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바뀌고 달이 바뀌어도 믿을 수가 없다.

믿어지지 않는다.

해가 바뀌고 강산이 변한다한들 믿을 수 있을까.

일상으로 돌아와 생활을 하지만 대부분 넋놓고 앉아 있는 시간이다.

술을 잘 마시지도 못했고,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마시고 취하지 않으면 잠들지 못한다.

어설프게 마시면 감상에 젖어 더 괴롭다.

한두번은 가까운 친구나 친척이 함께 하지만,

매일 반복되다보니 그들의 일상을 흐트러 놓을까 조심하게 된다.

같은 아픔을 가진 남편만이 내 좋은 술친구이다.

 

여행은 좋아하지 않았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싫다.

그나마 좋아했던게 책읽기인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

하지만 독서 말고 뭘 할 수 있겠나.

독서만이 공허한 나의 하루를 채운다.

 

이런 책들을 읽었다.

 

 

 

 열두 발자국
 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7월

 

 

끝으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독서, 여행, 사람 만나기입니다.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하는, 특히 평생에 거쳐 반드시 해야하는 것들이 바로 독서, 여행, 사람들과의 지적 대화입니다. 다시 말해 끊임없는 세상으로부터 자극을 받으시라는 겁니다. 의미 있는 세상과의 충돌, 이것이 우리의 인생을 바꿉니다. 이 세가지는 자기가 직접 물리적 환경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줍니다.

  지적 능력이란 오랜 학습을 통해 다양한 방법을 익히고 이해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세상에 나가 해결 방법을 알 수 없는 수많은 문제와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새로운 해법을 떠올리는 능력이 바로 그 사람의 지적 능력입니다. 아무도 답을 가르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나만의 방식으로 더 나은 답에 도달할까요?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혁신의 실마리를 통해, 그리고 내가 평소 잘 알고 있는 분야의 지식을 십분 활용해서 그 답을 찾아보세요. 창의적인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순간이 있을 뿐입니다. 우리 삶 속에서도 그 순간을 종종 만들어내 봅시다.(230쪽)

 

다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해서 눈길을 안 주었던 책인데, 이 책 좋다.

일반인도 알기 쉽게 설명이 잘 되어 있다.

 

 

 

 

 대사증후군
 오상우 지음 / 청림Life /

 2012년 2월

 

 

 

 

 [eBook] 대사증후군
 오상우 지음 / 청림Life /

 2012년 10월

 

 

<랜싯>에 실린 흥미로운 임상결과 ㆍㆍㆍㆍㆍㆍ그결과 항산회 비타민의 대표주자 중 하나였던 비타민E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오메가-3는 심근경색증 환자의 사망률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었다.(79쪽)

오메가-3와 오메가-6 각각보다는 사실 이들 간의 비율이 더 중요하다. 오메가-3에 비해 오메가-6가 상대적으로 과량일 때에 여러 해로운 영향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오메가-6와 오메가-3의 비율이 4:1 이하인 경우가 가장 적절하며, 10:1이상은 안 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오메가-6가 상대적으로 많은 참기름보다는 오메가-3가 상대적으로 많은 들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식용유도 옥수수유보다는 콩기름이 낫다.

하지만 어떤 기름이든 음식에 많이 사용하면, 전반적인 칼로리가 높아져 비만을 유발하고 이상지질혈증을 악하시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다. 상대적으로 건강에 이롭다는 것이지 절대적일 수는 없다.(83쪽)

 

지방이 극도로 제한된 음식은 비단 맛이 없을 뿐 아니라 우리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필수지방산 섭취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건강상에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사람은 체지방을 몸 안에서 스스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대사 조절, 체온 유지, 신체 보호 등 지방세포가 하는 다양한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적절한 지방 섭취는 건강에 필수적이다.(85쪽)

 

LDL콜레스테롤의 측정과 함께 다른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인자를 살펴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를 위의 표에 정리해 두었다. 흡연, 고혈압, 낮은 HDL콜레스테롤, 관상동맥질환의 가족력, 연령은 위험인자이고, 높은HDL콜레스테롤은 보호인자다. 여기서 당뇨병이 빠졌는데, 이는 당뇨병 자체를 관상동맥질환이 이미 발생한 것과 같은 심각한 결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154쪽)

해답은 이미 우리가 3대 거대영양소를 살펴보면서 어느 정도 나왔다. 곧 단백질 섭취를 늘리고, 탄수화물 중에 당지수가 낮은 음식을 선택하고, 지방의 함량을 줄이는 것이다. 여기에 몇 가지를 더 추가한다면, 먼저 섬유소의 섭취를 늘릴 필요가 있다. 음료로 먹기보다는 야채의 형태로 먹는 것이 훨씬 낫다. 일부러 식사 때 야채 섭취를 늘리는 것이 훌륭한 방법이다. 또한 음식에서 수분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음식의 에너지 밀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에너지 밀도가 낮은 음식은 포만감 유발과 체지방의 제거에 도움이 된다.(168쪽)

 

황현산 님의 '사소한 부탁'을 비롯한 몇 권을 들었다 놨다,

하릴없이 넘겨 보기도 한다.

 

철학자 김진영 님의 '아침의 피아노'가 읽고 싶기도 한데,

너무 침잠해버릴까봐 두렵기도 하다.

 

 

 아침의 피아노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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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11-01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양철나무꾼님에게 책이 눈에 잘 안들어오는 일이라니요.
여행, 저도 이젠 귀찮아 하는 편이 되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가만히 제자리 지키고 있는것보다는 나았어요.

2018-11-01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1 1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1 14: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REBBP 2018-11-01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재승님의 책은 늘 후회가 없더라구요. 강연체임에도 여러가지 몰랐던 사실도 많이 전해주고, 좋았어요.

양철나무꾼 2018-11-01 16:44   좋아요 0 | URL
정재승 님도 그렇고,
황현산 님도 제겐 새로운 발견이었어요.
그동안은 단정한 문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황현산 님은 이 시대 보기 드문 올곧은 지성이시더라구요.
돌아가신 후에 이 분의 글을 깊게 읽게 되어 애잔함이 더하다고나 할까요.

2018-11-01 1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1 1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1 17: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1 1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1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1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1 1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2 0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2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2 1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2 1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2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3 0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3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예전의 나는 그러니까 별로인 책을 만나도 별로라고 얘기하지를 못했다.

출판사라는 곳이 책을 향하여 난다긴다 하는 사람들이 모여 책을 만드는 곳이니 사전 검증은 거쳤을테고,

알라딘 서재, 이곳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니 그들이 추천하는 책은 당연히 좋으리라고 생각했었다.

개인의 취향이라는게 존재할 수 있고,

그 취향은 개별적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받아들이지 못했다고나 할까. 

 

그러다보니 내 취향에 안 맞는 책을 만나도 얘기하지 못했었고,

리뷰나 페이퍼 쓰기를 건너 뛰고 넘어가서 잊혀지다 보니,

나중에 그 책을 또 구입하고,

조금 읽다가는 예전에 구입해 읽었던 별로인 책이었다는걸 깨닫고 난감해 하는 일상의 반복이었다.

 

이젠 그저그런 책을 만나면 별로라고 코멘트를 한다.

내가 내 취향을 존중하기로 한다.

 

 

 문맹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백수린 옮김 /

 한겨레출판 / 2018년 5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내게 그랬다.

그렇다고 내가 '아고타 크리스토프'를 별로라고 생각하느냐 하면 그런 건 아니다.

이 분의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을 아주 감동적으로 잘 읽었다.

선물받아 읽었었다.

그때 친구는 연필로 밑줄의 그어가며 읽었기 때문이라며,

책을 새로 사서 보내주는 바람에,

내가 느끼는 감동은 배가되었다.

 

하지만, 이 책 문맹에 대해서라면 애기가 다르다.

내용은 차치해 두고,

좀 화가 난다.

책의 크기나 두께도 그렇지만, 책에 본문을 앉힌 방식도 그렇다.

이같은 편집 방식을 취하지 않았으면 책은 얼마든지 더 얇아질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128쪽, 참고로 불어판은 57쪽이다.

 

그래서인지 내겐 책의 내용도 무미건조하고 가볍게 읽혔다.

이 사람의 출신이나 시대적 배경을 알고 이해하려 든다면 좀 다르게 읽혔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옮긴이의 말'을 읽다보면, 이런 구절을 만나게 되고,

무미건조하다는 내 평가가 그리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고 만다.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여러 인터뷰를 통하여 '문맹'이 그녀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덜 문학적인 작품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녀가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말했는지 이해할 수 있지만 그녀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 일어나는 사건 자체는 사실에 가깝고 그런 의미에서 덜 문학적일 수 있으나 그녀의 문장들, 암시와 공백으로 완성되는 그녀의 단순하고 투명한 문장들은 그 자체만으로 문학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별과 상실, 가난과 고독으로 요약될 수 있는 인생의 어떤 시절을 그리고 있지만 크리스토프는 단 한 순간도 과도한 감상주의나 자기 연민으로 기우는 법이 없다. 오히려 그녀는 이 모든 일들을 담담하고 때로는 익살스럽게, 많은 것들을 생략한 채로 우리에게 들려준다.(125쪽)

 

 

 

 

역사의 역사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8년 6월

 

붙들고 있는 또 한권은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

'알.쓸.신.잡3'를 보면서 유시민 님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리스를 방문하셔서 무모할 정도로 '소크라테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뭐랄까, 역사를 대하는 겸손함과 더불어,

소크라테스에 대한 순수하고 진실한 추종 같은 것이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울컥하였다.

 

사실 나는 '역사'를 좀 어려워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래서 이 책에 등장하는 책들을 가지고는 있지만,

가지고 있고 가끔 한번씩 들춰보고는 있지만,

독서용이 아니라 장식용으로 갖고 있다고 해야 하겠다.

 

아직 초반부를 읽는 중이지만,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 '헤로도토스의 역사'와 '펠로폰네소스전쟁사'의 아웃라인을 잡겠는 것이,

이젠 재밌게 읽을 수 있겠다.

이 책에서 두 역사서를 비교하면서 사실을 다루는 태도와 방법에 큰 차이가 있다고 하면서, 사실과 상상력이라는 얘길한다.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인용하는데, 흥미로웠던 부분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여자들이 시장에 나가 장사를 하고, 남자들은 집 안에서 베를 짠단다.

짐을 남자들은 머리에 이는데, 여자들은 어깨에 멘단다.

배변은 집 안에서 하고, 식사는 노상에서 한단다.(41~2쪽 갈무리)

앞으로 어떤 내용들이 나올지 벌써부터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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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8-10-01 1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정말 <문맹>을 너무너무 좋아했지만, 양철나무꾼님의 이건 별로야,에도 금방 수긍하게 되어서
나는 누굴까~~ 하고 생각하는 저녁입니다.
저도 <역사의 역사>를 사놓기는 했는데요.
아무렴요, 전 유시민 작가님을 좋아합니다.
본인이 그렇~~~게 자기는 작가라고, 작가라고 하시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시작은 못 했습니다. 양철나무꾼님 리뷰를 먼저 읽게 될 것 같다는 느낌 + 느낌

양철나무꾼 2018-10-02 09:37   좋아요 0 | URL
전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뭐랄까, 책을 부풀렸다는 느낌때문에 좀 불쾌했어요.
아고타 크리스토프를 아시고 이해하시며,
그렇기 때문에 ‘문맹‘을 너무 너무 좋아히시는 단발머리 님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전 책의 만듦새 때문에 마음이 상해서일까, 내용에 집중하기 힘들었어요~--;

저도 님 따라쟁이일까요?
난 누굴까~~생각해보는 아침입니다.

유시민 작가님은 글도 잘 쓰시지만, 말도 참 잘 하시는 것 같아요.
글로도, 말로도 설명해주시는게 쏙쏙 들어와요.
전 역사 쪽의 책은 지레 겁을 먹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 덕분에 한걸음 쉽게 다가갈 수 있었어요.
저도 리뷰를 쓸 수 있을지 , 언제 다 읽고 쓸 수 있을지 장담은 할 수 없습니다~--;

날이 제법 쌀쌀해요.
단발머리 님은 이 가을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갱지 2018-10-01 20: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공감과 존중에 대해 생각해 보는 중인데, 대부분의 상황에서 보통은 두 가지가 얽혀있더군요:-)
양심상 공감을 할 수 없을 땐 그냥 나를 존중하는 것도 괜찮지 않나 싶어요.(전 좀 심해서 탈입니다만:-)

양철나무꾼 2018-10-02 09:47   좋아요 2 | URL
조금 생뚱맞은 얘기인데,
전 넷상에서 슬프거나 화나는 포스팅을 만났을때 ‘좋아요‘를 누를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서 잠깐 생각을 해봤어요.
암튼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어서,
내 견해 따윈 없는 결정 장애처럼 굴었었는데,
이젠 나를 존중하는 의미로다가 내 견해를 피력해 보려구요.

근데 또 한편으론 이렇게 내 견해를 내세우다가 ‘꼰대‘소리를 듣는게 아닐지 두렵기도 합니다.
티비를 보니 이경규가 나와서 ‘꼰대‘지수를 평가하는 프로그램도 있던데 말예요~--;

책읽는나무 2018-10-02 07: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의 댓글이 눈에 띄어 읽다가 혼자 빵~터졌네요ㅋㅋ
제모습 같다고 단발머리님이 귀엽게 봐지는 아침입니다;
나는 누굴까??
저도 쫌 그런편이라ㅋㅋ
그래서 가끔 나는 나만의 취향이란게 있나?한 번씩 고민해보곤 합니다.
남의 리뷰를 보면 바로 끄덕끄덕~~퍽 공감이 되어서 말이죠.
아~그런건 있어요.
책에 또 하트뿅뿅 하기전에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먼저 읽어 버렸다면,그 책을 읽기전에 각을 잡고,읽으면서 이 부분 때문이었나?하면서 그 부분과 느낌을 찾으면서 더 이상 하트 뿅뿅에 빠지지 않으려는 객관성?이 좀 갖춰진달까요?^^

‘역사의 역사‘
아~저도 빨리 읽고 싶은데 살짝 두려워 주저중입니다.
지금은 팟빵의 장강명과 요조가 진행하는 ‘요게 뭐라고‘에서 유시민님의 ‘역사의 역사‘책 소개코너를 다운받아 듣고 있거든요....여러 에피소드를 들려 주는데 여기서도 혼자서 얼마나 빵~터지는지!!!!정말 재밌고 매력적인 작가님이십니다.
‘역사의 역사‘를 집필하게 된 동기는 갑자기 뛰어오른 전셋값을 충당하기 위한 필수적인 창조력이 발생하였다고~~좀 구질구질하네요?하시더군요ㅋㅋㅋ
이런 언사도 겸손?이시겠죠!!^^
거기서도 작가 아니 소설작가라고~~ㅋㅋㅋ

양철나무꾼 2018-10-02 09:58   좋아요 0 | URL
흥~=3
단발머리 님에 대한 애정 표현을 이곳에서 공개적으로 하시다니~(,.)
저도 단발머리 님 좋아하고 귀엽지 말입니다, 헤헤~^^

저는 호, 불호가 명확해서 취향은 명확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좋은 게 좋은거지...두루뭉술해져서 취향표현에 서툴었습니다.
취향을 표현한다고,
내 취향 표현이 뭐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도 아닐텐데 말예요.

그래서 이젠 ‘저 남자가 내 남자다‘는 박신양의 대사이고,
별로다, 아니다...정도 의사표현은 해볼려고요~^^

‘역사의 역사‘...님도 저랑 찌찌뽕이시군요~!^^
저도 역사서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구질구질하신 유시민 님께서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주고 계십니다.
우리 같이 시작해보자구요~^^

북극곰 2018-10-02 10: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문맹>은 무척 좋았지만, 너무 얇아서 출판사한테 좀 심통이 나긴 햇어요.
똑같은 기분을 지금 커트 보니것의 <나라없는 사람들>을 읽으며 느끼고 있습니다.
150쪽도 안 되지 뭐예요. 유독 문학*동네 분들이 얇은 책에 양장본으로 내는 경우가 많아서
분해하며 <문맹>까지 다시 찾아봤는데, 다른 출판서더구만요. 흐흐





양철나무꾼 2018-10-02 10:32   좋아요 0 | URL
전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이게 다예요‘때도 그랬습니다.
그 책은 98쪽이더군요, 문학동네 거고, 고종석 님 번역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정리가 되는 분위기 입니다.
책은 좋았지만, 너무 얇아서 심통이 난다는 부류와,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책까지 재미없게 느껴진다는 부류.

헐~,‘나라없는 사람들‘도 그렇단 말입니까?
북극곰 님이 읽으신다니 따라쟁이가 되고 싶지만,
심통이 나지 않기 위해서 한번 고려해봐야 겠는걸요~^^

psyche 2018-10-02 1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즘 생각하고 있는 거랑 너무 비슷해서! 다른 사람을 존중하면서 또한 내 취향의 호불호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중이거든요.

양철나무꾼 2018-10-02 16: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어떤 책의 리뷰에 별점 하나를 주며 제 소신을 표현한 적이 있어요.
전생을 읽어준다는 왕꽃선녀님 급의 책이었는데,
피 냄새만 맡아도 전생을 읽을 수 있다나 어쨌다나,
열심히 깠는데,
그 사람인지 그 사람 추종자들인 악성 댓글을 달더라구요.

그리고 얼마 후,
제 리뷰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 버렸습니다.
비슷한 경험이 몇 번 더 있었고,
알라딘 서재에 항의해 보려다가 부질없어서 그만두었었습니다.

때문에 실은 제 취향이나 소신을 얘기하는 것에 대해 일종의 트라우마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왜 갑자기 이런 얘기를 psyche님에게 털어놓는지,
님의 댓글이 어느 부분 제 감성을 건드렸나 봅니다.

자신의 취향을 얘기한다는거, 얘기할 수 있다는 거...일정 부분 용기가 필요한 부분일거예요.
그래도 이젠 용기내어 제 취향을 얘기해보려구요.
님도 그러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남겨주셔서, 제 감성의 어느 부분을 건드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2018-10-02 2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psyche 2018-10-03 09:54   좋아요 2 | URL
리뷰가 사라지다니 그런일이 있을 수 있나요? 알라딘에 항의를 해야할 일인 거 같아요. 맘에 들지 않는 리뷰를 남이 삭제요청하고 그게 받아들여진다는 거잖아요. 와 정말 말도 안되네요!

양철나무꾼 2018-10-05 10:49   좋아요 1 | URL
속삭여주신 분, 감사합니다.
제가 폰으로 댓글을 달다보니, psyche님 댓글에 덧글을 단다는게 그만 따로 떨어져 버렸네요.
여기 비밀 댓글을 달게 되면 님이 읽으실 수 없어서 이렇게 공개댓글을 답니다.
그때 제 리뷰를 읽어주셨다고 말씀하시고, 그 책이 어땠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은 차치하고라도,
제 리뷰가 어느 순간 사라지는 바람에,
제가 그 책을 읽고 리뷰를 썼다는 실체가 사라져 버리는 것 같아서,
제 자신의 실존(씩이나?)을 의심받는 느낌이었거든요.

전 책을 사서 읽고 리뷰를 썼고,
사서 읽고 쓴 리뷰가 그렇게 사려져버려 못내 아쉽습니다.
다른 한편으론,
저자고 출판사고, 그런 리뷰를 삭제할 정도로 자신이 없고 떳떳하지 못한 거겠죠.

암튼 님이 제 리뷰를 기억해주셔서 너무 감사한거 있죠~^^

양철나무꾼 2018-10-05 10:55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엔 화가 나기도 하고, 속이 상하기도 했는데요.
얼마나 자신이 없고 떳떳하지 못했으면 리뷰를 양해나 통보도 없이 그렇게 삭제해 버렸을까,
제 편할대로 생각하기로 했어요.
호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위의 님 글에 덧글을 단다는게,
폰으로 쓰다보니 익숙하지 않아서 따로 댓글로 떨어져 버렸습니다.
모쪼록 양해바랍니다~--;

북프리쿠키 2018-10-02 16: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양철나무꾼님의 솔직함이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상대를 비판하기 전에 나 자신에게 묻는 자세도 양철나무꾼님의 글에서 배웁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양철나무꾼 2018-10-02 17:11   좋아요 1 | URL
어허~ㄹ~--;
제가 그렇게 솔직하거나 나 자신을 돌아보거나 하는것도 아닌데,,,,
말만 그렇게 할 뿐일 수도 있는데,,,,,
이렇게 상찬을 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님의 칭찬도 받았고 하니,
좋은 기운을 모아 건강한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북프리쿠키 님, 꾸벅~(__)

AgalmA 2018-10-04 17: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취향도 있겠지만 독자의 독서 정도에 따라/ 지적 베이스에 따라 책의 평가가 갈라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잘 모르는 분야와 정보를 쉽게 설명해주면 누군가에겐 별 다섯 개 급이 될 거지만 제반 정보를 대충 아는 사람에겐 식상하고 별로이지 않겠어요ㅎ
제 경우 <역사의 역사>에 높은 점수를 준 건 제가 이미 정보를 갖고 있는 게 많아도 저자가 그 정보들을 세심하게 비교하고 배치하는 능력에 점수를 준 거였어요. 글 써본 사람들은 잘 알지만 이게 젤 어렵죠. 어떻게 쓸 것인가를 정말 잘 아는 유시민^^ 서사 구축이 제일 중요하다는 걸 잘 알아도 그건 잘 못 하시는 거 같지만ㅎㅎ
<문맹> 경우 저도 별로였는데요. 시집보다 얇은 내용물의 책이라는 게 제일 불만이었다는 것이 저도 공통 불만 사항이었고 덧붙이면 기존의 글쓰기 책들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여성의 글쓰기 어려움도 이미 새로울 것도 없고요.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심층을 보여주기엔 얇은 책이 그걸 다 보여주지 못했죠.

양철나무꾼 2018-10-05 11:08   좋아요 1 | URL
반대로 취향이나,
독자의 독서 정도나 지적 베이스에 따라,
책의 이해 정도가 달라지기도 할거예요.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문맹‘ 같은 경우도 그의 저변과 그의 성향을 알게 된다면 책의 두께야 어떻든 무한감동을 할 수도 있을테니까 말예요.

저 같은 경우는, 내용에 심취하기전에 책 두께의 소박함에 심드렁해진 경우고요~--;

사실 유시민 님을 완전 좋아하지는 않지만,
요즘 ‘알쓸신잡3‘도 있고, 이 책도 그렇고...배울 점은 겸허히 받아들여야지 하고 있어요~^^

오로라봉 2018-10-07 1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고타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내가 호구가 되어주겠다는 생각으로 읽었지만 읽었다기 보다는 봤다 싶은 ... 저 분량에 저 책은 사악했져. 그런 생각 하는 사람 또 있다니 신기해서 한 문장 때문에 500페이지를 읽기도 하니까 ... 이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궁금하긴 했었으니까 호구가 되어주자 라고해서 이해해준 책이기도 해요. 누군가에게 가끔 호구가 되어 줄 때도 있잖아요 언젠가 내가 사악할때 누군가 나를 위해 그래 이사람에게는 호구가 한번 되어 줘도 좋아 이런느낌으로 내가 출판사의 비로 호구가 되었더라도 그래 뭐 1%정도는 ㅋㅋ 아고타에게 ㅋㅋ 라고 (라고 말하지만 진짜 ㅋㅋ 이건 나같은 애가 읽지 누가읽냐 ㅋ싶은)

양철나무꾼 2018-11-01 10:40   좋아요 0 | URL
오로라봉 님 댓글이 너무 늦어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기꺼이 호구가 되어줄 정도로 아고타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니 부럽습니다.
저도 누군가를 그렇게 좋아할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transient-guest 2018-11-16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책의 양을 무리하게 늘렸다는 점에서 ‘문맹‘은 내용과는 별개로 저라도 점수를 낮게 주겠습니다. 출판업도 ‘업‘이니만큼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글자크기가 너무 커지고 간격도 넓어져서 어지간한 책은 원전 한 권을 두 권으로 만들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책값이 여러 모로 외국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이지만요. 저도 잘 안 보이거나 재미를 못 느끼는 책을 많이 구합니다만, 나중에 읽으면 또 확 다가올 때가 있어 그럭저럭 완전한 실패는 아닌 경우가 더 많습니다. 간혹 아주 별로인 책은 후회를 하고 또 그렇게 페이퍼에 남기기도 합니다만, 이런 저런 개론서나 방법론의 책이 아닌 소설이나 문학, 이름있는 논픽션은 실패할 확률이 낮고 ‘~하는 방법‘ 같은 책은 그 shallow함으로 인해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더라구요.

양철나무꾼 2018-11-16 09:48   좋아요 1 | URL
귀한 댓글 감사 드립니다.

님의 말씀처럼,
책의 내용이야 호, 불호가 있는 것이니 차치하고 책을 저렇게 늘려놓은 것이 문제가 있는 거라고 봐요.
책의 내용이야, 예전에 좋았던 것들이 지금 보면 별로인 것들도 있고,
예전엔 읽을 엄두도 못 냈는데 지금 보면 시도는 해보겠는 것들도 있고 말이죠.

독서 취향이 저와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님이 올려주시는 페이퍼를 보면서 다양하고 엄청난 독서에 자극 받곤 합니다.
먼 타국에서 아프지 않도록 건강 잘 챙기셔서, 즐거운 독서생활을 이어나가시길 빕니다.
 

내가 근무하는 동네에 이른바 '약장사'라고 하는 의료기 홍보관과 건강 보조식품 판매상, 포교원이 한꺼번에 들어와서
이곳은 파리를 날리고 앉아 있다.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상황을 관망하며 모처럼 주어진 여유를 만끽하여야 겠지만,
현실은 우울해서 책도 안 읽힌다.
(눈이 침침해서라고는 곧 죽어도 하지 않는다.)

 

 똑똑한 사람들이 왜 이상한 것을 믿을까
 사이먼 싱 외 지음, 한상연 옮김 / 윤출판 /
 2015년 8월

책장을 둘러보다가  예전에 사두었던 '똑똑한 사람들이 왜 이상한 것을 믿을까'(부제-대체의학의 진실)이라는 책을 발견하였다.
예전 같으면 이런 책을 만나면 작정하고 달려들었을텐데,
이젠 시큰둥 설렁설렁 읽었다.

설렁설렁 읽은 이유는,
'똑똑한 사람들이 왜 이상한 것을 믿을까'라는 우리말 제목이 맘에 안들어서,
이 제목과 관련하여 무언가 답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 였으나 이런 내용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원제는 'Trick or Treatment'인데 우리말로 옮기면 '사기(속임수)일까 치료일까' 정도 되겠다.

내가 설렁설렁 읽은 또 하나의 이유는,
이 책에 언급되는 대체의학이라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정도까지는 주류 의학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인데,
이런것들을 대체의학으로 싸잡아 '질병치료에 효과가 있는가'에 대한 답을 과학적 방법을 써서 공정하게 분석한 결과를 들려준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온 검증방법이라는 것들이 과연 공정한가?
침을 가지고 거칠게 예를 들어 보자면,
경혈과 경혈 아닌 부위에 놓는 것, 깊이, 진짜 침과 가짜 침을 사용하는 것 따위를 얘기하는데,
경혈만 하더라도 아시혈이다, 신혈이다 해서 계속 혈자리가 나오고 있는 추세이고,
깊이라는 것도 사람마다 부위마다 피부 두께 따위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놓는 사람의 침을 장악하는 무게감에 따라서 다르게 영향력을 발휘할뿐더러,
기감이 발달한 사람들은 피부를 살짝 자극하는 것만으로도 침을 놓는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는다.
그런 것들을 고려하지 않고 혈자리인지 아닌지, 깊이 따위 만으로 검사 지표를 삼은 것을 공정하다고 할 수는 없겠다 싶었다.

그런데 또 설렁설렁 읽다보니 이런 부분에서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으로 얘기하려는 의도와는 빗나가게 해석해 버린다.

WHO는 현대의학에서는 뛰어난 대응력을 발휘하지만, 대체의학 영역에서는 진실보다는 정치적 공정성을 중시하는 것 같다. 달리 말해 침을 비판하는 것은 중국, 고대의 지혜, 동양문화 전반을 비판하는 것으로 비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109쪽)

이후의 문장들로 미루어 논의의 여지가 있는데, 설렁설렁 읽어서는 진의를 놓치기 쉬우니까 말이다.

이 책은 또 한가지 내가 간과했던 사실을 명확히 집어준다.

그러나 철학과 실천이 황당무개하다는 것만으로 동종요법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 임상시험은 치료법이 얼마나 기묘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효과가 있는가를 검증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유효성을 판정하기 위해서는 근거중심의학의 믿을 만한 도구이자, 진짜 의학과 가짜 의학을 구별할 힘이 있는 임상시험을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150쪽)

암튼, 이 책을 읽은 내 입장을 얘기해보자면,
우리말 제목을 잘못 뽑았다...하는 개인적 느낌과 아울러,
지극히 영국 등 유럽중심적 사고로 똘똘 뭉쳤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혈요법과 침을 얘기하면서 본인도 정확히 모르는 얘기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 아유르베다에 대해선 관대해서 이상했었는데,
인도에서 이민한 사람의 아들이다.

동종요법에 대해서 길게 자세히 얘기하는데,
동종요법이 발달하게된 배경부터 재밌게 읽힌다.

카이로프랙틱만 하더라도 위험성에 비해 비싸다고 하는데,
무엇보다 위험하고 무엇보다 비싼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카이로프랙틱이라고 하면 흔히 척추교정을 생각하기 쉬운데,
척추를 예로 들자면,
수술하는 것보다는 덜 위험할테고,
비용면에서도 수술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뇌졸중, 추골동맥 박리 등 무서운 용어가 등장하는데,
이것 때문인지 카이로프랙틱 단체와 소송도 있었던 것 같으니 나는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이 책에서 얘기하는 대체의학의 종류들을 난 대체의학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굳이 대체의학을 들라면, 저 약장사나 의료기 홍보관, 포교원(폰래 의미를 상실한) 따위를 들 수 있겠다.

이 책을 이렇게 꿀꿀하게 읽고 보니 언젠가 읽었던 이쪽 관련 장르소설이 두 권 생각난다.

 

 세상을 삼킨 책
 볼프람 플라이쉬하우어 지음, 신혜원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4월

 

(2008-7-23)
난 개인적으로 책의 "띠지'를 좋아하지 않는다.
책이나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띠로 둘러 액센트를 주는 효과가 있겠지만, 책을 읽는 동안 띠지는 내게 처치곤란이다.
이 책은 그런 내가 '띠지'의 내용을 읽고 혹해서 고른 첫 작품이다.

'장미의 이름'보다 지적이고,'살인의 해석'보다 재미있다.'라고 되어 있는데...
설정 자체나 책의 위상을 높인 점에서는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을 얘기하라면,
'장미의 이름'보다 지적이고 재밌는 것은 맞지만,
'살인의 해석'보다 지적이지만 재미는 덜 한 것 같다.

칸트가 등장하고 순수이성비판이 등장해서 이 책이 다소 어렵게 느껴지지만,
18세기 후반의 상황을 알면 내용은 재밌어지기 시작한다.

이 시대는 미신을 믿는 시대였다.
지금도 세상은 목소리 큰사람에 의해 좌우되고,
'누가 뭐라 했다카더라'하는 설에 의해 움직이고 있지만...

이시대 처음으로 의학에 타진법이 도입되었고(1760),
미생물개념(1761),
감자가 독일에 알려지고(1765) 인간의 식량으로 적합한지 의견이 분분하고,
피뢰침이 최초로 설치되고(1769),
산소가 발견되고(1771),
질소가 발견되고(1772),
염소소독 실시되고(1775),
마지막 마녀처형이 벌어지는시대(1782)였다.

이 얘기는,
통치자들이 종교와 결탁하여 뭐든지 '통치자가 신이다', '종교의 힘으로', '신의 이름으로'...
이렇게 순진무구한 사람들을 지배하던 시대였는데...
칸트라는 아저씨가 나타나 '신은 죽었다.'라고 얘기해 버린다는 것이다.

그럼 통치자들은 자기의 위상과 입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칸트라는 아저씨의 '순수이성비판'이라는 책의 출판을 막기 위해 살인쯤은 서슴치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니콜라이로 말할 것 같으면,
'통치자=신'이어야 하는 이런 미신 같은 시대에 깨어있는 이성을 가지고 있은 덕에,
다시 말해 오지랖이 넓고 궁금한 게 많은 탓에 많은 것들을 이성적으로 섭렵하였고,
그 덕에 새로운 의학설을 주장하다가 따돌림을 당하고 고향에서도 쫒겨난다.
몇 달간의 자숙기간을 거쳐 시골로 좌천당한 니콜라이는 시골 보건의 밑에서 일을 하며 최대한 몸을 사리게 된다.
어느날 밤 그 지역 유지인 백작집에 왕진을 갔다가,
백작의 죽음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기지를 발휘하나 그 바람에 계속되는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백작의 하인들도 참혹한 죽음을 당하는 데,
그 참혹한 죽음을 목격한 막달레나라는 여자는 니콜라이가 보기에도 신비롭고 아름답다.

이러한 죽음들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니콜라이는 막달레나를 통하여 여러가지 것들을 알게 된다.
당시 시대 상황은 여러 제후국과 종파로분리되어 끊임없이 전쟁을 하는 중이었고,
자신들의 종교를 지키기 위해 무슨 짓이든 가리지 않고 저지르는 대담하고 몰인정한 여러 비밀단체가 등장한다.

이때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이 책으로 나오게 되는데,
그동안의 '통치자=신'에서 벗어나, 자연의 중심은 인간이라며, 그 도덕적 자유를 주장한다.

막달레나는 정말 종교적인 이유에서,
'이런 생각이 세상 밖으로 나오면 위험해 질 수 있으므로, 그러한 사상은 세상에 나오기 전에 충분히 걸러져야 하며, 생각이 완전하지 못할 때는 침묵해야 한다.'
고 얘기한다.

하지만,제후국의 통치자나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선,
이런 위험한 책이 세상에 나오면 자신의 입지가 위협받을 수 있으므로,
책이 번역되어 일파 만파 퍼지는 걸 막아야 하는 것이다.

결국, 오늘날을 사는 우리가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아는 것으로 미루어, 막달레나의 종교관은 미신을 따르는 서투른 사람들의 그것이 되어 실패로 끝나고, 그녀는 이런 생각을 실천에 옮겨 오랜 침묵에 들어간다.

'그러나 한가지는 분명해요. 생각은 행동을 통해서 비로소 실현된다는 것이죠. 그 전에 생각은 아무것도 아니예요. 공기보다 못한거죠.'

세상이 한참 흐르고,
손녀와 기차여행을 갔다가 추억 속의 막달레나를 찾게 되는 것으로 끝이 난다.
결말을 보게 되면 눈물나도록 아름답다 못해 서늘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막달레나의 업보이고,
난 니콜라이가 내내 가엾다.

따라서,이 책을 읽은 깨달음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니콜라이처럼 깨어있는 이성을 갖고 생각대로 행동하고 살면...삶이 한없이 가여워질 수 있다는 거다, ㅋ~.

 

 악은 악으로
 에릭 나타프 지음, 이상해 옮김 /
 현대문학 / 2008년 5월

(2008-9-6)

우리가 흔히 '몸에 안 좋은 술 먹어 없애야지' 또는 '몸에 안 좋은 담배 피워 없애야지'하고 얘기하는데...

이게 동종요법에서 얘기하는 '악은 악으로'의 취지란다.

이 소설은 여기서 한단계 발전해,

자기가 악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으로 악을 택하는 법과 선을 희생시키는 방법을 대비시켜 보여준다.

여기서 착각하면 안되는 것이...

연쇄살인범이 나오고,

그 살인범이 잔혹한 방법으로 훼손하고,

무언가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듯 보이고,

이때 발견된 알약이 '동종요법'에서 쓰는 알약이라는 것이지,

'동종요법'이라는 것이,

범인을 밝혀내기 위한 '법의학'이나 '정신분석학'은 아니며,

사람들의 목숨을 담보로 범인을 치료할 수 있는지 '케이스 스터디'하는 치료의학이어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동종요법'의 내용들이 이 책 전반에 걸쳐 나오고 있고,

그것이 얽히고 섥혀 얘기를 만들어가고는 있지만,

이것은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한 복선 쯤이고...

이것을 행여라도 '치료형태'나 '의학'의 개념으로 봐선 안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 책은 소설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이게 다 '동종요법'을 널리 알리고 보급시키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 밖에 안든다.

그렇지 않고서야 <동종요법은 '감춰진 쌍동이 형제의 만남'>이라는 결정적인 단서를,

그것도 '루도비치 블라우'라는 강사의 입을 통하여,

그렇게 빨리 얘기 할 수 있었을까?

함께 얘기를 이끌어가는 '뤼디빈'의 경우도 이미 23쪽에 언급이 있었는데,

54쪽에 처음 만나게 되는 것처럼 표현된다.

한때 동종요법이론에 빠져있었던 적이 있는 나는 이 책을 읽고 잠시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는데...

동종요법이라는 것은 19세기까지의 정통적인 치료(사혈요법 등)보다 덜 해롭기에 그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 것이다.

(거칠게 얘기하면 의사보다도 덜 해롭기 때문이란다.-->'똑똑한 사람이 왜 이상한 것을 믿을까')

요즘처럼 21세기를 사는 사람들에게 '혹시 치료될지도 모르니까...'라는 생각으로 사람을 가지고 케이스 스터드를 해볼 수는 없지 않나?

 

ABO식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미루어 짐작하는 것이나 사상의학으로 치료를 하는 것의 확률과 다를바가 없지 않나?

혹,현대의학으로 해결 안되는 '불치나 난치'를 만났을때 일종의 신앙이나 주술의 개념이라면 모를까 말이다.

하지만,'신앙'이나 '주술'에 관한 개념이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동종요법'계에선 '마인드에 관한 루브릭이 아니다.'라고 얘기한다.

내가 생각했던 동종요법의 장점은, 환자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해 환자 개개인에게 맞춤처방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아무리 책 속에서라지만 '실력있는 의사는 환자가 어떤 타입인지 첫 눈에 알아봐요.'라는 말은 섣불리 하면 안될 것이다.

결국 '동종요법'이 '비율'이나 '확률'을 얘기하는 주관적이고 상대적이라는 것이,

'극도로 희석된 악은 선을 낳을 수 있습니다.', '나는 동종요법의 희석과 정반대 개념인 농축을 떠올렸다.'하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다.

악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으로 악을 택하는지, 선을 희생시키는지...이 책의 결말은 해석하기 나름인 것 같다.

절대로 환자가 가진 질병을 나름대로 해석하면 안되겠지만,

동종요법의 취지만은 가상하다.

-환자가 가진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을 가진 환자를 치료-에 맞는 환자, 같은 질병이라도 환자 개개인에 맞춰 처방, 치료받을 수 있는 세상은 꿈꿔 본다.











 

웹서핑을 다니다 보니 이런 책이 눈에 띈다.

중년에도 운동을 하지 않는데, 나이 일흔에 운동이라니,

어쩜 주변의 어르신들이 갈곳은 '약장사'라고 하는 의료기 홍보관과 건강 보조식품 판매상, 포교원이 아니라,

이 책 한권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일흔에 운동을 시작했다
 이순국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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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9-13 1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엉터리 치료요법이 운 좋게 병을 고친다면, 그 결과만 가지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 한 번의 좋은 결과만 부각되니까 사람들은 대체의학의 실패할 확률이나 무수히 실패한 결과를 무시해요. 그래서 사람들은 대체의학에 제대로 한 번 빠지면 거부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양철나무꾼 2018-09-13 12:39   좋아요 1 | URL
원래 사혈요법도 의사들이 시행했었고,
동종요법이란 것도 너무 많이 희석해서 원 내용물을 알 수 없을 정도인데도 유행했던게,
그 시대 의사들의 치료라는 것이 그만큼 위험했기 때문이라네요.
의사들의 치료를 받느니 아무것도 안 하는게 나은데,
아무것도 안할 수 없으니,
동종요법을 택한거라는 얘기,
웃프더라구요.

어찌되었건 확률이라는 것을 너무 제멋대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중맹검 부분도 그렇고~.

대체의학의 기준을 어디까지로 잡을건지 좀 신중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AgalmA 2018-09-13 1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운동을 책으로;;; 아니되옵니다ㅎ; 눈 과로사로 죽지는 않지만ㅋㅜ...저도 요즘 눈이 너무 피로해서 이북 듣기가 더 효자^^;; 약장사들까지 대체의학으로 포함시키시다니 인심이 너무 후하신 거 아녜요ㅎㅎ;

양철나무꾼 2018-09-13 12:46   좋아요 1 | URL
아~, 저런 책이 있는데...
우리는 나이 일흔의 운동법이라고 하면 근력 땨위는 제외시키고 일상 생활 운동이라고 생각하기 쉽잖아요.
저 분은 진짜 나이 일흔부터 운동을 하셨고,
그래서 저런 섬세한 부분을 다 신경쓰셔서 운동을 하시고 운동 처방도 하시고 하는 것 같더라구요.
아직 읽어보기 전이라 장담할 순 없지만요.

눈은 핑계고 마음이 번거로워 책이 안 읽힙니다.
약장사들까지 대체의학에 포함시키다니 좀 많이 과장된 경향도 있지만,
내가 대체의학도 아니고,
약장사들이랑 밥그릇싸움을 한다고 생각하면 더 우울, 많이 우울해지거든요~--;

2018-09-13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8-09-13 12:48   좋아요 1 | URL
눈 때문에 안 읽히기도 하지만,
요즘은 마음이 번거로워 더 안 읽힙니다.
마음이 여유로우면 시집을 감상하면서 읽을 수 있다지만,
마음이 번거롭다보니 책이 눈을 자꾸 비껴갑니다.

시집이 아니라도 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모색해봐야겠어요~^^

북극곰 2018-09-13 1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 사람들이 오면, 한의원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군요.
평시에는 여유롭게 책을 읽을만큼 넉넉한 시간이 있음 좋겠다 싶다가도,
막상 그런 시간이 닥치면 또 마음이 여유롭지 못해서 글도 편안하게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이래서, 저래서 뭘 못한다는 저의 핑계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날은 좋으니까... 편안한 날들 보내시길요. ^^

양철나무꾼 2018-09-13 16:25   좋아요 0 | URL
한의원이나 의원 뿐만 아니나 시장통에 있는 상점들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 약장사들이 건강보조식품이나 짝통 의료기만 고가로 파는게 아니고,
식품이나 공산품등을 일단 헐값으로 건네서 사람을 끌어들입니다.
휴지 한상자 천원, 게란 한판 천원, 이런 식으로요.
가래떡도 한말씩 뽑아주고 질 좋아보이는 멸치도 한상자에 천원입니다.
이런 것들을 천원에 그냥 받아오는건 아니고,
홍보관이니까 홍보성 강의를 좀 들어줘야 한다지만,
할일 없으신 어르신들 입장에선 웰컴이죠~^^

저야 하나뿐인 아들도 다 키워놓고,
좀 센치해하며 가을을 앓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님 말씀처럼, 날씨가 센치해지는 원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위안이기도 한걸요.
님도 조금쯤 센치하고, 조금은 편안한 날들 보내시길~^^
 

때로 어떤 책들은 그냥 제목이나 겉표지만을 보고 읽고 싶어지는 책들이 있다.

이 책이 내게 그랬다.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송은정 지음 / 효형출판 /

 2018년 1월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란 제목이 결연했고,

책표지의 자화상 같은 그림이 나랑 비슷했다.

비슷하다니, 어쩜 모순같은 말일수도 있겠다.

책속의 여자는 선이 가녀리고 길쭉한데,

나는 자평하자면 동글동글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암튼 어딘지 모르게 닮았다는 느낌이 이 책을 집어들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책 속의 내용이나 행동들도,

나였어도 그렇게 속을 끓이고, 나였어도 그렇게 했을 것들이 많았다.

나는 사회적 관계를 맺는 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사람이다. 아껴 쓰지 않으면 금세 피로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넘치는 에너지로 성큼성큼 다가오는 유형의 사람과 만난 뒤에는 곧장 집으로 돌아와 방문을 닫고 커튼을 쳐야 한다. 아, 하고 탄식하며 바닥에 드러눕고 만다. 상대의 활기에 맞장구라도 치려면 내가 가진 하루 치 에너지를 몽땅 끌어 써야 하기 때문이다.(133쪽)

 

매키지 않는 약속은 잡지 않고, 혼자서도 얼마든지 즐겁게 놀 줄 아는 나를 자랑스러워하게 됐다. 여분의 시간 동인 나는 햇볕 아래 식물처럼 가만히 에너지를 충전했다. 그 힘으로 다시 친구를 만나고, 밥을 지어 먹고, 일을 한다.(135쪽)

 

그런데 관점을 살짝 비틀어서 보면,

독립서점을 열어 잘 운영하고 있는 분투기도 아니고,

책방 문을 닫기까지의 과정에 어떤 꿀팁이 있는 것도 아닌,

느낌을 따라 써내려간 일기 형식의 책인데,

얇고 가벼운 이 책을 이 가격에 사서 읽을 것인가?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내가 보기에도,

실패할 것이 분명한 서점이었는데,

이걸 보고 '이렇게 하면 실패하니 따라하시지 마시오'하는 안내서라고도 할 수 없고 말이다.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로만 일을 벌였다. 물론 모아둔 돈을 죄다 탕진하긴 했지만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액수였다. 나는나는 실패한 것일까. 이 일에 모든 것을 걸지 않겠다는 처음의 다짐이 허무맹랑하게 느껴졌다. 책방을 시작할 수 있었던 건 '망해도 괜찮다'라는 마음가짐 덕분이었다. 혹여 망하더라도 인생에  책방을 죽기 살기로 하고 싶지 않았다.(167쪽) 

 

나는 어찌 꾸역꾸역 읽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권할 수 있겠느냐 묻는다면,

그건 장담하기 힘들다.

 

글이 단정하고 깔끔하다. 작가로서의 앞날을 기대해보는 수밖에.

 

 

신간 마실을 다니다 보니,

그런 의미에서, 내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책이 있다.

 

 

 회사 다닐 때보다 괜찮습니다
 원부연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8년 8월

 

내가 이런 책에 관심을 가지면,

주변에서 한마디씩 한다.

장사를 할 마음이 있느냐?

혹시 장사를 책으로 배우려는 것이냐?

진짜 장사를 할 사람이라면 위험할 수도 있겠지만,

나처럼 일상에서의 탈출구로 그려보고 엿보고 꿈꾸기 위한 것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선선한 바람도 불어주고,

흥미로운 책들도 많은데,

책을 읽으면 쉬이 피로해지는 내 눈이 말썽이다.

 

사람들은 책을 좀 골라 읽으라는데,

그때 그때 기분에 맞추어 나름 골라읽는 책들이다.

속도가 붙지않아 아둥바둥하려 할때마다,

그냥 편하게 숨고르기 하며 한 템포 쉬어가는 거다.

 

이제 시작이다.

눈 말고도 많은 것들이 저마다의 템포를 가지고 있고,

그 템포들은 자기네 끼리 묘한 조화를 이루며 더뎌지고 있다.

120세 수명의 시대라는 말이 축복이라기보다 끔찍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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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8-30 1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좀전에 그냥 양철나무꾼님 서재 왔다갔는데, 제가 돌아가자마자 양철나무꾼님 새로운 글이 똭- 올라오네요.
인용하신 부분을 보니 작가의 문체가 참 정갈하네요.

소개하신 부분만으로는 에세이 정도로 분류될 것 같은데, 에세이는 누구나 쓸 수 있지만 또한 호불호도 가장 쉽게 갈릴 수 있는 장르인 것 같아요. 작가의 생각이나 감정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그게 나랑 맞아야 어느 정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것 같고, 사실 그 에세이에서 무엇을 얻을 것이냐 하면 딱히 얻을 건 없을것 같고..

그래서 저는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소설을 써보고 싶은데, 그건 정말이지 능력 밖의 일인 것 같아요.

(쓰고 보니 댓글이 어째 산으로 가버렸네요 ㅠㅠ)

양철나무꾼 2018-08-30 15:43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읽는 내내 작가의 깔끔한 문체가 와닿았어요.
관계에서, 보대낌에서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도 저랑 비슷해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구요.

근데, 제가 제대로 빈정을 상한건 이 부분이었어요.
‘혹여 망하더라도 인생에 책방을 죽기 살기로 하고 싶지 않았다‘
저는 남편이 (구멍 가게 수준이어도 명색이) ‘사업‘을 한번, 두번도 아니고 무려 세번을 말아먹어봐서,
저 부분에서 완전 빈정 상했어요.
죽기 살기로 해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나 부분도 있거든요~--;

저는 다락방 님과 님의 글들을 아주 좋아하지만,
(이렇게 뜬금없는 애정고백이라니~--;)
어떤 부분들은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사는 아줌마의 입장에서 쉽게 공감하기 힘들 때도 있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님이 소설을 쓰시면 감정 이입하여 아주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용히 재촉하지 않고 응원하는 숨은 독자 한명 추가합니다.
(아잇, 부끄러워라, 후다닥=3=3=3)

무해한모리군 2018-08-30 15: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온가족이 매달려 사업하다 미끌한 저희 가족이 보기에도 참 속편한 소리같기는 하네요.
그런데 문장을 보면 저랑 참 다른 사람일거 같아서 읽어보고 싶네요.

저도 요즘 눈이 말썽이라 무슨 전자파 막아준다는 안경을 거금 4만원을 주고 샀는데 왠걸 더 어지럽기만 하고 효과가 없네요.
쉬엄쉬엄 나무한번 보고 책보고 사람한번 보고 일하고 그래야할까봐요.

양철나무꾼 2018-08-30 16:52   좋아요 0 | URL
알라딘이 좋은 건 이렇게 다양한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존재한다는걸 알게 되기 때문이예요.
이 책의 저자 분은 참으로 운이 좋게도 500만원의 보증금으로, 그것도 이대 건너편에 빈 점포를 구하게 됩니다.
그리고 더 운이 좋게도 책방 운영 능력보다 뛰어난 글쓰기 능력을 가지고 있는 듯 하구요.
이렇게 실패한 경험이라도 글을 쓰는데는 완전 좋은 경험이겠죠.

님도 눈 때문에 고생이시군요.
쉬엄쉬엄 나무 한번 보고 책 보고, 사람 한번 보고 일하고...
참 멋지고 예쁘게 들려 따라 되뇌봅니다.^^

2018-08-30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8-08-30 17:01   좋아요 1 | URL
저는 남편이 있으니까 가장은 아니지만,
가장의 무게를, 위압감과 중압감 따위를 알 것도 같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작게 하는 책방들의 고충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만,
손해를 보게 될 것을 알면서도 이런 모험을 하는게,
도박이나 로또에 목숨 거는 것처럼 여겨지는건 어쩔 수 없더라구요.

누군 남의 밑에서 월급 따박따박 받는게 제일 편하다고도 하고,
누군 돈을 벌려면 자기 사업을 해야 한다고도 하고...

저는 제 능력이 요만큼이니 요만큼으로 안분지족할밖예요~--;

박균호 2018-08-30 16: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보기에도 그냥 속편한 소리같은데요 ^^
혹여 망하더라도 인생에 책방을 죽기 살기로 하고 싶지 않았다 ---> 뭐 이런 생각은 혼자 하는거야 누가 말리겠냐마는 이런 글을 돈주고 산 사람은 억울해서 어쩌냐는 ㅠ

양철나무꾼 2018-08-30 17:08   좋아요 1 | URL
20대가 바라보는 세상과 30대가 바라보는 세상,
그 이후의 연령대가 바라보는 세상이 다 다른것 같습니다.
게다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무게를 싣는 곳도 다 제각각이구요.
이 책의 작가 분은 책방 문을 닫는 것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고,
새로운 출발이라고 생각하는게 대견했어요.

그나저나,
님은 폭염에, 폭우에, 굴하지 않고 용왕매진하고 계신거죠?^^

박균호 2018-08-30 2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네 용왕매진해서 11월에 나올 딸에게 들려주는 고전 이야기 원고를 오늘 완성했답니다 ^^

양철나무꾼 2018-08-31 09:30   좋아요 1 | URL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하고싶은 취미활동 하시면서 가을을 만끽하시길~!^^

북프리쿠키 2018-09-02 18: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늘 잘 계시는거죠^^
양철나무꾼님의 글은 소신이 명확하면서도 다른 생각들을 끌어안는 포용력이 있어 좋아요~
항상 잘 읽고 배우고 갑니다^^

양철나무꾼 2018-09-04 16:13   좋아요 0 | URL
늘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의 연속입니다.
북푸리쿠키 님이 써주신 댓글이 완전 좋아요.
솔직히 지금은 소신이 명확하지도 다른 생각을 끌어안는 포용력도 부족하지만,
언젠간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눠주시는 님께 오히려 제가 배우고 있습니다, 꾸벅~(__)
 

어제 우연찮게 남편이랑 아들이랑 동네 호프집에서 축구를 보게 되었다.

축구에 별 흥미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호프집 분위기에 휩쓸려 큰소리로 응원을 하며 보게 되니 재미있었고,

참으로 즐거웠다.

나도 모르게 '행복하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남편은 아들을 자극하기 위해서 그랬겠지만,

"지금 좀 힘들더라도 열심히 해서 나중에 행복한게 낫겠니, 지금 행복한게 낫겠니"라고 하였고,

아들은,

"열심히 한다고 나중에 행복할지 어떨지도 모르는데,

 지금 이 순간 주어진 이만큼의 행복을 즐기겠다."

며 뺀질거렸다.

 

 

 

 김서령의 家
 김서령 지음 / 황소자리 /

 2006년 3월

 

 

이 책은 예전에 사서 가지고 있던 책이다.

언제부턴가 부쩍 전원주택에 관심을 가졌던 터라,

책꽂이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는 내가 예전에 이런 종류의 집얘기에 관심이 있었나 했었는데,

조금 읽다보니 김서령 님의 글이 좋아서 구입한 책이었다.

가만보니 이 책은 10년도 전의 책이고,

여기에 실린 스물두 집은 2003년 봄부터 2004년 여름까지 '중앙일보' 주말판에 실린 글인 걸 보면,

세월이 좀 흘렀다.

집이란 것은 곳곳 세월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을테니,

이 책에 나오는 집 중 어떤 것은 고대로 있을 것이고,

어떤 것은 고풍스러워졌을 것이고,

어떤 것은 세월을 고스란히 맞이하고 낡았을 것이며,

어떤 것은 없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예전에도 한번 읽은 기억이 나고,

겸사겸사 집의 외관이나 살림살이 따위는 궁금하지 않은데,

김서령 님이 매 대목을 어떻게 살려냈었는지 궁금해서 들춰본 셈이다.

 그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여운이 아주 오래가는 말이었다.

"생이 아무리 윤회해도 나는 지금 이 순간이 제일 좋다고 생각해요. 천국에 가도 지금 우리 집만큼 좋은 공간이 있을까요?"(235쪽)

문수원 이연자 님의 목소리를 빌어서 얘기한 이 대목은 지금 나의 행복론과 가장 가깝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어서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한 것인데,

행복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아껴둔다고 한들,

미래에 행복을 누릴 여건이 되었을때 사랑하는 누구 한사람이 빠진다던지,

아프진 않더라도 노쇠하여 더불어 누릴 여력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내가 담을 수 있는 행복의 크기는 요만큼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내게 주어진 요만큼의 행복을 즐기겠다.

 

경북의 종가문화시리즈로 엮은 이런 책도 있다.

 

 

 

 지금도 어부가가 귓전에 들려오는 듯, 안동 농암 이현보 종가
 김서령 지음 / 예문서원 / 2011년 12월

 

작년엔 이런 책도 내셨다.

 

 

 여자전
 김서령 지음 / 푸른역사 /

 2017년 3월

 

여러 종류의 집 얘기를 다루고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조은 님의 사직동 집 편이 좋았고,

또 얼마나 아늑하길래 사람들을 잠으로 인도하는지 궁금했다.

"내 시는 어두워서 ㆍㆍㆍㆍㆍㆍ."하며 조은이 시집 한 권을 건네준다. 왜 어두운 시를 쓰느냐고 물을 일이야 없다. 삶이란 깊이 응시할수록 어둡게 마련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그러나 세상은 아랑곳없이 아름답다. 세상이 아름다운 건 거기 올망졸망 사람 사는 집이 있기 때문이고 그 안에 곧 흙으로 돌아갈 제 목숨을 불꽃처럼 피워올리는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집에 와 조은 시집의 속 글을 읽었다.

'사람이 달라지는 데는 반드시 고통이 수반된다. 그것이 우리 삶의 본질이다.'(257쪽)

 

조은 님의 시는 본 일이 없는데,

이 글을 읽는 순간 가슴에 파르르 하는 떨림이 있다.

찾아 읽어봐야겠다.

 

 

 

 옆 발자국
 조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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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8 1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8-08-29 09:14   좋아요 1 | URL
엄밀하게 말하면 이승에 태어난 것도 내 뜻과는 무관하죠~^^
그러고보면 인생이란 수많은 불행과 아주 작은 행복 들의 연속이 아닐까 싶어요.

저도 지금 하고 있는 이 직업만 아니면 뭐든 다 할 것 같은데,
이것 말고는 밥 벌어먹을 정도로 할 줄 아는게 없습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밥은 먹고 살아야 겠고 말예요.

한분야에서 10년이상 한사람에게 상이라도 줘야하지 않겠습니까?
20년 이상이면 상 플러스 전원주택이나 별장 같은 상품도 같이요, ㅎㅎㅎ.

CREBBP 2018-08-28 1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빤질거렸다는 표현이 재미있습니다만, 그 말에 완전 동감합니다~ ^^

양철나무꾼 2018-08-29 09:23   좋아요 0 | URL
저도 말에는 공감하지만,
저런 말을 한 아들이 방년 스물셋이라는게 서글펐습니다.
한창 꿈꾸고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애쓸 나이니까 말예요.
다른 한편으론 너무 일찍, 너무 많은 것들을 소진해 버린게 아닐까 싶어 안타깝기도 했습니다~--;