면 이렇게 얘기한다.

신문 연재를 오래 하다 보면 단점이 있다. 간혹 예전에 썼던 글과 겹치는 주제를 다룬다는 점이다. 어찌 되었든 겹치는 주제가 있다는 게 독자들에게 죄송하다. 그러나 같은 주제라도 글 내용은 약간 다르다. 서술 방식을 달리 했다.(13쪽)

 

이런 겹치는 글쓰기가 내게도 도움이 되었다.

그동안은 그가 하는 얘기를 따라가기 바빴다면,

이젠 그가 어떤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인지를 알겠고,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를 알겠다.

그를 객관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힘이 생기니,

내 자신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겠다.

실은 내 자신은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보단 내 안을 들여다보는 것에 가깝지만,

내 자신에게 감정을, 쓸데없는 연민을 싣지 않는다는 점에서 '객관적'이라고 이름붙여주고 싶다.

 

책 날개 안쪽을 들여다보면 책의 그림을 그린이로 '박방영'화백이란 분이 등장한다.

다른 상찬은 차치하고라도 '추사의 선을 떠올리게 한다'는 좀 과하지 싶다.

이분이 좀 큰 작품을 그리는 분이지 싶은데,

큰 화폭에 큰 붓으로 '섬세한 붓놀림'이란 단어는 대치된다.

책에서는 생략을 많이 한 그림이라고 해야 할까,

어찌보면 판화 같기도 한 것이,

섬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내용은,

1장 천시, 우주의 시계로 나의 위치를 가늠하다.

2장 지리, 길은 늘 사방으로 열려 있다네.

3장 인사, 빈손으로 와서 무엇을 가지고 돌아갈 것인가.

로 나뉘어 있고,

부록으로 운명을 바꾸는 여섯 가지 방법이 나와 있는데,

한번쯤 되새길만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전 그의 저서들을 읽을 때는 몰랐던 것을 느꼈는데,

글을 끝맺을때 '~좋을 것이다', '~않았나 싶다', '나의 주관적인 해석이다'라고 하면서 주장을 내세우는게 명확하지 않다.

입말은 또 어떨지 몰라도 글을 이렇게 끝맺으니 나까지 흐리멍텅해지는 느낌이다.

 

암튼 '독만권서 행만리로(讀萬卷書 行萬里路)' 얘길하는데,

문사철을 언급하며 '당시 300수', 사마천의 '사기', '주역'을 꼽는다.

나도 이것들을 한번 이상은 읽었는데, 해설서의 형태가 아니고는 힘들었다.

이것들을 해설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읽을 수 있기를 꿈꿔본다.

 

이 책이 내겐 '인생독법'이나 '내 운명 사용법'이 아니라, 조용헌 님이 자신에게 들려주는 자기위안서처럼 읽혔다.

그래서 조금 서글펐다.

부록으로 나와있는 '운명을 바꾸는 여섯가지 방법'은 다른 책에서도 여러번 봤던 내용들이라 감흥이 덜 했다.

 

270쪽 여덟째줄의 '끝발'은 '끗발'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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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카인드 찰리 파커 시리즈 (구픽)
존 코널리 지음, 박산호 옮김 / 구픽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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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기까지다. 이만하면 됐다.

존 코널리는 '모든 죽은 것'을 시작으로,

'무언의 속삭임'은 내용이 기억도 나지 않는 걸로 미루어 간신히 읽었던 것 같고,

나머지는 버거워 스킵했었다.

 

얼마전 우연한 기회에서 '다크 할로우'를 읽으면서 옛날 버거웠던 감각이 되살아났는데,

'킬링 카인드'를 끝으로 존 코널리는 마감하려 한다.

10여권 그의 작품들이 있다고 하는데, '안.물.안.궁.'이다.

 

책은 무조건 읽고 보는 편이라 취향 따윈 없다고 생각했는데,

내 취향은 아닌가 보다.

그동안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나 '프레드 바르가스' 따위의 책들을 좀 읽었던지라 단련이 되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책의 뒷표지를 보면 '워싱턴 포스트'를 인용, '내가 읽은 가장 불안하고 기묘한 이야기'라고 나오는데,

불안하고 기묘한 것을 뛰어넘는,

나는 뭐라고 표현하기 복잡, 힘든 감정들을 추스리기가 힘들었다.

 

우리의 마음 속에는 아픔과 고통과 분노 같은 어두운 감정들이 모여 있는 저수지 같은 곳이 있다. 우리는 필요할 때마다 거기서 그런 감정들을 끌어낼 수 있다. 굳이 그 속까지 깊이 들어갈 필요도 없다. 거기에 살짝 발을 발을 담그기만 해도 대가를 치러야 하고, 매번 그럴 때마다 자신의 선하고 고결하고 품위 있는 일부를 조금씩 잃게 되니까. 매번 그걸 이용할 때마다 그 암흑 속에 더 깊이 들어가게 된다. 기이한 생물들이 돌아다니는 그곳은 인간의 내면에서 타오르는 빛을 받고, 오직 살아남고 죽이고자 하는 본능만이 그곳의 연료가 된다. 그 웅덩이에 뛰어들어 검은 물을 마시다 보면 언젠가는 너무 깊이 들어가 다시는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거기에 굴복하면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다.(135쪽)

 

악에 맞서 싸우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악에 침몰하게 되는 상황이라면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찰리파커는 뭐랄까, 실수가 많은 사람 같다.

정의를 외치지만 적당히 정의롭고,

어린 시절의 치기를 부끄러워 할 줄도 모른다.

아내와 딸을 불의의 사고로 잃었다고 하지만,

너무도 쉽게 애인을 만든다.

주변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데도,

계속 조심하지 않고 사건 사고를 만든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모든 사람의 취향이 나같지는 않을 터.

암울하지만 문장도 아름답고 박산호 님의 번역도 훌륭하다.

 

한가지 생각해볼 것,

우리가 흔히 '로스 맥도널드'라고 알고 있는 그를 '로자'라고 번역한 것과,

'라비'가 '랍비'를 영어식으로 부르는 거라는 건 알겠는데,

내겐 랍비가 더 익숙해서 어색하게 느껴졌다.

 

정영목 님의 글에서도 읽었지만,

이럴 경우 원작을 따라야 하는지, 독자를 배려해야 하는지는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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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할로우 찰리 파커 시리즈 (구픽)
존 코널리 지음, 박산호 옮김 / 구픽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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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겉표지를 보면 '찰리파커 시리즈'를 두고 이렇게 표현한다.

"시적 언어로 표현된 질감 있는 이야기, 고독과 슬픔의 탐정 찰리 파커 시리즈"

 

존 코널리는 아일랜드 출신이다.

'모든 죽은 것'은 읽은지 너무 오래되었고,

(그리하여 기억에서 하얗게 잊혀졌고~--;)

이 책의 배경이 미국의 북쪽에 위치한 다크할로우와 그린 빌이라길래 미국작가인가보다 하고 읽었는데,

읽다가 곳곳에서 '아일랜드'적인 정서와 마주치게 되는거라,

혹시나 하고 찾아봤는데 그렇더라, 아일랜드 출신이더라.

아일랜드 출신이라고 하니 그간 어긋나거나 비껴간 것처럼 느껴졌던 것들이 맞물려 들어맞는 느낌이었다.

 

암튼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느낀 거지만,

난 존 코널리의 시적이고 아름다움 문장들은 좋지만,

암울하고 어두운 정서가, 복수를 하고 말겠다는 불타는 의지가 버겁다.

입장 바꾸어 내가 소중한 것들을 잃는다면,

그렇다면 나도 복수의 칼을 갈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나였다면 다른 방법을 찾았을 것 같다.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는다는데,

복수 정도는 그렇다쳐도,

나는 수많은 장르소설을 읽으면서,

악을 물리치려다가 악에 침잠하는 얘기들을 너무 많이도 읽었나 보다.

 

읽으면서도 힘들었고 다 읽고난 후에도 힘들어서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었다.

그런데 왜 자꾸 존 코널리의 책을 읽느냐고 묻는다면 위로받고 싶어서라고 하겠다.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그렇고 그런 가벼운 위로 말고,

깊고 뜨겁게 다가오는 그런거,

복받친다고 해야할까 오열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걸 느끼고 싶었나 보다.

 

엘렌은 찰리 파커의 딸을 종종 돌봐주던 윌터 콜의 딸이다.

아내와 딸을 잃었을때,

엘렌이 찰리 파커를 위로해주는 이런 장면 때문에 내가 이 책을 읽게 되는 것 같다.

같이 장례식장을 나왔을 때 아주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나는 엘렌의 차에 같이 앉아 며칠 만에 처음으로 울었다. 엘렌의 가슴 속에 있는 깊고 조용하고 차분한 무언가가 마치 내 마음의 상처를 절개한 것처럼 그 안에서 고통과 상처와 슬픔을 끌어냈다. 엘렌은 날 다시 안아줬고, 잠시 구름이 걷혔고, 나는 다시 살아갈 수 있었다.(92쪽)

 

캐릭터를 묘사하는 방법도 전형적이지가 않다.

엘리스는 마치 누가 털에 돌돌 만 볼링공처럼 데굴데굴 굴러서 포치 위로 올라왔다. 그는 볼링공이 움직이는 속도의 절반 정도도 낼 수 없어 보였고, 자기 목숨이나 남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을 정도로 뛸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러나 엘리스는 뛰어다니는 일을 하는 게 아니었고, 어쨌든 사람을 외모로만 판단했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 엘리스는 뭐든 허투루 보는 법이 없고 생각도 깊은 데다 질문을 하고 관찰하고 또 생각하는 타입이었다. 그는 어느 것 하나 그냥 보아 넘기는 법이 없었다. 엘리스는 포크로 수프를 떠먹으면서도 한 방울도 흘리지 않을 그런 사람이었다.(107쪽)

 

이 구절도 많은 생각을 했다.

"그래, 그 사람은 고통을 겪었어, 참 대단하시네. 살면서 그 정도로 힘들어보지 않은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고통을 당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야, 너도 알잖아. 중요한 건 다른 사람들도 고통스럽게 살고 있고, 그중에 또 일부는 너보다 더 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는 걸 이해하는 거야. 연민의 본질은 자신의 고통을 받아들이고 그걸 다른 사람에게 적용하는 게 아니야. 그건 네 주위의 다른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고, 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건, 네가 아무리 운이 좋건 불운한 인간이건 상관없이 게속 사람들은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거야. 네가 거기에 대해 뭔가 할 수 있다면 하는 거고, 그렇게 할 때 징징거리거나 세상 사람들 다 보라고 네가 지고 있는 그 빌어먹을 십자가를 휘둘러선 안 돼. 네가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게 옳은 일이기 때문이야. ㆍㆍㆍㆍㆍㆍ(321쪽)

이 구절을 많이 생각한 이유는,

내 주변에도 고통을 겪으면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나 또한 그 중의 한 명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얘기를 한 사람이 청부살인업자와 강도로 짝을 이루는 루이스와 앙헬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보복이나 악행을 저지르면서 그렇게 하는 이유가 '그게 옳은 일이기 때문'이라고 하다니,

청부살인자나 강도의 멘트라고 하기엔 너무 아이러니컬 하다.

오히려 보이도록 휘두르는 사람은 상처가 덧나거나 곪지는 않을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느낌을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3권 '킬링 카인드'가 준비되어 있으니 마저 읽겠지만,

그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캐릭터가 명확하고 앙헬과 루이스 콤비가 보여주는 조화도 좋지만,

왜, 이토록 잔인해야 하는지,

피튀기도록 잔인한 방법을 이렇게 자세히 묘사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잔인함의 근원을 찾으려면,

계속 거슬러 파헤쳐야 하는데,

악을 파헤치다가 악에 침잠해버리는 책들을 많이 본터라 두려움이 앞선다.

 

암튼 악이 파멸하게 되는 것은 잉과응보이니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주연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 무수히 많은 조언들이 죽어나가야 한다지만,

엘렌의 남친으로 나오는 심리학 전공자 리키가 왜 죽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부디 사람의 목숨을 귀하게 여기면서,

복수를 하기도 하고,

악을 물리치기도 하고,

그런 방법은 없는 걸까?

 

드라마 '도깨비'의 영향도 있고, ㅋ~.

영매가 등장한다던가,

예지몽을 꾸고,

귀신이 등장하는 것 정도는 애교로 넘어갈 정도의 내성이 생겼다.

하지만 상황이 종료된 후에는,

그들을 영원히 곁에 잡아두려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갈 곳으로 보내줘야 하리라.

 

우리는 흔히 좋은 만남을 해야 하고,

첫인상이 중요하고 따위의 얘기를 하지만,

헤어짐을 잘 하는 것,

죽음에서 뿐만 아니라,

살다가 헤어지는 수많은 순간들에서 헤어짐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다.

뒤끝없이 쿨하게 헤어지는게 말처럼 쉽지않아서 그렇지.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리뷰는 쿨 하게 끝맺어야 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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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8-08-08 20:43   좋아요 1 | URL
앞의 주정뱅이 책에서도 그러시더니 이 더운 여름에 읽기 힘든 책들을 계속 읽으셨군요.

저는 더위와 바쁨을 핑계로 책을 안 읽고 살고 있어요.

아주 가끔 조금 읽다가 말고 또 한참 후에 다른 책을 조금 읽다가 그만두는 게 요즘 일상입니다.

양철나무꾼 2018-08-09 09:55   좋아요 0 | URL
제 삶도 그리 녹록한 것은 아니어서...술 먹는 사람들을 알 수는 있을 것 같지만,
이 책에서처럼 아내와 다툰 후 술을 먹는 사이,
아내와 아이가 살해된다면 상실감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복수를 꿈꾸게 되는게 인지상정이긴 한데,
복수는 또 다른 복수로 이어지는게 문제죠~--;

이런 책은 말 그대로 읽기 힘들지만 그래도 읽을 수 있는 것은,
위로가 되기 때문이죠.
괜찮아, 괜찮아, 다 괜찮아...등 두드려주는 느낌.

덥지만 바쁘게 잘 지낸다고 읽혀서 마음이 놓여요.
전 덥지만 그렇게 바쁘지는 않아서,
마음이 번잡한 것도 아니라서,
주로 책 속으로 피난을 가요~^^
 
안녕 주정뱅이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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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여선의 '오늘 뭐 먹지?'라는 산문집이 너무 좋았어서, 아무 망설임 없이 구입하였지만,

내처 읽을 수는 없었다.

소설집의 제목이 '안녕 주정뱅이'여서 책을 펼치자마자 '안녕 주정뱅이'라는 소설을 찾았는데, 그런 제목의 소설은 없었다.

곳곳에 주정뱅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알콜리즘에 가까운) 주정뱅이들이 등장한다.

 

기뻐서 마시는 건배의 술까지는 아니어도 '오늘 뭐먹지'에 나오는 류의 경쾌한 내용들을 기대했었는데,

고통을 달래고 아픔을 잊기 위하여,

(이런 말들도 사치인것 같고,)

생각을 안 하고 통증을 마취시키기 위하여,

거기다가 기억을 잊기 위하여 술이 등장한다.

 

책을 읽는 내내, 이들의 상실과 결핍 때문에 몸서리를 쳤다.

'오늘 뭐 먹지?'에 등장하는 사람과 안주들은 가볍고 경쾌하며 유머러스하기까지 한데,

이 책 '안녕 주정뱅이'에 등장하는 이들은 이다지도 어둡고 침잠하려드는 것인지,

내용이 재미없거나 글을 못 썼다는 생각은 1도 들지 않았지만,

이런 줄 알았다면 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글을 읽다가 어둠에 물들거나 침잠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단편 소설 하나 하나 마음이 아파서 힘들게 읽었다.

우선 '봄밤'에 몰입을 할 수가 없었다.

류머티스 관절염이 쇳독이 올라서 병이 난거라고 하는 설정도 그랬지만,

여성에게서 남성의 3배가 넘는 발병률을 보이는데,

남자를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를 만들어놓고 급속히 악화시키는 설정이 개연성이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관계의 온도에 대해서 생각했다.

관계의 온도가 공평하고 적절한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인연은 우리 주변에서 한단계만 걸치면 눈에 띄지 않는 관계가 되어 악연으로 뒤바뀌어 버리기도 한다.

어떤 사람이나 만남은 하염없고 속수무책이다.

그런 걸 알게 되니,

오늘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크게 관심을 갖거나 개입을 할일도 아니지 싶다.

 

어찌 어찌 읽었지만,

이런 어둠이나 슬픔 속으로 침잠하는 건 싫다.

훌훌 떨고 일어나시길,

그리하여 권여선 님의 다음 소설들은 적당히 경쾌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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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8-01 17:56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소설은 참으로 기가 막힌데
한없이 수렁으로 빠져 버리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어쩌면 이미 제목에서부터 밑자락을 잔뜩
깔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읽어 보고 싶은
책 중의 하나입니다.

양철나무꾼 2018-08-02 10:03   좋아요 0 | URL
주변에서 알콜리즘은 환자로도 몇 번 봤었고,
소설에서도 많이 봤었는데,
로렌스 블록의 ‘800만 가지 죽는 방법‘에 나오는 매튜 스커터를 능가하는 멋짐 폭발하는 캐릭터는 아직이예요.

‘안녕 주정뱅이‘이 책을 읽으니까 매튜 스커터가 더 그리워지네요.
전 좀 전작주의로 독서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직 못 읽은 권여선 님의 다른 작품들을 읽기가 두려워집니다~--;

2018-08-02 0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8-08-02 10:17   좋아요 0 | URL
‘오늘 뭐 먹지‘에 나온 그 창작촌이 이 소설 속 ‘역광‘인가에 등장하는 것이 좀 충격적이었어요.
뭐라고 딱 꼬집어 얘기하긴 어려운데, 뭐랄까 까발려진다는 느낌이랄까?
소설을 가장한 르뽀 작품으로 읽혔어요.

중국 고전이나 외국 소설 속에서 만나게 되는 술꾼들은 하나같이 멋져 보이는데,
우리나라 소설 속에서 만나게 되는 술꾼들은 주변의 또 다른 나일지도 모른다는 현실감 때문인지는 몰라도 암울해요.
슬펐어요~ㅠ.ㅠ

감은빛 2018-08-08 20:41   좋아요 1 | URL
음 왠지 제가 주인공으로 나와야 할 것 같은 제목이군요.

아마 제가 쓰니까 그런 거겠지만, 제가 쓰는 소설 속의 주인공도 늘 술을 많이 마시더라구요.

양철님, 오랜만입니다. ^^

양철나무꾼 2018-08-09 09:44   좋아요 0 | URL
소설을 쓰시는군요~^^
님이 쓰시는 소설은 현장에서의 경험과 시니컬한 사고, 멋진 글빨이 어우러져 완전 멋질것 같아요.

술은 취하려고 마시는건데,
술을 잘 마시지 못해서 조금만 마셔도 취하는 제가 좀 윗길인건가요? ㅎ
더울때는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더 더운것 같아요.
너무 땀 흘리지 마시고,
술 드실때는 맛있는 안주를 넉넉히 함께 드세요~^^

AgalmA 2018-08-11 13:23   좋아요 1 | URL
김연수 산문집 <언젠가, 아마도>에 가는 곳마다 들른 장소와 먹는 얘기 나오는데 좀 상세하고 길면 좋았겠다 싶더라고요. 아무래도 연재글이다 보니 분량 때문에 그랬거니 싶은데 아쉬웠어요. 다들 <안녕 주정쟁이> 상찬이시던데 양철나무꾼님은 어째 시큰둥ㅎㅎ;
입추 지나니 덥긴 더워도 바람은 선선해진 거 같죠? 그럼 안뇽, 양철나무꾼님. 히히

양철나무꾼 2018-08-20 08:58   좋아요 1 | URL
여름 휴가를 다녀오느라 댓글이 늦었습니다.
님의 이 댓글보고 ‘언젠가. 아마도‘ 구입했지요~^^
‘안녕 주정뱅이‘는 ‘오늘 뭐 먹지‘란 산문집 전에 읽어야 느낌이 배가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시큰둥한건 아니고,
뭐랄까, 너무 어두워서 아팠달까?

입추 지나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네요.
님도 잘 지내시죠?^^

AgalmA 2018-08-26 19:38   좋아요 1 | URL
님 댓글 받은 즈음에 땡스투가 있던데 혹 양철나무꾼님이ㅎ!

음... 양철나무꾼님 특유의 돌려 말하기를 제가 잘 이해를 못한 것이구만요^^;
날이 많이 선선해졌네요. 이젠 감기 조심 얘길 건네야 할 정도로^^

양철나무꾼 2018-08-27 14:44   좋아요 0 | URL
음~, 여행 중 폰으로여서 ‘땡스 투‘는 못하고 주문한 걸로 기억이 쿨럭~--;
그나저나 날이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네요.
진짜 감기 조심 얘기 해야겠네요~^^
 
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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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신에게 결여된 것을 부러워하는 속성이 있다.

지금의 삶을 '창살 없는 감옥' 같다고 툴툴거리지만, 그렇다고 자유를 갈망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누가 다스려주고 보살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여행은 귀찮고, 모험은 두렵다.

매일 그날이 그날 같은 삶이 지루하지만,

이젠 지루하지만 별일 없는 삶이 축복이라는 것도 안다. 

 

자신이 갇힌 곳이 꼭 감옥이 아니라서 그렇지,

갇힌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아파서 갇힌 사람들도 있고,

일에 갇힌 사람들도 있고,

섬이나 산골 오지에 살아서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도 있고,

유폐시키듯 자기 스스로를 가둔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감옥 아닌 감옥이 있지만,

자기가 갇힌 감옥이 살만한 곳이냐 그렇지 않은 곳이냐, 를 판단하는 기준은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감히 어림잡아 보자면,

감옥의 쾌적성이 아니라,

홀로 갇혔느냐 주변에 소통하고 왕래할 사람이 있느냐, 에 관한 문제가 아닐까 싶다.

우리의 주인공 로스토프 백작은 러시아 혁명의 시절, 혁명에 동조하는 시를 써서 목숨은 부지하지만,

거처하던 호텔에 평생 갇혀있어야 하는 '종신 연금형'을 선고받는다.

거처도 스위트룸에서 하인용 다락방으로 옮겼지만, 그에게 호텔이 꼭 감옥인 것만은 아니다.

호텔에 갇히는 '종신 연금형'이 두려웠다면,

잘 지내던 프랑스에서 일부러 러시아로 되돌아오지는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그가 갇힌 메트로폴 호텔은 일류호텔인가 보다.

외교 행사의 주요 무대인 동시에 새로운 손님이 왕래하며 날마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로스토프 백작은 그곳에서 유명 여배우와 몰래 사귀기도 하고,

공산당 간부의 비밀 개인 교사를 하기도 하고,

니나라는 꼬마 숙녀의 친구가 되기도 하고,

그곳 호텔 직원들과 친분을 쌓으며 나중에는 자신도 웨이터 주임으로 일하게 된다.


곳곳에 이런 구절이 나오는 걸로 미루어 이 책의 주제는,

'인간은 자신의 환경을 지배하지 않으면 그 환경에 지배당할 수밖에 없다' 정도가 되겠지만,

내가 신뢰하는 '이박사' 님의 짧고 굵은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라는 100자평이 훨씬 와닿았다.

나는 장르소설에 관해서만은 이박사 님의 선택을 100퍼센트 신뢰하는 편인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 책 역시 좋았다.

724쪽에 이르는 두꺼운 하드커버의 책인데, 다른 출판사였으면 두권으로 분철하는 호기를 부렸을 법도 하다.

현대문학 때땡큐요~^^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다.

훅 터뜨리는 한방은 없다.

최후의 반전이라 불리울만한 것도 없다.

다른 장르 소설을 보게 되면 스파이가 등장하고,

피튀기는 폭력이 난무하고 죽고 죽이고 하는데,

그런 잔인한 장면 없이도 재밌고 감동을 준다.

 

책의 곳곳에 고전 명작들이 내용과 조화를 이루며 등장을 하는데,

음악이나 영화 또한 그러하다.

'카사블랑카'가 보여주는 복선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러시아 고위급의 회담 장면이야 자료로 남아있는게 있을테니 상상할 수 있다고 치고,

식사 예절 따위를 엿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이런게 신사의 자격 내지는 본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재밌는 장면이 여러군데 있었는데,

이발소에서 자리 예약 문제로 누군가와 다투다가 콧수염을 잘리우고는 거울을 쳐다보며 이런 말을 한다.

백작은 거울을 향해 몸을 돌리고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았다. 그처럼 자신의 모습을 눈여겨 살핀 것은 몇 년 만에 처음인 것 같았다.

 오랫동안 백작은 신사란 불신감을 가지고 거울을 보아야 한다고 믿어왔다. 거울은 자기 발견의 도구이기보다는 자기기만의 도구인 경향이 있기 때문이었다.(65쪽)

 

이런 구절도 재미있었다.

사무원이거나 회계원일 것 같은 이 사람은, 조합의 사무직 근로자일 게 틀림없는 이 사람은 일단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나자 '돕는다'는 단어만큼이나 미지근하고 틀에 박힌 목소리로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시적 간결함은 한 단어로 충분할 때 둘로 나누어 쓰는 것을 피할 것을 요구합니다."

"저건 뭔 소리야?"

"뭐라고 한 거야?"

ㆍㆍㆍㆍㆍㆍ

"시적 간결함은 마땅히 존중되어야 하지만, 종의 수컷들은 그 혼자로도 충분했을텐데도 짝을 부여받았잖아요."

우레와 같은 박수!

'돕는다'를 '가능케 하고 확실히 한다'로 대체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은 만장일치의 박수와 대다수가 발을 구르는 소리로 채탣되었다. 발코니에 있는 동안 백작은 정치적 담론이 언제나 따분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는 점을 인정하게 되었다.(113쪽)

 

또 한가지 아무리 뛰어난 학식이나 지식을 자랑한다고 해도 경험을 능가하는 것은 없다고 이 책은 얘기하고 있다.

백작은 고개를 저으면서 경험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생각을 되새겨보았다. 웨이터에게는 이런 일이 자신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이상적인 기회였다. 적합한 와인을 추천하는 것 하나로 웨이터는 젊은이를 편하게도 해주고, 지극히 만족스러운 식사가 되게도 해주고, 나아가 연애 진도가 나가게 도와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세심함이 부족하거나 감각이 부족한 탓에 비숍은 자신의 목적을 실현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고객을 곤경에 몰아넣기까지 했다.(159쪽)

 

책의 곳곳에서 단어가 가진 상반되는 뉘앙스를 살려내는데, 그것도 재밌고 좋았다.

"모두와 극소수의 차이는 숫자의 차이일 뿐이예요."(150쪽)

자신이 백작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암시하려는 게 아니라 반대로 아주 많다는 것을 시사하려는 의도였다.(339쪽)

"아이들이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 우린 잊어야 하는 거로군요."(509쪽)

 

감동을 받았던 부분은 서커스 단원이었던 안드레이가 친구들 앞에서 저글링 하는 장면이었다.

더 멋지게 표현하자면, 오렌지들은 앞으로 밀어내는 동시에 우주 공간 속으로 튕겨나가지는 못하도록 붙잡는 중력의 힘에 의해 좌우되는 행성들처럼 움직였다. 행성들 앞에 서 있는 안드레이는 그것들을 궤도에서 살짝 잡아당겼다가 다시 놓아줌으로써 행성들이 자연스럽게 정해진 경로를 따라 돌도록 만드는 듯했다.

ㆍㆍㆍㆍㆍㆍ

거리의 마술사에게 마음을 사로잡힌 소년 같은 표정의 에밀은 군중 틈에서 소줍게 빠져 나와 자신의 식칼을 내밀었다. 15년 가까이 다른 누구의 손이 닿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던 칼이었다. 안드레이는 의식을 치르는 듯한 마음가짐으로 허리를 굽혀 식칼을 받아 들었다. 그가 네개의 칼을 돌리기 시작하자 에밀은 의자 뒤로 몸을 기대며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사신이 신뢰하는 칼이 공간 속을 가볍게 미끄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지금 이 순간, 이 시간, 이 우주가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느낌이 들었다.(355~356쪽)

이 부분을 읽는데 알 수없는 감동으로 한동안 울컥하였다.

 

많은 좋은 책들이 나오는데,

그 중 '잭런던'의 'The call of the wild'를 '야성의 외침'(409쪽)으로 번역해 놓았다.

창피한 일이지만 난 아직 읽어보기 전이라 이 부분을 '부름'이라고 번역해야 할지 '외침'이라고 번역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알라딘에 찾아보니 번역된 책의 제목으로 '야성의 부름'쪽이 많았다.

'부름'과 '외침'은 아무래도 내용이 정반대인데 어느 쪽 제목이 그럴 듯 한지 알아보기 위해서라도 '잭 런던'을 읽어보아야 겠다. 

 

완전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백작과 대령의 대화였다.

"제대로 장소를 찾으셨군요. 예전부터 예의 바른 사람들은 이런 술집에 모여 들곤 했답니다. 마음이 서로 통하는 영혼들과 한자리에 모여 속마음을 털어놓기 위해서 말입니다."

"또는 낯선 사람들과?"

대령이 손가락 하나를 공중에 세웠다.

"낯선 사람보다 더 마음이 통하는 영혼은 없지요. 그러니 서론은 생략하기로 합시다.ㆍㆍㆍㆍㆍㆍ(476쪽)

 

책을 읽으면서 프랑스나 이런 데로 망명하게 된 줄 알았는데,

마지막 부분에 니즈니노브고로드 주가 언급되는 것을 보고 혼란스러웠다.

그러고보면, 호텔에 평생 갇혀있어야 하는 '종신 연금형'은 백작이 자의적으로 택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백작이 원하는 곳이면 그곳이 어디든 간에 머물 수 있고, 갇혀 있을 수 있으며, 떠나고 싶을때 떠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이 책을 읽다보면,

나이를 먹으면서 백작의 멋진 옷들은 낡고 해어지지만,

그걸 잘 손질해서 입는 장면이 나온다.

 

얼마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고 노회찬 님을 언급해서만은 아니고,

노회찬 님이야말로 이 책에 등장하는 로스토프 마냥 진정한 신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소탈했고,

첼로를 연주하실 정도로 음악을 즐기셨으며

서민들의 언어와 행동을 구사하실 줄 알았으며,

엄숙하기만 한 정치판에 유머를 곁들일 줄 알았던 그야말로 진정한 신사가 아니었을까.

돌아가시면 잊혀질 줄 알았는데 날마다 선명해지는 것이 빈자리가 너무 크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부디 영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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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BBP 2018-07-30 13:46   좋아요 1 | URL
오 찌찌뽕 하려고 했어요. 저도 읽고 있는 중이었거든요. 아직 앞부분만 읽어서 전체를 알 수는 없지만, 뭔가 종신형을 쿨 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자유롭지 못함에 싸아하게 마음 아파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소녀를 알게 되고, 세계가 점점 더 커져서 모스코바가 된다고 하잖아요? 그 부분도 정말 좋았어요.

양철나무꾼 2018-07-30 14:01   좋아요 0 | URL
아핫, 완전 반갑네요~^^
네, 님이 말씀하신 부분도 좋았고,
전 친구가 낸 책 부분에서도 대성통곡을 했어요.

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한 얘길 할 순 없지만, 완전 재밌었고,
그의 전작 ‘우아한 여인‘도 구해읽고 싶어요~^^

레삭매냐 2018-07-30 15:16   좋아요 1 | URL
저도 오늘 막 읽었는데 참말로 재밌네요 :>

전 그전에 <우아한 연인> 구해 두어서
여름이 다 가기 전에 한 번 읽어 보려고 합니다.

양철나무꾼 2018-07-30 16:13   좋아요 1 | URL
‘모스크바의 신사‘를 읽은 사람들이라면 ‘우아한 여인‘이 예견된 수순인가 봅니다.
고전들이 적재적소에 인용되는 것이 완전 잼났어요~^^

라로 2018-08-02 14:32   좋아요 1 | URL
야성의 부름 쪽이 더 맞는 것 같아요. ㅎㅎㅎㅎ 그리고 저 메트로폴 호탤은 진짜 러시아에 있는 호텔은 아닌데라고 했는지 있다고 했는지 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처음에 작가가 상상으로 글을 쓰고서 자기가 상상한 호텔을 찾아갔는데 러시아에 거의 똑같은 호텔이 있어서 거기서 또 묵으며 글을 썼다고 한 것 같아요. ㅎㅎㅎㅎ 제 기억력이 어제 들은 것도 까먹는데 이 이야기는 제가 작년에 들은 거에요. 작가 인터뷰에서. ㅠㅠ 다시 들어보고 정확히 알려드릴게요. 저는 작년에 시작해서 올 1월에 다 읽었는데 무지 좋았어요. 신사죠! 작가나 주인공이나. ^^

양철나무꾼 2018-08-02 14:50   좋아요 0 | URL
라로 님도 읽으셨군요?^^
야성의 부름이라...그쵸?
라로님이 이렇게 컨펌을 주시니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닌듯 하여 안심하게 됩니다.
저도 이 책 읽으며 찾아봤는데 모스크바에 메트로폴 호텔이 있더라구요.
책도 멋졌고, 저자도 멋졌고, 로스토프 백작도 멋졌습니다.^^



link123q34 2019-05-01 11:17   좋아요 1 | URL
아.. 저도 저 저글링 장면이랑 바에서 미국인 대령 만나는 장면 너무 좋았는데ㅠㅠ 양철나무꾼님 글로 보니 더좋아요~ 번역에 대한 지적이 있던데 재밌게 읽으며 느끼지 못한 나는 앞으로 읽을 책이 참 많구나 하고 생각했어요ㅋㅋ 저도 저글링에서 찔끔하고 친구책꾸러미에서 왈칵했답니다ㅠㅠ

양철나무꾼 2019-05-01 14:56   좋아요 0 | URL
좋다고 해주셔서 저도 좋아요~^^
제가 책을 많이 읽어서 번역에 대해 궁시렁 거린 건 아니고,
트집을 잡고 보려는 안 좋은 습관인 것 같습니다.
님 덕분에 화들짝 반성하게 되네요.
같은 책을 읽고 비슷한 부분에서 비슷한 감성을 느끼고,
이런 맛에 이곳에 리뷰를 쓰는 것 같습니다.
좋은 책 친구가 되주셔서 감사합니다~^^

link123q34 2019-05-02 09:00   좋아요 1 | URL
사실은 알라딘 리뷰중에 번역에 대한 얘기가 있어서 무슨 내용인지 궁금했거든요~ㅠㅠ 덕분에 저도 알게되었는데.. 좋은 습관 그대로 소개도 그대로 해주시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