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71 | 72 | 7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작가란 무엇인가 2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인터뷰 2
파리 리뷰 지음, 김진아.권승혁 옮김 / 다른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김창완 밴드가 부른 노래 중에 '열두살은 열두살을 살고, 열여섯은 열여섯을 살지'란 곡이 있다.

비슷한 가사와 멜로디가 반복되는데 후크송도 아닌것이 은근 중독력이 있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된다.

 

내가 왜 이 노래를 흥얼거리나 하고 곰곰 생각해보니,

김창완의 목소리가 따뜻한 것이야 말할 것도 없거니와,

노래 가사가 주는 무한 위로감 때문이 아닌가 싶다.

 

1954년생, 우리나이로 62세인 그는 꺼벙이 안경을 끼고 아무렇게나 바람에 나부끼는 머리카락을 한 채로,

그가 제일 잘 하는 노래를 통해서,

우리에게 강요하거나 호소하지 않고,

그 날은 그 날이었고 오늘은 오늘일뿐이라고...

미리 알수있는건 하나 없고
후회 없이 살 수 있지도 않아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지만
다 겪어봐야 알 수 있는게 있지

라고 읊조리고 있다.

 

ㆍㆍㆍㆍㆍㆍ동시대 작가들이 쓴 책은 점점 덜 읽고, 옛 작가들이 쓴 책을 점점 더 읽게 되었거든요. 20세기 작품보다는 19세기 작품을 훨씬 많이 읽었습니다.ㆍㆍㆍㆍㆍㆍ열다섯이나 열여덜 살일때는 앞으로도 살 날이 많다고 느끼지만, 쉰 살이 되면 살날이 제한되어서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2권, 222쪽,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책이 내게 그렇다.

내가 열두살에 읽던 책이 다르고,

열여섯에 읽던 책이 다르고,

서른에, 마흔에 읽었던 책이 달랐으며,

앞으로 내가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내가 예순까지 산다면 그땐 또 다른 책을 읽고 있을 것이다.

단출해지는 삶을 살기로 선택했으니,

어쩜 지금까지 읽었던 책이나 앞으로 읽게 될 책들 중에서,

또 다시 읽는 책들이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책의 내용은 그대로여도,

책을 읽는 나와 책을 읽고 받아들이는 내가 변할테니까,

또 책과 내가 만나게 되는 외적인 상황과 내적인 상황-느낌이나 생각 따위 등도 따라 변하게 마련일 것이니까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지구상 이렇게 많은 책들 중에서 이 책과 내가 만나게 된다는 것은,

평면적인 책과 평면적인 내가 만나는게 아니라,

공감각적인 책과 공감각적인 내가 만나게 되는,

여러번의 씨줄과 날줄이 겹쳐지는 대단히 복잡한 만남인 것이니 지금 이 순간 감사해야 겠다.

 

1953년 창간된 미국의 문학잡지<파리 리뷰>에서 250여명의 소설가를 그동안 인터뷰하였다.

이 책은 그중에서 우리나라에서 좋아하는 36명을 추리고 추려낸 <작가란 무엇인가>에 맞춤처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이 글의 처음에서 김창완을 언급한 것은 이 잡지 <파리리뷰>와 나이가 비슷해서 였다.

나이가 비슷한게 무슨 상관인데 할 수도 있겠으나,

김창완이 와닿은 것은 따뜻하고 편안한데 은근히 배어나오는 여유가 무한 위로가 되었기 때문인데,

그걸 다른말로 바꾸면 연륜쯤되겠다.

 

<파리리뷰>의 작가 인터뷰 또한 단발이 아니고,

여러번에 걸쳐서 이뤄지기도 하고,

10여년동안 지속된 사람도 있고,

여러국가를 넘나들며 인터뷰가 진행되기도 했는데,

이건 작가가 성장하고 작가의 가치관이나 사상의 변화과정을 고스란히 반영하겠다는 불굴의 신념이 없었다면,

그런 의미에서 작가와 일의 차원이 아니라, 인간적인 관계와 신뢰를 확보하지 못했다면 이뤄낼 수 없었던 성과이겠다. 

 

사실 이 책이 처음부터 나의 관심 도서는 아니었다.

난 작가는 작품으로 얘기하면 그만인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터뷰 집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었다.

 

그런데, 엊그제 무라카미 하루키가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했다는 말을 들으니,

"상대국의 마음이 완전히 풀리지는 않더라도 '그만큼 사죄했으니 이제 됐다'라고 (상대국이) 말할 때까지 사죄할 수밖에 없다.ㆍㆍㆍㆍㆍㆍ 역사 인식 문제는 매우 중요하며 제대로 사죄하는 게 중요하다. 사죄하는 것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

작가란 작품을 낳는 엄마와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작품에 이렇게 저렇게 영향력을 미치게 마련이고,

그게 작가의 그것이 '고스란히'가 되든 '반어법'으로 비춰져 '전혀'가 되든지 간에,

작가의 그것이 개입되는 것을 배제할 수 없겠구나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봤을때,

작가마다 자기가 만들어 내는 등장인물의 자율성을 놓고 제각각 다른 견해를 피력하는게 아니러니 컬 했었다.

 

누군가는 꿈이나 책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행동을스스로 결정한다고도 하고,

등장 인물의 고삐를 쥐고 있지만 유동적이라고 표현하는 작가가 있고,

나보코프나 모리슨 같은 경우는 매우 단호하게 등장인물의 자율성에 대해 경고한다.

 

이게 만약 우리나라에서 쓰여지거나 우리나라 작가의 책이었다면,

등장인물의 자율성을 놓고도 일치를 보지 못하면서 '작가란 무엇인가'란 제목을 다냐고 툴툴거렸을텐데,

이 책에서는 작가마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달라서 발상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신선했고,

나름의 견해와 가치관을 구축하여 그 작가만의 고유한 캐리어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밀착 조명할 수 있어서 였는데,

그것이, 바로 60여년이란 기간을 버텨낼 수 있었던 <파리리뷰>만의 저력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작가와 작품은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되어 있고,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삶을 대하는,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도 같은 것이겠다.

 

누군가는 '내 삶의 주인공은 나야.'하는 생각으로 매순간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가 하면,

누군가는 관계와 연대를 중요시하여, 상대방과 내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가 하면,

또 누군가는 삶이란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떤 알 수 없는 힘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니 거스를 수 없다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인터뷰 내용들이 다 맘에 들었던 것은 아니다.

작가란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니까 말도 잘하는 사람들일거다 싶었던 나의 예상은 완전 빗나갔다.

적어도 '말을 이쁘게 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내 취향에 위배되는 사람도 여럿 있었다.

말을 조리 있게 잘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횡설수설인 사람, 용두사미인 사람, 멀티테스킹을 하느라 산만한 사람도 있었으며,

본인이 작가로서 얼마나 대단한 경지에 이르렀는지 모르지만, 상대를 낮추어보고 무시하는 작가도 있었다.

(번역 상의 문제인지, 어투 자체가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상대에 대한 존중 내지는 인간에 대한 예의를 먼저 배워야 하는게 아닌가 싶어 아쉬웠다.

 

작가는 신이 아니고, 작가이기 전에 인간이라는,

그러기에 온갖 종류의 인간 군상을 다 만날 수 있다는, 당연하지만 좀 놀라운 깨달음을 얻었다며 자위할 밖에~--;

 

내 선입견이 무너진 또 하나가 있었는데,

글을 쓰는 작가들은 필 충만하고 감성적일 것이라는 거였다.

하지만, 말이고 글이란 것은 삶 속에서 생생한 것이므로,

머릿속에서 상상만으로 쓰여지거나 탁상공론으로 점철된 글은  생명력이 길지 않았음에 미루어 볼때,

(잘 읽히는) 글을 쓰는 작가들이야 말로,

발은 땅바닥에 딛고 서서,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거기서 뻗어나가는 상상력을 키우는 글을 써야 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필 충만하고 감성적일거라는 데서 파생되어,

이들이 하나같이 글을 잘 쓰는 것은 타고난 예술적 감각이나 이 분야의 천재성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대부분의 경우, 작가들은 규칙적이고 반복적으로 글을 쓰고 있었으며, 또 다른 작가가 쓴 글들을 열심히 읽고 있었다. 

노력없이, 분투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예술가들의 창작이라는 측면과 관련하여, 약물이나, 약물 중독을 논외로 할 수는 없다.

 

백과사전식 지식을 자랑했으며,

환각제의 영향을 받은 의식을 탐구한 것으로 되어있는, 올더스 헉슬리의 경우,

인터뷰에서 전혀 연관성이 없다는 식으로 잘라 말하고 있는데 좀 아쉬웠다.

 

반면 스티븐 킹의 경우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약물중독이 걸렸었음을 시인하고,

술을 끊고 담배를 제한하며, 꾸준히 알코올의존자 모임에 나가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란 무엇인가 '특별한 사람들'이라거나 '특별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배우게 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동안은 신(god)까지는 아니어도 선각자나 구루 정도로 생각했던 작가도 있었던게 사실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작가들도 작가들이기 이전에 사람이라는 점이 크게 와닿았다.

 

오에 겐자부로가 자신을 '쓰고 또 고쳐 쓰는 종류의 작가'라며,

자신의 주요한 문학적 방법 중 하나가 '차이를 가진 반복'이라고 하는데,

이 '차이를 가진 반복'이야말로 자연 그 자체이고 삶의 원천이니까 말이다.

 

오에 겐자부로는 매일 아침 읽을 책이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걸 깨달으면서 일어나고, 그게 그의 삶이라고 하는 구절을 읽으며 황홀했다.

 

다시 이 글의 처음으로 돌아가,

내가 열 두살때 읽었던 책이 다르고, 열 여섯 살때 읽었던 책이 다르고, 오늘 읽는 책이 다르다.

 

나이에 걸맞게 삶이 켜켜이 연륜으로 배어나는 그런 책을 읽고 싶다.

책을 읽는것이 아니라 삶을 사는 것이고 싶다.

 

어렵게 얘기했는데,

매일 아침 눈을 뜨고 햇살을 받고 거닐고 숨쉬고 밥을 먹는 것처럼,

책을 읽는 것도, 나이에 걸맞는 책을 읽는 것도,

매일 아침 눈을 뜨고 햇살을 받고 거닐고 숨쉬고 밥을 먹는 것처럼 일상이어서,

생색내거나 수선부리지 않고,

군데 군데 여백을 만들어 가면서 숨통 트이며 편안하게,

그렇게 그렇게 가고 싶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galmA 2015-04-19 23:34   좋아요 0 | URL
1권에서도 누군가 오에 겐자부로처럼 말했었는데ㅎ 역시 작가는 가장 애독자에서 나오는 것인가 봅니다. 제가 궁금한 작가군은 3권에 그나마 많아서 기대돼요 :)

양철나무꾼 2015-04-20 09:35   좋아요 0 | URL
애독자라기보다는 좀 치열한거 같아서,
삶이 다 그렇지만 호락호락한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뭐랄까 좀 아팠어요.
특히 오에 겐자부로는 책을 읽고 작가에 대해 연구를 하는 기간과 글을 쓰는 기간과 나눠 따로 집중 배치하더군요.
그 나이에도 계속 공부하고 연구하는 자세, 게다가 사회적 정치적 현안에 대해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
작가는 작품으로 얘기한다고 생각하고 접어버렸으면 어쨌을까 싶은것이, 참 배울게 많은 작가더라구요.

웨슬리 2015-04-20 06:30   좋아요 0 | URL
사실 북 리뷰를 읽겠노라 방문하였다가, 김창완 이름 석자에 머물러 그 가벼우면서도 중량감 있는 노랫말에 무덤덤히 심취하였네요. 제 나이대로 살고, 그 외는 의미없음을 생철학화 한 노래. 음악적인 의견을 너머 그 인생살이의 개성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반응하게 됩니다.

양철나무꾼 2015-04-20 09:40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웨슬리님.
사실 제글은 북 리뷰라기보다는 책을 읽으면서 그때 그때 떠오른 개인적인 느낌을 붙들어두려는 노력에 가까워서 말이죠.

김창완 노래에 대해 적어주신 댓글 속에서 전 귀한 깨달음을 얻어 갖게 되었으니,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꾸벅~(__)

아이리시스 2015-04-23 15:41   좋아요 0 | URL
너무 좋아요 이책은 아직 1권만 읽었는데 더없이 꼼꼼하게 읽게되더라고요. 가볍게 봤는데ㅠㅠ 지난주말 중고샵에서 2권을 봤지만 사진 않았어요 1권도 없으니까. 저는 요즘 보르헤스가 좋은데 2권에 나오더라고요. 뿌리치고 나온다고 흙흙 이별의 아픔을 견디면서 뒤늦게 리뷰라도 읽으며 보내.. 다시 만나러 가겠어요ㅎㅎㅎ

양철나무꾼 2015-04-25 21:16   좋아요 0 | URL
우와~~~~~^^
아이리시스님이다~ㅇ
부비, 부비~^^))((^^
이제 자주 뵐 수 있는 거예요?
헤에~^__________^

아이리시스 2015-04-25 21:19   좋아요 0 | URL
우아 양철나무꾼님이다~^-^ 이제 글도 많이 쓰고 읽으러 올거예요. 좋은 글, 그냥 글도 많이 부탁드려요^^
 

그제, 어제 비가 내리고 벚꽃잎이 눈처럼 날렸다.

강원도 어디에는 진짜 눈이 내리고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단다.

<벚꽃잎을 눈인양 좋아하는 토끼>

 

자연은 늘 그대로이고, 계절은 되돌리거나 거스를 수 없을텐데,

세상이 뒤숭숭하다보니...

계절도 세상을 따라 거꾸로 돌아가나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노유진'의 '생각해봤어?'를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다.

시대상이라고 해야할까, 서민들의 공통된 정서라고 하는게 있나?

만약 있다면 난 과연 시대의 조류에 잘 편승하고 있는 것이며,

국가는 민심을 잘 읽고 국정에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인가?

 

옛날엔 시가가 민심을 반영하고 대변했다고 하고,

오늘날로 치면 시보다는 가요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근데 이 가요라는 것이 요상해서,

내가 시대에 뒤지지 않을려고 라거나 민심을 읽고 생각을 모두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 열심히 주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알아 먹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차에 이 책'김이나의 작사법'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녀가 요즘 잘 나가는 노래의 작사가라는 걸 알게 되어,

책 한권으로  민심을 읽고 생각을 모두어 볼 수 있을까 싶어 읽게 되었다.

 

 

 

 

 

 

 

 

 

 김이나의 작사법
 김이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작사가 무엇이고 작사가란 어떻게 되는 것인지 뜬구름 잡는 젊은이들에겐,

참 좋고 잘 쓰여지고 잘 만들어진 책이겠지만,

내 맘에는 들지 않았다~--;

 

테크닉이랄까 작법에 관한 책인데,

디테일하게 발음을 다루는 법, 포인트를 주는 법, 서사를 끌어가는 법, 리듬을 살리는 법 등 테크닉한 면들을,

세세하게 예를 들어 설명한다.

그런 의도로 봤을때는 꼼꼼하게 하나 하나 집어내듯 쓰였지만,

이 책을 읽고 테크닉을 답습하기만 해선, 리틀 김이나나 김이나의 아류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까 싶다.

거기서 자기만의 것을 끄집어내는 게 관건일거 같다.

그걸 끄집어내지 못하면, 완전 지루할 수도 있겠다.

 

상업작사가에게 '좋은 가사'란 '그 자체로 좋은 글'이기보다는 '잘 팔리는 가사'라고 정의하고,

그래서 그런지, 자신이 한번도 예술을 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고, 다만 좋은 일꾼이라고 생각해왔다고 명쾌하게 얘기한다.

읽을 것이 아니라 들을 것이라는 일의 속성에 대해 그만큼 간파해내고 있는 작사가를 본 적이 없다. 작사는 그저 곡의 빈칸을 채우는 일이 아니다. 박자와 운율을 창조해 곡에 부여해내는 작업이다. 나는 그걸 이제야 알았다.

                                                                                                                      _허지웅(작가, 평론가)

그녀는 또,

싱어송라이터가 자기만의 화풍을 가진 화가라면,

상업 작사가는 누군가가 꾸어낸 꿈을 토대로 밑그림을 그려내는 기술자라고도 표현한다.

 

허지웅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소수가 읽고 듣는 '예술'이 아니라 '누군가'가 '일반 대중'을 일컫는 말임을 인지한다면,

이 얘기의 처음으로 돌아가서,

가요를 통하여, 시대에 발 맞추고 민심을 읽고 일반 대중의 생각을 모두어 여론을 수렴하는 것이 가능하니까 말이다.

 

멜로디가 얼굴이라면 가사는 성격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멜로디는 말 그대로 얼굴과도 같아서, 첫 호감을 끌어오는 역할을 한다. 대중들은 대개 멜로디로 곡을 인지하고, 반복해서 듣다가 그제야 가사에 귀기울인다. 남녀관계에서는 상대가 아무리 잘 생기고 예뻐도 성격이 별로 좋지 않으면 감정이 금방 식고, 외모도 호감인데 알아갈수록 성격까지 좋으면 사랑에 빠지게 된다. 마찬가지로 가사가 좋으면 곡은 롱런한다.ㆍㆍㆍㆍㆍㆍ작사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명심하라. 마치 외국어처럼, 어느 순간 귀가 트여 낯선 말들이 들어오듯 음악으로서의 글자가 보이는 때가 있다. 그러니 많이 듣고 분석하라. 내맘에 드는 가사만 놓고 보지 말고, 히트를 친데다 롱런하는 곡이 있다면 왜 그 가사가 좋은 건지, 왜 그 사사를 작곡가니 제작자가 선택한 건지 파고들어라. 이것만 훈련해놓아도, 당신에게 온 기회를 단숨에 잡을 확률이 아주 높아질 것이다.(21쪽)

그런데 가요를 선호하는 세대의 연령이 점점 어려지고,

그에 맞춰 가요를 만들고 부르는 연령 층도 점점 어려지는 것을 볼때,

가요를 만들고 부르는 이들이 여론을 대변한다고 생각하고 거기서 안주하면 안될것 같다.

 

시대의 조류를 잘 파악하고 앞서 나가는 것에서 그치치 않고, 그들이 바른 여론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기능과 감시하는 기능을 적절히 할 수 있어야 겠다.

 

아울러 가요를 만들고 부르는 그리고 그 가요를 듣는 연령 층이 점점 어려진다고 하더라도,

기성세대라고 해야 할까, 기존의 가요를 만들고 부르고 듣던 사람들도 나름대로 무게 중심을 잘 잡아줘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요즘 같아선 기존세대란 말이 어디 쥐구멍을 찾아 들어가고 싶을 만큼 부끄럽다.

난 눈물바람을 할게 뻔하니까 애써 외면했었는데,

세월호 참사가 벌써 1주기인데, 아무것도 해결되었다는 소리를 못 들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대통령의 답변이 있을 때까지 추모제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했다는데,

박대통령은 내일 어디론가 출국을 하신단다.

 

세상이 뒤숭숭하다보니...

계절도 세상을 따라 거꾸로 돌아가나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할게 아니라,

기존 세대로서,

흔들리지 않는 주변으로서,

무게중심을 제대로 잡아줘야 할텐데...

나이는 먹고 눈은 여리기만 하니, 에혀~ㅠ.ㅠ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RINY 2015-04-16 14:07   좋아요 0 | URL
토끼가 귀엽습니다. 산토끼일까요? 집토끼일까요?

양철나무꾼 2015-04-18 09:12   좋아요 0 | URL
저도 잘~--;
근데 엉덩이를 쪼옥 내밀고 포즈를 취한게 모델토끼 아닐까요?
헤에~,땀나라~``

프레이야 2015-04-18 00:22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전 다음주 변진섭 콘서트 갑니다. ^^

양철나무꾼 2015-04-18 09:15   좋아요 0 | URL
우와~, 정녕 변집섭 오~화~콘서트에 가신단 말입니까여?
부러버라~--;
친한척 빌붙으면 저도 데려가 주세용~~~~!!!

프레이야 2015-04-18 09:45   좋아요 1 | URL
부산 오세요 다음주 화요일ㅎㅎ

양철나무꾼 2015-04-19 16:58   좋아요 0 | URL
다녀오셔서, 현장감 있는 리뷰 올려주세요~^^
 
생각해봤어? - 내일을 바꾸기 위해 오늘 꼭 알아야 할 우리 시대의 지식
노회찬.유시민.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무래도 월요일 아침은 시동이 늦게 걸리기 마련이어서,

눈을 꿈벅거리며 앉았는데,

어머니 한 분이 오셔서 이것저것 내가 대답을 할 새도 없이 막 물으신다.

뭐라고 한마디 할라치면 물고 늘어져서,

동네방네 사돈의 팔촌으로 부족해서 소싯적 훈장님까지 내세우며 토를 달고 반박을 하시길래,

"엄마, 내 말 안들을거면서 왜 자꾸 말을 시키나?"

했더니,

"말을 많이 해야 건강해진대요...내 다 선생님을 생각해서 건강하시라고 그러는거 아니오~!"

하신다.

유 윈!, 강적이다~--;

 

난 내가 재잘거리고 수다스러운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내 자신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평가일 뿐이고,

직업의 특성 상,

말을 하기보다는 듣는 걸 잘 하도록, 이를테면 행간을 읽는걸 잘 하도록 훈련되어 있었나 보다.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사람 셋이 나란히 앉았다.

하나 같이 꺼벙이 안경을 쓰고 옥수수를 여덟 알씩 훤히 드러내 보이고 웃는다.

'내일을 바꾸기 위해 오늘 꼭 알아야 할 우리 시대의 지식'이라는 소제목도 보이고,

'남녀노소, 지역불문, 세대초월!'이라는 문구도 선동적이다.

이쯤되면 제목인 '생각해봤어?'는 어느 순간 "우리 같이 생각해보지 않겠니?"하는 제안으로 탈바꿈하고,

조금 오버하자면, '생각' 두글자는 과감하게 생략해버고 "우리 같이 해보자~!"하는 멋진 프로포즈로 들을 수도 있겠다.

 

이 책은 팟캐스트 방송인 '노유진의 정치카페'에서 그동안 다룬 이야기들 중에서 추린 것이라고 하는데,

책을 읽기전에는 이렇게까지 괜찮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었다.

강연이나 특강 같은 것들을 직접 실시간으로는 접하지 못하지만,

나중에 책으로라도 챙겨 읽을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그순간의 현장감이 빠져서 그런건지,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그대로인데 기대에 못미친적이 많았었기 때문이었다.

 

요번에도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 이들 셋이라면 지명도만으로도 손색이 없고,

말빨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사람들일텐데,

말빨껌과 말빨사전을 사은선물로 제공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각 장마다 그 분야 '내로라'하는 전문가들까지 초빙하고 있으니,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이 연상되어 살짝 불안했었다.

 

그런데, 노회찬을 빌리지 않더라도, 말을 잘한다는 건,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들을 줄도 안다는 의미,

정치나 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쓰여졌다.

 

이 책의 첫부분에서, '노유진의 정치카페'가 추구하는 목표이자 방향을, (그게 이 책의 취지이기도 한데,) 그걸 진중권은 이렇게 얘기한다.

♣진중권 ㆍㆍㆍㆍㆍㆍ 듣는 것이 없으면 생각하던 대로 살게 되고, 말하지 않으면 함께 잘사는 법을 찾을 수 없잖아요. 듣지도 말하지도 않으면 그게 바로 눈먼 자가 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무엇보다 내가 아프고 다치게 되고, 또 남을 해칠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어떤 문제가 우리의 미래를 좌우지할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25쪽)

 

그러니까 "생각해봤어?"란 타성에 젖고 무기력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자는 목소리이다.

그걸, 유시민은 '때로는 사악한 의도보다 무지가 더 큰 죄를 만든다'(122쪽)고 생각한다고 표현한다.

 

 

알아야 면장(免牆)한다지만,

그동안 개인적으로 궁금하긴해도,

전문가들에게 묻기엔 사소하고 하찮다 싶고,

주변의 누군가에게 묻자니 오지랖이라고 할 것 같아서 한쪽으로 접어놨던 사안들을,

선악이나 가치에 흔들리지 않고, 개념을 잡고 소신을 가질 수 있도록 차근차근 알려줘서 좋았다.

일례로, 난 초등학교때, 북한은 공산당이며, 붉은 늑대나 괴물이라는 교육을 받았었다.

언젠가 텔레비전을 통하여 본 그들의 모습이,

늑대처럼 이빨이 날카롭지도, 손에 털이 숭숭하지도 않았을때의 충격은

다큰 어른이 된 지금도 각인되어 있을 정도로 생생하다.

그래서 요즘 회자되는 일베의 경우에도, 부분으로 미루어 전체를 짐작하는 우를 범하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했었다.

일부 일베 회원들의 몰지각한 행동이나 말로 미루어 전체 일베 회원들을 짐작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들은 일베 회원이기도 하지만, 늑대나 괴물이 아닌 평범한 사람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된 원인에 대한 분석은,

그들도 우리와 다를 것이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한 연후에,

사회경제적 배경을 함께 검토할 때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수 있을테니 말이다.

 

▲유시민 그리고 뉴 라이트, 극우, 일베가 뒤섞여 사용되고 있는데, 구분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 쪽이 더 나쁘냐, 더 엽기적이냐, 이런 문제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중요한 건,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이 공동체, 이 국가를 어떤 개인의 사적 이익을 위해서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는 거죠.

생각은 다를 수 있죠. 역사에 대한 해석도 다를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나 교육부 장관이 일제 강점기 역사란든가 현대사에 대해 특정 의견을 가져도 괜찮습니다. 토론하면 돼요. 사실의 근거가 박약하면 지작하면 되고, 사실에 대한 해석이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다른 해석을 내놓고요. 그러나 국가권력을 동원해서, 자기의 사상과 이념을 국민들에게 강제적으로 먹이는 순간 국가는 사유화되는 겁니다. 그런 것에 대해 단호하게 싸워야 한다고 봐요. 그렇게 나누어서 대응하면 되지 않을까요.(175쪽)

한국의 경제성장률 관련, 그동안의 다른 나라에서 보여주던 패턴과는 다른 결과를 보이고 있는데,

그걸 주류 경제학자들도 잘 모르고 있단다.

 

인위적인 GMO를 두고도,

실제 개발하는 사람들 중에는 실험실에서 진화를 압축적으로 진행하는 거라는 주장도 있다지만,

그걸 진화라고 할 수는 없을 듯 하다.

GMO나 몬산토 관련, 위험을 무시해도 안 되지만 과장해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걸 소급하게 되면, 북한 공산당이나 일베처럼 사상이나 이념 따위 선악이나 가치 판단에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GMO 비의도적 혼입률이라고 해서 147쪽에 유럽연합은 0.9%, 일본은 5%, 우리나라는 3%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일본은 의무사항이 아닌걸로 알고 있다. 확인을 요한다.

GMO 비의도적 혼입률이 의미하는게 뭐냐하면,

쉽게 말해서 GMO가 아무리 많이 섞였다 하더라도 용인되는 수치를 말하는데,

유럽연합은 그걸 유럽연합은 0.9%까지, 우리나라는 3%까지 용인한다는 얘기이다.

일본은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것은 아무리 많이 섞였어도 제약을 가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이게 문제가 되는 예로,

요즘 '해외 과자 수입 상품점'이 많이 생겨서 수입 과자들을 싸게 팔고 있는데,

겉포장지를 자세히 보게되면, 영양성분과 유통기간이 다 제각각인것을 알 수 있다.

백번 양보하여, 그 영양성분이 맞게 표기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나라나, 유럽연합의 그것처럼 의무사항도 아니고, 규제가 가해지는 것도 아니라는 얘기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적어도 나는,

그 나라의 국력 내지는 지명도와 그 나라의 사상이나 이념, 이를테면 도덕성을 일치한다고 착각을 했었던 거다.

  

또 한가지, 정부가 나서서 용어  왜곡을 하고 있는데 이또한 생각해 볼 문제다.

어려운 용어를 더 어렵게 하여 모호하게 하려는 것도 아니고,

수사가 화려한 걸로 눈속임을 한다던지,

대표성을 띠는 선호하는 단어들을 택하는 경우,

우리가 그때그때 용어의 바른 의미를 인지하는 공부를 하는 수밖에 없겠다.

 

이걸 수사학, 즉 레토릭의 정치라고 한다는데...

사용후핵원료=고준위핵폐기물,

정리해고= 노동시장의 유연화,

대량해고= 구조조정,

(핵폐기물을 관리하는) 방사성 폐기물관리공단=원자력환경공단

원자력= 녹색에너지

등이 있단다.

 

암튼, 우리나라는 여러가지 불명예스러운 것에서 세계 1위다.

예를 들면, 한국의 노동시간은 전 세계 1위인데, 그 노동시간보다 수업시간이 더 길고...(260쪽)

최근엔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심각해지고 있는데,

노인자살률도 세계에서 제일 높은데, 70%이상이 경제적인 이유에서란다.(312쪽)

 

노회찬은 여기서 교훈을 하나 얻었다면서 이를테면 '반어법의 미학'을 얘기하는데,

앞으로 여야 어느 당이든 더 많은 복지를 약속할 텐데,

무작정 더 많은 복지만 약속하면 가짜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

좋은 노동, 제대로 된 고용과 함께 복지를 이야기할 때 건강한 해법이 나올 수 있다고 한다.(315쪽)

암튼, 말빨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들이지만,

그런 그들일수록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위하여,

자신을 중심이 아니라 주변부에 두려고 애썼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 하여, 그들이 말을 못한다거나, 덜 똑똑하게 느껴진 것이 아니라,

공감과 소통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도덕적이고 인간적인 심성으로 비춰져서 좋았다.

 

思가 恐을 이긴다.

'생각해봤어?'가 "우리 같이 생각해보지 않겠니?"하는 제안을 넘어,

"우리 같이 해보자~!"하는 멋진 프로포즈로 들릴 수 있도록,

오늘도 마음인지 道인지 모를 그것을 열심히 갈고 닦아야겠다.

 

 

그동안 노회찬은 내 취향은 아니다 싶어 별 무관심이었는데,

요번 책을 읽으면서 알게된건데,

고등학교 때부터 책을 읽고 사람들을 직접 찾아다닌 정치 꿈나무였으며,

무엇보다 첼로연주도 한단다.

그러고보니, 책 속의 내용들도 노회찬의 그것이 제일 바른생활 사나이 같고 도덕교과서 적이다, ㅋ~.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피북 2015-04-13 18:30   좋아요 1 | URL
저두 이 책 구입했는데 배송 기다리는 중이예요 양철나무님 덕분에 책 내용을 먼저 들여다보게되어 감사합니다 ^~^ 이 책 기다리며 팟게스트 조금 들어봤는데 재밌더라구요 책도 재밌게 읽으면서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을것 같아요 저녁식사 맛있게 하세요ㅋㅡㅋ,,

양철나무꾼 2015-04-14 11:33   좋아요 1 | URL
그쵸, 그쵸~?^^
전 책 구입하고 배송기다리며 설레일때가 제일 좋아요~^^
막상 읽으면 기대에 못 미치는 책도 있고, 그렇지만...말예요.
마치 책과 연애하는 심정이랄까~~~ㅋㅋㅋ~.

푸른살이 2015-04-13 23:25   좋아요 0 | URL
저도 읽을까 말까 고민했는데 읽어봐야겠어요~^

양철나무꾼 2015-04-14 11:34   좋아요 2 | URL
반갑습니다, 푸른살이님~^^
강추합니다여, 후회하시진 않을거에요~^^
 

워낙 사건과 사고가 많은 하루하루를 살아서 그런가,

언제부턴가 내 작은 힘이나 생각으로는 세상을 어떻게도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었고,

그런 부정적인 생각은 전염력과 파급력이 엄청 강해서,

무기력함이나 어쩔 수 없다는 좌절감을 봄의 나른함과 혼동하고 있었나 보다.

 

지금 이순간을 열렬히 살면 된다고 생각하다가도,

돌변하여 '냅둬, 이대로 살다 죽게~--;'라며 시큰둥하게 되고,

이렇게 무기력 속에 침잠하다가는 집단 우울증에 빠져 버리게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몸서리 치기도 한다.

 

세상의 변화는 내 삶과 가치관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이걸 세상이 소박하고 단출하게 변하다 보니, 나도 거기에 발 맞추어서 라고 해야 할지,

아님 나이가 먹어 변화를 두려워하다보니 일상이 소박하고 단출해져서 그런거 라고 해야 할지,

생각마저 지극히 단순해졌다.

그런데, 생각이 한쪽으로 집요해지는 폐해도 낳았는데, 그게 책과 관련하여서 이다.

책을 들이는 속도에 읽는 속도가 미치질 못하니까 책에 깔려 죽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

지금부터 책을 사지않고 읽기만 해도, 내가 가진 책들을 다 못 읽고 죽을텐데 하는 기우로 이어졌고,

아무리 가족끼리 닮는다고 해도 남겨진 나의 가족들은 책을 좋아하는 것까지는 닮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책을 들이는데, 좀 더 신중을 기하게 됐다.

 

그리하여,

또 다시, 두권 내놓고 한권 들이기 모드를 실천하려고 결심 중이었는데,

나의 이런 결심을 작심삼일이 되게 만든,

국내도서나, e-북, 외국도서를 5만원어치 이상 구입하면 북파우치나, 북마크를 주는 이벤트가 진행중이다.

 

내가 택한 건 '백지혜'의 꽃이핀다'파우치인데,

실제로 보면 선명한 빨강으로 더 예쁘다.

 

고른 책은 여러권인데, '노유진'의 '생각해봤어?'는 코멘트하고 넘어가야겠다.

사은품으로 <말빨사전)과 <말빨껌>이 딸려 왔는데,

'말빨사전'은 유명 인사의 격언집 정도 되는거 같고,

'말빨껌'은 풍선껌에 커버를 한거다.

'아무것도 아니다'하고 간과할 수도 있지만,

상술로 치부해버리기에는, 마음 씀씀이가 너무 이쁘지 않은가 말이다.

책의 내용도 좋고 취지도 좋고, 부디 대박 났으면 좋겠다.

 

 

 

 

 

 

 

 

생각해봤어?
노회찬.유시민.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 2015년 3월

 

 

이 책은 팟케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가 그동안 다룬 이야기 중에서,

꼭 알아야 할 주제,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힌트가 될 내용만 추려 담은 것이란다.

 

실은, 그랬었다.

그동안 유시민의 저작들을 빼놓지않고 읽으면서도 그를 향하여 툴툴거린건,

그가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후에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걸 두고,

그게 정치적 변절을 의미하는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비겁하다고 생각했었다.

 

이 책의 앞부분 '책을 펴내며'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그러나 답이 분명한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새롭게 바라봐야 하는 문제도 있었고, 서로 판이하게 다른 문제에서 의외로 일치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국회의원과 노동운동가, 문화평론가와 현장활동가, 집권 여당의 장관과 소수 정당의 대표 등 노, 유, 진, 세 사람의 지난 경험들이 서로 부딪치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 이 책의 내용이 다소 정밀하지 않을 수 있고, 읽는 이들마다 이견이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소통과 공감은 머리가 똑같아지는 게 아니라, 함께 즐거워하는 마음 혹은 아파하는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그런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시간이었다.

ㆍㆍㆍㆍㆍㆍ

끝으로 우리는 어떤 답을 알려주기 위해서 이 책을 내지 않았다. 그보다는 삶에 필요한 무기를 찾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싶다. 무기력한 시대일수록 냉소가 지배한다. 그 냉소에 맞설 수 있는 힘이 바로 말과 글이다. 세상을 바꿀 권력이나 자본이 없다고 여기는가. 우리는 여전히 생각할 수 있고, 말할 수 있고, 글로 나눌 수 있다. 마르코스가 말했던 것처럼 말과 글은 우리의 무기이다. 이 책이 작으나마 그와 같은 역할을 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작가란 무엇인가2'를 겹쳐읽기로 읽다보니, '살만 루슈디'는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작가란 무엇인가 2
 파리 리뷰 지음, 김진아.권승혁 옮김 /

 다른 / 2015년 1월

 

 

 

 

 

 

 

옛날이라고 하여 삶에 정치가 개입하지 않았을까?

루슈디가 제인오스틴의 그것과 비교를 할 수 있는 것은 삶 전체를 어우르는 것이 아니라,

삶의 단편을 그려내는 소설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안나 까레니나'나 '닥터지바고'같은 작품들을 보게 되면 시대적 배경은 충분히 옛날이지만,

정치가 소설 곳곳에 깊숙히 개입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 작품들을 읽으면서 정치적 색깔을 부각시키거나, 삶의 전체로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보건데,

제인 오스틴의 그것은 로맨스소설이었기 때문이라고 하는게 설득력 있었을 것 같다.

 

암튼 내가 이 책들을 겹쳐 읽으면서 느낀 것은,

삶이라는 전쟁터에서 맞설 수 있는 힘은 여러가지라는 것이다.

 

그동안은 책을 읽고 느꼈으면, 행동에 옮기는 것까지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삶의 무기를 찾기 위해 책을 읽는 것도,

자기가 찾은 삶의 무기들을 글이나 말로 옮겨 표현하는 것도,

직접 정치를 하는 거나, 삶을 사는 것만큼이나 의미가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무기력함과 좌절감에 빠져 침잠하지 않고,

그것들에 맞서 생각할 수 있음을 이 봄 감사한다.

말하고 글로 쓸 수 있음을 감사한다,

행동으로 옮기고 삶으로 살아낼 수 있으면 금상첨화일거다, ㅋ~.

 

김수영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나는 모래나, 바람, 먼지나, 풀 따위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만큼 작지만,

그렇게 작고 미미한 나여서 혼자는 아무것도 아니더라도,

삶이라는 전쟁터에서 맞설 수 있는 힘을 얻는 방법은 저절로 터득하게 되는게 아니라,

책을 읽고, 보고 배우고 느끼는,

말과 글과 나아가 행동이라고 부르는 실천을 통해서니까 말이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galmA 2015-04-08 19:08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때문에 작가란 무엇인가 점점 더 읽고 싶어지잖아요! 천천히, 아주 나중에 읽으려고 했더니;; 안 그래도 읽고 싶은, 읽어야 할 책이 산더미인데ㅜㅜ

양철나무꾼 2015-04-13 17:46   좋아요 1 | URL
벌써 읽고 계신듯~?^^
부지런도 하셔라~~~~

AgalmA 2015-04-13 18:52   좋아요 0 | URL
다 양철나무꾼님 덕택입니다. 공부가 참 많이 되는 책입니다!

달걀부인 2015-04-08 21:13   좋아요 0 | URL
ㅋㅋ 저도 이 책 지금 한국에서 날라오고 있는중요. 오믄 ㅇ빨랑 읽싶어요.

양철나무꾼 2015-04-13 17:48   좋아요 1 | URL
어떤 책이요?
`작가란 무엇인가?`요, 아님 `노유진`이요?
아무리 빨리 읽고 싶으셔도 그렇지,
`읽`고` 싶어요`의 `고`를 빼잡수실것까지야...ㅋ~.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의 30년 베스트셀러 영업기밀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문대 졸업자 90퍼센트가 논다'고 하여 '인.구.론.'이란 신조어가 생긴 이면을 뒤집어 보게 되면,

인문학의 중요성과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것과는 반대로,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나 국가기간산업 등에 요구되는 인문학과 출신자들의 거처가  턱 없이 부족하다고 애기하고 있는것 같다.

여기서 인문학의 자리에 '인간'을 바꾸어 대입시킬 수 있겠고,

그렇게 하면, 인간의 중요성과 인간 개개인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아져서,

나에게 집중하고, 상대방에게 나를 알리고 싶어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말로 전환시킬 수 있겠다.

 

그렇다면 나에게 집중하고, 상대방에게 나를 알리려는 이유가 뭘까?

내가 잘났기 때문에, 그 잘난 나를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거대한 우주 속, 자연 속의 인간이라 치면 아무것도 아닌, 미미한 존재이다 싶지만,

그 아무것도 아닌 미미한 존재인 인간이,

이 거대한 우주만물 속, 자연 속, 세상 속에서 개별적으로는 누구보다도 소중한 존재라는 것이다.

나도, 상대방도, 누구나 소중한 존재라는 말의 이면에는

상대방을 헤아리고 이해하고 싶고, 나도 상대방에게 알리고 존중받고 심은 마음이 담겨 있다.

있는 그대로 공감과 소통을 주고받고 싶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문학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에 공감과 소통이 드나들고 흐르며 만들어 내는 물길이 아닐까 싶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공감과 소통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걸음 떨어져서보면 거기에도 일정한 흐름의 발자취 내지는 길이 있는거고,

우린 그걸 경험이나 행동이라고 부르게 되는 걸텐데,

학문이 경험이나 행동을 동반한 실천적인 학문이 되는게 생각만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 유시민 또한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작가를 최종 직업으로 선택하여 '글쓰기 특강'이라는 책을 출간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글쓰기'와 아무 연관이 없는 과를 나온 그가,

지난 30년동안  베스트셀러를 여러권 냈으니까,

'작가'라고 불리워도 손색이 없고 '글쓰기 특강'이라는 책을 내도 좋은걸까?

 

그가 '(논리적)글쓰기 특강'이라는 책을 내놓을 수 있었던걸 놓고,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대학시절 민주화운동 청년연합(민청년)에서 활동을 하면서,

텍스트 독해, 텍스트요약, 사유와 토론으로 이어지는 훈련을 꾸준히 한것을 그 저변으로 봐야 하니까,

그의 경험과 행동을 반영한 실천적인 학문으로 봐야하는 것일까?

아니면, 어떤 글을 쓰게 되든지 논리적 글쓰기는 이렇게 반복훈련하는 방법밖에 없으니까,

과거 그의 발자취를 삶의 반영으로 봐야할까?

 

텍스트를 읽고 요약한다는 것은,

단순히 내용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문제점과 한계까지 탐색하면서 읽는다는 건데,

한걸음 나아가면 그 문제점과 한계가 어디서 왔는지도 추론해볼 수 있다...고 하면서 두루뭉술 얼버무리는데,

나아갈 방향까지 제시했어야 하지 않을까?

나아가다 넘어지는지, 딛고 일어날 수 있는지는 차치하고서 라도 말이다.

그러기 위해선 위해선 여러번 주의깊게 읽어야 할테고,

그러다 좋으면 필사를 하게 되기도 하고,

그렇게 사유와 토론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논리적 글쓰기를 위한 훈련과정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논리적(또는 인문학적) 책읽기와 글쓰기를 한 사람만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데 인색하지 않을 수 있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다가가는데 적극적일 수 있겠다 싶다.

 

그가 제시하는 '논리적 글쓰기를 위한 규칙'은 이런 것들이 있다.

첫째, 취향고백과 주장을 구별한다.

둘째, 주장은 반드시 논증한다.

섯째,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한다.(19쪽)

 

글쓰기는 자신의 의사를 상대방에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말하기에 비견될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읽어주는 이가 없는 글은 난해하고 들어주는 이가 없는 말은 공허하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누구나 쉽게 글이나 말로 소통할 수 있게 된 것은,

세종대왕께서 어리석은 백성이 이르고져 하는 바가 있으면 제뜻을 쉽게 펼 수 있도록 선처하신 덕분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아울러, 세종대왕이 인자하기만한 성군이 아니었다고 생각했었는데, 같은 견해를 만나니 반가웠다.

왕의가마가 부러졌다고 과학자 장영실을 곤장을 때려 내쫒았고, 사소한 연애 사건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궁녀를 처형했다. 두만강 6진 지역을 우리 영토로 만들 목적으로 강력한 강제이주정책을 시행해 백성을 괴롭히기도 했다.ㆍㆍㆍㆍㆍㆍ그러나 한글을 창제, 반포한 것이 '위대한 일'이었다는 것은 다툴 여지가 없다.(274쪽)

 

이 책을 읽으면서, 고개를 과하게 주억거리며 백배 공감한 것은,

'글은 쓴 사람의 인격을 반영하지만 인격 그 자체는 아니다.'라는 문장이었 였다.

권력이나 돈을 가진 쪽에서 귀에 거슬리는 말이 듣기 싫어 수정을 요구한다면 단호하게 거부해야 하겠지만,

그외에 책을 만드는 편집자의 견해는 독자의 목소리라고 생각하는 게 현명하단다.(92쪽)

 

글을 썼으면 남에게 보여주어야 하고, 혹평을 받더라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글이 는다.

쓴 글을 아무도 모르게 혼자 끌어안고만 있으면 글이 늘 수 없다는데, 그런 의미에서 알라딘 서재는 좋은 친구도 되고 첨삭지도를 해주는 선생님이 되기도 한다.

 

아쉬운 부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너무 어렵게 써놓으면 독자가 이해를 못 하기 때문이다. 이해하지 못하는 글로는 소통도 교감도 할 수 없다.ㆍㆍㆍㆍㆍㆍ어려운 용어를 쓰고 복잡한 문제를 다루어도 독자가 쉽다고 느낄 수 있도록 써서 그런 것이다. 나는 주제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사람도 주의 깊게 읽기만 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끔 텍스트를 쓴다. 어떤 주제, 어떤 형식의 글이든 마찬가지다. 읽기 쉬운 글이라고 해서 쓰기도 쉬운 건 아니다. 쉽게 쓰기가 오히려 더 어렵다.

라는 부분과 관련,

한가지 내용을 부각시키기 위해 다른 한가지 규칙을 무시하였다.

이런 글에서 취향고백과 주장은 자칫 한끗 차이로 비춰질 수 있다.

 

이해하지 못하는 글로는 소통과 교감도 할 수 없다고 하면서 예를 든다는게, 진은영의 <문학의 아토포스>란 책의 서평이었는데, 알라딘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독자 서평 가운데 한대목이란다.

난 과연 이 글을 쓰면서, 진은영 님에게 양해를 구했는지, 또는 이 서평을 쓴 그 '알라디너'에게 양해를 구했는지를 묻고 싶다.

그러지 않아서 누군가 한명 내지는 둘 모두 상처를 받았다면,

어려운 글로 써서 소통과 교감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을 얘기하기 위하여,

논리적 또는 인문학적 글쓰기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인간'답게를 포기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글쓰기의 수사법에선 어떤지 모르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는,

자기가 높아지기 위해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는 '비교'라고 하는 것이 가장 아랫질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글쓰기 실력이 별볼일 없어서,

그래서 이렇게 보잘 것 없는 수사법을 쓰지 않고서는 글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글쓰기 특강'이라는 책까지 내는 내로라 하는 실력자가 이래야만 했을까 생각하면 씁쓸해진다.

 

자만심과 허영심으로 가득차 어렵게 쓴 글이나 말도, 꾹 참고 들어줄 사람이 많지 않겠지만,

진은영이라는 작가가 그 글을 어떻게 썼는지 알아볼 생각도 않고,

알라딘서재에 그 리뷰를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써서 올리게 되었는지 알아보려고도 하지않고,

'이해할 수 없는 텍스트'로 만들어버라는데,

독자들이 무조건 동의하고 수긍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글쓰기는 자기 내면을 표현하는 행위인 것이고,

글은 쓴 사람의 인격을 반영하지만, 인격 그 자체는 아닌 것이다.

 

'글은 '손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요, '머리로 쓰는 것'도 아니다. 글은 온몸으로, 삶 전체로 쓰는 것이다'라는 말과 관련하여,

' 글로 타인과 대화하고 소통하며 교감하려고 한다'며 '글쓰기 특강'이라는 멋진 책을 낸 그가,

그 책의 한쪽 지면을 할애해서 한말이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하고 싶은걸 하고, 하기싫은걸 하지 않고 사는게 인생이다.

하지만 하고싶은 개인적인 것이 다수에 위배될 때는 다수의 의견을 한번 들어보는 것도 좋겠고,

그리고 사유와 토론의 과정을 거쳐...의견을 수렴해 보는 것도 필요하겠다.

자세히 알아볼 생각도 않고 이러쿵 저러쿵하는 것은, 평소에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고 타인과 교감하려고 애쓰는 그답지 않다.

 

좋게 시작한 책인데,

논리적 글쓰기, 인문학적 글쓰기는 삶의 반영이라는데,

그에게 너무 기대가 컸던 것일까...중간에 맥이 빠져버린 후 영 회복 불가능이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galmA 2015-04-05 04:26   좋아요 0 | URL
덩달아 ˝고개를 과하게 주억거리며˝ 오늘 제가 고민하던 것과 유사한 고민이시네요. 저는 읽은 책이 흡족해서 다행; 번역자에게 감사해야 할 지도;
그런데 제가 흠모하는 철학자, 비평가들이 줄줄이 저기 서 있다니 속상합니다ㅜㅜ

양철나무꾼 2015-04-06 10:29   좋아요 0 | URL
저도 유시민을 향하여,
`글은 쓴 사람의 인격을 반영하지만 인격 그 자체는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체념할 수 있어야 할테지만,
기대가 너무 만발했나 봐요~--;

2015-04-05 1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5-04-06 10:33   좋아요 1 | URL
네, 알라딘 서재의 글이 인용될 수 있었던 것도 놀랍지만,
글쓰기 특강의 전제조건으로 제대로 읽기를 내세우신 분이,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하면서,
원래 의도와는 상관없이 느껴질 수도 있게 인용한게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설혹 그 글을 잘못 읽었더라도,
전후 그 알라디너의 글을 몇개씩만 읽었더라면,
그 알라디너가 어떤 의도로 그런 글을 썼을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을 테니까 말예요.


돌궐 2015-04-06 22:11   좋아요 1 | URL
원래 맥락에서 벗어난 해석으로 유도하는 인용은 매우 잘못된 인용방식이죠.
그것이 고의가 아니라면 원저자의 글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양철나무꾼 2015-04-08 09:32   좋아요 0 | URL
어려운 용어를 쓰는 문제를 두드러지게 하려다보니까 저렇게 된것 같아요.
우리도 글을 쓰면서 흔히 범하게 되는 오류죠.
부분을 미루어 전체를 대표한다고 착각하는 거요.

제가 요즘 `작가란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저자도 중요하지만,
저자와 균형을 맞춰줄 `편집자`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저 위 편집자의 견해를 `독자의 목소리`라고 생각하시는 유시민 님이라면,
아직 그런 맞춤한 편집자를 찾지못했기 때문이라고 자위하고싶습니다여~--;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71 | 72 | 7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